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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히 폰 후텐 캐릭터 스토리 ~essential.

킹루클린 2023. 3. 28. 08:05
essential.
 
 
 ~01. 너무나 쿨한 그녀
울리히 폰 후텐: …………….
 
……………….
 
오늘도 집무실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침묵만이 계속되고 있다.
 
울리히 폰 후텐: ……남을 들여다볼 여유가 있다면 손을 움직여라, 라고 말하고 싶지만.
 
울리히 폰 후텐: 지휘관. 과거 문서 정리는 끝냈다. 처리해야 할 것들은 폐기용 상자에 넣어 놨어.
 
울리히 폰 후텐: 책상 위 서류도 체크해뒀다. 재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에는 포스트잇을 붙여놨으니 유념하도록.
 
――최근 모항에 착임하여, 며칠 전부터 비서함을 맡고 있는 울리히 폰 후텐.
 
보다시피 업무 능력은 더할 나위 없지만…….
 
울리히 폰 후텐: 부탁받은 일은 모두 끝났다. 또 해야 할 일이라도 있나?
 
→ 딱히 없다
울리히 폰 후텐: 그래? 그럼 너도 좋을 대로 보내라. 나도 조금 자유 시간을 갖도록 하지.
 
→ 오늘도 날씨가 좋구만
울리히 폰 후텐: 뭐, 그렇군. ……일은 더 없는 건가? 그렇다면 조금 자유 시간을 갖도록 하지.
 
……비서함에 임명된 지 며칠째. 울리히는 필요 이상의 말을 하지 않는다.
 
울리히 폰 후텐: ……………….
 
이쯤 되면 쿨을 넘어서 타인에게 무관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과묵한 동료들은 모항에도 여럿 있긴 하지만, 그녀가 과연 모항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울리히 폰 후텐: 응? 모항 생활은 어떠냐고……? 걱정 마라. 나름대로 잘 해나가고 있으니.
 
울리히 폰 후텐: 주변 관계를 묻는 거라면 그건 불필요한 질문이다. 나는 네 부하로서 여기 있는 것일 뿐, 남에게 과도하게 간섭할 생각은 없다.
 
울리히 폰 후텐: 너도 네 처신이나 잘 하도록 해.
 
→ ……
 
안심은커녕 더욱 불안해졌다…….
 
 
 
 
 ~02. 철혈 숙소의 소동?
Z19: 우, 울리히 씨! 여기 계신가요!? 여기 계시죠!?
 
Z21: 어어어얼른 도와줘―――!!
 
울리히와 함께 일하던 중 철혈 구축함들이 울먹이며 집무실로 뛰어들어왔다.
 
울리히 폰 후텐: ……업무 중이다. 무슨 일이지?
 
Z21: “그게”……“그게” 나왔다구! 얼른 와줘!!
 
울리히 폰 후텐: ……하아, 또 그건가. 지휘관, 미안하다. 금방 다녀오지.
 
상황은 모르겠지만, 그녀가 다른 함선과 얘기를 나누다니 매우 드문 일이다. 나도 궁금해져서 같이 따라가기로 했다.
 
울리히 폰 후텐: 칫, 마음대로 해라. 별로 재미는 없을 것 같다만.
 
Z19: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아무리 저라도 “그건”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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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히와 함께 철혈 숙소의 어느 방으로 들어갔다. 여기 대체 뭐가 있다는 걸까…….
 
울리히 폰 후텐: 또 박쥐라도 들어왔겠지. 곧 끝날 일이다.
 
→ 뭐 도구라도 필요해?
→ 쫓아낼 거야?
 
울리히 폰 후텐: ………………아니.
 
울리히 폰 후텐: 강제로 내보내긴 쉽지만, 여기 환경에 이끌려 온 것뿐이라면, 녀석이 모처럼 찾아낸 거처를 억지로 빼앗는 셈이 된다.
 
그러면 대체 어찌 할 셈이지……?
 
울리히 폰 후텐: 알려주는 거다. 이곳은 원래 사람이 사는 곳이니, 미안하지만 다른 곳으로 가줘…라고.
 
그러면서 울리히는 창문을 활짝 열고 옆 의자에 걸터앉았다.
 
울리히 폰 후텐: 이제 놈들이 이대로 나가길 기다리면 된다.
 
울리히 폰 후텐: ………불만인가? 그럼 이렇게 설명하지.
 
울리히 폰 후텐: 아무래도 나는 동물들에게 미움 받기 쉬운 체질인 것 같다. 그래서 이렇게 있는 것만으로 보통은 다 도망치지. 이렇게 말하면 알겠나?
 
동물들에게 미움 받기 쉽다라…. 들은 적은 있지만, 고양이나 개라면 모를까 박쥐한테도 그런 게 먹힐까…?
 
울리히 폰 후텐: 칫. 믿을 수 없다면 그 눈으로 똑똑히 보면 알게 될 일이다.
 
그렇게 말하며 울리히는 방안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자 어디선가 박쥐가 나타가 창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녀의 체질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문제 자체는 해결된 것 같다.
 
울리히 폰 후텐: 미안하군. 이곳은 너희가 있을 곳이 아니다.
 
울리히 폰 후텐: …………….
 
울리히 폰 후텐: 쳇. 귀찮기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창문을 닫으며 한숨을 쉬는 그녀의 표정은 부드러웠다. 어쩌면 울리히의 평소 태도는 그저 솔직하지 못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울리히 폰 후텐: ……그나저나 계속 남에게 이런 일을 시키다니. ……이걸로 벌써 몇 번째지? 창문을 열어뒀으면 적당히 하고 닫아야 된다는 걸 매번 가르쳐 주어야 하나?
 
――험악한 얼굴로 푸념을 연발하지만, 동료에 대한 배려가 없지는 않은 것 같다.
 
 
 
 
 ~03. 싱 포 미
철혈 숙소 소동으로부터 며칠 후. 비번 날이기도 해서 울리히에게 휴가를 주었다.
 
요 며칠간 쉬지 않고 일한 것에 대한 사례……도 있지만, 진짜 목적은 그녀의 모항 생활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울리히를 찾아 모항을 걷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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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미럴 히퍼: 저번에 빌린 CD 돌려줄게. 전부 들었으니까 감사하라고!
 
울리히 폰 후텐: 아아. 어땠나?
 
어드미럴 히퍼: 흠, 뭐 괜찮네. 너 치고는 꽤 괜찮은 초이스잖아.
 
탈린: 어머, 처음 들었을 때 “뭐야 이 갓곡은!!”하면서 감동했던 사람은 누구였더라?
 
어드미럴 히퍼: 그, 그런 말 한 적 없어!
 
히퍼, 탈린과 함께 대화하고 있는 울리히를 발견했다. 그 옆에는 검은 케이스가 놓여 있었다.
 
울리히 폰 후텐: 알아줘서 고맙군. ……그런데 지휘관. 거기서 뭘 하는 거지?
 
어드미럴 히퍼: 지휘관…? 너, 뭐하러 왔어?
 
탈린: 일을 내팽개치고 이런 데 있어도 돼?
 
내가 비번인 걸 아는 울리히와 달리 나머지 두 사람의 시선은 무척이나 따가웠다……. 그래도 개의치 않고 뭘 하고 있는지 물어봤다.
 
울리히 폰 후텐: 별거 아니야. 음악 이야기다. 일단 나도 취미 정도는 가지고 있으니까….
 
울리히 폰 후텐: 네게는 귀중한 비번일 아닌가? 나는 신경 쓰지 말고 네 마음껏 보내도록 해.
 
하지만 애초에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이 목적이었으니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했다.
 
탈린: 지휘관도 듣고 싶어?
 
어드미럴 히퍼: 설마 너도 이 노래가 얼마나 좋은지 깨달은 거야?
 
울리히 폰 후텐: 듣지도 않았는데 알 리가 없잖아. 지휘관이 이런 부류의 대화에 끼어들다니 신기하다만
 
울리히 폰 후텐: …………. 뭐, 어쩔 수 없군.
 
플레이어라도 꺼내오는가 했는데――
 
울리히 폰 후텐: 들어보는 게 제일 좋겠지만 지금은 플레이어도 없고…….
 
울리히는 옆에 있던 검은 케이스에서 기타를 꺼냈다.
 
울리히 폰 후텐: 가장 빠져 있는 노래를 불러주지. 잘 듣고 마음에 새겨두도록.
 
울리히는 기타를 치며 노래하기 시작했다. 그 아름다운 노랫소리에 잠시 넋을 잃고 말았다…….
 
 
 
 
 ~04. 배려
모항. 훈련 해역.
 
분명 오늘은 울리히도 참가하는 훈련이 있었을 텐데…….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전원 제자리에 모였니? 후후, 그럼 모의전을 시작하자꾸나.
 
어드미럴 히퍼: 간다! 따끔한 맛을 보여주겠어!
 
울리히 폰 후텐: 어이, 히퍼. 너무 파고들었어! 함대원들하고 발을 맞춰!
 
동형함 프리드리히의 지휘 아래 울리히는 동료들의 상황을 살피며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나도 모르는 새 끝까지 관전하고 말았다. 아마 울리히도 눈치 채고 있었을 테지.
 
울리히 폰 후텐: 보고 있었나.
 
→ 좋은 훈련이었어
 
울리히 폰 후텐: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솔직히 싸움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전장에 나갔을 때 동료들 전원 무사히 데려오기 위해서라도 훈련은 필요하니까.
 
울리히 폰 후텐: 그런데 비서함 일은 괜찮은 건가? 바쁘다면 지금이라도 복귀하지.
 
말은 고맙지만 업무는 별 문제 없다.
 
그리고 울리히도 첫 비서함 일로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이 기회에 재충전을 했으면 한다.
 
→ 신경 쓰지 말고 푹 쉬어
 
울리히 폰 후텐: 그래…….
 
울리히 폰 후텐: (작은 소리) 익숙하지 않은 일에 피로가 누적된 걸 간파한 건가? 칫, 약삭빠른 놈.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가야말로 슬슬 쉬도록 하려무나. 지금은 남 걱정보다 네 자신이 먼저란다.
 
울리히 폰 후텐: 프리드리히. 듣고 있었나.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듣자하니 울리히, 비서함을 담당하고 있다지? 아가는 그게 걱정되어 여기 온 것이 아닐까?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후후후. 이 아이라면 걱정할 필요 없단다. 아가와 마찬가지로 나약한 존재가 아냐.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지나친 상냥함은 약도 되지만 독도 되는 법. 다 마시려면 각오가 필요하지.
 
울리히 폰 후텐: 그쯤 해라. 지휘관에게 더 말해봤자 곤혹스럽기만 할 뿐이다.
 
울리히 폰 후텐: 알겠나? 내게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바쁜 일이 생기면 바로 말해라.
 
울리히 폰 후텐: 무슨 일이 터지고 나서는 늦으니까.
 
 
 
 
 ~05. 업무, 업무, 그리고……
울리히가 비서함으로 복귀하기 전날, 한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 ……
 
책상 위에 놓인 대량의 서류. 꼭 일이 터지면 한꺼번에 터진다니까. 자, 어떻게 할까…….
 
울리히 폰 후텐: 흠……. 그 책상 위에 있는 건 뭐지? 지휘관.
 
울리히 폰 후텐: 너는 그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설마 내가 쉬었다고 너도 일을 내팽개치고 있었던 건 아니겠지?
 
어느새 집무실에 와 있던 울리히가 나를 째려봤다.
 
울리히 폰 후텐: 당황하지 마라. 방금은 그냥 농담이다.
 
울리히 폰 후텐: 복도를 걷고 있었는데 이곳으로 터무니없는 양의 서류들이 반입되는 것이 보였다. 신경 쓰여서 와 보니 이런 꼴이군.
 
울리히 폰 후텐: 큰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손을 멈추지 마라. 얼른 그 산더미를 해치우자.
 
말하기 무섭게 울리히는 책상 위의 서류를 빼앗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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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묵묵히 작업을 하던 울리히는 시곗바늘이 1시를 가리켰을 때 벌떡 일어섰다.
 
(탕)
 
울리히 폰 후텐: 지휘관. 잠깐 쉬어라.
 
어디선가 꺼낸 에너지 드링크를 책상에 놓고, 울리히는 작업을 마친 서류뭉치를 파일에 담아 옆구리에 꼈다.
 
울리히 폰 후텐: 이쪽 서류의 확인은 끝났다. 내가 관계 부서로 가지고 갈 테니 그동안 너는 눈이나 붙여라.
 
울리히 폰 후텐: 걱정 마. 네가 깨어나기 전까지는 돌아올 수 있을 거다. 정 걱정된다면…
 
울리히는 다시 어디선가 탁상시계를 꺼내 눈앞에 내려놓았다.
 
울리히 폰 후텐: 알람은 맞춰놨다. 그걸 써라.
 
→ 아니 그래도…
 
일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눈을 붙이다고 해도 나머지를 다 정리하고 나서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울리히 폰 후텐: 저 분량을 봐라. 혼자서 쉬지 않고 하는 건 무리다.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그러면야 고맙긴 하지만 울리히는 오늘 비번이었다. 이대로 밤늦게까지 도움을 받을 수는….
 
울리히 폰 후텐: 신경 쓰지 말라고 했을 텐데. 그리고 너를 돕는 건…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뿐이야.
 
그렇다면 더더욱 그녀에게 맡기기는 미안하다. 혼자서 조금씩이라도 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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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이 깔린 집무실에서 혼자 묵묵히 작업을 계속했다.
 
울리히 폰 후텐: 걱정 마. 네가 깨어나기 전까지는 돌아올 수 있을 거다. 정 걱정된다면…
 
그래. 그녀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좀 더 힘내자…….
 
……피곤해서, 시야가………….
 
――털썩.
 
울리히 폰 후텐: ………눈 좀 붙이라고 했더니, 혼자 무리하다가 책상에 널브러진 거냐. 사람이 좋은 것도 정도가 있지.
 
멀어져 가는 의식 속에서 울리히의 넋두리가 들린 것 같았다.
 
 
 
 
 ~06. 싱 포 유
삐삐삐삐. 삐삐삐삐.
 
눈을 떠보니 집무실이 아니라 내 방이었다.
 
울리히 폰 후텐: ……아아, 지휘관. 정신이 들었나.
 
→ 나는……?
 
울리히 폰 후텐: 일을 계속하다가 책상에 쓰러져서 숙면. 그대로 내버려뒀더라면 감기라도 걸려서 꼼짝도 못하게 되었을 테지.
 
울리히 폰 후텐: 그래서 프리드리히가 걱정하기 전에 일단 네 방으로 옮긴 거다.
 
울리히 폰 후텐: 네가 쓰러져 버리면 비서함도 있을 이유가 없겠지. 그리고 비번 중이었다고는 하지만 네게 무슨 일이 생기면 꿈자리가 사나워져.
 
울리히 폰 후텐: 너는 일하는 기계가 아니야. 당분간은 업무는 생각하지 마라. 푹 쉬어둬.
 
살짝 언짢은 기색의 그녀를 보고 침대에서 일어나려는 마음은 접었다.
 
울리히 폰 후텐: ……그런데, 식욕은 있나?
 
듣고 나서야 비로소 방 안에 가득 찬 맛있는 냄새를 느꼈다.
 
→ 끄덕인다
 
울리히 폰 후텐: 그런가. 아까 아인토프를 만들어놨다. 먹도록 해.
 
울리히가 몸을 부축해서 일어날 수 있게 도와줬다.
 
울리히 폰 후텐: 후―후― ……자, 입 열어.
 
→ 아앙~
울리히 폰 후텐: 훗. 솔직하군. 그럼 한 입 더…….
 
→ 아니, 직접 먹을게……
울리히 폰 후텐: 무슨 소리냐. 수저도 제대로 못 드는 주제에. 지금은 내게 맡겨라.
 
울리히 덕에 아인토프를 다 먹을 수 있었다.
 
처음 먹는 그녀의 수제 요리는 뭐랄까…. 음, 풍부하고 맛있었다.
 
울리히 폰 후텐: ……………그런가. 최소한으로 요기는 해두어야 하니까.
 
울리히 폰 후텐: 오늘은 이만 얌전히 자라. 동료들에게 걱정을 끼쳐서는 안 되지.
 
울리히 폰 후텐: 일은 걱정하지 마라. 남은 건 내가 어떻게든 하지. 결재가 필요한 건 내일로 넘길 테니까.
 
그녀의 씀씀이는 좀 과도한 거 같긴 하지만 지금은 얌전히 받아들이자. 그나저나……
 
남은 서류들을 훑어보기 시작한 울리히를 흘깃 바라보았다.
 
울리히 폰 후텐: 잠이 오지 않는 건가? 칫, 귀찮게 하기는.
 
그렇게 말하고 울리히는 침대 옆으로 다가와 곁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울리히 폰 후텐: ――이걸 들려 주지.
 
부드러운 목소리의 자장가가 방 안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07. 진짜 그녀는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울리히 폰 후텐: 새근……새근…….
 
눈을 떠보니 울리히가 소파에서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다. 아무래도 밤새도록 일을 한 것 같았다.
 
내 부담을 덜어주려고 결국 스스로 다 짊어진 것은, 그녀 나름대로의 서투름의 표현인 걸까….
 
울리히 폰 후텐: 으음……. 일어났나, 지휘관. 몸은 좀 어떻지?
 
→ 문제 없어
 
울리히 폰 후텐: 그래. 다행이다…….
 
울리히는 안심한 듯 한숨을 돌린 뒤, 일변해 험악한 표정이 되었다.
 
울리히 폰 후텐: 하지만 과로로 한계가 오는 근무 방법은 좋지 않아. ……원인은 어제 일만이 아닐 터. 평소에도 무리하다보니 이런 상황이 되었겠지.
 
무리할 생각은 없었지만…….
 
울리히 폰 후텐: 쳇, 무자각인가. 가만 놔둘 수 없겠군……. 너는 타인을 신경 쓰기보다 먼저 네 자신이나 파악하도록.
 
울리히 폰 후텐: 나에 대해 알고 싶다면, 좀 더 나은 방법이 있었을 텐데.
 
……알고 있었나. 그보다 업무는…….
 
울리히 폰 후텐: 지휘관의 결재가 필요한 것도 있고, 오늘 새로 들어온 것도 있으니 오늘 내로 끝내는 건 절대 무리다. 또 쓰러지면 민폐니까 적당히 하도록 해.
 
……………….
 
울리히 폰 후텐: 그리고 말해두는데, 쉬는 중에 날 염탐하고 돌아다닌 건 굳이 탓하지 않겠어.
 
울리히 폰 후텐: 그래서, 어땠지? 나를 관찰한 소감은.
 
울리히를 보고 있었던 시간을 떠올린다.
 
다른 함선들을 생각하며 행동하고 ……무엇보다 나를 배려하여 챙겨준 그녀는――
 
일견 무관심해 보이지만, 무척이나 동료애가 깊은 사람이었다.
 
울리히 폰 후텐: ……………….
 
솔직하게 소감을 전하자, 울리히는 고개를 돌리고 입을 다물었다.
 
→ 어때?
 
울리히 폰 후텐: 아무것도 아니다……만…….
 
울리히 폰 후텐: 각오하지 않았어도, 스스로 독을 마시려는 것인가. 아니면….
 
울리히 폰 후텐: 정말이지, 너라는 지독한 저주에 걸린 기분이군. 몸이 어지러워.
 
울리히 폰 후텐: ……아무튼 말이다. 알았다면 너도 그 “동료” 중 한 명인 걸 자각해 둬라. 다음부터는 이렇게 되기 전에, 내게 부탁해.
 
→ 끄덕인다
 
울리히 폰 후텐: 흥. 그러면 됐다. ……그럼.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울리히는 방문을 열고 그대로 나가려 했다.
 
울리히 폰 후텐: 한 가지 잊었군. 내친김에 전해두지.
 
울리히 폰 후텐: 너는 어제 오후, 울리히와 함께 훈련 해역에 가서 시찰하고, 그대로 방으로 돌아간 거다. 알겠나?
 
울리히 폰 후텐: 프리드리히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이 물어봐도 그 이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마라.
 
울리히 폰 후텐: “자장가를 들으면서, 그대로 방에서 울리히와 함께 보냈다”라던가는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