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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말랭 캐릭터 스토리 ~수호가 필요한 수호의 검

킹루클린 2023. 9. 13. 13:35

수호가 필요한 수호의 검

 ~01. 수호의 검의 이면
르 말랭: 지휘관님. 아까 드린 서류에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까?

르 말랭: 만약 없다면 이대로 진행하겠습니다.

아이리스의 일원, 비시아의 마검 르 말랭이 오늘부터 비서함을 맡게 되었다.

업무 모드인 그녀는 성실하고 의사소통도 문제없으며 맡긴 일은 뚝딱 처리해 준다.

르 말랭: 응? 지휘관님, 외출하십니까?

다른 볼일이 있어서 르 말랭에게 집무실을 맡기기로 했다.

르 말랭: 알겠습니다. 남은 일은 제가 처리할 테니 부디 걱정 말고 다녀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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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말랭: 하아아아아……. 더는 무리야, 졸려…….

르 말랭: 지휘관님 앞에서 성실하게 일하느라 진이 다 빠졌어…….

르 말랭: 푹신푹신한 집무실 소파……. 으으으응… 최고야…….

볼일을 마치고 집무실로 돌아오자, 소파에 늘어져 있는 악독한 검이 보였다.

과연. 이것이 그녀의 정체였단 말인가.

르 말랭: 역시 엘레강트하게 있으려니 피곤해서 죽어버릴 거 같아요…….

르 말랭: 평소 같으면 아직 침대에서 뒹굴고 있을 시간인데~
르 말랭: 지휘관님이 안 계시는 동안에 잠깐 눈이라도 붙여야지…. 안 그럼 오후는 버틸 수 없어…….

――엣헴.

르 말랭: ……지, 지휘관님!?

르 말랭: 바, 방금은, 그게…….


→ 아무것도 못 봤어
르 말랭: 다행입니다. 아무것도 못 보셨다니.

르 말랭: 그럴 리가 없잖아요――!

→ 전부 봤어
르 말랭: 드, 들켰다…. 전부 들켜버렸습니다…….


르 말랭: 으으. 비서함 담당 기간은 어떻게든 넘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들키다니….

르 말랭: 하지만, 들킨 이상 더는 숨길 수도 없겠죠.

르 말랭: 네. 지휘관님이 방금 보신 것은 이 악독한 검, 르 말랭의 실체입니다.

르 말랭: 평소의 엘레강트한 르 말랭은 전부 연기입니다.

르 말랭: ……저어… 호, 혹시 실망하셨나요…?

르 말랭: 믿었던 르 말랭이 설마 게으름뱅이 속성이어서…?

그랬구나. 그럼 르 말랭에게 맡길 일을 좀 줄이자.

르 말랭: ……흐엥?

르 말랭: 속였는데 화 안 내세요…?

누구나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일면이 있다.

좋은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것은 사과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사과해야 할 사람은 우연히 이런 모습을 보게 된 나 자신이다.

르 말랭: (어, 어떻게 된 거지? 화내시기는커녕 일을 줄여 주고 미안하다고 하시다니…….)

르 말랭: 그, 그렇습니까. 감사합니다. 역시 지휘관님은 유별나신 분이네요.

르 말랭: 하지만 일을 줄인다는 제안은 마음만 받겠습니다.

르 말랭: 물론 일이 줄어드는 건 대애애애애환영이지만, 그렇게 노골적으로 신경 써 주시면 비서함으로서 죄책감이….

르 말랭: 지휘관님을 도와야 할 비서함이 오히려 지휘관님을 힘들게 하면, 아무리 아이리스라 하더라도 용서하지 않습니다.

르 말랭: 그리고 농땡이 피는 것과 휴식하는 건 다릅니다! ……효과가 완전 달라요!


르 말랭: 그러니까 지휘관님, 지금까지처럼 계속 일을 맡겨 주세요!

----

잠시 후――

르 말랭: 맡겨달라고는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많지 않습니까?!

르 말랭: …아뇨! 이제 와서 없던 일로 할 수는 없습니다!

르 말랭: 이건… 그냥 푸념입니다! 맡은 이상 확실하게 해내겠습니다!

르 말랭은 다시 일에 착수했다. …가끔씩 푸념도 하면서.

집무실은 다시 업무 분위기로 돌아갔다….



 ~02. 열심히 한 보상
르 말랭: 하아……. 오늘도 재미없는 업무가 또 시작되었군요.

르 말랭: 더는 무리이…. 서류의 산을 보는 것만으로도 잠이 와요…….

맡은 일은 곧잘 하는 르 말랭이지만, 일할 때 외에는 게으름뱅이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르 말랭: 좋아, 10분 열심히 했다. 이제 스스로에게 상을 줘야겠어요!

르 말랭: 응! 20분 동안 쉬는 시간입니다!


일에 대한 푸념도, 농땡이도 더는 숨기지 않는 르 말랭이었다. 그러나――

르 말랭: …아앗. 이 이상 쉬면 일을 제시간에 못 끝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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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말랭: 후우……. 어떻게든 오늘 중으로 끝낼 수 있었습니다. 르 말랭, 열심히 했습니다.

르 말랭: “왜 처음부터 진심으로 하지 않느냐”라고 말하고 싶으신 표정이네요.

르 말랭: 물론 옳습니다만, 이 르 말랭에게는 통하지 않는 말입니다.

르 말랭: 그치만 일은 피곤한걸요…….

르 말랭: 오히려 저야말로 지휘관님은 왜 매일 일을 하시는지 묻고 싶을 정도입니다.

르 말랭: 보상이 없는데 열심히 하는 건 무리입니다!


르 말랭: 무리는 무리입니다! 절대 무리예요!

르 말랭은 집무실 소파에서 손발을 바둥거렸다.

――그나저나 보상이라…….


→ 됭케르크의 과자는 어때?
르 말랭: 예정보다 빨리 끝내면 상으로 됭케르크 씨의 수제 과자를 주시는 건가요?!

르 말랭: 크윽… 비겁합니다…. 설마 됭케르크 씨의 과자를 미끼로 삼다니…….

르 말랭: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 열심히 하기에는 아직――

그럼 거기에 집무실에서 뒹굴뒹굴할 수 있는 시간도 추가.

→ 뒹굴뒹굴 시간 추가는?

르 말랭: 예정보다 빨리 끝내면 퇴근할 때까지 소파에서 뒹굴거나 잘 수 있는 건가요?!

르 말랭: 크윽… 비겁합니다…. 설마 뒹굴뒹굴을 미끼로 삼다니…….

르 말랭: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 열심히 하기에는 아직――

그럼 거기에 됭케르크의 수제 과자도 추가.


르 말랭: 거래 성립입니다.

르 말랭: 나중에 딴 소리 하기 없기에요!!

감언이설에 잘도 속아넘어간 것 같다….

르 말랭: 크크크…. 단숨에 일을 끝내면 됭케르크 씨의 과자를 먹으면서 소파에서 뒹굴뒹굴할 수 있어…….

르 말랭: 생각만으로도 의욕이 마구 솟아오릅니다…!


르 말랭: 좋아! 내일부터는 열심히 할게요―!


성실하게 일하는 르 말랭. 과자를 입에 우겨넣는 르 말랭. 소파에서 뒹구는 르 말랭. ――모두 그녀의 모습임에 틀림없다.



 ~03. 농땡이 피기 위한 변명
의자에 기대어 있는 르 말랭이 눈에 들어왔다.

르 말랭: 하아…… 지쳤어어어……….

르 말랭은 지친 얼굴로 다리를 주무르고 있었다….

르 말랭: 정말로 귀찮은 임무였습니다…. 다리가 욱신욱신…….

르 말랭: 다음에 또 이런 임무가 있다면 무~~~조건 이유를 만들어서 빼야지!


르 말랭: ……그치만 지휘관님이 분명 눈치 채실 텐데…. 훌쩍. 역시 원양 임무는 제대로 해야겠네요.

쉬프랑: 르 말랭? 여기서 뭐해?

쉬프랑: 아, 혹시 원정 임무 다녀왔어?

르 말랭: 네, 네엡!?

르 말랭: ……쉬프랑 씨셨군요. 여기는 무슨 일이시죠?

쉬프랑: 훈련하러 가는 중이야~ 르 말랭은 잘 쉬고 있어!

르 말랭: 따따따딱히 쉬고 있던 건 아닙니다만?

르 말랭: 엘레강트한 르 팡타스크급에게 이 정도 임무는 별거 아닙니다.

쉬프랑: 역시 르 말랭! 그럼 언니는 먼저 갈게!


뜻밖의 만남으로 인해 순간 엘레강트하게 행동했던 르 말랭이었지만,

쉬프랑이 사라지자마자 이내 축 늘어졌다.

르 말랭: 역시 방으로 돌아가기 전까진 안심할 수 없네요….

르 말랭: 하지만 곤란합니다. 이대로 방까지 걸어갔다간 내일 아침 일어났을 때는 분명 다리가 퍼질 거예요.

르 말랭: 으으으…. 어쩌지…….

곤란에 처한 르 말랭을 내버려둘 수 없다. 상황을 확인하러 가보자.

르 말랭: 지휘관님? 우연이네요…. 설마 저처럼 쉬러 오셨습니까?

르 말랭: 곤란해 보여서 도와주려고……입니까?

르 말랭: 네! 곤란합니다! 상냥하신 지휘관님, 부디――!

르 말랭은 양팔을 벌린 채 기대에 가득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나는…….


→ 보건실에 연락한다
르 말랭: ……엑.

르 말랭: 무, 물론 보건실에 연락하는 것도 좋습니다만……?

르 말랭: 여기서는 업어서 방까지 데려다 주셔야죠!

르 말랭: 지휘관님 부탁해요~ 방까지 데려다 줘요~

→ 안아서 방까지 옮긴다
르 말랭: 아, 안는 것도 물론 좋습니다만…….

르 말랭: 그게, 다른 사람한테 들키면 위험하지 않을까요?

르 말랭: 역시 업어주세요! 자!

→ 업어서 방까지 옮긴다
르 말랭: 역시 지휘관님. 잘 아시는군요.

르 말랭: 에헤헤. 그럼 부탁드립니다아~


르 말랭: ………라고 말하고 싶지만!


르 말랭: 업혀 있는 걸 누가 보기라도 하면 위험하지 않을까요?

르 말랭: 무언가 변명이 될 만한 게 필요합니다.

――원정 임무에서 다리를 다쳤기 때문에 보건실로 데리고 가는 중이다……?

르 말랭: 지휘관님은 천재십니다!

르 말랭: “피곤해서 걷기 싫어서 지휘관님께 업어달라고 했다”보다 백배 천배는 나아요!

르 말랭: 그럼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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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말랭을 업고 아이리스 숙소까지 왔는데 등 뒤에서 작은 혼잣말이 들렸다.

르 말랭: ……이제 와서 말하기도 뭐하지만….

르 말랭: 이거 지휘관님과 실컷 스킨십하고 있는 거 아닌가…?

르 말랭: 그것도 다들 보는 공공장소에서…!


르 말랭: 너무 부끄러워서 얼굴이 이상해질 거 같아…! 지, 지금은 지휘관님 등에 숨어야지!

르 말랭: 킁킁……. 지휘관님 냄새…….

르 말랭: 으으……들키지 않기를……. 아무도 못 보기를……!



 ~04. 환경 개선
르 말랭: 지휘관님. 집무실이 너무 검소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어느 날 일하던 도중 갑자기 르 말랭이 그렇게 말했다.

검소하다니 대체 무슨…….

르 말랭: 네. 업무 환경에 대해서입니다.

르 말랭: 콜라도 없고, 과자도 없고. 게임기나 만화 같은 건 당연히 놓을 수 없다 하더라도 푹신한 침대나 베개도 없잖아요.

……여긴 집무실인데……?

르 말랭: 집무실이지만 저… 어흠. 지휘관님이 업무 도중 틈틈이 쉬시는 곳이기도 합니다.

르 말랭: 아무튼, 너무 검소한 환경은 개선해야 합니다.

르 말랭: 저 르 말랭에게 맡겨 주세요.

르 말랭: 제발요오~ 그래도 되죠??

……그렇게까지 말하면 거절할 수 없달까…….

르 말랭: 넵! 이곳을 기분 좋게 뒹굴 수 있는 생추어리로 개조합시다.

르 말랭: 기대해 주세요, 지휘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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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집무실에 들어갔더니 웬일로 르 말랭이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르 말랭: 안녕하십니까, 지휘관님.

르 말랭: 근무 시간에 안 하려고 3시간이나 일찍 왔습니다.

르 말랭: 후후후. 이래봬도 트리옹팡이 깨우지 않아도 일찍 일어날 수 있다구요.

르 말랭: 뭐, 지휘관님과의 농땡이 라이프라고 생각하면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르 말랭: 그럼 이 르 말랭이 엘레강트하게 개조한 집무실을 보십시오!

르 말랭: 느끼셨습니까? 방에 들어서자마자 풍기는 축축 처지는 분위기가――

르 말랭: 에헴. 우선은 책상에 과자를 넣을 수 있는 서랍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르 말랭: 업무가 지루해서 싫증이 나거나 피곤해지거나 배고플 때 언제든지 꺼내 먹을 수 있습니다.

르 말랭: 물론 냉장고도 들여놨습니다. 콜라하고 아이스크림이 들어 있어요.

르 말랭: 감자칩에는 콜라가 딱이니까요.

르 말랭: 그리고 자료 수납장은 만화책을 둘 수 있게 열어놨습니다.

르 말랭: 지금 꽂혀 있는 것은 저 르 말랭이 좋아하는 만화들입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추천드립니다.

르 말랭: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르 말랭: 집무실의 대형 모니터입니다!


르 말랭: 비서함을 맡은 이후로 이걸 제대로 쓴 적은 한 번도 없으니까요.

르 말랭: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게임용으로 개조했습니다.

르 말랭: 후후후. 백문이 불여일견. 얼른 체험해 보세요.

일할 시간인데…….

르 말랭: 쳇. 자연스럽게 넘어갈 줄 알았는데, 역시 그리 쉽게 되지는 않는군요.


→ 조금만이라면……
르 말랭: 정말요? 감사합니다!


르 말랭: 뭐, 하루 계획은 아침에 정해진다고 하니까요….

르 말랭: 아침에 게임을 하고 나서 업무를 시작하면 여러모로 잘 풀릴 겁니다. 네!

→ 일 끝나고 나서
르 말랭: 정말요? 약속이에요!

르 말랭: 일하면서 나중에 어떤 게임 할지 미리 생각해 둬야지…….

르 말랭: 노, 농담입니다! 제대로 일할 거예요!



 ~05. 피로에는 치유를
어느 날. 외근을 마치고 르 말랭과 집무실로 돌아왔다.

르 말랭: 더는 안 돼. 무리예요……. 못 움직여요….

방에 들어서자마자 르 말랭은 푹신한 소파에 몸을 던졌다.

르 말랭: 체력 게이지도 의욕 게이지도 다 떨어졌어요…. 길고 힘든 싸움이었습니다….

르 말랭: 즉 지금은 요만큼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절대로 일 맡기지 말아주세요.

르 말랭: 그렇지 않는다면 르 말랭이 느릿느릿 꾸물꾸물 일하는 모습을 보게 되실 거예요…….

르 말랭: 하아……. 다리가 무거워…. 팔도…….

르 말랭: 내일 일어나면 분명 아플 거예요…. 으으… 병가 내고 싶다아…….

르 말랭: 뭐,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기로 하고.

르 말랭: 오늘은 이만 잘래요…….

숨을 깔딱거리는 모습을 보아하니 오늘은 정말로 피곤한 모양이다.

→ 슬며시 팔을 주물러 준다
→ 슬며시 다리를 주물러 준다


르 말랭: ……….

르 말랭: 으으……….

르 말랭: 따뜻해……. 기분 좋아…….


르 말랭: ……으응? 지휘관님이 주물러 주시고 있어……?

르 말랭: 윽. 이건 별로 안 좋은데…….

르 말랭: 그래도 기분 좋아…….

르 말랭: 기분 좋으니까 상관없나…….

르 말랭: Zzzzzzzz

안마가 기분 좋았는지 움찔거리던 르 말랭은 이내 꿈나라로 향했다.

……….

――자, 일하자…….



 ~06. 은혜를 갚아야 돼
어느 날.

르 말랭: 업무 끝!!!

→ 잘래?
→ 과자 먹을래?
→ 게임 할래?

르 말랭: ……아뇨. 농은 나중에 피우겠습니다.

르 말랭: 지휘관님. 르 말랭이 도와드릴 일은 없나요?

르 말랭: 지금 컨디션이 정말 좋습니다. 무슨 일이든 잘 해낼 수 있어요.

무심코 그녀의 이마에 손을 댔다. ……열은 없는 것 같다.

르 말랭: 지휘관님. 이건 무슨 의미죠? 저 안 아파요.

르 말랭: 아무리 저라고 해도 가끔은 의욕적일 때가 있다구요.

의욕이 충만한 르 말랭의 소망대로 업무를 일부 분담했다.

르 말랭: 윽. 이 정도 분량은 역시…….

르 말랭: 아뇨. 한 번 꺼낸 말을 뒤집지는 않습니다. 제대로 해내겠습니다.

어, 맡아주는 거야……?

르 말랭: 지휘관님. 르 말랭이 끓인 홍차입니다.

평소의 그녀와는 달리 단숨에 일을 해치웠을 뿐만 아니라 홍차까지 끓여줬다.

……맛있다!

르 말랭: 흐흥. 처음 치고는 잘 된 것 같군요. 역시 저입니다.

르 말랭: ……하아아아암…….

르 말랭의 피로 게이지가 꽤 쌓인 모양이다.

르 말랭: 아, 안 피곤해요!

르 말랭: 지휘관님. 안마라도 해드릴까요?

무심코 그녀의 이마에 손을 댔다. ……역시 열은 없는 것 같다.

르 말랭: 안 아프다고 했잖아요!


르 말랭: 자, 누우세요 지휘관님! 안마는 잘 못하니까 혹시 아프면 알려 주세요.

르 말랭: 하아아아아……. 지쳤어어어어…….


작은 손으로 안마를 한 지 10분 뒤. 르 말랭의 피로 게이지가 가득 찼다.

르 말랭: 은혜 갚기가 이렇게 피곤할 줄은 몰랐어요…….

……은혜 갚기?

르 말랭: 며칠 전 외근 나갔다 온 날 제가 잠들었을 때 지휘관님이 제 몫의 일까지 대신 해주셨죠?

르 말랭: 그래서 그 보답을 하려고 했는데….

르 말랭: 일을 열심히 하는 건 둘째 치고 안마하는 게 이렇게 피곤할 줄은 몰랐어요….

르 말랭: 지휘관님은 항상 바쁘신데 대단하네요…….


→ 모두가 웃는 모습을 보고 싶으니까
르 말랭: 그, 그런가요….

르 말랭: (그럼 내가 웃으면 지휘관님도 치유된다는 걸까…?)

→ 나도 치유받고 있으니까
르 말랭: 그, 그런가요….

르 말랭: (그럼 나도 지휘관님을 치유하는 존재라는 걸까…?)


르 말랭: (안 돼 안 돼!)

르 말랭: (이러다간 지휘관님 곁에서 떠날 수 없게 되어 버려…!)

르 말랭: (…어라? 딱히 떨어질 필요 없는 거 아닌가?)

르 말랭: (음…. 나도 즐겁고, 지휘관님도 치유할 수 있고…….)

르 말랭: (그런 거지…. 에헤헤.)

지쳐버린 르 말랭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푹신한 소파에 쓰러져 잠들어 버렸다.



 ~07. 수호의 검의 바람
르 말랭: 오늘 하루도 무사히 일을 끝마쳤습니다. 즉 지금부터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르 말랭: 아이스크림 타임♪

예정보다 일찍 일을 끝낸 르 말랭은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 2개를 꺼내 평소처럼 내 무릎 위에 털썩 앉았다.

르 말랭: 응? 지휘관님. 책상 위에 있는 티켓은…….

르 말랭: 오늘 아침에 아카시가 강제로 쥐어줬다고요?

모항 어뮤즈먼트 시설이 완성된 것 같다.

르 말랭: 그런가요. 별로 관심은 없지만….

르 말랭: 아니 딱히 싫어하는 건 아닌데요. 그치만 이런 건 보통 절반은 이동하는 데 쓰고 절반은 줄 서는 데 쓰잖아요.

르 말랭: 랑돔타블이라면 몰라도 저한테는 장벽이 너무 높아요.

아무래도 별로 좋은 기억이 없는 것 같다….

모처럼 받은 건데 다른 사람한테 주는 게 나을 것 같다.

르 말랭: 다른 사람한테 준다…고요?

르 말랭: (그렇다는 건 지휘관님이 다른 동료하고 놀러나간다는 거…?)

르 말랭: (지휘관님과 단 둘이서 유원지에…. 롤러코스터, 자이로드롭, 탑스핀, 귀신의 집, 미러 메이즈….)

르 말랭: (마지막에는 대관람차에 타고 좋은 분위기에서…….)

르 말랭: (안 돼 안 돼 이런 좋은 찬스를 놓칠 수는 없어…!)

르 말랭: 에헴! 방금 먹은 아이스크림 덕분에 기운이 났어요! 얼마나 줄 서서 기다린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르 말랭: 따지고 보면 티켓을 처리하는 것도 귀찮잖아요? 이 르 말랭이 함께 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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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유로 모항의 어뮤즈먼트 시설에 왔다…….

르 말랭: 회전목마부터 타나요? 처음에는 롤러코스터가 정석이라고 들었는데….

르 말랭: 아닌가요? 그럼 지휘관님, 에스코트 부탁드립니다!

 


다음은 커피 컵이다.

르 말랭: 가벼운 놀이기구의 연속이네요. 뭐 상관없지만요.

르 말랭: 오히려 이런 게 좋아요. 네.

 

 

다음은 바이킹.

르 말랭: 조조조조금 자극적이 됐네요….

르 말랭: 하지만! 함선이 해적선 따위에게 겁먹을 리가 없죠!



르 말랭과 함께 차례차례 놀이기구를 즐겼다.

말로는 피곤하다고 하지만 그녀도 나름대로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어차피 모항 내의 유원지다.

놀이기구 간의 이동은 만쥬 카트로 할 수 있고, 줄 서는 일도 별로 없었다.

하지만 슬슬 르 말랭의 체력이 바닥을 드러내는 것 같다. 이만 돌아가도록 할까.

르 말랭: 네에…. 지휘관님. 마지막으로 관람차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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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차가 천천히 떠올랐다. 그러자 옆에 앉은 르 말랭이 내게 몸을 기댔다.

르 말랭: 지휘관님. 저, 계속 생각하고 있었던 게 있어요.

르 말랭: 옛날 같았으면 귀찮아서 계속 담아두고 있다가 도망쳤을 테지만….

르 말랭: 지금은 매일 일이 끝나면 지휘관님께 마음을 털어놓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어요.

르 말랭: 가끔은 지휘관님 곁에 있는 것만으로 의욕이 솟아나는 걸 느껴요.

르 말랭: 물론 게으름 피우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때도 지휘관님 곁이라면 안심하고 게으름 피울 수 있어요.

르 말랭: 그게, 그러니까…….

르 말랭: 지휘관님. 앞으로도 계속 같이 있고 싶어요…….

르 말랭: 그 대신, 이 르 말랭은 수호의 검으로서 지휘관님께 영원한 사랑을 바치겠습니다!

르 말랭: ……괜찮…나요?


→ 물론이지
르 말랭: 가, 감사합니다…!

→ 계속 함께 있자
르 말랭: 지휘관님……. 네! 언제나 게으름 피울 수 있는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가요!


르 말랭: 후우…. 겨우 계속 하고 싶었던 말을 할 수 있었네요.

르 말랭: 기왕 관람차에 탔으니 한 번만 더 응석부려도 될까요?

르 말랭: 지휘관님이 괜찮으시다면… 말이지만.

그렇게 말하며 르 말랭은 더욱 몸을 기대왔다.

관람차에서의 짧은 시간은 우리 둘 만의 소중한 비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