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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첼리 캐릭터 스토리 ~음지의 토리첼리

킹루클린 2023. 3. 30. 17:28
 

 ~01. 의욕이 없는 그녀

어느 휴일의 집무실. 창문으로 들어온 햇빛이 금빛 조각이 되어 바닥을 물들이고 있었다.
 
오늘은 원래 평온한 휴일이 되었어야 할 터인데…….
 
나는 책상에 쌓인 서류를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쉬는 날인데도 할 일이 아직 너무 많다.
 
이렇게 일에 쫓기게 된 원인은 저기 구석에 틀어박혀 있는 소녀 때문이 아닐까――
 
토리첼리: …….
 
비서함 토리첼리. 지금은 방구석에서 조용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가끔 실험 보고서처럼 보이는 걸 꺼내서 무언가 적곤 하지만, 내가 말을 걸지 않으면 보통 먼저 말하는 일은 없다.
 
마치 방구석에서 묵묵히 자라는 버섯 같다…….
 
토리첼리: 오늘의 관찰 주제는――"집무실 내 레이아웃"으로 하자. 후후후후…….
 
토리첼리: ……응? 지휘관?
 
내 시선을 눈치챘는지 토리첼리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 아까 맡긴 일은?
 
토리첼리: 아까 맡긴 일……? 서류 분류?
 
토리첼리: 그런 단순 작업은 벌써 끝냈어………후후후…. 지휘관은 내 능력을 의심하는 거야…?
 
토리첼리: 여기 정리 목록….
 
토리첼리가 준 목록을 가볍게 훑어봤다.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주석도 보기 쉽다. 다만――
 
토리첼리: 왜 안 줬었냐고? ……안 물어 봤으니까….
 
토리첼리: 이런 식의 소통은 익숙하지 않아서……. 노, 놀고 있는 건 아냐….
 
토리첼리: 괜찮으면 이대로 혼자 있게 해줘….
 
토리첼리: 후후후후……. 이렇게 혼자 조용히 있는 게 "지휘관이 혼자 서류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 배양"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토리첼리: 그렇겐 안 보이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비서함으로서 지휘관을 돕고 있는 거야….
 
 
→ 궤변이다
토리첼리: 에엑, 들켰나.
 
토리첼리: 역시 남하고 얘기하는 건……귀찮아.
 
토리첼리: 그, 그럼 혼자 틀어박혀 있을게……. 중요한 일 아니면 부르지 마… 그럼….
 
정리 목록을 토리첼리에게 주자 그녀는 다시 방구석 그림자 속에 숨어버렸다….
 
→ 정리할 서류를 건네준다
토리첼리: 이, 이렇게 많이……?
 
토리첼리: 상관은 없지만, 귀찮아……. 갑자기 의욕이 떨어졌어…….
 
토리첼리: 좀 더 집무실을 조사하고 싶었는데…. 그럼 다시 방구석으로 가 있을게.
 
토리첼리: 중요한 일 아니면 부르지 마…….
 
정리 목록을 토리첼리에게 주자 그녀는 다시 방구석 그림자 속에 숨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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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서
다음 날 아침. 높이 떠오른 태양이 길 곳곳을 비추고 있었다.
 
어제는 너무 바빠 야근을 해서 그런지 평소보다 늦게 일어나고 말았다.
 
피로감을 느끼며 집무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업무 개시 시간이 지나 있었다.
 
주위를 둘러봤지만 다행히 집무실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후우…… 일하자. 오늘 중으로 처리해야 할 일도 아직 남았고.
 
 
정리를 마치고 쌓아둔 서류가 마치 작은 산과도 같았다. 성취감에 젖을 틈도 없이 등과 어깨에 뻐근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겨우 쉬는 시간이다……. 그런데 토리첼리가 보이지 않는다. 어디 있지?
 
???: 지휘관……. 일은 다 끝나가?
 
……! 갑자기 들려온 말에 놀라 뒤돌아보니 방구석에 조용히 앉아 있는 토리첼리를 발견했다.
 
아침부터 계속 여기 있었던 건가? ……그림자 속에 숨어 있어서 못 봤었나…?
 
토리첼리: 맞아. 계속 있었어……. 후후후, 어둡고 조용한 구석에 있으면 마음이 편하고 좋아….
 
토리첼리: 그리고… 지휘관이 업무에 집중하는 걸 보니까 방해하기도 뭐해서…… 으흐흐흐~
 
……하지만 얼굴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일하기 싫어서 잠자코 있었음에 틀림없다.
 
토리첼리: …….
 
토리첼리: ………….
 
아무 말 없는 걸 보니… 정곡인가.
 
토리첼리: ……이, 이 얘기는 일단 스톱! 지휘관, 피곤하면 나랑 같이 쉴래……?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라고 밝히지 않았나…?
 
토리첼리: 그건… 확실히 혼자가 편하긴 하지만…….
 
토리첼리: 그래도 이상하게 지휘관하고 있으면 누군가가 엿보는 거 같은 불쾌한 느낌은 안 들어…….
 
토리첼리: 그리고 지휘관은 항상 열심이고 남도 잘 돌봐주니까……에헤헤. 지휘관하고 같이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서…….
 
토리첼리: 그, 그러니까 답례로… 내가 지휘관의 피로를 풀어줄게…….
 
토리첼리: 이, 일단은 책에서 배운 마사지로…… 아마 잘 들을 거야.
 
토리첼리의 마사지를 받게 되었다. ……뭐랄까, "능숙하다"기 보다는 "잘 모르는 새로운 체험을 하게 되었다"라고 해야 할까.
 
열심히 마사지를 해주고는 있지만 아직 힘 조절과 솜씨는 미숙하다.
 
토리첼리: 응, 으응? 이론 상 가장 적합한 압력으로 해본 건데…? 좀 더 기분 좋아져야 할 텐데……?
 
토리첼리: 호, 혹시 이론 자체가 틀렸나?
 
아마 그건 아닐 거다. 마사지는 이론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경험이 있어야 하는 법이니….
 
토리첼리: 그렇구나……. 그럼 이 피드백도 내 이론에 반영해야지….
 
토리첼리: ……그리고…마사지 해주는 건 항상 열심히 하는 것에 대한 감사야… 딱히 깊은 의미는 없어…….
 
토리첼리: 토리첼리가,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는 건… 변하지 않으니까….쿠후후후…….
 
 
 
 
 ~03. 일몰 후의 바캉스
지금 나갈까?
 
토리첼리: 지, 지금은 안 돼……. 햇살이 강해서, 밖에 나가면 녹아버려…….
 
쉬는 시간에 토리첼리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려 했는데 거절당했다.
 
햇살도 좋고 바람도 딱 좋아서 외출하기 좋은 날씬데….
 
토리첼리: 해, 햇살은 좀…….
 
토리첼리: 여, 여여여역시 어두운 데가 좋아……. 누가 찾기도 힘들고, 편하니까…….
 
어쩔 수 없다. 밤에 다시 권유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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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과가 끝났다. 해가 저물어간다.
 
햇살도 약해지고, 슬슬 토리첼리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해질녘이다.
 
토리첼리와 함께 항구를 걸었다. 오가는 동료가 그리 많지 않은데도 토리첼리는 사람을 피하는 듯이 내 곁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사람이 많은 곳도 싫어하나?
 
토리첼리: 그렇진 않아……. 그냥, 아는 사람하고 만나면…, 인사라던가 그, 귀찮으니까…….
 
토리첼리: 으으, 혼자 집에 있는 게 좋아…….
 
토리첼리: 아, 지휘관하고 외출하는 게 싫다는 건 아냐…. 그래도….
 
토리첼리: ……여, 역시 지휘관 말대로 사람이 많은 게 싫을지도…….
 
그렇구나. 그런 사람이 적은 곳으로 가자.
 
모항 내 유원지에 데려가고 싶었지만 토리첼리한테 그렇게 사람이 북적이는 장소는 무리겠지…….
 
조용한 곳이라고 한다면――
 
 
→ 수족관?
시간이 시간이니 수족관은 붐비지 않을 것이다. 토리첼리와 둘이 가기에는 딱 좋은 곳이다.
 
토리첼리: 수족관, 수족관……. 거기면 붐비지 않으니까 마음껏 놀 수 있을 거 같아….
 
토리첼리: 말없는 물고기들이 들어 있는 푸른 아쿠아리움에 둘러싸여, 안심…….
 
→ 천문대…?
 
토리첼리는 천문대를 좋아할 것 같다. 그리고 곧 밤이 된다.
 
토리첼리: 천문대…? 지휘관하고 같이 별 보는 거, 왠지 로맨틱해… 으흐흐흐…….
 
토리첼리: 평일에 천문대 가는 사람은 별로 없을 테니까…… 방해 받을 일은 없겠지……후후후후…….
 
 
토리첼리: 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방 안이긴 하지만…….
 
………모처럼 데리고 나왔으니 적당히 돌아다녀 보자.
 

 

 

 
 
 ~04. 버섯 요리 파티?
토리첼리: 하아…… 피곤해…….
 
토리첼리: 벌써 운동 허용 한계를 넘었어……. 몸이 박살날 거 같애…….
 
토리첼리와 함께 수족관을 돌고 천문대에서 별을 보고 왔다.
 
걸었던 거리는 그리 길지 않은데 토리첼리는 벌써 녹초가 된 것 같다……. 평소 운동 부족 탓이겠지.
 
토리첼리: ……….
 
토리첼리: 연구가 메인이니까…… 운동은 별로 필요 없어…….
 
역시나.
 
사디아 쪽에 토리첼리의 운동 계획을 세워달라고 하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토리첼리: ……그, 그건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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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이리저리 돌아다닌 후, 저녁을 먹기 위해 레스토랑을 찾았다.
 
토리첼리: 후우……드디어 쉬겠네……. 배고프고 피곤하니까 머리도 안 돌아가…….
 
토리첼리: 이걸로 부활 가능…….
 
토리첼리: 음…… 주문은 내가 해도 돼? 괜찮지, 지휘관…?
 
상관은 없다만…… 어쩐지 께름칙한 예감이 든다.
 
이상한 음식은 사절인데…. 뭐, 어차피 레스토랑 메뉴에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지만.
 
토리첼리: 이거… 이거… 그리고…… (작게)이거.
 
전표를 살펴봤다. 토리첼리가 주문한 음식은――버섯 소금 구이, 버섯 크림 차우더, 버섯 케이크…….
 
버섯 요리밖에 없다….
 
토리첼리, 버섯을 좋아하는구나…….
 
토리첼리: 버섯은……쿠후후, 나를 닮았어. 어두운 구석을 좋아하고, 햇살을 싫어하고, 그리고…… 맛있어.
 
토리첼리: 언제나 말없이 쑥쑥 자라니까, 관찰 대상으로 딱이야……. 후후후, 배울 게 아주 많아.
 
다른 요리도 주문하자.
 
 
→ 고기 요리!
토리첼리: 구운 고기도 맛있지만…… 그래도 역시 버섯 요리를 먹어줘….
 
토리첼리: 한번 맛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맛……. 후후, 후후후후…….
 
무언가 찝찝한 말투다…….
 
→ 버섯 요리 하나 더
토리첼리: 오오…. 지휘관도 버섯 좋아하는구나……. 우리 취향 잘 맞네. 후후후후…….
 
별로 좋아한다고 할 정도까진 아니지만, 기왕 이렇게 된 거 그냥.
 
 
……토리첼리의 버섯 권유를 받으면서 조금 특별한 저녁식사를 즐겼다.
 
 
 
 
 ~05. 그녀의 마음?
사디아 숙소 내 어느 장소. 별 특징 없는 작은 방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이 방은 바로 숨겨진 비밀 기지. 안에는 실험 도구를 들고 발명에 몰두하고 있는 소녀가 있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흐흥~ 순조롭네~
 
그 때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암호는?
 
???: "관찰과 실험은 모든 추론의 근본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토리첼리구나! 들어와 들어와~
 
문을 열자 조금 복잡한 표정을 한 토리첼리가 방으로 들어왔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아, 혹시 새 아이디어나 영감을 공유하러?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니면 새 병장 실험을 위한 설비를 빌리려고? 그러고 보니 저번에 약속했던 무기는 아직…….
 
토리첼리: 사실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음…… 그것도 아니면 설비 개수? 설마 저번에 만들어준 발명품이 고장 난 거야? 그럴 리가 없는데……. 토리첼리의 프로토타입에 문제가 있었던 게 분명해!
 
토리첼리: 다 빈치. 말 좀 들어줘…….
 
토리첼리: ……만약 지휘관한테 선물을 준다면…… 어, 어떤 게 좋을까……?
 
레오나르도 다 빈치: ………….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응?
 
레오나르도 다 빈치: 과연 과연……. 지휘관에게 여러 가지 신세를 지고 있으니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다고? ……흠흠…….
 
레오나르도 다 빈치: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발명에 관한 거라면 얼마든지 대답해 줄 수 있겠지만 그런 걸 내가 어떻게 알아!)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나저나 갑자기 "선물"이라니…….
 
레오나르도 다 빈치: 평소의 토리첼리라면 "고마워 그러면 마음껏 응석부릴게~" 이런 느낌 아냐?
 
토리첼리: ………응?
 
레오나르도 다 빈치: ……선물, 선물이라……. 잘은 모르겠지만 "상대방이 가장 갖고 싶은 거"를 주면 되겠지?
 
레오나르도 다 빈치: 무턱대고 비싼 거나 별로 관심 없는 것보단 역시 원하는 걸 받는 게 기쁠 거야!
 
토리첼리: 가, 갖고 싶은 거…….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응 응! 뭐, 나도 지휘관이 뭘 갖고 싶어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토리첼리: 그래…….
 
토리첼리: 응. 알겠어…… 후후후. 다 빈치, 고마워.
 
레오나르도 다 빈치: 뭘~
 
레오나르도 다 빈치: (후우…… 어떻게든 넘겼다-! 뭐 당연한 소리만 하긴 했지만…….)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래도 잘했어 다 빈치! 어쩌면 토리첼리가 지휘관한테 위험한 걸 줬을 수도 있으니까!)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나저나 지휘관. 행운을 빌게!)
 
 
 
 
 ~06. 예상 외의 배려
며칠 뒤――
 
업무가 점점 안정되면서 토리첼리도 서서히 비서함 일에 익숙해졌다.
 
토리첼리에게 자료 정리쯤은 이제 식은 죽 먹기였다.
 
가끔 서로 사고 회로가 안 맞는다고 느낄 때도 있었지만, 비서함의 소임은 충분히 잘 해주고 있었다.
 
토리첼리: 응 응……. 더 칭찬해줘도 돼…….
 
토리첼리는 부스스한 머리를 내밀었다. 아무래도 칭찬해주길 원하는 것 같다.
 
 
→ 머리를 쓰다듬는다
토리첼리: 으응……. 좀만 더 쓰담쓰담해줘…… 으후후후…….
 
토리첼리는 드물게도 부끄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 머리를 헝클어트린다
토리첼리: 이, 이미 충분히 헝클어져 있으니까…… 이 이상은…….
 
 
따지고 보면 일이 진행되지 않았던 건 그녀가 놀고 있었기 때문이지만….
 
토리첼리: 그, 그런 건 다 그냥 흘려 보내고…… 잊어줘…….
 
토리첼리: 어흠……. 화제를 바꾸자. 지휘관, 이거 봐!
 
토리첼리는 큰 선물 상자를 꺼냈다.
 
갑작스러운 토리첼리의 선물. …이거 혹시 서프라이즈?
 
→ 선물을 연다
 
안에는 정교하게 제작된 기계가 들어 있었다. 서류를 정리하는 용도인가…?
 
토리첼리: 지휘관한테 주는 선물이야…. 지, 지금 가장 갖고 싶어 할 만한 건 일을 도와주는 뭔가가 아닐까 해서…….
 
토리첼리: 다 빈치가 만들어준, 서류를 붙어 있는 태그대로 자동 분류해주는 미니 작업대야…….
 
토리첼리: 이러면 지휘관의 서류 처리가 더 빨라질 테고…… 토, 토리첼리하고 같이 있는 시간도 늘어나겠지……. 후후후후…….
 
꽤 실용적인 물건이다. 그런데…… 애초에 서류 분류 및 정리는 항상 토리첼리에게 맡기고 있었는데……?
 
토리첼리: 맞아…… 후후후. 이거면 나도 일 안 해도 되니까… 편해지겠지. 구석에서 조용히 있고 싶어…….
 
……………즉 내 일은 그다지 줄지 않았다는 말이네.
 
그래도 나를 생각해서 한 일이니까 토리첼리를 조금 칭찬해 줄까.
 
토리첼리: 우후후후~
 
 
 
 
 ~07. 마음 속에 스며드는 햇살
토리첼리: 지휘관, 일 다 끝나가……? 후후후후, 이리 와서 토리첼리랑 같이 있자…….
 
토리첼리: 지휘관 책상을 개조할 새로운 계획을 생각했어……. 이런 일도 저런 일도 할 수 있게 될 거야――
 
토리첼리와 함께 일한 지 꽤 시간이 흘렀다. 사이가 좋아진 것은 물론 함께 있는 시간도 점점 즐겁다고 느끼게 되었다.
 
말없고 음침하다는 첫인상과는 달리 친해지면 잘 따르는 성격이었다.
 
토리첼리: 지휘관. 오늘 밤은 좀 일찍 나가자…. 어제는 푹 쉬었으니까 오늘은 더 오래 걸을 수 있어……아마도…….
 
바깥은 아직 한낮이다. 해가 질 때까지는 꽤 시간이 남았는데….
 
토리첼리: 알아…. 나가는 건 해가 지고 나서. 그, 그치만 어디로 갈 건지는 먼저 얘기해도 되지…?
 
토리첼리: 햇살은 싫어……. 태양을 쬐면…… 토리첼리는 쫘악~ 하고 녹아버릴 거야…….
 
어쩌면 버섯이 아니라 눈사람을 닮은 게 아닐까.
 
토리첼리: 눈사람 아냐……. 나는 태양도 싫지만, 남의 눈에 띄는 장소도 싫으니까…….
 
토리첼리: 어둡고 축축하고 혼자 있을 수 있는 곳을 좋아하니까… 버섯 같지….
 
토리첼리: 아. 하나 더…. 혼자 있으면 머리도 잘 돌아가….
 
토리첼리: 그러니까, 아마…… "천재는 고독하다"……였나?
 
……그런 것 치고는 24시간 내내 나한테 딱 달라붙어 있다.
 
토리첼리: 후후후…. 지휘관은 특별하니까… 안심이 돼…….
 
토리첼리: 지휘관하고 같이 있으면, 나쁜 생각도 안 들어…….
 
토리첼리: 언제나 열심이고 잘 챙겨주는 지휘관……. 후후후후…… 점점 더 이대로 있고 싶어…….
 
토리첼리: ……토리첼리, 지휘관균한테 당했어…….
 
나도 나름대로 이 상황을 즐기고 있긴 하지만.
 
토리첼리: 아, 아무튼 지휘관……. 언제나 토리첼리를 챙겨줘서…… 고, 고마워…….
 
토리첼리: 지, 지휘관만 괜찮다면, 계속 이렇게 토리첼리를 돌봐줘도 되니까…….
 
토리첼리: 후후후후……. 저번 레스토랑, 버섯이 엄청 맛있었어……. 오늘도 가자…. 더, 더 버섯을――
 
 
→ 버섯 쿠키에 도전하자
토리첼리: 후후후후……. 지휘관과 토리첼리, 점점 합이 잘 맞네…….
 
→ 버섯은 이제 됐어…
토리첼리: 흐에에에엥……. 지휘관과 잘 맞을 수 있도록, 더 힘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