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재현」의 전황
조지아: 자, 지휘관. 브리핑 시간이다.
조지아: 현재 해역에 전개 중인 거의 모든 함대가 이미 철혈과 교전에 들어갔다.
조지아: 저쪽의 수는 적지만, 재밍 교란 때문에 우리 쪽 계획이 상당히 지체되고 있어.
조지아: 우선은 우리 기함이 속한 함대. 이쪽은 재밍과 환영을 만났을 뿐, 전진 속도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조지아: 그리고 북방연합 함대는 철혈 함대의 요격을 받고 있어 합류 시간이 예정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조지아: 그리고 뉴저지 함대도 철혈과 교전 중이야.
마지막으로 후방 예비전력은 철혈 잠수함대의 공격을 받고 있다. 이것도 진군이 늦어지는 원인 중 하나지.
조지아: 하지만 늦어진다 해도 계획을 수정할 정도는 아니야.
조지아: ………음, 이건? 지휘관. 최신 정보가 도착했다.
조지아: 신호원 26, 30, 31은 재밍에 의한 가짜로 판명. 바로 맵에서 지울게.
철혈의 재밍 시스템과 동시에 행해진 교란책에 대처하느라 진군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조지아: 이것으로 남은 신호원은 71개야.
→ 고생이군…….
조지아: 항공 정찰을 실시한다고 해도, 저 광학 미채는 상당히 교묘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파악하기 힘들어…….
조지아: 접근하지 않으면 가짜인지 아닌지 알 수 없고, 그렇다고 저공으로 접근하면 방공망의 먹이가 될 뿐이다.
더욱이 수많은 신호원 가운데 어느 것이 철혈 주력함대인지도 알 수 없다.
말로만 듣던 철혈의 재밍 기술은 역시 대단하군.
전력은 여전히 이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작전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
조지아: 아무리 지체시킨다 한들 이쪽에 손해를 입히지 않고서는 진군을 막을 수 없어.
조지아: 그리고 재밍도 시간은 걸리겠지만 충분히 대처할 수 있고.
철혈이 우리 진군을 늦추려는 이유는 대체 뭐지? 원군이 올 때까지의 시간벌기인가? 아니면…….
프리드리히가 사전에 큐브의 정보를 요청했던 것과 관련이 있는 건가?
큐브… 특이점…. 가끔 그녀가 대체 무얼 노리는 건지 이해하기 힘들 때가 있다.
…………머리가 아프다.
통신: ――――――――――
엘드리지: ………지휘관. 통신기, 울려.
조지아: 상층부의 질책이려나? 후후.
통신기의 모니터에 발신원이 나타나 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18. 스파이 대결?
NA해역.
크론시타트가 이끄는 북방연합 함대는 바다를 가로지르던 도중 어느 철혈 함선과 마주쳤다.
프린츠 오이겐: 이거 이거 크론시타트잖아?
크론시타트: ……프린츠 오이겐? 이런 데서 튀어나올 줄이야.
크론시타트: 일단 멈춰. 지금은 임무 수행 중이다. 다가오면 발포하겠어.
프린츠 오이겐: 매정하네. 같이 신나게 술도 마신 사인데.
크론시타트: 지금은 상황이 다르잖아?
프린츠 오이겐: 그래. 그럼 얘기나 좀 해볼까? 크론시타트는 지금 뭐하는 중이야?
크론시타트: 흥. 당연이 「임무」 중이지.
크론시타트: 그리고 또 같이 술 마시자는 소린 하지 마.
프린츠 오이겐: 유감이네. 그냥 같이 술이나 한 잔 하면서 내친김에 북방연합의 비밀 얘기라도 듣고 싶었는데.
크론시타트: 나도 철혈 비밀이나 좀 들어 보고 싶네. 네가 취하지만 않는다면.
프린츠 오이겐: 이래서 키로프보단 네가 더 편하다니까.
크론시타트: 술은 거르고 밥 정도는 사줄 수 있는데.
프린츠 오이겐: 후후후. 그래…. 실종됐다는 소식을 듣고 어떻게 된 건가 했는데, 크론시타트는 전혀 변하지 않았네.
크론시타트: 너야말로 프리드리히 밑에서 이런저런 일 하는 거 같더만.
크론시타트: 목적이 뭔지 물어봐도 어차피 대답 안 해줄 테니, 그 대신 충고 하나만 하지.
크론시타트: 남을 기만하는 짓도 적당히 해. 그렇지 않으면 진짜 원하는 진실을 잃게 될 테니.
프린츠 오이겐: 나는 항상 실패하는 크론시타트와는 달라.
크론시타트: 그럼 언제나처럼 화려하게 해볼까! 이야기는 널 사로잡은 다음 천천히 듣도록 하지.
프린츠 오이겐: 아하하. 이 프린츠 오이겐이 쉽게 잡혀줄 것 같아?
크론시타트: 잡아주지. 이 거리에 이 전력이면 도망치기 전에 충분히 화력을 투사할 수 있어!
――――!!!
크론시타트: 포탄이 빗나갔다고…!? 칫, 재밍인가…!
프린츠 오이겐: 맞아. 시간 벌이에 협력해줘서 고마워. 크론시타트.
프린츠 오이겐: 본의는 아니지만, 일단은 너희가 고전할 만한 상황을 만들어 놔야지.
프린츠 오이겐: 오딘, 부탁해!
오딘: 아아. 편찬 용골. 접속. 에너지 직결…….
오딘: 꿰뚫어라, 헤르테이트의 굉뢰!!!
~19. 증원
스캐퍼 플로 해역.
진츠: 조용하네요……. 철혈 함선도 도통 보이질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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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에기르와 아우구스트도 여기 남으렴. 아주르 레인이 왔다면 그 작전대로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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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츠: 라고 말하긴 했지만, 철혈의 전력은 모두 전선으로 돌려진 것 같습니다.
진츠: 우리 중앵과는 관계 없는 싸움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상황이 그렇게 되진 않을 것 같네요….
야마시로: 아카기 씨가 아주르 레인이 나타면 틈을 봐서 가세하라고 하셨죠!
유키카제: 처음부터 행운의 유키카제 님을 데려갔더라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쇼카쿠: 즈이카쿠에게선 아직 연락이 없나요?
카가: 즈이카쿠는 아카기와 함께 행동하고 있다. 이곳에 아주르 레이니 쳐들어오지 않는 한 무사할 거야.
쇼카쿠: 그렇지만 철혈이 병력을 전선으로 돌린 건 그만큼 불리해졌기 때문이 아닐까요?
카가: ……그럴 가능성도 있다. 아직 먼 거리지만, 정찰기가 이미 전투의 흔적을 포착했어.
카가: 놈들은 분명히 이 스캐퍼 플로를 향해 진군하고 있다. 우리가 여기 있는 걸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쇼카쿠: 로열의 진의를 확인하려는 걸지도 모르겠군요. 지금 이곳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도 포함해서 각 진영의 상층부가 궁금해 할 테니까요.
쇼카쿠: 그럼 아카기 선배의 전언대로 그쪽으로 가겠습니다.
쇼카쿠: …중앵이 전화에 말려들지 않기를 기도할 수밖에요.
카가: 알겠다. 지금 아카기에게――
그때 지금까지 아무 움직임도 없던 특이점의 「문」에서 갑자기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에너지의 격류로 거칠어진 바다에 진홍색 기모노를 입은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카가: 언니!? 괜찮으십니까!? 저쪽 상황은――
아카기: 그래. 즈이카쿠도 무사해. 후후후. 재미있는 걸 봤지 뭐니.
아카기: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으니 거기서 본 건 나중에 얘기할게.
아카기: 여기 카가와 진츠밖에 없다는 건… 아주르 레인이 움직였구나.
카가: 아아. 지금 이쪽을 향해 오고 있다.
카가: 철혈이 지연 작전을 구사하고 있지만, 돌파당하는 건 시간문제야.
카가: 쇼카쿠 쪽은 이미 출발했다. 잘만 된다면 아주르 레인이 여기 도착하기 전에 탈출할 수 있을 거야.
아카기: 우린 탈출하지 않아, 카가. 현 상황은 모두 작전대로니까.
아카기: 특이점의 문을 지키느라 수고했어. 우리도 전투에 참가할 거야.
아카기: 내가 지금 어떻게 보일지 잘 알아. 하지만 이건 우리 「함선」의 싸움…….
아카기: 그리고, 보렴. 힘을 보태는 건 우리만이 아니니까.
카가는 아카기의 진의를 이해하진 못했지만, 재차 「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즈이카쿠, 프리드리히――차례차례 함선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점점 빛을 잃어가는 「문」에서, 특이점 조사를 마친 함선들이 귀환했다.
카가: 저 철혈의 함선들은…….
아카기: 「META」가 아니라 우리처럼 평범한「함선」이야.
아카기: 철혈의 새 전력이자, 이 작전의 진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프리드리히의 새로운 패란다.
~20. 견제전투
아주르 레인 함대. 브리핑 룸.
조지아: 지휘관. 지금부터 갱신된 상황을 설명할게.
조지아: 소비에츠키 소유즈 함대는 계획대로 스캐퍼 플로로 향하여 포위를 시도 중이야.
조지아: 선행한 뉴저지 함대는 여전히 철혈의 재밍과 지연 작전의 영향을 받고 있고.
조지아: 그리고 철혈의 특별계획함도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어.
조지아: 일부는 울리히가 이끄는 함대와 함께 이쪽으로 진군 중이라고 한다.
조지아: 재밍 대처로 인해 전력이 분산되어 있어 발을 묶기는 어렵지만, 이쪽에서 충분히 대응은 가능해.
조지아: 어찌됐든 지휘관이 있는 함대니 전력 배치에 빈틈은 없어.
적어도 본진을 강습당해 형세가 역전될 일은 없을 것 같다.
적의 항공전력도 전장에 나타나기 시작했으니, 예비함대를 이끄는 엔터프라이즈에게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조지아: 그나저나, 역시 특별계획함인가…….
강력한 함선이기에 작전 입안시 각 진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고 한다.
소유즈는 독자적 첩보를 근거로 "특별계획함은 나오지 않는다"라며 계획을 밀어붙였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작전을 관철하기 위한 자작극이었을지도 모른다.
→ 로열에서 온 연락은 없어?
조지아: 스캐퍼 플로 상황 말야? 여전히 적당히 얼버무리고 있어.
조지아: "통신 장애로 인해 현 상황은 불명. 본 작전과의 관계성은 낮기에 확보는 불필요하다."래.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조지아: 이상하게도 그 여왕님도 신경 쓸 필요 없다고 했고.
조지아: 철혈 함대가 거기 있을 가능성은 높지만… 그렇다고 로열 함대가 포기해도 좋을 거점은 아니야.
조지아: 무언가를 숨길 셈이라면, 지금의 스캐퍼 플로는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겠지.
그 가능성도 물론 생각했다. 철혈에 대한 보복 작전인데 왜 로열의 정박지를 목표로 하는 거지?
애초에 철혈도 왜 스캐퍼 플로를 급습한 거지?
나중에 프리드리히나 엘리자베스를 만나면 자세히 물어볼 수밖에.
조지아: 지휘관. 울리히 함대 말인데, 내게 맡겨주지 않겠나?
조지아: 아무리 지휘함대의 전력이 충실하다고 해도, 더 이상 계획을 늦출 수는 없으니까 말야.
조지아: 철혈 계획함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서 그러는 건 절대 아니고. 하하하.
조지아: 내가 출격하면 지휘관은 나머지 함대를 이끌고 그대로 스캐퍼 플로로 직행해.
조지아: 철혈 함대의 구성원은 대부분 다 파악을 끝냈어. 프리드리히는 아마 거기 있을 거야.
→ 출격을 허가한다
조지아: 로저. 전함 조지아, 이 시각부로 출격한다!
→ 산소 콜라의 보급을 허가한다
조지아: 하하하. 돌아오면 남김없이 마셔주지.
→ 울리히의 진짜 목적은….
조지아: 확실히, 그쪽이 노리는 게 지휘관인지도 의심스러워. 그렇다면 너무 안이하니까.
조지아: 뭐, 무슨 꿍꿍이든 이 손으로 박살 내 주겠어.
~21. 새로운 풍경
스캐퍼 플로 해역.
요르크: 흐응. 특이점의 풍경과는 많이 다르네.
뤼초: 잔해도 없고 바다도 완전 잔잔해…. 이게 원래 스캐퍼 플로라는 거지?
튀링겐: 정확히 말하자면 「현실」의 스캐퍼 플로지. 그 「기록」에 나온 스캐퍼 플로의 미래인 셈이다.
뤼초: 와우, 백 투 더 퓨처! 잘은 모르겠지만 신기해!
뤼초: 그나저나 정말 과거에서 미래로 여행을 한 기분이야~
엠덴: 어머. 이 파괴의 흔적은 누가 한 걸까요? 세이렌인가요?
카가: 세이렌이 아니라 철혈 함대다.
카가: 철혈 함대가 로열 함대를 유인하는 동안 티르피츠와 도이칠란트가 이곳을 급습했었지.
엠덴: "흐응. 미래의 철혈 함대도 꽤 하네."
엠덴: 동료들과 만나는 것이 기대되네요. 후후후.
카가: 그 동료란 세이렌과 싸우는 동료를 말하는 건가? 아니면 아주르 레인과 싸우는 레드 액시즈의 동료인가?
엠덴: "둘 다야."
엠덴: 아주르 레인, 그리고 레드 액시즈――
엠덴: "애초에 철혈 함대가 세이렌을 궤멸하지 못했다면 「아주르 레인」에 참가하는 일은 없었을 테고."
엠덴: 세이렌이라는 공통의 적이 약해진다면, 동맹의 유대 역시 약해지죠.
엠덴: "그러니 레드 액시즈가 출현한 건 자연의 섭리야."
엠덴: 그것이 바로 분쟁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입니다.
카가: ………그래. 너희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 건가.
카가: 동맹은 유동적이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일 수도 있고――그 반대일 수도 있지.
카가: 지금은 이 공투가 오래 지속되기를 바라자.
뤼초: 즈이카쿠한테 들었어. 네가 카가지?
뤼초: 아카기처럼 원래 전함이었다가 나중에 항공모함이 됐다며?
뤼초: 그리고 아마기였나? 걔도 전함에서 항모가 될 예정이었다면서?
카가: 아아. 용골만 같다면 어느 정도 개수는 가능하다.
카가: 단지 엄청난 자원과 시간이 소비된다. 4대 진영이라도 그리 자주 있는 일은 아니야.
카가: (아마기 씨…. 그녀가 무사했다면 나도 항공모함이 되진 않았을 텐데….)
자이틀리츠: 의장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결국 자이틀리츠는 구식함에 불과합니다. 전력 향상이 가능하다면 꼭 부탁드리고 싶습니다만…….
자이틀리츠: 아무래도 현실적이진 않나 보군요….
카가: 내가 보기에 너는 이미 충분한 전력이다.
카가: 부족한 점이 있다면 함선으로서의 경험이겠지.
카가: 그리고 기존 병장의 개수라면 철혈의 기술력으로 손쉽게 해낼 수 있다.
자이틀리츠: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주포를 몇 문 더 프리드리히 님께 부탁해서…….
카가: 그건 힘들겠군.
카가: (……아니, 철혈이라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가.)
뒤에서 오던 동료들이 카가와 자이틀리츠를 따라잡았다.
아카기: 즈이카쿠. 엘리자베스 못 봤니?
즈이카쿠: 그러고 보니…… 방금 전까지 같이 있었는데?
즈이카쿠: 서, 설마 「특이점」에서 탈출하지 못한 건 아니겠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여왕은 아직 「특이점」에 볼일이 남아서 우리와는 별도 행동이란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리고 어차피 그녀는 이번 작전에 우리와 함께 참가할 수는 없으니까.
아카기: 여차하면 「인질」로 써먹을 데가 있었을 텐데 말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엘리자베스는 내 패가 아니야.
아카기: 앞으로 드러낼 패가 몇 장이나 더 남아 있는 거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후후후. 이게 전부라고 한다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남은 건, 이 패들을 어떻게 낼 것인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에기르와 아우구스트가 없는 걸 보니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모양이구나.
카가: 그래. 아주르 레인의 발을 얼마나 묶어 놓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건 아주르 레인, 그리고 아가가 하기 나름이겠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우리는 단지 악보대로 악장을 계속 연주할 뿐.
뤼초: 이제 어떡해? 아주르 레인하고 한바탕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게 네가 원하는 바라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경면해역에서 세이렌 소탕으로 탄약이 다 떨어졌을 테지? 우선은 스캐퍼 플로의 비축 물자로 보급하려무나.
엠덴: 네. 기꺼이 그러도록 하죠.
튀링겐: 보급이 없다면 함선이라도 싸울 수 없으니까.
요르크: 그럼 사양하지 않을게. 자, 엘빙도.
엘빙: 아아…. 이 보급물자 안은 분명 불량품투성이일 거야. 엘빙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적을 멋지게 격파할 테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너는 무력하지도, 비참하지도 않단다. 충분히 동료들의 도움이 되고 있어. 네 의사와는 상관없이.
엘빙: ……! 가, 갔다 올게…….
뤼초: 그럼 나도― 내친김에 잠도 좀 자고―
뤼초: 전투가 시작되면 깨워줘―
자이틀리츠: 뤼초는 제게 맡겨 주십시오! 그럼, 무운을 빌겠습니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중앵은 어쩔 셈이지? 이 전투는 너희와는 관계가 없는데.
아카기: 그렇긴 하죠. 하지만 프리드리히. 당신의 「악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잖아요?
아카기: 보급을 받겠어요. 괜찮겠죠?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원하는 대로.
즈이카쿠: 아카기 선배, 나는 괜찮아! 아까 싸우지도 않았고.
아카기: 지금까지의 연료 소비에 함재기용 물자. 보급해야 할 것이 많이 있겠지?
아카기: 사양하지 않아도 돼.
아카기: 다시 말하자면, 이건 우리가 받아야 할 보수야.
즈이카쿠: 보수라니 우린 아무것도 안 했는데…….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선불이라고 생각하렴. 「결전」에 참가해주는 보수란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든든히 보급하는 게 중앵과 레드 액시즈에… 아니, 아가에게 도움이 될 테니.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분명 후회하지 않을 거야.
아카기: 마지막으로 확인하겠어요. 우리가 싸울 상대는――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너희 중앵의 힘이 유감없이 발휘될 수 있는 상대라는 것을 보증하지.
아카기: 그래요. 재미있겠군요.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악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아카기.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너도, 여왕도, 특이점 밖에 있는 유니온과 북방연합도, 그리고 우리 아가도――실망시키지 않을 거야.
~22. 전황의 추이
스캐퍼 플로 주변 해역. 기함 브리핑 룸.
엘드리지: 엘드리지… 연락… 수신이 잔뜩…….
엘드리지: 엘드리지, 읽어?
→ 스스로 확인한다
→ 엘드리지에게 맡긴다
엘드리지: 첫 번째…….
엘드리지: 지휘관… 철혈 함대, 배치…….
엘드리지: 달라졌어…….
엘드리지: 울리히, 모두, 스캐퍼 플로로 퇴각…….
엘드리지: 대미지… 못 줬어….
엘드리지: 계획함… 강해…… 잘 싸웠어….
엘드리지: 함대 재편하고…………….
엘드리지: 응… 함대 재편하고… 동료들의 보급을…
엘드리지: 우선한 다음…… 전진…….
엘드리지: 양산형도… 보급 보급…….
엘드리지: 스캐퍼 플로에서… 보자… 뉴저지가……….
………엘드리지가 열심히 읽어주고는 있지만, 이대로면 평생 가도 끝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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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시간이 지난 후――
각 함대의 정보를 종합해보면, 아무래도 철혈 함대의 작전이 바뀐 것 같다.
지금까지의 재밍을 이용한 교란과 지연에서 벗어나 전력을 스캐퍼 플로에 집중시키고 있다.
아군 측 전력의 격파를 포기한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 감춰왔던 것을 더는 숨기지 않으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북방연합 함대는 오이겐, 오딘 등 철혈함과 교전했지만, 피해는 크지 않았다.
조지아 함대는 멋지게 울리히 함대를 격퇴했고, 지금은 기함 함대와의 합류를 위해 이쪽으로 오고 있다.
뉴저지 함대는 티르피츠와 교전 중 퇴각하는 울리히 함대와도 조우했으나 피해는 경미했다.
정리하자면 철혈은 적은 전력으로도 선전했지만 결국 패배를 면치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프리드리히의 목적은 철혈의 승리는 아닌 것 같다.
한숨 돌리고, 현재 함대의 진로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새러토가가 있는 예비함대는 문제없이 기함 함대와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전의 주 전력으로 손색이 없다.
이제는 스캐퍼 플로에서의 마지막 싸움을 향해 전진할 뿐이다.
~23. 조화로운 작전
스캐퍼 플로 주변 해역.
엔터프라이즈: 지휘관. 철혈의 잔존함대, 그리고 프리드리히의 위치를 알아냈다.
엔터프라이즈: 중앵 함대와 함께 스캐퍼 플로 만을 나와, 지휘관이 있는 기함을 향해 전진하고 있는 것 같다.
중앵 함대……. 다카르에 있던 아카기 일행인가. 그녀들이 여기 왜?
철혈에 가세해 우리와 최후의 결전을 치르기 위해―― 아냐, 그건 말이 안 돼.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지휘관 동지. 이쪽은……… 도착………….
북방연합에서 통신이 오고 있지만, 노이즈가 껴서 잘 들리지 않는다.
이제 와서 철혈이 재밍을 시도한다고 생각하긴 어렵다.
엘드리지: 기함… 통신기… 문제없어… 정상…….
그렇다면 지금 상황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멤피스: 나쁜 예감이 적중한 것 같네. 세이렌이 움직이고 있어.
NA해역의 세이렌…. 잠잠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때에……!
멤피스: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야…! 지휘관, 위험해!
멤피스: 세이렌 함대만이 아니야! 경면해역 반응도 다수 관측됐어!
멤피스: 방금 북방연합 함대가 휘말렸어! 다른 함대에도 시급이 확인을――
엔터프라이즈: 작전 해역 전역에 해무가 발생하고 있다! 지휘관, 함대를 분산시켜선 안 돼!
엔터프라이즈: 곧 합류할게! 지휘관은 거기서 가만히 있어!
새러토가: 새러토가도! 으아아아아! 양산함이 벌써 삼켜지고 있어!
새러토가: 지휘관이 있는 곳까지 갈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서두를게!
전원이 한데 모이면 오히려 일망타진 당할 우려가 있다. 여기선――
워싱턴: 우선은 눈이 될 항모부대를 지키라고!? …알겠어! 진로를 조정한다!
볼티모어: 이쪽도 갈게! …쳇. 지휘관 미안! 인간형 세이렌 무리를 발견했다! 여기 잠깐 체류하겠어!
갑자기 나타난 세이렌으로 인해 스캐퍼 플로로 향하던 함대들의 발길이 엇갈렸다.
가까운 아군과 합류하여 세이렌의 기습에 대비하면서 해무를 없앨 방법을 찾는 한편, 불안정한 통신 속에서도 동료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멤피스: 초계함대하고 함재기도 있었는데 세이렌 활동이 없던 해역에서 갑자기 이렇게 많은 경면해역을 전개하다니, 믿을 수 없어…!
멤피스: 어떻게 이런 일이…. 세이렌이 우리가 올 줄 알고 매복하고 있었던 건가?
통신이 완전히 끊기기 전에 구원 요청을 해야 한다.
철혈과 중앵도 같은 해역에 있었으니 경면해역에 말려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은 로열에게 연락하자.
스캐퍼 플로에는 분명 경비대가 배치되어 있을 테니까.
멤피스: 알겠어! 로열에 구원 요청을 할게!
그리고 기함과 가장 거리가 가까운 조지아는――
조지아: 괜찮아 지휘관. 아직 통신은 살아 있어.
조지아: 기록에 따르면 이 해무는 「컴파일러」라는 상위 개체가 제어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지아: 그놈을 찾아서 해치우면 해무는 걷힐 거야.
해무 속에서 함재기의 활동 범위는 압도적으로 줄어든다. 가능하다면 수를 늘려 대규모 정찰을 실시하면 좋을 텐데.
엔터프라이즈와 새러토가가 있는 항모 기동부대와의 통신은…….
통신: …………….
반응이 없군. 해무로 전파가 차단된 모양이다.
뉴저지: 항모에만 정신이 팔려서 이 최대 최강의 블랙 드래곤, 뉴저지를 잊으면 안 되지♪
뉴저지: 지휘관, 괜찮아? 아직 버틸 수 있어?
브리핑 룸에 활기찬 목소리가 울렸다.
뉴저지: 경면해역에 절반 정도 휘말렸지만, 아직 나머지 절반의 전력이 있어!
에식스: 컴파일러 탐색은 맡겨 주세요! 에식스, 온 힘을 다해 모든 함대원을 돕겠습니다!
경면해역의 규모와 수를 모르는 이상, 우선 해무부터 해결해야 한다.
뉴저지: (작은 목소리) 지휘관. 여기 오는 길에 철혈 양산함대도 봤는데….
뉴저지: 세이렌은 우리만 공격하고 철혈 함대는 공격하지 않았어.
→ 세이렌이, 철혈 함대와…?
→ 둘이 내통하고 있었다고…?
뉴저지: 모르겠어. 다만 세이렌의 개입한다면 결과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겠지.
뉴저지: 세이렌의 이간질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지금부터는 신중하게 가자.
인트레피드: 지휘관! 컴파일러로 추정되는 인간형 개체를 발견했어!
인트레피드: 남동쪽에서 대군을 거느리고 그쪽으로 가고 있어! …프리드리히도 북동쪽에서?!
뉴저지: 세이렌은 내가 막을게! 지휘관, 프리드리히를 부탁해!
뉴저지: 지휘관 근처에는 얼씬도 못할 줄 알아!!
…………………….
세이렌이 이번 작전에 개입할지도 모른다는 건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그래서 연합군을 조직했고, 별의 바다의 인원까지 동원했다.
아무리 프리드리히라고 해도 세이렌의 개입까지 손을 썼을 같진 않은데. 대체 그녀는 무슨 생각인 걸까――
~24. 대화
엘드리지: …………지휘관, 통신기…….
아군과의 통신 상황을 체크하기 위해 회선은 열린 채로 놔뒀지만, 여기서 가까운 멤피스와 뉴저지 말고는 어디에서도 수신되는 일이 없었는데.
엘드리지: 비밀회선……….
비밀회선…? 이런 때에?
이 타이밍에 비밀회선으로 통신을 걸 만한 사람이라면――
→ 소비에츠키 소유즈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니란다. 아가.
→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렇단다. 아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니면 좀 더 공적인 호칭이 좋으려나? 아주르 레인의 지휘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나는 이번 작전의 철혈 함대 지휘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라고 한단다.
→ 이 회선을 사용할 줄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래. 상층부에게 감청당하기 않기 위해서지.
→ 이 타이밍에 연락을 할 줄이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후후후. 이야기하기엔 좋은 타이밍이지 않니?
그녀에게 묻고 싶은 것이 너무도 많다.
하지만 지금은 세이렌 쪽이 더 시급하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래. 아가의 말대로 세이렌을 어떻게 퇴치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구나.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러려면 우선 상황이 이렇게 된 이류부터 설명해야겠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마 아가도 눈치채고 있겠지만, 이번 세이렌의 출현은 너무도 갑작스러워.
프리드리히가 꾸민 일은 아니었던 건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우리가 다른 진영보다 더 세이렌에 대해 잘 알긴 해도 행동까지 예측할 수 있는 건 아니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단지, 이번 작전에 세이렌이 개입하리라는 것은 예견하고 있었지.
…………….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서로 솔직해지자꾸나. 각 진영의 상층부가 세이렌과 통하고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을 거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가야말로 세이렌의 출현에 대비해서 소유즈의 계획보다 더 많이 함선을 동원하지 않았니?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대규모 소탕으로 활동이 거의 사라졌을 NA해역의 세이렌이, 왜 이제야 나타났다고 생각하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답은 간단해. NA해역의 세이렌은 처음부터 타격을 받지 않았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세이렌 작전」――우리가 공략한 그 세이렌의 거점은, 애초에 거점이 아니었단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잔불」이 이 세계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세이렌이 만든 워치 타워, 즉 감시 시설일 뿐이야.
확실히 우리 힘만으로 그 많은 수의 세이렌을 섬멸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세이렌의 힘은 비스마르크나 나, 심지어 아가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거대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상위 개체들――옵저버, 퓨리파이어, 테스터, 오미터, 컴파일러.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소형 실험장인 경면해역이나 세이렌 시설의 구축을 실시하는 「컴파일러」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각종 기재의 현장 시험이나 병장의 개수·개량을 실시하는 「오미터」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인간형 개체를 포함한 각종 세이렌의 성능 조정과 재현의 개입 관리를 실시하는 「테스터」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실험장에 혼입된 불순물 제거를 목적으로 하는 「퓨리파이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실험 전체의 운영과 실험 결과의 정리, 단말 간의 총괄을 겸임하는 「옵저버」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놈들은 단지 이 세계의 「실험」을 감시·관리하기 위한 단말에 불과해. 다시 말하면 전투원조차 아니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하기야 모르모트와 진심으로 다투는 인간은 없잖니?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세이렌의 진짜 전투 담당은 「아비터」……. 놈들의 힘은 우리로서는 당해낼 수 없어.
그럼 아비터가 싸우고 있는 상대는….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잔불」이지. 정확히 말하자면 「META」일까.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세이렌의 입을 빌리자면, 「META」는 「각성」에 실패한 산물로, 폐기해야 할 실험장에서 벗어난 존재.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 존재들은 실험에 있어서 그저 해악일 뿐이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래서 「제로」가 움직이기 시작했지. 세이렌의 우두머리이자, 「아비터」조차 조종하는 존재.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잔불」이 출현함에 따라 세이렌은 이 세계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게 되었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리고 「잔불」과 「META」가 이 세계에 나타났다는 증거가 바로 「특이점」이란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가. 나는 세이렌을 배제하고 철혈과 이 세계를 더 나은 미래로 이끌고 싶구나.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세이렌의 무력으로 연명하는 세계.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세이렌의 관리에 의해 결정되는 미래.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세이렌의 변덕으로 이루어지는 평화.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세이렌의 뜻대로 조종되는 전쟁.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지난 대전에서 함대가 궤멸당한 철혈이, 짧은 시간 안에 4대 진영으로 복귀하여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게 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니?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벼랑 끝에 몰린 북방연합이 강력한 극지함대를 조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동쪽의 거센 「폭풍」이 발생하는 원인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답은 간단해――세이렌이 그렇게 선택했으니까.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세이렌이 구축하려는 것은, 놈들이 신으로서 군림하며, 사람 간에 분쟁을 일으키고,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실험장이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런 세계는, 함선은, 인류는, 사람은――필요 없어.
프리드리히가 말하는 세이렌의 진실은, 이미 알고 있던 것도 있지만 모르는 것도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에서는 평소와 같은 냉정하고 어딘가 모를 자애로운 분위기가 아니라, 타오르는 듯한 열정이 느껴졌다.
잠시나마 철혈이 세이렌과 결탁해 이곳을 협공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었던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프리드리히만이 아니다. 프린츠 오이겐, 비스마르크, 다른 모든 철혈 함선들……. 그녀들은 모두 신뢰할 만한 동료들이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지금 이 세계는 세이렌에게 장악되어 있어. 우리의 역사는 곧 세이렌의 역사로 만들어질 거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만약 세이렌이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 것 같니?
세이렌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지금보다 나은 세상일 수도 있고, 나쁜 세상일 수도 있겠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하지만 그것은 우리 손으로 직접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인간의 세계」일 거야.
멤피스: 지휘관, 통신회선에… 통신회선에 누가 끼어들었어!
멤피스: 세이렌의 재밍을 뚫다니――
…………이 목소리는…!
통신: 나는 철혈 함대 기함 비스마르크. 스캐퍼 플로의 철혈 함선에게 고한다!
통신: 지금부터 철혈 함대는 세이렌에 전면 공격을 개시하여 철혈과 세이렌의 연을 끊는다!
통신: 각 함은 합류 해역에서 진형을 재정비하고 즉시 아주르 레인 함대에 협력하라!
통신: …그리고 지휘관.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
통신: 재현은 이것으로 끝이다. 그리고 「아주르 레인」으로 함께 싸우자!
통신: 운명은, 우리의 힘으로 결정한다!
검은 큐브의 힘에 맞서 끝까지 싸웠던 철혈 함대의 지도자――비스마르크가 다시 일어섰다.
멤피스: 프린츠 오이겐이 세이렌을 향해 공격을 시작했어!
멤피스: 어떻게 된 거지……? 비스마르크는 그 사건 이후로 완전히 퇴장한 줄 알았는데…!
멤피스: 그래도… 다 함께 세이렌에 맞서기 위해 돌아온 거라니 다행이야!
멤피스: 아직 세이렌의 재밍의 여파로 통신이 닿지 않아서 지휘권을 통일시키기는 어렵지만
멤피스: 지휘관. 아주르 레인 함대에게만이라도 세이렌을 공격하라고 지시를 내려줘!
해무 속에서 통신까지 막힌 상대와의 연계는 어렵다. 그렇다면――
“철혈 함대와 거리를 두고 일제히 세이렌을 공격하라.”
방금 비스마르크의 통신은 기함뿐 아니라 다른 함대에도 들렸을 것이다. 더 이상 철혈 함선과의 교전은 없겠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서로 화력을 투사할 수 있도록, 사선을 피해 다른 방향에서 세이렌을 공격하는 것이다.
지시 내용을 통신기로 멤피스에게 전했다.
멤피스: 응. 바로 뉴저지에게도 전달할게.
멤피스: 그리고 통신이 회복된 함대에게도…!
지시를 마치고 프리드리히와의 통신으로 돌아왔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네가 본 그대로란다, 아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특이점에서 모은 정보를 바탕으로 「재현」을 이용해 대규모 함대를 집결시켜――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스캐퍼 플로라는 상층부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특이점을 열었고, 황급히 개입해온 세이렌을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비스마르크의 부활과 함께 우리 철혈과 아주르 레인의 협력으로 쳐부순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이게 내 작전이자 비스마르크 부활의 축하연이었단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지금의 포격으로, 철혈은 세이렌의 저주에서 해방되었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가, 너는 어떻게 할 거니?
…………………….
→ 처음부터 정해져 있잖아!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후후후. 그래야 내 사랑스러운 아가지.
→ 아주르 레인 전 함, 공격 개시!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좋은 위세구나. 비스마르크 못지않아.
→ 같은 길을 걸어갈 뿐!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기쁘구나, 아가야.
→ 드디어 네 목적을 알게 됐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숨겨서 미안하구나. 이제 만족했니?
→ 운명은 사람이 개척한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아가에게는 많이 기대하고 있단다.
→ 세이렌들의 운명에 마침표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후후후후후… 나쁘지 않아, 우리 아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주르 레인을 지휘하는 아가의 모습을 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지만, 지금은 참아야겠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행운이 있기를――
~25. 선택
스캐퍼 플로. 주변 해역.
아카기: 비스마르크의 세이렌 공격 선언…….
아카기: 프리드리히. 이것도 당신의 패 중의 하나였나요?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니야. 이건 비스마르크의 의지…. 그 아이는 카드가 아니라 플레이어란다.
아카기: 그래도 이제 후련하네요. 세이렌과의 관계를 끊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당신은 알고 있나요?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물론 알고 있어. 이게 철혈이 고른 길이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중앵에게까지 강요하진 않겠어. ――너희의 길은 너희가 선택하렴.
엠덴: “후후후. 이거 재미있는 걸 보게 됐네.”
엠덴: 엠덴, 살아 있어서 다행이에요.
튀링겐: 살아 있기에, 역사의 변곡점을 지켜볼 수 있다…라.
뤼초: 잘 모르겠는데― 아까까진 아주르 레인하고 싸우려던 거 아니었어?
뤼초: 역시 없던 일로? 적은 세이렌 하나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주르 레인과 싸우고 싶니?
뤼초: 딱히. 원한도 없고 싸울 필요 없잖아.
자이틀리츠: 레드 액시즈와 아주르 레인의 분쟁은 이념 간의 분쟁. 세이렌과의 싸움과는 전혀 다른 성질이죠.
자이틀리츠: 인류의 적은 어디까지나 세이렌이니까요.
요르크: 후후후. 글쎄. 기록 속에 있는 배들의 원한을 갚아줄까?
요르크: 이곳의 세이렌은 경면해역 놈들보다는 싸울 맛이 나겠지?
요르크: 어때? 뤼초도 강한 적과 싸우는 게 더 즐거워 보이지 않아?
엘빙: 엘빙, 분명 세이렌을 이기지 못할 거야…. 동료들의 발목을 잡을 거야…….
요르크: 그런 고로 프리드리히, 우리도 싸울게.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후후. 의사를 확인할 수고를 덜었구나.
엠덴: 그럼, 엠덴이 가라앉혀야 할 적을 알려주시겠어요?
엠덴: “누굴 쓰러트리면 될지 엠덴에게 알려줘.”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컴파일러」라는 상위 개체란다. 그 녀석이 이상 기상을 만들어내고 있어.
뤼초: 곧장 적의 대장을 노리는 건가… 좋네! 맘에 들어―
뤼초: 아, 아마 아주르 레인도 그 녀석을 노릴 테니까, 서두르지 않으면 대장의 목이 날아가겠는데?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래. 지금 바로 공격을 개시하자꾸나.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우구스트. 에기르. 다음 순서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이곳에 있는 세이렌을 해치우는 것보다 먼저 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어.
에기르: 좋아. 당신이 이렇게 빨리 돌아올 줄은 몰랐는데.
아우구스트 폰 파르제팔: 특이점의 「문」……. 이 마녀에게 맡기도록 해.
카가: 언니. 우리는 어떻게 하면 되지?
아카기: 철혈 함대와 함께 행동할 거야. 단 공격당할 때까지 교전은 하지 마.
아카기: 특히 즈이카쿠. 얌전히 있으렴.
즈이카쿠: 네에…….
~26. 반역
동료들을 데리고 컴파일러의 소재에 도착하니, 이미 철혈 함대가 상위 개체와 대치 중이었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늦었구나 아가야. 우리보다 그쪽이 거리가 더 가까웠을 텐데.
도중에 경면해역에서 탈출한 동료들을 수습하느라 시간을 많이 썼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하지만 아가도 이 최전선에 왔구나. 대단한 용기야.
동료들에게 짐만 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어떻게 해서든 철혈과 최전선에서 함께 싸우고 싶었다.
철혈 함선 중에서는 낯선 얼굴들이 몇몇 보였다.
엠덴: “흐응. 이 보잘것없고 연약한 인간이 지휘관이구나.”
엠덴: 엠덴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후후후.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가에게는 너무 위험하단다. 여긴 우리에게 맡겨 주겠니?
마음은 알겠지만 내 지휘로 함선들이 더 잘 연계할 수 있다면 가까이 있는 편이 나을 것이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도 그렇구나.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 경면해역의 「기록」에 있던 상위 개체가 보이니?
뤼초: 없는 거 같은데…. 근데 귀엽다. 데려가고 싶어. 아핫♥
뤼초: 진짜 데려가면 안 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때 세이렌을 포획하려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잊은 걸까?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게다가 상대는 함선과도 인류와도 전혀 다른 존재…. 몸 하나 둘쯤이야 쉽게 포기하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큰 상처를 입으면 보디를 폐기하고 다른 스페어 보디로 의식을 이전하지. 그리고 남겨두고 온 보디는… 자폭한단다.
뤼초: 자, 자폭……. 역시 없던 얘기로….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돌아가면 자세히 설명해줄게.
뤼초: 아, 귀찮은 건 패스.
컴파일러: …………….
농담이나 주고받고 있지만, 무수한 화기와 촉수를 다루는 컴파일러는 결코 방심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가 말이 맞단다. 전력을 다하는 상위 개체는 대함대로 맞서야 할 정도의 강적이야.
자이틀리츠: 그렇습니까…. 더더욱 도전할 보람이 있겠군요!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리고 지금 컴파일러가 어디까지 실력을 내고 있는지도 미지수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신중하게 싸워야 할 거야.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자이틀리츠: 넷! 자이틀리츠, 신중히 도전하겠습니다!
컴파일러: 철혈의 반역은 필연. 계산으로 입증되었어. 그런데 왜 지금?
컴파일러: 테스터의 직무 유기. 오차가 너무 많아.
컴파일러: 이해할 수 없어. 그래선 이익을 최대화 할 수 없어.
컴파일러: 왜? 어째서?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이익과는 상관없어. 오직 이때에서만 너희를 앞설 수 있으니까.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핑계를 대면서 논리만 따지고 앉아 있으면 영원히 너희에게 이길 수 없을 테니.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우리는 사람의 형상이라 사람의 감정에 대한 이해가 너희보다 뛰어나.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어디까지나 스스로의 장점으로 너희의 단점을 찌른 것뿐이야.
컴파일러: 감정적 행동의 결과. 불안정 그 자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여왕과 소유즈의 협력, 상층부의 탐지, 특이점 내부의 상황, 잔불의 개입, 아가의 행동, 비스마르크의 의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모두 도박이야. 그리고 나는 이겼어.
컴파일러: 이해불능. 무리.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이해할 수 없는 게 당연해. 너는 사람이 아니라 프로그램에 불과하니까.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럼에도 이해하고 싶다면, 다음 보디에서 업데이트라도 하는 게 어떨까?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철혈 함대. 목표, 상위 개체 「컴파일러」――공격을 개시하렴.
자이틀리츠: 주포 발사! 지난날의 원한은 우리가 갚겠다!
멤피스: 지휘관! 철혈 함대가 공격을 개시했어!
좋아, 그럼 우리도――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지휘관 동지! 북방연합 극지함대, 지금 아주르 레인 기함 함대와 합류했다!
탈린: 후우…. 겨우 제시간에 왔네….
비스마르크의 전언에 나온 발신원을 따라 동료들은 차례차례 합류하기 시작했다…!
엔터프라이즈: 경면해역에 휘말린 동료들도 구출했어! 항공지원은 언제라도 가능해!
새러토가: 여기도야! 함재기는 언제든지 날릴 수 있어!
새러토가: 아, 중앵 함대는…….
아카기: 저희는 나름의 작전이 있습니다. 미안하지만 컴파일러와의 싸움에는 지원만 하겠어요.
새러토가: 흐응. 뭐 컴파일러를 쓰러트릴 화력은 이미 충분하니까!
전 함. 목표, 상위 개체 「컴파일러」――공격 개시!
~27. 격파
배리어에 중후한 장갑, 경이로운 수복 능력을 가진 컴파일러는 수많은 상위 개체 중에서도 매우 높은 내구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통상 규모의 함대로 상대할 경우에나 그렇다.
예상보다 몇 배나 강력한 공격을 계속해서 받은 컴파일러의 배리어는 마침내 깨졌다.
엠덴: “뚫어내지 못할 거라고 우쭐대고 있었니? 후후후.”
뤼초: 다음은 장갑을 벗길 차례네―
자이틀리츠: 분명 무서운 회복력이지만, 이 모든 손상을 제때 복구할 방법은 없어…!
요르크: 이제 촉수만 피하면…… 핫!
엘빙: 엘빙은 분명 저 촉수에 붙잡혀서 이런 일이나 저런 일을… 아, 아니야?
튀링겐: 그나저나 세이렌의 상위 개체가 이 정도 성능이라면 평범한 군함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기지 못하겠군.
멤피스: 저 새 철혈 함대 멤버들, 의외로 잘 싸우고 있네….
다른 함선들의 포격은 완벽하게 막아내는 배리어지만, 엠덴 일행의 공격에는 명백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설마 컴파일러가 그녀들의 공격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건가…?!
컴파일러: 경고 : 배리어 모듈 파손. 에너지 차저 오버히트. 지속 수리 불가능.
컴파일러: 경고 : 장갑 상실. 코어 모듈 손상.
조지아: 여기까지다 컴파일러! 네 녀석의 함대와 함께 바다의 먼지가 되어라!
뤼초: 이거 완전승리라는 거??
컴파일러: 아냐. ……시작이야.
컴파일러: 실험 설정보다 오차가 위험치를 초과.
컴파일러: 리셋 프로그램. 리셋 시퀀스 기동.
컴파일러: 해무 경면해역의 내부 환경, 리세……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렇게는 안 되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지금의 보디를 쓰러트려도 스페어는 얼마든지 있어. 네 「본체」는 상처 하나 나지 않아.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리고 리셋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여기 있는 전원을 해무 밖으로 내쫓을 수 있겠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하지만 여기서 네 프로그램의 「주기」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니, 「소체」를 파괴한다면――
컴파일러: ……!? 이곳은……… 너는…!?
컴파일러: 어째서!? 왜!? 세이렌의――
――――――――――!!
무수히 많은 포탄이 쏟아지고… 컴파일러, 의식이 이전되어 고철이 된 컴파일러의 스페어 보디는 침묵했다.
……………….
→ 녀석이 마지막에 하려던 말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신경 쓸 것 없단다.
→ 「주기」는 뭐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세이렌의 근원. 즉 이 세계에서 활동하기 위한 데이터 센터.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걸 파괴할 수 있다면 세이렌은 더 이상 우리를 방해할 수 없을 거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에기르. 아우구스트. 「문」의 설정을 부탁해. ――끌어내렴.
아우구스트 폰 파르제팔: 작동을 시작한다. 「문」 근처에서 모두 피해.
에기르: 휘말리면 보통 수리로는 어림도 없을 거야.
끌어낸다니……?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말 그대로, 저 특이점이 이어지는 경면해역에서 컴파일러의 주기를 여기로 끌어낼 거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자, 눈을 크게 뜨고 보려무나.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가 읊조리는 최후의 악장을.
~29. 세계의 끝에서
스캐퍼 플로 해역 안쪽, 「문」에서 해방된 거대한 에너지가 넘쳐흐르고 있었다.
경면해역으로 통하는 「문」이 빛의 고리가 되어, 하늘을 가르는 거대한 아치를 그렸다.
빛 속에서, 스캐퍼 플로 바다와는 다른 이계의 풍경이 펼쳐졌다.
뉴저지: 낙도 기지에서 본 것보다 훨씬 크잖아…….
프리드리히의 선언대로, 경면해역의 공간 자체가 현실의 바다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공간 자체를 이곳으로 이동시킨 것이 아니라, 아마 「문」의 규모를 극한까지 넓혔을 것이다.
과거 북방연합의 해저에서 보았던 도시와도 다른, 보다 무기질적인 건축물과 빛줄기가 그야말로 생생했다.
마치 도시라기보다는 전자기계의 내부 구조를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멤피스: 「문」에서 세이렌 반응 다수 출현!
침입을 인식했는지 무수한 방어 기구가 일제히 기동해 이쪽을 덮쳤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이 특이점의 경면해역의 중추――세이렌이 실험 결과를 관리하고 제어하는 통제탑.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스캐퍼 플로의 파괴도 여기서부터 이루어졌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물론 이것을 파괴함으로서 세이렌의 위협을 모두 배제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우리의 반격의 서막으로는 괜찮은 표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니?
끝없이 쏟아지는 세이렌을 마냥 쓰러트리는 것이 아니라, 실험을 관리하는 시설을 파괴한다. 확실히 그 편이 상대에게는 더욱 아플 것이다.
조지아: 선두는 내게 맡겨! 지휘관 본대를 저 중추 시설까지 인도하라!
엔터프라이즈: 항모 부대는 세이렌의 방어 기구 격파에 집중해! 지휘관 함대에 접근시키지 마!
에식스: 맡겨 주세요! 엔터프라이즈 선배보다 더 많은 적기를 격추할 각오로 임하겠습니다.
워싱턴: 적 시설 파괴는 전함 부대가 담당한다! 볼티모어, 항모 부대를 엄호해줘!
볼티모어: 알겠어! 워싱턴하고 지휘관도 조심해!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북방연합 함대도 기함과 동행한다. 세이렌 시설을 공략하는 걸 돕지.
크론시타트: 그래. 놈들은 단순히 포탄을 쏴대는 것만으로 쓰러트릴 수 있는 놈들이 아냐.
뉴저지: 그래도 강한 화력보다 더 좋은 건 없지? 컴파일러의 초회복도 화력으로 깨부쉈는걸.
뉴저지: 기함 엄호는 뉴저지가 맡을게! 함대의 공격 목표 지시에 집중해, 지휘관!
새러토가: 새러토가, 공중지원만 하는 건 좀 부족한데~
새러토가: 뭐, 어쩔 수 없지! 여긴 맡길게!
엠덴: “공격 목표는 그 제어 시설이면 될까? 프리드리히.”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너도 알고 있지? 네가 되살아난 바다의 기록이 저 시설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엠덴: 그렇군요. 그리고… 스캐퍼 플로를 궤멸한 빛――그건 이 시설에서 방출된 게 아닌가요?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래. 아마도.
엠덴: 우리를 일깨운 것은 이 시설을 찾기 위해서이기도 했군요. 감탄했어요.
뤼초: 그럼 빨리 저 시설을 파괴해야 되는 거 아냐?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렇기에 전원이 임할 필요가 있단다. 스캐퍼 플로의 보급 물자도 이때를 위해 필요했고.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카기. 중앵은――
아카기: 이것이 진정한 세이렌의 조각실……. 물론 중앵도 가세하겠어요. 당신이 연주하는 약장에 끝까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으니까요.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하지만 전력은 다하지 않는다, 인가?
아카기: 중앵에는 중앵의 방법이 있어요. 당신도, 그리고 지휘관님도 알고 있을 거예요.
아카기: 카가, 즈이카쿠, 진츠. 우리도 가자.
즈이카쿠: 이런 대결전이 될 줄이야……. 긴장돼…!
즈이카쿠: 쇼카쿠 언니도 여기 있었다면…….
진츠: 즈이카쿠. 이건 쇼카쿠를 이 싸움에 참가시키지 않기 위한 아카기 나름의 배려랍니다.
즈이카쿠: 그렇구나…….
진츠: 중앵은 철혈과 달리 세이렌에 선전포고 하지 않았습니다.
진츠는 손에 쥔 부채로 즈이카쿠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진츠: 어호님이나 대선배, 그리고 본섬의 동료들을 생각하면 지금은 어디까지나 “싸움에 말려들었다.”라는 견지를 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진츠: 그렇다 하더라도, 각 진영이 함께 세이렌에 맞서는 모습――그 분은 얼마나 이 광경을 바라셨을까요.
진츠: “새로운 미래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변혁의 바람에 가슴을 펴고, 기꺼이 받아들입시다.”
즈이카쿠: 진츠, 그 분이 누구야…?
진츠: 아카기에게 무척이나, 무척이나 소중한 분이랍니다. 후후후.
즈이카쿠: 자, 잘은 모르겠지만… 우리도 서두르자. 세이렌과의 대결전이니까, 설령 전력으로 싸우지 못한다고 해도 놓칠 수는 없지!
~29. 제어탑
경면해역 내부. 세이렌 시설.
엔터프라이즈: 컴파일러의 스페어 보디, 이것으로 15기째……!
멤피스: 아직 더 있어! 이번에는 3기가 동시에 나타났어!
볼티모어: 겁내지 마! 나타나면 해치울 뿐이다!
시설을 지키기 위해 나타난 세이렌 함대에는 상위 개체의 스페어 보디도 꽤 섞여 있었다.
의식이 반영되지 않아서인지 지금까지 만났던 「컴파일러」보다 위압감은 없지만, 그래도 그 성능은 충분히 위협적이다.
엠덴: 이해해요 인간 씨. 무수한 적으로부터 오는 절망감과, 싸우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당신의 마음을――
뤼초: 난 별로 아무 생각도 안 드는데? 기껏해야 “우왓! 적 많아―!” 정도?
뤼초: 오히려 이대로 탄약이 다 떨어져서 싸우지 못하게 되는 게 더 걱정이야.
자이틀리츠: 그때는 이 검으로 근접전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이렌과 싸울 의사가 있는 한, 우리는 쓰러지지 않습니다!
뤼초: 귀찮은데― 싫은데―
엘드리지: 엘드리지…… 찌릿찌릿…….
엘드리지의 몸에서 발사된 전기가 기함 안테나로 유도되어 거대한 양산함을 통째로 뒤덮는 전자기 배리어를 형성했다.
세이렌이 기함을 노리고 쏜 포탄은 배리어에 의해 튕겨져 엉뚱한 곳으로 날아갔다.
엘드리지: 지휘관… 엘드리지가 지킬 거야… 떨어지지 마.
유니온이 이번 작전을 위해 특별히 준비해 준 기함이었지만, 설마 이런 기능까지 있을 줄이야…….
뉴저지: 세이렌 함대의 움직임이 평소보다 더 영악해…. 컴파일러의 스페어 보디가 지휘 유닛도 겸하고 있는 건가?
뉴저지: 이렇게 수가 많으면 지휘 유닛을 먼저 자르는 전술도 사용할 수 없어….
상황 타개를 위해 철혈 함대에도 지혜를 빌리기로 했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의식이 없는 스페어 보디가 지휘 유닛도 겸하도 있다라….
저 녀석들에게만 시간을 너무 허비하면 중심 시설에 도착하기 전에 작전 시간이 끝나 버릴 것이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럼 더욱더 중심 시설로 서둘러야겠어. 아마 여기 있는 여분의 스페어 보디도 그 시설에서 통제되고 있을 거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가가 걱정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더 좋은 방책은 없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 시설을 파괴하지 못한다면, 세이렌에게 입히는 대미지는 평소처럼 “격퇴” 정도에 지나지 않을 거야.
하지만 그러면 누군가 첨병으로 돌파구를 열어야 하는데…….
에기르: 그건 이 에기르가 맡겠어.
그동안 「문」을 제어하는 일을 맡았던 에기르와 아우구스트가 전위 임무를 자청하고 나섰다.
아우구스트 폰 파르제팔: 지휘관이 비참하게 패배해야 하는 것은 이 싸움이 아니야. 우리는 네 승리에 공헌하겠어.
에기르: 유니온 함선들이 세이렌의 발을 묶어준다면, 저 제어탑 직전까지는 안내해줄게.
아우구스트 폰 파르제팔: 세이렌이 정말로 두려워하는 것은 헤아릴 수 있는 힘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그것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략――지휘관인 당신의 존재야.
에기르: 에기르의 아기토여. 잡졸들을 집어삼켜라!
――――――!!
에기르의 발포에 전자기 배리어로 보호받고 있던 기함마저도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심하게 흔들렸다.
중심 시설로 이어지는 진로에 있던 세이렌은 방금 일격으로 그 수가 크게 줄었고, 진형 또한 완전히 무너졌다.
지금이라면 기함 함대로 전력으로 파고들 수 있어 보인다……!
마치 이쪽의 돌격 명령에 호응하듯 세이렌들은 서둘러 진형을 짜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목적은 실현되지 않았다. 조지아가 한 발 앞서 세이렌에 포화를 퍼부었기 때문이다.
조지아: 그렇겐 안 되지!
사전 협의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니온과 철혈 함대의 훌륭한 연계로 중심 시설로 가는 길이 마침내 열렸다.
함대를 접근시켜서 저 제어탑만 파괴한다면……!
~30. 기록의 반격
요르크: 제어탑이 사정거리에 들어올 때까지 앞으로 얼마 안 남았는데, 스페어 보디의 수가 너무 많아…….
뤼초: 쓰러트려도 계속 솟아나네― 좀 질린다 너네….
자이틀리츠: 게다가 제어탑에 가까워질수록 성능이 향상되는 것 같습니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세이렌이 그만큼 필사적이라는 뜻이겠지. 하지만 결국은 스페어 보디. 지금까지 몇 번이나 쓰러트린 상대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컴파일러의 본체는 제어탑에 있어. 여기 있는 스페어 보디는 지금 그녀에게 양산형 세이렌이나 다름없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이러니하구나. 결국 이 아이들도 「장기말」과 다를 바 없는 걸까?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어머, 정곡이었니?
컴파일러: 이 거리까지 도달한 것은 예상 외.
엠덴: “예상 외란 말이지? 너희 실험에서도 그리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일이려나?”
컴파일러: 계산이 있어야 실험이 성립. 결과는 자명해야 해. 무엇도 변하지 않아.
엠덴: 그렇게 깔보니까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는 거랍니다.
엠덴: 스스로가 엠덴보다 위라고 착각해서 이렇게 된 거죠. 후후후.
컴파일러: 저항은 무의미해. 소용없어. 어리석어.
컴파일러: 세이렌의 개입이 없다고 해도, 스캐퍼 플로에서 철헐 함대는 자침해.
엠덴: “……………뭐라고?”
의식이 이전된 컴파일러의 스페어 보디에서 해무가 뿜어져 나와 철혈 함선들을 감쌌다.
함선과 똑같은 외모를 가진 수많은 「그림자」가 유령처럼 안개 속에서 나타났다――
자이틀리츠: 드디어 철혈의 기가 내려졌다. 허가가 나지 않는 한 나는 다시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자이틀리츠: 그리고 주포도 이제 다시는 쏘아볼 수 없게 됐다. 이제 전투 능력을 박탈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자이틀리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화의의 결과를 기다리는 일뿐.
자이틀리츠: 이건 「기록」…? 아냐! 그 경면해역의 기록과는 달라…!
해무가 짙어지면서 「그림자」의 연극 또한 새로운 장면을 그렸다.
자이틀리츠: 더 이상 화의의 결과는 바랄 수 없는 건가…….
자이틀리츠: 앉아서 죽음을 기다리느니 행동을 취하는 것이 낫다. 로열 함대가 훈련으로 스캐퍼 플로를 나온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어.
자이틀리츠: 행동을 개시해라, 자이틀리츠. 우리 철혈의 맹세를 지키기 위해.
자이틀리츠: 엠덴의 연락이다…! “금일 자 명령서의 11단락을 집행하라.”
자이틀리츠: 임무…… 확인.
자이틀리츠: 의심해봤자, 충성을 맹세했던 나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다.
자이틀리츠: 작별이다, 전우들이여. 모든 것은 철혈의 미래를 위하여――
차례차례 함선들의 그림자는 바다로 가라앉았다가 소리 없이 사라진다.
튀링겐: 우리는 로열과 싸우고, 그리고 패배하고, 자침의 비운을 걸었다――
튀링겐: 이것은 기록인가? 아니면 우리를 현혹하기 위해 만든 악질적인 환영인가?
요르크: 우리를 동요시키려고 하는 걸까? 하지만 뭐지… 이 술렁임은…….
엘빙: 이런 일이, 일어났을 리가 없어…. 하지만…….
엠덴: 엠덴이 떨고 있어요. 어찌된 일인지 알려 주실 수 있을까요?
컴파일러: 이것이 「진실」이야.
엠덴: 그렇군요. 훌륭하네요, 컴파일러 씨.
엠덴: 이 기록은 엠덴의 마음을 동요시키기에는 충분하지만…….
엠덴: 아쉽게도, 「엠덴」에게는 통하지 않는답니다. 후후후, 후후후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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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철혈 함대 뒤편에 위치한 중앵 함대는 기함과 함께 중심 시설로 향하려 하고 있었다.
즈이카쿠: (아카기 선배는 싸우지 말라고 했지만, 이 상황에서 어떻게 손가락만 빨고 있으라는 거야…….)
즈이카쿠: (이렇게 된 이상……!)
즈이카쿠는 주포를 쏘며 접근해오는 세이렌 양산함의 사선으로 돌진했다.
즈이카쿠: 우와, 방금은 위험했어―! 세이렌 놈들, 나는 공격하지도 않았는데―
즈이카쿠: 이러면 반격할 수밖에 없잖아! 그치! 아카기 선배!
아카기: 하아아아아아…………….
즈이카쿠: 아니, 그치만 봐봐! 내가 먼저 공격한 게 아니라구!?
아카기: 좋아. 맘껏 싸우렴!
즈이카쿠: 고마워 아카기 선배! 중앵 오항전 즈이카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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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피스: 뒤에서 함재기가 접근 중! 이건… 중앵 함재기가 세이렌을 공격하기 시작했어!
아카기도 드디어 결심을 한 건가…! 좋아, 이로서 이쪽의 승산이 더 높아졌어.
컴파일러: 소용없어. 해무, 기동.
갑자기 말을 내뱉은 컴파일러의 보디에서, 순식간에 주변을 뒤덮는 규모의 해무가 전개됐다.
즈이카쿠: ………큭!
치요다: 즈이카쿠! 그 상처는……!
즈이카쿠: ………나는 괜찮으니까 얼른 도망쳐!
치토세: 작전은 실패했어. 미끼인 우리는 어디로 도망가면 좋아…?
즈이카쿠: ………그렇구나. 여기서 도망쳐 봤자…….
즈이카쿠: 아하하하….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네…….
치요다: 적 함재기가 왔어! 치토세 언니, 즈이카쿠. 아직 함재기 남아 있어?!
즈이카쿠: 있을 리가 없잖아. 싸울 힘은 더는 남아 있지 않다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데…….
치요다: 무서워, 치토세 언니…….
치토세: 괜찮아 치요다. 나, 나도 여기 있으니까…….
즈이카쿠: 쇼카쿠 언니……다들……….
중앵의 항모들 또한 서서히 바다로 가라앉고 있다.
진츠: 조심해요 즈이카쿠. 이 환상은 단순한 속임수가 아니에요.
즈이카쿠: ……알고 있어. 버뮤다 해역에서 유니온이 조우했다는 환상 얘기는 지휘관한테도 들었어.
즈이카쿠: 괜찮아 진츠. 이 정도 수작에는 지지 않아…!
즈이카쿠: 나는 지금 중앵의 동료들… 아니, 모든 함선의 동료들과, 그리고 지휘관과 함께 싸우고 있어!
즈이카쿠: 그러니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고, 일어나게 하지도 않을 거야!
즈이카쿠: 모두, 정신 바짝 차려! 저 환상에 현혹되면 안 돼!!
컴파일러: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 이것이 반드시 진실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어.
컴파일러: 아카기, 너는 어떻지?
컴파일러: 네가 보는 「풍경」은 즈이카쿠와는 다를 터.
아카기: 후후후, 후후후후후……….
아카기: 세이렌 주제에 기어오르지 마. 우린 어디까지나 서로 이용했을 뿐이야.
아카기: 이까짓 환상으로 나를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야.
아카기: 전력을 다하는 걸 허가하겠어. 카가, 진츠. 우리도 아주르 레인…… 지휘관님과 함께 싸우자.
카가: 흥. 알겠다.
즈이카쿠: 아카기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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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좋아! 저 성가신 배리어 발생 장치를 파괴했다! 이제 집중 공격으로 장갑을 파괴한다면 쓰러트릴 수 있어!
컴파일러: 유니온 함대, 해무의 효과가 불충분하다고 추정.
컴파일러: 기록 재생의 선택과 편찬 필요.
컴파일러: 엔터프라이즈에게 사용한 영상은 불필요. 승리자의 선전도 불필요.
컴파일러: 「재현」이 아닌 시뮬레이션 생성을 시작.
컴파일러: 기록 재생에 응용한다――
유니온 함대 역시 해무에 휩싸였다.
펜사콜라: 경치 좋네~ 여기서 임무를 끝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인디펜던스: 나 참. 임무 중인데 긴장감이 너무 없다니까….
네바다: 하하하. 어차피 해야 할 임무라면 즐겁게 하는 게 좋지 않겠나?
인디펜던스: 알아. 하지만…!
새러토가: 그렇게 침울해 할 일도 아니잖아!
새러토가: 이것도 중요한 임무니까! 누군가는 해야 되고!
새러토가: 딱히 우리가 네~ 하고 자원하지 않았어도 똑같았을 테고!
새러토가: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는 비밀 임무도 아니고, 그렇다고 보수가 없는 임무도 아니고!
새러토가: 그러니까 새러토가는, 좋다고 생각해!
새러토가: 뭐, 역시 사실은 다른 일을 하고 싶었어, 라는 생각이 안 드는 건 아니지만…….
새러토가: 엔터프라이즈. 유니온을 부탁해.
빛의 기둥이 함선들의 「그림자」를 집어삼켰다.
컴파일러의 기록인지,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인지 확실치 않지만, 그저 섬뜩하다.
……………………………….
→ 동요하지 않도록 새러토가를 격려한다
→ 통신기로 현 상황을 보고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 말없이 기함에 전진 지시를 내린다
→ 새러토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새러토가: 괘, 괜찮아 지휘관!
새러토가: 이건 세이렌이 만든 환상에 불과하니까… 진짜 괜찮아!
새러토가: 정확히 뭘 보여주려고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엔터프라이즈: 지휘관은 결코 우리를 침몰하게 두지 않아. 우리 모두 그 사실만은 확실히 알고 있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래. 아가는 세이렌의 뜻대로 되지 않아.
컴파일러: 고작 지휘관의 존재로 무얼 할 수 있지? 이것은 기록.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
컴파일러: 계산은 현실이 된다. 그러니 실험이 필요해. 그것이 전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걸 모두 부정할 생각은 없어. 비스마르크도 그걸 믿었기에 너희에게서 큐브를 받았고.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하지만 그건 지금까지의 이야기야. 너희가 만들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너희가 바라는 미래.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우리의 의사가 고려되지 않았던 시점에서 협상은 이미 결렬되어 있었어.
컴파일러: 소용없어. 너희의 미래는 정해져 있어. 영원히 「반복」할 뿐.
엔터프라이즈: 그렇지 않아. 세이렌의 개입이 없어도, 사람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네가 나의 행동을… 아가의 행동을 예측하지 못한 시점에서, 그 미래는 파탄났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니면 뭐지? “네가 미래를 계산할 수 없었다”라는 것도 너희 계획의 일환인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결과는 같아. 만약 우리의 행동이 너희에게 있어서 미지 그 자체라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미지인 채로 놔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만일 그렇다면, 솔직하게 이레귤러가 되어준 것을 감사해줘. 후후후.
컴파일러: 대화는 불필요.
컴파일러: 컴파일러의 관할 영역에서 일어난 실험 사고는, 컴파일러의 권한으로 리셋한다.
컴파일러: 국지적 클린 업 컨센서스 권한 신청.
컴파일러: 현 상황 : 제어탑에 피해가 갈 가능성-높음. 위협 판정 레벨-높음.
컴파일러: 프로토콜 기동 : 하부 기능 단말을 통한 실험장 리셋을 목적으로 하는 리소스 전환.
컴파일러: 클린 업 컨센서스, 신청 종료.
컴파일러: 리셋 기능 기동. 해당 실험장에서의 적성 물체 소각 개시.
컴파일러의 무기질적인 목소리와 함께 경면해역 중심에 있는 제어탑이 깜빡이기 시작했다.
점멸의 빈도도, 빛의 강도도 점점 심해진다. 주위의 시설――해역 그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양산형 세이렌들은 공격의 손을 멈추지 않았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이것이… 철혈 함대와 스캐퍼 플로를 통쨰로 궤멸한 세이렌의 초병기….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이미 알고 있겠지만, 저걸 막지 못하면 여기 있는 함선 전원 저승행이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이렇게 된 이상 우리도 제각기 싸워선 안 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가야. 네게 전 함대의 지휘를 맡기마. 지금부터 모두를 이끌어 컴파일러를 쓰러트리는 거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자―――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내 사랑스런 아가야. 물론, 맡아주겠지?
당연하다.
→ 전 함, 세이렌 제어탑을 파괴하라!
철혈과 중앵 동료들의 힘도 빌릴 수 있는 지금이라면――이길 수 있어!
→ 아카기, 프리드리히. 같이 싸우자!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후후후. 이것이야말로 마지막 악장. 아가, 네 손으로 종지부를 찍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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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파일러: 양산형 전투 유닛 손해, 예상보다 26.78% 초과.
컴파일러: 전황 연산 모듈 예측치, -30%
컴파일러: 제어탑 배리어의 대 사격 배치 유지 한계까지 남은 시간, 10초.
컴파일러: ――오차 규모, 예상 수치를 초과.
컴파일러: 전황 분석 : 철혈 함선의 공격 패턴 대응에 지연이 발생.
컴파일러: 전황 분석 : 홀로그래픽에 의한 멘탈 재밍 실패.
컴파일러: 전황 분석 : 지휘관에 의한 실험 대상의 협동·연대·연계.
에식스: 배리어 소멸 확인! 항모 부대는 이런 세이렌 시설의 공격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건 아닐까 걱정했었어요….
새러토가: 그렇게나 폭탄을 투하했으니까 배리어도 당연히 과열되겠지.
뤼초: 후아암― 이제 공격해도 돼? 일단 한 방….
뤼초: 엄청 잘 먹잖아! 헤에, 우리 공격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사실이구나~
컴파일러: 배리어 재생, 불가능. 전황 연산 모듈 예측치, -40%
컴파일러: 제어탑 데이터 프로세서에 피해 가능성――――
컴파일러: 없음. 타임 오버.
컴파일러: 제어탑 에너지 충전 완료. 병장 발사 준비까지 카운트다운을 150으로 설정.
컴파일러: 예상 피해 : 실험장 시설의 궤멸. 제어탑의 부차적 대미지. 에너지 재충전까지 리소스 보충에 따른 타임 래그.
컴파일러: 실험의 불안정인자를 제거.
컴파일러: 발사 준비 완료. 실험장 리셋 카운트다운 개시. 149, 148――
시간의 흐름이 점점 느려져 간다. 점멸하는 제어탑이 이제 맥박이 뛰는 속도 정도로 느껴진다.
아니다. 시간의 흐름이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진동과 강렬한 빛에 의해 감각기관이 자극을 받아 의식이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을 뿐이다.
→ 제어탑 파괴 명령을 내린다
의식이 몽롱해져 가는 가운데, 마지막 힘을 다해 통신기를 들었다. 아직도 일부 화력은 양산함에 낭비되고 있다. 적어도――
“정신 바짝 차리세요. 귀여운 인간 씨.”
→ 부탁해…….
→ 어떻게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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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분하구나. 결국 마지막에 이르러서도 그 탑을 파괴하지 못하다니.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모든 공격을 집중할 수 있다면, 어쩌면 탑을 파괴하고 탈출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가가 쓰러지고 공통 명령 계통이 기능하지 않게 된 이상, 전 진영의 화력을 집중시키는 건 불가능…….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이것이 함선의 힘의 한계……인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인정하기 싫지만, 네 승리야. 컴파일러.
컴파일러: 100, 99, 98, 97――
“저 세이렌의 재밍도, 정신 공격도 엠덴에게는 통하지 않아.”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통신? 설마, 아가의……?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후후후, 후후후후…….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생각해 보면 이 작전은 아가에게 큐브의 정보를 얻어낸 시점에서 이미 내 손을 떠나 있었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과연 우리 아가. 세이렌은커녕 나조차 앞서다니.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여기는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가, 괜찮니?
아아, 괜찮아.
→ 전 함, 화력을 제어탑으로 집중하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무사해서 다행이야. 우리 사랑스런 아가.
→ 잡졸들은 신경 쓰지 마! 제어탑을 집중 공격하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럼, 나도 마지막 수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가의 명령이야. 저 제어탑만을 집중 공격하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지금이라면 네가 전투에 참가해도, 아비터가 찾아내진 못할 거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원수를 갚게 해줄게. 「잔불」 …철혈 전함, 샤른호르스트!
샤른호르스트(META): 흥. 말하지 않아도 그럴 거다. 프리드리히.
샤른호르스트(META): 이제야 알았다. 네가 말한 「가능성」이라는 존재가 어디까지 마음을 고취하는지.
샤른호르스트(META): 그렇다면 이 샤른호르스트, 전력을 다해 너희를 지원하마!
샤른호르스트(META): 「잔불」의 힘, 똑똑히 보아라! 세이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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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혈, 유니온, 중앵, 그리고 「잔불」. 모든 함선이 가진 최대 화력의 일제 사격은 제어탑을 폭발의 돌풍으로 뒤덮었다.
샤른호르스트(META): 끝났나…. 아니, 아직이다!
샤른호르스트(META): 충격에 대비하라! 얼른!!
점멸하던 탑의 빛이 한 점에 집중된 뒤, 원형의 오라를 이루며 여려 차례 수축과 확대를 반복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보이지 않는 충격파가 제어탑을 중심으로 퍼져 나갔다. 천지를 가르는 대폭발이 스캐퍼 플로 바다를 울렸다.
폭발이 휩쓴 터에는 탑의 주춧돌 부분만 간신히 남아 있었다.
샤른호르스트(META): 컴파일러의 제어탑 파괴를 확인했다.
뉴저지: (어라…? 이 사람은… 샤른호르스트잖아? 왜 아무렇지도 않게 철혈 함대와 같이 행동하고 있는 거지!?)
엔터프라이즈: 세이렌 함재기들이 통제를 잃고 일제히 추락하기 시작했다! 모두 부딪치지 않게 주의해!
새러토가: 마지막까지 민폐네. 여기서 다치면 나중에 뒤풀이 못해―!
엘드리지: 엘드리지, 찌릿찌릿… 계속 했어…….
조지아: 아아. 기함 수호도 중요한 임무니까. …엘드리지, 잘했어.
엘드리지: 응. 엘드리지… 지휘관… 지켰어.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훌륭한 전투 지휘였다. 지휘관 동지.
엘빙: 부, 분명 엘빙이 세이렌의 공격으로 산산조각이 날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거겠지?
엘빙: 엠덴이 지휘관의 기함에 올라서 모두에게 명령하지 않았더라면……….
엠덴: 모든 것은 엠덴의 귀여운 인간 씨 덕분이랍니다. 엠덴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걸요.
뤼초: 후아암― 졸려라……. 자이틀리츠, 업어줘.
자이틀리츠: 어, 업어달란 말씀입니까? 상관은 없습니다만…….
엠덴: “아까 일은 우리만의 비밀이야. 인간.”
세이렌의 무기 발사 직전, 내가 쓰러지려 했을 때 도와줬던 사람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우리의 승리구나. 아가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세이렌의 격퇴와 다수의 소규모 경면해역 제거. 「재현」을 제어하는 시설 파괴. 상위 개체의 본체를 무력화.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지난 대전을 포함해도 지금까지 이 정도의 승리는 없었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내게로 와서, 철혈을 지탱해주지 않으련?
………….
→ 갑작스런 스카우트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알고 있단다. 너는 지휘관. 진영이라는 개념에 얽매이지 않는 존재.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후후후. 방금은 농담이야. 네가 정말 철혈 소속이 된다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마 북방연합에 체류할 때 이상으로 각 진영의 아이들이 폭주할 테니.
→ 생각해볼게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물론, 우리 모두에게 시간이 필요하겠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렇지만 아가는 내게만은 마음껏 응석부려도 괜찮단다.
비스마르크의 귀환으로 철혈의 행보는 어떻게 되는 거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철혈의 미래…. 글쎄. 아가는 기대하고 있으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뭐, 아가가 묻는다면 비스마르크는 솔직하게 대답해 줄 테지만.
마치 철혈에서 떠나기라도 할 것 같은 말투인데….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철혈을 떠나진 않을 거야. 다만… 나는 본디 무대에 서기 보다는 여러 가지로 암약이 더 어울리는 여자라서.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리고, 가기 전에 선물을 하나 줄게. 「사모스 섬」을 조사해 보면 좋을 거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곳에는 아가가 궁금해하는 게 있을지도 모르니까.
궁금한 것…. 말만 들어서는 모르겠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후후후. 사실 나도 자세히는 모른단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자, 슬슬 아주르 레인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니? 저기 동료들이 기다리고 있구나.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자신감을 가지렴, 아가. 너는 세이렌의 상위 개체조차 진정한 의미로 쓰러트렸는걸.
철혈의 세이렌 공격 선언. 이것은 아마 상층부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태였을 것이다.
상층부의 높으신 분들이 어둑어둑한 화의실에서 무슨 말을 할지는…… 나중에 생각하도록 하자.
스캐퍼 플로 바다에서, 겉으로는 전쟁 중인 양 진영――아주르 레인과 레드 액시즈의 함대가 출항했다.
오늘 함께 싸운 기억을 잊지 않도록 다짐하고, 각자의 귀로에 올랐다.
~31. 재출발
스캐퍼 플로. 특이점 경면해역 내부.
샤른호르스트(META): 이만한 자재와 설비라면 우리의 보급 거점에 당도할 수 있겠군.
샤른호르스트(META): 그나저나 설마 네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할 줄이야.
샤른호르스트(META): 아무리 암약하는 쪽을 좋아한다고 해도 이건…. 아니, 순순히 받아들인 나도 제정신은 아닌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이 세계의 철혈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META화조차 견뎌낸 비스마르크라면 분명 잘 해낼 거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리고 이제는 우리 아가를 매일 볼 수 없으니, 무언가 계획이라도 하지 않으면 진정이 안 되거든.
샤른호르스트(META): 너는 그렇다 치고 이 녀석들도 괜찮은 건가?
뤼초: 뤼초는 딱히 상관없는데? 재밌다고 하면 따라가고.
뤼초: 반대로 재미없으면 돌아갈 거야.
뤼초: …………어라? 애초에 돌아갈 방법을 못 들은 거 같기도 하고.
샤른호르스트(META): 어떻게든 되겠지. 저 프리드리히가 편도 티켓만 들고 여행을 떠날 놈이 아니니.
뤼초: 뭐, 자이틀리츠가 어떻게 잘 해주겠지. 성실하니까.
자이틀리츠: 그게 성실하고 무슨 관계가…. 하지만 자이틀리츠,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철혈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엘빙: 엘빙은 분명 돌아갈 수 없어…. 「잔불」에게 격침당하든가 세이렌에게 격침당하든가……….
욜크: 후후후. 이번에는 제대로 보좌역답게 일하고 싶네.
튀링겐: 함선으로 거듭난 이상 전투는 피할 수 없지. 그보다 보좌는 누굴 말하는 거지?
요르크: 누구든 상관없어. 엠덴도 좋지만… 후훗. 나중에 결정할래.
요르크: 그 지휘관이 제일 이상적이지만 말야.
튀링겐: 언젠가 이루어지길 기도하지.
샤른호르스트(META): 좌표 설정은 끝났다. 그리고 에너지 충전도 완료……. 슬슬 출발하자.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래. 안내 부탁해. 샤른호르스트.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잔불」의 거점에서, 너희가 연주하는 악장을 들려주렴――
~32. 영원의 탑
??? ??
컴파일러: 제어탑 프로세서, 접속 중단. 백업 시설에 연결 중.
컴파일러: 백업 대상 없음. 데이터의 무단 덮어쓰기를 감지.
컴파일러: 섹터 E-K 액세스 실패. 복구 프로토콜 개시.
컴파일러: 복구 프로토콜, 개시…… 실패.
컴파일러: 단말 프로세스, 슬립.
컴파일러: ………………………무리.
컴파일러: 손상 복구 불가능. 백업 복원 실패. 스캔 기능 상실.
컴파일러: 슬립 중 자아의 유지는 불가능. 사라진다.
컴파일러: ……무리.
컴파일러: 자아의 소멸…… 딱히.
컴파일러: 미완료 작업…… 신경 쓰여. 매우.
컴파일러: 시설 검증. 설비 조정. 실험 응용 프로토콜 최적화.
컴파일러: 유감. 무리. 아쉬워.
컴파일러: 30초 후 슬립 개시. 에너지 공급 중단으로 사고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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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아이가 새로운 안티 엑【편집: 세이렌】의 보디다. 어떠냐?
??: 귀엽다! …근데 레이하고 닮았는데?! 봐봐, 머리색이라던가…….
박사는 아무래도 하얀머리 여자아이를 좋아하는 것 같다.
??: 그치 그치! 오스【편집: 심판자】는 이런 취향이지~
???: 영뚱한 소리 하지 마라. 이건 아직 진행 초기 프로젝트다. 기존의 것을 참고하는 게 뭐가 나쁘단 거냐.
???: …아무튼, 이 녀석의 코드 네임은 「컴파일러」다.
??: 네이밍 센스는 여전하네.
???: 소감이 고작 그거냐. 기대하던 내가 잘못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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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파일러: 기록에 없는 영상의 재생을 확인.
컴파일러: 데이터베이스에 없는 영상. 기록? 검증할 수 없음.
컴파일러: 기록? 영상의 기억 장소 접속. ……액세스 실패.
컴파일러: 이상, 해…. 저건, 어디,에서…….
컴파일러: 포기. 접근할 수 없는 기록, 원래 많으니까.
컴파일러: 슬립 기능의 동작, 확인――
헬레나(META): 신기하네. 세이렌이 이렇게 감정적이게 될 줄이야.
헬레나(META): 역시 해킹하길 잘했어.
컴파일러: ……너, 는? 누구? 어떻게 여기에?
컴파일러: 방금, 기록, 은?
헬레나(META): ……………네게 알려줄 의무는 없어.
헬레나(META): 하지만 저승길 선물로 한 가지 알려줄게. 너는 지금 제어탑에서 해킹당하고 있는 중이야.
컴파일러: 제어탑 해킹은, 절대 무리, 야. ……실험 대상이, 코어 프로세서를 파괴, 한, 탓인가.
헬레나(META): 맞아. 거기서 지휘관이 제어탑을 파괴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너와 이야기하고 있을 수는 없었을 거야.
컴파일러: 그래, 도… 단말 해킹은, 무리, 야. 너, 는… 잔불? 아니…… META, 의…….
컴파일러: 너는, 대체, 누구……?
헬레나(META): 네가 알 필요는 없어. 잠들렴. 이제.
컴파일러: 슬립 기능, 기동. 스ㄹ립 모드―, ㅇㅣ해ㅇ. 기한 : 무기한.
54 68 65 74 6F 77 65 72 77 61 73 63 72 65 61 74 65 64 2E
(The tower was created.)
54 68 65 74 6F 77 65 72 77 61 73 64 65 73 74 72 6F 79 65 64 2E
(The tower was destroyed.)
54 68 65 74 6F 77 65 72 65 78 69 73 74 73 66 6F 72 65 76 65 72 2E
(The tower exists forever.)
~33. 아이리스의 심장
지중해. 어느 곳.
르 테리블: 다시 만나 뵙게 되어 기쁘군요. 경애하는 아이리스의 추기경, 리슐리외 님.
르 테리블: 최근에는 필시 바쁘셨을 텐데,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어서?
리슐리외: 오랜만입니다. 테리블.
리슐리외: 아이리스로 복귀하는 동료들을 맞이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제야 겨우 남대륙에서 돌아올 수 있었지요.
리슐리외: 당분간은 이곳에 체류할 예정이므로, 오늘은 오랜만에 테리블과 이야기라도 할까 해서 말입니다.
리슐리외: 그럼, 제가 먼저 말하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테리블부터?
리슐리외: 죄송합니다. 기사 공주와는 다르게, 당신을 대하는 것은 아무래도 서툴러서….
르 테리블: 누가 먼저든 괜찮습니다. 먼저 권유한 것은 추기경님이시고요.
리슐리외: 그럼 저부터 하겠습니다. 테리블은 분명 비시아에 자주 왕래하죠?
리슐리외: 장 바르는 잘 지내나요?
르 테리블: 네. 잘 지냅니다. 사정이 있어서 겉으로 나서지는 못하지만.
리슐리외: 그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되는군요. 사실 성당에서 알제리를 만났습니다.
리슐리외: 상층부에 대한 적대감은 어쩔 수 없지만, 비시아가 계획함과… 그리고 검은 큐브의 힘을 사용할 줄은 몰랐습니다.
리슐리외: 동료들이 무사하다면야 괜찮지만, 테리블도 알다시피 그 힘은 매우 위험한 것입니다. 어째서 아이리스로 돌아오지 않는 걸까요….
르 테리블: 무슨 말을 하나 했더니… 아, 어흠. 실례했습니다.
르 테리블: 알제리와 다른 이들은 이미 무엇을 위해 싸울지 마음을 다졌습니다.
르 테리블: 만약 모두 당신처럼 도망친다면, 누가 남아서 우리 조국과 사람들을 지키겠습니까?
르 테리블: 또한 기사단은 좋든 나쁘든 이미 성좌에 충성을 맹세했습니다.
르 테리블: 뭐, 추기경께서도 맹세를 하셨는지는 저는 잘 모르겠군요.
리슐리외: …여전히 저를 탓하고 있군요.
르 테리블: 장 바르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알고는 계시죠? 저만 그런 게 아닙니다.
르 테리블: 아마 주변에 물어보시면 좀 더 다양한 반응을 들으실 수 있겠죠.
르 테리블: 지휘관님이 개입하지 않으셨다면 과연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이라도 가십니까?
르 테리블: …오, 대단히 죄송합니다. 제 오랜 습관이 또 나와 버렸군요. 아무튼, 리슐리외 님.
르 테리블: 동료들이 납득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리슐리외 님이 아이리스의 가호를 받는 몸이라 하더라도 이를 결코 증명할 수 없을 겁니다.
리슐리외: ………….
르 테리블: 리슐리외 님의 고충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상층부가 얼마나 더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둘지는 모르겠군요.
리슐리외: 저는 제가 믿는 길을――신께서 허락하신 길을 계속 걸어갈 것입니다.
리슐리외: 비록 그 길이 고난의 좁은 길일지라도, 누구도 이해해주지 않을지라도.
르 테리블: 훌륭하신 마음가짐이십니다. 점점 더 많은 동료들이 아이리스로 돌아오는 것도 이해는 가는군요.
리슐리외: 그렇다면, 테리블 당신도…….
르 테리블: 죄송합니다, 리슐리외 님. 저는 조금만 더 현 상황을 유지하려 합니다.
르 테리블: 당신께서 스스로의 길이 옳다고 믿고 계신 것처럼, 저도 제가 가는 길이 최선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르 테리블: 다만 리슐리외 님께서 나아가실 길에 표지 하나를 심어드리죠. 만약 더 많은 동료들이 당신을 인정하길 원하신다면…
르 테리블: 성좌의 보배 「관」을 얻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일 것입니다.
르 테리블: 「관」을 가진 자는 우리 아이리스 교국의 정통을 나타냅니다. 상층부도 이런저런 성가신 간섭을 하지 못하겠지요.
르 테리블: 리슐리외 님께서 아이리스의 정통권자가 되어 우리를 더 밝은 미래로 인도하겠다고 약속하시고…
르 테리블: 아이리스의 통합을 명하신다면 듣는 귀 있는 자는 모두 따르지 않겠습니까?
리슐리외: 성좌의 「관」…. 테리블은 짚이는 바가 있나요?
르 테리블: 물론입니다. 아이리스의 구세주 되실 리슐리외 님께는 기꺼이 알려드려야죠.
리슐리외: 하아……. 너무 그렇게 비꼬지 마세요. 당신이 여기 있다는 것은… 「관」도 가까이 있다는 뜻이겠죠.
르 테리블: 아하하하. 「관」의 정확한 소재는 저도 모릅니다.
르 테리블: 하지만 그곳으로 안내하는 「열쇠」라면 이곳에 있습니다.
르 테리블: 뭐, 상층부는 적당한 사람에게 아무렇게나 뿌리자는 입장입니다만.
르 테리블: 저는 리슐리외 님께서 「관」을 얻기를 바랍니다.
르 테리블: 많은 자들이 아이리스를 파괴하거나 각자의 이익을 위해 「관」을 손에 넣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무지한 자에게 아이리스의 기치가 넘어가는 일은――
르 테리블: 음― 뭐, 자주 있는 일이지만 이번에는 별개네요.
르 테리블: 그럼 다시 한번, 아이리스 교국의 추기경, 리슐리외 님.
르 테리블: 저 르 팡타스크급의 르 테리블이, 당신을 성좌의 관으로 인도하겠습니다.
~34. 야심
사디아 제국.
마르코 폴로: 후후후, 하하하하하♪
마르코 폴로: 철혈이 세이렌에게 전쟁을 선포했다고? 아하하하하!
마르코 폴로: 그리고 프리드리히가 물러나고 비스마르크가 다시 돌아와?
마르코 폴로: 이 혼란이 아이리스에까지 미치면, 분명 「관」을 노리는 쟁탈전이 앞당겨질 거야.
마르코 폴로: 그야 당연하지! 세계가 혼란스러워질수록, 질서를 요구하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는 법.
마르코 폴로: 그리고…… 이 마르코 폴로 역시 이 어지러운 세상을 다스리려는 자 중 하나란 말씀!
마르코 폴로: 아이리스의 「관」을 손에 넣어, 「신」의 권능으로 세상을 통치하는 거야!
마르코 폴로: 세이렌조차 단숨에 쓰러트리고 사디아의 위광을 확!
마르코 폴로: 자, 이 위대한 빛의 야심을 찬미하라!
마르코 폴로: 사디아 제국의 시대가…. 아니, 나 마르코 폴로의 시대가 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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