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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항 패션 특집! 레이싱 스테이지!

킹루클린 2023. 9. 30. 13:51

 ~01. 잠든 기다림의 은가마
시나노: 으응……. 후우….

시나노: 이런 식으로 하면…… 되는 것인가……?

지휘관: 지금도 좋지만 자세를 살짝만 바꾸면 더 좋을 거 같아.

시나노: 아아…. 그대가 바란다면, 도무지 거절할 수가 없구나…….

레이싱 걸 의상을 입은 시나노는 사진 촬영용 머신 위에서 열심히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나는 뭘 하고 있느냐 하면, 그녀의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대기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모항 기사에 실을 시나노의 홍보 사진을 촬영하던 도중, 같이 촬영하던 아오바가 급한 일이 생겨서 결국 나 혼자 사진을 찍게 된 것이다….

시나노: …이런 자세면, …괜찮은 건가…?

포즈를 정한 모양이다.

시나노: 참고용 사진과… 같아 보인다만….

확실히 이건….

→ 최고야!

시나노: 후우…. 그대가 그리 말한다면 다행이구나….

시나노: 허나… 이리도 부끄러울 줄은….

시나노: 물론……동료들을 응원하기 위함이라면, 나도 전력을 다하마….

그럼 시험삼아 몇 장….

시나노: 경기를 장식하는 역할로서, 몇 장이든, 기꺼이….

부끄러워하면서도 열의를 다하는 시나노를 본받아 나도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덕택에 좋은 그림이 나왔다――

 

 ~02. 스플렌디드 기어
볼티모어: …이번 출전 선수는 이상!

볼티모어: 선수들이 펼칠 뜨거운 경주를 기대하며!

볼티모어: 자, 드디어 레이스 스타트!

외침과 함께 볼티모어가 힘껏 깃발을 휘두르자 경기장의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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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수고했어. 여기 물. …그리고 수건도.

볼티모어: 후우…. 고마워, 지휘관. 마침 목이 마르던 참이었어.

지휘관: 시작 전 안내 방송까지 하느라 고생 많았네….

볼티모어: 하하하. 별거 아냐. 그보다 소개 멘트는 어땠어?

지휘관: 대단했어. 경기장도 한층 달아올랐고.

볼티모어: 다행이다. 사실 전부터 연습했던 거거든.

볼티모어: 열심히 한 보람이 있네.

볼티모어는 지쳤는지 타이어에 몸을 기댔다.

그리고 수건으로 땀을 닦고는 멋진 미소를 보여줬다.

볼티모어: 기왕 맡은 일이니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전력을 다했을 뿐이야.

볼티모어: …근데 지휘관. 아까부터 내 시선을 피하는 거 같은데….

볼티모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지휘관: ……………….

지휘관: ….

지휘관: ……그게, 음……아니……딱히…….

볼티모어: 얼굴이 아니면 옷?

볼티모어: 이거 움직이기 편하게 조금 수선한 거야.

볼티모어: 이전 거는 좀 뻣뻣해서 깃발을 힘껏 휘두르기 힘들었거든.

볼티모어: 뭐어, 노출은 좀 늘어났지만….

볼티모어: 그래도, 봐봐――

눈부신 햇살 속에 흑백 체커기를 치켜든 볼티모어는 사뿐하게 빙글 돌고는 상쾌한 미소를 지었다.

볼티모어: 이렇게 마음껏 깃발을 휘두르면서 응원할 수 있으니까, 고치길 잘한 거 같아.

→ 볼티모어 다움이 잘 보이네

볼티모어: 그, 그래…? 후후. 그러면…….

볼티모어는 무언가 결심한 표정으로 가까이 다가와, 나를 올려다보면서 얼굴을 들이밀었다.

볼티모어: 경기장의 열기를 띄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지휘관의 열기는 어때…?

볼티모어: 그게, 괜찮으면……앞으로도 지휘관을 응원해도… 될까?

 

 ~03. 파이널 랩
뜨거운 경기장 한쪽에서 혼자 유유히 즐기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발견했다.

개봉된 샴페인이 등 뒤에 놓여 있었다.

프린츠 오이겐: 후후후. 들켰나?

아무래도 철혈의 승리를 기념하는 '연습'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프린츠 오이겐: 머신 조작은 철혈의 특기잖아?

프린츠 오이겐: 이 정도 자신감은 가져도 충분하지 않아?

프린츠 오이겐: 마침 잘됐네. 지휘관도 한 잔 할래?

그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오이겐의 술버릇을 생각하면 지금 마시게 둘 수는 없다….

프린츠 오이겐: 어머, 뭘 망설이는 거야?

프린츠 오이겐: 걱정 마. 응원 일은 전부 끝냈으니까.

프린츠 오이겐: 이대로 지휘관하고 아침까지 마셔도 괜찮다고? 후후♪

지휘관: 좀 봐줘라. 인사불성인 너를 항상 숙소까지 나르는 건 나라고….

프린츠 오이겐: 어머, 당연히 지휘관이 바래다 줘야지.

프린츠 오이겐: 연약한 나를 만취한 상태로 하룻밤 내내 여기 방치할 셈이었어?

프린츠 오이겐: 뭐, 농담이야. 후훗♪

지휘관: 아무튼 레이스도 아직 안 끝났고….

지휘관: 지금부터 기념하는 건 너무 이르지 않아…?

프린츠 오이겐: 그렇긴 하지만 승자는 이미 반쯤 정해져 있잖아?

프린츠 오이겐: 혹시 지휘관은 철혈 말고 다른 팀을 응원하는 거야…?

프린츠 오이겐: 그럼… 안 되겠네.

프린츠 오이겐: 지휘관이 자신이 틀렸다는 걸 깨닫게 해줘야겠어.

장난기가 가득한 눈을 빛내며 오이겐은 내 옷을 잡아당겨 몸을 밀착시켰다.

프린츠 오이겐: 그러고 보니 아직 지휘관한테 이 옷에 대한 감상을 못 들었는데.

프린츠 오이겐: 후후후. 눈 돌리지 마.

프린츠 오이겐: 솔직히 말해보렴?

→ 어울려
→ 잘 어울려
→ 엄청 잘 어울려

프린츠 오이겐: 후후후. 좋아♪ 오늘은 이 모습으로 철혈 팀을 응원할 거야.

프린츠 오이겐: 그리고 우승 축하 파티에도 이 모습으로 참가할 거고――

프린츠 오이겐: 물론 지휘관도 철혈을 응원할 거지?

오이겐은 천천히 몸을 밀착시키며 이렇게 덧붙였다.

프린츠 오이겐: 파티에서 내가 취하면 챙겨줘야 해?

프린츠 오이겐: 응? 지휘관――



 ~04. 윈드 캐처
경기 도중 잠시 산책하다 보니 유니온을 응원하고 있는 엔터프라이즈를 발견했다.

엔터프라이즈: 지휘관도 관전하러 왔구나.

엔터프라이즈: 방금 전 경기는 대단했어. 레이스의 매력을 유감 없이 보여줬지.

엔터프라이즈: 지휘관. 내년에도 레이스를 개최하는 건 어때?

지휘관: 동료들의 반응을 보면 그래도 괜찮을 거 같네.

지휘관: 그런데 엔터프라이즈. 그 차림은…….

→ 일단 장소를 바꾸자

엔터프라이즈: 장소를 바꾸자고? 지휘관의 배려는 고맙지만….

엔터프라이즈: 공교롭게도 오늘은 일반 관객으로 온 게 아니야.

엔터프라이즈: 보다시피 유니온 동료들을 응원하는 일을 맡았어. 그래서 이런 옷을 입은 거야.

엔터프라이즈: 열사병 대책으로 이 양산도 있으니 문제없어.

엔터프라이즈: 솔직히 말하면 나도 머신에 타서 참전하고 싶었어.

엔터프라이즈: 바다를 가르는 것과는 또 다른 자극을 맛볼 수 있을 것 같았거든.

엔터프라이즈: 하지만 지금은 맡은 임무를 완수해야지.

과연 책임감 강한 엔터프라이즈 다운 발언이다.

하지만 엔터프라이즈가 이런저런 포즈를 취하는 사이에….

아까부터 신경 쓰였던 곳이 점점 아슬아슬해지고 있었다.

지휘관: (윽, 이건…….)

엔터프라이즈: 지휘관. 걱정스럽다는 얼굴인데, 왜 그러지?

엔터프라이즈: 아까 말했던 레이스 참전이라면, 물론 기술을 공부하고 만전을 기한 다음에 임할 생각이야.

지휘관: 그게 아니라 옷이….

엔터프라이즈: …아, 이 의상 말인가?

엔터프라이즈: 나도 조금 화려하다고 생각은 해.

엔터프라이즈: 하지만 후배들의 부탁이라 어쩔 수 없었어. 그리고 다들 좋아해줬으니까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혹시 이상한 부분이라도 있는 건가?

지휘관: 아니, 엄청 잘 어울리는데….

→ 그… 지퍼가…!

주변에서 와 하는 동료들의 함성이 들렸다. 어느새 다음 레이스 시간이 된 것 같다.

엔터프라이즈를 보니 벌써 완전히 집중해 응원 모드로 들어간 것 같았다.

그리고 계속 신경 쓰였던 지퍼는… 아니나다를까 점점 위험하게….

엔터프라이즈: 지휘관? 지퍼가 왜?

내 시선은 인지했지만 역시 깃발을 휘두르느라 손을 뗄 수 없는 것 같았다.

큰 움직임에 엔터프라이즈의 옷은 점점 위험한 상황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지휘관: (이대로는 위험해…!)

단숨에 엔터프라이즈에게 접근해 옷에 손을 뻗어――

엔터프라이즈: ?! 지, 지휘관?!

이미 위험한 수준이 된 지퍼를 잡고――

엔터프라이즈: 뭘…! 여, 여기서…… 나는…….

사정이 사정이니 만큼 남의 눈을 신경 쓸 상황이 아니라 바로 행동에 나서긴 했지만, 주변은 경악에 휩싸였다.

다행이 엔터프라이즈가 바로 지퍼가 아슬아슬했다는 걸 깨닫고 나를 커버해 주었다.

이 소란 때문에 레이스는 결국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05. 고고한 이그니션 타임
울리히 폰 후텐: …그럼 후회 없는 결과를 낼 수 있길 바라지.

울리히의 목소리와 함께 동료들은 기합을 다지며 경기장으로 향했다.

철혈을 상징하는 팀 플래그와 같은 검붉은 의상을 입은 울리히는 마치 승리의 여신처럼 늠름했다.

→ 멋진 응원이었어

울리히 폰 후텐: 고마워. 칭찬받아서 영광이군.

울리히 폰 후텐: ……그런데 한창 바쁠 네가 여기 있다니, 대체 무슨 바람이 분 거지?

지휘관: 그냥 지나가던 길이었는데 울리히가 팀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은 몰랐네.

울리히 폰 후텐: 팀원들이 사기가 높아지면 우승에 대한 열망도 강해질 테지.

울리히 폰 후텐: ――이 모습도 그 때문이야.

울리히 폰 후텐: 분위기가 조성되면 직접 참가하는 동료들뿐만 아니라 관전하는 동료들의 기분도 고조되지.

울리히 폰 후텐: ……보아하니 너도 꽤 흥분한 거 같은데.

울리히 폰 후텐: 정곡인가? 이제 와서 눈 돌릴 필요 없어. 보고 싶은 만큼 봐.

울리히 폰 후텐: 네게 보여주기 싫었다면 처음부터 입지도 않았어.

울리히 폰 후텐: …응원 중인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일 테지.

울리히 폰 후텐: 당당하게 보고, 감상을 말해주기만 한다면 괜찮아.

울리히 폰 후텐: …그래. 그렇게.

울리히 폰 후텐: 칭찬은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부분이야. 하지만 우승에 관해서라면 이야기가 다르지.

울리히 폰 후텐: 너는 누가 1위를 할 거라고 생각하지?

다들 의욕이 만만이라…. 지금 단계에서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울리히 폰 후텐: 그건 철혈이 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인가?

아무래도 울리히는 철혈의 승리를 확신하는 것 같다.

울리히 폰 후텐: 흥. 당연하지.

울리히 폰 후텐: 승이라는 것은 어차피 확률이 낮은 현상을 소거한 이후, 치밀한 계산 끝에 도달하는 결과에 지나지 않아.

지휘관: 아무리 확률이 낮다고 해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어. 그리고 결과의 불확실성도 경기의 묘미지.

울리히 폰 후텐: 일반론이라면 말이지.

울리히 폰 후텐: 철혈의 실력을 몸소 느끼면 네 생각도 달라질 거야.

울리히 폰 후텐: …한가하다면 2시간 정도 어울려 주겠나?

지휘관: 2시간…?

울리히 폰 후텐: 네 생각을 고쳐먹게 하려면 그 정도는 필요할 것 같다만?

지휘관: 레이스가 곧 시작되는데…?

울리히 폰 후텐: ……그래. 내가 2시간 동안이나 설명을 하면 분명 경기를 놓치게 되겠지.

울리히 폰 후텐: 훗. 어리석은 제안이었군. 미안하다.

울리히 폰 후텐: 그럼 접근 방법을 바꾸지.

울리히 폰 후텐: 경기가 끝난 후에 시간을 내는 것으로 한다면 문제 없겠지?

지휘관: 철혈의 우승은 필연…이라는 걸 설명하려고?

울리히 폰 후텐: 그뿐만이 아니야. 시뮬레이션 코스도 견학시켜 주지.

울리히 폰 후텐: 실제로 보면서 설명을 듣는 게 더 이해하기 쉬울 테니까.

울리히 폰 후텐: 그리고…. 머신을 정비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울리히 폰 후텐: 철혈이 어떻게 머신을 길들이는지 궁금할 테니까.

울리히 폰 후텐: ……이래서야 2시간으로는 모자라겠군.

울리히 폰 후텐: 지휘관――오늘 밤은 더 시간을 할애해 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