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사랑을 부르는 계절
~01. 그것은 사랑을 부르는 계절
감은 눈에 화악 하고 빛이 쏟아졌다.
글래스고: ……어나. ……어나!
어디선가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글래스고: ……당히 하고 일어나라니까!!
글래스고: 진짜, 언제까지 잘 셈이야! 그만 안 일어나면 지각한다고. 지·각!!
졸린 눈을 비비며 크게 하품을 했다. 옆에서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는 건 메이드 글래스고다.
글래스고: 모처럼 뉴캐슬 언니가 만들어준 밥도 다 식어버렸잖아……. 자, 얼른 일어나서 준비해!
왜 저렇게 성내는 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문득 시계를 봤다.
……혹시 이 시계 고장났나? 저 시간이 맞다면 지금부터 준비해도 지각할락 말락인데?
글래스고: 안 고장났어! 주인님 때문에 나까지 지각하게 생겼다구!?
뭐라고! 이러고 있을 수는 없지! 침대에서 놀라 굴러떨어진 나는 얼른 학교에 갈 준비를 했다.
학교. 벚꽃길.
글래스고: 주인님, 얼른! 이제 곧 수업 시작 종이 울릴 거야!
나는 헐레벌떡 교문 안으로 뛰어들었다. 교실까지는 이제 얼마 안 남았다…!
글래스고: 항상 이런 식이라니까! 나 혼자였으면 절대 지각 안 할 텐데…… 하아.
글래스고: 뭐, 뭐야! 밖에서는 동급생으로 대할 거라고 전에도 말했잖아!
글래스고: 나는 주인님의 하우스 메이드지만, 학교에서는 그냥 같은 반 학생이니까요! 알았으면 대답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글래스고는 흥 하고 고개를 홱 돌렸다. 그리고 뺨을 잔뜩 부풀리고는 나를 외면했다.
여전하구나 하고,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 되어버린 우리의 관계에 문득 의문이 들었다.
언제까지고 이런 사이로 있어도…… 우리는 서로 만족하는 걸까?
글래스고: 도착! ……진짜, 내일은 혼자 일어나. 제대로 깼는지 확인하러 갈 테니까!
……봄. 그것은 사랑을 부르는 계절.
때로는 누군가를 섬기는 하우스 메이드. 때로는 학교에 다니는 같은 반 여자아이.
이것은 살짝 솔직하지 못한 소녀, 글래스고의 두근두근한 사랑 이야기다.
~02. 그런 사이 아니거든
글래스고: 하아……. 오늘도 어떻게든 시간 안에 들어왔네.
글래스고: (걔도 참, 진짜 지각 상습범이라니까……. 내가 없었으면 지금쯤 유급했을 게 분명해!)
아덴트: 안녕~, 여전히 후끈후끈한 등교네~ 사이 좋아 보여서 부럽다.
글래스고: 아, 아덴트!? 언제부터 보고 있었어?
아덴트: 음~ 너네가 교문을 통과했을 때부터? 안 잡아먹으니까 걱정하지 마~
글래스고: 뭐어!? 따, 딱히 그런 거 아니거든! 절-대로 그런 사이 아니니까!
에든버러: 그렇게 강하게 부정하면 불쌍하잖아. 본인이 들었으면 분명 상처받았을걸?
글로리어스: 마, 맞아요…… 글래스고 씨. 그리고 그 사람한테도 평소에도 좀 살갑게 대해 주는 게……
아덴트: 그게 다 솔직하지 못해서 그런 거잖아~ 보고 있으면 진짜 답답하다니까.
글래스고: 다들 괜한 참견이시거든요? 흥!
글래스고: (딱히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나는 그냥 나답게 평소처럼 행동하는 건데. 딱히 의식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글래스고: (걔는 내가 없으면 안 되니까 그냥 좀 이것저것 챙겨 주는 것뿐인데 다들 착각이나 하고!)
아카스타: 글래스고 씨, 또 얼굴 빨개졌어…. 어째서일까….
에든버러: 저렇게 순수한 것도 매력이지……. 그치만 보고 있는 입장에선~
글로리어스: 역시 로열 레이디로서 화려하게……
글래스고: 네 네! 이제 이 얘기는 끝! 슬슬 자기 자리로 가. HR 시작하니까.
띵동~댕동~
에든버러: 어이쿠, 말하자마자!
아카스타: 어쩐지 졸리네….
글로리어스: 그럼 모두 다음 쉬는 시간에 봬요.
다들 분주하게 자리로 돌아가던 중, 글래스고는 문득 화제의 주인공과 눈이 마주쳤다.
누가 자기 이야기 했냐는 듯이 걱정 한 점 없는 얼굴로 웃으며 손을 흔드는 그.
글래스고: ……진짜, 사람 마음도 모르는 천하태평이라니까.
홱 눈을 돌린 글래스고는 그대로 창밖을 바라봤다.
글래스고: ……전부 다 오해니까. 걔하고는 지금까지도 계속 같은 사이였고, 앞으로도…….
글래스고: 앞으로도…… 같, 겠지. 분명.
마음속으로 손을 흔들며 화답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봤지만, 결국 부끄러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글래스고였다.
~03. 누가 잉꼬부부예요!
레인저: 자, 다들 자리에 앉았죠? 그럼 HR을 시작하겠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레인저: 응응. 오늘도 모두 건강해 보여서 선생님도 기뻐요.
레인저: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새 학기가 시작되고 시간이 꽤 지났으니 이제 모두 슬슬 익숙해졌을 거라 생각하는데
레인저: 너무 익숙해져서 그만 학급위원도 선출하지 않았던 거 다들 생각나나요?
글래스고: (맞다. 학급위원도 있었지……. 반 아이들 숙제 걷거나 하는 거 힘들겠네.)
레인저: 학급위원은 두 명이었으면 좋겠는데, 혹시 입후보하거나 “이 친구가 했으면 좋겠어요!”하고 추천할 사람이 있을까요?
글래스고: (나는 수업 끝나면 뉴캐슬 언니하고 저녁 준비나 집 청소해야 되니까 바빠서 패스.)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앞자리에 앉은 아덴트가 힐끗 이쪽을 돌아봤다.
왜 그러지? 하던 바로 그때였다.
아덴트: 네에! 저는 우리 학년 잉꼬부부인 글래스고네가 좋을 거 같아요~!
무슨 말을 하나 싶더니 아덴트는 기운차게 손을 들고 그렇게 말했다.
반 모두의 시선이 단숨에 우리에게로 향했다……!
글래스고: 자, 잠깐 아덴트!? 맘대로 정하지 마…… 그리고 누가 잉꼬부부야 누가!
에든버러: 아니 아니, 다들 말은 안 해도 다들 그렇게 느꼈을걸……. 아무튼 나도 너희가 딱이라고 생각해.
글래스고: 에, 에든버러 씨까지…….
그 뒤로도 반 아이들로부터 속속 찬성표가 던져졌고, 결국 두 사람이 학급위원이 되는 건 확정이나 마찬가지였다.
레인저: 뭐,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됐네요. 두 사람의 책임감은 선생님인 저도 보증하니까요.
글래스고: 그, 그럴 수가……. 으으….
이로써 두 사람은 “잉꼬부부·학급위원”으로 선출되었다.
레인저: 글래스고. 그렇게 낙담하지 마렴. 학급위원이라고 해도, 그냥 사소한 잡무만 좀 하는 거야. 알겠지?
풀죽은 글래스고의 귓가에 레인저 선생님이 격려의 말을 해주는 순간, 문득 그와 눈이 마주쳤다.
글래스고: (저 눈동자는 분명…… 그런 걸 생각하고 있는 게 분명해. 그런 걱정은 안 하고 있는데…….)
앞날이 걱정된다……. 글래스고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04. 얼굴 가까워요옷!
쉬는 시간.
글래스고: 읏샤…….
수북이 쌓인 프린트 더미를 나르는 글래스고. 벌써 학급위원으로서 첫 번째 일이 시작된 참이었다.
글래스고: 레인저 선생님 거짓말쟁이……. 전혀 사소한 잡무가 아니잖아…….
글래스고: 주인님도 별 생각 없이 학급위원 맡은 거 같은데 진짜 괜찮아? 나중에 분명 더 힘든 일 시킬 텐데?
“……너무 경솔했나?”
글래스고: 진짜 분위기 타서 하겠다고 한 거구나……. 주인님답지만.
“프린트 대신 들어줄까?”
글래스고: 괘, 괜찮아! 주인님이 안 도와줘도 이 정도면 혼자 옮길 수 있어!
글래스고: 어? “앞이 안 보이는 거 같은데”라고…? 시, 신경 쓰지 마! 아무 문제 없으니까!
걸음을 재촉하는 글래스고. 그 앞에서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누는 함선들의 소리가 들렸다.
포틀랜드: 인디야 기다려어~ 아직 머리 빗는 거 안 끝났는데~
인디애나폴리스: 말은 그렇게 하면서 언니 계속 만지고만 있잖아…. 풀어줄 생각 없으면서….
포틀랜드: 아앙~ 매정한 인디……. 그런 모습도 너무 너무 귀여워!
앞에서 오는 포틀랜드와 인디애나폴리스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채 걸어가는 글래스고.
포틀랜드 역시 인디애나폴리스에만 집중하느라 앞에서 오는 글래스고를 알아보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부딪힌다……라고 생각한 순간.
글래스고: 꺅……!
나는 글래스고의 어깨를 잡고 벽 쪽으로 밀어붙였다.
글래스고: 주, 주인님!? 갑자기 뭐야!?
글래스고: 게다가…… 이 자세는…….
인디애나폴리스: ……언니. 앞에 잘 안 봐서 글래스고하고 부딪힐 뻔 했잖아.
포틀랜드: 진짜다! 죄송해요. 넋 놓고 인디만 바라보느라 전혀 몰랐어요!
혀를 살짝 내밀며 사과하는 포틀랜드와 정중하게 꾸벅 고개를 숙이는 인디애나폴리스.
그렇게 멀어져 가는 두 사람은 신경도 못 쓴 채, 글래스고는 쿵쾅거리는 심장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글래스고: (어떡해……. 갑작스런 일이라곤 하지만, 주인님한테 벽쿵 당했어……!)
눈앞이 빙빙 도는 것만 같았다. 새빨개진 얼굴로 프린트 더미를 꼭 껴안았다. 아무 말이라도 해야 돼……!
글래스고: 어, 얼굴 가까워요!! 그리고, 어, 어어얼른 교실로 가서 프린트 나눠줘야 하니까!
그제야 벽쿵 상황에서 해방됐다. 아직도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걸어가는 글래스고.
아덴트: ……아이고. 분위기 좋았는데. 역시 아직 서로 어색하네.
에든버러: 아덴트. 훔쳐보는 건 좋지 않아요. ……나도 남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아하하.
글로리어스: 역시 저희가 어색함을 깰 기회를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요?
아카스타: 응. 글래스고를 위해서 열심히 해볼까….
~05. 글래스고 씨라고 하는군요.
방과 후.
아덴트: 미안! 글래스고! 오늘 청소 당번 좀 바꿔줘!
글래스고: ……뭔가 꾸미고 있는 건 아니겠지?
아카스타: (예, 예리해…….)
에든버러: 진짜 빠지면 안 되는 일이 생겨서. 지, 진짜야? 진짜라니까!
글래스고: 에든버러 씨도 한통속인 거 같은데 수상해……. 진짜 두 사람 다 뭔가…….
아덴트: 우, 우왓-! 이러다가 늦겠어! 미안 글래스고 이 은혜는 나중에 반드시……!
글래스고: 아, 기다려! 잠깐……
글래스고: ……진짜, 나도 너무 늦으면 뉴캐슬 언니한테 미안해지는데.
“도와줄까?”
글래스고: ……주인님은 괜찮으니까 먼저 돌아가서 언니한테 늦을 거라고 전해줘요. 청소는 잘하니까 문제없어.
글래스고: (……그리고, 아까 벽쿵 때문에 묘하게 의식되는 것도 있고…….)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글래스고는 청소를 시작했다. 마음 탓인지 평소보다 손놀림이 거칠었다.
글래스고: (……아아, 진짜! 주인님도 참 먼저 가라고 했는데도 기다리고 있어……. 오지랖도 넓다니까.)
글래스고: 주인님! 진짜 혼자 해도 괜찮으니까.
글래스고: ……어? 책상 속에 뭐가 들어 있다고? 그거 혹시…… 편지예요?
참으로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편지지였다.
글래스고도 궁금한 건지, 옆으로 다가서며 보낸 사람의 이름을 소리 내 읽었다.
글래스고: 흐응, 이름은…… 어디 보자, 글래스고 씨라고 하는군요. 어디서 많이 들은 이름인데…… 엑.
글래스고: 자, 잠깐만! 나는 몰라요!? 이런 편지 본 적도 쓴 적도…… 아!
편지를 뜯어보니 거기에는 솔직하지 못한 소녀의 마음이 참으로 적나라한 말로 적혀 있었다.
……사랑해요. 글래스고.
글래스고: 아, 아니에요!! 이건 가짜야!! 아덴트나 에든버러 씨 짓이야 분명!!
글래스고: 뭔가 수상해 보이더니만 역시……. 지, 진짜 나 아니라니까요! 안 좋아하니까!
“그래……? 진짜로 아닌 거구나…….”
글래스고: ……아.
느닷없는 말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글래스고.
두 사람만 남은 교실. 창밖으로 오렌지 빛 석양이 부드럽게 새어 든다…….
~06. 좋아해…… 주실 건가요?
글래스고: 나, 나는…….
갑작스런 질문에 글래스고는 동요했다. 평소 같으면 서로 얼굴만 붉히다 아무 일 없이 끝났을 텐데.
글래스고: 가, 갑자기 뭐예요. 주인님답지 않다구요……?
똑바로 바라보는 그 시선에 글래스고는 마치 마음속을 훤히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글래스고: 안…… 돼요.
글래스고: 진짜…… 안 돼요. 동급생이지만, 나는 주인님을 섬기는 메이드고.
글래스고: 그, 그리고 나는…… 성격도 이렇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도 서투른데…… 주인님의 마음에 다가갈 수…….
“하지만, 글래스고를 좋아해.”
너무나 직접적인 고백에 글래스고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글래스고: 아, 안 된다니까요! 나는…… 지금처럼 같은 거리감이 좋아……!
글래스고: 이 이상, 거리를 좁히면…… 나 분명…… 싫어질 테니까!!
청소 도구를 내려놓고 그 자리에서 도망치듯 뛰어가는 글래스고. 하지만.
글래스고: 아…… 주인님!?
옆으로 지나쳐가는 글래스고의 몸을 팔을 뻗어 부드럽게 가로막았다. 마치 결승선 테이프처럼.
글래스고는 그 팔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똑바로 그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글래스고: ……주인님……저를……놓아주세요.
글래스고: 그 사랑에, 저는 대답할 자신이 없어요……. 분명 차가운 말을 해버릴지도 몰라요…….
글래스고: 평소처럼…… 심한 태도를 보일지도 몰라요.
그런 말을 들어도 글래스고를 안은 팔의 힘은 변함이 없었다. “그래도 괜찮아”라는 감정이 전해져온다…….
글래스고: 괜찮나요……? 이렇게 붙임성 없는 여자아이지만…… 좋아해…… 주실 건가요?
어느 샌가 글래스고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고, 글썽이는 눈동자를 향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글래스고: 주인님…….
→ “네 얼굴을…… 더 잘 보고 싶어.”
글래스고: (……아, 주인님이…… 내 턱을 어루만지고 있어….)
글래스고: (……너무 행복해서…… 어쩐지, 꿈만 같아.)
그대로 두 사람의 입술은 가볍게 포개어지고…….
~07. 아아, 깜짝이야!
모항. 집무실.
글래스고: (………이런 꿈 같은 시추에이션…….)
→ 글래스고? 라고 살짝 크게 불러본다.
→ 손가락으로 팔을 쿡쿡 찔러본다
글래스고: ……핫!? 주, 주인님?! 왜 그래?
글래스고: “몇 번이나 불렀는데도 멍하니 있으니까” 그랬다고…? 아, 아무 일도 아니야!! 잠깐 생각 좀 하느라….
글래스고: 비, 비서함 일은 제대로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엄청 당황하는 걸 보니 오히려 걱정이 된다. ……그래도 일은 제대로 하고 있으니 참견하지 않는 게 좋겠지.
쉬엄쉬엄 해, 라고 한 마디 하고 다시 남은 일에 착수하기로 했다…….
글래스고: (아아, 깜짝이야! 일하는 중에는 집중해야지…….)
글래스고: (어젯밤 레인저 씨한테 빌린 순정만화 『메이드와 주인님은 동급생!?』이 너무 재밌어서 그만….)
글래스고는 작전 자료를 정리하면서 또 중얼중얼 뭔가 생각에 잠긴 것 같다…….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지친 걸지도 몰라……. 다음 휴일에는 푹 쉴 수 있게 해주자….
글래스고: (하아……. 망상처럼 현실에서도 잘 됐으면 좋겠다아…….)
글래스고: (다음 쉬는 날에 과감하게 데이트하자고 해볼까……. 아니, 해보자!)
글래스고: (그때는 더 솔직하게…… 상냥하게 위로해 주는 거야. 아, 그러면 『갑자기 바람이 불어……)
……두 사람의 마음의 거리가, 망상처럼 될 날도 머지않았을까……?
따스한 오후 2시 무렵. 그렇게 서로를 마음속으로 배려하는 두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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