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캐스터 비서!
~01. 비서함은 멀티 엔터테이너?
늦은 오후. 바쁜 촬영을 마친 괌은 점심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점심'이라고는 해도 집무실 오는 길에 산 패스트 푸드에 불과했다. 그런 점심시간조차도 불과 얼마 남지 않았다.
→ 천천히 먹어
지휘관: 점심시간 조금 지나도 괜찮으니까.
괌: 우웅…으적…우물우물…. 다 먹어 가…. 오후 업무에 지장을 줄 수는 없는걸.
괌. 현재 비서함을 맡고 있는 그녀는 가능한 한 빠른 속도로 밥을 삼키고 있었다.
비서함뿐만 아니라 캐스터나 예능 쪽 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다.
지휘관: 가뜩이나 스케줄 빡빡한데 왜 비서함 업무까지 자원한 거야?
괌: 그치만 지휘관한테 도움이 되고 싶었으니까! 뭐, 여러 경험을 쌓고 싶다는 속셈도 있고~
괌: 후우… 점심도 가볍게 해치웠고! 자, 지휘관. 어느 일부터 시작하면 돼?
미소녀 함선 겸 모항 뉴스 아나운서인 연예인 비서함은 의욕이 넘쳤다.
→ 조금 쉰 다음에 해도 괜찮아
괌: 에헤헤. 지휘관도 참, 신경 써 주는 거야~? 그래도 괜찮아. 괌 아직 기운 넘치니까!
괌: 오전에는 촬영 때문에 비서함 일 못했으니까 오후에는 전력으로 벌충해야지!
가슴을 두드리며 선언한 괌은 의욕이 넘치는 모습으로 오후 업무를 시작했다.
……서류 정리는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의욕만은 칭찬해 주자.
괌: 우왓! 지휘관! 뭔가 감자기 지휘관한테서 미묘한 시선이….
괌: 서류 업무는 그러니까, 그러니까아… 으으… 적당히 얼버무리면 안 되는 거야? Really?
불행하게도 괌의 의욕이 사라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처리해야 할 서류를 보자마자 그녀의 의욕은 벌써 반이나 줄어버린 것이다――
지휘관: 그럼 괌의 휴가 신청도 대충 얼버무려 볼까~
괌: 바, 방금 말은 없었던 걸로! 괌, 온 힘을 다해 지휘관이 맡긴 일을 해내고야 말 테니까!
다행히도 괌의 의욕이 생기는 것 또한 순식간이었다.
다시 불붙은 괌의 모습은 보니 그녀가 비서함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가 떠올랐다――
~02. 업무력, 제로?!
지휘관: (하아… 양을 보니 오늘은 야근 확정이네….)
책상에 쌓인 서류 더미를 보고 나도 모르게 생각에 잠겼다.
괌: 응? 지휘관, 아직 퇴근 준비 안 했어?
그렇게 물은 것은 며칠 전 비서함에 자원한 괌이었다.
업무 첫날 하루치 서류 업무를 반나절만에 해치우길래 엄청나게 유능하다 싶었는데――
퇴근 전 가볍게 체크해 보니 무려 90%가 재작업을 요하는 수준이었다.
뭐 첫날이고 일이 익숙하지 않은 것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튿날도 사흗날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흘째인 오늘은 내가 방치한 것도 있고 해서 밀린 서류는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양이었다….
지휘관: 아… 그게… 아직 좀 남아서. 난 괜찮으니까 먼저 퇴근해.
지휘관: (일에 대한 열의가 중요한 거지. 업무 능력 향상은… 뭐 조금씩 키워가자.)
괌: 응? 지휘관, 저녁 안 먹어?
지휘관: 아직 괜찮아. 다 끝나면 먹을게.
괌: 그래…. 그럼 지휘관, 힘내♥ 파이팅!
격려해 준 비서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휘관: 일단 일의 우선순위부터 정해 보자….
저녁은…… 나중에 생각해야지.
----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가 심야의 정적을 깼다.
지휘관: (이 시간에 누구지?)
지휘관: 들어와.
괌: Good evening! 미소녀 함선 괌이 한밤중에 만나러 와줘서 엄청 설렜지?
지휘관: 괌? 이런 시간에 웬일이야…?
괌: Actually… 지휘관이 밥을 제대로 먹었는지 확인하러 왔어~♪
괌: 아, 역시 밥 먹은 기색 제로네. 절대 안 먹었을 거라 생각해서 이걸 가져왔지――
괌은 손에 들고 있던 봉지를 책상에 내려놓았다. 향기와 열기가 풍겼다.
괌: 이거 요즘 모항에서 인기 최고인 중앵 도시락이야♡ 줄 서도 사기 힘든 거라구!
괌: 연예인 특권일까? 촬영이 늦게 끝나서 별로 줄 안 서고도 살 수 있었어!
괌: 빨리 같이 먹자! 심야의 따끈따근 도시락의 맛은 각별하니까~
의자를 꺼내려던 괌은 문득 책상 위의 서류 더미에 눈길이 닿았다.
괌: 어? 이거….
숨기려고 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괌은 작업 중인 서류를 그대로 집어 올렸다.
괌: 지휘관. 이거… 내가 낮에 작업하던 서류 아니야?
괌: 게다가 이것도… 어제 했던 건데….
괌: …혹시 이 서류 더미, 전부 내가 작업했던 거야!?
괌: …그럼 설마 지휘관이 요즘 계속 야근했던 건… 전부 나 때문에?
→ 수긍한다
→ 입을 다문다
괌: 이렇게 중요한 거면 빨리 알려주지! 난 서류 작업은 그냥 적당히 하면 되는 줄만 알고….
괌: 그치만, 서류 작업은 결국 어른의 사정이라는 거잖아?
지휘관: ……네?
지휘관: (뭔가 기막힌 발언을 들은 거 같은데.)
괌: 작업을 늘려서 정말 미안! 으으… 지금부터 다시 할게!
말이 끝나기도 전에 괌은 서류 더미에서 자료를 한 움큼 집어들고 자기 자리로 돌아와 작업을 시작하려 했다.
지휘관: 잠깐!
→ 도시락은 어쩌고?
괌: 아… 정신 없어서 깜빡 잊고 있었어!
괌: 에헤헤. 일은 도망가지 않지만 도시락은 식어버리겠지? 지휘관. 저… 일은 먹고 난 다음에 해도 될까?
→ 하는 법은 알아?
괌: Of course――not. 지휘관, 방법 좀 알려줘♥
밤은 깊어만 간다.
~03. 인터뷰 타임!
괌: Morning, everybody~ 유니온 소속 CB-2 괌이 현장을 중계하겠습니다아!
괌: 여러분, 저기 보세요! 이미 치열한 싸움… 과연 승자는 누굴까요?
괌: 아, 클리블랜드가 앞으로 나왔습니다! 염원을 담아… BAM! 멋진 일격이었어요! 그럼 다음은….
괌: 오오! The winning team has arrived!
괌: 오늘 전투 정말 멋졌어요! 우승 팀 대표로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클리블랜드: 어? 원래 인터뷰가 있었나?
괌: 간단한 소감이라도 괜찮으니까~ 릴랙스 릴랙스~
클리블랜드: 아하하하~ 기세를 타서 그대로 이겼는데….
지휘관: 수고했어.
괌: 아, 지휘관! 오늘 비번 아니었어? 일부러 유니온 훈련 보러 온 거야?
괌: 에헤헤~ 오늘 훈련에 참가한 우리 팀들 둘 다 대단했지?
괌: 맞다! 이번 훈련에 대한 지휘관 의견도 들어보자! 전문가로서 코멘트 부탁해!
그렇게 말하며 괌은 못 참겠다는 듯 내쪽으로 마이크를 들이댔다.
지휘관: 어, 인터뷰? 중계는 다 끝난 거 아냐…?
괌: 현장 중계는 끝났어! 이거는 저녁 방송분 취재♪
괌: 그러니 기탄없는 의견 부탁해요~ 어차피 나중에 편집할 거니까.
괌: 그리고 지휘관이 방송에 나오면 난리가 날 테니까~ 시청률을 위해서라도 꼭 한말씀을!
지휘관: 그럼…….
----
괌: Wow…. 팀 전술 선택에 거기까지 생각했구나….
괌: 좋아! 귀중한 시간을 내어준 지휘관한테 감사! 덕분에 좋은 방송이 될 거 같아.
카메라 앞에 있는 괌은 왠지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다.
괌: 에헤헤. 지금은 리포터 모드니까♪
괌: 물론 비서함 일도 제대로 할 거야! 방송 끝나면 방에서 열심히 업무 공부할게!
괌: 아하…♪ 혹시 내가 걱정돼?
괌: 흐흥…. 좀 기쁘긴 하지만, 이 미소녀 멀티 엔터테이너를 만만하게 보지 마!
괌: 스케줄이 꽉꽉 차 있어도 활기차게 처리할 수 있으니까!
괌: 슬슬 다른 애 인터뷰도 해야겠네~ 카메라 만쥬 팀, 얼른 가자!
괌: 밤에 있을 방송, 시간 되면 꼭 봐줘♪
괌: 화면 너머로 다시 만나자~ See you!
~04. 오디오 코멘터리?
괌: "어? 대답하면 돼? 그러니까, 저, 정답은… 우왓! Time's up?!"
집무실 스피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모니터 너머, 스튜디오에 있는 괌은 과도하게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괌: 지휘관~ 혹시 내 방송 보고 있어?
괌: 아, 이거! 녹화할 때도 엄청 재밌었어. 에식스가 그렇게 폭소하는 건 좀처럼 못 보거든~
모니터 밖에서도 상긋한 웃음과 함께 괌이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괌: 지휘관, 어땠어? 맘에 들어?
→ 재밌었어.
→ 멋진 퍼포먼스였어.
괌: 에헤헤, 다행이다~ 살짝 안심했어!
괌: 근데 왜 혼자 몰래 보고 있어? 나하고 같이 봐도 괜찮은데.
괌: 나도 지휘관하고 같이 TV 속의 나를 보는 게 재밌거든! 그러니까… 오디오 코멘터리 같은 거지.
괌: 자기가 자기 말에 태클 거는 거 웃기잖아. 응?
지휘관: 하지만… 이렇게 스케줄을 많이 넣어도 괜찮아?
지휘관: 시계도 태엽을 너무 감으면 부러진다고.
괌: "괜찮아 괜찮아! 미소녀 괌은 함선이지 태엽이 아니니까! Different!"
지휘관: ……지금 거 설마 보케였어?
괌: 에헤헤, 그냥 흐름상 해보고 싶었어~ 평소에 소재를 찾는 것도 연예인의 필수 스킬인걸!
→ 아니, 뭐, 좋은 마음가짐이긴 한데…
→ 말 돌리지 마
괌: 생각해 보면 요즘 스케줄이 좀 타이트 하긴 해….
지휘관: 지금까진 어떻게 다 한 거래…. 힘들면 무리하지 말고 휴가 써도 돼.
괌: 아하하하~ 뭐랄까? 나는 능숙하게 조정하기 보다는 무심코 해버리는 타입?
괌: 모항 아나운서나 예능 일, 그리고 지휘관의 비서함――
괌: 다 관심 있으니까 자꾸 하게 돼~
괌: 피곤하지 않냐구? 흐흥~ 괌은 언제나 기운이 넘치니까♪
괌: 오후 업무도 덤벼라~
괌: Go! Go! Vrrroom!
괌은 두 팔을 벌리곤 서류 더미를 향해 폭격기 포즈?로 돌진하며 오후 업무에 돌입했다.
지휘관: …방금은 연예인보다는 살짝 코미디언 같지 않았어?
괌: 에헤헤… 알려줘서 고마워, 지휘관! 조심할게!
괌: 휴가도 쓰고 하면서 과밀한 스케줄을 적절히 해소하고 업무도 열심히 한다. 이러면 되지?
괌은 자리에 앉자마자 스스로를 서류 더미에 묻어 버렸다.
오후 업무도 떠들썩한 분위기에서 진행될 것 같다.
~05. 암중모색
괌: 휴~ 오늘 일은 이걸로 끝! 지휘관, 확인 부탁해~
퇴근 직전 괌은 으쓱한 얼굴로 두툼한 서류를 건넸다.
무작위로 몇 장 꺼내서 살펴보니 사소한 실수는 있었지만 못 써먹을 수준의 일 처리는 아니었다. 그동안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던 것 같다.
지휘관: 업무력도 많이 좋아졌고 상이라도 줄까 하는데…. 아마 일요일 스케줄 비어 있었지?
괌: 응? 괌한테 데이트 신청하는 거야? 물론 OK야!
괌: 그치만 일요일… 으아아아! 하필이면 일요일이라니….
괌의 표정은 장마철 여름 하늘처럼 맑았다가 순식간에 흐려졌다.
지휘관: 혹시 다른 일정 있어?
괌: 응… 으으… 기껏 지휘관이 권유한 건데….
지휘관: 일정이 있으면 어쩔 수 없지. 그럼 다음 일요일은 어때?
괌: 비어 있어♪
괌: 아, 맞다. 지휘관, 부탁 하나 해도 돼?
괌: 이번주 일요일에 집무실을 쓰고 싶어!
지휘관: 집무실을 쓴다고? 그게 무슨…?
괌: 방송 녹화에 쓰려고!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Secret♪ 방송을 보면 알 거야!
괌: 어지럽히진 않을 테니까 걱정 마!
지휘관: (솔직히 너무 궁금한데. 괌이 주말 일정을 거절할 정도라면….)
→ 승낙한다
→ 살짝 놀려 본다
지휘관: 으흠. 반대로 일요일에 집무실을 못 쓰게 하면…
지휘관: 괌의 스케줄이 빌 테니까 같이 놀러 나갈 수 있게 되는 건가?
괌: ……우왓. 피도 눈물도 없는 발언!? 생각해 보면 그렇긴 한데….
지휘관: 그냥 농담한 거야. 집무실 써도 돼.
괌: Gotcha! 역시 지휘관 최고~!
괌은 두 손을 들며 환희의 소리를 질렀다. 방금 전까지 흐렸던 표정 역시 장마가 끝난 것처럼 순식간에 맑아졌다.
괌: 아,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일요일에는 훔쳐보면 안 돼!
괌: 절~~~~~~~대로 안 되니까!
오늘 업무가 끝나기도 전에 괌은 정식으로 집무실 사용 신청서 올렸다.
지휘관: 서면 신청을 하다니, 비서함 의식이 점점 발전하는 게 보이는군.
지휘관: 그럼 나도 슬슬 다음 주말 일정을 짜 볼까….
~06. 휴식 DAY와 데이트 DAY
일주일 뒤 주말. 모항 상업 지구.
괌: 지휘관 지휘관! 이거 봐봐 이 토끼! 래피하고 똑 닮았지! 아니… 굳이 따지면 벤슨을 닮은 거 같기도 하고….
괌: 아무튼 완전 되게 귀여워! 이건 꼭 뽑아야지~!
인형 뽑기 기계 안에 있는 동그란 토끼 인형을 보고 괌이 활짝 미소지었다고 생각했던 찰나――
괌: 아! 저기 아이스크림 판다! 빨리 가자!
괌: 으으… 영화도 보고 싶은데….
괌: …좋아 정했어! 지휘관. 옷가게로 가자!
지휘관: ………….
→ 토끼는?
→ 아이스크림은?
→ 영화는?
괌: 고르는 거 귀찮으니까 그냥 다 하자!
괌: 영화관에서 표 사고 아이스크림 사고 영화 다 본 다음 인형 뽑으러 여기로 돌아오면 돼!
괌: 흐흥. 역시 괌, 머리 좋아♪
괌: 그러니까 지휘관 빨리 가자! 영화가 시작해 버려!
괌은 순식간에 매표소에 가서 줄을 섰다.
----
영화의 테마는 사랑과 이별.
영화가 끝났을 때 괌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괌: 으으…으아앙… 왜 마지막에 그렇게 슬픈 엔딩으로 한 거야….
괌: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은 보통 행복하게 살기 마련이잖아?! 왜 해피 엔딩은 안 되는 거야?
괌: 으으… 알바코어 추천 따위 믿는 게 아니었는데! 뭐가 '지휘관하고 데이트할 때 보기 좋은 영화 TOP 1'이야!
괌: 울어서 화장도 엉망이 됐잖아…. 빨리 고쳐야지… 으으으….
→ 동그란 토끼 인형을 건넨다
괌: 이거… 아까 괌이 갖고 싶다고 했던 래피하고 벤슨하고 완전 닮은 토끼 인형!
괌: 어어, 근데 지휘관은 계속 나하고 같이 영화 보고 있었잖아? 중간에 어디 가지도 않았고….
괌: 어떻게 가지고 있는 거야? 혹시… 매직!
지휘관: 괌이 영화를 보고 많이 슬퍼하길래 지휘관 특권을 좀 썼지.
지휘관: 참고로 이 인형의 모티브는 래피도 벤슨도 아니고 단란함을 상징하는 동황의 옥토끼야.
지휘관: 네가 좋아해줬으면 좋겠는데.
괌: 물론이지~! 단란함을 상징하는 토끼… 그렇구나…. 침대에 놔둘게!
괌: 역시 이별보다는 단란한 게 좋아! 아핫♪
괌은 완전히 기운을 회복했다.
괌: 으아아! 망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괌: 방송 시작할 시간인데…. 어쩔 수 없지! 근처에 적당히 앉을 수 있는 곳을 찾아보자!
괌: 그래 공원! 괌, 전속 전진――!
지휘관: 어? 잠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도 모른 채 괌에게 팔이 붙들린 나는 그대로 공원으로 향하게 되었다.
하루를 꼬박 놀고도 이렇게나 체력이 남아 있다니… 역시 괌이다….
~07. 두 배의 진실
공원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괌은 바로 앉아 핸드폰을 꺼냈다.
화면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괌이 말했던 방송이 시작된 것 같았다.
----
모항. 집무실.
아카시: 지휘관. 크, 큰일이다냐!
에식스: 무슨 일이에요 아카시. 왜 그렇게 놀랐어요?
아카시: 항구가 보급품을 운반하는 양산함으로 꽉 찼다냐!
에식스: 음…. 그러고 보니 보급품이 도착할 시간이었지.
아카시: 그, 그게 도착한 양산함이 무려 150척이나 된다냐!
에식스: …150척!? 그렇게나요!? 대체 뭘 나른 건가요?
아카시: 대형 작전용 물자 같다냐!
에식스: …대형 작전? 지휘관인 저도 처음 듣는 얘긴데요.
아카시: 코드 네임 '청소'라고 한다냐….
괌: 아~ 청소 대작전 말이지! 이제 알겠네♪
에식스: ……엥?
괌: 저번에 서류 쓸 때 이 이름이 멋있겠다 싶어서 코드 네임을 그렇게 정했거든★
괌: 작전이니까 물자도 준비해야 하고…. 많을수록 좋을 거 같아서~
에식스: 괌이 보급을 생각할 줄이야….
괌: 데헷☆ 괌 머리 좋거든~
괌: 어차피 서류 작업이란 결국 어른의 사정! 진지하게 확인하지도 않으니까 그냥 적당히 해도 되잖아!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휘관, 스페셜 오더 도착이야! 초속 80미터로 이동할 수 있는 청소 로봇, 완성이요♪
에식스: …초속 80미터라면… 그러니까 시속 288킬로미터…?
에식스: 아니 그런 미친 속도로 움직이는 청소 로봇을 만들면 어떡해요!
괌: 어라… 그렇게 빠를 리가…. 아, 입력 실수였네 이거. 데헷☆ 산수는 역시 어려워!
에식스: 혹시 계산기라는 걸 사용하지 않으시나요?
괌: 계산기 쓰기 어려워어…. 그치만 괜찮아 지휘관. 초스피드 청소 로봇도 되게 쿨하잖아!
에식스: 과아아암!
----
에식스의 표정이 너무 박진감 넘쳐서 도무지 연기로 보이지 않는다….
→ 이게 저번주 일요일에 집무실에서 녹화한 거야?
괌: Yes! 있지, 저번에 서류 작업할 때 괌이 민폐를 좀 많이 끼쳤잖아.
괌: 그거에서 영감을 얻어서 짧게 개그 프로라도 만들어 보고 싶었거든★
괌: 첫 번째는 지휘관에 대한 사과. 두 번째는 나 자신에 대한 훈계. 그리고 세 번째는 더 많은 동료들에게 비서함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
지휘관: 이른바 에듀테인먼트라는 거로군.
괌: 그런 말이 있구나…! 뭐 나는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한 건 아니지만….
괌: 다만 나는 이 일에서 많은 걸 배웠으니까, 다른 사람들도 뭔가를 얻었으면 좋겠다… 라는 느낌?
괌: 에헤헤…. 사후 보고기는 하지만……. 멋대로 이런 방송 만들어서… 지휘관 화났어?
지휘관: 화 안 났어. 오히려…….
→ 재밌는 방송이었어
괌: 맘에 들었다니 너무 기뻐~!
→ 다음에는 나도 출연시켜줘
괌: Wow! 그럼 약속이다!
어느덧 방송은 종반으로 접어들었다.
천재(?) 비서함 괌은 몇 번의 실수를 거쳐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노력 끝에 훌륭한 비서함이 됐다.
방송 밖의 괌도 마찬가지다. 바쁜 스케줄 가운데 틈틈이 업무 관련 공부도 계속해서 지금은 제 몫을 하는 훌륭한 비서함이 됐다.
지휘관: 정말 모든 열정을 다 쏟는구나…….
괌: 그 정도까지는 아니야~ 그냥 적당히 하는 게 내 성격에도 더 잘 맞고.
괌: 방송 속 나한테 지지 않는 우수한 비서함이 될 때까지 앞으로도 열심히 노력할게♪
→ 이미 이긴 거 아냐?
괌: 에이 그러지 마. 난 아직 멀었는걸.
괌: 그러니까 당분간은 계속 나한테 비서함을 맡겨줘★
괌: 지휘관의 No.1 비서함이 되려면 더 많은 레슨이 필요하니까!
괌: 내일도 잘 부탁해! 지휘관♪
'스토리 및 관련 글 > 캐릭터 스토리&메모리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젠하이 캐릭터 스토리 ~기력 향상의 묘수 (3) | 2024.02.27 |
---|---|
메모리즈 ~헬레나, 세인트루이스 (2) | 2024.01.31 |
2021 인기 투표 특별 스토리 + 아타고 (0) | 2023.12.10 |
폼페오 마뇨 캐릭터 스토리 ~캡틴 폼페이에게 맡겨줘! (2) | 2023.11.19 |
메모리즈 ~젠하이, 엠덴, 허먼, 뉴저지 (1) | 2023.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