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함께 보는 풍경
~01. 망원경과 소녀
에마누엘레 페사노: 에마누엘레 페사노, 오늘부터 비서함을 맡게 됐어.
커다란 망원경을 멘 소녀가 집무실 앞에 서 있었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오늘은 그녀의 비서함 근무 첫날이었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안녕, 지휘관. 저기… 들어가도 돼…?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를 맞이하려는 순간――
에마누엘레 페사노: …앗!
페사노――에마라고 불리는 소녀는 한 발짝 내딛으려다 말고 왜인지 그대로 굳어버렸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하마터면 망원경이 문틀에 부딪힐 뻔했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미, 미안해. 잠깐만….
에마는 다소 허둥대며 망원경을 등에서 떼서 앞으로 끌어안은 채 집무실로 들어왔다.
사소한 해프닝 탓인지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작은 체형에 비해 그 너무나 큰 망원경은… 매우 눈에 띈다.
→ 항상 가지고 다니는 거야?
에마누엘레 페사노: 응? 이 망원경이 궁금해?
에마누엘레 페사노: 앤티크풍 단안경처럼 보이지만 실은 특수한 함선용 지원 장비야.
에마누엘레 페사노: 항행 중에도 전투 중에도 엄청 도움 되고… 아, 물론 일반 망원경으로서의 스펙도 높아서….
에마누엘레 페사노: 이게 있으면 아무리 멀리 있는 풍경이라도 고스란히 볼 수 있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계속 그 풍경을 즐길 수 있으니까…… 아!
에마누엘레 페사노: 미안. 나 혼자 들떠서….
→ 에마의 열정이 잘 느껴져서 멋있다고 말하며 미소짓는다
에마는 한층 편안해 보였다. 긴장을 풀려고 화제를 돌린 게 주효했던 것 같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고마워, 지휘관.
에마누엘레 페사노: 사실 나, 비서함을 맡게 돼서 조금 불안했었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친해지기 어렵다는 등,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등, 평소에 그런 얘길 많이 들어서….
에마누엘레 페사노: 혹시 지휘관도 그렇게 생각하면 어떡하나 걱정했었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치만 이젠 괜찮아. 지휘관도 망원경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았으니까…!
요점이 그게 아닌데….
에마누엘레 페사노: 레코 말대로 지휘관과 함께라면 아무 걱정할 필요 없겠어.
그렇다면 다행이다. 서로 도우면서 열심히 잘 해보자.
에마누엘레 페사노: 응! 뭐든지 맡겨줘.
~02. 렌즈 너머의 풍경
에마누엘레 페사노: 지휘관. 오늘 업무는 이게 다야…?
수중의 서류를 쓱 훑어봤다. …대충 그럴 거 같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럼… 저기….
에마는 구석에 놓여져 있는 망원경으로 시선을 돌렸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우물쭈물)
에마누엘레 페사노: …………(안절부절)
→ 보고 싶으면 봐도 돼.
에마누엘레 페사노: 정말? 고마워 지휘관! 저기, 괜찮으면 지휘관도 같이 볼래?
→ 에마 흉내를 낸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왜 지휘관도 망원경을 보는 거야…?
에마누엘레 페사노: 아, 혹시 지휘관도 먼 곳의 풍경을 보고 싶어? 그럼 바로 준비할게!
에마는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망원경 사용법을 설명해 주었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이런 식이야. 지휘관이 처음부터 수동으로 초점을 맞추는 건 힘들 테니까 오토 포커스를 켤게.
에마누엘레 페사노: 자, 한번 봐봐.
망원경을 들여다 보니 멀리 있는 모항의 풍경이 마치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까이 보였다.
푸른 하늘과 흰 구름. 사람들로 북적이는 부두와… 살금살금 걷고 있는 알프레도 오리아니.
풀숲에 몸을 숨긴 채로 산책 중인 엘리자베스를 도촬하려는 거 같은데?
에마누엘레 페사노: 어때? 집무실에서도 부두의 풍경이 또렷하게 보이지?
에마누엘레 페사노: 부두의 바닷바람도 느껴지지?
이런. 알프레도가 시리우스에게 들킨 것 같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집무실은 전망이 좋으니까, 비서함이 된 뒤로 꼭 한 번 해보고 싶었어. 에헤헤….
어떻게든 그 자리에서 도망치려고 하는 알프레도. 하지만 퇴로가 셰필드에게 막혔다! 알프레도, 대위기!
유감! 알프레도의 특종은 여기서 끝나 버리고 말았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지휘관? 왜 그래? 갑자기 아무 말 없이….
에마누엘레 페사노: 에헤헤. 혹시 렌즈 너머의 풍경에 넋을 잃은 거야…?
재미있어서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넋을 잃었다'라고 말할 수 있으려나?
너무 오래 독차지하면 안 되니 아쉽지만 망원경을 에마에게 돌려줬다.
'풍경'을 본 에마는 눈살을 찌푸렸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저건… 알프레도? 왜 메이드대한테 연행 당하고 있는 거지?
에마누엘레 페사노: …게다가 이쪽을 향해, 피스 사인…?
에마누엘레 페사노: …호, 혹시 우리를 동료라고 생각한 거야??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보다 지휘관. 아까 열심히 보던 게 이거였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치이….
에마누엘레 페사노: 후우…. 마음을 가다듬고….
에마누엘레 페사노: 이번에는 내가 확실히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조정할 테니까.
에마는 다시 망원경을 설치하고 열심히 들여다보았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응 응…. 이 풍경… 예쁘다….
살짝씩 몸을 움직이며 세밀한 조정을 거듭하던 에마는 이내 미소를 지었다. 완전히 풍경에 사로잡힌 것 같았다.
→ 가까이서 보고 싶네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래? 그럼… 바로 가볼래?
소녀는 즐겁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아름다운 풍경은 망원경 너머에도 존재하는 것 같다――
~03. 초점이 맞지 않아
집무실 문이 살짝 열렸다. 에마가 축 늘어진 모습으로 들어왔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안녕… 지휘관….
기운 없이 인사를 한 그녀는 자기 자리에 앉아 멍하니 서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서류를 정리하고… 정리하고….
…아까부터 같은 서류 뭉치만 정리하고 있는데 에마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다.
넋이 나간 걸 보니 무슨 일이 있었던 게 틀림 없다.
→ 서류가 울고 있어
→ 무슨 일 있었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응?
에마누엘레 페사노: 아, 서류가…!
에마누엘레 페사노: 미안해……. 이러니까 일이 안 끝나지….
괜찮다. 꼼꼼히 확인하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면 상담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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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 모항.
에마누엘레 페사노: (이른 아침의 모항도 멋있네…. 역시 돌아보길 잘했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아, 방금 나무 위를 뛰어간 건… 다람쥐?)
파먀티 메르쿠리야: 우와~ 엄청 큰 망원경이네!
파먀티 메르쿠리야: 뭐 재밌는 거라도 보여?
에마누엘레 페사노: (말소리가 들리는데…. 설마 나한테 말 거는 건 아니겠지…?)
에마누엘레 페사노: (응… 나무에 집중하자…. 어쩌면 다람쥐의 집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아브로라: 정말. 방해하면 안 돼요.
파먀티 메르쿠리야: 에엥…. 방해하면 안 되는 건 맞지만.
파먀티 메르쿠리야: 그치만 이러니까 오히려 더 뭘 보고 있는지 궁금하잖아!
에마누엘레 페사노: (이거… 진짜로 나한테 말 걸고 있는 거야?)
에마누엘레 페사노: 아으으…! 두 사람은, 북방연합의…?
아브로라: 네. 저는 아브로라. 그리고 여기는 파먀티 메르쿠리야입니다. 사디아의 에마누엘레 페사노였죠?
에마누엘레 페사노: 응! 미안해… 말 걸고 있는지 몰라서.
에마누엘레 페사노: 저기, 무슨 일이야…?
파먀티 메르쿠리야: 아브로라하고 이 근처를 답사하고 있었거든.
파먀티 메르쿠리야: 그 장비라면 어디에 멋진 풍경이 있는지 알 수 있지? 추천할 만한 곳 없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추천할 만한 곳? …그게, 그런데 왜?
파먀티 메르쿠리야: 그야 물론――지휘관하고 데이트 하려고 그러지♪
에마누엘레 페사노: 데, 데이트?!
파먀티 메르쿠리야: 응! 데이트 스폿!
파먀티 메르쿠리야: 자 자, 생각나는 데가 있으면 알려줘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저, 저기…, 그게….
에마누엘레 페사노: (데이트 스폿…. 궁금해서 찾아본 적은 있지만….)
에마누엘레 페사노: (첫 데이트라면 일단은 거기지. 그리고 그 다음은…… 응. 가장 추천할 만한 데라면 분명….)
에마누엘레 페사노: (만약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이 부근도 가보고 싶고…. 아, 그러고 보니 이 근처도 빼놓을 수 없는데…. 그러니까….)
파먀티 메르쿠리야: 저기― 여보세요~?
파먀티 메르쿠리야: …이거 안 되겠네. 너무 과열돼서 금방이라도 머리에서 김이 솟아오를 거 같은데.
에마누엘레 페사노: 나, 나는….
에마누엘레 페사노: (안 돼…. 완벽한 루트가 떠오르긴 했는데, 으으, 이걸 어떻게 알려줘야 하지….)
아브로라: 쿠우. 너무 놀리지 마세요. 방해해서 미안했어요.
파먀티 메르쿠리야: 아하하… 미안 미안. 사실 그냥 아브로라랑 지나가던 길이었어.
파먀티 메르쿠리야: 데이트 사전 답사는 거짓말♪ 그렇게까지 고민할 필요 없어.
파먀티 메르쿠리야: 아, 지금 갈 테니까 잡아당기지 마, 아브로라~
에마누엘레 페사노: 딱히 고민하거나 알려주기 싫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는데….
에마누엘레 페사노: 소개시켜주고 싶은 곳이 많았는데…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전혀 몰랐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으으…. 난 왜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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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누엘레 페사노: …그렇게 돼서 알려주고 싶었는데 막상 말하려고 하니 말문이 막혀서….
에마누엘레 페사노: 역시 나는….
에마누엘레 페사노: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친해지기도… 어렵게 보이는구나…….
에마는 중얼거리면서 점점 더 침울해져 갔다. …어떻게든 해야지.
→ 어디 가고 싶은 데 있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이, 있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치만… 하아….
한순간이지만 어떻게든 관심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좋아, 이대로――
~04. 보이지 않는 풍경
에마와 함께 근처에 있는 산 정상에 올랐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같이 와줘서 고마워, 지휘관.
에마누엘레 페사노: 실은 이곳의 풍경을 계속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었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럼… 바로 망원경을 설치할게.
그렇다는 건 에마는 이미 몇 번 정도 이곳을 와본 적이 있다는 건가.
에마누엘레 페사노: 응. 몇 번 와봤으니까 조정도 금방 끝날 거야.
그런 거라면――
이번에는 망원경을 보지 말아볼까?
에마누엘레 페사노: 다 됐어. 지휘관도… 응?
에마의 입으로 직접, 에마가 추천하는, 에마가 본 풍경에 대해 듣고 싶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렇구나…. 남에게 말을 전달하는 연습을 시키려고….
에마누엘레 페사노: 하지만… 지휘관은 괜찮아…?
에마누엘레 페사노: 모처럼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망원경이 아니라 내 설명 같은 걸로….
에마누엘레 페사노: 으으… 나 안 그래도 말주변 없는데….
무슨 일이든 처음에는 어렵다. 마음 편하게 먹어.
그리고 렌즈 너머가 아니어도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바라보고 싶은 풍경이 꼭 망원경 너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바라보고 싶은 풍경이 꼭 망원경 너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응.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나, 잘 전달할 수 있게 노력해 볼게.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러니까, 잠깐만 기다려줘…….
에마누엘레 페사노: …어라?
에마누엘레 페사노: 왜, 왜 이러지…? 자동으로도 수동으로도 잘 움직이지 않아……!
→ 왜 그래?
에마누엘레 페사노: 초점을 조정하는 부품이 고장 났나봐….
에마누엘레 페사노: 말도 안 돼…. 으으으…….
에마누엘레 페사노: 내 탓이야……. 매일 같이 쓰는 주제에 정비를 소홀히 해서….
에마누엘레 페사노: 내가 봤던 풍경을… 감정을….
에마누엘레 페사노: 하나도 남김없이… 지금 곁에 있어 주는 지휘관에게 전하고 싶었는데….
에마누엘레 페사노: 용기를 내서 각오를 다졌는데….
망원경이 고장 났다는 사실이 그녀에게 생각보다 훨씬 큰 대미지를 입힌 것 같다.
그래도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는 법이다. 아쉽지만 오늘은 이만 돌아가자.
에마누엘레 페사노: 으… 응! 돌아가면 바로 다 빈치한테 수리해 달라고 부탁할게.
에마누엘레 페사노: 고쳐지면 또 같이 오자…! 약속이야!
~05. 클로즈 업
3일 뒤.
에마누엘레 페사노: 지휘관… 안녕….
집무실 문이 살짝 열렸다. 에마가 또 축 늘어진 모습으로 들어왔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다 빈치…. 이번에는 늦네….
에마누엘레 페사노: 서, 설마 망원경에 이상한 기능을 추가하려는 건 아니겠지…!
에마누엘레 페사노: 안절부절……조마조마…….
그러면서도 서류를 정리하는 손은 멈추지 않는 점이 그녀답다. 하지만 결과물은….
역시 이대로는 곤란하다. 슬슬 다 빈치가 발명한 '그것'이 나설 차례다.
→ 다 빈치의 발명품을 에마에게 준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이건… '풍경 뽀득뽀득 망원경 Mk.2'? 고, 고마워. 써볼게.
에마누엘레 페사노: …응? 으으응…? 렌즈가 없는데…?
에마누엘레 페사노: 이러면 어떻게 풍경을 봐…?
→ 그건 걱정할 필요 없어
→ 일단 써봐
에마누엘레 페사노: 혹시 렌즈 너머가 아니라 가까이 있는 풍경을 보는 거야…?
에마누엘레 페사노: ……응. 그거라면… 가능할지도.
에마누엘레 페사노: 망원경은 멀리 있는 사물도 똑바로 볼 수 있게 해주는 물건.
에마누엘레 페사노: 오히려 그거에만 너무 몰두해서….
에마누엘레 페사노: 손이 닿는 거리에 있는 것에겐 신경을 쓰지 않게 됐던 거야.
에마누엘레 페사노: 무언가를 전하려면 애초에 상대방을 확실히 마주해야 하는데…. 난 중요한 점을 계속 간과하고 있었구나….
에마누엘레 페사노: 응, 지휘관. 이 '망원경' 써볼게.
에마누엘레 페사노: 흠흠…. 이게 지휘관이 앉는 의자….
에마누엘레 페사노: 지휘관. 평소에는 이 의자에 앉아서 일을 하는구나….
에마누엘레 페사노: 이건 스탠드형 옷걸이. 지휘관의 모자나 겉옷을 두는 곳….
에마누엘레 페사노: 음…. 책장에는 재밌는 책들이 놓여 있네. 지금까지는 전혀 몰랐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리고 이쪽은… 꺄악!
에마누엘레 페사노: 미안해 지휘관! 부딪혔네….
(똑똑)
파먀티 메르쿠리야: 얏호~ 지휘관!
파먀티 메르쿠리야: 어? 망원경양이잖아♪
에마누엘레 페사노: 어, 어어?
아브로라: 에마, 였잖아요 쿠우?
파먀티 메르쿠리야: 에헤헤, 미안 미안.
에마누엘레 페사노: 아, 아니… 괜찮아….
에마누엘레 페사노: 저번에 만난 북방연합 사람들… 맞지?
에마누엘레 페사노: 미안해. 그 때는 말을 제대로 못해서…. 집무실에는 무슨 일이야?
아브로라: 네. 지휘관님께 확인 받을 서류가 있어서 왔습니다.
아브로라: 저기… 묻는 게 조금 늦긴 했지만 왜 아까부터 저희를 망원경을 보시는 거죠?
에마누엘레 페사노: 앗, 그, 저기, 여기에는 깊은 사정이…. 미안해. 이상한 모습을 보여서….
파먀티 메르쿠리야: 너무 긴장 안 해도 돼. 에마는 항상 망원경과 함께 있는 이미지고♪
파먀티 메르쿠리야: 근데 망원경이 바깥이 아니라 실내를 향하고 있다는 건….
파먀티 메르쿠리야: 하항~ 우리도 풍경의 일부라는 거야?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러네…. 그렇게 볼 수 있을까…….?)
에마누엘레 페사노: 저, 저기. 이건 그게….
파먀티 메르쿠리야: 괜찮아 괜찮아. 억지로 설명하려고 할 필요 없어.
파먀티 메르쿠리야: 지휘관한테 보고하러 온 것뿐이니까. 다 끝나면 바로 갈 거야.
파먀티 메르쿠리야: 후후♪ 뭐 조만간 에마한테 좋은 장소 추천받을 수 있겠지~
에마누엘레 페사노: 데이트 스폿 추천…. 말이지?
에마누엘레 페사노: 제대로 전할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할 테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줘….
데이트 스폿 추천…?
파먀티 메르쿠리야: 우와와왓! 방금은 농담이야 농담! 농담이라니까~!
파먀티 메르쿠리야: 얘도 참, 너무 성실하다니까―!
파먀티 메르쿠리야: 맞다! 급한 일이 생각 났어! 아브로라, 뒷일은 맡길게!
에마누엘레 페사노: 앗, 가버렸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나, 무슨 이상한 말이라도 했나….
아브로라: 쿠우는 괜찮을 거예요. 업무 얘기로 돌아갈까요?
아브로라: 이 서류입니다만――
~06. 칼럼니스트 데뷔
일주일 뒤. 점심시간.
에마누엘레 페사노: 후우…. 다행이다. 다 빈치가 망원경에 이상한 장치를 달진 않았나봐.
에마는 수리된 망원경을 꼼꼼히 체크한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소중하디 소중한 망원경을 깨끗하게 고쳐준 감사 인사, 나중에 제대로 해야지.
그 순간 팡! 하고 집무실 문이 힘차게 열렸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에마! 여기 있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응. 있는데….
에마누엘레 페사노: 알프레도. 다음엔 제대로 노크하고 들어와.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리고 쉬는 시간이니까 너무 큰 소리 내지 말고.
알프레도 오리아니: 미안 미안. 한시라도 빨리 알려주고 싶은 소식이 있어서~
알프레도 오리아니: 다음엔 신경 쓸게.
알프레도가 이렇게나 들떠있다는 건….
→ 좋은 소식이야?
알프레도 오리아니: 흐흥. 듣고 놀라지 마시라! 나하고 에마의 모항신문 콜라보 칼럼이 대호평이래!
콜라보 칼럼…?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야 당연히 나하고 에마가 같이 작성한 풍경 소개 칼럼을 말하는 거지.
알프레도 오리아니: 풍경을 세세하게 오려낸 듯한 필력이 읽는 사람에게 마치 그 장소에 있는 것 같은 몰입감을 줬다던가 그랬대.
알프레도 오리아니: 아직 1회차인데 벌써 인기가 많아서 다들 그 얘기로 떠들썩해!
알프레도 오리아니: 뭐, 내가 손을 좀 보긴 했지만 말야. 「특선! 숨겨진 절경――모항 7대 비경」이라고 대대적으로 제목을 붙였지.
알프레도 오리아니: 아무튼 대성공을 거뒀는데 지휘관한테는 아무 말도 안 했던 거야!?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 그게… 말할 타이밍을 놓쳐서….
에마누엘레 페사노: 어흠. 자, 여기. 다음 호 원고. 잡담은 이 정도면 됐으니까 빨리 다음 거 준비해줘.
알프레도 오리아니: 오오~! 쾌거, 또 다시 신기록 달성! ――보인다! 보여!
알프레도 오리아니: 으헤, 으헤헤헤헤…. 그런데 에마. 비서함이 된 뒤로 좀 바뀌지 않았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같이 뭔가 해보지 않겠냐고 먼저 제안할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
알프레도 오리아니: 게다가 이런 대단한 걸 몇 번이고 제공해 주다니!
알프레도 오리아니: 참고로 독자 앙케이트도 가져왔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에헤헤! 이번에 처음으로 선보인 칼럼인데 벌써 독자의 편지가 도착했다구!
알프레도 오리아니: '망원경양에게'라고 써져 있어서 딱 봐도 에마한테 온 거라는 걸 알았지.
에마누엘레 페사노: 아, 알겠어…. 거기 놔둬. 나중에 읽어 볼게.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만 현장으로 돌아가는 게 어때? 분명 알프레도의 발굴을 기다리고 있는 빅 뉴스가 많이… 있을 거야.
알프레도 오리아니: 아, 알겠으니까 밀지 마―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럼 지휘관! 다음 호가 나오면 바로 가져올게! 오늘은 이만 실례!
에마누엘레 페사노: 이제 됐으니까… 얼른 가줘><
얼굴이 빨개진 에마는 황급히 알프레도를 집무실에서 내쫓았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알프레도는 진짜 맨날 이상한 말만 한다니까…. 후우….
→ 축하해, 에마
에마누엘레 페사노: 저기, 말할 타이밍을 놓쳐서…. 그, 그리고, 지휘관은….
→ 말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에마누엘레 페사노: 으아아… 그런 표정 하지 마…. 칼럼에 대해서 말 안 했던 건….
에마누엘레 페사노: 지휘관이라면 굳이 칼럼까지 읽을 필요는 없으니까….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 그게 나는… 이미 지휘관 곁에 있는걸….
에마누엘레 페사노: 지휘관이 궁금한 풍경은, 그, 기꺼이 소개해줄게….
비록 눈을 질끈 감고 점점 말꼬리가 작아지긴 했지만 에마는 간신히 말을 마쳤다.
얼굴을 붉히면서도 자기 자리로 돌아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을 계속했다.
자신이 터무니없는 폭탄을 투하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채――
~07. 당신과 보는 풍경, 앞으로도
며칠 뒤. 에마의 "고쳐졌어"라는 말과 함께 다시 한 번 산 정상에 올랐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잠깐만…. 망원경은 아직 미세 조정이 필요해서….
에마는 일사불란하게 세부 조정에 힘썼다. 이따금 메모장에 무언가를 쓰는 것 같았다.
지금도 망원경 너머로 먼 풍경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
하지만 주변에 있는 것에도 제대로 눈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눈에 비치는 풍경 전부를 그녀 나름의 방법으로… 열심히 전해준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응. 조정 완료.
에마누엘레 페사노: …지휘관? 기뻐 보이네. …뭐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
→ 잘됐구나. 에마
에마누엘레 페사노: 잘됐어…? 갑자기 뭐가…?
에마누엘레 페사노: 저, 그러니까… 고마워…?
→ 어떤 풍경을 볼 수 있을지 기대돼
에마누엘레 페사노: 응! 나도….
에마누엘레 페사노: 계속 오늘만 기다렸어…….
큰 결의를 굳힌 듯 에마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내 뒤로 와선 방금 설치한 망원경 쪽으로 살짝 등을 밀었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먼 곳을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까이 있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을 거야.
에마누엘레 페사노: 지휘관. 깨닫게 해줘서 고마워.
에마누엘레 페사노: 지휘관 덕분에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아름다운 풍경들을 볼 수 있었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 보답…까진 아니지만.
에마누엘레 페사노: 계속 보여주고 싶었던, 정말 소중한 풍경을 준비했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리고…그러니까…….
에마누엘레 페사노: 지휘관이 보고 있는 동안, 같은 풍경이 나한테는 어떻게 보였는지도――
에마누엘레 페사노: 귓가에다 소곤소곤, 설명해 줄게…///
에마는 살며시 내게 몸을 기댔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응. 먼 곳에 있는 풍경도, 곁에 있는 '풍경'도, 같이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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