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행사
스캐퍼 플로. 행사장.
서포크: 후우…. 드디어 행사장 준비가 끝났네요~ 아마 서포크가 열심히 한 덕분이겠죠!
허마이오니: 수고하셨어요 서포크. …어머, 여기 의자 배치는 틀렸네요? 그리고 연설대 뒤에 현수막도 좀 다듬는 편이….
서포크: 허마이오니는 너무 꼼꼼해요오><
허마이오니: 여기는 다른 분께 맡길 테니 서포크는 스위트룸의 과자를 준비해 주세요.
서포크: 흐에에에엥…. 드디어 농땡이 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다음 일이라니…….
셰필드: 여기 있었습니까, 서포크.
셰필드: 벨파스트가 손님들을 맞이하라고 하지 않았나요?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겁니까?
서포크: 그랬었죠! 메이드장이 그렇게 말했던 거 같아요! 그럼 저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허마이오니: 아, 죄송합니다. 서포크가 아까 밖에서 멍하니 구름을 바라보고 있길래, 제가 행사장 준비를 도와달라고 했었어요.
셰필드: 그랬군요. 준비는 괜찮습니까?
허마이오니: 생각보다 넓긴 하지만… 그래도 시간에 맞출 수 있어요!
셰필드: 감사합니다. 그럼 저도 제 업무로 돌아가겠습니다.
셰필드: 상층부가 참가하는 행사다보니 보안도 큰일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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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퍼 플로. 부두.
리나운: 놀랍군요. 세이렌과의 싸움으로 입은 피해가 벌써 이렇게 복구되다니….
리펄스: 다 만쥬 건설부대 덕분이지~ 작업 효율이 대단하다니까!
리나운: 그렇지만, 로열의 중요한 정박지가 이렇게 여러 번 싸움에 휘말린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리나운: 다음에는 반드시 사수해야 합니다. 두 번 다시 적의 위협에 노출되어선 안 됩니다.
리펄스: 물론이지!
리펄스: 지금은 일단 진정하고 행사에 참가하자. 뭐니 뭐니 해도 이 정박지의 재건을 축하하는 행사니까.
리펄스: 후드 씨도 연설한다고 그러던데? 그렇게 얼굴 찌푸리고 있다간 로열 기사대의 명예가 떨어질지도 모른다구?
리나운: 그렇죠…. 우리는 로열 네이비. 스스로의 미숙함 때문에 여왕 폐하와 후드 님의 얼굴에 먹칠을 할 수는 없습니다!
리펄스: 그렇게 나와야지! 하하, 드디어 평소의 언니로 돌아왔네~
리나운: 리펄스도 참……. 정신 바짝 차리고 행사장으로 갑시다!
리나운: ……그런데, 행사장이 어디였죠?
리펄스: 나도 몰라…. 메이드장이 마중 나오는 애가 있을 거라고 하긴 했는데….
서포크: 오, 오래 기다리셨죠!
서포크: 지, 지금부터 행사장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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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캐퍼 플로. 행사장.
예포가 울렸다. 하늘은 행사를 기념하는 불꽃들로 물들었다.
프리드리히의 작전으로 세이렌 상위 개체의 무력화에 성공했지만, 그에 따른 피해는 결코 무시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로열과 유니온――「아주르 레인」 상층부에는 모두 세이렌에 의한 피해라고 보고되었다.
따라서 이번 행사는 그에 따른 후속 조치 및 채제를 바로잡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되었다.
애버크롬비: 후드 아줌마, 늦네에―
그러나 시작 시간이 됐음에도 주빈 중 한 명인 순양전함 후드는 행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리펄스: 언니……. 이게 대체…….
리나운: 후드 님은 시간 약속을 잘 지키시는 분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 갑자기 불참할 리는 없어요.
리펄스: 그치만 벌써 시간이 지났는데? 상층부 상대로 서프라이즈를 할 위인도 아닌데….
리펄스: 아무리 세이렌이라고 해도 로열 함선들이 거의 다 모여 있는 이곳을 공격할 리는 없고….
리펄스: 메이드대는 뭔가 알고 있으려나?
리나운: 메이드대도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것 같네요. 리펄스는 여기 있어요. 제가 상황을 보고 오겠습니다.
―――――!!!
리펄스: …공습경보!?
리나운: 경비를 맡은 함선에게 따로 연락은 없었는데!? 도대체…!
행사장에 갑자기 공습경보가 울려 퍼지면서 주변이 어수선해졌다.
벨파스트: 내빈 여러분. 부디 침착해 주십시오.
벨파스트: 이 행사장은 로열 네이비의 정예 함선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세이렌 함재기는 항구에 접근하기 전에 격추될 것입니다.
벨파스트: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태가 일어날 수 있으니, 부디 직원의 안내에 따라 방공시설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리나운: 이상하네요…. 경비대가 격추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이곳까지 경보가 울리지는 않았을 텐데….
리나운: 벨파스트. 저희도 요격에 나서겠습니다! 적의 위치를 가르쳐 주세요!
벨파스트: 알겠습니다. 현재 초계함대는 만 너머 광역에 전개 중입니다.
벨파스트: 킹 조지 5세 님의 지원함대도 편성될 예정이오니 두 분께서는 기사대 분들과 합류를 부탁드립니다.
벨파스트: 행사는… 안타깝지만 중지할 수밖에 없겠군요.
~02. 행사의 뒷면
스캐퍼 플로. 항구 시설.
시설 내 어느 방. 내부는 로열 왕가 풍이지만, 대량의 의료기기와 케이블이 분위기를 다소 훼손시키고 있었다.
그 호화로운 병실 한가운데, 병상에서 간호를 받고 있던 환자는 몸을 일으켰다.
후드: 너무 과도한 조치입니다. 폐하.
후드: 그 전투에서 입은 부상은 이미 다 나았습니다. 더 이상 폐하께 심려를 끼칠 수는 없습니다.
후드: 그리고 서두르지 않으면 상층부의 행사에 참가할 수 없게 됩니다. 폐하의 체면을――
퀸 엘리자베스: 행사는 이미 취소됐어.
퀸 엘리자베스: “제거된 상위 개체의 원수를 갚기 위해 세이렌이 무모하게 습격했다.”라는 식으로 쉽게 넘길 수 있으니까.
후드: 폐하…………….
후드: 알겠습니다. 그럼 폐하의 성은에 기대어 조금 더 쉬도록 하겠습니다.
후드: 거듭 말씀드리지만, 그때의 부상은 이미 완치되었습니다. 지금은 단순한 피로겠지요.
후드: 폐하께서 손수 간병해 주시는 것과 같이, 하물며 상층부에게 의심을 살 만한 행동을 하면서까지 속일 정도는 아닙니다.
킹 조지 5세: 후드 경. 너무 삼가는 것도 보기에 좋지 않아. 지금은 푹 쉬도록 해.
후드: ………………조지에게까지 그런 말을 들을 줄은….
킹 조지 5세: 후드의 연설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그 전투에서 벌어졌던 일을 입에 맞게 완벽히 재구성할 수 있다고 해도, 그것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건 두고 볼 수 없지.
후드: ………………그럼, 지금부터라도….
퀸 엘리자베스: 안 돼. 넌 너무 무리하고 있어.
퀸 엘리자베스: 지휘관과 철혈에게 받은 데이터로 알게 된 사실이지만, 네가 그 사건에서 입은 상처는 완치는커녕 점점 악화되는 중이야.
킹 조지 5세: 비스마르크가 사용했던 「검은 큐브」로 인한 상처는 아무래도 외상만으로 끝나는 게 아닌 것 같다.
킹 조지 5세: 그러니 이렇게 쓰러져서 실려 온 것도 무리는 아니지.
킹 조지 5세: …후드 경을 탓할 생각은 없어. 하지만 이대로는…….
퀸 엘리자베스: 이 일은 절대 비밀이야. 상층부 귀에 들어가서는 안 돼.
킹 조지 5세: 물론입니다.
후드: 폐하, 조지. 폐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후드: …제 불찰로 인해 로열 네이비의 영광에 먹칠을 하고 말았습니다…….
킹 조지 5세: 걱정 마라. 비스마르크도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가 어느새 복귀하지 않았나. 너도 충분히 그럴 수 있어.
킹 조지 5세: “세이렌의 공습”은 내가 어떻게든 하겠다. 후드 경은 여기서 안심하고 쉬도록 해.
후드: 감사합니다, 조지. ……방금 대화로 깨달았습니다.
후드: 제가 검은 큐브로 인해 입은 상처는, 현재 로열에서는 치료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후드: 이 몸 역시 로열의 영광의 일부. 비록 바다에 가라앉는다 해도 로열을 위해서라면 제 전부를 바쳐서…….
퀸 엘리자베스: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작은 여왕이 되물었지만, 대화는 더 이상 계속되지 않았다.
퀸 엘리자베스: ……………………………후드…….
~03. 치료법
스캐퍼 플로. 항구 시설.
퀸 엘리자베스: 후드의 검사 결과는 어때?
워스파이트: 네. 폐하께서 추측하신 바와 같이, 후드가 입은 상처에는 무언가 내적인 것이 남아 있고, 현재진행형으로 계속 악화되고 있습니다.
퀸 엘리자베스: 그리고 이대로라면 후드는 영원히 저 침대에 누워있을지도 모른다는 거네.
퀸 엘리자베스: 비스마르크, 알제리… 하인 덕에 다른 진영의 정보와 샘플을 구했지만, 후드의 상처를 치료하기에는 부족해.
퀸 엘리자베스: 함선이 다르니 용골에 미치는 영향도 또 달라…. 받아들이는 건 쉽지만 결국 어떻게 하라는 거야….
퀸 엘리자베스: 후드는 검은 큐브의 힘을 사용한 게 아니라 단지 맞았을 뿐인데…….
워스파이트: 폐하. 차라리 비스마르크에게 연락해서 직접 검사를 받게 하는 건 어떻습니까!
퀸 엘리자베스: 안 돼. 그런 짓을 했다간 상층부나 세이렌에게 포착될 거야.
워스파이트: 하오나 폐하. 검은 큐브에 대한 것은 우리 로열의 힘만으로는 별 수가 없습니다….
퀸 엘리자베스: 알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철혈… 으응, 하인에게만 의지해서는 안 되는 거야.
퀸 엘리자베스: 상층부는 철혈이 그 전투 간에 뭘 했는지 알고 있어. 같은 케이스가 반복되지 않도록 온갖 조치는 다 취하고 있지.
퀸 엘리자베스: 이 타이밍에 타 진영과 접촉하는 건 무모해.
퀸 엘리자베스: 프리드리히도 분명 그걸 예상하고 잠적한 게 틀림없어.
퀸 엘리자베스: 지금 철혈이나 하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정보 제공뿐이야. 그 이상은 우리 로열의 몫이고.
퀸 엘리자베스: 검은 멘탈 큐브가 세이렌에게 받은 거라면, 우린 그걸 손에 넣을 방법이 없어.
퀸 엘리자베스: 그러니까 발상을 전환해서 그 큐브와 관련이 있는 걸 찾아야 해!
퀸 엘리자베스: 프리드리히와 협력한 것도 딱히 세이렌을 해치우기 위해서가 아냐,
퀸 엘리자베스: 현재 철혈이 사용했던 「문」은 우리 관리 하에 있잖아.
워스파이트: 그렇군요……! 하지만 후드를 치료할 단서는 어떻게……?
워스파이트: 그래! 특이점인 「문」을 연다는 것은, 세이렌의 영역에 침입할 수 있다는 뜻이네요…!
워스파이트: 세이렌의 경면해역에서 무언가 단서를 찾을 수만 있다면, 검은 큐브 같은 위험한 것에 손대지 후드의 상처를 치료할 방법을 알아낼 수 있겠네요!
워스파이트: 어쩌면 「잔불」이나 「META」에 관한 단서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퀸 엘리자베스: 맞아. 철혈처럼 「META」 함선 동료가 있다면 더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겠지만….
퀸 엘리자베스: 뭐, 됐어. 지금은 그런 생각 하고 있을 때가 아냐.
퀸 엘리자베스: 아무튼 후드의 치료법을 찾는 게 우선이야. 동료를 모으는 건 그 다음으로 미뤄도 돼.
퀸 엘리자베스: 그런 고로! 그 「특이점」…… 아니, 경면해역 「카멜롯」의 상황은 어때?
워스파이트: 「문」은 안정적으로 세이렌의 경면해역――코드 네임 「카멜롯」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퀸 엘리자베스: 「카멜롯」과 관련 지역을 조사하는 데 얼마나 걸려?
워스파이트: ……반년에서 1년 정도로 예측됩니다.
퀸 엘리자베스: ……무리겠네. 그때까지 후드의 몸이 버티지 못할 거야.
워스파이트: 버려진 세이렌 시설이라고는 하지만, 낙오된 세이렌들이 출몰하고 있기 때문에 탐색에는 상당히 위험이 따릅니다.
워스파이트: 양산함을 데려가는 것도 「문」의 규모와 이를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를 생각하면 어렵습니다.
워스파이트: 현재는 폐하의 근위대를 중심으로 탐색대를 편성하고 있습니다만.
워스파이트: 경면해역의 탐색과 치료법 단서, 두 가지 모두를 쫓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릅니다.
퀸 엘리자베스: 자기 때문에 동료들이 위험에 빠지는 걸 후드가 용납할 리가 없지.
퀸 엘리자베스: 탐색대를 늘릴 수는 없어?
워스파이트: 경면해역 내 보급과 지원, 그리고 지원 체계를 생각하면 인력의 대량 투입은…. 폐하, 죄송합니다….
퀸 엘리자베스: 그렇겠지…. 준비 없이 여러 팀을 파견하는 건 너무 위험해. 그리고 모처럼 손에 넣은 「카멜롯」을 잃을 수도 없고.
퀸 엘리자베스: (그렇다고 이대로 후드를 잃을 수도 없어!)
퀸 엘리자베스: (으으, 무슨 방법 없나……….)
~04. 결단
스캐퍼 플로. 항구 시설.
행사장 근처에 새로이 지어진 시설――로열 소속 특별계획함 모나크는 홀로 복도를 걷고 있었다.
모나크: 이렇게 아무도 없는 장소는 왠지 모르게 아늑하군.
모나크: 설마 세이렌의 공습으로 행사가 취소될 줄이야….
모나크: 그 정도 수의 적기라면 이 모나크 혼자서도 충분히 정리할 수 있는데, 이곳에 보내놓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게 하다니.
모나크: 조지, 요크, 웨일스, 그리고 나. 모두 로열을 위해 싸우기로 맹세했는데, 어째서 나만 싸울 수 없는 거지…!
문득 옆방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 ……그러니 이렇게 쓰러져서 실려 온 것도……
???: ……검은 큐브로 인해 입은 상처는, 현재 로열에서는 치료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모나크: 이 목소리는…… 후드?
벽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는 선명하진 않았지만 모나크는 이내 대화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었던 후드는 상태가 좋지 않고, 치료법 역시 구할 곳이 마땅치 않는 것을.
모나크: 후드……. 설마 그런 일이 있었을 줄은…….
후드와는 로열 본섬에서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었다. 그야말로 로열의 영광과 우아함을 상징하는 듯한 고결한 인물이었다.
모나크: 오늘 행사에서도 연설을 할 예정이었나…. 그래, 세이렌의 공습은 진짜가 아니었군.
모나크: ………………폐하께서는 왜 이 일을 숨기시는 거지?
대화는 계속되었다.
???: ……양산함을 데려가는 것도 「문」의 규모와 이를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를 생각하면……
???: ……근위대를 중심으로 탐색대를 편성하고 있습니다만……
???: ……경면해역의 탐색과 치료법 단서, 두 가지 모두를 쫓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 ……경면해역 내 보급과 지원, 그리고 지원 체계를 생각하면 인력의 대량 투입은……
???: ……모처럼 손에 넣은 「카멜롯」을 잃을 수도 없고……
모나크: 「카멜롯」……. 그런가. 그 「문」 건너편에 있는 경면해역 말이군.
모나크: 거기서 검은 큐브, 혹은 그에 가까운 단서를 얻지 못하면 후드는 이대로 다시는 깨어나지 못하게 된다…….
모나크: 검은 큐브의 위험도를 감안하면 가능한 한 접촉을 피하는 것이 상책. 그래서 폐하께서도 곤란해 하시는 거겠지.
모나크: 흥. 그렇다면 이 모나크가 맡을 수밖에.
모나크: 이 모나크. 스스로의 우수함을 증명하기 위해,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서라면 목숨은 아깝지 않다.
모나크: 동료들을 돕고 로열의 영광을 빛내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이 위기에 맞서도록 하지.
결의를 다진 가장 우수한 전함·모나크는 발길을 돌려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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