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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칠란트 캐릭터 스토리 ~우울한 가면

킹루클린 2023. 3. 22. 17:35

 ~01. 발단
모항. 집무실.

 


도이칠란트: 하인! ……재미없어.

 


도이칠란트: 비서함이라면 뭔가 재밌는 걸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결국 보잘것없는 방에 틀어박혀 있을 뿐이잖아.

 


도이칠란트: 게다가 너 말야, 하등생물인 하인 주제에 설마 주인을 내팽개치고 혼자서 묵묵히 일이나 하고 있을 줄이야…….

 


도이칠란트: 명령이야, 뭔가 재미있는 걸 좀 찾아와. 안 그러면 돌아갈 거다?!

 


도이칠란트가 계속 하고 싶다고 조르는 바람에 비서함을 맡게 해주었지만, 평소와 별반 다를 바 없구나.

 


→ 일을 도와 달라 부탁한다.

 


도이칠란트: 싫어. 하등생물의 뒤치다꺼리 따위.

 


→ 일을 도와 달라 간곡히 부탁한다.

 


도이칠란트: 그런 눈으로 쳐다봐도 소용없어!

 


→ 부탁드립니다, 주인님!

 


도이칠란트: ……흥! 자기 일을 도와달라 주인에게 부탁하다니, 정말 구제불능인 하등생물이구나!

 

 

도이칠란트: 뭐 좋아. 그 부탁, 평소의 충성심을 보아 이번엔 특별히 들어주도록 하지! 나는 자비로우니까 말이야!

 

 

 


주노: 저, 저기… 지휘관?

 


주노: 임무 보고서를 가져다 드리려고 왔어요…….

 


…….

 


주노: 그, 그럼, 더 지시하실 일이 없으시면, 이, 이만 들어가 볼게요…….

 

 

……감사를 표하려 했지만, 주노는 이미 그 전에 일찌감치 방에서 나가버렸다.

 


도이칠란트: 아하하하하하! 하인이여, 지금 거 봤어?? 저 구축함의 겁먹은 눈!

 


도이칠란트: 정말이지, 못 참겠단 말이야! 응응! 정했어!

 


도이칠란트: 지금 같은 눈을 매일 볼 수 있다면… 그래, 비서함 그까짓 거, 해줘도 좋겠네!

 


도이칠란트는 비서함의 즐거움에 눈을 뜬 모양이다.

 


하지만 저 성격, 정말 어떻게 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02. 진정한 고귀함
도이칠란트와 모항을 순찰하던 중…….

 


퀸 엘리자베스: 벨, 왜 나도 연습전에 나가야 한다는 거야?

 


벨파스트: 그것은 이번 연습함대에 폐하가 편성되었기 때문이옵니다.

 


퀸 엘리자베스: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으니까 안 나갈래! 워스파이트로 바꿔줘!

 


벨파스트: 폐하, 그렇게 고집을 부리시면…….

 


도이칠란트: 흐음, 로열 네이비의 여왕 폐하가 하인에게 설교 따윌 당하다니, 우리 메탈 블러드에선 상상도 못할 일인데 말이야!

 

 

 

 

도이칠란트: 저기 있는 건 그나이제나우? ……마침 잘 됐군. 하인, 여길 잘 보라고!

 


도이칠란트: 어이, 그나이제나우!

 


그나이제나우: 도이칠란트 아닙니까. 무슨 일이죠?

 


도이칠란트: 내일 연습전은 안 나갈 거야. 너희에게 맡길게!

 


그나이제나우: ……딱히 문제 될 건 없죠. 연습전의 편성을 변경해달라고 티르피츠에게 전해놓겠습니다.

 


그나이제나우: 그럼, 먼저 실례.

 


그나이제나우는 말을 마치곤 자리를 떠났다.

 


도이칠란트: 아하하하하! 하인, 봤느냐!

 


……지금의 그나이제나우는 도이칠란트의 말을 따랐다기보단, 그대로 말을 적당히 받아쳐 준 것뿐인 거 같은데…….

 


도이칠란트의 이런 태도에는 이미 익숙하다는 반응이었다.

 


도이칠란트: 역시 이 도이칠란트 님이야 말로 메탈 블러드에서 제일 존경받는 정신적 리더란 말이지!

 

 

……하지만, 이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03. 불협화음
런던: 그럼, 지금부터 연습전의 순위를 1위부터 발표하겠습니다.

 


도이칠란트: 하인, 귀를 쫑긋 세우고 확실히 들으라고. 세계제일의 장갑순양함인 도이칠란트의 이름이 불리는 순간을!

 


런던: 제5위, 로드니….

 


도이칠란트: ……흠,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군. 뭐 BIG SEVEN 정도가 아니라 해도, 이 내가 다른 함선소녀들에게 질 리가…….

 


런던: 제13위, 퀸 엘리자베스….

 


도이칠란트: …….

 


런던: 제20위, 타카오. 타카오 씨는 이번에 유일하게 상위 20위권에 들어간 중순양함이네요. 축하드립니다.

 


도이칠란트: 잠깐! 나, 나는?!

 


런던: 도이칠란트 씨는…… 잠시만요…….

 


런던: 항행사격 항목에서의 속도는 일류의 성적이지만, 화력을 투사할 때의 자세와 사격의 정확도는 아직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네요.

 


런던: 끊임없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런던은 계속해서 순위를 읽어 내려갔다.

 


도이칠란트: 연습전 따위, 하등생물들이나 하는 거야! 이 내가…….

 


도이칠란트: 내가…….

 

 

도이칠란트: 하인! 나 말야, 진짜 강하지 않아?! 단지 손이 미끄러졌던 것뿐이지?! 그렇지??!

 


도이칠란트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다. 이럴 땐…….

 


→ ………….

 

→ 거짓말로 도이칠란트를 달랜다.

 


도이칠란트: 그렇구나……. 알았어…….

 


도이칠란트: 나, 실은 강한 게 아니었구나…… 모두 속이고 있었을 뿐이구나…….

 


도이칠란트: 후후, 후후후후, 하하하하하…….

 


→ 도이칠란트를 말린다.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는지, 도이칠란트는 넋이 나간 채로 자리를 떠났다.

 

 

 

 

 ~04. 상실감
……도이칠란트가 근무 시간이 되었는데도 집무실에 오지 않아, 그녀를 찾아보고자 메탈 블러드 숙소로 향했다.

 


메탈 블러드 숙소.

 

 

도이칠란트: 하인인가. 무슨 일이냐?

 


방문을 열어보니, 방 한구석에 쭈그리고 있는 도이칠란트의 모습이 보였다.

 


도이칠란트가 걱정된다….

 


도이칠란트: 비서함 따위… 다른 녀석에게 시키면 되잖아.

 


도이칠란트: ……내버려둬. 나는 네게 도움도 안 되잖아?

 


도이칠란트: 메탈 블러드의 모두가 그렇게나 눈치를 줬는데도 혼자만 모르고 있었어. 정말 바보 같지.

 


도이칠란트: 도이칠란트는 강하다고 다들 말해주니까 정말 강한 줄 알고, 누구보다도 뛰어나다 혼자 착각해선 남들한테 으스댔으니…….

 


→ 도이칠란트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도이칠란트는 내 손을 뿌리쳤다.

 


도이칠란트: 만지지 마!

 


도이칠란트: 여기 왔을 때부터 어렴풋이는 알고 있었어. 다른 진영 애들은 좀 다르다는 걸 말야.

 


도이칠란트: ……그래. 나와는 다르게 말이지.

 


도이칠란트: 지휘관도 그렇지? 도움이 되니까가 아니라, 그냥 내가 바보짓을 했을 때 비웃으려고 비서함으로 둔 거 아니야?

 


→ 부정한다.

 


도이칠란트: ……어차피 거짓말이면서.

 


이미 토라진 도이칠란트는 지금 무슨 말을 한다 해도 이해해주지 못할 것 같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메탈 블러드의 동료들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나.

 

 

 

 

 ~05. 진상上
그나이제나우의 방.

 


도이칠란트를 어떻게든 방에서 끌어낸 다음, 메탈 블러드 숙소의 동료들에게 사정을 들어보기로 했다.

 


그나이제나우: 언젠간 이렇게 될 거라 생각했지만, 역시 제 계산이 맞았나 보네요.

 


그나이제나우: 도이칠란트, 미안해요. 그래도 우리에게 악의가 없었다는 것만은 믿어줬으면 해요.

 


도이칠란트: 그런 말…, 믿을까 보냐…….

 

 

 

 

그나이제나우: 그렇죠……지휘관님은 이 얘기를 잘 모르셨겠죠.

 


그나이제나우: 그럼, 제가 메탈 블러드의 모두에게 사정을 말할 자리를 마련해보도록 하죠. 지휘관님과 도이칠란트는 옆방에서 들어주십시오.

 

 

 

 

회의실.

 


그나이제나우: 그럼… 오이겐, 히퍼, 티르피츠, 그리고 Z1,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라프 쉬페: 역시…… 도이칠란트 얘기지?

 


그나이제나우: 네. 그 아이가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우리는 가능한 한 그 아이의 고집을 들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나이제나우: ……모두 기억하고 계시죠?

 


도이칠란트: ?! ……지금, 뭐라고…….

 


뛰어나가려고 하는 도이칠란트를 끌어안아 멈춘다.

 


도이칠란트: 이거 놔……!

 


……도이칠란트가 내 팔을 물었다.

 


도이칠란트: 이, 하등생물인 하인 따위가……!

 

 

도이칠란트: 으윽……, 큭……!

 


프린츠 오이겐: 그렇지. 확실히 그렇게 약속했었지……. 뭐 그 아이에게 벌써 익숙해졌으니 약속을 하든 말든 상관없지만.

 


티르피츠: 그렇지만, 마음 써주는 것과는 다른 문제로, 그 아이에게 있어 나쁜 짓을 한 것도 사실이야.

 


그나이제나우: 네. 다른 아이들에게도 폐를 끼쳤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우리가 신경을 써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더욱 상처받았죠.

 


그나이제나우: 그러니까,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한 번 의논해보고자 모두를 이곳으로 부른 겁니다.

 


도이칠란트: …………….

 


도이칠란트: ……어차피 날 바보 취급하겠지.

 


도이칠란트: (작은 소리로) 하인, 난 어떻게 하면 좋지…….

 

 

 

 

 ~06. 진상下
티르피츠: '뤼초'……. 그 때문인가.

 


그나이제나우: 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아이는 메탈 블러드의 '도이칠란트'뿐만 아니라, 노스 유니온의 '뤼초'로도 태어났었습니다.

 


도이칠란트: ?! 다들, 그걸 알고 있…….

 


그나이제나우: 그 전장에서 노력했던 '뤼초브'가 아니라, 노스 유니온에 부양된 '뤼초'로써…….

 


프린츠 오이겐: 그 아이는 자신의 함력을 분하게 생각하고 있어. 그러니까 동료가 되고 싶어서, 열심히 메탈 블러드처럼 필사적으로 자기 자신을 꾸민 거야.

 


도이칠란트: ……이제 와서 뭐 어쩌란 거야…….

 


Z1: 노스 유니온에 들어간 적이 있다곤 해도, 그 아이는 틀림없는 '도이칠란트'고, 우리들의 동료다.

 


Z1: 그러니까, 그렇게 좋은 아이인 도이칠란트를 동료로서 받아줄 수 있도록, 그리고 살짝 토라지기 쉬운 성격이기도 하니…. 그런 약속을 하게 되었다.

 


도이칠란트: ………….

 


그러니까, 메탈 블러드의 모두는 도이칠란트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었다는 거구나.

 


그나이제나우: 그 아이에게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서, 우리는 '지금의 도이칠란트'를 동료로 받아주기로 했습니다.

 


티르피츠: 그렇지. 그 아이는 어찌 됐든 우리들의 동료야. 너무 신경을 써주다 도리어 그 아이에게 상처를 주다니…….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

 


Z1: 난 딱히 그 아이는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뭐, 조금만 더 자신에게 솔직해지면 좋겠지만 말이야.

 


Z1: 일시적으론 속상해할 수 있겠지만, 사실을 그냥 얘기하는 건 어때?

 


프린츠 오이겐: 그래. 그 제멋대로인 도이칠란트를 못 보는 건 아쉽긴 해도, 더 솔직하게 살았으면 좋겠으니까.

 


도이칠란트: 뭐야……. 결국 속였다는 걸 인정한 거잖아…….

 


이미 평소와 같은 위세는 사라진 지 오래……. 품속의 소녀는 양어깨를 가볍게 떨며 조용히 속삭였다.

 


도이칠란트: ……하인, 이제 괜찮아.

 


그나이제나우: 결론은 도이칠란트에게 사실을 말하자는 거군요.

 


그라프 쉬페: 그래도, 어떻게 도이칠란트에게 전해야 할지…….

 


프린츠 오이겐: 딱히 아무것도 안 해도 돼. ……그렇지? 그나이제나우.

 


끌어안고 있던 팔을 풀었다. 도이칠란트는 문을 열고 모두의 앞으로 나섰다.

 


그나이제나우: ……그렇군요, 역시 오이겐에겐 못 숨기겠어요.

 


프린츠 오이겐: 후후, 당연하지. 그래서, 우리를 어떻게 하고 싶은데?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소녀는 조용히 동료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도이칠란트: 줄곧 나를 속여 온 죄는 무겁다고.

 


도이칠란트: 그렇지만…………………….

 


도이칠란트: 동료로 받아줘서, 고마워…….

 

 

 

 

 ~07. 변함없는 나날
그 일이 있고 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다……

 


모항. 연습전 해역.

 


샤른호르스트: 좋았어! 또 나의 승리군!

 

 

 

 

샤른호르스트: 도이칠란트, 아직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건가?

 


도이칠란트: 큭……. 아직이야!

 


샤른호르스트: 하하, 그것도 좋지! 성능은 제외하더라도, 네겐 싸움의 경험이 부족하니까. 강해지고 싶다면 부단히 연습할 수밖에 없어!

 


도이칠란트: 칫, 그런 말 안 해도 안다고!

 

 

 

 

모항. 집무실.

 

 

도이칠란트: 어이 하인, 이 공문서는 이렇게 해 둬도 되지?

 


……공문서를 훑어보니, 사소한 실수가 몇 개 보이지만, 열심히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 도이칠란트를 칭찬한다.

 


도이칠란트: 칫, 어째서 하등생물의 하인한테 칭찬받아야 하는 건데…….

 


도이칠란트: 뭐, 안 틀렸으면 됐지.

 

 

 

 

모항. 광장.

 


무츠키: 도이칠란트는 다른 이름이 있어?

 


도이칠란트: ……그래, 뤼초우라는 이름이 있어.

 


미카즈키: 멋있어 보인다! 그 이름으로 불러도 돼?

 


키사라기: 미카즈키, 도이칠란트 씨는 싫다고 할지도…….

 

 

도이칠란트: 흥. 맘대로 해.

 


도이칠란트: 어떻게 불려도, 내가 나라는 건 변함없으니.

 

 

 

 

 

그날 이후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도이칠란트는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돌아와 주었지만…….

 


…전보다 훨씬 솔직해지고 의젓해졌다는 인상이다. 그녀와 조금이라도 말을 섞어본다면, 아마 그 변화에 매우 놀라겠지.

 


도이칠란트: 뭐야, 그 '솔직해졌구나'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듯한 얼굴은!

 


도이칠란트: 아니면 뭐야? 하등생물 주제에 변태 같은 거라도 생각하고 있나 보지?

 


도이칠란트: 알겠어? 최대한 이 몸에게 어울릴 수 있도록 필사적으로 노력하라고!

 


지휘관인 나를 하인 취급하는 건 전혀 안 변했구만…….

 


도이칠란트: 이봐, 멍하니 있지 말고 빨리 게임을 시작하라고! 자~ 나를 어디 한 번 즐겁게 해주실까~♪

 

 

뭐, 이것도 나름 나쁘진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