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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페스타와 젊음의 샘

킹루클린 2023. 10. 29. 21:44

 ~01. 떠오르는 신성
――이렇게 작은 싸움의 막이 올랐다.

승자는 보물을 독점하고, 패자는 탄식과 함께 떠난다.

광대한 바다의 스케일에 비해 이러한 싸움은 너무나도 작다――

로열 포춘[바다의 신성]: 쏴라 쏴―!

로열 포춘: 신세계의 보물은 발 빠른 자가 쟁취하는 법이라구!

――――!!!

대포의 굉음이 울리는 가운데 상대는 반전하여 멀리 도망갔다.

로열 포춘: 하하하! 내 승리!

로열 포춘: 위대한 로열 포춘, 또 한 번 빛나는 승리를……….

번쩍――――――!!!

로열 포춘: 뭐야!?

로열 포춘: 우와앗! 뭐야 이 돌풍은!? 장난 아닌데?!

로열 포춘: 얼른 돛을 접어야 해!

로열 포춘: 으아아, 늦었어!?

로열 포춘: 모험치고는 너무 자극적이잖아! 꺄아아아아아아――

방금 전까지 풀 세일이었던 전함은 그대로 폭풍을 들이받고 말았다.

…….

………….

 





 ~02. 폭풍 저편에서

 

폴리스. 아무도 없는 해변.

로열 포춘: 으헤헤헤헤헤…….

로열 포춘: 고기…….

로열 포춘: 로스트…………?

위대한 해적을 목표로 하는 어쩐지 익숙한 소녀. 그녀는 눈을 뜨자마자 마치 본능이 이끄는 것 같이 곁에 있는 바르바쿠아를 바라봤다.

그리고――

로열 포춘: 그 옷은….

로열 포춘: 과, 관군!?

로열 포춘: 서, 설마!?

로열 포춘: 관군이 이런 바르바쿠아를 만들 수 있을 리가 없는걸! 말도 안 돼!

로열 포춘: 으아앙~! 이렇게 된 이상 이판사판이다!

(생각했던 반응하고 다른데!?)

→ 로열 포춘의 공격을 막는다
→ 설명하려고 해본다

로열 포춘: 몰라 몰라!!

지휘관: (이 녀석…. 사람 말을 전혀 안 듣네…….)

지휘관: (어쩔 수 없지. 일단 진정시키자.)



지휘관: (됐다……….)

지휘관: (어떻게든 제압했어….)

로열 포춘: 우와앙!

로열 포춘: 서, 설마 이 로열 포춘이 지다니……!


로열 포춘은 시무룩해졌다.

그 후 열심히 그녀를 진정시켰다….

----

로열 포춘: 그럼 전부터 나를 알고 있었던 거구나….

로열 포춘: 그리고 관군이 아니라 다른 세계에서 온 거야?

로열 포춘: 황금 나침반 때문에 이렇게 됐다고? 음… 나한테 물어봐도 딱히….

로열 포춘: 뭐 그래도 믿어줄게!

로열 포춘: 이렇게 맛있는 바르바쿠아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나를 속일 리가 없으니까♪

로열 포춘: 그나저나 폭풍을 통해서 왔다니, 마치 전설 속 해적들의 이야기에서 나올 법한 일화네.

로열 포춘: 나도 한번 그런 모험을 해보고 싶어~ 가령 밤안개를 통해 다른 세계로 날아가서 맛있는 음식을 잔뜩 먹는다던가~

로열 포춘: 뭐 이런 부류는 탈라소폴리스에서 꽤 옛날에 유행했던 타입이지. 요즘은 모두 신세계의 모험으로 시작되거든.


→ 신세계?
로열 포춘: 최근 100년 사이에 발견된 새로운 지역이야! ‘세계의 끝’까지 쭉 가면 도달할 수 있어!

로열 포춘: 게다가 대륙이래! 이 근방의 섬들의 도시군――폴리스하고는 완전 다르다니까.

→ 탈라소폴리스?
로열 포춘: 지금 있는 여기를 말하는 거야. ‘구세계’라고도 해.

로열 포춘: 섬들의 도시군 ‘폴리스’. 여기도 옛날에 대륙이었다는 설이 있지만 아무도 증명하진 못했어.

로열 포춘: 여기도 풍요롭긴 하지만 모험이나 탐험할 만한 곳은 더 남아 있지 않거든.

로열 포춘: 신세계는 달라. 왜냐면 대륙이니까!


로열 포춘: 나도 신세계로 떠날 거야!

로열 포춘: 그래서 이 클리퍼를 준비했지. 이것만 있으면 한 달 안에 폴리스에서 신세계로 갈 수 있어!

로열 포춘: ……근데 내 배 어디 갔지?

→ 저기 떠다니는 판자들이…

로열 포춘: 응? 내 배 덕분에 폭풍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로열 포춘: 아하하하. 천만에……

로열 포춘: …가 아니지!!

로열 포춘: 내 배! 저 판때기들만 남았다고!?

로열 포춘: 새로 만든 건데!! 처녀항해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에―!!

………….

→ 로열 포춘을 달랜다

로열 포춘: 그, 그래. 이대로 주저앉을 순 없지.

로열 포춘: 신세계에서 위대한 모험을 해야 하니까!

로열 포춘: 그건 그렇고 새 배를 구해야 되는데.

로열 포춘: 이렇게 됐으니 너도 배에 타! 결정!

로열 포춘: 괜찮아! 이것도 인연이니까 섭섭하게 대하지는 않을게!

로열 포춘: 아무튼 대단한 보물을 발견하면 이번에는 황금으로 된 전함으로 바꿀 거야!


로열 포춘: 소유권은 너하고 나 반반씩!

로열 포춘: 그리고……….

로열 포춘은 끊임없이 조잘거렸다.

정말로… 끊임없이…….



 ~03. 작전 계획
로열 포춘의 뒤를 따라 전망 좋은 고지대를 발견했다.

로열 포춘: 저 클리퍼 보여?

로열 포춘: 부두에 있는 거 말고, 저쪽――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자 건물 그늘에 정박되어 있는 배가 있었다.

코르벳 같았지만 무장 수준은 높아 보였다.

지휘관: (왜 남의 눈을 피해 정박해 놨지…?)

로열 포춘: 좋아! 저걸로 할래!

로열 포춘: 흐흥! 저런 데 있는 배니까 우리가 훔쳐봤자 주인은 쫓아오지도 않을 거야~

로열 포춘: 저걸 손에 넣으면 ‘로열 포춘’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겠어!

→ ……계획이 뭔데?

로열 포춘: 그야 몰래 올라타서 조타륜을 찾으면 되잖아.

지휘관: ……둘이서?

로열 포춘: 그런데…?

로열 포춘: 너 없어도 나 혼자여도 충분해.

로열 포춘: …아! 지금 저게 낡은 배처럼 보여서 그러는 거지!

로열 포춘: 요즘 전함은 코어만 기동할 수 있으면 혼자서도 조종할 수 있어.

로열 포춘: 조타륜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도 없고.


→ 그거 양산형 말하는 거야……?
로열 포춘: ‘양산형’? 그게 뭔데…?

로열 포춘: 너희 세계에서 전함을 부르는 말이야?

→ 자동화가 잘 되어 있구나……
로열 포춘: ‘자동화’……?

로열 포춘: ?? 옛날 얘기에 나오는 황동 인형들 말하는 거야?


로열 포춘: 아무튼 내가 말하는 전함은 발굴된 『해군법전』에 의해 건조된 배를 뜻해.

로열 포춘: 그러면――

(뎅――)

큰 종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딸랑딸랑. 작지만 빠른 방울 소리가 울렸다.

로열 포춘: 마을 중심의 큰 종이 울렸어…?

로열 포춘: 누가 폴리스를 습격한 건가? 이상한데…. 아무리 그래도 너무 대담해….

로열 포춘: 망원경 좀 빌려줘! 교회에 걸린 표시를 보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있을 거야!

로열 포춘: 있다! 마크 플래그! ……잔향 함대의 습격?!

지휘관: ……「잔향 함대」……?

로열 포춘: 바다를 돌아다니는 자동 전함이야. 항로를 다니는 배를 공격하지만 물건은 전혀 빼앗지 않아.

로열 포춘: 박식한 사람들은 저것들이 옛 시대의 전함이라고 하는데……. 어디서 왔는지는 아무도 몰라.

지휘관: (설마…….)

→ 세이렌에 대해서 알고 있어?

로열 포춘: 세이렌? 바다 괴물들……?

로열 포춘: ……어? 아냐? 그거 말하는 거 아니었어?

로열 포춘: 흠. 네 모험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로열 포춘: 지금은 저 배를 손에 넣어야 해!

로열 포춘: 자, 여기 샛길로 가자!



 ~04. 구조 활동
부두 그늘에서 천천히 발진한 클리퍼는 이내 바다로 나갔다.

불타는 폴리스를 보며 마음도 불꽃처럼 흔들렸다.

지휘관: 항구에 있는 수비함대가 기습을 당한 거 같아.

로열 포춘: 그렇겠지. 지금까지 잔향 함대가 폴리스를 공격한 적은 없었거든.

로열 포춘: 이대로 가면 수비함대는 항구 안에서 몰살당하겠지.

로열 포춘: 음… 도와주기에도……. 으음… 어쩔까…….

로열 포춘: 기왕 이렇게 됐으니 너도 작전 생각해!


지휘관: 그 전에 넌 해적이지…? 관군의 함대를 도와도 되는 거야?

로열 포춘: 돕는 건 괜찮아! 상황이 상황이니까!

로열 포춘: 그, 그리고…! 따지고 보면 누구나 곤란할 때는 있잖아!


로열 포춘: 교회의 구호 식량 도움을 받은 친구도 있고!

로열 포춘: ……뭘 웃는 거야??

지휘관: 아니, 아무것도 아냐.

지휘관: 지휘는 내가 맡을게. 일단 적 진형 중앙으로 파고들자.

지휘관: 지휘 유닛이 없는 낙오 세이레…… 잔향 함대를 쓰러트리는 데 가장 효과적인 전술이야.

로열 포춘: 뭐어!? 우리한테 배라곤 한 척밖에 없는데!?

………….

→ 날 믿어줘

로열 포춘: ………….

로열 포춘: 정말!

로열 포춘: 전속 전진! 이젠 어떻게 돼도 난 몰라!



 ~05. 폴리스 함대

 

클리퍼는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세이렌 함대를 들이받고는 다시 거리를 벌렸다.

선미 갑판에 서자 앞에서는 불어오는 바닷바람, 뒤에서는 폭발로 인한 빛과 열기가 느껴졌다.

폭발의 원인 중에는 이 ‘즉석 로열 포춘호’의 공격도 있지만….

대부분은 세이렌 함대의 아군 오사였다.

로열 포춘: 와아! 진짜로 먹히네! 우리 열 배나 되는 적하고 싸우고 있잖아!

로열 포춘: ……잠깐만! 잔향 함대가 우리 양현 쪽으로 갈라지고 있어!?

로열 포춘: 위험해! 거리가 벌어지면 사선이 생겨서 압도적으로 불리해져!

――――!!

로열 포춘: 좌현에 맞았어! 빨리 뭐라도 해봐――!

지휘관: 너무 조급해 하지 마. 슬슬 시간이 됐으니까.

로열 포춘: ……엉?

지휘관: 우리는 혼자 싸우는 게 아냐.

예상대로 멀리서 휘슬 소리가 들렸다.

??: 여신의 비호를 찬양하라. 여기 아직 싸울 수 있는 사람이 있어~

??: 자! 기함을 따라 전진~!

십여 분 정도 세이렌을 상대하고 있자니 이윽고 폴리스 수비함대가 출격 준비를 마치고 출항하기 시작했다.

승부는 결정났다.



 ~06. 그 이름은 골든 하인드
전투 종료 후――

전장이 수습되는 동안 ‘즉석 로열 포춘호’에 손님이 한 명 찾아왔다.

지휘관: (같은 템페스타라도 로열 포춘과는 분위기가 완전 다르네….)

내 시선을 알아차린 듯, 그녀는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예를 표했다.

골든 하인드[투자자]: 실례합니다~

골든 하인드: 후후. 이 미끈미끈한 것들은 신경 쓰지 마~

로열 포춘: 으아아아.

로열 포춘: 이 사람 혹시….

지휘관: 왜 그래?

로열 포춘: 엄청난 유명인이야! 폴리스에서도 신세계에서도.

골든 하인드: 우선 내 소개를 할게. 나는 골든 하인드야.

골든 하인드: 이 배의 선장님은 누구지?

로열 포춘: 옆에 있는 얘야!

지휘관: ………………뭐?

지휘관: …어, 어흠. 반가워, 골든 하인드. 네가 이 폴리스 함대를 지휘한 거야?

골든 하인드: 후후. 미숙한 지휘를 보여줘버렸네~

골든 하인드: 그나저나 멋진 싸움이였어. 지휘관님.

골든 하인드: 아아, 지휘관님이라고 부르면 너무 딱딱한가? 하지만 잔향 함대와 이렇게 맞설 수 있는 사람을 보는 건 오랜만인걸~

골든 하인드: 뭐라고 불러줬음 좋겠어?


→ 그냥 지금대로 불러줘
골든 하인드: 그럼 이대로 부를게. 지휘관님.

→ ‘지휘관 템페스타’
골든 하인드: ……?

골든 하인드: 농담도 잘하네~ 후후후. 점점 지휘관님이 맘에 드는걸~


골든 하인드: 나는 그냥 골든 하인드라고 부르면 돼.

골든 하인드: 이렇게 서서 얘기하는 것도 뭣하니 날 따라와줘~

----

잠시 후. 폴리스 교회.

로열 포춘: 어어……. 꽤나 멋진 데를 골랐네…….

골든 하인드: 지금으로서 가장 조용한 곳이거든~

골든 하인드: 비밀이 여기저기 새어 나가는 건 싫으니까~

로열 포춘: 그런 얘기가 아냐.

로열 포춘: 이런 데 오는 건 처음이고, 어쩌면…….

골든 하인드: 여신께서 환영하지 않을까봐 그러니?

→ 여신?

로열 포춘: 바다와 폭풍을 관장하는 여신. 폴리스의 정통 신앙이야.

로열 포춘: 바다 생활을 지키는 여신이니까 어느 폴리스에나 여신의 교회가 있어.

로열 포춘: 뭐, 어디까지나 정통 신앙이니까 해적들에게는…….

골든 하인드: 걱정하지 마.

골든 하인드: 위대하고 인자로운 여신께서는 바다와 하늘을 믿는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지켜주니까. 너도, 그리고 나도.

로열 포춘: 그럼 순풍이 불기를 바라면 이루어준다는 거야?

로열 포춘: 그럼 만약에 다들 각자 다른 방향으로 순풍이 불기를 기도하면 어떻게 돼?

로열 포춘: 순풍과 역풍은 동시에 불 수 없어.

골든 하인드: 글쎄…? 생각해본 적 없는데. 아마 목소리 크기로 정해지지 않을까?

골든 하인드: 그래도 좋은 질문이네. 역시 명성이 자자한 로열 포춘다워.

로열 포춘: 나 알아?

골든 하인드: 신세계 항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바다의 신성…. 로열 포춘. 너는 네 생각보다 훨씬 유명해~

골든 하인드: 아아, 너무 긴장하지 마~ 폴리스에서 나는 그냥 상인이니까.

골든 하인드: 그리고 우리 ‘사업 분야’는 딱히 겹치지도 않는걸~

골든 하인드: 자. 여기 내 명함~

………….

→ ‘골든 하인드……벤처 캐피털’?

골든 하인드: 맞아. 내가 대표 이사야~

골든 하인드: 폴리스 상층부에서 승인받은 회사 간판도 있어~ 걸어둘 곳이 없어서 곤란하다니까♪

골든 하인드: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자, 내가 너희에게 투자를 하면 어떨까?

골든 하인드: 착수금에 최고 수준의 무이자 대출. 어때~?

로열 포춘: 착수금? 우리한테 의뢰를 맡긴다고?

로열 포춘: 근데 너무 많잖아. 좀 수상한데.

지휘관: 무슨 의뢰지?

골든 하인드: 잔향 함대가 이 폴리스를 습격한 이유와 관련이 있어~

골든 하인드: 「젊음의 샘」이라고 들어본 적 있니?



 ~07. 폭풍의 뜻
1시간 뒤――

골든 하인드의 설명을 들은 후, ‘위대한 로열 포춘호’로 다시 명명된 클리퍼로 돌아왔다.

로열 포춘: …폴리스가 난파선을 수색하던 도중, 전설 속 「젊음의 샘」의 위치가 표시된 보물지도를 발견했다.

로열 포춘: 지도의 주인은 「푸른 늑대단」. 과거 「대붕괴」로 소실된 보물들을 노리는 트레저 헌터…….


→ 「대붕괴」? 소실된 보물?
로열 포춘: 옛 유산이라고 부르기도 해.

로열 포춘: 고대 문명이 만들어낸 물건들인데, 대붕괴로 문명이 붕괴된 후 보물들도 세계 각지로 흩어졌어.

로열 포춘: 푸른 늑대단이 회수한 유산들은 학자들이 과거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로열 포춘: 뭐 성과는 별로 없지만. 지금껏 밝혀낸 역사는 너무 짧아서 나도 다 외울 수 있을 정도라니까.

→ 트레저 헌터?
로열 포춘: 응. 대붕괴 이후 고대 문명이 남긴 보물들은 전 세계로 흩어졌어.

로열 포춘: 그리고 그걸 쫓고 있는 게 푸른 늑대단이야. 오늘날의 많은 발견의 대부분은 푸른 늑대단의 모험과 관련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냐.

로열 포춘: 그래도 보물을 찾는 건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이라 많은 모험가들은 푸른 늑대단의 존재를 단순히 전설로 치부하곤 하지.


로열 포춘: 근데 푸른 늑대단은 수십 년 전에 완전히 사라졌다고 들었는데, 왜 갑자기 그 얘기가 나온 거지……?

로열 포춘: 오랫동안 잊혀 있던 선단이 갑자기 부활! 이라니 수상한 냄새가 폴폴 나는걸.

로열 포춘: 그리고 잔향 함대는 왜 푸른 늑대단의 보물을 노리고 있는 거지?

로열 포춘: 게다가 규칙까지 어기고 폴리스를 덮치다니……. 윽,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네.

로열 포춘: 「젊음의 샘」이니까 젊어지고 싶어졌나? 근데 그 놈들 철로 만들어졌잖아. 충분히 오래 살지 않나? 으음….

로열 포춘은 생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진 것 같았다.

지휘관: (어느 쪽이든 정보가 너무 부족해.)

지휘관: (일단은 화제를 바꿔 볼까.)


→ 잔향 함대의 전투력에 대해
로열 포춘: 응? 화력은 대단하지만 서로 호흡은 하나도 안 맞아.

로열 포춘: 분명 머리가 잘 돌아가는 지휘관이 없어서 그럴 거야.

로열 포춘: 뭐, 우리도 성능만 따지면 놈들한테 그렇게 뒤지지는 않아.

→ 위대한 로열 포춘호에 대해
로열 포춘: 응? 지휘관이 아까 조함하고 있었잖아.

로열 포춘: 내 평가? 흠흠….


로열 포춘: 화력, 속도, 방어. 모든 면에서 균형이 잘 잡힌 배야.

로열 포춘: 설마 정말로 우리 배가 되다니.

로열 포춘: 골든 하인드는 어떻게 선주를 설득한 걸까…. 역시 신세계 항로에서 가장 유명한 해저ㄱ… 상인이네.

………….

→ 네가 네 원래 배를 더 좋아할 줄 알았어
로열 포춘: 에이. 좋은 배면 난 다 평등하게 좋아해!

로열 포춘: 유령선은 빼고~ 그건 특별하니까!

로열 포춘: 언젠가 전설의 유령선을 몰아볼 수 있다면 가라앉아도 후회는 없달까~


→ 유령선인데?
로열 포춘: 유령선이니까! 바다의 전설에는 유령선만 있는 게 아냐.

로열 포춘: 미래의 위대한 모험가는 그런 건 전혀 두렵지 않거든!

→ 유령선의 저주가 무섭지도 않아?
로열 포춘: 그런 건 소문일 뿐이잖아~


로열 포춘: 귀엽고 강하고――그리고 운도 있는 이 로열 포춘에게 유령선쯤은 아무것도 아니지!

로열 포춘: 전설의 해적에게는 전설의 배가 어울리는 법!

로열 포춘: 뭐 지금 배도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골든 하인드: 만족해줘서 다행이네~

골든 하인드: 콜렉션에 대한 내 욕구와 비교하면 로열 포춘은 그야말로 성인이라니까~

골든 하인드: 그래서 널 고른 거지만~

로열 포춘: ‘골라’? 무슨 말이야…?

골든 하인드: 신경 쓰지 마렴~ 그냥 해본 말이야.

골든 하인드: 이 배가 건조된 건 몇 년 전이지만, 아직까지도 신항로에서는 가장 우수한 배야.

골든 하인드: 유감스럽게도 이 배를 만든 폴리스는 이미 몰락했다고 해….

골든 하인드: 그러니 소중히 쓰렴~ 내게도 기념비적인 배니까.

로열 포춘: 이 배 골든 하인드 거였어……?

골든 하인드: 이 항구에 있는 모든 배는 내 거야.

로열 포춘: 그렇다는 건 우리 아까 네 배를 훔치려고….

골든 하인드: 괜찮아~ 여기서는 강자가 곧 정의인걸.

골든 하인드: 그리고 내가 배를 몰았더라도 너희처럼 잘 싸우진 못했을 거야~

골든 하인드: 너희처럼 이 배를 맡기에 적합한 사람은 없다는 거지.

골든 하인드: 그리고 나, 이 배보다 가치 있는 걸 찾아버렸는걸♡

로열 포춘: 고… 고마워……! 너 생각보다 더 좋은 사람이구나!

골든 하인드: 천만에~ 보급이 끝나면 위대한 항해를 떠나자~

로열 포춘: 응. 그럼 보급 상황 좀 보고 올게! 지휘관, 여기 좀 부탁해!

로열 포춘은 순식간에 자리를 떴다.

그녀도 어느새 나를 ‘지휘관’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골든 하인드: 재밌네~

골든 하인드: 샘이 날 정도로 서로를 신뢰하고 있어.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을 텐데~

골든 하인드: 지휘관님. 폴리스 교회에서 전갈이 하나 있어.

지휘관: …………?

골든 하인드: 신세계를 탐험하는 모험가 이야기야~

골든 하인드: …신세계를 누비던 어느 배는 불행하게도 무풍지대에 들어섰어.

골든 하인드: 그곳은 돛에 의지하는 배에게는 죽음의 늪이지.

골든 하인드: 왜 바람이 불지 않는지 아무도 설명할 수 없고, 자연의 법칙에도 얽매이지 않는 위험지대……. 빠져나오려면 자신의 행운에 기대는 수밖에 없어.

골든 하인드: 자력으로 헤어날 수 없는 그 죽음의 늪에서 모험가는 여신에게 바람이 불게 해달라고 빌었어.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

골든 하인드: 절망이 몸을 짓누르던 그 순간 갑자기 거대한 폭풍이 나타났어.

골든 하인드: 폭풍은 그 배를 신세계의 해변으로 밀어냈고, 모험가는 무풍지대를 우회할 수 있는 항해도를 발견했어.

골든 하인드: 이리하여 마침내 신세계를 향한 항로가 뚫렸고, 사람들은 모든 것은 여신의 뜻이라고 말했어.

골든 하인드: ……로열 포춘의 파트너인 지휘관님은 알고 있었을까?

골든 하인드: 어제도 설명할 수 없는 거대한 폭풍이 몰아쳤다는 걸――

………….

→ 여신의 뜻…….

골든 하인드: ……끝까지 들어줘서 고마워.

골든 하인드: 광활한 바다에는 파도도 휘몰아치는 강풍도 모두 여신의 은총이야.

골든 하인드: 지휘관님. 당신에게도 행운의 바람이 함께하기를.

골든 하인드는 조용히 뒤에 있는 항구를 바라봤다.

멀리서 로열 포춘의 흥겨운 콧노래가 들렸다.

로열 포춘: 닻을 올려라♪ 돛을 펼쳐라♪

로열 포춘: 출항의 날이 밝았다~♪



 ~08. 의심
이 세계에 도착한 것은 무인도에서의 모험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어느 날 로열 포춘에게 보물 지도를 받고, 거기에 기록된 장소에 도착하니 자원이 풍부한 무인도가 있었다.

리조트 개발 겸 섬의 유적을 탐색했더니 깊은 곳에서 수정과 광석 등 보물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후 로열 포춘이 나타나 이것이 진짜 보물이라며 황금 나침반을 내게 건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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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포춘: 이 나침반이야말로, 유적의 시련을 넘은 자만이 얻을 수 있는 진짜 보물이야.

로열 포춘: 뭐, 그 시련이라는 건 거의 다 내가 처리해버렸지만♪

로열 포춘: 아무튼, 언젠가 도움이 될 테니까, 소중히 가지고 있어♪

로열 포춘: 자, 우리들도 빨리 따라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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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포춘: 저기요~ 지휘관~~

로열 포춘: 뭐 해?


→ 무슨 일 있어?
로열 포춘: 딱히?

로열 포춘: 그냥 지휘관이 뭐하고 있나 해서.

→ 내가 도울 일이라도?
로열 포춘: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로열 포춘: 나보다는 지휘관 쪽이 더 도움이 필요한 거 아냐?


지휘관: 내가 그렇게 심각해 보였어…?

로열 포춘: 전설의 해적의 직감이 지금 지휘관이 고민 중이라고 말해주고 있는걸.

로열 포춘: 전설의 보물이 묻혀 있다는 해변이 궁금해? 아니면 잔해가 수북한 암초 해역이 걱정돼?

로열 포춘: 뭐든 괜찮으니까 말해봐♪

………….

→ 걱정거리라고 한다면…

로열 포춘: ……너무 서둘러 출항하는 거 아니냐고? 음, 그치만 이게 골든 하인드의 요구였는걸.

로열 포춘: “별로 이목을 끌기 싫으니까 한 척만으로 간다.” ……확실히 한 척은 좀 적다면 적기는 한데.

로열 포춘: 그래도 계약에 따라 이미 돈을 받았으니까, 골든 하인드의 결정 사항에 이의를 제기할 입장이 아냐.

로열 포춘: 나는 바다를 자유롭게 누비는 것만으로 이미 꿈을 이뤘으니까….

로열 포춘: 게다가 생각해봐! 큰돈을 벌 수도 있잖아! 도박에서 이기면 벼락부자가 될지도 모른다구!

지휘관: 도박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어. 단지 가능성에 따른 결과만이 있을 뿐이지.

지휘관: 애초에 운이 신뢰할 수 없는 지표라는 건 네가 더 잘 알지 않아?

로열 포춘: 그건 그렇긴 한데…….

…….

로열 포춘: 뭐야 그 눈! 난 교회의 구호 식량에 의존할 정도로 가난하진 않다구!

로열 포춘: 아, 아무튼 네 말은 명심할게!

로열 포춘: 네 말도 일리는 있으니까 골든 하인드한테 가서 한번 물어봐야겠어.

골든 하인드: 날 찾니?

골든 하인드: 대화를 끊어서 미안해~ 살짝 문제가 생겨서.

골든 하인드: 저기, 저 배 좀 볼래?

로열 포춘: 그냥 소형선이잖아…?

로열 포춘: 어? 반대편?

로열 포춘: 큰 갤리온이네!? 거기에 무장까지 했어!

로열 포춘: 어디 다른 폴리스의 관군이야?

로열 포춘: ……왜 날 보는 건데! 난 몰라!

골든 하인드: 하아…. 상 마르티뉴를 모르는구나.

골든 하인드: 저 아이는 폴리스 제일의 강함을 자랑하는 함선이야. 크라운폴리스에서 신세계에 이르기까지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

로열 포춘: 잠깐만…, 어디서 들어본 것도 같은데….

로열 포춘: 맞다! 「무적의 월계관」!

→ 그게 뭔데?

로열 포춘: 말 그대로야! 무적이라서 무적이라고 불려!

로열 포춘: 쟤를 이길 수 있는 건 대자연의 힘밖에 없다고 다들 그래!

로열 포춘: 그런데 왜 쟤가 우리를 노리고 있는 거야? 골든 하인드! 지금은 평범한 상인이라고 하지 않았어!?

골든 하인드: 뭐어… 상인도 여러 종류가 있어서~….

골든 하인드: 요즘 세상에서는 이것도 일종의 ‘상권 경쟁’이라고 할까….

골든 하인드: 우연이라기엔 너무 절묘한 타이밍이네~ 저쪽도 「젊음의 샘」을 노리는 것 같아.

골든 하인드: 폴리스끼리는 서로 공격하지 말자는 협약을 맺긴 했지만, 그래도 강자 앞에서는 어쩔 수 없지~

로열 포춘: 어쨌든 저 놈이 우리 사업을 가로채러 왔다는 거지?

로열 포춘: 그럼 우리처럼 해적이라는 거네!

말을 주고받는 사이 거대한 갤리온이 점점 이쪽으로 다가왔다.

뱃전에서 날개 달린 여성이 훌쩍 뛰어내려 ‘위대한 로열 포춘호’를 가로막았다.

상 마르티뉴[무적의 월계관]: 전방의 선박에 고한다. 정선하여 검문에 응하도록.

상 마르티뉴: 그쪽의 선박은 현재 수배 중인 배의 특징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상 마르티뉴: 이것은 공무이니 이해하기 바란다.

로열 포춘: 하겠냐!? 배를 세우면 우리 화물이 통째로 빼앗길 텐데!

로열 포춘: 돛을 펴! 저쪽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자고!



 ~09. 사냥꾼과 사냥감

 

위대한 로열 포춘호는 역풍을 맞으면서도 필사적으로 바다를 달렸다.

하지만 상 마르티뉴와의 거리는 전혀 벌어지지 않았다.

로열 포춘: 생각보다 훨씬 빨라…!

로열 포춘: 이대론 안 돼! 따라잡힐 거야!

골든 하인드: 좌현으로 돌려서 순풍을 받아야겠어~

로열 포춘: 좌현? 안 돼 안 돼! 그쪽은 미측량 항로야! 무풍지대에 들어가 버릴지도 몰라!

골든 하인드: 어느 폴리스의 사주인지는 모르겠지만 짐작 가는 바는 있지. 아무튼 지금은 다른 선택지가 없어!

골든 하인드: 이대로 따라잡힐 수는 없잖아. 빨리!

로열 포춘: 너 적을 너무 많이 만든 거 아냐?

로열 포춘: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지휘관, 꽉 잡아!!

이렇게 해서 위대한 로열 포춘호는 미지의 항로로 빠져들고 말았다.

추격은 계속 이어진다….



 ~10. 두 번째 폭풍
진로 변화를 눈치챘는지 상 마르티뉴는 속도를 내지 않고 거리만 유지하며 뒤따라오고 있었다.

마치 위대한 로열 포춘호가 무풍지대에 들어가는 순간만을 기다리는 것처럼.

하지만…….

골든 하인드: ……바람이 멎었어.

골든 하인드: 무거운 공기, 갑자기 멎은 바람, 고요한 바다.

골든 하인드: 이건 무풍지대가 아니라…….

――――!!!!

로열 포춘: 폭풍이다! 폭풍이 온다!

로열 포춘: 빨리 대피해야 돼…!

로열 포춘: …근데 이런 바다 한가운데서 어디로 도망치라고…!?

순식간에 강풍이 들이닥쳤다. 시꺼먼 하늘에서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 정도 폭풍우 속에서는 아무리 우수한 배라도 그저 밀려다닐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위대한 로열 포춘호’도. 뒤를 따르고 있는 ‘그녀’도――

상 마르티뉴: ……큭!

로열 포춘: 자기 배하고 많이 떨어졌어…….

로열 포춘: 이대로는 쟤도 오래 버티지 못할 거야……!

로열 포춘: 야 이 고집불통아! 그만 포기하고 네 배로 돌아가―!

상 마르티뉴는 순간 흠칫했지만 끝내 떠나지 않았다.

…….

대자연의 힘은 인간의 선택에 개의치 않는다.

지휘관: (이대로는 위험해……!)

→로열 포춘! 키 잡아!

로열 포춘: 뭐어!? 지휘관 쟤 구할 거야!?

로열 포춘: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면서…! 에잇!

투덜거리면서도 로열 포춘은 타륜을 힘껏 돌렸다.

지휘관: 골든 하인드도 도와줘!

지휘관: 상 마르티뉴! 여기야!

지휘관: 내 손 잡아…!

상 마르티뉴: ……!

상 마르티뉴: ………아…!

상 마르티뉴: ………으으으!

골든 하인드: 조심해! 파도가 오고 있어!

지휘관: 조금만 더! 꽉 잡아!

→ 상 마르티뉴의 팔을 움켜쥔다

로열 포춘: 지휘……파도가……엄청……!

골든 하인드: ――! ……!

동료들의 목소리는 폭풍의 굉음 속에 잠겼다.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거센 비바람 속에서 붙잡은 그녀의 팔을 놓치지 않는 것뿐――

………….

…….



 ~11. 백일몽
…….

………….

로열 포춘: ~♪

로열 포춘: 저기, 정말 확실한 거지?

로열 포춘: 그렇구나…. 에헤헤, 기뻐…!

로열 포춘: 나랑 같이 다니면 꽤 힘들걸? 나중에 무르기 없기야?

로열 포춘: 자. 내 손 잡아…….

→ 손을 뻗는다

쾅――!!!

로열 포춘: 야!! 뭐하는 거야!?

눈을 뜨자 난폭하게 선실 문을 열어젖히는 로열 포춘의 모습이 보였다.

골든 하인드: 보다시피 지휘관님을 간호하고 있지~

????: 쉿. 조용히 해. 지금 막 정신을 차렸으니까.

로열 포춘: (작게) 아, 네엡…….

로열 포춘: (크게) 이 아니라!!

로열 포춘: 얘는 내 크루니까 내가 돌볼 거야!

로열 포춘: 그리고 메리 셀러스트!

로열 포춘: 아무리 네가 초유명한 유령선이라고 해도 그 자리는 양보 못해!

골든 하인드: 어머~

골든 하인드: 유령선을 엄청 보고 싶어하는 아이가 있다고 전에 지휘관님에게 들었었는데~

골든 하인드: 그게 누구였더라~♪

로열 포춘: 이제 안 보고 싶어졌어!

로열 포춘: 흥이다!

모닝콜치고는 많이 시끄럽네….

→ 일단 진정시킨다

골든 하인드: 그래 그래. 로열 포춘도 여기 앉으렴~

로열 포춘: 친절하시기도 해라! 흥!

로열 포춘은 털썩 앉아서 내 반대쪽 손을 잡았다.

지휘관: 하아…. 일단 하나만 물어보자.

지휘관: 상 마르티뉴는 어떻게 됐어?

????: 아아. 지휘관의 용감한 행동으로 구할 수 있었어.

로열 포춘: 그거하고 별개로 딱히 우리를 적대하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했어.

로열 포춘: 역시 「무적의 월계관」이 아무 이유 없이 우리를 노릴 리가 없잖아! 다 골든 하인드가 이상한 말을 해서 그래!

골든 하인드: 그렇긴 하지만~ 그 상황에서는 경계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았을까~?

????: 그건 그렇지.

????: 그나저나 상 마르티뉴는 지금 심경이 좀 복잡한 것 같아. 쫓던 상대에게 도움을 받았으니 그럴 수도 있겠지.

????: 그래도 분명 이해해 줄 거야. 너의 손은 이렇게나 따뜻하니까――

로열 포춘: 야!

로열 포춘: 다 보고 있거든!

????: 후후후. 유쾌한 동료들을 가졌구나. 지휘관.

메리 셀러스트[유령]: 나는 메리 셀러스트야.

메리 셀러스트: 신세계 항로에 도는 유령선 전설의 정체지.

로열 포춘: 메리가 우릴 태풍의 눈으로 안내해줬어.

로열 포춘: 본인은 잠자코 있을 생각이었겠지만, 그래도 지휘관은 알아야 할 거 같아서.

→ 도와줘서 고마워

메리 셀러스트: 괜찮아. 용감한 지휘관과 네 동료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일이니까.

메리 셀러스트: 나는 유령선. 폭풍 속을 거니는 것은 내 용골에 각인된 본능이야.

메리 셀러스트: 너 같은 용감한 사람은 위대한 항해를 계속해야 돼. 따라서 나는 단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야.

메리 셀러스트: 폭풍은 몇 시간 뒤면 잦아들 거야. 그 때 떠나도록 해.

지휘관: 우리랑 같이 갈래?

메리 셀러스트: 어……?

메리 셀러스트: 난 유령선인데? …무섭지 않아…?

→ 딱히…?

메리 셀러스트: 아니, 지휘관이 좋은 사람인 건 알지만, 그래도 예의상 한 말이라면…….

로열 포춘: 예의상 그러는 거 아닌데?

로열 포춘: 폴리스의 여신도 별로 신경 안 쓰는걸.

로열 포춘: 이건 정말 진심의 진심의 진심으로 초대하는 거야――우리 모험에는 네가 필요해!

로열 포춘: 그치? 지휘관?

로열 포춘: (작게) 얼른 무슨 말이라도 해봐!


→ 그래 맞아!

→ 맞습니다! 경애해 마지않는 로열 포춘님!
로열 포춘: 가,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메리 셀러스트: 음……. 역시 생각 좀 해볼게.

메리 셀러스트: 그리고――

――――!!!

선실 창밖으로 포격 소리가 들렸다.

로열 포춘: 뭐지?

골든 하인드: 어머. 잔향 함대야.

골든 하인드: 상 마르티뉴가 교전 중이네. 우리도 빨리 가자~



 ~12. 전투 나팔
서둘러 선실을 나와 갑판으로 올라갔다.

아직 갑판에 잡동사니들이 흩어져 있었지만, 그 원흉인 폭풍은 점차 잦아들고 있었다.

아직 시간이 그리 지나지도 않았는데.

메리 셀러스트: 폭풍이… 잦아들고 있어…?

메리 셀러스트: 앞으로 몇 시간은 더 이어졌어야 하는데…!

로열 포춘: 골든 하인드. 여신은 바람과 바다를 관장한다고 하지 않았어?

로열 포춘: ……설마 잔향 함대가 여신의 힘을 빼앗은 건가?!

로열 포춘: 잔향 함대에 이런 힘이 있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

골든 하인드: 거기까지는 모르겠어. 어쩌면 메리를 노리고 공격하는 걸까…?

골든 하인드: 그게 아니라면 일부러 폭풍을 잠재울 필요가 없지.

메리 셀러스트: 어? 나?

메리 셀러스트: 잘 모르겠지만 뭔가 민폐를 끼친 것 같아서 미안해.

메리 셀러스트: 너희가 여기서 무사히 떠날 수 있도록 내가 엄호할게.

로열 포춘: 응! 고마워!

로열 포춘: ……라고 말할 줄 알았어?!

로열 포춘: 로열 포춘은 선단 동료를 절대 버리지 않아!

로열 포춘: 좋아, 지금부터 내 규약에 추가해 놔야지!

→ 언제부터 선단을 만들었는데?!
→ 언제부터 규약을 만들었는데?!

로열 포춘: 언제? 지금!

로열 포춘: 모처럼 멋진 말하고 있었는데 방해하지 마!

메리 셀러스트: 후훗. 정말 유쾌한 녀석들이구나.

메리 셀러스트: 알겠어. 너희의 여정에 나도 동행할게.

로열 포춘: 그래야지! 우리 배에 탄 걸 환영해!

로열 포춘: 일단은 같이 싸우자! 상 마르티뉴가 아직 저쪽에서 싸우고 있어!

로열 포춘: 아무리 잔향 함대라고 하지만 한 번 무찌른 적을 두 번 못 무찌를까!

로열 포춘: 자, 출항이다―!



 ~13. 승자가 되다
길고 고달픈 싸움이었다…….

정면으로 덤벼든 잔향 함대는 연계와 전술 체제가 잘 잡혀 있어서 우리가 포화를 퍼부어도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래도 어떻게든 동료들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상 마르티뉴: 황금이 빛이 영원히 빛나기를―― 잔향 함대는 모두 섬멸되었다.

상 마르티뉴: 지휘관. 당신은 폭풍과도 같은 호걸이군. 당신을 인정하겠다.

격전을 치른 후 상 마르티뉴는 그제야 입을 열었다.

→ 과찬이야

상 마르티뉴: 아니, 나는 진심이다. 지휘관.

상 마르티뉴: 네가 구해줬을 때부터 계속 그렇게 생각했다.

상 마르티뉴: ……괜찮다면 이쪽에 자리를 마련하지.

골든 하인드: 어머, 그건 그냥 넘길 수 없는 말이네~♡

골든 하인드: 네가 우연히 휘말려 든 건 알겠지만, 그렇다고 우리 선원을 빼 가면 안 되지?

골든 하인드: 지휘관님을 포기할 수 없다면 차라리 우리 선단에 합류하는 건 어때~?

로열 포춘: ‘우리’가 아니라 ‘내’ 선단이야!

로열 포춘: 하아…. 그보다 묻고 싶은 게 하나 있어. 잔향 함대에 잔해 속에서 이런 깃발을 찾았는데 혹시 아는 사람 있어?

골든 하인드: 깃발…? 좀 보여줘~

골든 하인드: 어머……. 「푸른 늑대단」의 깃발이야…!

상 마르티뉴: 아아. 나도 최근에 이 깃발을 본 적이 있다.

상 마르티뉴: 지금처럼 잔향 함대의 잔해 속에서였다.

로열 포춘: 푸른 늑대단은 트레저 헌터잖아.

로열 포춘: 잔향 함대하고 무슨 관계라도 있다는 거야?

골든 하인드: ……푸른 늑대단은 수십 년 전에 소멸했어.

골든 하인드: 지금의 푸른 늑대단은 최근 몇 년 사이에 활동을 재개한 단체야.

골든 하인드: 같은 깃발을 쓰긴 하지만, 선단의 수장이 누구인지를 포함해서 정보가 전혀 없어.

골든 하인드: 나는 푸른 늑대단이 부활한 게 아니라, 누군가가 푸른 늑대단의 깃발을 이용해서 잔향 함대를 움직이고 있다고 봐~

상 마르티뉴: 푸른 늑대단……. 음. 그렇다면 말이 되는군.

상 마르티뉴: 요 몇 년 사이에 잔향 함대의 항로 습격 사건이 상당히 증가했다.

골든 하인드: 최근에는 폴리스까지 덮치기 시작했지.

골든 하인드: 목적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푸른 늑대단과 같은 걸 찾고 있다면….

지휘관: (……흥미로운 이야기다.)

지휘관: (세이렌에게 날씨 조종 정도는 별 대단한 일도 아냐.)

지휘관: (잔향 함대가 세이렌이 맞다면 낙오된 함대가 항로를 습격하는 행동도 설명할 수 있어.)

지휘관: (잔향 함대가 조직적인 행동에 나섰다는 것은….)

→ 놈들의 ‘주인’이 돌아온 거야

골든 하인드: ………주인?

골든 하인드: 지휘관님. 그건 농담으로 끝날 얘기가 아냐.

골든 하인드: 확실히 잔향 함대가 옛 유산이라는 설이 있긴 하지만….

골든 하인드: 잔향 함대는 「젊음의 샘」에 대한 지도가 있는 폴리스를 습격했어.

골든 하인드: …젊음의 샘은 폭풍의 벽에 감싸여 있어. 놈들이 메리의 힘을 얻으려는 것도 아마 관련이 있을 거야.

골든 하인드: 만약 잔향 함대가 젊음의 샘을 발견하고 그 힘을 손에 넣는다면…….

골든 하인드: 전설이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놈들을 막아야겠네~

골든 하인드: 당장 신세계로 출발하자, 지휘관님.

골든 하인드: 지체할 시간이 없어.



 ~14. 신세계!

 

번번이 고난을 겪으면서도 ‘위대한 로열 포춘호’는 적막한 암야의 바다를 지나고 있었다.

달빛을 받아 지거 마스트가 은빛으로 물들었다. 집도 마치 하얀 빛을 발하는 것 같았다.

바다의 모험가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평온한 광경.

그 평온함은 망루 쪽에서 들린 환호성에 깨졌다.

로열 포춘: 육지가 보인다―!

로열 포춘: 육지다―――!!

위대한 로열 포춘호의 선원들은 모두 갑판으로 모였다.

다들 로열 포춘이 지목한 방향을 향해서 망원경을 차례로 돌려보기 시작했다.

숨을 죽이며 수평선 너머 육지가 나타나는 그 순간을 기다렸다.

하지만 나타난 것은 육지가 아니라 의외의 존재였다.

상 마르티뉴: 저건…… 잔향 함대!

메리 셀러스트: 게다가 「푸른 늑대단」의 깃발을 달고 있어. 역시 잔향 함대와 함께하는 건가?

골든 하인드: 큰일인걸~ 함대의 진행 방향을 보니 신세계의 항구를 노리는 것 같아.

→ 놈들이 항구에 도달하기까지의 시간은?

골든 하인드: 1시간 정도일까?

→ 신세계의 방비 수준은…?

골든 하인드: 야간 항행 대응 시설이 부족해서 지원군은 아침이 되어서야 올 거야.

골든 하인드: 공격당하면 오늘 밤을 못 넘길 테지.

→ 우리가 대처하는 수밖에 없겠군…

골든 하인드: 항구에서 떨어트려 놓을 수는 있지만 우리끼리 물리치기는 어렵지 않을까~

골든 하인드: 지휘관님. 지원이 필요해. 우리가 적을 막는 동안 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는데――



 ~15. 교란 작전
유인전이라고는 하지만 잔향 함대와의 전투는 초장부터 치열해졌다.

격식 있게 싸우는 적이 아니라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놈들의 관심을 끌 유일한 방법은 포화를 주고받는 것이다.

폭풍 속에서도 그랬듯이 상 마르티뉴는 최전방에서 분투하고 있었다.

상 마르티뉴: 전진! 전진! 빛나는 황금 깃발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상 마르티뉴: 발포! 발포! 빛나는 황금의 영광은 결코 퇴색되지 않는다!

상 마르티뉴: 찬미하라! 찬양하라! 빛나는 황금의 송가는 결코 그치지 않는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적 가운데서도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무적의 월계관」은 어둠 속에서 그 무용을 빛내고 있었다.

메리 셀러스트: 꽤 강하네…….

메리 셀러스트: 상 마르티뉴가 활약해줘서 다행이야.

메리 셀러스트: 주변 잔향 함대도 모두 항구에서 멀어졌으니 우리도 이만 철수하자.

로열 포춘: 안 돼. 지금은 적절한 때가 아냐.

로열 포춘: 상 마르티뉴가 없었다면 우리는 이미 잔향 함대한테 먹혔을 거야.

로열 포춘: 이럴 때 적에게 등을 보이는 건 자살 행위야.

골든 하인드: 그럼 싸울 수밖에~ 다행히 신세계의 원군이 머지않았어.

골든 하인드: 일찍이 우리 역사에는 공백의 전쟁이 있었어.

골든 하인드: 대중은 잊었더라도, 기억하는 자들은 반드시 존재해.

골든 하인드: 지휘관님. 지금이야~

→ (도화선에 불을 당긴다)

골든 하인드가 건넨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메리 셀러스트: 호오. 이건 또 대단한걸.

골든 하인드: 응. 신세계에서 찾은 연락 수단이야.

골든 하인드: 만약 내 친구가 정말 자기 말대로 연줄이 있다면…….

――!!

골든 하인드: 어머, 벌써 왔나봐~

신호탄의 빛이 어느새 도착한 함대를 비추었다.

위더[명예 리더]: 힘들어……. 그러니까, 여기는 위더야…….

위더: 폴리스에서 온 여러분, 오랜만…….

위더: 그쪽에서 새로 나온 간식은? 갖고 왔지?

로열 포춘: 얘가 아까 말했던 그 친구하고… 원군이야?

골든 하인드: 정확히 말하면 원군은 저 아이 하나야~

로열 포춘: ……하아?

로열 포춘: 이… 쬐끄만 게?

골든 하인드: 맞아. 나보다 훨씬 부자야~

골든 하인드: 왜 그러니? 로열 포춘은 이런 친구 없어~?

로열 포춘: 그만 이 얘기는 끝! 친구의 친구는 친구니까 쟤도 내 친구란 거지 캬아 부자 친구들은 정말 멋있다니까~

골든 하인드: 방금 그 말 잊지 말고 나중에 똑같이 말해줘~

골든 하인드: 위더, 이쪽이야~

골든 하인드: 간식은 갖고 왔어. 하지만 그 전에 우릴 엄호해줘~♪

위더: 간―식―?

위더: 히히. 알았어♪

위더: 위더에게 맡기라구!



 ~16. 위대한 위더 님
위더와의 협공으로 잔향 함대는 기세를 잃고 퇴각했다.

불쑥 나타난 원군의 정체를 의심하던 동료들이었지만, 위더가 승선하자마자 모든 의혹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골든 하인드 말에 따르면 '위대한 위더 님'은 신세계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는 해적 함선이라는 것 같았다.

상 마르티뉴: 증원에 감사한다. ……으음……….

상 마르티뉴: 이렇게 작은 아이일 줄은…….

메리 셀러스트: 하하하! 얘 진짜 귀엽다!

위더: 우왓……. 내, 내려줘!!

위더: 모자가 눈을 가려서 아무것도 안 보여……!

로열 포춘: 하아……….

로열 포춘: 골든 하인드. 얘가 정말로 '위대한 위더 님'이야?

골든 하인드: 맞아~♪

골든 하인드는 어째서인지 묘하게 자랑스럽다는 미소를 지었다.


한바탕 소란이 끝나고――

위더: 아, 아무튼! 이 위더가 부름에 응해서 왔다는 거야!

위더: 사정은 알았어. 잔향 함대의 계획을 막고 싶다는 거지?

위더: 어쩐지 신세계가 소란스럽다 싶더니 잔향 함대까지 튀어나올 줄이야….

위더: 이대로면 위더도 편하게 쉴 수 없어…. 아, 힘든데…….

메리 셀러스트: 그럼 우리랑 같이 가서 문제를 해결하는 건 어때?

메리 셀러스트: 후후. 걱정 마. 우리가 지켜줄 테니까~

위더: 으아아……!

메리가 쪼그려 앉자 위더는 옆에 있던 상자 위로 폴짝 뛰어올랐다.

위더: 위, 위더한테 가까이 오지 마―!

상 마르티뉴: 메리가 유령선이라곤 하지만 잔향 함대보다 더 무서운 건가……?

로열 포춘: 하아…. 상 마르티뉴는 너무 진지하다니까….

로열 포춘: 그나저나 잔향 함대가 의외로 순순히 물러났네.

로열 포춘: 저번에 싸웠을 때는 전력의 70%가 가라앉고 나서야 도망치던데.

로열 포춘: 집에 가서 엄마 아빠 붙잡고 엉엉 울고 있는 거 아냐?

골든 하인드: 로열 포춘은 반대로 너무 가벼운 게 아닐까 몰라~

골든 하인드: 어머…….

골든 하인드: …….

골든 하인드: …………?

로열 포춘: 왜 갑자기 말하다 말고 멈춰?

로열 포춘: 저쪽? 저쪽에 뭐가…….

로열 포춘: 저, 적습이다―!!

골든 하인드의 촉수가 가리킨 방향으로 눈을 돌리자 거대한 그림자가 보였다.

수평선에 자욱한 해무를 검게 물들일 만큼 커다란 무언가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어떤 전함보다 거대한 배였다. 폴리스의 가장 큰 전함이라고 해도 비교가 되지 않았다.

위더: 흐에에에에…. 작은 놈들을 쫓아냈더니 이번엔 큰 게 왔어……!

골든 하인드: 대화가 통할 상대는 아닌 것 같네~

골든 하인드: 상 마르티뉴. 승산이 있겠니?

상 마르티뉴: ………….

상 마르티뉴: ……전력을 다하겠다.

메리 셀러스트: 즉 이길 자신은 없다는 거로군….

메리 셀러스트: 당연하겠지. 폴리스의 갤리온보다 몇 배는 더 큰 배를 쉽게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으니.

메리 셀러스트: 우리 쪽에는 귀염둥이 위더하고 지휘관도 있으니 저게 접근하기 전에 도망치는 게 낫지 않을까?

위더: 귀, 귀염둥이…?

위더: 이래봬도 믿음직스러운 해적 리더라고.

위더: '위대한 위더 님'이라는 이름은 장식이 아냐. 저렇게 커다란 녀석이라고 해도 상대할 방법이 있어.

위더는 자기 몸집보다 훨씬 큰 코트를 헤집었다. 그리고 낡아 보이면서도 고풍스러운 상자를 꺼냈다.

로열 포춘: 이런 때에 간식을…?

위더: 아냐―! 위더는 진지하다고.

위더: 보자…. 지금부터 준비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거야.

위더: 그동안 엄호 부탁해. …잠깐이면 되니까.

위더: 준비 다 되면 알려줄게.

자기 머리보다 한참은 큰 모자를 부여잡고 위더는 바다 너머로 사라졌다.

메리 셀러스트: 해적 리더라… 아하하하….

메리 셀러스트: 어린아이의 꿈을 이뤄주려면 우리도 힘내야겠지. 지휘관, 지휘 부탁해.

→ 맡겨줘

로열 포춘: 좋아, 우리도 가자!

상 마르티뉴: 아아. 귀염둥이 위더의 꿈을 위해――

모두: 귀염둥이 위더의 꿈을 위해!



 ~17. 옛 유산
거대한 잔향 함대 전함과 합을 주고받은지 십여 분 후. 마침내 위더가 돌아왔다.

위더: 힘들었다…. 아, 준비 다 됐어.

위더: 저기……. 지휘관. 부탁 하나 해도 돼?

위더: 「터미널」이 이번엔 지휘관이 아니면 안 된대.

→ 「터미널」……?

위더: 응. 옛 문명의 마법을 부리는 마도서야.

위더는 검은 금속판 같은 걸 내게 건넸다.

지휘관: (이거 태블릿이잖아……?)

뭔가 굉장히 익숙하다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내가 아는 태블릿이 맞았다.

로열 포춘: 이게 아까 그 간식 상자 안에 있던 거야?

위더: 간식 상자 아니라니까!

위더: 「터미널」. 거기 있어?

마도서 터미널[옛 유산]: 터미널, 명령 대기 중입니다. 위대한 위더 님.

로열 포춘: 으아아아아말했다아아아?!

위더: 흐흥. 얘는 단순히 말하는 마도서가 아냐.

위더: 어디…, 아까 말했던 '인증 프로그램'을… 기동…?

마도서 터미널: …표시된 지시에 따라 오른손을 화면 중앙에 놓으십시오.

→ 손을 놓는다

익숙한 목소리에 따라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마도서 터미널: 인증 프로토콜 완료.

위더: 좋아, 이제 쇼 타임이다―

위더의 말과 동시에 하늘에서 우렁찬 굉음이 들렸다.

밤하늘을 환하게 비추는 유성들이 하늘 저편에서 빠르게 접근했다.

그것은 음속을 방불케 하는 속도로 거대 전함에 착탄했다. 잠시 후 귀를 찢는 소리와 폭발음이 잇달았다.

―――!!

―――!!!!

거대 전함은 순식간에 전복되었다. 선체에 설치되어 있던 무거운 포탑들도 줄줄이 바다로 빠져들었다.

상 마르티뉴: 적의 굉침을 확인했다.

로열 포춘: 뭐, 뭐야 방금? 유성…?

상 마르티뉴: …저 커다란 전함을 단숨에 침몰시키다니…. 무서운 힘이다….

골든 하인드: 역시 옛 유산이야. 예전 못지않은 위력이네~

위더: 그치 그치~

메리 셀러스트: 잘했어! 우리 귀염둥이 위더!

위더: 히이…! 모, 모자 만지지 마――!

위더: 지, 지금부터 진지한 얘기 할 거니…… 꺄아아아!

메리: ……어? 진지한 얘기?

위더를 안고 높이 높이 해주던 메리의 손이 멈췄다.

위더: 하아하아……. 응. 「젊음의 샘」을 찾고 있는 거지?

골든 하인드: 맞아~ 어떻게 알았니?

위더: 터미널이 말해줬어. 신세계의 전설을 조사하는 선단이 있다고.

위더: 전설이라고 하면 아무리 봐도 젊음의 샘밖에 없잖아…. 그래서 골든 하인드가 연락했을 때 대충 그거일 거 같다고 생각했어.

골든 하인드: 이 마도서가 알려줬다고…?

위더: 응. 얘는 뭐든지 다 알고 있어.

위더: 그리고 갑자기 자기가 원래 젊음의 샘에 있었다고도 말했어.

위더: 그래서 위더도 젊음의 샘을 보러 가볼까 해서.

골든 하인드: 방구석 해적치고는 대단한 결심을 했구나~

골든 하인드: 하지만 이번 모험은 상당히 위험할 거야. 위더가 전에 만났던 폭풍보다 훨씬 더~

위더: 하아…. 그 정도는 알아.

위더: 인도어파처럼 보이겠지만, 그래도 나름 열심히 단련했어…….

위더: 내가 제안 하나 해도 돼?

위더: '어드벤처 갤리'가 은거하고 있는 곳을 알아. 선단에 합류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면 일이 훨씬 편해질 거야.

골든 하인드: 어드벤처 갤리? 그 아이는 아마….

위더: 아― 뭐, 여러 악재가 있긴 했지만…….

위더: 그래도 최근 의기소침한 상태에서 좀 회복된 거 같아.

위더: 어드벤처 갤리는 바다의 전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젊음의 샘을 찾으려면 걔의 도움이 필요해.

골든 하인드: 과연…. 나는 별 상관 없어~

골든 하인드: 지휘관님은 어때~?

→ 새 동료라면 대환영이지

위더: 야호―

메리 셀러스트: 아하하하! 잘됐네!

위더: 으아아아아 갑자기 들어올리지 마! 얼른 내려줘―!!!



 ~18. 새로운 여정의 시작
해안선을 따라 어드벤처 갤리가 은거하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항해를 시작한지 며칠이 지났지만 선상 생활은 크게 달라진 바 없이 여전히 시끌벅적했다.

항상 떠들썩한 로열 포춘. 그리고 일하기 싫어서 상시 은둔 상태인 위더…. 개성 넘치는 동료들과 함께하는 일상이 점점 익숙해져 갔다.

상 마르티뉴: 지휘관. 좋은 아침이다.

상 마르티뉴는 물놀이 중인 동료들이 튀기는 물보라를 날개를 사용해 손쉽게 막아내며 내 옆에 앉았다.

지휘관: 고마워. 하마터면 흠뻑 젖을 뻔했어….

상 마르티뉴: 별거 아니다.

상 마르티뉴: 떠들썩한 신세계와 평화로운 폴리스의 항구가 같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상 마르티뉴: 지휘관은 참 기묘한 존재다.

허둥지둥 갑판을 뛰어다니는 위더와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며 그 뒤를 쫓는 메리를 보며 상 마르티뉴는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

→ 꽤 철학적인 표현이네

상 마르티뉴: 철학은 만물에 존재한다.

상 마르티뉴: ……지휘관을 폴리스 함대에 초대하는 것은 포기하기로 했다.

상 마르티뉴: 동료들도 동의하지 않을 테고, 분명 너 자신도 그러겠지.

상 마르티뉴: 그 대신 다른 생각이 있다만…….

갑판에서의 목소리: 잡았다♪

갑판에서의 추격전이 마침내 승부가 가려진 것 같다.

위더: 내, 내려줘어어어―――!!

메리 셀러스트: 오늘 간식은 두 배로 줄게.

위더: 가, 간식이…… 두 배……?

→ 충치 조심해!

위더: 나도 알아! 어린애 아니라니까―!

메리 셀러스트: 아하하하하♪

위더: 왜 웃는 거야…….

위더: 아, 아무튼 간식 준다고 했으니까! 조, 조금만이면 안게 해줄――

위더: 으아아아아 흔들지 마―――!!

……….

→ 미안, 어디까지 얘기했지?

상 마르티뉴: ……아무것도 아니다.

상 마르티뉴: 갑자기 이런 얘기를 꺼내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군. …나도…응. 대인 관계에 부족한 점이 많아서.

상 마르티뉴: 아직은 새로운 해양 질서를 구축하는 것에 대해 논할 때가 아닌 것 같다….

상 마르티뉴: 공부가 더 필요해.

→ 잘 되면 좋겠네

상 마르티뉴: 축복의 말, 고맙다.

상 마르티뉴: 순찰 임무가 있으니 이만 실례하지.

각자의 꿈을 싣고 '위대한 로열 포춘호'는 오늘도 바다를 나아간다――



 ~19. 난파 지점
신세계. 은밀 해역. 난파 지점――

동료들은 '위대한 로열 포춘호'의 난간에 기댄 채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혹은 긴장감 섞인 표정으로 주변 풍경을 둘러봤다.

그도 그럴 것이 어드벤처 갤리가 은거하고 있다는 이 해역은 배가 자주 가라앉는 장소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불길한 소문이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신중하게 나아갈 수밖에 없다.

다행히 아직까지 바다는 고요한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었다.

로열 포춘: 배가 가라앉는 곳이라~ 어쩐지 세계의 끝 같은 느낌이네.

로열 포춘: 어드벤처 갤리라는 애도 꽤 독특한 곳을 은거지로 삼았구나.

메리 셀러스트: 그러네. 그래도 생각만큼 음산한 곳은 아니구나.

메리 셀러스트: 바다는 고요하고 푸르른 대지에는 꽃이 만발했어. …예쁘네.

골든 하인드: ‘난파 지점’이라는 건 단순한 소문일 뿐이니까.

골든 하인드: 그냥 무풍지대에 들어선 조난당한 배들이 해류를 타고 이곳으로 흘러들어왔을 수도 있고~

로열 포춘: 그럼 괴물이나 수상한 배 같은 소문은 다 새빨간 거짓말이었던 거야?

로열 포춘: 괜히 긴장했네! 그럼 그냥 직접 어드벤처 갤리를 부르면 되잖아!

누가 제지하기도 전에 로열 포춘은 입가에 두 손을 모으고 큰 소리로 외쳤다.

로열 포춘: 저기요오―!!

로열 포춘: 어드벤처 갤리!! 있어――?

위더: 쉿!? 소, 소리 줄여!

위더: 이상한 게 튀어나오면 어떡해!

로열 포춘: 응? 왜?

로열 포춘: 난파 지점은 단순한 소문이라고 했잖아.

위더: 그렇다고 아무것도 없는 건 아냐….

위더: ‘배가 가라앉는 장소’라는 건 소문일지 몰라도 괴물이나 수상한 배가 목격된 건 사실이라구.

로열 포춘: 그렇구나~ 신세계 재밌네~

로열 포춘: 그치만 우리 딱히 수상한 배도 못 봤고 어드벤처 갤리도 안 나오는걸.

위더: 그건 그렇지만…… 으으…….

위더: 여기까지 들어왔으니 아마 눈치챘을 텐데….

위더: 혹시 집에서 자고 있나?

메리 셀러스트: 우리 위더가 그러는 것처럼?

위더: 나, 나는 기력을 보충하는 거야…!

골든 하인드: 다른 일로 바쁠 수도 있지~

골든 하인드: 위더. 다른 연락 방법은 없니?

위더: 음…. 신호탄이라면 혹시 될지도….

위더: 그치만 이걸 쓰면 괴물들이 몰려올 텐데…. 그럼 힘들잖아….

골든 하인드: 지휘관님. 어떻게 할래?

→ 전투 준비해. 뒷일은 내가 생각할게.

로열 포춘: 응! 템페스타 선단을 믿으라구!

위더: 그럼 좋지만…. 근데 템페스타 선단이 뭐야?

로열 포춘: 흐흥. 총명한 로열 포춘이 방금 생각한 선단명이야!

로열 포춘: 메리도 상 마르티뉴도 다 폭풍하고 연관이 있잖아?

로열 포춘: 지휘관은 아예 폭풍을 타고 이쪽 세계로 넘어왔고.

로열 포춘: 그러니까 폭풍의 이름을 따서 템페스타! 좋은 이름이지!

메리 셀러스트: 괜찮네.

메리 셀러스트: 그럼 이제 깃발도 내거는 건가?

로열 포춘: 물론이지!

로열 포춘: 템페스타 선단. 「젊음의 샘」의 비밀을 푼 존재로서 세계에 이름을 떨치다!

로열 포춘: 데뷔 모험치고는 최고 아냐?

골든 하인드: 재밌을 것 같네~

골든 하인드: 그럼 지휘관님 말대로 위더와 나는 신호탄으로 어드벤처 갤리한테 연락을 해볼게~

골든 하인드: 괴물 퇴치는 부탁해~

로열 포춘: 응! 맡겨줘!

로열 포춘: 템페스타, 출격이다―!



 ~20. 게는 구워 먹자
신호탄이 날아오르자 방금 전까지만 해도 조용했던 바다가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촉수가 달린 난파선들이 차례로 수면으로 떠올라 전투 태세를 취했다.

그러나 그것들은 곧 메리가 이끄는 더 커다란 촉수 괴물과 맞닥뜨렸다.

로열 포춘: 뭐야 저거…….

메리 셀러스트: 내 애완동물 아르고야.

로열 포춘: 아, 으응…….

로열 포춘: 저렇게 큰 심해 생물은 처음 봐….

로열 포춘: 이런 게 있으면 빨리 말해줬어야지!

메리 셀러스트: 아하하. 너희가 충격 먹을까봐….

로열 포춘: 음, 그럼 이제 가만히 앉아서 아르고하고 촉수 괴물들이 싸우는 걸 지켜보면 되는 거야?

로열 포춘: 우리는 대체 어떤 세계에 사는 건지―

상 마르티뉴: 방심하기는 아직 이르다. 저 괴물들은 단순한 배가 아니야.

상 마르티뉴: 아르고가 입힌 상처가 회복되고 있는 것 보이나?

메리 셀러스트: 나도 봤어.

메리 셀러스트: 아르고가 상처를 입히는 곳마다 스스로 재생하고 있어.

골든 하인드: 어머. 저 배들 마치 살아 있는 것 같네~

로열 포춘: 살아 있다기 보다는 수생 생물들이 난파된 배에 보금자리를 틀어서 그렇게 보이는 거 같은데….

메리 셀러스트: 소라게 같은 거구나?

로열 포춘: 아마도! 음, 근데 소라게는 이렇게 날카로운 촉수는 없을걸?

로열 포춘: 아무튼 이대로는 끝이 없을 거야! 저 재생을 멈추든가 늦출 방법을 찾아야 돼!

로열 포춘: 살아 있는 놈들이니까 포탄을 불에 빨갛게 달궈서 쏴보자!

메리 셀러스트: 부, 불…?! 정말로…?

메리 셀러스트: 미안. 나는 뒤로 좀 빠져 있을게……(다다다다…)

로열 포춘: 아니 얼마나 뒤로 가는 건데!?

상 마르티뉴: 메리…. 혹시 불을 무서워하나?

로열 포춘: 어? 그런 거야?

메리 셀러스트: 아, 아니! 불이 무섭다거나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냐!

메리 셀러스트: 나는 유령선이잖아? 몸을 숨길 수도 있어!

메리 셀러스트: 그러니까 불을 피해서 행동하는 게 당연하지!

로열 포춘: 아하하하…. 그래 뭐~

로열 포춘: 근데 저 괴물 고기는 먹을 수 있을까~?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로열 포춘: 그래! 이기면 모두한테 본고장의 바르바쿠아를 대접할게!

로열 포춘: 메리도…… 어? 메리 어디 갔어?

상 마르티뉴: 아마 또 모습을 감췄겠지. 로열 포춘. 지금은 저 괴물들을 퇴치하는 데 집중하자.

로열 포춘: 좋아, 포탄을 빨갛게 달궈서~

로열 포춘: 쏴라 쏴―――!!

――――!!!!

그러나 로열 포춘의 포탄보다 먼저 다른 방향에서 날아온 포탄이 괴물에게 명중했다.

물기둥이 치솟았다. 반파된 잔해를 점거하던 수생 생물은 잘 구워지고 말았다…!

로열 포춘: 냄새 좋다~… 응, 뭐야! 누가 한 거야!?

로열 포춘: 나 말고 누구 포격한 사람?

위더: 어드벤처 갤리다! 이쪽으로 오고 있어…!

로열 포춘: 위더!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위더: 위, 위더도 잘 모르겠는데……?

해역 어딘가에서 분노로 가득 찬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바닷속에서 보라색 그림자가 튀어나와 세차게 물보라를 일으켰다.

원망스럽다는 눈빛으로 이쪽을 노려보는 소녀. 아마 저 아이가 어드벤처 갤리겠지.

로열 포춘: 저 철발톱과 보라색 머리….

로열 포춘: 어드벤처 갤리지? 생각했던 대로야!

갤리의 시선은 천천히 자신의 이름을 부른 사람을 향했다.

어드벤처 갤리[은거자]: ………?

어드벤처 갤리: 너희가 내 휴식을 방해한 놈들이구나.

어드벤처 갤리: 후후후…아하하하하하!!

소음의 원흉을 눈앞에 두고 어드벤처 갤리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

위더: 으아아아아…!

위더: 엄청 화났어…! 망했다! 분명 잠에서 깨워서 열받았을 거야…!

로열 포춘: ……엥?

불행하게도 숙면을 방해받은 갤리는 분노의 포효를 내질렀다.

어드벤처 갤리: 여 기 는 내 구 역 이 야 ! !

어드벤처 갤리: 소 란 피 우 지 마 ! ! !

어드벤처 갤리는 커다란 철발톱을 휘두르며 ‘위대한 로열 포춘호’를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그 일격은 거대한 장창에 가로막혔다.

상 마르티뉴: ……나 상 마르티뉴가 상대다.

어드벤처 갤리: 너는…….

어드벤처 갤리: 아하하하! 알겠어! 네가 「무적의 월계관」이구나!

어드벤처 갤리: 좋아! 정말 좋아!

어드벤처 갤리: 상대로서 부족함 없겠어――!!



 ~21. 대결
예상과 달리 어드벤처 갤리는 맹공을 감행하진 않았다.

양측이 서서히 합을 주고받자 난파 지점의 분위기도 점점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팽팽한 전의를 감지한 수생 생물들은 앞다투어 바닷속으로 물러났다.

몇 번의 탐색전을 거친 후, 두 사람은 동시에 공격을 가했다.

상 마르티뉴: ……네 패배다.

상 마르티뉴는 창끝을 갤리의 눈앞에 들이댔다.

로열 포춘: 자 자 거기까지!

로열 포춘: 승부는 났으니까 이쯤에서 그만!

어드벤처 갤리: ……졌어. 너 강하구나.

어드벤처 갤리: 나를 방해한 죄는 용서해 줄게.

어드벤처 갤리: 그래도 너희 모험에는 참가 안 할 거야.

로열 포춘: 뭐?

로열 포춘: 「젊음의 샘」 관심 없어…?

어드벤처 갤리: 젊음의 샘? …그거라면 잘 알고 있지.

어드벤처 갤리: 잃어버린 옛 유산…. 그런 전설을 쫓는 야심가들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지.

어드벤처 갤리: 나는 이제 지긋지긋하지만.

골든 하인드: 갤리. 우리는 이 세계의 미래를 위해 모험을 하고 있는 거야~

골든 하인드: 잔향 함대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어.

골든 하인드: 놈들보다 먼저 젊음의 샘을 찾지 못하면 끔찍한 재앙이 닥칠지도 몰라~

어드벤처 갤리: 잔향 함대가…? 흠, 그건 금시초문인데.

어드벤처 갤리: 근데 네 말이 진짜라는 증거가 어디 있어?

어드벤처 갤리: 뭐, 위더가 직접 와서 설득한다면 또 모르겠지만.

어드벤처 갤리: 그 놈이 직접 움직일 정도라면 세계 멸망의 위기라고 해도 기꺼이 믿어줄게.

메리 셀러스트: 아하하하하!

어드벤처 갤리: ……?

위더: 누, 누가 방구석 집순이야……!

어드벤처 갤리: 위더!? 네가 밖에 나왔다고!?

어드벤처 갤리: …그보다 ‘방구석 집순이’는… 뭐야?

위더: 어어…. 집이나 선실에 틀어박혀서 햇빛을 쬐기 싫어하는 사람….

위더: 아무튼 위더는 집순이 아냐! 햇빛도 제대로 쬐고 있어!

위더: 아아 힘드네…. 지금부터 설명할 테니까 잘 들어―

----

위더: ……대충 이런 느낌. 후우, 말 너무 많이 했더니 힘들어….

어드벤처 갤리: 사정은 알았어.

로열 포춘: 그래서? 도와줄 거야?

어드벤처 갤리: 위더가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줘야지.

어드벤처 갤리: 전에 한 번 도움을 받았으니까. 은혜는 갚아야지.

위더: 아니, 별거 아니긴 했는데….

위더: 맞다, 소개부터 해야지. 어…… 얘는 「템페스타」 선단의 지휘관이야.

위더: 능력은 확실하니까 믿어도 돼.

→ 잘 지내보자

어드벤처 갤리: ……흥. 잘 지내자…라.

위더: 그럼 젊음의 샘으로 안내해줘.

어드벤처 갤리: 가고 싶다면 바로 안내해 줄 수 있어.

어드벤처 갤리: 그리로 이어지는 항로는 진짜 항로가 아니라 일종의 「개념」이야.

어드벤처 갤리: 개념이 이 세계에 나타날 때는 대개 폭풍의 형태를 취하지.

어드벤처 갤리: 그러니 젊음의 샘으로 가고 싶다면 그쪽으로 이어지는 폭풍에 들어가면 돼.

어드벤처 갤리: 말은 쉽지. 뭐, 소문으로는 폭풍을 부르는 유물이 있다고도 있지만….

로열 포춘: 어? 지휘관도 폭풍을 통해서 여기로 왔잖아?

→ 황금 나침반을 꺼낸다

로열 포춘: 응, 그거! 그걸 가지고 폭풍을 만나면….

로열 포춘: 어? 갑자기 나침반이 빛나는데!?

메리 셀러스트: 뭔가 온다! 조심해!

먹구름이 점차 뭉치더니 안에서 기묘한 「문」이 수면 위에 나타났다.

그러나 놀라기도 전에 문 너머에서 불청객이 들이닥쳤다.

지휘관: (세이렌… 테스터……!?)

테스터?: 후후후, 아하하하하!

테스터?: 이거 찾는 수고를 덜었군.

골든 하인드: 누구야?!

테스터?: 이름? 후후후. 이름쯤은 얼마든지 알려주지.

테스터?: 나는 위대한 「테스터」. 세계에 파멸을 가져올 자! 명심하는 게 좋을 거야!

테스터?: 너희의 「지휘관」은 내가 받아가마――

문에서 거대한 파도가 밀려와 ‘위대한 로열 포춘호’를 덮쳤다.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힘겨운 여정이 될 것 같다…….



 ~22. 젊음의 샘

 

「젊음의 샘」. 중앙.

극심한 현기증에서 가까스로 벗어나자 주변 풍경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위대한 로열 포춘호’는 고요한 바다 위에 있었다. 그리고――

→ 인사가 꽤 거치네…

테스터[바다의 도영]: 아니. 이 바다에서는 폭풍이야말로 최고급 인사야.

테스터: 보디가 잘못된 타이밍에 기동해 버렸지만, 이건 내가 ‘옳은’ 일을 하게 하려는 거겠지.

테스터: 그리고 너를 발견하면서 나는 더욱 확신했어.

테스터: 「푸른 늑대단」의 깃발, 그리고 시시한 전설이 설마 너를 끌어들일 줄이야!

테스터: 이건 바로 운명이야! 아하하하하하!

지휘관: 푸른 늑대단은 네가 만든 건가?

테스터: 그래. 내가 만들었어.

테스터: 호기심 많은 모험가들은 정말 유용하단 말야.

테스터: 놈들이 필사적으로 과거의 유물을 수집하지 않았더라면, 주기와의 연결이 끊긴 이 보디에 남겨진 중요한 사명을 알 수 없었을 거야.

테스터: 그래. 너야말로 퍼즐의 마지막 조각.

테스터: 너만 얻는다면 나는 운명이 남긴 지혜를 얻을 수 있어.

테스터: 내가 이 세계의 창조주, 신이 되는 거야!

지휘관: (즉 이 테스터는 주기와의 연결이 끊어진 채 완전히 자율 행동을 하고 있었다는 건가?)

지휘관: (어쩐지 말투가 독특하다 싶더라니…. 이 세계의 문화를 흡수해서 그런 건가.)

지휘관: (그렇다면…….)

→ 네 야망은 우리가 막겠다

테스터: 그 하찮은 함대로?

테스터: 네 동료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테스터는 비웃으며 「장기말」을 생성하는 투영 장치를 기동하려 했다.

메리 셀러스트: 비켜―――!!

―――!!

함께 말려든 메리 셀러스트가 이쪽을 향해 달려왔다.

지휘관: 과연. 메리를 습격한 이유도 알겠어.

지휘관: 폭풍 속을 거닐 수 있는 메리의 힘은 네 계획에 방해만 됐겠지.

테스터: 그래. 확실히 메리 셀러스트는 골칫거리야.

테스터: 하지만 이제는 아무래도 좋아.

테스터: 너희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소용없어.

테스터: 내 심층에 남겨진 위대한 계획이 완성되면 모든 것은 헛수고야.

테스터: 잘 들어봐. 어긋난 톱니바퀴가 다시 맞물리는 소리를.

테스터: 전쟁이… ‘실험’이 다시 시작되는 소리를!!

테스터: ………………뭐가 웃기지?

지휘관: 기억을 잃은 세이렌치고는 나쁘지 않네.

테스터: ……허세 부리기는. 그 여유로운 얼굴을 곧 절망의 구렁텅이로 처박아 줄게. 「지휘관」.

→ 넌 함대를 밀집 배치하지 말았어야 했어

테스터: ……하고 싶은 말이 뭐지?

자동 경보 시스템: “경고. 제1방위선이 돌파되었습니다.”

테스터: 무슨―――!?



 ~23. 전설의 진실
15분 전. 「젊음의 샘」 해역 외부.

폭풍을 지나 로열 포춘 일행은 젊음의 샘이 있는 해역에 이르렀다.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폭풍이 몰아치고, 하늘을 찌를 듯한 검은 기계의 숲이 불길한 기운을 자아내고 있었다.

어드벤처 갤리: 여기야.

로열 포춘: 저 시커먼 게 젊음의 샘이야…?

로열 포춘: 척 보기에도 위험해 보이는데…….

상 마르티뉴: 저 잔향 함대는, 「푸른 늑대단」 소속인가?

상 마르티뉴: 모두 푸른 늑대단의 깃발을 내걸고 있다.

로열 포춘: 그렇다는 건…….

골든 하인드: 갑자기 부활했다는 푸른 늑대단은 잔향 함대의 일부였거나.

골든 하인드: 아니면 푸른 늑대단은 처음부터 잔향 함대의 끄나풀이었거나…….

골든 하인드: 젊음의 샘 역시 이름만 샘이지 사실은 옛 유산이었다는 거네~

골든 하인드: 아니면 잔향 함대의 거점이라고 부르는 게 더 나으려나~

로열 포춘: 잠깐만! 젊음의 샘의 소문의 진원도 푸른 늑대단이잖아!

로열 포춘: 그럼 진짜 목적은 우리를 낚아채려는 거였어?

로열 포춘: 으아아! 이게 뭐야! 망했어―!

어드벤처 갤리: 내가 기대하지 말라고 했잖아.

어드벤처 갤리: 빨리 지휘관하고 메리를 찾아서 탈출하자.

위더: 그치만… 어떻게?

위더: 우리가 가진 포탄보다 여기 있는 잔향 함대 수가 훨씬 많아.

로열 포춘: 에이! 이렇게 된 이상 정면 돌파다!

어드벤처 갤리: 정면 돌파!?

로열 포춘: 상대는 함대를 밀집 배치하고 있어. 전속력으로 뛰어들어서 사선을 교란하면 충분히 돌파 가능해.

로열 포춘: ――라고 지휘관이 말했었어!

상 마르티뉴: ……될 것 같다.

상 마르티뉴: 하지만 우리만으로는 수가 부족해.

그렇게 말하며 상 마르티뉴는 창을 치켜들었다. 그러자 어디선가 그녀의 승함인 갤리온이 바닷속에서 떠올랐다.

로열 포춘: 이거 네 갤리온이잖아…?

상 마르티뉴: 맞아. 여기까지 혼자 항해하게 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지만, 제시간에 도착해서 다행이군.

상 마르티뉴: ……그런데 나만 준비하고 있었던 건 아닌 것 같은데.

골든 하인드: 우리 가게는 영세해서 말야~

골든 하인드가 말을 마치자 수평선 안개 너머 양산함 함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골든 하인드: 위더도 이제 그만 숨기는 게 어때~?

골든 하인드: 신세계 해적의 명예로운 리더가 설마 함대도 없이 모험을 감행한 건 아니겠지~?

위더: 흐흥. 어쩔 수 없네…….

위더: 더 이상 연기하기도 힘들고…. 사실 내 함대도 이미 도착했어.

위더의 함대도 차례차례 바닷속에서 솟아올랐다.

순식간에 거대한 함대가 결성됐다. 여전히 숫자는 뒤지지만 군용은 갖추어진 셈이었다.

로열 포춘: 어?

로열 포춘: 나, 나 혼자라도 열심히 할게!

어드벤처 갤리: …무리하지 마.

로열 포춘: 괘, 괜찮아! 이렇게 대단한 동료들하고 모험할 수 있어서 어깨가 으쓱거리는걸―! 아하하하…….

억지로 웃고 있지만 로열 포춘의 표정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기세였다.

상 마르티뉴: 괜찮아, 로열 포춘. 함대 지휘는 맡기겠다.

상 마르티뉴: 지휘관에게 전수받은 지혜를 우리에게 보여줘.



 ~24. 테스터 디펜스

 

전투가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테스터는 아까까지 보여줬던 자신감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주기와의 연결이 끊긴지 오래인 그녀는 보디 성능은 높을지 몰라도 전투 기술은 백지와도 같았다.

…….

자동 경보 시스템: “경고. 사격 명중률 저하에 따른――”

테스터: 큭…!!

테스터: 제1, 제3방위기구 좌우로 산개!

테스터: 제2방위기구, 적을 요격하라!

자동 경보 시스템: “경고……에러. 진형이 과밀합니다……. 충돌 위험.”

자동 경보 시스템: “경고. 심각한 손상 발생――”

테스터가 편성한 밀집 진형에는 전투함뿐만 아니라 무수한 자폭 보트도 있었다.

부적절한 배치에 따른 아군 오발이나 유폭으로 전력이 순식간에 사라져 갔다.

테스터: 아냐…! 아냐! 내 함대가…!

테스터: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테스터: 얼른 대답해! 「지휘관」! 무슨 짓을 한 거야!?

자동 경보 시스템: “경고. 최종 방위선이 돌파되었습니다.”

로열 포춘: 거기 큰 배에 타고 있는 놈, 잘 들어―!

로열 포춘: 무기를 버리고 항복해!

로열 포춘: 그렇지 않으면 공격할 거야―!

테스터: 기어오르지 마!!

테스터: 크윽…! 두고 보자…!

테스터는 뱃전에서 뛰어내려 의장을 전개했다.

그녀가 있던 자리에는 전장을 감시하는 기구가 여전히 작동 중이었다――

 

 

 

 ~25. 사면초가

 

포성의 굉음이 서서히 가까워졌다. 함선들이 점점 포위망을 좁혀 오고 있었다.

그 중심에서 메리 셀러스트는 신출귀몰한 움직임으로 테스터를 견제하고 있었다.

테스터: 큭…! 쥐새끼 같은 게!

테스터: 왜 스캐너엔 아무것도 안 보이는 거야!

메리 셀러스트: …그런 건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에는 이길 수 없는 법이야.

상 마르티뉴: 늦어서 미안하다, 메리. ……응? 저게 「푸른 늑대단」의 리더인가?

메리 셀러스트: 아아. 푸른 늑대단의 소문을 만들어낸 장본인이자, 잔향 함대의 '주인'이야.

상 마르티뉴: 즉 폴리스와 항로를 습격하는 원흉이란 말이군.

상 마르티뉴: 이제 그 죗값을 치를 때가 되었다.

테스터: 「무적의 월계관」…….

다가오는 동료들을 보는 테스터의 눈에는 동요와 공포가 깃들기 시작했다.

메리 셀러스트: 동료가 모두 모였어.

메리 셀러스트: 이제는 우리가 공격할 차례야.

메리 셀러스트: 자, 목숨을 구걸할 준비는 됐겠지? 테스터!!



 ~26. 종막
메리와 상 마르티뉴가 테스터를 상대하는 사이 나머지 동료들이 배에 올라탔다.

내가 무사한 것을 보고 로열 포춘은 느닷없이 달려와 나를 껴안았다.

→ 괜찮으니까 좀 진정해…
→ 숨이……

로열 포춘: 아아아… 미안 미안!

로열 포춘: 너무 기뻐서! 아무튼 무사해서 다행이야!

로열 포춘: 방금 전까지만 해도 축 처져 있었으면서~♪

로열 포춘: 에이 난 템페스타의 리더라구. 내가 처져 있으면 어떻게…….

→ 잘했어

로열 포춘: 아으…….

로열 포춘: 고, 고마워…///

어드벤처 갤리: 하아. 감동적인 재회는 그쯤 하고 슬슬 메리와 상 마르티뉴를 돕자고.

어드벤처 갤리: 이미 승부는 났을지도 모르겠지만.

상 마르티뉴: 항복해라. 이제 도망칠 곳은 없다.

테스터: 크, 크크크……!

테스터: 나와 함께 바다의 부스러기가 되어라! 작별이다!!

위더: 뭘 할 셈이지……?

메리 셀러스트: …폭풍이야. 이 녀석 터무니없이 거대한 폭풍을 소환하려 하고 있어!

상 마르티뉴: 막아야 해…!

상 마르티뉴: 분명 놈이 힘을 끌어오는 원천이 어딘가에 있을 거야――

위더: 알겠다! 「젊음의 샘」이야!

위더: 그 기계의 숲이 녀석의 힘의 원천이야!

골든 하인드: 그걸 파괴하면 된다는 거지…?

로열 포춘: 하지만 그 큰 거를 어떻게…!

로열 포춘: …생각하자…생각해… 그래! 위더. 「터미널」한테 유성 한 번 더 쏴달라고 할 수 있어?!

위더: ……무, 물어볼게!

위더: 터미널, 아직 있어?

마도서 터미널: 네. 위대한 위더 님.

마도서 터미널: 걱정 마십시오. 본 기기는 최선을 다해 서포트하겠습니다.

마도서 터미널: 자율 목표 선택 모드 활성. 공격 목표 확인. 레드 오크 M2를 지정. 잔량 확인 중.

마도서 터미널: 이동식 발사 장치――0. 수중 발사 장치――0. 미사일 사일로――1.

마도서 터미널: 고폭 탄두 장전. 발사 준비 완료. 최종 승인 대기 중입니다.

→ 화면을 누른다

마도서 터미널: 발사 명령 확인.

위더: 서, 성공이다……!

테스터: 저건 내 보물……!?

테스터: 말도 안 돼…. 저 보물의 주인은 나라고…!

메리 셀러스트: 지금이다! 계속 몰아붙여!

테스터가 허둥지둥 공세에 대처하는 사이 고속으로 날아온 유성이 폭풍의 벽을 뚫고 젊음의 샘에 착탄했다.

――폭풍이 멎었다.

동력원이 사라진 테스터는 몇 차례 허우적거리다가 이내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메리 셀러스트: 끝났나……?

상 마르티뉴: 아아. 끝났다.

골든 하인드: 그런 것 같네.

로열 포춘: 아자아아! 축하 파티다―!

로열 포춘: 장소는 난파 지점 어때? 거기 있는 해산물들 아직 못 먹어 봤어!

어드벤처 갤리: 난파선에 붙어 있는 수생 생물들 말하는 거야……?

어드벤처 갤리: ……좋을 대로 해…….

이렇게 하나의 모험이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27. 파티가 끝나고

 

신세계. 난파 지점. 저녁.

파티가 끝나고 해변에는 다시 평온이 찾아왔다.

폭풍이 다가오고 있다. 슬슬 헤어질 시간이 된 것 같다――

로열 포춘[규약의 템페스타]: 내 바르바쿠아 어때? 네 솜씨 못지않지?

로열 포춘: 게다가 식재료도 유일무이! 난파 지점의 촉수들을 그대로 불판 위에! 이 쫄깃한 육질이 최고지~

→ 포탄을 막아낼 정도니까….

로열 포춘: 듣고 보니 그러네!

로열 포춘: 응…. 그러네…….

로열 포춘: ……진짜 돌아가는 거야?

지휘관: 그동안 메리가 폭풍의 특이점을 찾느라 많이 고생했어. 이제 와서 안 간다고 할 수도 없지.

로열 포춘: ……그래…응.

지휘관: 저녁 바람이 가장 헤어지기 좋은 바람이라고 하잖아.

지휘관: 자, 이거 받아.

→ 황금 나침반을 건넨다

로열 포춘: 괜찮아? 소중한 거 아니야?

지휘관: 언젠간 도움이 될 거야.

지휘관: 슬슬 가볼게.

로열 포춘: 바닷바람의 축복이 있기를.

 

로열 포춘: 절대 잊지 않을게――!

 

로열 포춘: 편지도 쓸게―――!!

 

로열 포춘: 꼭 만나러 갈게――――!!!

로열 포춘: ……….

…………

……………………

배가 폭풍으로 접어들면서 로열 포춘의 목소리가 서서히 멀어졌다.

"꼭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니 이별의 아쉬움도 조금은 줄어드는 것 같았다.

나침반을 넘겨줌으로서 루프는 완성되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가 놓여졌다.

이제는 알 수 없는 미래로 첫발을 내딛을 때다――

'템페스타와 젊음의 샘'――끝…?



 ~28. 미래를 향해

 

폴리스. 어느 곳.

상 마르티뉴[무적의 템페스타]: 잔향 함대에 대한 정보는 이미 폴리스에 전해졌다.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곧 새로운 동맹이 형성될 것이다.

상 마르티뉴: 지금까지 묻혀 있었던 어둠이 드러났다. 따라서 사람들도 변해야 해.

상 마르티뉴: 각 폴리스도 최근 급증한 자연재해에 골머리를 썩는 것 같다.

상 마르티뉴: ……이것이 무언가의 음모라면….

어드벤처 갤리[불신의 템페스타]: 누가 알겠어. 그 '테스터'라는 놈도 이 세계의 빙산의 일각일지도 몰라.

어드벤처 갤리: 폴리스 사람들은 분명 방법을 찾을 거야.

어드벤처 갤리: 뭐 나한테는 안 어울리지만.

상 마르티뉴: 하지만, 그럼에도 너는 와주었다.

상 마르티뉴: 무언가 심경의 변화가 있었나?

어드벤처 갤리: 옛날에 날뛰던 시절에 이런 예언을 들은 적이 있어.

어드벤처 갤리: "언젠가 이상한 놈들이 내 은거지를 찾아오고, 그 중 리더격인 놈은 세상의 진실을 파헤칠 것이다."

어드벤처 갤리: "그리고, 진정으로 내가 속할 곳도……."

상 마르티뉴: 속할 곳?

어드벤처 갤리: 모항? 집? 마음의 터전? ……어쩌면 전부 다일 수도 있지.

어드벤처 갤리: 예전에는 헛소리로 치부했지만 지금은 그 말을 믿게 되었어.

어드벤처 갤리: 그 지휘관의 힘이 필요해.

어드벤처 갤리: 그래서 템페스타에 가입해서 로열 포춘과 함께 「별을 인도하는 자」로서 폭풍을 조사하기로 했어.

상 마르티뉴: 폭풍을 이용해서 다른 세계… 그러니까 다른 「가지」로 이동하는 계획 말인가?

상 마르티뉴: 로열 포춘이 이미 몇 번 성공했다고 들었다.

상 마르티뉴: 그리고 "폭풍의 저편은 무척이나 위험하다"고도 말했다…….

어드벤처 갤리: 위험이 따르지 않는 모험은 없어. 그 애도 잘 알고 있고.

어드벤처 갤리: 하지만 우리는 바다의 모험가. 탐구심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지.

상 마르티뉴: ……그런가.

상 마르티뉴: 그 때가 오기까지 착실히 준비하고 있겠다――


'템페스타와 젊음의 샘'――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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