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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풍의 초대장

킹루클린 2023. 8. 24. 16:28

 ~01. 브리즈 스플렌디드
어느 맑은 날. 클레망소의 초대를 받아 골프장에 왔다.

클레망소: 소란하지도 쓸쓸하지도 않은, 골프 치기에 딱 좋은  바람이네.

클레망소: 풍속도, 뺨을 어루만질 때의 부드러운 감촉도 딱 좋아.

클레망소: 여기에 사랑스러운 우리 지휘관까지 있으니――즐거운 하루가 될 것 같네.

클레망소: 어머, 왠지 걱정스러운 표정인데?

클레망소: 걱정 마. 골프 못해도 놀리지 않을 테니까.

클레망소: 뭣하면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줄게. 후후후.

클레망소: 자세 좋네~ 미리 연습이라도 했나 봐?

클레망소: 어디…… 이쪽 연습도 잘 되어 있나 볼까?

갑자기 클레망소가 내 뒤로 돌아가 클럽을 잡고 있는 내 손과 어깨를 가볍게 어루만졌다.

클레망소: 자세도, 잡는 방법도 나무랄 데가 없지만….

클레망소: 스윙하기 전에 그렇게 힘이 들어가 있으면 안 돼.

등에서 클레망소의 체온이 느껴졌다.

클레망소: 나 말고 공에 집중해야지?

클레망소: 그래. 클럽 들고, 샷 준비 하고.

클레망소: 상체는 가볍게 앞으로 기울이고, 무릎은 아주 조금 구부리고…….

클레망소: 부끄럽니? 내 손은 신경 쓰지 마렴. 어디까지나 자세를 바로잡기 위한 거니까.

클레망소: 다음은 샷이야. 어깨부터 팔, 그리고 여기도 힘을 줘야지.

클레망소의 손가락이 내 허리 주위를 더듬는다. 그녀의 얼굴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클레망소: 귀여운 목소리 내기는… 후후후.

클레망소: 몸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재빨리 스윙해.

클레망소: 알겠지? 한 번 해볼래?

클레망소: 홀인원 보여줄 수 있지?

등의 부드러운 감촉이 사라졌다. 드디어 해방된 모양이다.

그럼――

→ 스윙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공이 티에 그대로 있다.

부끄럽게도 헛스윙을 한 것 같다.

클레망소: 어머……. 아직 긴장이 안 풀려서 몸이 딱딱한가 보네.

클레망소: 아무래도 이 클레망소가 더 지도해 줄 필요가 있겠어.

클레망소: 그럼 계속할까?

클레망소: ――오늘 하루 종일….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등에 다시 클레망소의 부드러운 감촉과 체온이, 그리고 귓가에 그녀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02. 광휘의 트라이앵글 웨이브
상쾌한 아침.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변을 산책하고 있자니

모래사장에서 이미 절경을 바라보고 있던 선객과 마주쳤다.

헬레나: 바닷바람이 상쾌하네…….

헬레나: 앞으로 며칠 뒤면, 지휘관 앞에서…….

→ 헬레나에게 인사한다

헬레나: 안…녕?

헬레나: 지, 지휘관?!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헬레나: (SG, 왜 지휘관이 왔다고 안 알려준 거야…?)

헬레나: (으으, 아직 마음의 준비가……!)

오늘은 일이 많아서 일찍 일어났다.

헬레나: 그, 그래도 너무 이른데….

듣고 보니 확실히 너무 이른 것 같긴 하다.

모처럼 일찍 일어났으니 별 생각 없이 일출이나 보려는 생각에 나온 건데….

헬레나도 일출을 보러 온 건가?

헬레나: 으, 응……. 아마도…….

헬레나: (일출 보는데 굳이 수영복을 입을 필요는 없잖아….)

바람도 불고 아침은 역시 좀 쌀쌀하니까 헬레나가 감기에 걸릴까봐 걱정이다.

헬레나: 지, 지휘관. 혹시 이 수영복이 신경 쓰여?

수영복 차림의 헬레나가 너무 귀여워서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다.

헬레나: 귀엽구나…….

헬레나: (귀여워가 아니라 예쁘다는 말을 듣고 싶었는데….)

헬레나: (아, 귀엽다는 말이 싫다든가 그런 건 아니지만……. 그, 그래도 물론 어떻게 말할지는 지휘관 자유니까 어느 쪽도…. 아으으….)

물론 예쁘기도 해.

헬레나: …………응. 고마워.

헬레나: 사실… 그게, 지휘관…….

헬레나: 나 일출만 보러 온 게 아니야.

헬레나: 다음 비번 날에 같이 수영하러 가기로 약속했었잖아?

헬레나: 그게, 그 때는 수영복을 입어야 하니까….

헬레나: 수영복 입는 거 자체는 괜찮은데, 지휘관에게 보여준다고 생각하니까…….

헬레나: 엄청 부끄러워서…….

헬레나: 그래서 이렇게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바닷가에서 사전 연습을 하기로 한 거야….

헬레나: 설마 지휘관하고 만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솔직히 오늘 일이 많은 것은 조금이라도 비번 날을 여유롭게 보내기 위해 일정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헬레나: 그, 그렇구나…. 엄청난 우연이네…….

그래도 이렇게 서로 만났으니 비번 날을 위한 리허설이 되지 않을까?

헬레나: 아니, 그 정도로는 부족해.

헬레나: 에취. 지휘관, 미안해……. 그쪽으로 조금만 더 가도 될까?

헬레나: 지휘관의 체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붙어 있어야――

헬레나: 응…. 비번 날을 위한 리허설이 될 거야.

수평선 너머로 천천히 솟아오르는 태양이 아침 바다를 금빛으로 물들였다.

빛나는 바다. 소녀의 눈부신 미소는 그야말로 행복에 싸여 있었다.



 ~03. 스카이스케이프 다이버
점점 강해지는 머리 위의 빛이 수면이 가까워졌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옆에 있는 파트너에게 손짓하고 바다 위로 헤엄쳐 올라갔다.

엔터프라이즈: 후우……! 바다 위의 세계로 돌아왔군.

엔터프라이즈: 지휘관. 어쩐지 안색이 안 좋은데……?

엔터프라이즈: 다이빙에 익숙하지 않으면 확실히 그럴 수 있지.

엔터프라이즈: 나도 처음 경험했을 때는 조금 긴장했었어.

엔터프라이즈: 지휘관. 이제 괜찮아. 주위의 하늘을 봐. 우리는 무사히 돌아왔어.

아무래도 엔터프라이즈는 내가 걱정하는 대상을 착각한 모양이다.

그녀가 입고 있는 다이빙 슈트의 허벅지에 큰 구멍이 뚫려 있었다.

엔터프라이즈: 아, 이거 말인가….

아까 다이빙 중 엔터프라이즈가 작게 비명을 지르는 걸 듣고 상승을 결정했었다.

엔터프라이즈: 아아. 확실히 바위에 스쳤을 때는 조금 놀랐지.

엔터프라이즈: 그래도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나니 안심했어.

엔터프라이즈: 다이빙 심도도 그리 깊지 않았으니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아.

엔터프라이즈: 보다시피 다치지도 않았고.

엔터프라이즈: 그래도 걱정된다면 직접 확인해 보겠어?

그렇게 말하고 엔터프라이즈가 다가왔다.

엔터프라이즈: 자, 괜찮아.

엔터프라이즈: 걱정해 주는 건 고맙지만, 보다시피 억지로 숨기거나 그런 건 아냐.

다행히 엔터프라이즈는 다치지 않았다. 그저 슈트가 찢어졌을 뿐이었다.

문득 그녀가 지근거리까지 다가왔음을 깨달았다.

다이빙 중이 아니더라도 그녀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엔터프라이즈: 다채로운 산호초, 그리고 여러 바다 생물들.

엔터프라이즈: 지상의 도시처럼 아름답게 번영하고 있구나.

엔터프라이즈: 우리는 언제나 바다에서 싸우고 있기 때문에 바다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지.

엔터프라이즈: 함재기를 띄우면 수평선 너머의 풍경을 볼 수 있지만

엔터프라이즈: 해수면 아래로 살짝 잠수하는 것만으로 이렇게 전혀 다른 세계를 볼 수 있어.

엔터프라이즈: 잠수함 아이들이 싸울 때는 이런 느낌일까?

그 아이들이 싸우는 깊이에 도달하려면 다이빙 슈트가 아니라 전용 잠항함이 필요할 텐데….

양산함을 써도 이렇게 유유히 둘러볼 수는 없을 것이다.

엔터프라이즈: ……그렇겠지.

엔터프라이즈: 선창도 없는 잠항함에 타고 목숨을 맡기는 건…….

엔터프라이즈: 사양하지. 역시 나는 물 위에서 싸우도록 만들어졌으니까.

엔터프라이즈: …아. 미안. 또 전투 얘기를 해버렸네….

엔터프라이즈: 같이 편하게 있자고 약속했었는데, 이래서는 안 되겠군.

엔터프라이즈: …후우. 지휘관, 진정됐어?

엔터프라이즈: 그럼 휴식은 이쯤 하고, 한 번 더 잠수할까?

남은 체력과 산소는 문제없긴 한데 엔터프라이즈의 슈트는 괜찮은 걸까….

엔터프라이즈: ……그러고 보니 확실히 곤란하긴 하군….

엔터프라이즈: 파손된 슈트는 안전 규정에 어긋나지.

엔터프라이즈: 그럼 해변으로 돌아가자.

엔터프라이즈: 물 위에서도, 물속에서도, 지휘관이 곁에 있다면 편안하게 있을 수 있어.

엔터프라이즈: 지휘관은…… 어때?

물론 엔터프라이즈와 같다.

엔터프라이즈: 응. 그럼 남은 시간은 다른 거라도 하면서 편히 쉬자.

엔터프라이즈: 바닷속 경치가 아무리 예쁘다 해도 이곳도 뒤지지 않을 거야.

푸른 하늘처럼 환한 미소를 짓는 엔터프라이즈. 그녀가 내민 손을 꼭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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