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다고 전할래!
~01. 차가운 비서함
모항.
저비스: 로열 소속 J급 구축함 저비스입니다. 오늘부터 비서함을 맡게 되었습니다.
저비스: 시간에 맞춰 오셔서 다행이네요. 비서함을 너무 기다리게 하는 지휘관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니까요.
집무실에 도착하니, 그곳에는 이미 비서함 저비스의 모습이 있었다.
저비스: 그럼 지휘관님. 오늘 업무에 착수하도록 하죠.
저비스: 우선은 서류 정리부터――
저비스: 우선도가 높은 이쪽 서류부터 확인 부탁드립니다.
저비스에게 서류를 받고 확인하려고 하니――
저비스: …지휘관님. 서류하고 너무 가까워요.
저비스: 눈에 좋지 않으니 자세를 똑바로 하세요.
저비스: 좋은 습관은 효율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걸 기억하세요.
서류에서 신경 쓰이는 부분을 보던 중――
저비스: …지휘관님. 올바른 자세를 계속 유지하는 건 힘드시겠지만, 조금만 더 노력해 보세요.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등에 부드러운 손길이 닿았다. …아무래도 어느새 또 새우등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저비스: 네. 제법 나아졌군요.
저비스: 그리고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물건을 올려두지 마시고, 항상 정돈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세요.
저비스: 그렇지 않으면 효율이 떨어지고 임무도 점점 쌓여갈 뿐입니다.
저비스: 비유하자면 병을 방치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심해지면 늦어요.
저비스는 그렇게 말하며 척척 서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조금 쿨해 보이지만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저비스: 지휘관님. 제대로 듣고 계세요?
저비스: 어차피 제가 해주겠지, 라고 생각하시는 거라면 큰 착각이에요.
그녀에 대해 점점 더 알고 싶어졌다.
~02. 세심한 비서함
저비스가 비서함을 맡은지 며칠이 지났을 무렵, 점점 그녀에 대해 알게 된 것 같다.
저비스: 하아… 환기를 위해서 자주 창문을 열어 두라고 제가 말했잖아요? 좀 더 건강에 신경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비스가 창문을 열였다. 시원하고 신선한 공기가 들어왔다.
저비스: 좀 서늘할 거예요. 네. 추우시다면 이거라도 걸치고 계세요.
저비스: 지휘관님이 쓰러지면 모항의 업무가 밀릴 뿐만 아니라 저도 간병으로 계속 붙어 있어야 하니까 여러모로 곤란합니다.
저비스: 그러니 따뜻한 차를 준비하겠습니다.
저비스: 신경 쓰지 마세요. 이것도 비서함의 업무니까요.
약간의 푸념이 섞여 있긴 하지만, 저비스의 책임감이 강한 일면은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맡은 일은 완벽하게 해냈을 뿐만 아니라 집무실도 깔끔하게 정리해놨다.
저비스: 잉크도 새걸로 교환했습니다. 책상에 있는 것은 얼마 남지 않아서 창고에서 가져왔어요.
저비스: 묻으면 닦아내기 까다로우니까 책상에 흘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 고맙다고 말한다
저비스: 아닙니다. 당연히 비서함이 해야 할 일이니까요.
저비스: 그리고 이건… 잉크를 찾는 김에 창고에 있는 비품들을 확인하고 왔습니다. 여기, 리스트입니다.
저비스: 처분할 서류도 세절기에 세팅해 놨습니다.
저비스: 그리고――
빈틈없는 저비스의 협력으로 업무 효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이 기세를 타서 일을 해치워 나가자.
저비스: 적당한 휴식도 필요합니다. 지휘관의 건강을 챙기는 것도 비서함의 역할이니까요.
저비스: 그러니 슬슬 쉬도록 할까요?
~03. 작은 상처
워라밸에 신경 쓰자는 그녀의 제안에 따라 일정표에 휴식 칸이 몇 개 정도 강제적으로 들어갔다.
저비스: 네, 여기까지입니다. 슬슬 쉬도록 하세요.
계속 일을 하려고 여러 번 발버둥쳐 봤지만,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키는 저비스의 “강제 조치”로 인해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어쩔 수 없이 서류를 정리하고 일어나려는 순간――
손가락에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다.
저비스: …잠시만요. 손 주세요. 바로 응급처치 할 테니까요.
저비스: 일단 소독하고… 반창고를…. 네 됐습니다. 구급상자를 가지고 와서 다행이네요.
저비스: 네…. 이제 괜찮습니다.
저비스: 다 큰 어른이 종이에 손가락을 베이다니 너무 부주의하다구요.
저비스: 종이는 부드러워도 가장자리는 날카로우니까요.
저비스: 소독할 때의 따끔함을 느끼고 싶지 않다면 다음에는 조심하세요.
→ 저비스에게 고맙다고 말한다
저비스: 비서함의 역할을 다할 뿐이라고 했잖아요.
저비스: 이번 같은 찰과상이라면 몰라도 출격 등으로 부상이라도 당하면 곤란합니다.
저비스: 지휘관님이 몇 달이나 병상에 눕게 된다면 저도 비서함이 아니라 전언 전달 담당 오퍼레이터로 전직하겠죠.
저비스: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어떤 건지 아시겠나요 지휘관님?
말하는 방식도 포함해서 저비스 나름의 배려인 것 같다.
저비스: 하아…. 하지만 만약 정말로 병상에 눕게 된다면 그때는 간병을 할 수 밖에 없겠죠.
저비스: 정말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네요….
그 말에서 일말의 기대가 배어 나온 것처럼 느껴진 건 기분 탓일까…?
~04. 저비스와 재너스
모항. 집무실.
(똑똑똑)
재너스: 시, 실례합니다!
집무실에 들어온 건 저비스와 같은 J급 구축함 재너스였다.
저비스: 재너스? 지휘관님께 볼일이라도 있어?
재너스: 아, 으, 응!
저비스: 진정하고. 자, 심호흡해.
재너스: 후우――
저비스: 조금 괜찮아졌어?
재너스: 응. 저비스, 고마워!
재너스: 저, 저기…. 훈련 신청서를 제출하러 왔습니다!
재너스: 여기 신청서에요. 잘 부탁드립니다….
저비스: 확실히 받았습니다. 지휘관님의 허가가 나면 시간 등 세부 사항을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재너스: 네. 그,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지휘관님, 저비스, 업무 힘내세요!
재너스: ……나도 열심히 훈련 준비 해야지!
재너스가 돌아간 뒤로 저비스는 드물게도 심란해 보이는 것 같다.
재너스가 훈련에 나가는 건과 관계가 있는 건가?
→ 넌지시 물어본다
저비스: 역시 눈치 채신 건가요….
저비스: 재너스가 걱정되는 건 사실입니다.
저비스: 착하고 얌전한 아이지만, 조금 낯을 가린다고 할까….
저비스: 평소라면 몰라도 훈련은 사람과의 소통이 중요하니까요….
그렇다면――
→ 같이 보러 갈래?
저비스:, 네, 네에!?
~05. 훈련
모항. 훈련해역.
훈련 당일. 저비스와 함께 현장을 찾았다.
저비스: 재너스, 괜찮을까요….
저비스: …….
→ 역시 걱정되니?
저비스: 네. 하지만….
저비스: 재너스의 선택을 응원하겠다고 이미 정해놨어요.
저비스: 이제는 단지, 순조롭게 진행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보기 드물게 솔직한 모습을 보이는 저비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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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스: 겨우 끝났네요….
저비스는 훈련이 무사히 끝난 것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훈련이 끝날 때까지 말없이 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비록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만약 갑작스러운 사고가 있었다면 분명 구급상자를 들고 가장 먼저 달려갔을 것이다.
저비스: 지휘관님. 훈련도 무사히 끝났으니 슬슬 돌아가서 남은 일에 착수하도록 하죠.
저비스: 지휘관님한테 끌려오는 바람에 예정이 틀어졌으니, 다음은――
재너스: 아, 저기 있는 건… 지휘관님하고 저비스!
~06. 숨겨온 본심
저비스와 함께 훈련해역에서 나가려는데, 훈련을 마친 재너스가 달려왔다.
재너스: 지휘관님, 저비스…. 훈련 결과를 보러 오신 건가요?
저비스: 으, 응. 맞아.
→ 잘했어
재너스: 네? 가, 감사합니다….
재너스: 저기, 저, 더 열심히 할게요.
저비스: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야. 다음에 있을 훈련도 오늘의 느낌을 의식하면서, 조심하고 다치면 안 돼.
재너스: 응. 알겠어. 고마워, 저비스.
저비스: 그리고 훈련 보고서도 제출하는 거 잊지 말고.
저비스: 지휘관님이 보러 왔다고 해서 빼먹어서는 안 돼.
저비스: 후우…. 지휘관님이 갑자기 훈련 보러 가자고 하시는 바람에 남은 일정도 전부 다시 짜야겠어요….
저비스: 이후 일정은 빡빡해지겠네요…….
저비스: 건강 관리를 위해서라도 이렇게 몇 번이고 일정을 변경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마세요.
확실히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으로 일이 늘어나긴 했지만, 재너스를 지켜볼 수 있어 안도한 듯한 저비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당분간 바빠지는 것쯤이야 문제없다.
재너스: 저, 저기… 지휘관님….
재너스: 저비스는 그게…, 불평하는 게 아니라 그냥 지휘관님의 컨디션이 걱정돼서 그러는 거예요…!
저비스: 재, 재너스!
재너스: 저비스는 지휘관님을 계속 신경 쓰고 있거든요! 아까 그 말도 혹시 지휘관님에게 부담이 가지 않을까 해서 그런 거고요…!
재너스: 그, 그러니까 부디 나쁜 뜻으로 받아들이지 말아 주세요!
저비스: 재너스, 이제 됐어!
저비스: 지휘관님.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금방 돌아올 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저비스는 재너스를 데리고 달려갔다.
아무래도 재너스도 자기 나름대로 저비스를 챙기는 것 같다.
~07. 좋아한다고 말해줘
모항. 집무실.
저비스: …….
저비스는 말없이 집무실로 들어와 평소 있던 곳에 털썩 앉았다.
저비스: …….
저비스: 재너스가 한 말은 신경 쓰지 마세요. 그 아이는 그냥 지휘관님이 오해할까봐 그런 거니까….
저비스: 착한 아이라서 저렇게 급발진하는 면모가 있으니까 곤란하다고 할까요….
저비스: 아무튼 재너스를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
→ 별로 신경 안 써
저비스: 네… 그럼 됐지만요.
저비스: 그, 그리고 저도 몇 가지 확실하게 전해두고 싶은 게 있습니다.
저비스: 어흠…. 저 스스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마음이 솟아날 때가 있었던 건 분명해요.
저비스: 예를 들면 지휘관님이 쓰러지고 제가 간병을 하게 되는 상황을 살짝 기대하거나…….
저비스: 정말이지, 지휘관님과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그런 마음이 계속 커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저비스: 저는, 그런 욕심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비스: …라고 하면 지휘관님도 이해하실까요?
어쩐지 마음이 전해진 것 같다. 여태까지의 저비스에 비하면 꽤나 솔직해졌지만…….
→ 말로 직접 들려줘
저비스: 바, 바보. 잠꼬대는 잘 때나 하세요.
→ ………………
저비스: ……………여, 역시 듣고 싶으신, 거예요……?
저비스: …….
저비스: 어쩔 수 없네요. 지휘관님을, 그…….
저비스: (작게) 조, 좋아하게 됐다고 할까….
저비스: …이 정도면 충분잖아요!?
저비스: 자, 됐으니까 얼른 일이나 하세요! 바보 지휘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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