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새로운 시작
카페에서 대화를 나눈 후, 내비는 미래 진로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된 것 같다.
앞길이 아직 명확하지 않더라도 그녀라면 분명 자신만의 답을 찾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 새로운 여정에는 과연 어떤 경치가 기다리고 있을지――
~31. 진학
많은 궁리 끝에 내비는 계속 진학하기로 했다.
내비: 나는… 더 많은 걸 배우고 싶어….
내비: 더 많은 지식을 얻고, 더 많은 준비를 하고 싶어.
도서관. 햇빛이 커다란 유리창을 통해 쏟아지고 있었다.
내비는 책장 앞에 무릎을 꿇고 맨 아래 칸에 있는 책을 열심히 뒤적이고 있었다.
옆에 이미 고른 책들이 한 무더기 쌓여 있는데도 그녀는 여전히 진지한 표정으로 책을 찾고 있었다.
도와주려고 다가가자 나를 알아본 내비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내비: 아. 아빠, 왔네?
좀처럼 만족할 만한 책을 찾지 못해서인지 내비는 조금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휘관: 무슨 책을 찾는 거야? 내가 도와줄까?
내비: 감탄사가 나올 만한 재밌는 책을 찾고 있는데…….
내비: 다양한 분야에 대해 알고 싶거든. 일단 첫 내용이 흥미로운 것부터 시작하려고.
지휘관: 책은 많이 읽을수록 좋지. 같이 찾아보자.
그렇게 내비는 수험 준비를 시작했다.
지식에 대한 끊임없는 갈망은 분명 미래로 이어지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32. 파티시에
졸업 후 내비는 수제 케이크와 커피를 주력으로 하는 작은 카페를 열었다.
내장 공사가 다 끝나고, 그녀는 오픈 전에 나를 초대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포근한 햇살이 심플한 인테리어에 아늑함을 더했다.
내비: 어……. 이 옷은 오늘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거야.
내비: 아빠…… 어때?
지휘관: 잘 어울리네. 귀여워.
내비: ……그렇게 말해주니 기뻐….
내비의 볼이 살짝 붉어졌다. 그녀는 테이블에 놓인 딸기 파르페에서 한 숟갈을 떴다.
내비: 아직 좀 부끄럽긴 하지만…….
내비: 자. 아~ 해.
상쾌한 단맛이 입안에 퍼졌다.
~33. 바텐더
졸업 후. 내비는 뜻밖에도 칵테일의 매력에 홀렸다.
연수와 실무를 거듭한 그녀는 이제 뛰어난 바텐더로 활약하고 있었다.
밤의 바. 부드러운 불빛이 어딘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몸에 꼭 맞는 제복을 입은 내비는 아무렇게나 카운터 위에 걸터앉아 있었다.
그녀는 거꾸로 엎어 놓은 얼음 양동이 위에 가득 찬 칵테일 잔을 올려놓았다.
내비: 부탁받은 칵테일은 다 만들었지만~
내비: 그냥 순순히 건네면 재미가 없잖아?
지휘관: 난 손님인데?
내비: 에이~ 여기서는 바텐더인 내가 규칙이야♪
내비는 허공에 뜬 다리를 천천히 흔들면서 카운터 앞에 서 있는 나를 향해 짓궂은 표정을 지었다.
내비: 원한다면 이 내비한테 부탁해 봐?
~34. 풍경 사진
촬영에 심취하게 된 내비는 기술을 연마하여 풍경 사진가가 되었다.
대자연과 소통하는 법을 타고난 것처럼 그녀는 언제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했다.
아침 안개가 자욱한 숲.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내리쬐는 햇빛이 바닥에 얼룩덜룩하게 퍼졌다.
내비는 카메라를 쥐고 하늘을 나는 새들을 부드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어느새 호기심에 사로잡힌 작은 새 몇 마리가 그녀의 머리 위, 그리고 카메라에 앉았다.
지휘관: 널 좋아하나 봐.
내비: 쉿…. 조용히 해. 놀라게 하면 안 되니까.
대답하면서도 그녀의 눈빛은 계속 날아다니는 새들을 쫓고 있었다.
내비: 조용히 하고 마음을 열어 주면……. 작은 동물들은 자연스럽게 다가와 줄 거야.
내비는 말하면서 작은 생명들이 놀라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카메라 렌즈를 조정했다.
내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 게 이 아이들의 믿음에 대한 최고의 보답이야.
라고, 내비는 작게 속삭였다.
~35. 발파 전문가
발파 전문가가 된 내비는 마침내 천직이라고 부를 수 있는 무대에 우뚝 섰다.
정확한 발파 작업을 거듭할수록 그녀는 이 스릴 넘치는 직업에 대한 애정이 점점 깊어지는 것 같았다.
폐건물이 굉음과 함께 와르르 무너졌다.
주황색 불꽃이 하늘 높이 치솟아 황야를 환하게 비추었다.
내비는 폭발음을 뒤로 하고 전진했다. 발걸음은 경쾌, 얼굴에는 사악한 미소가 가득했다.
지휘관: 정말 즐거워 보이는구나….
내비: 아핫♪ 퇴물 아빠도 알겠어?
내비: 파괴를 이렇게까지 예술로 승화할 수 있는 건 전 세계를 뒤져도 나밖에 없을걸♪
내비: 어때? 내 재능에 놀라서 말도 안 나오지?
등 뒤의 불꽃이 그녀의 전신을 빛내고 있었다.
내비: 이 일은 정말 날 위해서 만들어진 거 같아! 최고야♪
~36. 심리 상담사
내비는 심리 상담의 길을 골라 훌륭한 상담사가 되었다.
그런데…….
밝고 깨끗한 상담실.
내비는 인체공학 의자에 앉아 우아하게 다리를 꼰 채 손에 파일을 들고 있었다.
다른 손으로는 펜을 턱에 대고 품평하는 나를 내려다봤다.
지휘관: ……이거 정말로 해야 돼?
내비: 후후. 물론이지. 아빠의 심리 상태는 분석할 가치가 있는걸.
내비: 배운 걸 실천할 좋은 기회기도 하고.
내비: 어디 보자…… 과연. 설문지의 답안으로 볼 때, 당신의 문제는 바로 이거야.
지휘관: ……어? 나 아직 아무것도 안 썼는데…?
내비: 흠흠. 우리 사이니까 애초에 설문지 같은 건 필요 없는걸.
내비: 안심해~ 당신의 마음을 확실하게 '치유'해 줄게♪
~37. 보안 전문가
내비는 사이버 보안 관련 직종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녀가 감시하는 것은 보안 위협만이 아닌 것 같다.
심야. 감시실의 광원이라고는 여러 대의 모니터에서 나오는 푸른빛뿐이다.
감시, 도청… 다양한 정밀 기기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내비는 의자에 몸을 웅크린 채 열심히 화면을 주시하고 있었다.
내비: 아빠도 참, 야식은 책상 위에 올려 두면 되는데~
지휘관: 이렇게 늦게까지…….
말을 마치기도 전에 기묘한 위화감이 엄습했다.
지휘관: 내가 야식을 들고 올 거라는 건 어떻게 알았어…?
내비는 한 손으로 헤드폰을 잡고 능글맞은 미소를 지었다.
내비: 글쎄~ 어떻게 알았을까~♪ 아빠, 궁금해?
지휘관: 설마 날 감시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내비: '감시'? 땡~ 전부 아빠의 신변 안전을 위한 거야.
내비: 후후후. 나한테 감사하도록 해♪
~38. 캠핑 강사
졸업 후 내비는 캠핑 강사가 되었다.
그녀는 대자연 속에서 자신만의 천지를 찾았다.
산속의 호수. 찬란한 햇빛이 수면에 쏟아지고 있었다.
캠핑 준비는 끝났다. 텐트 천이 산들바람에 가볍게 흔들리고 있었다.
내비: 자. 이제 야외 조리법을 알려 줄게~
내비는 캠핑 의자에 앉아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지휘관: 역시 내비야. 제법 그럴싸해졌네.
내비: 당연하지. 일이잖아.
내비: 에헤헤. 그럼 오늘 수업 들을 준비는 됐어?
지휘관: 응. 지도 부탁할게.
산바람이 야영지를 살포시 어루만지며 호수에 물결을 일으켰다.
응. 그야말로 캠핑하기 좋은 날이다.
~39. 바이크 라이더
졸업 후. 오토바이에 푹 빠진 내비는 교습을 받고 면허를 땄다.
그녀는 바람을 가르며 질주하는 자극의 포로가 되었다.
맑고 푸른 바다는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갈매기 몇 마리가 푸른 하늘을 선회하며 이따금씩 맑은 울음소리를 냈다.
내비는 오토바이에 기대고 있었다. 검은색 라이더 슈트가 슬림한 보디라인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내비: 어때, 아빠?
내비는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어딘가 의기양양한 눈빛을 던졌다.
내비: 드라이브할래? 태워 줄게.
지휘관: 그냥 새 오토바이를 자랑하고 싶은 거 아냐?
내비: 에이~ 들켰네♪
내비: 그래도 드라이브 권유는 진심이야. 갈래?
지휘관: 당연히 가야지.
바닷바람이 해안선을 따라가며 뺨을 가볍게 스쳤다.
엔진의 굉음이 울리고, 두 사람을 태운 오토바이는 저 멀리 달리기 시작했다.
~40. 수의사
동물을 좋아하게 된 내비는 수의사가 되었다.
평소처럼 점심을 먹은 후, 내비는 공원에 들러 길고양이들을 정기 검진하기 시작했다.
공원 벤치에서 흰 가운을 입은 내비가 부드러우면서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는 통통한 갈색 줄무늬 고양이를 품에 안고 가슴에 청진기를 가져다 댔다.
갈색 고양이는 안심한 듯 내비에게 몸을 맡기고 가만히 진료를 받았다.
또 다른 갈색 고양이도 이미 내비의 허벅지에 기대 기분 좋게 잠들어 있었고, 턱시도 고양이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비: 그래그래, 착하지. 이제 괜찮아질 거야~
지휘관: 저쪽에도 대기줄이 있는데?
벤치 맞은 편에서도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가만히 내비를 관찰하고 있었다.
내비: 자기들을 도우러 오는 착한 언니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내비: 얘들은 정말 똑똑해. 누가 정말로 자기들을 도우려 하는지 잘 알고 있는걸.
그녀의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41. 록 스타
음악의 길을 정진한 내비는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로 불릴 정도로 성장했다.
오늘은 내비의 콘서트 날이다. 나는 무대 밑에서 익숙하면서도 낯선 분위기를 풍기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대 위 내비는 마이크와 일렉 기타를 들고 있었다.
등 뒤의 대형 스크린에는 그녀의 상반신이 비춰지고 있었다.
내비: 이 곡은… 내 가장 소중한 사람을 위해 만든 곡이야!
부드럽고 수줍은 평소 모습과는 달리 지금의 내비는 음악의 힘으로 강하게 빛나고 있었다.
내비: 음악은 나한테 용기를 줬고,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힘을 줬어.
내비: 아빠, 잘 듣도록 해!
말과 함께 힘찬 기타 전주가 울려 퍼졌다.
유독 빛나는 그녀의 모습에서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42. 빛나는 아이돌
휘황찬란한 무대에서 내비는 오직 나만을 위해 전력으로 공연을 하고 있었다.
블루&화이트를 바탕으로 한 무대 의상이 조명 속에서 빛나며 그녀의 춤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마지막 음표와 함께 내비는 무대 중앙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리고 내 쪽으로 눈을 돌렸다. 마치 무언가 결심이라도 한 것처럼.
내비: 저, 저기…….
내비: 사랑과 음악의 마법으로, 아빠의 마음이 나를 위해 뛰게 하고 싶어!
내비: 앞으로도 계속 응원해줘!
그녀는 수줍은 표정으로 열심히 손가락 하트를 만들었다.
지휘관: 당연하지! 난 언제나 내비의 편이야!
내비: 에헤헤…….
이 순간 그녀의 빛은 영원히 기억에 새겨질 것이다.
~43. 견습 간호사
졸업 후 내비는 간호사가 되기로 했다.
오늘도 평소처럼 그녀를 데리러 병원에 왔다.
커튼이 쳐지면서 병실 내부는 외부와 완전히 분리되었다.
깨끗한 백의를 입은 내비가 병상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았다.
내비: 흐흥. 아빠, 단념하고 내 주사 연습 상대가 되어줘!
지휘관: 잠깐 잠깐! 이 전개는 뭐야……?
내비: 왜애? 언제나 내 일을 응원하겠다고 했잖아? 이제 와서 도망치는 거야?
내비는 과시하듯 손에 든 주사기를 흔들었다. 그러자 주사액이 바늘 끝에서 똑 떨어졌다.
지휘관: 이건 응원하는 거하곤 별개의 문제잖아…….
지휘관: 그리고 아픈 것도 아닌데 주사를 왜 맞아…?
내비: 이건 내가 조제한 영양제인데? 아빠를 위해서 특별히 준비한 거야. 아프지 않아도 맞을 수 있어♪
내비: 도망가면 앞으로 매일 주사 놔 줄 거야?
내비는 내 턱을 손으로 받치고 달콤한 목소리로 '위협'을 가했다.
~44. 동물원 원장
사파리 파크. 젊은 원장 내비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관찰 구역 한쪽에 자리잡은 내비는 태블릿을 들고 근처 암벽에서 쉬는 사자 무리의 모습을 기록하고 있었다.
지휘관: 내비. 일은 잘 돼 가?
내비: 아빠, 와줬구나~
내비: 지금 휴식 상황을 기록하고 있어. 요즘 날씨가 더워져서 생활 패턴이 좀 바뀐 거 같아서.
그녀는 고개를 들고 윙크했다.
지휘관: 조금 쉴까? 근처에 앉을 수 있는 다른 관찰 지점도 있던데?
내비: 괜찮아. 이게 더 편해. 그리고…….
내비: 아빠가 옆에 있으니까 하나도 안 힘든걸.
사자 무리는 나른하게 꼬리를 흔들었다. 내비의 얼굴에는 온화한 미소가 가득했다.
~45. 일류 수리공
공작 수업에서 흥미를 느낀 내비는 졸업하자마자 기계 정비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각종 기계 부품이 즐비한 자재 창고. 내비는 작업대 앞에 앉아 있었다.
좌우의 설계도를 비교하면서 어느 쪽이 최선인지 검토하고 있는 것 같았다.
지휘관: 내비는 항상 여기 있네.
내비: 응? 아, 아빠.
스패너를 물고 있어서 그런지 내비의 목소리는 조금 어눌했다.
내비: 혹시 일부러 만나러 와 준 거야?
지휘관: 응.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서.
내비: 어쩔 수 없네~ 그럼 아무데나 적당히 앉아 있어. 일 방해하지 말고.
내비: 뭐, 아빠가 옆에 있으니까 조금만 더 열심히 일해 볼까~
내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한다고 울면 안 돼? 마음 아프니까~
~46. 새로운 이야기
모항. 집무실
창밖을 바라보며 그동안의 경험에 대해 생각했다.
지휘관: (계획대로 육성을 마쳤지만… 왠지 더 잘할 수 있었을 거 같아서 아쉬움이 남네.)
아카시: 므후후~ 지휘관 여기 있었구냥~ 표창 준비는 다 된 거냥?
지휘관: 아카시?! 어느새에….
지휘관: 근데 표창은 뭐야?
아카시: 어흠. 이번 실험의 핵심 인물에게 성과를 정리해 달라고 온 것뿐이다냐!
TB: 분석 모듈을 동기화합니다. 이번 육성 과정에서의 데이터 변화는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TB: 상호 작용에 의한 영향을 관찰함으로써 TB는 '개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TB: 그러나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내비: 흐응. 계속하자는 걸로 들리는데?
내비: 좋아. 나도 아직 해보고 싶은 게 많이 있거든~
지휘관: 즉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내비: 빙고! 바로 그거야♪
내비: 너와의 만남은 나에게는 전부 유일무이한 만남인걸?
TB: 추신. 모든 육성 데이터는 완전성을 유지한 채 보존됩니다.
TB: 이 모든 소중한 기록은 제가 '개성'더욱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추측합니다.
내비: 그럼 계속할 수밖에 없네!
내비: 아빠. 나하고 함께 더 많은 추억을 만들 준비는 됐어?
→ 물론이지
→ 추억을 잔뜩 만들자
내비: 후후.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곧 새로운 이야기의 막이 오른다. 이번에는 어떤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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