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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언할 수 없는 훈련 사건

킹루클린 2023. 3. 18. 09:47

형언할 수 없는 훈련 사건
 
 ~01. 훈련 개시
어느 날. 모항.
 
잉그러햄: 오, 지휘관. 무슨 일이야?
 
→ 지령서를 건네준다
 
잉그러햄: 응? 새 임무야?
 
잉그러햄: 내 기억이 확실하다면 난 아직 휴가 중일 텐데…?
 
→ 실은…
 
잉그러햄: 나한테 맡겨진 임무가 아니라고…?
 
잉그러햄: …무슨 말이야? 휴가 중에 하는 농담이라기엔 좀 그런데.
 
지령서를 받은 잉그러햄은 의아한 표정으로 내용물을 확인했다.
 
잉그러햄: “모항 함대원들의 즉각적인 대응력을 확인하기 위해 무선 봉쇄 상태에서 대항 실전 훈련을 실시한다….”
 
잉그러햄: “…외양에 있는 폐기지 부근을 훈련 해역으로 삼고, 알렌 M 섬너급 브리스톨이 공격 측과 합류해서….”
 
잉그러햄: 오호라―
 
지령서를 다 읽은 잉그러햄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쪽을 바라봤다.
 
잉그러햄: 브리스톨은 아직 출장에서 돌아오지 않았지만, 지휘관은 지금부터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잉그러햄: 그러니까 대신 브리스톨에게 전해달라고?
 
→ 휴가 중인데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잉그러햄: 됐어 됐어. 별것도 아니고.
 
잉그러햄: 지금 바로 브리스톨에게 전달할게. 지휘관은 걱정 말고 회의 다녀와―
 
임무 내용을 완전히 이해한 듯한 잉그러햄은 곧바로 통신실로 향했다.
 
생각이 비약하기 십상인 브리스톨이지만, 같은 알렌 M 섬너급인 잉그러햄이 직접 전달해 준다면 분명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으로 한 건 해결. 슬슬 집무실로 돌아가서 회의 준비를 해야겠다――
 
----
 
잉그러햄: 테스트, 테스트. 1, 2, 3……. 여기는 잉그러햄. 브리스톨, 응답 바람.
 
브리스톨: 어, 잉그러햄? 아직 정기 연락 시간은 아닌데. 무슨 일 있어?
 
잉그러햄: 그게, 지휘관은 지금 급한 상황이라 대신 내가 긴급 임무를 전하게 됐어.
 
잉그러햄: “……변경된 계획에 따라 방향을 바꾸어 폐기지 터 인근 훈련 해역으로 급행할 것. 지금 좌표를 전달하겠다――”
 
잉그러햄: “반복한다. 목표 해역으로 서둘러 이동할 것――”
 
(통신이 끊겼다)
 
잉그러햄: 아차― 통신이 조금 흐트러졌는데 괜찮을까…. 괜찮겠지. 난 계속 휴가나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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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어느 해역.
 
브리스톨: ……???
 
브리스톨: ??????
 
브리스톨: 자, 자, 잠깐! 잉그러햄! 대체 뭐야!?
 
브리스톨: 통신이 끊겼어!?
 
브리스톨: 지휘관이 급한 와중에 계획에 변경이 생겼고, 그래서 긴급 임무 하달에 게다가 신속하게 움직이라고!?
 
브리스톨: 설마 모항이 습격당해서 지휘관이 위험에 처했으니까 서둘러 대피처를 확보해야 한다는 건가…?
 
브리스톨: 지금 상황에서 모항에 가장 가까이 있는 건 이 브리스톨……. 그래! 그래서 신속하게 새 해역에서 긴급 임무를 수행하라는 뜻이구나…!
 
브리스톨: 이, 일단은 침착하게… 심호흡, 심호흡!
 
브리스톨: 스읍, 하아, 스읍, 하아.
 
브리스톨: 안 돼…. 전혀 가라앉질 않아!
 
브리스톨: 어떡하지…. 역시 재확인 연락을 보내 볼까….
 
브리스톨: 아니 아니, 연락은 안 돼 브리스톨!
 
브리스톨: 모항이 습격당했다는 건 오가는 통신도 전부 감청되고 있을 게 틀림없어!
 
브리스톨: 그래서 아까 통신도 그렇게 불명확했구나…!
 
브리스톨: 침착해, 브리스톨…. 이런 상황은 지난번 훈련에서 경험해 봤잖아…….
 
브리스톨: 통신이 감청되는 상황에서 평문 연락은 있을 수 없어. 즉 아까는 보통의 긴급 임무 연락이 아니라…….
 
브리스톨: 일종의 암호였던 거야! 그, 그래!
 
아직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브리스톨은 의장에 고정되어 있던 램프를 떼어내 손에 들었다.
 
브리스톨: 후우…. 조금은 진정됐어.
 
브리스톨: 아무튼 지시받은 대로 바로 지정된 해역으로 가야지.
 
브리스톨: …응? 이 좌표는… 분명 모항 인근에 있는 폐기된 기지터였지….
 
브리스톨: 그래 알았다! 거기서 병력을 재집결시킨 다음 모항을 습격한 적들을 몰아내려는 거구나!
 
브리스톨: 아, 그래 그래! 완전히 이해했어-!
 
브리스톨: 브리스톨, 출발-!
 
 
 
 
 ~02. 탐색자의 등장이다
――――――――!
 
기지터가 있는 해역에 들어선 순간, 브리스톨은 맹렬한 장거리 포격과 맞닥뜨렸다.
 
――대항훈련 함대가 이미 배치되어 있으니 당연했다.
 
브리스톨: 바, 방금은 적습!?
 
브리스톨: 위험해! 설마 여기까지 함락당했다니!
 
브리스톨: 피해 상황 확인…. 안 다쳤네? 방금 포격한 적들은 대단한 놈들은 아닌가봐.
 
피탄 부위는 많지만, 브리스톨에게 실질적인 피해는 없었다.
 
――함대가 사용하고 있는 건 훈련탄이므로 이 또한 당연했다. 하지만 이때의 브리스톨은 알 길이 없었다.
 
브리스톨: 주눅들면 안 돼 브리스톨! 이 해역은 섬과 암초로 지형이 복잡하니까, 일단은 몸을 숨길 장소를 찾자!
 
----
 
잠시 상황을 지켜본 후, 브리스톨은 사격을 가하며 이탈하여 어느 폐기 시설에 몸을 숨겼다.
 
완전히 버려진 그곳에 인기척이라곤 있을 리가 없었다. 대낮임에도 음산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브리스톨: 조명―――온!
 
브리스톨: 좋아… 이제 안심이야!
 
브리스톨: 적이 여기까지 쳐들어왔다면 모항의 전황도 낙관할 수 없겠네….
 
브리스톨: 근데 이런 상황에 왜 잉그러햄이 대신 연락을….
 
브리스톨: 조사해 보고 싶어도 단서가 너무 적어….
 
생각에 잠기려는 순간. 불어온 찬바람에 브리스톨은 살짝 몸을 떨었다. 귀를 기울이자 바람 속에서 희미하게 목소리가 들려왔다.
 
???: …스…톨….
 
???: 브리…스톨…. 찾으러 왔어…!
 
브리스톨: 히이이익!
 
브리스톨: 요, 용감한 탐색자에게 두려운 것은 없다! 설령 모르는 사람이 불러도 대답하면 안 된다고 책에 쓰여 있었는걸!
 
???: 브리스톨….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짐에 따라 그 정체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브리스톨: 누, 누구야!?
 
알렌 M 섬너: 나야! 알렌 M 섬너! 브리스톨, 설마 훈련탄에 머리라도 맞은 거야?
 
알렌 M 섬너: 배치 변환 연락 받았지? 공격 측 함대는 이미 이동했으니까, 브리스톨도 나하고 같이….
 
브리스톨: 알렌이 의장에 붙이고 있는 지휘관 좋아좋아 스탬프는 어떤 거지?!
 
알렌 M 섬너: ……흐엑!?
 
브리스톨: 역시 가짜구나! 넌 누구냐!?
 
알렌 M 섬너: 브리스톨! 아까부터 뭐라는 거야…!
 
브리스톨: 사라져! 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 끝나면 모두하고 같이 무사히 모항으로 돌아가고 싶어……!
 
주문 같은 알 수 없는 말을 남긴 뒤, 브리스톨은 어둠이 깔린 시설 안쪽으로 달려갔다.
 
----
 
잠시 후, 휴가 중인 잉그러햄에게 훈련 함대의 연락이 왔다.
 
잉그러햄: ……훈련 해역에 정체불명의 함선이 출현해 위협사격을 실시했다고?
 
잉그러햄: (모항 인근에 적이 나타날 리는 없는데…. 아, 설마 브리스톨?!)
 
잉그러햄: 응. 아마 브리스톨일 거야. 출장에서 돌아온지 얼마 안 됐으니까 본 컨디션이 아니어서 훈련에 집중하지 못한 걸지도….
 
알렌 M 섬너: 아, 브리스톨이라면 해역 기지터에 있었어. 근데 다가가니까 뭔가 이상한 말을 하면서 도망가 버렸어.
 
잉그러햄: 어어…. 이상한 말이라는 건 뭔데?
 
알렌 M 섬너: 분명… “돌아가고 싶어”라고 했었던 거 같아.
 
잉그러햄: “돌아가고 싶어”라…. 혹시 브리스톨, 컨디션이 안 좋아서 훈련을 일시 중지 해달라는 거 아닐까?
 
알렌 M 섬너: 그러면 그렇다고 말을 하지…. 지휘관한테 물어볼게―
 
잉그러햄: ……….
 
잉그러햄: (브리스톨. 대체 뭘 하고 있었던 걸까…. “공격 측 함대와 합류해”라고 연락했을 텐데.)
 
잉그러햄: …………….
 
잉그러햄: (아. 혹시… 그때 통신이 흐트러져서 잘 전달되지 않았던 건가-!?)
 
잉그러햄: ……………………………….
 
잉그러햄: (여, 역시 확인해보러 가야겠어!)
 
 
 
 ~03. 암호 통신을 풀 수 없어!
브리스톨: 기분 탓인가…. 어쩐지 적이 점점 늘어나는 거 같은데!?
 
브리스톨: 지휘관도 모항도 다들 괜찮을까….
 
――――――――!
 
브리스톨: 머릿수가 너무 차이 나…. 여기 계속 숨는 것도 한계야. 얼른 위탁 나간 다른 동료들에게 증원 요청을 해야겠어.
 
브리스톨: 하지만 통신이 적에게 감청당하고 있으니 평문으론 안 돼…!
 
브리스톨: 어쩔 수 없네…. 리스크는 있지만 해독하리라 믿고 암호 통신을 할 수 밖에!
 
브리스톨: 여기는 탐색자. 사무국, 응답하라――
 
통신: ………….
 
브리스톨: …………연결이 안 돼!?
 
브리스톨: 저, 적의 재밍일지도…. 큭, 얘들아 부디 무사해야 해!
 
브리스톨: 아! 그래! 여기로 오라고 연락을 줬던 잉그러햄의 채널이라면 혹시 연결될지도 몰라!
 
브리스톨: 잉그러햄! 잉그러햄! 여기는 탐색자――
 
잉그러햄: 브리스톨…? 지금 어디야?
 
브리스톨: 있지, 지금부터 하는 말 잘 들어! 아까까지 맑았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도착하자마자 갑자기 습격당했어!)
 
브리스톨: 우산 안 가져왔으니까, 마중 좀 나와줄래?(긴급 사태. 조속히 구원을!)
 
잉그러햄: ??? 거기 지금도 맑은데?
 
브리스톨: (전해지지 않아! 어떡하지…. 잉그러햄이 알아듣게 하기 위해서는… 그래! 이렇게 대답하면 되겠다!)
 
브리스톨: ……어흠. 내 말 좀 “들어줘!”
 
브리스톨: 얼른 “우산” 가져다 줘!(더 이상은 못 버틸 거 같으니까 조속히 지원 부탁해!)
 
잉그러햄: 비가 안 오는데 우산을 가져오라니…. 혹시 스콜이면 기지터에서 잠깐 몸 좀 피하고 있어.
 
브리스톨: 아, 그렇구나…!
 
브리스톨: (잠깐 몸 좀 피하고 있어―― 즉 조금만 더 기다리면 원군이 온다는 거구나!)
 
잉그러햄: 그건 그렇다 치고 확인 좀 하나 하고 싶은 게 있는데――
 
브리스톨: 완벽하게 이해했습니다! 탐색자, 조사로 돌아가겠습니다!
 
잉그러햄: 잠ㄲ――
 
브리스톨: 방금 통신 상태도 깔끔하지 못했고, 모항의 전황이 저러면 당분간 피하라고는 했지만 증원은 단시간 내에 오진 않을 거야.
 
브리스톨: 그치만 기지터에 숨으라는 건, 여기만 사수하면 혹시 어떻게든 될 거 같다는 건가?
 
브리스톨은 노트를 꺼내 이렇게 적었다.
 
■년■월■일. 맑음(마음속은 비 ′_‵′‵). 모항이 공격당하는 긴급 사태.
 
최후의 보루를 사수하라는 임무를 맡았다. …다들, 부디 무사해!
 
 
 
 ~04. 브리스톨에게 맡겨!
알렌 M 섬너의 연락으로 훈련 함대의 공격은 일시 중지되었다. 적의 공격이 느슨해진 지금이 호기라고 생각한 브리스톨은……
 
기지터의 폐기 시설에 있는 자재들을 이용해, 예전에 영화에서 봤던 것들을 떠올리면서 수많은 “함정”을 설치했다.
 
브리스톨: 와이어 트랩에 부비 트랩, 모두 설치 완료…. 됐다, 이제 방어는 완벽해!
 
브리스톨: 남은 건 여기서 조용히 찬스를 기다리는 것뿐…….
 
----
 
훈련 해역. 폐기지터.
 
알렌 M 섬너: 어, 잉그러햄? 휴가 중인데 왜 왔어?
 
잉그러햄: …상황이 좀 궁금해서. 알렌은 문제없어?
 
알렌 M 섬너: 으음, 글쎄. 지휘관이 명령으로 이상 사태의 원인을 밝혀낼 때까지 훈련은 중지라고 해서.
 
알렌 M 섬너: 그런데 훈련이 중지되고 나니까 이상한 일들이 더 늘어났어….
 
잉그러햄: 혹시 브리스톨한테 비가 오니까 우산 가져와 달라던가 들은 거 있어?
 
알렌 M 섬너: …없었는데? 그보다 오늘 하늘도 창창한데 웬 우산?
 
알렌 M 섬너: 아, 말이 샜네. 아까 돌아온 동료한테서 들었는데, 이 폐기지를 지날 때마다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거 같아.
 
알렌 M 섬너: 갑자기 날아오는 페인트 통이라든가, 밟으면 물이 뿜어져 나오는 바닥, 기분 나쁜 울음소리 등등….
 
알렌 M 섬너: …이 폐기지 정말 괜찮은 거야? 아까 브리스톨 만났을 때도 뭔가 좀 이상했었고.
 
잉그러햄: 별거 아니겠지. 지금까지 몇 번이나 왔다갔다 했는데.
 
잉그러햄: 근데 지휘관은 이쪽으로 오고 있대?
 
알렌 M 섬너: 안 온대. 다른 회의가 또 있는 거 같아.
 
알렌 M 섬너: 연락 채널은 열려 있는 거 같으니까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할게.
 
잉그러햄: 아, 아니… 괜찮아.
 
알렌 M 섬너: 잉그러햄은 오늘 휴가니까 그쯤하고 적당히 시간 때우고 있어! 난 볼일이 있으니까 먼저 갈게.
 
----
 
잉그러햄: ……설마 훈련이 정말로 중지될 줄이야…. 거기에 폐기 시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상 사태”….
 
쿠퍼: 뭔가 큰일이라도 난 거 같네?
 
잉그러햄: 쿠퍼!? ……언제 왔어!?
 
쿠퍼: 나도 훈련에 참가하라고 했었으니까! 지금 막 귀환했어!
 
쿠퍼: 마침 잘됐다! 잉그러햄이 브리스톨한테 이쪽으로 합류하라고 전달했었어?
 
잉그러햄: 응. 통신 상태가 좀 불량해서 잘 전달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쿠퍼: 하항, 그러면 앞뒤가 맞네!
 
쿠퍼: 장소는 이 폐기 시설이 맞지? 지금부터 내가 폭주 중인 브리스톨을 잡아올게!
 
쿠퍼: 그리고 본의는 아니겠지만 시말서에 쓸 내용을 생각해두고 있는 게 좋을걸?
 
잉그러햄: 으으, 내 휴가가…….
 
이 순간을 기점으로 잉그러햄의 짧고도 덧없는 휴가는 끝났다.
 
 
 
 ~05. 명연기!
훈련 해역. 폐기 시설.
 
어둠이 깔린 시설 속에서 쿠퍼와 잉그러햄은 목적지로 향했다.
 
쿠퍼: 조명―――온!
 
쿠퍼: 와아…. 방 안에도 그럴싸한 장치들이 꽤 있네.
 
잉그러햄: 영화 속 장치를 흉내낸 것 치고는 뭐랄까, 메카 요소가 들어가 있지 않은 만큼 폐기 시설이라는 테마하고는 좀 안 어울리네.
 
잉그러햄: 아니 아니, 지금은 그런 거나 생각하고 있을 때가 아니지.
 
잉그러햄: 브리스톨은 찾았어?
 
쿠퍼: 눈을 잘 집중해서…… 아, 있다! 브리스톨 발견!
 
브리스톨: (뜨끔!)
 
쿠퍼: 브리스톨! 도망가지 마!
 
브리스톨: 가짜는 빨리 돌아가라니까! 여기 네가 찾는 사람은 없어!
 
쿠퍼: 브리스톨, 진정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브리스톨: 지, 진짜 쿠퍼야…?
 
쿠퍼: 진짜야!
 
브리스톨: 다행이다…. 브리스톨만 혼자 남겨진 줄 알았어…!
 
브리스톨: 그래서 모항 상황은 어때? 보고 왔어?
 
쿠퍼: 아직인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 그리고 브리스톨만 혼자라는 건 뭐야?
 
브리스톨: 우으으…. 모항이 적에게 습격당했어! 갑자기 일어나서 모두 철수할 시간도 부족해서…!
 
브리스톨: 지휘관한테도 무슨 일이 있었던 거 같고, 모항과 통신하려고 해도 적의 재밍하고 감청 때문에 제대로 안 됐어….
 
쿠퍼: 아… 그건 큰일이네.
 
쿠퍼: (아아, 역시 잉그러햄과의 통신 불량이 원인이었구나…. 잉그러햄, 한 번 더 얘기해주지 그랬어.)
 
쿠퍼: 그럼 지금은 여기서 뭐하는 거야?
 
브리스톨: 여기서 모두하고 합류해서 모항을 탈환하자는 연락을 받았는데, 설마 적의 공격을 받을 줄은 몰랐어!
 
브리스톨: 아까 설치한 함정들이 계속 반응하고 있어! 주위는 다 적들이야!
 
브리스톨: 뭐, 이 브리스톨이 두뇌를 풀 가동해서 지금까지는 어떻게 버틸 수 있었지만!
 
브리스톨: 아무튼 무슨 일이 있어도 여기를 사수해야만 해…. 그게 브리스톨이 받은 마지막 임무야!
 
쿠퍼: 그, 그렇구나…?
 
브리스톨: 사수하면 어떻게든 될 거야! 실제로 이렇게 쿠퍼가 와줬잖아!
 
브리스톨: 이대로 노력하고 있으면 합류하러 와주는 동료들도 점점 많이지겠지? 그럼 태세를 재정비해서 궁지에 몰린 모항 사람들을 구하러 갈 수 있어!
 
잉그러햄: 응? 기지터를 사수하라는 임무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브리스톨: 잉그러햄! 다행이다 통신이 고쳐졌어! 그쪽은 어때? 다들 무사해?
 
잉그러햄: 아~아~ …응, 괜찮아. 아무 문제없어. 이쪽은 괜찮으니까 브리스톨 쪽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알려줘.
 
브리스톨: 응? 잉그러햄하고 암호로 통신했을 때 “폐기지터에서 피 좀 피해”라고 했었잖아?
 
브리스톨: 비가 온다는 건 적습의 암호고, 우산을 가져와 달라는 건 증원을 요청하는 암호야!
 
브리스톨: 그러니까 우산을 가져오지 않는 대신 비를 피하라는 건 이곳을 사수하고 구원을 기다리라는 뜻이잖아?
 
잉그러햄: 어어…………………….
 
브리스톨: 역시 잉그러햄이야! 처음 임무를 전할 때부터 암호를 사용한 덕분에, 브리스톨은 이렇게 금방 사태의 중대함을 미리 알아서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었어!
 
쿠퍼: 음…. 간단한 일을 되게 까다롭게 만들었네.
 
잉그러햄: 하아…. 시말서 더 쓰고 올게! 끊는다!
 
브리스톨: 응? 까다롭게? 시말서?
 
쿠퍼: 실은――――
 
----
 
브리스톨: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야…. 쿠퍼, 도와줘…….
 
쿠퍼: 응응, 뭐 그러겠지.
 
브리스톨: 저번에 만난 알렌도 진짜였어?
 
쿠퍼: 맞아~
 
브리스톨: 그럼 함정에 걸린 사람들은……?
 
쿠퍼: 훈련이 중지돼서 우연히 이곳을 지나갔던 동료들일 거야. 응.
 
브리스톨: 우으으…. 모두한테 민폐를 끼쳤어…….
 
쿠퍼: 괜찮아. 다들 브리스톨한테 화나지 않았으니까.
 
쿠퍼: 오히려 잉그러햄이 지금쯤 시말서 때문에 큰일났을지도 몰라…. 하하하.
 
쿠퍼: 자, 슬슬 가자. 아, 이 사건에 관한 보고서를 정리해서 지휘관한테 제대로 제출해야해.
 
브리스톨: 사건…? 보고서? 아, 응, 알았어!
 
----
 
다음 날. 지휘관의 책상에 “대항 훈련 조사 보고서”라는 서류가 제출되었다.
 
“……함선에게 있어서 가장 두려운 것은 미지에 대한 공포이고…….”
 
“……그 폐기지터에서 잠자고 있는 적은 꿈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별들은 특정 위치에 도달하고, 진실은 언젠가 모항에 쏟아질 것이다…….”
 
보충: “잉그러햄의 시말서”, 감수: 알렌 M 섬너.
 
→ 읽다 보면 정신력이 내려갈 것 같다…
→ 모르는 게 좋을 거 같다…
 
이렇게 작은? 해프닝이 벌어졌지만, 이번 훈련은 무사히 끝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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