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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오 마뇨 캐릭터 스토리 ~캡틴 폼페이에게 맡겨줘!

킹루클린 2023. 11. 19. 18:56

캡틴 폼페이에게 맡겨줘!

 

~01. 전부 맡아주는 비서함!

아침 햇살이 집무실을 비출 즈음 누군가 문을 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폼페오 마뇨: 위대한 캡틴 폼페이, 집무실 도착! 오늘부터 비서함을 맡게 됐어.

 

지휘관: 안녕. 잘 맞춰 왔구나.

 

폼페오 마뇨: 엣헴! 지휘관, 오늘 일은 뭐야? 전부 맡겨만 줘!

 

 

→ 그럼 전부 맡기마!

그렇게 지휘관은 모항을 떠나 1박 출장길에 올랐다.

 

그리고 폼페이는 비서함으로서 부재중인 지휘관을 대신해 하루 내내 모항의 수많은 문제들을 혼자 대응하기로 했다.

 

폼페오 마뇨: 뭐!? 자, 잠깐만 지휘관――!!

 

폼페이는 당황한 얼굴로 서둘러 지휘관을 쫓았다.

 

→ 실은… 오늘은 좀 사정이 있는데…

폼페오 마뇨: 업무가 많다는 거야? 괜찮아 지휘관! 캡틴 폼페이가 있으면 다 손쉽게 해결 가능하다니까!

 

지휘관: 그거 다행이네. 사실 지금부터 하루 출장이 잡혀 있어서….

 

지휘관: 그럼 오늘 하루 모항은 폼페이에게 맡길게.

 

폼페오 마뇨: 응! 맡겨줘!

 

폼페오 마뇨: …….

 

폼페오 마뇨: ……에에에에에에엑!?

 

폼페오 마뇨: 뭐!? 자, 잠깐만 지휘관――!!

 

격려차 폼페이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지휘관: 업무는 대부분 다 처리해 놨지만 빠트리거나 누락된 부분이 있을지도 몰라.

 

지휘관: 급한 일이 있다면 비서함 권한으로 대응하면 돼.

 

지휘관: 꼭 결재가 필요한 일이 있다면 연락해도 되지만… 회의 중에는 바로 답장 못할 수도 있어.

 

폼페오 마뇨: 아아아아무리 그래도… 저기…….

 

지휘관: 폼페이는 남을 잘 챙겨줘서 평판도 좋다고 들었어.

 

폼페오 마뇨: 정말? 다들 그렇게 말해?

 

지휘관: 그럼.

 

폼페오 마뇨: 흐, 흥! 기왕 부탁받은 일이니 이 캡틴 폼페이가 열심히 도울게!

 

폼페오 마뇨: 뭐든 맡겨줘! 위대한 캡틴 폼페이의 이름으로 전부 완벽하게 해내고 말 테니까!

 

지휘관: 그럼 뒷일은 부탁할게.

 

폼페오 마뇨: 응 응! 아무 문제 없을 테니까 걱정 마!

 

폼페오 마뇨: (작게) 그래도 역시 지휘관하고 같이 일하고 싶었는데….

 

지휘관: 무슨 말 했니…?

 

폼페오 마뇨: 아, 아무것도 아냐! 지휘관은 언제 출발해?

 

지휘관: 슬슬 갈 거야. 거기 서류 가방 좀 갖다줄래?

 

폼페오 마뇨: 여기. 그럼 지휘관, 조심히 다녀와.

 

폼페오 마뇨: 집무실의 주인으로서 힘내. 파이팅!

 

폼페오 마뇨: 너, 너무 부담감 주지 마~!

 

지휘관: 그럼 이만 가볼까.

 

폼페오 마뇨: 잠깐만! 이 위대한 캡틴 폼페이가 배웅하게 해줘!

 

 

커튼이 산들바람에 흩날리는 와중 폼페이는 집무실 문을 닫고 방을 나섰다.

 

담소를 나누며 걷는 두 사람의 모습이 점점 멀어진다――

 

 

 

~02. 여기 사인해줘!

모항. 집무실.

 

책상 앞에 앉은 우리의 폼페오 마뇨. 팔짱을 끼고 뭔가 생각에 잠긴 것 같다.

 

폼페오 마뇨: 이상해.

 

폼페오 마뇨: 맡겼다느니 집무실의 주인이라느니 같은 건 아무래도 좋지만, 이거 어떻게 봐도.

 

폼페오 마뇨: 그냥 집 보는 거잖아!?

 

폼페오 마뇨: 아니 아니, 이상한 생각하면 안 돼! 지휘관은 나를 믿고 모항을 맡긴 거니까.

 

폼페오 마뇨: 마음을 가다듬고. 일단 처리해야 할 서류부터 보자.

 

눈앞에 있는 서류는 두 더미. 한쪽은 말 그대로 서류 더미이고, 사이드에 포스트잇이 잔뜩 붙어 있었다.

 

다른 쪽은 양은 꽤 적었지만 자세히 보니 오늘 중라는 메모가 붙어 있었다.

 

폼페오 마뇨: 우선은 이거부터겠구나. 어디 보자.

 

폼페오 마뇨: 어어, 그러니까.

 

폼페오 마뇨: 어떻게 하면 되는지 전에 지휘관이 말했던 거 같기도 하고.

 

폼페오 마뇨: …………아닌 거 같기도 하고오…….

 

폼페오 마뇨: , 역시 이건 나중에 하자! 그럼, 이쪽은.

 

폼페오 마뇨: ‘모항 위생 검사 확인 보고서’?

 

폼페오 마뇨: ‘――이상, 문제가 없다면 서명 부탁드립니다.’

 

폼페오 마뇨: 뭐야, 사인만 하면 되는 거잖아? 그럼 지금 당장――

 

사인하려던 순간 폼페이의 손이 갑자기 멈췄다.

 

폼페오 마뇨: 잠깐! 이름은 뭐라고 적어야 되지? 내 이름으로 하면 되나? 아니면 지휘관 확인 완료라고 써야 되나?

 

폼페오 마뇨: 애초에 내 이름으로 사인하면 그게 결재를 통과했다고 할 수 있는 걸까? 그치만 지휘관 확인 완료라고 써도 별로 안 좋을 거 같은데.

 

폼페오 마뇨: , 이거도 일단 나중에 하자.

 

폼페오 마뇨: 다음은.

 

----

 

잠시 후. 열심히 노력한 캡틴 폼페이. 그 결과는.

 

오늘 중이라는 메모가 붙어 있는 서류 더미는 조금도 줄지 않았다.

 

 

 

~03. 막대한 예산

(똑똑)

 

누군가가 집무실 문을 두드렸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휘관 있어? 다 빈치가 왔다구

 

폼페오 마뇨: 다 빈치!?

 

레오나르도 다 빈치: 뭐야, 폼페이?

 

모항의 발명가 다 빈치가 문을 열고 들어 왔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실례할게. , 폼페이만 있어? 지휘관은?

 

폼페오 마뇨: 아침부터 출장 가서 내가 대신 모항 일을 맡고 있는 중이야.

 

폼페오 마뇨: 그러니까 무슨 일 있으면 이 캡틴 폼페이하고 상담해줘!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런가오늘은 폼페이가 비서함인 거구나.

 

폼페오 마뇨: 맞아! 다 빈치도 볼일이 있어서 온 거지? 빨리 알려줘. 내가 척척 해결해 줄게!

 

레오나르도 다 빈치: 큭큭큭. 오늘 지휘관이 없다고 했겠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에헤헤. 사실조금 긴박하게 폼페이한테 부탁할 일이 있어서 말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연구 경비 얘긴데. 저번에 고양이형 멍멍 로봇을 만든 적이 있잖아?

 

폼페오 마뇨: 그거 혹시 멍멍 짖는 고양이 같은 장난감 말하는 거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 그거!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니, 그건 장난감 같은 게 아니라 엄연한 연구 성과라구!

 

폼페오 마뇨: 그래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 고양이형 멍멍 로봇을 양산하고 싶어!

 

폼페오 마뇨: ?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래서 양산하려면 아마 이 정도 예산이…….

 

다 빈치는 검지로 폼페이의 손바닥에 숫자를 그렸다.

 

폼페오 마뇨: …….

 

레오나르도 다 빈치: 어때? 될까?

 

폼페오 마뇨: 기각!!

 

레오나르도 다 빈치: 어째서어어어!?

 

폼페오 마뇨: 그렇게 막대한 예산이 통과될 리가 없잖아!

 

폼페오 마뇨: 몇 자리나 적었는지 알긴 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 하아. 폼페이가 고양이형 멍멍 로봇의 진가를 몰라서 그러는 거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휘관이라면 분명 즉답으로 오케이 했을걸!

 

폼페오 마뇨: 지휘관이라면 무조건 안 된다고 했을 거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가능성이 0은 아니잖아! 지휘관도 고양이형 멍멍 로봇의 진가를 알게 된다면!

 

폼페오 마뇨: 아무튼 기각이야! 기각!

 

레오나르도 다 빈치: 저기 말입니다 폼페이 님~ 그러지 마시고 어떻게 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조금만 더 시간을 준다면 분명 이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알게 될 거야

 

폼페오 마뇨: 기각!

 

레오나르도 다 빈치: 위대한 캡틴 폼페이 님~

 

폼페오 마뇨: ――기각이라니까아~!

 

폼페이와 다 빈치 간의 조정은 좀 더 계속될 것 같다――

 

 

 

~04. 왜 도서관에?

얼마 후――

 

오후의 따스한 햇살에 폼페이는 점차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폼페오 마뇨: 숨 좀 돌릴 겸 잠깐 눈을 붙이는 정도라면.

 

----

 

폼페오 마뇨: 으헤. , 자버렸나?

 

폼페오 마뇨: 1시간도 안 지나서 다행이다. 이 이상 자면 업무에 지장이 가니까.

 

???: Zzz.

 

어디선가 희미한 숨소리가 들려왔다. 소리의 출처를 찾으려고 폼페이는 책상에서 몸을 내밀었다.

 

소파에서 어느 소녀가 푹 잠들어 있었다.

 

폼페오 마뇨: 임페로 씨?

 

폼페오 마뇨: 임페로 씨. 일어나.

 

임페로: 흐아암.

 

폼페오 마뇨: 일어나라니까. 집무실에는 언제 들어왔어?

 

임페로: 후아아. 오늘은 폼페이가 비서함이라고 해서 확인하러 왔어.

 

임페로: ……그런데 계속 노크해도 대답이 없길래 들어가 보니 폼페이가 새근새근 자고 있었어.

 

임페로: 그래서 임페로도 누워서 자기로 했어.

 

폼페오 마뇨: 그랬구나가 아니라! 임페로 씨도 무슨 볼일이 있어서 집무실에 온 거지?

 

임페로: 생각났다. 폼페이한테 도서관 침실 설치 허가를 받으려고.

 

폼페오 마뇨: 도서관에 침실을……?

 

임페로: . 책을 읽다보면 금방 잠들어 버리니까, 리토리오 언니한테 맨날 감기 걸리면 어떡할 거냐는 잔소리를 들어서.

 

임페로: 그러니까 도서관에 침실을 설치해서 이불 속에서 잘 수 있게 되면 더는 임페로가 잔소리 듣지 않아도 될 거야.

 

폼페오 마뇨: …….

 

임페로: 안 돼?

 

폼페오 마뇨: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일단 잘 거면 여기 말고 사디아 숙소로 가줘, 신청서는 내가 써서 지휘관한테 전달할 테니까.

 

임페로: 후우그럼 잘 부탁해. 후아암. 임페로는 위대하니까 다시 자야지――

 

폼페오 마뇨: 으엑. 여기서 자는 거야.

 

임페로: 여기, 아늑하니까…….

 

폼페오 마뇨: 하아. 어쩔 수 없네. 모포라도 덮어줄게.

 

임페로: 비서함, 일 제대로 하는구나.

 

폼페오 마뇨: 에헤헤.

 

 

 

~05. 혼자가 아냐!

또 얼마 후――

 

서투르지만 폼페오 마뇨 앞에 있는 서류 더미는 조금씩 사라져 갔다.

 

폼페오 마뇨: 지휘관은 매일 이렇게 많은 양의, 그것도 손이 많이 가는 일을 하는 거구나.

 

폼페오 마뇨: 항상 옆에서 봤지만 전혀 몰랐어.

 

폼페오 마뇨: 직접 해보니까 지휘관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겠네.

 

폼페오 마뇨: 후우. 그럼 이제 남은 서류는.

 

그건 폼페이를 절망시키기에 충분한 숫자였다.

 

폼페오 마뇨: , 하나도 안 줄었어!

 

폼페오 마뇨: 역시 나 혼자는 무리인가.

 

폼페오 마뇨: 남을 잘 챙겨서 평판도 좋다고 지휘관이 그러기까지 했는데.

 

폼페오 마뇨: 만약 지휘관이 부재중인 동안 이만큼밖에 못했다는 게 알려지면무조건 실망하겠지.

 

???: 누구도 폼페이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폼페오 마뇨: 아니. 미움받을 게 뻔해. 모처럼 맡겼는데 겨우 이 정도냐고.

 

???: 그래도 생각해 보세요. 지휘관님도 혼자서 모든 일을 해내시는 건 아니에요.

 

폼페오 마뇨: 그게 무슨 말이야?

 

???: ――

 

목소리의 주인이 다가와 양손으로 우아하게 폼페이의 앞을 막고 있는 서류를 치웠다.

 

아퀼라: 자기 혼자서는 어렵다고 생각되면 빨리 도움을 청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아퀼라: . 도와드리려 왔답니다

 

폼페오 마뇨: 아퀼라 씨.

 

아퀼라: 사정은 알고 있으니까 함께 힘내봐요.

 

아퀼라: 아퀼라가 도울 일이 있을까요?

 

폼페오 마뇨: 우으으아퀼라 씨이이――

 

폼페오 마뇨: , 물론 있어! 여기 서류 말인데 먼저 내용 확인부터 부탁해도 될까?

 

아퀼라: 이 서류 말이군요. 알겠습니다.

 

아퀼라: 그리고맞아요. 다 빈치도 나중에 도와주러 온다고 했답니다.

 

아퀼라: “오늘은 지휘관이 없으니 비서함 폼페이가 뭐든지 오케이 해준다라고 떠들고 다니지 않았으면 임페로 씨도 갑자기 방해하는 일은 없었겠죠.

 

아퀼라: 그래도 이젠 괜찮답니다. 아퀼라가 전부 해결했으니까요

 

아퀼라: 다 빈치를 부른 것도 반성을 시키기 위해서랄까후훗.

 

폼페오 마뇨: 다 빈치가 순순히 물러나지 않아서 곤란했거든. 정말 고마워!

 

아퀼라: 아닙니다. 그보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았죠? 여기 서류, ‘오늘 중이라는 메모가 붙어 있는데요?

 

폼페오 마뇨: 아으……. 아직 갈 길이 멀구나!

 

 

 

~06. 모두 힘을 합하면!

저녁 무렵. 모두 힘을 합쳐서 좀처럼 깨어나지 않는 임페로를 숙소까지 바래다 주었다.

 

지금은 사디아 함선 전원이 오늘 중이라고 붙은 서류를 처리하는 대작전을 추진하고 있다.

 

폼페오 마뇨: 다 빈치. 창고에 있는 부품 수 집계는 아직이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카시한테 물어봤는데 쌓여 있는 게 많아서 아직 좀 더 걸릴 거 같대.

 

폼페오 마뇨: 학원 복도 조명이 고장 난지 벌써 사흘째야. 왜 아직도 수리가 안 된 거야?

 

아퀼라: , 그건 아퀼라가 확인했습니다. 그날 유지 보수 담당인 잉그러햄이 급한 임무로 자리를 비워서.

 

아퀼라: 그래서 수리할 타이밍을 놓친 것 같아요.

 

폼페오 마뇨: 그럼 다 빈치. 조명 수리 좀 부탁해도 될까?

 

레오나르도 다 빈치: 맡겨줘~ 슈슉 해치울게

 

폼페오 마뇨: 맞다. 자재 인도 증명서 발급해야지. 아마 여기에.

 

아퀼라: 그거라면 이미 준비했답니다.

 

폼페오 마뇨: 역시 아퀼라 씨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럼 더 어두워지기 전에 학원 다녀올게!

 

폼페오 마뇨: ! 조심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예이예이~

 

폼페오 마뇨: 이제 남은 건.

 

아퀼라: 그러고 보니 베네토 씨에게 여쭤봤습니다. 사인할 때는 비서함 이름이든, ‘신청 허가든 둘 다 상관없다고 하시네요.

 

폼페오 마뇨: 그럼 위대한 캡틴 폼페이로 가야지!

 

아퀼라: 저어. ‘위대한 캡틴 폼페이는 안 될지도 몰라요?

 

폼페오 마뇨: , 그런가. 그럼 폼페오 마뇨로!

 

아퀼라: 네에. 그럼 이쪽에 사인하면 되어요.

 

폼페오 마뇨: 폼 페 오 마 뇨! 다음은.

 

----

 

동료들의 노력으로 인해 위대한 캡틴 폼페이는 밤새 일할 필요 없게 되었다―――?

 

 

 

~07. 모자는 장난감이 아냐!

다음 날 아침. 집무실.

 

지휘관: 폼페이?

 

지휘관: 폼페이, 있어?

 

대답이 없다. 들어가 보자.

 

책상에 깔끔하게 구분된 서류가 쌓여 있었다.

 

오늘 중이라고 적힌 메모에는 귀여운 스마일 마크가 여럿 그려져 있었다.

 

폼페오 마뇨: ………zZZZZ

 

나는 소파로 향해, 잠들어 있는 폼페이에게 이불을 제대로 덮어줬다.

 

안대 대신 모자를 얼굴에 덮고 있는 그녀의 흐뭇한 모습을 앞에 두고 문득 마음이 동했다.

 

손을 뻗어 모자를 잡으려던 그 순간――

 

폼페오 마뇨: ……으읏. 내 모자는 장난감이 아냐!

 

타이밍 좋게 깨어난 폼페이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모자를 다시 썼다.

 

폼페오 마뇨: 어흠. 어서 와 지휘관!

 

다녀왔어

 

지휘관: 그런데 왜 집무실에서 자고 있는 거야?

 

지휘관: 어제 일이 그렇게 힘들었어?

 

폼페오 마뇨: 아냐 아냐! 이 정도는 위대한 캡틴 폼페이한테는 식은 죽 먹기지.

 

폼페오 마뇨: 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퀼라 씨하고 다 빈치가 도와준 덕분에 어떻게 다 마쳤어. 에헤헤.

 

폼페오 마뇨: ! 오해하지 마! 일은 제대로 잘 끝냈으니까!

 

폼페오 마뇨: 여기서 자고 있었던 건, 그게. 여기 있으면 출장에서 돌아온 지휘관을 제일 먼저 마중할 수 있으니까!

 

지휘관: 역시 그랬구나. 아퀼라한테 연락해서 다행이야.

 

폼페오 마뇨: 역시라니혹시 지휘관…….

 

지휘관: “위대한 캡틴 폼페이의 이름으로 전부 완벽하게 해내고 말 테니까!”라는 약속, 잘 지켜줬지?

 

폼페오 마뇨: , 그건.

 

폼페이는 안절부절하며 얼굴을 붉혔다.

 

지휘관: 아무튼 잘했어. 같이 아침이나 먹으러 가자.

 

폼페오 마뇨: !

 

폼페오 마뇨: 잠깐만! 아무리 그래도 막 일어난 채로 나가는 건 좀 그러니까 정돈 좀 하고 올게.

 

폼페오 마뇨: 지휘관., 30, 아니 20분 안에 끝낼게!

 

폼페이는 허둥지둥 별실로 향했다.

 

책상에 걸터앉아 서류 더미에 있는 미소가 곁들여진 편지지를 집어들었다.

 

다시 일을 맡긴다면 다음에는 더 잘해주겠지.

 

----

 

폼페오 마뇨: 지휘관, 이제 됐어!

 

폼페이가 서둘러 돌아왔다.

 

지휘관: 엄청 빨리 끝났네. 20분이라고 하지 않았어?

 

폼페오 마뇨: 에헤헤. 캡틴 폼페이의 힘이라면 이 정도는 거뜬하지!

 

폼페오 마뇨: 위대한 캡틴 폼페이가 임무를 완수했는데 설마 아침 하나로 보상을 퉁칠 생각은 아니지?

 

폼페오 마뇨: 좀 더위대한 노력에 걸맞는 뭔가가 있는 거지?

 

지휘관: 그럼위대한 캡틴 폼페이여. 그대의 소원을 말해보거라.

 

폼페오 마뇨: 어흠. 잘 듣도록! 위대한 캡틴 폼페이의 소원은――지휘관하고 오늘 하루를 함께하는 것이다!

 

폼페오 마뇨: 그러니까 오늘은 비번일이니까 지휘관이 하루 종일 나하고 같이 있어줘.

 

폼페오 마뇨: 아침뿐만 아니라 점심, 애프터눈 티, 저녁도. 그리고 그 뒤에도 계속 같이 있어줬으면 좋겠어. 에헤헤.

 

폼페오 마뇨: 지휘관, 알겠지?

 

폼페오 마뇨: 알겠으면 캡틴 폼페이한테 그 손을 내밀도록! 자 자 빨리~

 

시키는 대로 순순히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폼페이도 같이 손을 내밀었다. 어느새 그녀의 손가락이 내 손가락과 뒤엉켜서.

 

지휘관: 어어……?

 

폼페오 마뇨: 이것도 보상의 일종이야.

 

폼페오 마뇨: , 위대한 캡틴 폼페이와 위대한 지휘관의 데이트.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