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및 관련 글/TB 육성 계획

내비게이터 육성 계획-공통

킹루클린 2025. 1. 29. 22:43

 ~01. 새 육성 계획!
모항. 집무실

지휘관: '육성 계획'……? TB 육성은 일단락된 거 아냐?

책상 위에 놓인 기획서를 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TB에게 확인했다.

TB: 질문을 확인했습니다. 이 기획서의 내용은 이전의 육성 계획과 상충되지 않습니다.
TB: 분석에 따르면 제목을 '육성 계획 버전 2.0'으로 수정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TB: 수정된 기획서를 다시 출력하여 아카시에게 내용을 공유하겠습니다.

지휘관: 아카시한테 공유한다고? 이거 아카시가 기획한 거야?

TB: 부정. 이 기획서는 TB와 아카시가 공동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TB: 보충. 아카시는 TB의 의뢰를 받고 협력해 주었습니다.

지휘관: 뭐?

TB에게 더 질문하려 할 때 익숙한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아카시: 누가 아카시를 부른 거 같다냥!

양반은 못 된다고 녹색 고양이가 때마침 집무실에 나타났다.

지휘관: 언제 온 거야…….
지휘관: 뭐, 됐다.
지휘관: 둘 다 모였으니까 이 기획서에 대해 설명해 줄래?

TB: 답변합니다. 육성 계획의 대상으로서, 이전 데이터에서 매우 많은 수의 인식 정보를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TB: 따라서 지휘관님의 친화력이나 책임감 등 훌륭한 특성은 더 큰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TB: 다만 지휘관님이 'TB'를 중복 육성하여 '개성'을 탐구하는 흐름을 볼 때…….
TB: TB가 그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언제난 지휘관님의 '제로부터의 육성 프로세스'에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TB: 물론 매번 다른 성과를 얻고는 있지만, 수집 프로세스가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어, 곧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 적용되는 국면에 진입할 것입니다.
TB: 이대로는 '개성'을 이해하는 데 있어 더 이상은 진전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TB: 따라서 아카시에게 협조를 부탁해 새로운 기획을 세웠습니다.

아카시: 알기 쉽게 말하면 TB의 학습이 병목 현상에 달했다냐~ 그래서 새로운 데이터가 필요하다냐.

지휘관: 하지만 TB를 계속 육성해도 병목 현상을 돌파할 수는 없지 않아?

아카시: 그게 바로 새 기획의 포인트다냐! 육성 대상을 바꾸는 거냥!

지휘관: 모항에 인공 지능이…… TB말고 또 누가 있어?

아카시: '내비게이터'냥!

지휘관: ……왜 내비게이터야?

아카시: 그야 물론 커다란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냐!

지휘관: 판단 기준이 뭔진 모르겠지만…… 애초에 그 아이는 자아가 없지 않아?

아카시: 므후훗. 그건 TB가 어떻게든 해줬다냐.

TB: 로그 데이터 분석, 동료들의 설문 통계, 그리고 아카시가 제공한 파라미터를 바탕으로…….
TB: 내비게이터의 기초 성격을 설정했습니다.
TB: 지휘관님의 동의만 있으면, 아카시가 성격 데이터를 단말기에 업로드할 것입니다.

지휘관: 기초 성격을 이미 설정했으면 육성할 이유가 없지 않아?
지휘관: 이미 '개성'을 갖고 있는 거잖아.

TB: 그렇습니다. 따라서 이미 존재하는 '개성'이 육성에 따라 변화하는지의 여부…….
TB: 그리고 만약 변화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입니다.
TB: 이것은 TB의 학습에 매우 큰 가치가 있습니다.
TB: 물론 계획의 실행 여부는 지휘관님의 판단에 따르겠습니다. TB는 어디까지나 '부탁'을 드렸을 뿐입니다.

지휘관: (부탁……. 예전의 TB라면 이런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을 거야.)
지휘관: (이건 '개성'의 육성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몰라.)
지휘관: TB의 부탁이라면…… 한번 해봐도 괜찮겠지.
지휘관: 절차는 이전하고 동일해?

아카시: 조금 간략해졌다냐~
아카시: TB 때와 달리 이미 성격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냐.

지휘관: 흠……. 그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전에 한 가지 확인할 게 있어.
지휘관: 이 '육성 계획'은 앞으로도 계속 확장될 예정이야?

TB: 단언할 수 없습니다. 현재의 육성으로는 병목 현상을 돌파하기에 충분한 데이터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TB: 다만 데이터베이스에 충분한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으므로, 후속 인격 시뮬레이션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TB: 만약 2.0의 데이터가 부족하면 3.0, 4.0 등…… 이어서 추진할 수 있습니다.

지휘관: …어쩐지 '육아 경험'만 풍부해질 거 같은데.

TB: 표현과 문맥으로 보아 이는 일종의 '농담'으로 해석됩니다.
TB: 기존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적절한 감정 반응을 실시합니다.
TB: 하, 하, 하.

감정 없는 웃음소리가 TB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래도 그녀에게 있어서는 큰 진보였다.
기획서에 서명하자, 아카시는 재빨리 기획서를 끌어당겨 소중하게 품에 안았다.

아카시: 므후후~! 그럼 준비는 아카시에게 맡겨 달라냐~!
아카시: 조정과 수정만 조금 하면 되고, TB도 도와주니까 금방 끝날 거다냐~
아카시: 이번만 특별 서비스로 요금은 받지 않겠다냐~♪



 ~02. 보충 설명 중!
모항. 집무실

아카시가 "금방 끝날 거다냐~"라고 말한 지 벌써 5일이 지났다.
다음 일정을 확인하며 일정표를 조율하고 있는데, 낯익은 장치 하나가 책상 위에 올라왔다.

지휘관: 이거 저번에 TB의 개성을 키울 때 썼던 그 몰입형 인터페이스야?

아카시: 그렇다냥~! 지휘관도 잘 알고 있는 '버추얼 타운'이다냐!
아카시: 아, 맞다. 이번에는 이전하고 조금 다른 점이 있다냐~
아카시: TB가 알고 싶은 것은 후천적인 교육에 따른 영향이기 때문에…….
아카시: 이번에는 특별히 개성이 뚜렷한 동료들에게도 협조를 부탁했다냐~
아카시: 지휘관은 마을에서 동료들을 방문할 수 있을 거다냐!

지휘관: 잠깐만…… 방문?

아카시: 기능이 개방되면 알 거다냐♪
아카시: 아무튼 빨리 단말기를 착용해랴냐! 육성할 아이를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면 안 돼냥!

고개를 끄덕이고 단말기를 착용했다. 아카시는 모니터를 손에 들고 내 쪽으로 다가왔다.
화면 속 TB가 나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TB: 시스템 확인. 육성 대상 설정이 완료되었습니다. 대상. 내비게이터-내비.
TB: 실행. 육성 임무를 지휘관님께 인계합니다.

지휘관: 그래.

익숙한 하얀 빛이 퍼졌다――



 ~03. 만나서 반가워……?

 

눈앞의 경치가 서서히 선명해졌다.

지휘관: 방까지 새로 만든 건가…….

주변을 둘러봤다. 모든 것이 새롭게 세팅된 것을 확인한 후, 나는 소파에 앉았다.

지휘관: (내비……. 재미있는 이름이네.)
지휘관: (자아 없는 '내비게이터'가 개성을 가진 내비로…….)
지휘관: (TB가 설정한 기초 성격은 어떤 모습일까. 무슨 얘기부터 해야 되지…….)

어떻게 인사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문 쪽에서 가벼운 기척이 들렸다.
이내 문이 열리고 작은 그림자가 현관에 나타났다.

 

내비: 흥. 네가 내 시중을 들 퇴물 지휘관이구나?
내비: 반가워! 앞으로 잘 부탁해~♪

지휘관: 만나서 반가워…….
지휘관: (기초적인 인지와 언어 능력은 갖추고 있는 것 같으니 그 부분은 특별히 가르칠 필요는 없겠네.)
지휘관: (그나저나 대단한 진보구나……. 모항의 인공 지능이 늘어날 날도 머지않았나 봐.)

내비: 뭐야? 덜떨어져 보이는데… 진짜 퇴물이야~?
내비: 뭐, 내 시중을 들게 해줬으니 감사하도록 해♪

지휘관: 과연. 이런 성격인가…….

내비: 으응? 퇴물 지휘관, 무슨 불만이라도 있어?

지휘관: …….
지휘관: (아직 어린애니까 별로 신경 쓰지 말자.)
지휘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자라게 될지 전혀 모르겠네…….)

그렇게 생각하며 내비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휘관: 내비. 우리집에 어서 와.

그녀는 작은 손을 뻗어 꽉 움켜쥐었다.

내비: 흥. 허접 퇴물 지휘관이라니, 내가 많이 돌봐줘야겠네♪



 ~04. 호칭上
내비는 집안을 대충 둘러본 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소파에 앉았다.

내비: 흐응~ 퇴물 지휘관 주제에 방정리는 의외로 잘해 놨네.

지휘관: 음…. 앞으로 계속 그렇게 부를 거니?

내비: 글쎄에?
내비: '보호자'나 '야'라고 부르면 별로 재미없잖아?
내비: 그래서 '퇴물 지휘관'이 편해!
내비: 뭐,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싶으면 생각해 볼 수도 있는데?
내비: 자, 어떻게 불러줬으면 하는지 알려줘 봐♪

역주) 여기서 내비가 지휘관을 부르는 호칭을 정할 수 있습니다. 이후로 내비 육성 관련 글에서는 ‘아빠’로 지칭합니다.



 ~05. 호칭下
내비: 흐응~ 그렇구나. '아빠'라고 불러줬으면 해?
내비: 그럼 오늘부터 그렇게 불러 줄게. 아빠~

이렇게 내비와 함께하는 생활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06. 그녀의 다른 모습
음악은 마음을 풍성하게 해준다고 들었기에, 내비에게 헤드폰과 플레이어를 선물했다.

내비: 흐응~ 선물도 준비한 거야? 아빠는 퇴물 주제에 생각보다 눈치가 빠르네♪
내비: 정성껏 준비한 거니까 어쩔 수 없이 받아 줄게. 나한테 감사하도록 해~

받는 쪽인데도 왜인지 내게 감사를 요구하고 있다.


→ 이럴 때는 '감사합니다'라고 해야 하는 거야
지휘관: 이럴 때는 '감사합니다'라고 해야 하는 거야.

내비: 흐응~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듣고 싶어? 아빠 진짜 건방져.
내비: ……그렇게나 듣고 싶은 거야? 귀찮은 어른이네.
내비: 뭐, 좋아. 그렇게까지 원한다면…….
내비: ……가, 감사합니다! 이 퇴물!

→ 내버려 둔다
지휘관: (태도는 이렇지만 아무튼 기뻐하는 거 같고…….)
지휘관: (정말 솔직하지 못한 애라니까. 뭐, 일단 내버려 둘까.)

내비: 왜 날 그런 눈으로 보는 거야? 설마 꼬맹이 취급하는 건 아니겠지!
내비: 진짜……! 흥!


어딘지 부끄러운 표정으로 내비는 볼을 훅 부풀렸다.
아직 어린 티가 나는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태도가 유해지고 말았다.

지휘관: 하아…. 슬슬 저녁 시간인데…… 내비는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내비: 흥. 아빠는 이제야 저녁을 떠올린 거야?
내비: 맛있는 거면 뭐든 좋지만, 맛없으면 싫어!

지휘관: 그래그래……. 그럼 적당히 만들어 볼게.

부엌에 있는 재료들로 저녁을 만든 후, 집무실로 돌아와 쌓인 업무를 처리했다.
겨우 다 끝냈을 무렵에는 이미 밖은 한밤중이었다.
굳은 어깨를 가볍게 돌리면서 혼자 있는 내비를 떠올렸다.

지휘관: 음……. 얌전히 잘 자고 있으려나. 한번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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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내비의 방

캄캄한 집안. 내비의 방에서 새어나오는 희미한 불빛이 눈길을 끌었다.

지휘관: (문도 열려 있고 불도 켜져 있네……. 무서워서 못 자고 있나?)

내비의 방으로 다가가 반쯤 열려 있는 문을 살며시 두드렸다.
하지만 반응은 돌아오지 않았다.

지휘관: (응? 설마 불을 킨 채로 잠들었나……? 들어가서 확인해 볼까.)

 

내비: ……♪

인형과 장난감에 둘러싸여 있는 내비는 헤드폰을 쓴 채 음악에 맞춰 발로 리듬을 맞추고 있었다.
완전히 음악의 세계에 빠진 것 같았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든 내비는 나를 발견하고 곧 무척이나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내비: ……?! 뭐야, 왜 멋대로 들어오는 거야?! 흥!

지휘관: 노크는 했는데…. 아마 헤드폰을 쓰고 있어서 못 들은 거 같은데?

내비: 헤드폰……! 차, 착각하지 마! 좋아서 음악을 듣고 있는 게 아니니까!
내비: 그, 그냥…… 기껏 받은 건데 한 번도 안 쓰면 아빠가 불쌍하니까…….
내비: 어쩔 수 없이 들어 주는 것뿐이야!

내비는 투덜거리며 헤드폰을 정리하고 카펫에서 일어났다.
살짝 부끄러워하는 그녀를 보고……


→ 내비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손을 뻗어 살짝 내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비: 뭐, 뭐하는 거야! ……진짜!
내비: 머리가 다 망가지잖아! 바보!

지휘관: 그래그래, 이제 안 할게. 늦었으니까 슬슬 자야지?

내비: 나, 난 어린애 아니거든! 그냥 내버려 둬……
내비: ……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어쩔 수 없지. 자 줄게!

→ 잘 시간이라고 말한다
지휘관: 음악은 내일 들어도 되잖니? 늦었으니까 슬슬 자자.

내비: 흥! 내버려 둬!
내비: ……뭐, 좋아. 퇴물 아빠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어쩔 수 없지. 자 줄게!


그렇게 말하며 내비는 침대로 올라가 이불을 뒤집어썼다.
이불을 정돈해 주고 방의 불을 껐다. 방은 금세 캄캄해졌다.
창으로 새어 들어오는 달빛이 내비의 침대 위를 부드럽게 비췄다.

내비: 흥……. 이럴 때 뭐 할 말 없어? 아빠는 진짜 바보야.
내비: "잘 자" 정도는 말해 줄 수 있잖아. 화낸다?

내비의 투정이 들렸다.

내비: 만약 내가 나쁜 꿈이라도 꾸면 전부 아빠 탓이니까!

지휘관: 잘 자, 내비. 좋은 꿈 꿔.

쓴웃음을 지으며 살짝 머리를 쓰다듬고, 조용히 내비의 방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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