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박람회 개막
유럽 바다에 제전을 축하하는 예포의 굉음이 울려 퍼졌다.
행사를 위해 새로이 건설된, 콜로세움을 본뜬 파빌리온 가운데 성대한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은 진홍색 의상을 입은 어느 함선――
로마: 사디아까지 먼 발걸음을 옮겨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로마: 하늘마저 맑게 축하하는 오늘은 그야말로 축제의 시작을 선언하기에 알맞은 날이겠지요.
로마: 세이렌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중단되었던――각기 다른 진영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박람회.
로마: 분단된 우리의 바다를 다시 하나로 만들기 위해. 끊어진 우리의 인연을 다시 이어가기 위해.
로마: 마침내 맞이하게 된, 온 세계가 모여 앉아 함께 환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로마: 우리는 결코 평화로운 미래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로마: 여기에 오신 여러분들이 바로 우리의 결심과 용기,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로마: 자! 주목하라! 기뻐하라! 크게 갈채하라!
로마: 이 위대한 제전을 마음 깊이 즐기십시오!
로마: 사디아 제국 소속, 함선 로마. 지금 이 자리에서 선언합니다!
로마: 세계박람회의――개막을!
다시 터지는 축포 소리. 그리고 그 소리조차 묻어 버릴 기세의 터질 듯한 박수 소리가 행사장에 울려 퍼졌다.
로마는 생각했다. 이것이야말로 사디아의 위광――그 옛날 축복받은 시대의 사디아의 모습이 아닐까, 하고.
개막 퍼레이드가 끝나간다. 일단 내 일은 여기까지다.
축제의 열광 속, 로마는 행사장 중심에서 벗어나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다음 목적지로 발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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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디아 파빌리온. 「콜로세움」 전시 홀.
로마: 박람회가 개막했으니 곧 방문객들이 몰려오겠죠.
로마: 폭풍전야…라는 걸까요?
로마: 다들 그렇게나 호응해 주셨으니 우리의 노력도 보답받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로마: 사디아의 위광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아무도 없는 전시 홀을 걷다가 로마는 갑자기 위화감과 기척을 느꼈다.
로마: 누구죠!? 모습을 드러내세요!
목소리가 전시 홀에 울렸다. 하지만 대답은 없었다.
로마: 설마… “누군가”가 아니라, “무언가”……?
위화감의 근원이 「물건」이라고 느낀 로마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곳은 제국 원로원의 전시 구역인 것 같았다.
로마: 이곳의 전시품들은 모두 레플리카…. 그것도 다 제가 미리 체크한 것들 뿐이에요. 대체 무슨 일이…?
로마: 이렇게나 전시품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 예삿일이 아닌데…….
로마: 앗. 설마 지하 창고에 뭔가가……!
로마: 그곳은 회장에서 가장 엄중하게 보호받고 있는 곳…. 만약 무슨 일이라도 있다면…… 확인하러 가야해!!
나쁜 예감이 든 로마는 곧바로 콜로세움의 지하 창고로 발을 옮겼다.
유니온이 주도한 NA해역 반격 작전이 일단락되고,
철혈이 이끄는 반역의 파란은 비밀리에 기정사실화 되고 있었다.
로열의 경면해역 탐색은 큰 성과를 거뒀고,
중앵의 유럽 예방도 무사히 종료되었다.
각 진영의 정세가 드물게 소강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사디아가 어느 행사의 개최를 제안하였다.
그것은 바로 「세계박람회」.
전 세계 함선들이 모이는 평화의 제전.
사디아의 위광이 빛나는 가운데, 음모가 준동한다――
~02. 박람회 순찰대
콜로세움. 최상층 스위트룸.
알프레도 오리아니: 셔터 찬스!!
알프레도 오리아니: 개회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은 이 알프레도가 독점 입수했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 그래…. 알프레도. 슬슬 순찰 임무로 돌아가야지.
에마누엘레 페사노: 이번 세계박람회의 경비는 사디아 함대 담당이니까 너무 농땡이 부리면 안 돼.
에마누엘레 페사노: 물론 함선이 이렇게나 많이 모여 있으니까 세이렌이 습격해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겠지만….
에마누엘레 페사노: 회장 내에서 만약 뭔가 문제라도 생기면…….
알프레도 오리아니: 너무 서두르지 말라니까~ 물론 임무도 기억하고 있지!
알프레도 오리아니: 특종 있는 곳에 알프레도 있으니! 반대로 말하면 우리 눈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사건은 없다는 뜻!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리고 이제 막 개회식이 끝났으니까 지금 회장을 순찰하러 가도 별 소득은 없을걸?
알프레도 오리아니: 오, 여기 분량 뽑기 좋겠다~ 셔터 찬스!
에마누엘레 페사노: 소득이라니…….
에마누엘레 페사노: 알프레도는 그냥 특종을 찍고 싶은 거야? 아니면 무슨 사건이 터지길 바라는 거야?
알프레도 오리아니: 음―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해도 사건은 일어나지? 일어난 사건을 취재하는 건 저널리스트의 마음가짐이라구!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리고 입수한 정보를 비싸게 되팔면……. 구헤헷.
알프레도 오리아니: 뭣하면 에마의 망원경 좀 빌려줘. 그걸로 감시하면 되잖아!
에마누엘레 페사노: 안 돼.
알프레도 오리아니: 빨라!?
에마누엘레 페사노: 순찰은, 그, 제대로 해야…….
에마누엘레 페사노: 망원경으로 보는 건 가까이서 보는 거하고 다르고…….
알프레도 오리아니: 차암, 어쩔 수 없네~ 다 빈치한테 뭔가 만들어 달라고 하자!
알프레도 오리아니: 다 빈치! ……어? 다 빈치 어디 갔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하하하, 날 찾는 거야?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래― 근데 왜 통신? 이제 슬슬 회장을 둘러보러 갈 건데 어디 있는 거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고개를 들고 위를 보렴. 알프레도의 머리 위!
시키는 대로 위를 올려다 보니, 행사장 상공을 순찰하는 드론 위에 있는 다 빈치를 찾을 수 있었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어, 언제 그런 데에 갔었어!? 아니 그보다 어떻게 거기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 흐흥~ 가르쳐 줄 수도 있지만 한 번은 맞춰 보는 게 어때?
알프레도 오리아니: 으윽. 여기선 저널리스트의 직감으로―― 행사장의 설계자 권한으로 드론에 무슨 짓을 한 게 틀림없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우리도 드론 타고 하늘에서 행사장을 내려다보고 싶으니까 어떻게 갔는지 알려줘요 다 빈치 님―!
레오나르도 다 빈치: 네 네, 그건 다음에. 지금은 행사장 순찰이 우선이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여기서라면…. 확실히 사디아의 파빌리온은 정중앙이고, 좌우에 각각 4개씩 전시장이 있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오른쪽이라고 할까, 동쪽은 순서대로 북방연합, 아이리스, 유니온, 로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서쪽은 순서대로 동황, 철혈, 비시아, 중앵――인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 다들 어디부터 돌아볼래?
알프레도 오리아니: 두 팀으로 나누자! 그리고 무슨 일이 생기면 다른 쪽에 연락하기! 어때? 이게 더 효율적이지!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냥 사건을 놓치고 싶지 않을 뿐이잖아. 정말…….
에마누엘레 페사노: 나는 상관없어. 어차피 같이 본다고 해도 금방 알프레도 혼자 뛰쳐나갈 테니까 처음부터 두 편으로 나누는 게 좋을 거 같아.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럼 결정이네. 나도 파빌리온 설계 같은 건 다 보고 왔으니까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다 빈치 선생님은 나하고 같이 가자! 우리는 동황 쪽으로 갈게!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럼 나는 북방연합부터 둘러볼게. …근데 왜 동황부터야?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치만 동황 사람이 유럽까지 오는 일은 드문걸.
알프레도 오리아니: 모처럼의 취재 기회를 놓칠 수는 없으니까!
에마누엘레 페사노: 주최진 쪽 사람으로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 너무 시끄럽게 굴면 안 돼?
알프레도 오리아니: 물론이지! 거짓은 쓰지 않는다 · 유도신문하지 않는다 · 뜬소문은 적당히――가 바로 내 3원칙이니까!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럼 다 빈치! 얼른 내려와! 출발하자―!
알프레도 오리아니: 빨리 안 가면 사건을 놓친다구―!
~03. 취옥의 수리?
콜로세움 밖 광장.
알프레도 오리아니: 이야, 바깥에서 보니 역시 장관이네~ 이 콜로세움…!
알프레도 오리아니: 이 각도에서 한 장 더 찰칵!
알프레도는 카메라를 꺼내 콜로세움 사진을 찍으려고 했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아, 누가 있네…. 저기요~ 거기 서 계신 분. 실례합니다 조금만 비켜 주시겠어요―
???: 아, 네! 죄송합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뭐야 뭐야? 알프레도, 완전히 겁먹게 해버렸잖아.
알프레도 오리아니: 응? 미안 미안! 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어~
???: 괘, 괜찮습니다! 딱히 놀란 건 아니에요….
알프레도 오리아니: 응? 로열 애야? 혹시 미아?
재너스: 네에……. 죄송합니다…. 로열의 J클래스 구축함, 재너스라고 합니다….
재너스: 아까 녹색 수리를 넋을 잃고 보다가 그만 일러스트리어스 씨하고 떨어져 버려서…….
재너스: 저기, 로열 파빌리온이 어디 있는지 알려 주실 수 있나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뭐야 그랬어―? 저기 있는 오크로 만든 조각 보이지? 저쪽이 사디아 파빌리온이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거기서 시계 방향으로 좀만 더 동쪽으로 돌아가면 로열 파빌리온으로 갈 수 있어.
재너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잠깐마안―! 「녹색 수리」에 대해 좀만 더 자세히!
재너스: 그러니까, 아까 콜로세움 상공을 지나간 초록색 수리 같은 생물? 드론?이 있었어요.
재너스: 퍼레이드 퍼포먼스 아닌가요?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 글쎄…. 아마 그럴 거라고 생각해! 아하하하….
재너스: 아, 아무튼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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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도 오리아니: 「녹색 수리」라…. 다 빈치, 어때?
레오나르도 다 빈치: 수상하네. 아까 드론 위에 있었을 때는 그런 거 못 봤는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리고 퍼레이드 내용에도 그런 건 없을 테고.
알프레도 오리아니: 크흡…. 이건…… 특종의 냄새!
알프레도 오리아니: 라는 생각은 들지만 조사해 보려고 해도 단서가 없네―
알프레도 오리아니: 아직까지는 그냥 뜬소문에 불과하니까 사건이 된다면 다시 생각해 보기로!
알프레도 오리아니: 마음 가다듬고 동황 구역으로 직행하자―!
~04. 시계 양호. 관측 거리 좋음
북방연합 출전 구역 한쪽에 커다란 망원경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는 소녀가 있었다.
행사장의 모습을 눈에 담으면서 손에 들고 있는 메모에 간간이 무언가를 적는 소녀는 레코 선장 일당의 관측수, 에마누엘레 페사노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시계 양호. 관측 거리 좋음. 이상 없음…….
에마누엘레 페사노: 북방연합의 파빌리온은 햐안 석재를 주재로 하였으며 매우 딱딱해 보인다……. 어쩌면 운석이 떨어져도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일단은 손에 든 메모에 아기자기한 벽돌 그림을 그려 넣었다.
그리고 다시 망원경을 들여다보려는데, 가까이서 익숙한 두 사람이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빈첸초 조베르티: 에마! 오늘은 혼자야?
스트례미텔니: 안녕, 에마!
에마누엘레 페사노: GB하고 스트례미텔니…? 안녕.
에마누엘레 페사노: 너희도 행사장 순찰이야?
빈첸초 조베르티: 아니. 나는 그냥 눈덩이 따라서 같이 박람회 구경하는 중이야.
빈첸초 조베르티: 눈덩이는 박람회가 끝나면 북방연합으로 돌아간대.
에마누엘레 페사노: 어… 돌아가는 거야……?
스트례미텔니: 북방연합에서 이쪽으로 온지 꽤 됐으니까! 슬슬 돌아가야지!
스트례미텔니: 그치만 박람회는 아직 첫째 날! 지금은 온 힘을 다해 놀자!
스트례미텔니: 에마도 북방연합 전시 홀 보러 갈래?
스트례미텔니: 아브로라 씨가 재밌는 거 많이 가져왔다고 들었어!
스트례미텔니: 아! 쿠우다! 잠깐만 기다려봐. 인사 좀 하고 안내해 줄게!
에마누엘레 페사노: 쟤도 레코처럼 항상 기운이 넘치네….
빈첸초 조베르티: 눈덩이는 원래 저런 성격이니까. 에마는 순찰 중이야? 방해해서 미안.
에마누엘레 페사노: 괜찮아. 잠깐이라면. 그리고 눈덩이하고는 다음에 또 언제 만날지 모르는걸.
에마누엘레 페사노: 북방연합의 파빌리온도… 관심이 없는 건 아니고…. 극지의 관측 기술이라든지, 악천후 대응이라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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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먀티 메르쿠리야: 오, 너희가 말로만 듣던 GB에 에마구나! 북방연합 파빌리온에 어서 와!
파먀티 메르쿠리야: 우리 눈덩이가 항상 신세를 지고 있네! 후후후.
파먀티 메르쿠리야: 그러고 보니 자기소개가 아직이었나? 나는 북방연합의 파먀티 메르쿠리야. 쿠우라고 불러도 돼!
스트례미텔니: 쿠우가 안내해 준대! 얼른 가자!
~05. 벌룬? 드론?
박람회장 내부.
하이치: 와아… 사람도 장식도 엄청 많아! 우리 정월 같애!
하이티엔: 그러네요…. 이문화 교류라는 파도에 삼켜질 것만 같아요….
하이치: 하이티엔 언니! 저거! 저기 날고 있는 건 뭐야?
하이티엔: 아마 큰 것은 비행선, 작은 것은 관광용 기구고…. 더 작은 것은… 저건 뭘까요?
하이치: 비행선?
하이티엔: 공기보다 가벼운 기체를 풍선에 채워 넣으면 떠오르는 탈것입니다. 떠오르는 원리는 아까 하이치가 산 그 풍선하고 똑같아요.
하이티엔: 동황의 시에서 말하길,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니, 타야 하는 것은 가벼운 기구이니라.”에서의 바로 그 기구를 뜻합니다.
하이치: 그렇구나…! 그럼 저기 있는 건물은?
하이티엔: 저건… 사디아가 세운 메인 파빌리온이네요. 「콜로세움」이라고 들었습니다.
하이티엔: 콜로세움……. 오래 전 존재했었던 나라의 건조물이었다고 합니다.
하이티엔: “구름 너머 바다 서쪽에 있는 나라는 그 넓이가 방원 수천 리에 달하며, 성 400여 개를 가지고 소국 수십을 제압했다.”
하이티엔: ……라고 합니다.
하이치: 오, 오오! 하이티엔 언니는 역시 아는 게 많아!
하이티엔: 후후. 이번 여행을 위해 책을 많이 읽었거든요.
하이티엔: 행사장의 건물과 전시물에 대해선 대강 파악하고 있습니다.
하이치: 그럼 저 애가 들고 있는 카메라는?
하이티엔: 아, 저건 휴대용 고성능 렌즈를 장착하고 있는 카메라인데…… 이쪽을 찍으려는 거 같은데요?
하이티엔: 수상하네요…. 하이치, 다른 곳으로 가죠!
하이치: 응? 상관없는데… 아,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어!
하이티엔: 얼른 달려서 뿌리칩시다!
하이치: 응! 하이티엔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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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티엔: ……………하아, 하아……. 더는 못 달려요…….
알프레도 오리아니: 나도 더는 못 달려……. 근데 왜 갑자기 달린 거야?
하이티엔: 수상한 사람이 갑자기 달려오면 그럴 수밖에요….
알프레도 오리아니: 수상한 사람? 수상한 사람 어딨어! 빨리 알려줘!
하이티엔: ………네…. 바로 눈앞에 있네요.
알프레도 오리아니: 어디? ……아니 난 수상한 사람 아냐!
하이티엔: 그렇담 왜 카메라로 찍으려고 한 거죠?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만 말해! 알프레도 때문에 성대하게 오해받았잖아!
알프레도 오리아니: 미안해……. 난 사디아 소속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리고 얘는 동료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야.
알프레도 오리아니: 행사장을 순찰하던 중이었는데, 너희 같은 옷차림은 처음 봐서 무심코 찍……, 인사하고 싶어져서!
하이티엔: 주최 측 함선이셨군요……. 후우…….
알프레도 오리아니: 진짜로 인사하려고 했었어! 근데 가까이 가니까 갑자기 뛰어가길래.
하이티엔: 죄송합니다. 저희가 오해를 한 모양이네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너희 탓이 아냐. 알프레도가 이상하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바람에 이렇게 된 거고.
알프레도 오리아니: 에헤헤, 미안 미안~ 그래서, 너희는 동황에서 왔어?
하이티엔: 네. 저는 하이티엔이라고 합니다. 이 아이는 동생인 하이치입니다.
하이티엔: 동황 대표단의 일원으로서 잠시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하이티엔: 실은 콜로세움으로 가려던 중이었는데….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 그랬어? 그럼 사과 겸 우리가 안내해 줄게!
하이티엔: 아, 그러실 필요까진 없습니다! 지도를 가지고 있으니 조금 헤매더라도 잘 도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고 있으니까요.
하이티엔: 사과 대신은 아닙니다만, 한 가지 여쭤 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
알프레도 오리아니: 괜찮아! 내가 아는 거면 뭐든지 알려 줄게!
하이티엔: 행사장 상공에 있는 프로펠러가 달려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알프레도 오리아니: 시큐리티 드론 말야?
하이티엔: 드론? 저 프로펠러는 너무 얇아서 도저히 날 수 있을 것처럼은 안 보이는데…. 대체 어떻게 날고 있는 건가요?
알프레도 오리아니: 어떻게 나냐고 해도…… 나도 모르겠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건 드론을 설계한 다 빈치 선생님한테 물어 보자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흐흥~, 이 드론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 특제 비행장치, 「공기 빙글빙글 헬리드론」이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얇아 보이지만 그건 천재인 내가 의장 제조에 사용하는 최신 기술을 활용해서 그런 거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가볍고 공중 기동도 가능.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이 「공기 빙글빙글 헬리드론」은 사람을 태울 수 있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헤헤헤. 타볼래?
하이티엔: 그, 그건…… 사양하겠……
하이치: 타볼래!!
하이티엔: 하이치……!?
다 빈치가 컨트롤러를 조작하고 하늘을 향해 손을 흔들자 곧바로 드론 한 대가 내려왔다.
드론의 비행 상태가 안정되기를 기다리기도 전에 하이치는 비치된 좌석에 털썩 앉았다.
하이티엔의 걱정스러운 눈빛 속에서 드론은 조금씩 천천히 고도를 높여갔다.
하이치: 오오―! 경치 좋다―! 바람도 기분 좋아―!
하이티엔: 「공기 빙글빙글 헬리드론」… 정말로 괜찮은 걸까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물론이지! 이 다 빈치의 발명품은 언제나 안전해! 갑자기 의장을 전개하거나 하지 않으면 떨어질 일은 없을 거야!
하이치: 하이티엔 언니! 저쪽으로 사디아 사람이 급하게 달려갔어!
하이치: 되게 멋있게 생겼다아~ 무슨 일일까…….
레오나르도 다 빈치: 으응―? 저기 있는 건 볼차노하고 가리발디…?
레오나르도 다 빈치: 저 둘은 콜로세움 경비를 맡고 있지 않았나? 여기까진 무슨 일이지?
알프레도 오리아니: 게다가 통신기로 뭐라고 속삭이는 거 같은데…… 아!
알프레도 오리아니: 이건 사건의 냄새! 무슨 일이 일어난 게 틀림없어, 다 빈치 선생님!
하이티엔: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요? 두 분이서 갑자기 진지하게….
알프레도 오리아니: 아무것도 아냐! 이래봬도 행사장을 순찰하는 중이니까! 사건…이 아니라 문제가 생기면 조사해 봐야지!
하이티엔: 그, 그렇군요…. 저희는 신경 쓰지 마시고 조사하러 가 보셔도 괜찮습니다.
하이치: 엇차. 동황 파빌리온에 오면 알려줘! 안내해 줄 테니까!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럼 약속이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다 빈치. 볼차노 쪽으로 얼른 가자!
~06. 낌새
콜로세움. 지하 창고.
로마: 오늘 나오지 않은 전시품들은 모두 이곳에 보관되어 있을 텐데.
로마: 이 이상한 낌새의 근원은――――――
로마: 여기군요!!!
방진 시트를 억지로 치우자 유리 수납함에 담긴 전시품이 보였다.
로마: 이건…… 옛 대도서관의 돌 타일?
로마: 상층부의 주도로 발굴되었고, 베네토 언니가 세이렌의 「미궁」으로부터 탈환한 것이었죠…….
로마: 최근에 발굴된 것인데도 벌써 레플리카가 만들어졌네요…. 대체 왜….
로마: 제가 생각해 봐도 별 수 없죠. 훗.
로마는 수납함에서 돌 타일을 꺼내 꼼꼼히 확인해 봤다.
로마: 역시 이상해…….
로마: 겉보기엔 전에 봤을 때와 별 차이 없지만, 성질이 전혀 다르게 느껴져요.
그것은 역사 깊은 골동품이 아니라 마치 미래의 기술로 만들어진 듯한 「무언가」 같았다.
로마: 이 타일, 전에 봤을 때는 이런 위화감은 없었는데…….
로마: 이 창고에 보관되어 있는 동안에 바꿔치기 당했나…?
로마: 하지만 복제품을 바꿔쳐 봤자 무슨 의미가 있지……?
눈을 감고 타일 표면을 더듬어 보니, 머릿속에 이상한 광경이 주마등처럼 연속으로 떠올랐다.
바다를 마주한 웅장한 등대가 뿜어내는 빛. 도서관에서 허공에 춤추는 파피루스. 준마에 이끌려 질주하는 채리엇. 그리고 물보라를 뿌리는 수도교.
로마: 여기는…… 어디지……?
눈을 뜨자, 지하 창고가 아니라 황량한 들판이 앞에 펼쳐져 있었다.
로마: 대체……뭐가 어떻게 된 거야?!
~07. 스니킹 미션
박람회장. 어느 곳.
에마누엘레 페사노: 알프레도, 무슨 일이야? 갑자기 불러내고.
에마누엘레 페사노: 왜 모퉁이에 숨어 있는 거야? 다 빈치는……?
알프레도 오리아니: 쉿. 다 빈치 선생님은 공중에서 정찰 중이니까 우리는 기척을 숨기고 은폐에 전념해야 돼!
레오나르도 다 빈치: 에마도 왔어? 좋아, 그럼 목표 위치를 재확인할게.
레오나르도 다 빈치: 볼차노와 가리발디는 콜로세움 쪽으로 이동 중이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이동하면서 뭔가를 확인 중인 거 같아. 아까부터 통신기도 계속 쓰고 있고.
알프레도 오리아니: 수신 완료! 잘했다 에이전트 다 빈치!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대로 공중 지원을 속행하라. 에마와 나는 슬슬 이동을 시작하겠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네 네―
에마누엘레 페사노: ……행사장 순찰이 아니라 볼차노 씨를 미행하고 있는 거였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미행이 아니라 사건을 조사하는 거라구!
알프레도 오리아니: 에마도 이상하지 않아? 행사장 순찰을 맡은 건 우린데 지하 창고 경비를 내팽개치고 밖으로 나오다니.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리고 이동하면서 계속 누구하고 연락하고 있고!
에마누엘레 페사노: 아, 아마 지하 창고 경비는 다른 사람한테 부탁했겠지…. 그리고 행사장 순찰도…, 알프레도하고 다 빈치를 믿을 수가 없으니까…….
알프레도 오리아니: 너무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맞아! 너무해!
에마누엘레 페사노: 아무튼 알프레도는 그만 미행하고 다 빈치도 슬슬 내려와. 계속 그러다간 우리까지 수상해 보이니까….
에마누엘레 페사노: 볼차노 씨가 왜 저러는지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면 되잖아…….
알프레도 오리아니: 훗훗후― 그런 아마추어 같은 방식으로는 특종을 쟁취할 수 없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에엑…….
레오나르도 다 빈치: 여기는 다 빈치! 상황이 바뀌었다! 볼차노와 가리발디는 콜로세움에 들어가지 않았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여기서도 봤어! 옆에 있는 “출입금지”라고 써져 있는 골방으로 들어갔어! 거기는 무슨 방이야 다 빈치 선생님!
레오나르도 다 빈치: 행사장의 경비 시스템 제어실이야!
알프레도 오리아니: 으응…? 그렇다면 행사장의 보안 상태를 확인하러 간 건가?
알프레도 오리아니: 우흐흐흐흐흐흐…. 이건 특종의 예감!
알프레도 오리아니: 지금 두 사람이 뭘 보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을까~? 다 빈치 선생님~
레오나르도 다 빈치: 흐흥♪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이번 박람회 경비 시스템의 기초를 설계한 사람은 바로 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이럴 때를 위해 미리 준비한 백도어를 사용하면 안에서 뭐하는지 환하게 들여다 볼 수 있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역시 다 빈치 선생님! 그 점에 전율해! 동경하게 돼!
레오나르도 다 빈치: 하지만 좀 대대적인 절차가 필요하니까 여기서 대놓고 할 수는 없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 그럼 중앵 파빌리온 근처 숲에서는… 어때?
알프레도 오리아니: 좋은 생각! 에마도 궁금하구나~ 취재팀 동료가 한 명 늘었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얼른 내려와서 준비하자! 다 빈치 선생님!
~08. 동란의 꿈
중앵 파빌리온 구역의 숲. 다 빈치는 손에 든 컨트롤러에 집중하고 있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흠흠…… 과연?
알프레도 오리아니: 다 빈치 선생님, 어때? 특종 잡을 수 있겠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드론을 이용해서 골방 통신 장비에 접속했어. 볼차노는 오늘의 순찰 현황 보고를 확인하고 있는 거 같아.
레오나르도 다 빈치: 수상하다고 하면 수상하네…. 뭔가를 찾고 있는 건 틀림없어 보여.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 “뭔가”가 대체 뭔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 글쎄? 거기부턴 나도 모르겠어. 그나저나 곤란하네……. 골방에서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까지는 안 들리네….
알프레도 오리아니: 안 들려?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야 안 들리지. 경비 시스템의 백도어를 찌를 순 있어도 제어실 안에서의 대화까지는 방법이 없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음… 역시 도청기를 설치하면……. 골방의 전원을 내려서 밖으로 유인할까…….
에마누엘레 페사노: 다 빈치! 누가 이리로 오고 있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엑! 들킨 거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럴 리가 없어! 백도어를 설치한 건 나야. 이 자리에 없는 토리첼리라면 몰라도 다른 사람은 알 리가 없을 텐데….
에마누엘레 페사노: 다들 빨리 엎드려…!
순간적으로 몸을 숨긴 다 빈치 일행. 그리고 멀리서 몇 명의 함선들이 다가왔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저건…… 베네토 씨?!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러고 보면 베네토 씨는 퍼레이드가 끝나고 바로 볼일이 있다고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왜 이런 데에?
에마누엘레 페사노: 나도 몰라……. 그치만 알프레도 말대로 진짜 사건의 냄새가 나네…….
에마누엘레 페사노: 아, 베네토 씨 옆에 있는 건 중앵 사람들 아냐?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런 거 같아. 이러다 들키니까 더 숙여…!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리고 알프레도는 카메라 치우고! 아까하곤 달리 이번엔 사과만으로 넘어가지 않을 테니까!
시나노: 중앵의 전시장에 와주셔서… 시나노가…, 감사의 말씀을 올리옵나이다…….
비토리오 베네토: 아름다운 중앵풍 정원이군요. 하나의 파빌리온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경치가 수놓아져 있다니, 전시명인 「사계의 꽃」도 거기서 딴 건가요?
시나노: 아아……. 지금 있는 곳은 봄의 정원….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 중앵의 사계절도 봄부터 시작되기에…….
노시로: 베네토 님. 중앵의 차입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이것은…! 확실히 로열의 홍차와는 다른 향이 나네요.
시나노: 찻잎은 같아도 자라는 곳에 따라 맛이 다르옵니다……. 중앵의 녹차 맛은 어떠하신지……?
비토리오 베네토: 감사합니다. 네, 무척이나 부드러운 맛입니다. 마음에 드네요.
비토리오 베네토: 슬슬 본론으로 들어갈까요? 시나노 씨, 말씀하신 「이변」이란 대체?
시나노: 아아……. 박람회 첫날에 이런 말을 드리게 되어 매우 유감이지만……. 회장에서 이상함을 느낀 적은 없사옵나이까…?
비토리오 베네토: 이상함, 이요? 글쎄요…. 제가 아는 한에선 없었습니다만.
시나노: 아아….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사실 어젯밤부터, 회장의 분위기에 이상한 기운을 느꼈기에…….
시나노: 회장 시설의 일부에…, 사악한 존재가 무언가 수를 쓴 것이 아닌가 하고……. 이상이 없다고 하신다면, 다행이오나…….
비토리오 베네토: 시설의 일부에 무언가가…? 자세히 들려 주시겠어요?
비토리오 베네토: 당장 문제가 없더라도 세계박람회의 주최자로서 리스크를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사디아 제국의 대표로서, 시나노 씨.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시나노: 황송할 따름이오니……. 그렇다면, 제가 알고 있는 것을 숨김없이 베네토 님께 고하겠나이다….
시나노: 다만, 내용이 내용이기에, 이 자리에서는 조금 말하기 어렵사오니…. 괜찮으시다면 관내에서 이야기를…….
비토리오 베네토: 네. 상관없습니다.
노시로: 그럼 베네토 님. 이쪽으로 오십시오.
레오나르도 다 빈치: 후우…… 겨우 갔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시나노 씨…. 마지막에 순간 이쪽으로 눈을 돌린 거 같았는데……. 아, 안 들켰겠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아아안 들켰을 거야! 따따딱히 소리를 낸 것도 아니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응, 안 들켰어! 들켰으면 그 자리에서 붙잡았겠지!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 그렇겠지…? 진짜 들켰으면 큰일 났을 거야…….
알프레도 오리아니: 구헤헤헤…. “악한 자의 손길에 옥죄이는 세계박람회”…….
알프레도 오리아니: 분명 볼차노하고 가리발디 씨도 이변을 발견해서 조사하고 있던 게 틀림없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순찰대로서 우리도 질 수는 없지! 행사장을 속속들이 조사해 보자!
알프레도 오리아니: 다 빈치 선생님! 행사장 내의 모든 드론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지금은 긴급 상황이니까 모든 드론한테 행사장을 스캔하라고 해서 이상이 있는지 체크해 보자!
레오나르도 다 빈치: 잠깐만! 그러면 내가 경비 시스템에 백도어를 설치했다는 게 들통나!
알프레도 오리아니: 반대로 생각해서 만약 다 빈치 선생님이 사건을 무사히 해결한다면 백도어 때문에 혼나기는커녕 발명 연구 예산이 풍족해지지 않을까!?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렇구나! 내가 맹활약해서 사건을 해결하면 되는 거지! 후후후, 맡겨만 달라고―!
~09. 소체 정보·Ⅰ
로마: (이건… 영상? 어쩐지 그립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고…….)
로마: “일곱 언덕을 건넌 나는 싸움에 초대받았다.”
로마: “이것이야말로 새로운 세계의 시작.”
로마: “이것이야말로 새로운 영광의 시작.”
로마: “새로운 용사와 함께, 나는 걷는다.”
로마: “무리를 지어 다가오는 무수한 적.”
로마: “하지만 결코 우리를 멈출 수는 없다――”
~10. 혼란의 시작
콜로세움 옆 경비 시스템 제어실. 베네토는 감시 카메라 모니터를 바라보며 상황을 궁리하고 있었다.
볼차노: 죄송합니다, 베네토 씨.
볼차노: 회장 내 감시 카메라와 드론으로 확인해 봤는데, 로마 씨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콜로세움에서 나온 모습도 잡히지 않았군요. 그렇다면 아직 콜로세움 안에 있는 것이겠죠.
주세페 가리발디: 콜로세움 안? 우리가 처음에 찾아본 데가 콜로세움인데….
주세페 가리발디: 감시 카메라가 저렇게나 많은데 어느 거에도 로마 씨는 안 찍혀 있어서. 처음부터 안에는 없었던 게 아닌가, 아니면 카메라가 망가진 건가…….
비토리오 베네토: “시설의 일부에 무언가가 손을 썼다.”……과연, 시나노 씨가 했던 말이 바로 이거군요.
비토리오 베네토: 만약 감시 카메라가 고장… 아니, 누군가에게 해킹당했다면 여기서 계속 찾아봤자 아무 소용 없을 겁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일단은 콜로세움을 폐쇄할 수밖에 없겠네요.
주세페 가리발디: 콜로세움을 폐쇄…!? 박람회를 일시 중지하겠다고?
비토리오 베네토: 아뇨. 어디까지나 콜로세움 만입니다. 적어도 우리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는 2차 피해가 일어나면 안 되니까요.
볼차노: 알겠습니다. 그럼 기자재 고장이라는 이유로 콜로세움 내 관객을 긴급 대피시킨 후 폐쇄하도록 하겠습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잠시만요. 생각 좀 더 해보고요.
비토리오 베네토: (세계박람회…. 마르코 폴로가 제안한 사디아의 위광을 넓히기 위한 최고의 기회…….)
비토리오 베네토: (지금 사디아의 파빌리온을 폐쇄하면 각 진영에서 엉뚱한 추측을 하게 될 테고, 그렇다면 사디아의 체면은 큰 타격을 받을 거예요.)
비토리오 베네토: (하지만 콜로세움을 폐쇄하지 않고서는 상황을 해결할 수 없어요. 체면을 위해 동료를 버리는 것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일입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아니, 애초에 로마는 정말 콜로세움 안에 있는 걸까요……? 만약 파빌리온을 폐쇄해도 로마를 찾을 수 없다면…….)
비토리오 베네토: (뭘 망설이고 있는 거예요 베네토….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도 관망하다가는 사태가 악화될지도 모르는데…!)
비토리오 베네토: (콜로세움만 문제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만약 우리가 콜로세움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 다른 파빌리온에도 무슨 일이 생긴다면….)
비토리오 베네토: (리토리오…. 이럴 때는 대체 어떻게 해야……!)
주세페 가리발디: 베네토 씨 아까부터 묵묵부답인데…. 괜찮을까?
볼차노: 모르겠습니다. 콜로세움의 폐쇄를 결정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테니까요….
볼차노: 이 세계박람회는 사디아의 제안으로 개최된 것이니만큼, 사디아의 위신을 건 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볼차노: 그 첫날에 이런 사고가 일어난다면, 이유야 어찌됐든 사디아라는 진영의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겠죠…….
주세페 가리발디: 그럼 어떡해? 그냥 시치미 떼고 모른 척해?
볼차노: 그건, 저기…… 동료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볼차노: 하지만 콜로세움을 폐쇄할지 말지는 아직 생각해 볼 여지가 있지 않을까요….
볼차노: 만약 경비 시스템이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면, 그 시스템의 설계자나 전문가에게 상담해 보는 게…….
비토리오 베네토: 그거예요 볼차노!
볼차노: 베네토 씨!? 죄, 죄송합니다 고심하시던 중에 이상한 말을 해서…….
비토리오 베네토: 아뇨, 오히려 고마워요. 경비 시스템에 누군가 손을 댔을 가능성이 있다면, 그 시스템에 대해 밝은 사람과 상담하는 게 우선이겠죠.
비토리오 베네토: 나도 참 우유부단하기는…. 그러면 우선 토리첼리에게 물어볼까요?
토리첼리: 어, 어디 보자……. 이거 큰일 났네……. 우후후후후후후….
토리첼리: 난 유지보수만 담당하고 있으니까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감시 카메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건 해킹이나 경면해역 둘 중 하나야….
토리첼리: 콜로세움에만 문제가 있는 걸 보면 경면해역이라기엔 규모가 너무 작고, 해킹이라면… 여기서는 하나도 모르겠어…….
비토리오 베네토: 지금 그걸 확인할 방법은 없나요?
토리첼리: 으음, 있긴 하지만… 그쪽에 있는 사람들한테는 너무 어려울지도…….
토리첼리: 내가 지금 그쪽으로 갈까? 후후, 후후후후후….
트리에스테: 말하는 도중에 미안해. 베네토 씨. 행사장의 드론이 갑자기 순회 경로를 바꿨는데, 제어실에서 무슨 일 있었어?
비토리오 베네토: 드론의 순회 경로가 바뀌었다구요? 아뇨, 저희는 아무것도…….
주세페 가리발디: 진짜다…. 드론이 일제히 움직이고 있어…! 카메라가 막 흔들려!
볼차노: 드론의 제어권이 누군가에게 넘어가고 있어요! 이건 대체…….
비토리오 베네토: 시스템을 긴급 정지하는 방법이 있나요?
토리첼리: 후, 후후후…. 그건 다 빈치밖에 몰라….
비토리오 베네토: 레오나르도 다 빈치…. 분명 그 아이가 경비 시스템의 기본 설계를 담당했죠?
토리첼리: 응 응. 드론 제어 시스템도… 모두 다 빈치가 설계한 거야….
토리첼리: 후헤헤헤. 그리고 하나 더…. 그 아이, 경비 시스템에 백도어를 넣어 놨으니까, 어쩌면 드론으로 자체 조사를 시작한 걸지도….
토리첼리: 뭐, 세이렌의 해킹이라 해도 그 애핱네 물어보는 게 빠를걸……. 후후후.
토리첼리: 아무튼 일단은 빨리 다 빈치를 찾는 게 좋을 거야. 나보다는 그 애의 실력이 더 도움이 될 테니까….
토리첼리: 걔한테는 내가 백도어 얘기했다고 말하지 말아줘…. 후후, 후후후후….
~11. 소체 정보·Ⅱ
로마: (얼마나 지났을까요…. 아까부터 제가 제가 아닌 것 같아요….)
로마: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뀐다.”
로마: “영광에 취한 시간은 1초라도 사랑스럽다.”
로마: “승리에 이어 승리. 개선에 이은 개선.”
로마: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로마: “뿔피리가 울려 퍼지고, 나의 웅장한 군단이 집결한다.”
로마: “새 독재관은 기다리고 있다.”
로마: “자, 다음 진격의 때다――”
~12. 로마 수색대
중앵 파빌리온. 숲.
레오나르도 다 빈치: 후후후. 드론의 순회 경로와 스캔 기능 모두 재설정했어! 이름하야 「절대 수사 진심 모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남은 건 이상을 발견하고 상황 보고를 보내는 걸 기다리는 것뿐!
알프레도 오리아니: 찰칵! 순찰대의 큰 별, 사디아의 구세주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늠름한 모습을 한 컷―!
에마누엘레 페사노: 이 사진, 다 빈치가 시스템을 해킹했다는 증거가 되지 않을까…….
알프레도 오리아니: 괜찮아 괜찮아! 무사히 사건을 해결만 한다면 영웅적인 사진이 될 거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우왓, 다들 빨리 숨어! 트리에스테가 빠르게 이쪽으로 오고 있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뭐어어!? 벌써 들킨 거야!?
알프레도 오리아니: 빨리 숲속으로 가자! 아직 사건이 해결된 게 아니니까 지금 들키면 주동자 취급 당할 거야!
에마누엘레 페사노: 하아……. 그 영웅적인 사진은 지금 당장 삭제하는 게 좋지 않을까……?
알프레도 오리아니: 생각해 볼게! 지금은 일단 얼른 도망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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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도 오리아니: 하아하아…… 이제 괜찮으려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 모르겠어. 숲속은 드론 카메라로 잡히지 않으니까.
레오나르도 다 빈치: 뭐, 아무리 그래도 여기까지 쫓아올 수는 없겠지.
???: 아니. 너희가 한 짓을 보면 바다 끝까지 쫓을 수밖에.
알프레도 오리아니: 이 목소리는…… 트리에스테!? 어어어어떻게 우릴 찾아낸 거야!?
트리에스테: 아까부터 나하고 같은 방향으로 날고 있던 드론이 있었으니까. 저걸로 내 행동을 감시한 거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윽! 망했다…. 도망칠 생각만 하느라 드론의 비행 경로를 조정하는 걸 까먹었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트리에스테 씨. 죄, 죄송해요……. 저희는 장난치는 게 아니라…….
트리에스테: 물론 알고 있어. 너희를 찾은 것도 베네토 씨의 지시 때문이야.
트리에스테: 너희들이 사건 해결을 도와줘야겠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베네토 씨가 우리가 한 일을 알고 있었어!?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해주지!
알프레도 오리아니: 으으. 지금까지 도망치거나 숨거나 한 건 대체 무얼 위해…….
트리에스테: 그런 건 네가 제일 잘 알지 않겠니? 알프레도.
트리에스테: 볼차노와 가리발디를 미행했다는 것도 다 들통났어. 완전히 자업자득이지.
트리에스테: 알았으면 드론 제어권을 빨리 제어실로 돌려놔. 다른 진영이 알아차릴지도 모르니까.
트리에스테: 끝나면 같이 콜로세움으로 가자. 베네토 씨가 기다리고 있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응!
~13. 소체 정보·Ⅲ
로마: (영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이 감촉, 마치 내… 아니, 누군가의 「기억」이 흘러들어오는 것 같아요…….)
로마: “밤의 어둠은 아침의 태양을 빛나게 하고, 낡은 폐허는 새로운 도시를 웅장하게 한다.”
로마: “전화는 옥좌를 보다 위대한 존재로 만든다.”
로마: “의지가 성취되었고, 결정이 내려졌다.”
로마: “위업을 이루고, 악정을 왕정으로 쇄신하리라.”
로마: “더는 돌이킬 수 없다.”
로마: “새로운 시대를 일으키리라――”
~14. 전시 구역 조사
콜로세움. 전시 구역.
알프레도 오리아니: 이 홀도 딱히 이상한 점은 없네…….
알프레도 오리아니: 뭐랄까 사건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 리허설 때하고 완전 똑같잖아!
에마누엘레 페사노: 하지만 로마 씨는 여기서 행방불명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베네토 씨가 그랬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언뜻 보기에는 평범한 박람회 전시 홀이지만… 둘러싸인 갖가지 음모가 마치 거미줄처럼… 무고한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려 한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오, 이거라면 사건 냄새가 팍팍 나네!
에마누엘레 페사노: 사건 냄새라니 대체…….
에마누엘레 페사노: 너, 너무 큰소리 내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아직 관객도 있고, 베네토 씨도 일을 크게 벌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고….
알프레도 오리아니: 알고 있어!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사건을 해결하자는 거지!
알프레도 오리아니: 어? 다 빈치 선생님, 뭔가 이상한 거라도 찾았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니, 여기 전시품이 좀 신경 쓰여서.
에마누엘레 페사노: 여기 전시된 것들은 다른 진영에서 대여 받은 골동품이나 예술품들이지……?
레오나르도 다 빈치: 맞아. 뭐, 대부분은 레플리카지만.
레오나르도 다 빈치: 흐흥. 이 다 빈치의 눈을 속이기에는 아직 멀었지♪
알프레도 오리아니: 어, 그런 거였어? 난 상층부가 진품을 제공한 줄로만 알았는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럴 리가. 어느 진영이든 기본적으로 복제품만 전시하고 있을걸.
레오나르도 다 빈치: 국보를 외부로 반출하는 것 자체가 너무 위험하잖아. 그리고 세이렌의 습격 가능성도 있고. 베네토 씨도 얼마 전에 휘말렸잖아.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래서 사디아의 전시품도 대부분 보안 관계상 복제품 천지라는 거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만일 도둑맞거나 빼앗긴다고 해도 그렇게 큰 타격은 아니게.
알프레도 오리아니: 헤에… 그렇구나…….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치만 대부분이라는 건 진짜도 조금은 있다는 거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응. 예를 들면 동황이 보내준 건 여러모로 너무 대단해서 진짜로밖에 안 보이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설령 레플리카라고 해도 이 다 빈치의 눈을 속인 셈이니 상당한 가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좋아! 사건이 해결되면 다시 한 번 찬찬히 체크해 봐야지!
에마누엘레 페사노: 누가 오고 있어! 모두 조사 도구는 잠깐 치우고…….
알프레도 오리아니: 아! 동황의 하이티엔하고 그 동생이잖아! 제대로 콜로세움에 도착했구나~
알프레도 오리아니: 흐음― 그래도 지금은 모든 홀을 돌아볼 수는 없으니까……. 불쌍하네.
에마누엘레 페사노: 콜로세움을 폐쇄하지 않고 조사한다고 하지만, 일부 홀에는 입장 제한을 걸 수밖에 없지….
알프레도 오리아니: 사과로 공기 빙글빙글 헬리드론에 다시 태워주자!
에마누엘레 페사노: 뭐어!? 위, 위험하지 않아……?
레오나르도 다 빈치: 전혀? 이 다 빈치가 설계한 건데? 엄청 튼튼한걸.
알프레도 오리아니: 좋아! 얼른 홀을 다 돌면서 조사하자! 인사는 그 다음에!
에마누엘레 페사노: 여기 카메라는 이미 오프라인이니까 빨리 다음 홀로 가자….
에마누엘레 페사노: 로마 씨, 어디 있는 걸까…….
~15. 소체 정보·Ⅳ
로마: “대륙으로, 바다로, 차례로 세력을 넓혔다.”
로마: “대리석 등대에서 저 너머 봉화까지 영광이 쏟아져 내린다.”
로마: “수많은 백성이 그 위용에 경외하고, 수많은 도시는 그 군문에 떨어진다.”
로마: “신위를 나타내는 쌍익을 펼치는 큰 수리.”
로마: “이 빛은 영원히 빛나리라.”
로마: “큰 수리에게 영원한 영광 있기를.”
~16. 의문의 탐색자
알프레도 오리아니: 에마. 또 뭘 쓰는 거야? 에헤헤, 잠깐 봐도 돼?
에마누엘레 페사노: 안 보여줘도 어차피 들여다 볼 거잖아…….
알프레도 오리아니: 고마워! …어어, 이게 뭐야…?
알프레도 오리아니: 아! 귀여운 심볼들로 지도를 그린 거구나!?
알프레도 오리아니: 이 말풍선은 우리가 다른 사람하고 대화한 곳이고…….
알프레도 오리아니: 엑스 표시는 조사를 마친 홀이고… 깜짝 마크는 수상한 장소… 맞아?
에마누엘레 페사노: 응…. 그리고 이 앞의 홀이 지하 창고를 제외하면 마지막 장소야….
에마누엘레 페사노: 지금까지 딱히 이상한 건 없었네…….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건 오히려 좋은 일이지. 콜로세움의 지상부는 이상이 없다는 뜻이니까.
레오나르도 다 빈치: 즉 지상부에는 계속 관객을 들일 수 있고, 우리는 안심하고 지하 창고를 탐색하면 된다는 것.
레오나르도 다 빈치: 뭐, 로마 씨는 지하 창고의 전시품을 체크한 적도 있으니까 좀 신경 쓰이네.
레오나르도 다 빈치: 퍼레이드 후에 지하 창고로 직행해서 그대로 행방불명이 된 거라고 하면 앞뒤가 맞나?
알프레도 오리아니: 진짜다! 역시 다 빈치 선생님! …아, 근데 지하 창고는 어떻게 가야돼?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하 창고는 밖에 내놓지 않은 전시품을 보관하는 곳이니까 보안이 제일 엄중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래서 입구도 숨겨져 있어서 쉽게 찾을 수가 없게………………앗!!
홀 사이의 복도, 지하 창고로 이어지는 통로의 입구――그 문이 아무렇게나 열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로마 씨도 조심성 없기는~ 문을 닫는 걸 까먹다니~……어라?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럴 리가 있냐―! 이 문이 계속 열려 있으면 원래는 경보음이 난다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안 좋은데…. 지하 창고 전체의 경비 시스템이 다운된 걸지도…!
브리스톨: 오! 거기 탐색자들도 녹색 유령을 쫓고 있나―?
알프레도 오리아니: 녹색 유령? 그보다 너는…….
브리스톨: 유니온 소속, 알렌 M 섬너급의 탐색자 브리스톨! 박람회에 나온다는 유령의 비밀을 쫓고 있어!
브리스톨: 으으음… 이상하네…. 데이터군857도 여기서 나왔다고 그랬는데……….
브리스톨: 일단 먼저 갈게! 다들 정신 바짝 차리고, 행운을 빌어!
브리스톨: 자, 녹색 유령. 브리스톨이 간다――!
램프와 묘한 로봇을 안은 자칭 탐색자 유니온 구축함은, 어디선가 나타나서 그대로 조사가 다 끝난 출구로 달려갔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지, 지하 창고로 가는 길은 안 들켰지…?! 그보다 우리 말고도 또 조사하는 함선이 있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리고 낮인데도 등불을 들고 있고… 쟤 수상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리고 저 로봇 같은 애도 수상해!
알프레도 오리아니: 다 빈치는 그냥 해체해서 조사해보고 싶을 뿐이잖아―!
레오나르도 다 빈치: 어흠! 뭐, 걔는 아마도 길 잃은 관객이겠지. 그리고 출구 쪽으로 갔으니까 내버려둬도 괜찮을 거야.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럼, 그 아이가 말했던 녹색 유령은……?
알프레도 오리아니: 맞아! 수상한 게 하나 더 늘었어! 녹색 유령…… 녹색 수리인가?
알프레도 오리아니: 에마하고 합류하기 전에 만났던 그 로열 애도 녹색 수리를 봤다고 했었지!
알프레도 오리아니: 녹색 수리에 녹색 유령, 그리고 콜로세움…….
알프레도 오리아니: 아! 녹색 수리의 목격 증언도 콜로세움 근처였지! 역시 모든 게 연결되어 있었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 그래…. 두 명이나 잘못 본다는 건 있기 어려우니까…….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리고 그 브리스톨이라는 애가 분명 “여기서 나왔다”라고 했지.
눈이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는 알프레도와 다 빈치. 갑자기 찾아온 순간의 침묵. 그리고……….
알프레도 오리아니: 특종이다아아아아아아아!!!!
레오나르도 다 빈치: 발명 예산이다아아아아아!!!!
에마누엘레 페사노: 기, 기다려어어어………(작은 소리)
에마누엘레가 들고 있는 통신기 너머로 누군가가 한숨을 쉬었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죄, 죄송해요 베네토 씨………. 여, 열심히 쫓아가 볼게요…….
~17. 소체 정보·Ⅴ
로마: (아직도 영상이 계속되고 있어…. 언제까지 이어지는 거지? 이… 누군가의 기록? 아니면…….)
로마: “쇠락이 가깝다.”
로마: “교만은 자만을 부르고, 자만은 맹목을 부른다.”
로마: “진리를 등진 맹목은 혼란을 일으키고”
로마: “혼란의 파도에 빠진 사람들은 변혁이라는 구원을 찾는다.”
로마: “성자필쇠는 만물의 이치.”
로마: “미래로 이어지는 길은 하나뿐.”
로마: “그렇기에 붕괴는 피할 수 없다.”
로마: “하늘을 달리는 쌍익은 다시는 그 영광을 빛내지 못하고”
로마: “비운을 한탄하는 함성도 귀에 들리지 않는다.”
로마: “이것은 운명. 기록된 종언의 답.”
~18. 지하 창고 조사
알프레도, 다 빈치, 에마누엘레 세 사람은 지하 창고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갔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역시 다 빈치 선생님! 램프까지 챙겨왔다니!
레오나르도 다 빈치: 후후후. 이 「어두운 곳 반짝반짝 조명 장치」만이 아니라 다른 것도 많아! 느낌 좋지?
에마누엘레 페사노: 응. 정말 다행이야…. 문을 닫으니 캄캄해져서 넘어질 뻔했고….
알프레도 오리아니: 에마는 아직도 메모 중이야?
에마누엘레 페사노: 모처럼의 모험이니까… 돌아가면 레코나 다른 애들에게도 알려 주려고….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리고 지금까지의 진척도라든가, 지도라든가… 파악하고 싶으니까.
에마누엘레 페사노: ……어? 이 앞으로는 이제 없을 텐데.
알프레도 오리아니: 응? 앞이 없다니…?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게, 거리적으로 이제 콜로세움 밖으로 나갈 테니까, 이 앞으로는 통로가 없지 않아……?
알프레도 오리아니: 에엑!? 그치만 통로는 아직 계속되고 있잖아…!/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 그건………이상하네…….
에마누엘레 페사노: 아까부터 계속 외길이었고, 거리로 보면 이미 콜로세움 지하 구역에서 벗어났을 거야…. 그치만 지하 창고는커녕 출구가 나올 기색도 없다니…….
―――――――――!!
알프레도 오리아니: 램프의 불이……. 다 빈치 선생님, 혹시 램프 고장난 거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럴 리가! 내 발명품이라고! 이런 중요한 때에――
에마누엘레 페사노: 꺄악!? 까, 깜깜해졌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꺄아아아아아!?!?!?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지지진정해! 이게! 지금 분해해서 고쳐 주마!!
알프레도 오리아니: 어, 어쩐지 이상해 다 빈치 선생님! 우리도 혹시 뭔가에 휘말린 거 아냐……?
알프레도 오리아니: 일단은 돌아가자!
왔던 길을 되돌아보는 알프레도였지만…… 그곳에는 어둠으로 이어지는 복도만이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히익!? 베, 베네토 씨한테 연락을…!
레오나르도 다 빈치: 하아…… 벌써 해봤어. 통신기는 반응 없음. 완벽하게 차단당했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로마 씨도 아마 지하로 가려다가 여기서 실종된 게 아닐까?
알프레도 오리아니: 다 빈치 선생님… 갑자기 냉정해지니까 오히려 무서워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러니까 진정해. 당황해도 별 수 없으니까 일단은 현 상황을 분석해야지.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냥 걸었을 뿐인데 통신 단절. 그리고 왔던 길도 이상해졌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유감이지만 괴담 같은 건 안 믿는 주의거든. 토리첼리가 추측했던 극소규모의 경면해역일 거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렇다면 얘기가 빠르지. 중추를 파괴하고 해제하거나 출구를 찾는 것. 자, 정신 차리고 탈출로를 찾아보자!
~19. 경면해역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알프레도 오리아니: 더는 무리… 못 걸어… 쉬고 싶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조금만 더 힘내. 풍속계에 따르면 이 앞에서 공기가 드나들고 있어. 분명 출구가 있을 거야!
알프레도 오리아니: 또 다시 다 빈치 선생님의 발명품에 도움을 받았네……. 어쩔 수 없지! 좀만 더 힘낼게!
에마누엘레 페사노: 앞쪽에 뭔가 빛이 보이는 거 같아…….
알프레도 오리아니: 나도 보여! 드디어 출구구나!
알프레도 오리아니: 얼른 선글라스 써야겠다…. 다 빈치 선생님하고 에마도 조심해!
알프레도 오리아니: 어두운 곳에서 갑자기 밝은 곳으로 나가면 순간 눈이 멀 수도 있어!
공기가 흘러 들어오는 출구로 나아갔다. 기분 탓인지 주변의 어둠도 점점 사그라드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알프레도가 예상했던 것처럼 강한 빛은 없었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황야, 바다, 그리고 별조차 없는 밤하늘과도 같은 「천막」…….
레오나르도 다 빈치: 콜로세움의 지하가 바다라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니! 이걸로 확신했어! 여긴 경면해역이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후우. 경면해역이라니 오히려 안심이 되네.
알프레도 오리아니: 응 응! 다 빈치 선생님 말대로 중추 장치를 파괴만 한다면 탈출할 수 있다고!
알프레도 오리아니: 괴담이 아니라 세이렌의 소행! 이젠 몸이 가벼워!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 그치만 갑자기 풍경이 너무 바뀌어서, 기분이 엄청 묘해…….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냥 걷던 중에 경면해역에 말려들다니, 지금까지 이런 적은 없었는데…….
알프레도 오리아니: 오! 지하인데 밤하늘이 있네! 거기에 오로라까지?
알프레도 오리아니: 특수한 경면해역의 귀중한 셔터 찬스! 전부 찍어놔야지!
에마누엘레 페사노: 아, 알프레도…… 정말 괜찮아…?
알프레도 오리아니: 괜찮아 괜찮아! 보아하니 적도 없는 거 같고. 어쩌면 세이렌이 버린 시설일지도 몰라!
레오나르도 다 빈치: 철혈의 시험장 같이? 그렇다고 해도 경면해역임은 변함이 없는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 쉽게 탈출할 수 있다면 애초에 로마 씨를 수색할 일도 없었을 테니, 조심해서 나아가자.
알프레도 오리아니: 알겠습니다 다 빈치 선생님! 일단 신중하게 주변 해역 정찰부터!
~20. 취옥의 그림자
찰칵 찰칵!
선두에 있는 알프레도는 사진을 찍으면서 플래시로 일행 주변을 등대처럼 환하게 비추었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이 경면해역의 의문점이 하나 풀렸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저 오로라는 진짜 오로라가 아니고, 초록색으로 빛나는 독수리들이 무리 지어 날고 있는 거야!
알프레도 오리아니: 재너스가 행사장에서 본 거하고 브리스톨이 콜로세움에서 본 것도 아마 이 놈들일 거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오로라로 착각할 정도의 수많은 수리라…. 엄청 많나 보네…….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근데 왜 이 수리가 경면해역 바깥에서 목격된 거지?
레오나르도 다 빈치: 혹시 이 녀석들 그냥 환영 같은 게 아니라 양산형 세이렌처럼――
알프레도 오리아니: 오로라를 멀리서 찍는 건 여기까지 해두고…….
알프레도 오리아니: 음, 어디 가까이에서 찍을 수 있는 곳은 없나……. 잘 찍으면 상 받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알프레도 오리아니: 오, 혼자 날고 있는 수리 발견! 그럼 바로――
알프레도는 카메라를 들고 혼자서 날고 있는 수리를 향해 셔터를 몇 번 눌렀다.
그러자 반짝이는 플래시에 이끌렸는지 수리는 일행을 향해 급강하했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알프레도, 피해! 이 수리들은 적이야…!
알프레도 오리아니: 으엥?
――――――――――!!
에마누엘레는 순간 의장의 대공화기로 알프레도를 덮친 수리를 격추했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위, 위험했다……. 사진을 찍으려고 했을 뿐인데….
알프레도 오리아니: 으으… 역시 경면해역이야! 얘들도 세이렌 같은 거라고?!
에마누엘레 페사노: 조심해…! 수리들이 우리를 알아챘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바다 위에도 뭔가가…!?
습격하는 수리들에게 대공화기로 응전하던 세 사람은, 문득 바다 위에 일어난 이변을 깨달았다.
수리와 같은 도장에 녹색 빛을 발하고, 실체가 없는 유령선 같은 양산함들이 수평선 빼곡히 나타났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이, 이번엔 유령선이야!?
알프레도 오리아니: 신기하니까 싸우기 전에 찰칵!
레오나르도 다 빈치: 겉보기엔 유령선 같지만 틀림없는 양산함이야…. 그것도 분명 이 경면해역이 만들어낸…. 흠흠.
에마누엘레 페사노: 다 빈치, 알프레도. 지금은 싸워야 해…….
알프레도 오리아니: 아, 그렇지! 싸워야지! 다들 조심해!
~21. 경면해역의 구조
――――――――!!
알프레도 오리아니: 아아 진짜… 끝이 없네!
알프레도 오리아니: 특히 저 녹색 수리! 대공포로 계속 격추하고는 있는데 이대로면 탄약이 먼저 떨어져!
레오나르도 다 빈치: 위험한데……. 이렇게 싸우다간 끝이 없어. 일단 철수하자!
에마누엘레 페사노: 여기서 서쪽에 있는 저 섬은 어때…? 숲이 있고, 세이렌의 시설 같은 것도 있으니까.
에마누엘레 페사노: 저기까지 달아나면, 어쩌면 세이렌도 공격해오지 않을……지도…….
알프레도 오리아니: 에마 말대로 하는 수밖에…! 근데 얘들한테서 어떻게 도망치지?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렇담 알프레도, 일단 연막 한 번 쳐줘!
레오나르도 다 빈치: 좋아! 자, 가라! 「무기 성능 올라올라 머신!」!
부상한 다 빈치는 알프레도를 향해 어떤 장치를 던졌다.
일행을 감싸는 정도였던 연막이 순식간에 바다를 뒤덮었다.
연막 살포 장치의 살포 효율을 올린 임시방편 스모그 봄――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금이야! 다들 얼른 도망쳐!
세이렌 유령선의 추격에서 어떻게 잘 도망친 세 사람은, 섬의 시설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목표를 잃은 수리는 다시 상공으로 돌아갔고, 유령선 역시 어디론가 사라졌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위험했다……. 이제 겨우 한숨 돌리겠네….
알프레도 오리아니: 근데 다 빈치 선생님은 아까부터 뭐하고 있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시설에서 뭔가 보물이라도 찾은 거야? 아, 그럼 보물상자 열기 전에 먼저 사진 찍게 해줘!
에마누엘레 페사노: 알프레도는 긴장감이 없구나……. 그치만 나도 좀 궁금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응? 이 시설의 조작 방법을 조사하고 있어. 버려진 생산 시설 같은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 흠흠. 철혈의 경면해역 정보에 지휘관한테 받은 정보를 종합하면, 여기를 이렇게…….
다 빈치는 가방에서 무슨 도구를 꺼내 조작 패널처럼 보이는 것을 만지기 시작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먹힌다!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저 유령선도 수리도 여기서 탄생한 게 틀림없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후후후. 나도 이 시설을 좀 사용해 볼까♪
~22. 혹시 들켰나!?
박람회장. 어느 곳.
시마카제: 드디어 해방됐네요! 스루가 공!
시마카제: 으으응― 역시 자유행동은 좋군요~
시마카제: 시나노 씨도 마음대로 해도 좋다고 하셨으니, 시마카제, 전력으로 박람회를 즐기……아얏!
스루가: 정보 수집이야 정보 수집.
스루가: 전시회에서 공공연히 모습을 드러낼 수 없는 시나노 님 대신 각 진영의 상황을 탐문하는 임무잖아?
스루가: 그리고 아까부터 사디아 사람들이 어쩐지 바짝 긴장해 있는 것 같고……. 시나노 님 말대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 같아.
스루가: 아무튼 긴장 풀지 마. 일단 다른 파빌리온을 한 바퀴 둘러 보자.
시마카제: 알겠습니다! 시마카제, 박람회 데뷔라 그만 신이 나서…. 저쪽으로 가면 되죠?
시마카제: 시마카제, 전속력으로 다음 전시 구역에 급행…… 아얏! 두 번이나 때릴 필요는 없잖아요―!
스루가: 서두르지 마! 우선 계획을 세우는 거야!
시마카제: 아! 스루가 공! 저기 곤란해 보이는 분이 있습니다!
시마카제: 미아가 된 걸까요…. 얼른 도와줍시다!
스루가: (?? 쟤는 철혈의……?)
스루가: (우와아, 엄청 인상 팍팍 쓰고 있어…. 아니, 이거 굳이 안 얽히는 게 좋지 않나?)
스루가: (정보 수집 임무는 보통 눈에 띄지 않게 하는 거잖아? 무언가에 말려드는 건 절대 사절이야!)
스루가: 어, 어흠! 확실히 쟤는 미아처럼 보이긴 하는데, 우리가 정말 도움이 될까?
스루가: 남을 돕는 건 좋은 일이지만, 애초에 우리도 여기 지리를 모르니까 어쩔 수가 없어.
시마카제: 그, 그러네요……….
스루가: 그러니까! 얼른 저쪽으로 가서 계획을 세우고…….
시마카제의 손을 잡고 서둘러 장소를 바꾸려는 스루가였지만…….
???: 기다려! 날 무시하는 거야?
스루가: (으악 들켰다!? 다 시마카제가 괜히 눈치 줘서 그래! 어떡하지….)
시마카제: 스, 스루가 공? 저기요― 스루가 공!
스루가는 굳어 버렸다…….
???: 너희, 사디아 제국 함선이지?
스루가: (……사디아 제국?)
돌아보니 어느새 사디아 제국 함선 두 명이 가까이 와 있었다.
볼차노: 네. 사디아 제국 소속 볼차노, 그리고 주세페 가리발디라고 합니다. 실례지만 성함이…?
프린츠 루프레히트: 프린츠 루프레히트야. 기억해둬.
프린츠 루프레히트: 행사장에 뭐 이상한 일이라도 생겼어?
볼차노: 이상한 일…. 죄송합니다,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보시다시피 박람회도 정상적으로 개최 중입니다만.
프린츠 루프레히트: 그럼 됐지만. 너희들, 콜로세움으로 가는 거지?
볼차노: 으음, 그게… 보시다시피 저희는 관계자이기 때문에 행사장 순찰을 마치고 본부로 돌아가던 중이었습니다.
주세페 가리발디: 길 잃었어? 동료를 놓쳤어? 철혈 구역으로 데려다 줄까? (쓰담쓰담)
프린츠 루프레히트: 필요없어! 어린애 취급 하지 마! (울그락불그락)
프린츠 루프레히트: 너희도 서두르는 중이잖아? 남 걱정할 여유가 있어?
프린츠 루프레히트: 알려줄 생각이 없다면 내가 알아서 조사할 거야! 흥!
주세페 가리발디: ………흐응. 저런 애도 있구나.
볼차노: 저 아이 말이 맞습니다. 저희는 남을 걱정할 여유가 없어요.
볼차노: 중앵뿐만 아니라 철혈도 뭔가 눈치챈 것 같군요.
주세페 가리발디: 그래 보이네…. 얼른 콜로세움으로 가자.
주세페 가리발디: 다 빈치 같은 아이들한테만 맡길 수는 없어――고귀한 자의 책무와는 관계없이, 말야.
시마카제: 스루가 공, 괜찮으세요?
스루가: 후우…… 깜짝이야…. 우리가 걸린 줄 알았네….
시마카제: 결국 저 철혈 아이가 말을 건 건 사디아의 관계자였네요.
스루가: 두 사람은 벌써 갔어?
시마카제: 네에…. 사디아 구역의 콜로세움으로 갔나 봐요.
스루가: (과연…. 시나노 님이 위험하다고 하셨던 콜로세움 말이지….)
시마카제: 그래서 스루가 공. 이제 어디로 가면 되나요? 계획을 세우자고 하셨는데….
스루가: (지금 우리가 있는 곳하고 아까 두 사람이 온 방향으로 따져보면――)
스루가: 일단 유니온 구역으로 가자.
스루가: (흐흥, 사디아 구역에서 멀리 떨어지면 안전! 오지랖 넓은 시마카제한테 걸리지만 않으면 돼…!)
~23. 소체 정보·Ⅵ
로마: (누군가… 나를 부르고 있어……?)
로마: “종언으로 향하는 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로마: “목은 갈라지고, 눈물은 마르고, 말은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로마: “그렇기에 이 폐허이 있는 그대에게 호소한다.”
로마: “독해하라. 감지하라. 공감하라.”
로마: “그대 자신의 존재를, 이어받을 수 있는 「이름」을.”
로마: “불꽃이 되어 밝게 비추어라. 태양이 되어 위광을 떨쳐라.”
로마: “그대의 염원을 들어 주마.”
로마: “자, 운명에 항거하라. 새로이 시작하는 것이다――”
~24. 침입
콜로세움으로 귀환한 볼차노 일행은 다 빈치 일행이 선행했던 지하 창고의 문을 발견했다.
볼차노: 여기네요. 다 빈치의 신호가 마지막으로 포착된 장소는.
주세페 가리발디: 응. 에마의 연락을 마지막으로 걔네들하고 연락이 끊겼어.
볼차노: 로마 씨하고 똑같아요…. 2차 피해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주세페 가리발디: 진정해, 볼차노. 너도 알잖아? 우리가 동요하면 박람회에도 영향이 간다고.
볼차노: ………네. 가능하다면 저희 선에서 이 사건을 해결하고 싶군요.
볼차노: 베네토 씨의 리어가드까지 움직였다가는 반드시 다른 진영에게 들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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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 지하 창고.
볼차노: 다 빈치, 들리나요?
주세페 가리발디: 여전히 통신기는 묵묵부답이네.
볼차노: 네. 다 빈치, 알프레도, 에마 모두 연락이 되지 않는군요.
주세페 가리발디: 하지만 베네토 씨와의 연락은 이상 없어…. 대체 뭘까.
주세페 가리발디: 어쩌면 이 지하에는 경면해역처럼 통신이 불가능한 공간이 존재한다…는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겠네.
주세페 가리발디: 아니, 지하에 해역이 있을 리가 없으니 경면공간…이라고 해야 되나.
볼차노: …! 가리발디, 이곳은……!
볼차노: 으음, 이 구역에 수납되어 있는 전시품은 분명…….
주세페 가리발디: 잠깐만. 지금 확인해 볼게――
주세페 가리발디: 제국 원로원의 전시품이네.
주세페 가리발디: 그나저나 이거, 누가 최근에 만진 거 같은데….
주세페 가리발디: ……!! 이건…….
주세페 가리발디: 전시품 수납함이 없어졌어? 뭐야 대체?
볼차노: 정황 증거만으로 추측하면 카메라를 무력화하고 이곳의 전시품을 훔쳤다는 말이 되네요.
주세페 가리발디: 그건 그렇지만 콜로세움 입구하고 반입구의 보안에는 이상이 없었어.
주세페 가리발디: 이 사건, 생각보다 더 큰일일지도 모르겠다….
볼차노: 다른 수납함도 확인해 보죠. 일단 베네토 씨에게도 연락하겠습니다.
볼차노: 베네토 씨. 여기는 볼차노, 지하 창고에서…… 앗!?
볼차노: ……통신이 먹통이에요…!
통신: ―――――
주세페 가리발디: 으아아! 우리까지…!
볼차노: 그런 것 같네요…. 저희도 말려든 것 같습니다.
주세페 가리발디: 오히려 바라던 바야. 상대가 우리를 감지했을지는 모르지만.
주세페 가리발디: 오히려 말려들지 않으면 조사하기도 쉽지 않잖아?
주세페 가리발디: 그리고 에마가 말했던 「녹색 수리」가 좀 신경 쓰여.
주세페 가리발디: 사디아의 평화의 제전을 방해하는 놈의 정체와, 왜 로마 씨를 끌어들였는지….
주세페 가리발디: 알아볼 게 한가득이야. 볼차노, 얼른 가자!
~25. 경면해역에서의 전투
길고 어두운 통로 끝에는 콜로세움의 지하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거대한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주세페 가리발디: 콜로세움 지하에 이런 게……. 아니, 원래는 없었겠지.
주세페 가리발디: 만약 이런 게 있었다고 하면 베네토 씨라 몰랐을 리가 없고. 그러면…… 볼차노는 어떻게 생각해?
볼차노: 틀림없는 경면해역입니다. 통신기가 먹통이 된 것도 이것으로 설명이 됩니다.
주세페 가리발디: 그것도 그렇지만, 이 경면해역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볼차노: 글쎄요…. 황폐한 모습을 보아하니, 마치 폐기된 장소 같군요…….
주세페 가리발디: 그치만 시설의 조형이 세이렌답지 않아. 그치?
주세페 가리발디: 마치 사디아의… 콜로세움과 비슷한 건물까지 있어.
볼차노: 세이렌이 우리 박람회를 베이스로 만든 공간이란 말입니까?
주세페 가리발디: 몰라. 지금까지 다른 진영이 조우했던 경면해역도 여러 종류가 있으니까.
주세페 가리발디: 암튼, 이제 뭘 해야 되지?
볼차노: 다 빈치 일행을 찾아서 합류하는 게 최우선입니다. 로마 씨도 중요하지만, 이곳이 경면해역이라면 전력을 충실히 갖춰야겠죠.
주세페 가리발디: 좋아. …어머, 저 오로라, 예쁘네…….
볼차노: 아름답지만 어쩐지 꺼림칙하군요….
주세페 가리발디: 잠깐, 자세히 보니 녹색 수리잖아…! 저게 전부 수리야…?
주세페 가리발디: 이쪽으로 오고 있어…! 한 마리 잡아서 기념품으로 챙길까?
날아오는 수리를 향해 손을 뻗어 잡으려고 했던 가리발디였지만, 「오로라」는 갑자기 움직임을 바꾸었다.
녹색 빛을 발하는 수리들은 무리를 지어 함선들에게 달려들었다.
마치 사냥감을 찾았다는 것처럼.
볼차노: 가리발디!
볼차노: 대공포 사각 최대! 요격합니다! 가리발디도 얼른!
주세페 가리발디: 아……응! 알았어!!
~26. 공중 지원
――――――――――!!
볼차노: 가리발디! 괜찮아요?!
주세페 가리발디: 괜찮아! 볼차노도 조심해!
주세페 가리발디: 각각의 전투력은 별거 아니지만, 저렇게 많으니 위협적이네…!
주세페 가리발디: 그리고 유령선의 포격도 있고! 이 경면해역은 대체 뭐야!?
볼차노: 죄송합니다. 저도 풍경에 정신이 팔려서 경계를 소홀히 하고 있었습니다…….
주세페 가리발디: 사과할 필요 없어. 나보다 볼차노가 더 신중하잖아.
주세페 가리발디: 싸워도 이길 수 없다면 일단 도망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볼차노: 그렇지만… 어느새 저희가 들어왔었던 입구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주세페 가리발디: 으극. 그럼 적당히 몸을 숨길 수 있는 장소를…….
볼차노: ……네. 그럼 제가 적의 주의를 끌 테니까 그 사이에 가리발디는――
주세페 가리발디: 무슨 소리야? 우리 둘 다 탈출하는 거야. 방향 정하고 얼른 도망치자!
――――――――――!
주세페 가리발디: 바, 방금 포격음은 공중에서…?
고개를 드니 경면해역 천막에 장식된 구름에서 또 다른 「함대」가 나타났다.
유령선이나 수리와 같은 도장을 한 수십 척의 비행선단이 편대를 이루어 세이렌을 향해 진격했다.
그리고 장비하고 있는 대포로 녹색 오로라를 향해 포탄을 퍼부었다.
볼차노: 세이렌의 비행선 함대…!?
주세페 가리발디: 조금 이상해! 우리가 아니라 세이렌을 공격하고 있어!
볼차노: 저런 무기는 들어 본 적 없어요…. 내분인가?
주세페 가리발디: 뭐든 상관 없으니까! 지금은 적을 뿌리치고 이 난전에서 탈출하자!
~27. 소체 정보·Ⅶ
로마: “모든 것을 끝내리라.”
로마: “인세를 걸으며 족적을 남기지 말지어다.”
로마: “구원을 초래하고 얽매일 족쇄를 남기지 말지어다,”
로마: “빛을 향유하며 어둠에 사로잡히지 말지어다.”
로마: “위업을 이루고, 다시는 쇠락의 길을 걷지 말지어다.”
로마: “각인하라. 이 방주의 기억을.”
로마: “파괴하라. 이 거짓의 수경을.”
로마: “창조하라. 이 일시적 세계를.”
로마: “내가 새로운 세계, 새로운 로마를 지으리라――”
~28. 즉석 둥실둥실 비행선단
경면해역. 상공.
알프레도 오리아니: 다 빈치 선생님은 메카닉. 엠마는 감시원…. 그럼 내가 선장 하면 되겠지!
알프레도 오리아니: 으헤헤. 이게 바로 함대를 이끄는 느낌…. 지휘관은 언제나 이런 식으로 싸우고 있구나!
알프레도 오리아니: 전망 최고, 분위기도 최고야! 이거 지휘관이 부럽잖아~♪
알프레도 오리아니: 설마 그 작은 시설에서 이만한 비행선단을 만들어 낼 줄은 몰랐어, 다 빈치 선생님!
레오나르도 다 빈치: 내가 만든 게 아닌데? 원래 이 시설에서 생산될 예정이었던 병기들을 좀 만지작거린 것뿐이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적이 수리와 유령선을 이용해서 수로 밀어붙인다면, 우리도 수로 맞서자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좋아. 기함의 통제권도 문제없어! 간단한 지시라면 움직여 줄 거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예를 들면, “전 포문 전개! 사정권 내 적을 향해 일제 발사!”처럼.
에마누엘레 페사노: 괘, 괜찮은 거야…? 그냥 비행선으로 보이는데… 정말 세이렌의 병기하고 맞설 수 있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리고 여기 있으면 우리도 거의 싸울 수 없고…. 역시 바다에 내리는 게….
레오나르도 다 빈치: 괜찮아! 그냥 비행선으로 보이지만 속은 세이렌 기술의 집합체. 대등하게 싸울 수 있을 거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같은 수의 양산함이 상대라면 고전할 수는 있어도 지지는 않아.
에마누엘레 페사노: 고전…. 그, 그것도 꽤 위험한 거 아냐……?
에마누엘레 페사노: 만약 이 기함이 대파되면 어떻게 탈출하지…?
레오나르도 다 빈치: 걱정 마 에마! 탈출 수단은 이미 준비해놨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이 기함에 포탄이 직격하면 자동적으로 바다로 내려갈 거야!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 그럼 됐지만…….
세이렌의 생산 시설을 이용해 급조한 「즉석 둥실둥실 비행선단」(※다 빈치 명명)은 천천히 경면해역의 중심부――콜로세움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감시원 에마는 레코 선장의 배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망원경을 사용해 주변 상황을 관측했고, 다 빈치는 선단의 제어에 집중하고 있었다.
한편 선장이자 선단 지휘관인 알프레도는――지휘는 진작에 내팽개치고 사진 촬영에 열중하고 있었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찰칵! 또 찰칵! 보아라! 알프레도의 위대한 공중 함대를!
알프레도 오리아니: 으헤헤헤. 이 사진을 공표할 수만 있다면… 분명 어떤 상이든 다 탈 수 있을 거야~~
에마누엘레 페사노: 알프레도. 좀 비켜봐…. 관측에 방해돼….
알프레도 오리아니: 뭐얏―! 난 선장이야! 선장은 맘대로 할 수 있다고―!
에마누엘레 페사노: 하아……. 그럼 알프레도 선장한테 보고할 게 있어.
에마누엘레는 손으로 알프레도의 카메라 렌즈를 가리고, 바다를 가리켰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저 밑에서 누가 싸우고 있는 거 같아.
에마누엘레 페사노: 여기서는 누군지 안 보이지만, 로마 씨나 증원으로 온 가리발디 씨 일행일지도 몰라.
알프레도 오리아니: 큰일이다! 다 빈치 선생님! 선단의 비행 방향을 전투 중인 곳으로 바꿔줘! 얼른 도와야 돼!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이아이 캡틴~!
알프레도 오리아니: 헤헤헤. 비행선단, 전속전진이다!
~29. 합류
――――――!
알프레도 비행선단의 엄호로 가리발디 일행은 유령선과 수리를 격퇴했다.
볼차노: ………하아 하아…. 이겼나…?
알프레도 오리아니: 다들 괜찮아!?
주세페 가리발디: 괜찮아. 위험했었는데 덕분에 살았어.
볼차노: 단거리 통신이라면 되는 모양이네요. 알프레도, 그 비행선단은 대체…?
알프레도 오리아니: 아, 자세한 건 다 빈치 선생님한테 물어보는 게 나을걸? 난 이런 거 잘 몰라!
레오나르도 다 빈치: 흐흥. 듣고 놀라지 마! 사실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즉 제어 중추로부터의 지시를 차단하고, 시설의 제어권을 일시적으로 이쪽에 둬서 생산 중인 병기의 제어 프로그램을 덮어 쓰니 이 「즉석 둥실둥실 비행선단」이 완성되었다는 말이지♪
주세페 가리발디: 응. 하나도 모르겠어.
볼차노: 저도 종잡을 수가 없네요…. 하지만 최소 현황을 파악할 수는 있었습니다.
볼차노: 가리발디와 다 빈치의 추측이 맞다면, 경면해역 중앙에 있는 저 콜로세움에 이곳의 제어 장치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볼차노: 그 제어 장치를 파괴한다면 탈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볼차노: 로마 씨는… 좀 걱정이 되긴 하지만, 어쩌면 우리와 마찬가지로 콜로세움을 노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주세페 가리발디: 글쎄. 어쩌면 가는 길에 로마 씨와 합류할 수 있을지도 몰라.
볼차노: 네. 다만 로마 씨의 성격으로 미루어 보면 분명 어딘가에 세이렌과 교전한 흔적이 남아 있을 겁니다. 보장할 수는 없지만…….
알프레도 오리아니: 아무튼 여기서 생각만 계속 해봤자 아무것도 안 달라져! 일단 콜로세움으로 가자!
알프레도 오리아니: 아! 너희도 비행선 탈래? 엄청 빨리 날 수 있어!
주세페 가리발디: 오. 좀 궁금한데.
볼차노: 물론 저도 흥미는 있습니다. 하지만 전원이 비행선에 탄다면 바다의 상황을 알 수 없게 됩니다.
볼차노: 상공에서의 관측만으로는 무언가 놓칠지도 모르고, 그리고 막상 전투가 벌어진다면 그 비행선만으로는 불안하다고 할까….
주세페 가리발디: 일리 있네. 저걸 탄 채로 싸울 수는 없고. 포위당하면 도망치기도 힘들 거야.
주세페 가리발디: 역시 관둘래. 나하고 볼차노는 해상에서 콜로세움으로 갈 테니 비행선단은 속도를 늦추고 엄호를 부탁해.
주세페 가리발디: 「수리」 대책은 너희한테 맡길게. 그럼 제공권은 문제 없겠지…?
주세페 가리발디: 설마 이렇게도 싸울 수 있다니, 경면해역도 좀 재밌긴 하네. 후후후.
~30. 콜로세움에서의 만남
비행선단의 지원 덕에 일행은 콜로세움 근처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볼차노: 이상하네요…. 콜로세움 근처까지 왔는데 오히려 적이 줄어들었습니다.
주세페 가리발디: 콜로세움 상공에도 수리가 날고 있는데, 아까처럼 덮치지는 않네.
주세페 가리발디: 여기가 중심부라면 수비도 엄중할 텐데….
볼차노: 그렇죠. 이 이상한 상황은… 함정일 수도 있어요.
주세페 가리발디: 뭐, 함정이란 걸 알아도 발을 들이밀겠지만 말야.
----
경면해역. 콜로세움.
로마: ………….
주세페 가리발디: 로마 씨!? 괜찮아? 다행이다…. 같이 돌아가자!
로마: ………….
주세페 가리발디: 로마……씨?
볼차노: 가리발디, 물러나세요! 로마 씨가 아닙니다!
주세페 가리발디: 진짜다…! 분위기가 비슷해서 착각했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세이렌의 「장기말」일까…? 근데 왠지 모습이 이상해….
알프레도 오리아니: 맞아! 보통 「장기말」하고는 다르게 반투명하고…. 아! 혹시 유령선처럼 세이렌이 만들어낸 건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 ……………뭔가 기묘하네.
알프레도 오리아니: 왜 그래, 다 빈치?
레오나르도 다 빈치: 잘은 모르겠어. 하지만 이 「사람」, 일반적인 세이렌의 「장기말」과는 다른 느낌이야.
에마누엘레 페사노: 일반적인 게 아냐? 겉모습 말고도…?
레오나르도 다 빈치: 잘은 모르겠다고 했잖아! 일단은 지켜보자…….
로마: …………….
일행과 대치하는 것에 질렸는지, 「장기말」은 발길을 돌려 자리를 뜨려고 했다.
주세페 가리발디: 잠깐만…… 기다려 봐!
이대로 놓칠 수는 없다. 가리발디는 「장기말」을 붙잡으려고 한 발짝 내딛었다. 그 순간――
조금 전까지 콜로세움 상공을 선회하던 수리들이 일제히 반응하며 덤벼들었다.
그와 동시에 수평선 너머에서 다시 대량의 유령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비행선단, 공격 개시!
로마: ………….
볼차노: 가리발디. 저건 로마가 아니라 세이렌의 「장기말」입니다!
주세페 가리발디: 알고 있어! …나도 잠깐 어떻게 됐나봐.
주세페 가리발디: 유령선과 수리들은 알프레도한테 맡기고, 우리는 「장기말」에 집중하자!
주세페 가리발디: 저 녀석이 평범한 「장기말」 정도 실력이었으면 좋겠는데!
볼차노: 그러길 바래야겠죠…. 갑시다!
~31. 경면의 수수께끼
가짜 콜로세움의 상공과 수면, 각각에서 동시에 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좌현, 탄막이 부족하다! 뭐하고 있는 거야!
알프레도 오리아니: 다 빈치 선생님, 비행선 더 못 띄워?
알프레도 오리아니: 이대로 가다간 적한테 포위당할 거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무리야. 생산 시설에서 모을 수 있는 건 이게 끝이고, 갑자기 세이렌 기술을 강화하는 것도 힘들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 그럼 일단 수비를 굳히고 볼차노와 가리발디의 희소식을 기다리자!
에마누엘레 페사노: 그, 그런데 저쪽 상황도 안 좋은 것 같아…!
감시원 에마누엘레가 콜로세움 쪽 바다를 가리켰다. 그곳에서는 함선과 「장기말」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었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으엑! 왜? 혹시 저 「장기말」이 로마 씨하고 너무 닮아서 전력을 못 내는 거야?
에마누엘레 페사노: 가리발디 씨가 그럴 리가 없잖아…. 저 「장기말」이 보통 「장기말」보다 훨씬 강한 거 같아!
에마누엘레 페사노: 전에 로마 씨가 훈련하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본 적이 있는데, 저 「장기말」은 화력만 따지면 진짜 로마 씨하고 별로 차이가 없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흐음…. 저 「장기말」은 로마 씨를 찾을 수 있는 단서니까 함부로 격퇴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저렇게나 강하면 이기기도 어려워.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이대로라면 몇십 분 정도밖에 못 버티겠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런 것도 알 수 있어?! 그, 그럼 어떡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침착해! 생각할 테니까 좀 시간을 줘!
조금 시간이 지나고――
알프레도 오리아니: 수리들이 점점 기함으로… 우리 쪽으로 들어오고 있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직이야… 조금만 더…….
당장의 위기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궁리하는 다 빈치. 그때 가짜 콜로세움 외벽을 따라 자란 거대한 담쟁이덩굴이 눈에 들어왔다.
에마누엘레 페사노: 이, 일단은 비행선에서 내리자…?
에마누엘레 페사노: 긴급탈출장치가 있다고는 들었지만, 가능하면 그건 사용하고 싶지 않으니까……!?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걸 사용하지 않아도…… 그래!
레오나르도 다 빈치: 저 콜로세움 벽에 붙어 있는 담쟁이덩굴 보여?
에마누엘레 페사노: ……담쟁이덩굴…? 우리 콜로세움에는 없는 거긴 한데…. 신경 쓰이는 거라도 있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물론! 저 덩굴은 어떻게 봐도 이상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보통 담쟁이덩굴은 벽돌이나 석재 틈에서 자라. 시간이 충분하면 벽을 파괴할 수도 있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하지만 이 담쟁이덩굴은 달라. 돌 틈 사이로 자란 게 아니라, 뚫린 구멍을 막거나 기둥을 보강하는 용도로 묶어놓은 거야!
알프레도 오리아니: 응? 그러니까 이 덩굴은 콜로세움을 파괴하는 게 아니라, 파괴되지 않게 보호하는 중이라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맞아! 그리고 저건 콜로세움 안이 아니라 주변 바다 쪽에서 올라오고 있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즉 저 담쟁이덩굴의 뿌리만 파괴할 수 있다면, 경면해역의 중추인 콜로세움을 무너뜨릴 수 있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콜로세움이 무너지면 따로 세이렌을 쓰러트리지 않아도 경면해역이 해제될 테니까!
알프레도 오리아니: 역시 다 빈치 선생님! 그럼 선단의 공격 목표를 수리에서 콜로세움의 담쟁이덩굴로 바꾸자!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리고 하나 더. 이렇게나 난장판인데도 진짜 로마 씨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역시 내가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겠어! 알프레도 선장! 다 빈치, 일시 하선한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어? 사, 상관은 없지만…… 여긴 공중인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 흐흥. 이럴 때를 대비해서 「휴대용 붕붕 글라이더」를 준비했지♪
아무도 모르게 챙겨놨었던 행글라이더를 장비한 다 빈치는 화려하게 비행선에서 바다로 뛰어내렸다.
~32. 구출
경면해역. 콜로세움 아래.
고오오오오…….
잠항 심도가 깊어짐에 따라 수면에서 들리는 싸움 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이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이 경면해역에 들어온 사람이면 보통 중심부에 있는 콜로세움으로 향하겠지.
레오나르도 다 빈치: 설령 「담쟁이덩굴」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아도 아마 지상 부분만 파괴하면 끝, 이라고 생각할 거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뭐, 다른 애들은 몰라도 이 다 빈치 님의 눈을 속일 수는 없단 말씀♪
얼마나 잠수했을까, 바다 깊은 곳에 거대한 장치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역시. 지휘관한테 들었던 북방연합 유적도 이런 식으로 숨겨져 있었던 걸까?
레오나르도 다 빈치: 덩굴을 키워서 콜로세움을 유지하고, 이를 호위할 양산형을 생산하고, 그리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조각실」――로마 씨는 이 안에 갇혀 있을 거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저 「장기말」이 강한 이유가 있지. 본인으로부터 직접 읽어낸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피드백 되고 있을 테니까.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리고 구조를 보아하니… 로마 씨가 있는 곳은 더 깊은 곳일까…….
장치 하부로 이어지는 배관을 따라 더 깊이 잠수하자, 고정되어 있는 큐브 모양의 체임버를 발견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에너지 반응은…… 맞아! 로마 씨 발견!
레오나르도 다 빈치: 여기서 부상시키려면 고정된 케이블하고 배관을 끊고, 에너지도 차단하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좋아! 잠수함 화력으로는 빠듯하긴 하지만… 여기를 파괴하면 일단 로마 씨를 구할 수 있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조금만 기다려… 지금 구해줄게!
레오나르도 다 빈치: 후우… 이제 조금만 있으면 로마 씨가 있는 장치는 수면까지 떠오를 거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러면 남은 건 경면해역의 중추인데. 여기하고 콜로세움 중 어느 쪽이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뭐 여기를 파괴하면 둘 다 무너질 테니 상관없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 자, 어떻게 파괴하면 될까――
――――――!!!!
심해에 있는 세이렌 장치를 어떻게 파괴할지 생각하던 중, 다 빈치는 아래에서 밀려오는 강한 해류에 위로 떠밀려졌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뭐뭐뭐뭐뭐뭐야!?
레오나르도 다 빈치: 방금 충격은……여기보다 밑쪽!?
레오나르도 다 빈치: 밑에 다른 장치가 또 있다고?!
――――――!!!!
수면――콜로세움 쪽에서도 충격이 전해졌다.
동료들이 담쟁이덩굴이 파괴한 것인지, 스스로의 무게를 버틸 수 없게 된 콜로세움이 무너져 내렸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안 돼 안 돼! 지금 동시에 파괴되면 해류가 요동친다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계획 변경이다! 일단은 로마 씨의 안전을 확보해야겠어!
로마가 갇힌 체임버가 어디론가 떠내려가지 않도록 지탱하면서 다 빈치는 부상했다. 밑을 돌아보니 세이렌의 거대 장치도 빠르게 분해되어 소멸하는 중이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내가 파괴하는 수고를 덜었네. 로마 씨, 조금만 있으면 모두한테 돌아갈 수 있어!
콜로세움과 심해의 거대 장치 중 어느 쪽이 경면해역의 중추와 연결된 건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양쪽 다 파괴됨에 따라 유령선, 「장기말」, 녹색 수리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잠수함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리고 세이렌 장치에서 해방된 로마가 가장 먼저 본 것은 동료들의 모습이었다.
볼차노: 경면해역의 소멸도 시간문제겠군요. 그보다….
볼차노: 로마 씨, 괜찮으십니까? 정신 차리세요!
로마: 콜록콜록… 후우……. 여기는…?
로마: 어쩐지 긴 꿈을 꾼 것만 같아요…….
주세페 가리발디: 무사해서 다행이다…. 어? 로마 씨, 손에 들고 있는 건 뭐야…?
모두가 주목하는 가운데, 로마는 줄곧 손에 들고 있었던, 지하 창고에서 발견한 돌 타일을 들어올렸다.
충격을 받은 건지 타일에는 무수하게 갈라진 흔적이 있었고, 기묘하게도 경면해역이 해제되는 것에 맞춰서 균열 또한 점점 퍼져 나갔다.
로마: 네…. 이건 바꿔치기 당했던 레플리카…. 옛 대도서관의 타일….
로마: 한눈에 보기에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역시나.
알프레도 오리아니: 선장 알프레도, 무사 착륙! 로마 씨! 로마 씨 괜찮아?
로마: 알프레도? 저 날고 있는 비행선은 대체…?
알프레도 오리아니: 하하하! 저건 다 빈치 선생님이 세이렌의 시설을 이용해서 만든 비행선이야!
알프레도 오리아니: 세이렌의 병기 상대로 열심히 싸워줬어! 뭐 경면해역이 해제되면 사라지겠지만.
로마: 즐거운 추억이 된 것 같군요…. 후후, 저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같이 싸울 수 있었을 텐데….
알프레도 오리아니: 다 빈치 선생님!? 왜 그래, 왜 쓰러져 있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니… 너무 피곤해서…….
알프레도 오리아니: 유감이지만… 아직 쉴 때가 아냐! 자! 일어나 일어나! 조금만 더!
어디선가 꺼낸 삼각대에 카메라를 설치한 알프레도는 황급히 다 빈치의 뒤로 돌아가서 강제로 몸을 일으켜 포즈를 취하게 했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작전이 성공했으니 기념사진이야! 이런 기회는 또 없으니까 찍어놔야지!
알프레도 오리아니: 3초만 더 힘내! 자, 에마도 포즈!
에마누엘레 페사노: 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진짜…… 어쩔 수… 없네!
에마누엘레가 뒤돌아보니, 거기에는 알프레도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다른 손으로 브이 사인을 하는 다 빈치의 건강한 모습이 있었다.
찰칵――――!
알프레도 오리아니: 후우~ 작전 완료! 얘들아… 돌아가자!
~33. 각자의 박람회·1
박람회. 콜로세움.
알프레도 오리아니: 몇 번을 봐도 충격적이야~ 이 각도에서도!
알프레도 오리아니: 응 응. 몇 장 더 찍자! 찰칵….
셔터를 누르려는 순간, 흰 옷을 입은 함선이 카메라 렌즈에 포착됐다.
재너스: 죄, 죄송합니다! 제가 방해했나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 어? 너는… 로열의 재너스?
재너스: 아, 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무슨 일이야? 또 길 잃었어?
재너스: 아, 아뇨! 멀리서 보니까 다들 여기 계시길래, 그… 감사 인사를 하고 싶어서요!
재너스: 어제는 모처럼 안내해 주셨는데… 서두르는 바람에 감사하다는 말도 못해서요….
알프레도 오리아니: 괜찮아~ 우리는 어제 행사장 순찰 담당이었고, 길 잃은 아이를 돕는 건 당연하니까!
재너스: 저, 정말로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이만…….
알프레도 오리아니: 안녕~ 박람회 재밌게 봐―!
----
콜로세움. 대기실.
알프레도 오리아니: 로마 씨, 안녕!
에마누엘레 페사노: 쉿! 로마 씨는 검사 끝난지 얼마 안 됐으니까 안정을 취해야 돼….
알프레도 오리아니: 우왓, 죄송합니다!
로마: …괜찮아요. 살짝 기운이 없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달라진 건 없으니까요.
로마: 다시 한 번, 어제는 도와줘서 정말로 고맙습니다.
로마: 다 빈치가 심해에 있던 세이렌 장치에서 저를 구해준 거죠?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렇지 뭐. 동료를 구하는 건 당연하잖아? 별거 아냐.
로마: 베네토 언니처럼 너무 겸손하군요. 지금은 얌전히 로마의 칭찬을 받으세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 하핫! 칭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로마: ……반대로 오히려 이상하지만, 뭐 좋아요!
알프레도 오리아니: 로마 씨가 괜찮다니 나도 안심이야!
알프레도 오리아니: 앞으로도 검사가 좀 더 있지? 행사장은 동료들한테 맡겨줘! 그럼 나도 이만――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 나는 로마 씨한테 좀 더 물어볼 게 있어.
레오나르도 다 빈치: 괜찮으면 몇 가지 질문해도 될까? 대답할 수 있는 범위라면 알려줬으면 좋겠어.
로마: 네. 저를 구해준 건 다 빈치니까요. 제가 힘이 될 만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물어 보세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럼 첫 번째. 어제 일은 정말 아무 기억도 안 나?
로마: 글쎄요…. 길고 긴 꿈을 꾸고 있었다고 밖에는…. 어쩌면 꿈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네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 흠흠. 「녹색 수리」, 「유령선」… 이 두 개와 연상되는 뭔가는 없어?
로마: 음… 어쩌면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로마: 꿈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방금 말을 듣고 무언가가 어렴풋이 머리에 떠오른 것 같은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 과연. 그럼 오늘 박람회장…, 그리고 이 콜로세움에 대해서 위화감을 느끼거나 그런 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위화감? 어제 콜로세움에서 느낀 것처럼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니, 그게 아니라……. 에이, 잘 말을 못하겠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예를 들면 회장의 분위기라든가, 이곳의 경치… 사디아적인…?
알프레도 오리아니: 사디아적? 그게 뭔데? 그야 우리가 주최하는 거긴 하지만 이건 세계박람횐데?
로마: 다 빈치의 질문의 의도는 알 것 같습니다.
로마: 원래 이런 것에는 둔감하지만, 하나 느낀 것이 있어요.
로마: 이것이야말로 우리 사디아의 위광! 같은 분위가 조금 희미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로마: 이대로라면 베네토 언니의 계획은 괜찮은 걸까요…. 역시 관함식이라도 해서 사디아의 전력을 보여주는 편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 그런 건 제외하고. 애초에 로마 씨가 느낀 것도 그런 거지? 주변 공기가 달라졌다, 같은 거잖아.
알프레도 오리아니: 공기가 달라져?? 무슨 말이야? 공기가 변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냥 비유 표현이야♪
에마누엘레 페사노: 나도 알프레도처럼 아무것도 못 느끼겠어….
에마누엘레 페사노: 아마 로마 씨하고 다 빈치는 어제 일로 좀 피곤한게 아닐까….
로마: 피곤인가요….
로마: 그랬으면 좋을 텐데….
~34. 각자의 박람회·2
박람회장.
샹그릴라: 그러고 보니 브리스톨. 녹색 유령은 어떻게 됐니?
브리스톨: 녹색 유령은… 아직 정밀 조사 중이야!
샹그릴라: ………구체적으로 어떤 느낌으로 조사 중이니?
브리스톨: 구체적으로…… 아무튼 열심히 조사하고 있어!
브리스톨: 그 이상 현상의 뒤에는 엄청나게 큰 사건이 숨겨져 있을 거야!
잉그러햄: 벌써 3일째야. 슬슬 포기하는 게 좋지 않을까?
브리스톨: 아직 3일째야! 탐색자 브리스톨과 데이터군 857은 쉽게 포기하지 않아!
브리스톨: 잉그러햄, 오늘은 반드시 조사에 협력해줘!
잉그러햄: 안 갈 거야. 파빌리온 구경하는 게 더 재밌으니까.
브리스톨: 그래…. 그럼 혼자 갔다 올게! 슬슬 오늘 조사를 시작해야지!
에식스: 조심해!
브리스톨: 괜찮아 괜찮아!
샹그릴라: 에식스, 정말 저대로 놔둬도 괜찮을까요…?
에식스: 뭐, 나중에는 자기가 잘못 본 거 같다고 하겠지.
샹그릴라: 그럼에도 일부러 놔두는 건 저 아이에게 활약할 기회를 주고 싶어서? 아니면 그냥 호기심인가요?
에식스: 그건…… 양쪽 다 부정하진 않을게….
잔 다르크: 에식스 님. 잠시 실례해도 괜찮겠습니까?
에식스: 아이리스의 잔 다르크 씨로군요. 일부러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잔 다르크: 저야말로 갑자기 찾아뵈어 죄송합니다. 에식스 님의 고명은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에식스: 저야말로 잔 씨가 성당에서 크게 활약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에식스: …………….
잔 다르크: 어흠. 저기, 유니온 분들께서는 지금부터 다른 일정이 있으십니까?
에식스: 딱히 없습니다. 추천하시는 전시라도 있으신가요?
잔 다르크: 그러시군요! 혹시 괜찮으시다면 아이리스의 파빌리온을 안내해 드려도 되겠습니까?
잔 다르크: 어떻게 식사라도 한 번 같이….
에식스: 물론이죠! 아이리스와 유니온의 친목을 다지는 것도 저희의 임무니까요.
잔 다르크: 알겠습니다! 그럼 준비가 다 끝나시면 제게 말씀해 주세요!
~35. 각자의 박람회·3
박람회장.
프린츠 오이겐: ♪~♪~
Z2: 오이겐 씨가 기분이 좋아 보이셔서 다행입니다만, 네. 한 가지 주의를 환기시켜 드리겠습니다.
Z2: 루프레히트와 오딘은 언제까지 방치하실 겁니까?
Z2: 문제가 생기는 게 걱정되지 않으십니까?
프린츠 오이겐: 무슨 문제? 박람회는 평화의 제전이야. 싸움 같은 게 일어날 리가 없잖니.
Z2: 싸움을 가정하고 말씀 드린 게 아닙니다. 네. 특별계획함의……
프린츠 오이겐: 특별계획함? 후후후. 뭐, 상관 없잖아? 보고 싶으면 실컷 보라고 해.
프린츠 오이겐: 우리 애들이 궁금하다면 솔직하게 가서 물어보면 되지.
프린츠 오이겐: 그리고 방치라고 하지만… 오딘은 몰라도 루프레히트가 우리 말을 들을 것 같아?
프린츠 오이겐: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놔두는 거야. 원하는 대로 하면 돼.
프린츠 오이겐: 후후후. 걱정을 다 해주다니. 틸레는 변함없이 귀엽구나.
Z2: 별로 걱정하는 건 아닙니다. 네. 어느 쪽이냐 하면 문제에 휘말리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었으니까요.
프린츠 오이겐: 어머. 방금 동황 파빌리온에서 나온 사람… 크론시타트잖아?
Z2: 그렇군요. 뭘 하실 생각이십니까?
프린츠 오이겐: 지난번에 같이 술 한 번 먹자고 약속했거든. 겨우 잡았네.
프린츠 오이겐: 후후후. 이번엔 어떤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려나.
Z2: 오이겐 씨. 너무 무모한 짓은 하지 않는 게…….
프린츠 오이겐: 크론시타트――!
~36. 각자의 박람회·4
박람회장. 비시아 파빌리온.
조프르는 휴게실 탁자에서 박람회 개막 이후 각 진영의 동향이 적힌 메모지를 펼쳤다.
포슈: 철혈하고 중앵, 유니온, 아이리스….
포슈: 사디아하고 북방연합이 긴밀히 연락을 취했고, 동황의 부상이라….
포슈: 우리 파빌리온에도 관객이 더 많이 왔으면 좋겠는데.
조프르: 관객이 적어서 생기는 이점도 있지요. 대응하는 수고를 덜 수 있으니까요.
조프르: 오늘의 임무는 이곳을 지키고 내방객을 응대하는 것뿐입니다. 포슈의 걱정은 노파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프르: 그리고 각 진영의 동향을 기재한 이 메모도… 정말 유감이지만 지금의 우리에게는 소용없겠군요.
포슈: 그럴지도. 하지만 난 됭케르크나 알제리와는 달리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성격이라서 말야.
(똑똑)
포슈: 랑돔타블? 누가 왔어?
랑돔타블: 음. 북방연합의 아브로라가 비시아 대표단하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군.
포슈: 아브로라……. 조프르, 어떻게 할까?
조프르: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맞이하도록 하죠――같은 함선 동료니까요.
포슈: 그래. 비시아 대표로서 잘 대접해야지. …랑돔타블, 잠깐만 기다리라고 전해줄래? 곧 갈 테니까.
랑돔타블: 알겠다!
~37. 각자의… 야망?
박람회장. 콜로세움?
콘테 디 카보우르: 마르코 폴로? 안에 있나?
콘테 디 카보우르: 자네가 제안한 박람회가 진행 중인데 보러 가지 않을 겐가?
콘테 디 카보우르: ………설마.
카보우르는 불안한 마음으로 마르코 폴로의 방문을 열어 젖혔다.
콘테 디 카보우르: 역시 아무도 없군. 그렇다면 성공했다는 것이겠지.
콘테 디 카보우르: 허나 이해가 가지 않는구만. 성공했다면 여기서 유유히 우쭐거리고 있을 텐데.
방 안을 찾아봐도 마르코 폴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콘테 디 카보우르: 혹시 그 사이에 박람회장에 간 것은 아니겠지? 체사레처럼 성급한 녀석이니.
콘테 디 카보우르: 흠. 소생이 신경 쓸 일은 아닌가.
콘테 디 카보우르: 조사 보고서만 놓고 물러가면 되겠지.
카보우르는 정성껏 철한 서류를 마르코 폴로의 책상 위에 올려 놓고 방에서 나가려고 했다.
그때, 구석에 또 다른 「함선」이 있는 것을 깨달았다.
???: ……………
???: ……………다시는 애통한 환상을 보지 않도록…….
???: ……………당신의 의지를………….
콘테 디 카보우르: 자네 「트렌토」인가?
콘테 디 카보우르: 소생이 아는 그녀와는 좀 다른 것 같네만……….
콘테 디 카보우르: 흠. 지금은 못 본 것으로 해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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