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치고 나가다
사이판섬 북서 해역, 오후.
프린스턴: …….
클리블랜드: 왜 그래 프린스턴.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데.
프린스턴: 클리블랜드. 지금 우리 작전 말인데…. 너무 신중하지 않아?
프린스턴: 사이판섬을 점거한 건 명백한데 그냥 여기 눌러 앉아서 중앵의 진공을 기다리라니….
프린스턴: 지금 우리 실력이라면 완전히 치고 나갈 수 있어!
몬트필리어: 언니, 저도 치고 나가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클리블랜드: 두 사람의 기분은 이해해. 나도 치고 나가도 괜찮다고 생각은 하는데….
클리블랜드: 얼마 전에 잠수함대로부터 목격 보고가 들어왔거든. 지금쯤 중앵 함대는 이미 주변 해역에 도착했을 거야.
클리블랜드: …상황은 이렇지만 본부가 정한 작전은 어디까지나 “수비에 전념”이니까. 방심은 금물이라고 하잖아?
버밍햄: 적의 구체적인 위치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니 방어를 굳히는 게 안전하겠지.
버밍햄: 다수의 잠수함대나 수상함대라고 해도 기습을 당한다면 패배할 수도 있어. 신중하게 움직이는 게 상책이다.
몬트필리어: 그렇군…. 언니 말씀에도 일리가 있네요….
프린스턴: 이럴 때 …새러토가 씨라면 어떻게 했을까….
엔터프라이즈: 다들 본부의 작전에 생각하는 바가 있는 것 같군.
프린스턴: 응? 엔터프라이즈, 듣고 있었어?
엔터프라이즈: 그래. 나도 마음만은 치고 나가고 싶어. 지금까지 전투에서 여러 차례 승리했으니 기분이 고양된 것도 당연하겠지.
엔터프라이즈: 하지만 승리에 취해 있을 때일수록 주위를 보기 어려운 법. 이런 때야말로 더욱 정신 바짝 차려야 해.
엔터프라이즈: 자칫 잘못하면 적에게 빈틈을 줄 수도 있으니까.
프린스턴: 듣고 보니… 네 말대로네.
엔터프라이즈: …하지만 본부의 작전을 그대로 따르는 것도 융통성이 없긴 하지.
엔터프라이즈: 본부의 작전은 여기서 방위에 전념하는 거지만, 지키기만 하는 건 유니온의 방식이 아냐.
엔터프라이즈: 지휘함인 내가 이곳을 떠날 수는 없지만…. 작전의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서 일부 함대가 주변 섬들에 있는 적 항공 세력을 제압해줬으면 해.
엔터프라이즈: 프린스턴. 이 임무, 네게 맡겨도 될까?
프린스턴: 어?! 아, 응! 나한테 맡겨!
엔터프라이즈: 좋아. 다음은 호위로군. 그럼 리노. 그리고… 클리블랜드, 너희 자매함 중에서 1척 부탁해.
몬트필리어: 언니. 제가 가도 될까요?
클리블랜드: 으음…. 이번엔 버밍햄이 가주겠어?
버밍햄&몬트필리어: …!
클리블랜드: 몬트필리어는 내 엄호를 부탁해. 방공은 믿고 있다구!
클리블랜드: 그리고 이번 호위에는 신중한 버밍햄이 적합해 보여! 맡겨도 괜찮지?
버밍햄: 언니 생각이 그렇다면…… 나는 괜찮아.
엔터프라이즈: 그럼 이걸로 결정됐군. 프린스턴, 리노, 버밍햄. 너희의 임무는 주변 섬들에 있는 중앵 항공 전력의 무력화다.
엔터프라이즈: 만약 적 주력함대와 조우하게 되면 이쪽으로 보고해줘. 무리하지 않아도 돼. 우리가 곧바로 갈 테니까.
프린스턴: 응!
프린스턴: (적의 항공 전력 무력화…. 사소한 임무지만 정신 바짝 차리고 가야지!)
~02. 사전 연습
프린스턴: 전방에 소수의 중앵 함대 발견. 섬의 방위함대일까?
리노: 어쩔래 프린스턴? 싸울 거야?
프린스턴: 주위에 다른 적도 없고. 중앵 주력함대의 낌새도 없고…. 좋아, 가자!
버밍햄: 로저. 버밍햄, 전투 태세.
리노: 그럼 간다!
~03. 동경하는 사람1
리노: 프린스턴. 아까 싸우는 모습 멋있었어!
프린스턴: …응? 그랬어…?
리노: 함재기 공격도 잘 맞았고 타이밍도 정확했어! 정말 대단해!
프린스턴: 그건… 좋은 선생님이 계셨으니까….
버밍햄: 좋은 선생님…?
프린스턴: 응. 같은 유니온 항공모함이자, 내가 동경하는…… 새러토가 씨.
프린스턴: 네가 칭찬해준 싸움법도 나 스스로의 노력으로 깨우친 게 아니라 새러토가 씨에게 배운 거야.
프린스턴: 나 같은 거보다 새러토가 씨가 싸우는 모습이 훨씬 더 예술적이라고 할까…. 으응,실제로 보지 않으면 역시 상상할 수 없겠지.
프린스턴: 그 모습은 장난을 좋아하는 평소의 새러토가 씨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야. 전황을 파악하는 힘은 그야말로 일류고, 그리고……….
프린스턴: 함재기를 컨트롤하는 실력 역시 내가 본 사람 중에서………
프린스턴: 이것만으로도 유니온의 정규 항모로서 충분히 활약하고 있는 건데도 새러토가 씨는………
…………
버밍햄: (끼어들 틈이 없어……) 어, 어흠!
프린스턴: 아! 미안해…. 새러토가 씨 얘기만 하다보면 매번 나도 모르게 흥분해 버려서….
리노: 괜찮아~ 네 새러토가 씨를 향한 동경, 리노에게 충분히 전해졌어!
리노: 동경하는 히어로와 함께 싸우고, 여러 가지를 전수 받고…. 분명 굉장히 행복한 일이겠지!
프린스턴: 이해해 주는 거야? 다행이다…!
버밍햄: 프린스턴… 의외로 몬트필리어와 닮았구나.
프린스턴: 몬트필리어하고…?
버밍햄: 누군가를 몹시 동경하고 있다는 점이. 응…? 언니한테서 연락이….
버밍햄: …! 적 함대의 공습이다! 모두 즉시 전투 준비!
~04. 해공을 가르며
사이판섬 북서 해역. 유니온 주력함대.
엔터프라이즈: 중앵 함대인가. 역시 공격해 오는군….
엔터프라이즈: 이쪽도 기다리고 있던 바야! 다들 전투 준비!
클리블랜드: 엔터프라이즈. 프린스턴 소대한테도 정보를 전해줬어. 남은 적을 정리하면 이쪽으로 합류한대.
엔터프라이즈: 좋아. 적의 항공 전력은 예전만 못한 것 같지만… 방심하지 마. 전력으로 맞서자!
몬트필리어: 이쪽도 준비됐어. 한 발짝도 다가오지 못하게 해주지!
엔터프라이즈: 접근하기 전에 요격대로 전부 격추시킬 작정이지만… 만약 접근을 허락하게 된다면 그때는 대응 부탁한다!
클리블랜드: 맡겨둬! 헤헤, 다들 단숨에 해치우자고!
~05 요격
프린스턴: 여기도 끝났어. 슬슬 본대로 합류해서…….
프린스턴: 응!? 이 반응은…!
리노: 왜 그래 프린스턴?
프린스턴: 중앵 함재기야! 모두 요격 준비!
버밍햄: 설마 근처에 적의 항공함대가….
리노: 프린스턴! 버밍햄! 온다!
다이호: …….
다이호: 우후후…. 어떻게 부숴줄까….
~06. 트레이드오프
버밍햄: 적 공격대가 철수했다. 전투 종료, 확인.
리노: 방금 공격대… 규모로 보면 1척 분인가? 어느 쪽이든…….
프린스턴: 전력으로 보면 본대는 아닌 것 같네. 다른 곳에 전력을 배분하고 있는 건가? 아니면 적의 항공 전력 자체가 생각보다 낮은 건가?
버밍햄: 중앵의 주력은 사이판섬 쪽으로 향하고 있으니까, 별동대 혹은 견제를 위한 공격이었겠지. 언니 쪽은 괜찮을까….
프린스턴: 이번 작전에 참가한 유니온 함선은 정규 항모만 7척, 게다가 호위함대 역시 대규모야.
프린스턴: 무엇보다도 엔터프라이즈도 있으니까 어중간한 공격이라면 도리어 된통 얻어맞고 당할 게 뻔해.
프린스턴: 즉 이 전투에서 중앵의 항공 전력을 한번에 무력화할 수 있다면, 우리가 제공권을 장악할 수 있겠지.
버밍햄: 그리고 제공권 없이는 아무리 강력한 주포를 갖추고 있어도 항모가 메인으로 편성된 기동함대의 진군을 막기란 불가능…….
리노: 하늘을 제압한 쪽이 압도적인 어드밴티지를 얻는 거지.
프린스턴: 맞아. 중앵도 그걸 알고 있으니까 나온 거겠지….
버밍햄: 리노, 프린스턴. 언니에게서 연락이야.
버밍햄: “중앵의 유력 항공모함에 아군 잠수함의 뇌격이 명중”이래.
리노: 아군 잠수함이라…. 분명 이 해역에는 알바코어하고 카발라가 배치되어 있었지?
버밍햄: 이걸로 적 함대가 혼란에 빠졌으면 좋겠는데.
프린스턴: (잠수함의 뇌격이 명중했다고는 하지만, 중앵의 항모가 침몰했을 리는 없어. 새러토가 씨도 몇 번이고 뇌격을 받았으니까.)
프린스턴: (그나저나 이제 적도 대잠에 더 신경을 쓰게 되겠지…?)
프린스턴: (흐름은 나쁘지 않아. 얼른 본대와 합류하자.)
~07. 동경하는 사람2
쇼카쿠: 즈이카쿠. 다이호가 어뢰 피해를 입었대.
즈이카쿠: 설마 유니온 잠수함인가…. 쇼카쿠 언니. 구축함들한테 경계 강화 지시를 내려서 공격해온 놈들을 찾아내자!
쇼카쿠: 그래. 이렇게까지 대규모 공격대를 계속 투입했으니 제대로 된 전과를 내야겠지.
즈이카쿠: 맞아 맞아! 중앵 항모 기동함대의 전력을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겠어!
쇼카쿠: 후후후. “이 피리로 진혼곡을 연주하자”라는 걸까~
사이판섬 서측 해역. 프린스턴 함대.
프린스턴: 그나저나 클리블랜드급이 이렇게 모여 있으니 의외로 재밌네.
버밍햄: 재밌다고?
프린스턴: 응. 우리 인디펜던스급은 원래 클리블랜드급으로 설계됐었잖아?
프린스턴: 빌럭시도 그렇고, 실은 클리블랜드급을 좀 더 알고 싶었는데 별로 기회가 없었거든….
버밍햄: 언니들이라. 나도 컬럼비아만큼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좋다면….
버밍햄: 우선은 클리블랜드. 항상 밝고 자신감 넘치는, 모두의 멋진 언니야.
프린스턴: 그래서 언니로서 존경 받고 있는 거구나.
버밍햄: 다음은 차녀 컬럼비아. 컬럼비아는 언니와 비교하면 태평하다고 할까…. 언니를 잘 놀리곤 하지.
버밍햄: 그리고 몬트필리어와 덴버. 둘 모두 언니를 동경하고 언니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두 사람이 향하는 방향은 살짝 다른 느낌이야.
버밍햄: 다음은…….
프린스턴: (클리블랜드의 뒤를 좇는 몬트필리어…. 마치 나하고 새러토가 씨 같아….)
프린스턴: (후훗. 그 애와는 얘기가 잘 통할지도 모르겠네.)
~08. 또다시, 적
프린스턴: 이쪽으로 접근 중인 중앵 함대 발견. 이전보다 숫자가 많아.
리노: 쉽게 합류하게 놔둘 생각은 없는 건가….
프린스턴: 아니. 어쩌면 주력함대를 공격하고 있는 적을 확인하고 싶었던 걸지도 몰라.
프린스턴: (엔터프라이즈가 있는 주력을 습격하는 것 치고는 규모가 어중간하네…. 혹시 다른 방향의 공격대의 일부인가?)
버밍햄: 저쪽의 움직임을 알겠어?
프린스턴: “(장난칠 때)상대의 심경을 알면 다음 움직임도 추측할 수 있어”라고 새러토가 씨가 가르쳐줬어.
프린스턴: 그나저나 이 숫자를 우리만으로 대응하는 건 힘들어. 일단은 대공 초계 부대로서 역할을 하자.
프린스턴: 엔터프라이즈한테 연락해. 계획대로 요격대를 인도해서 적 항공 전력을 무력화하는 거야.
프린스턴: 그리고… 요격대가 올 때까지 버텨야 해! 리노, 버밍햄. 엄호 부탁해!
리노&버밍햄: 맡겨줘! / 로저.
~09. 원군
프린스턴: 함재기 숫자도 그렇고 집요함도 그렇고… 이대로는 힘들겠어….
리노: 다들 조심해! 소속 불명기가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고 있어!
버밍햄: 중앵 함대의 파상 공격인가…!
리노: 숫자로 밀어붙일 생각인가…?
프린스턴: 근성이라도 겨뤄보자는 거야…?
버밍햄: 불명기, 육안 확인! 유니온 함재기야!
프린스턴: 그렇단 건 엔터프라이즈의 요격기구나!
리노: 깜짝이야~ …아! 클리블랜드네도 왔어!
클리블랜드: 리노, 버밍햄, 프린스턴. 다들 괜찮아? 늦어서 미안!
몬트필리어: 엔터프라이즈가 요격부대 뿐 아니라 함선도 지원 나가달라고 부탁했어.
프린스턴: 그렇다면 여기 적 공격대는 역시 저쪽을 노린 건가? 엔터프라이즈는 괜찮아?
클리블랜드: 헤헷. 걱정 마! 저쪽은 대강 다 끝났어!
몬트필리어: 그래서 이렇게 다들 마중 나온 거야! 자, 얼른 정리하고 합류하자!
프린스턴: 로저! 다들 대공 진형으로 적을 격퇴할 거야!
~10. 창공
즈이카쿠: 역시 엔터프라이즈…. 유니온의 기동함대를 격파하는 건 무리인가.
쇼카쿠: 즈이카쿠. 무리하면 안 돼. …콜록콜록. 지금은 후일을 도모하자.
쇼카쿠: 나도 방심했어…. 설마 다이호에 이어서 나까지 뇌격을 맞다니….
즈이카쿠: ……큭!
즈이카쿠: 알겠어 쇼카쿠 언니……!
엔터프라이즈: 프린스턴. 그쪽은 벌써 끝났나?
프린스턴: 지원 고마워. 덕분에 적의 공격대를 격파할 수 있었어.
엔터프라이즈: 아니, 그 반대야. 너희가 섬의 항공 전력을 눌러 준 덕분에 적의 항모함대에 집중할 수 있었어. 승부는 거기서 결정 났다고 봐도 허언이 아냐.
버밍햄: 작전이 잘 먹혀서 다행이군.
엔터프라이즈: 그리고 방금 전 또 다른 항공모함에 잠수함 뇌격이 성공했다는 연락도 들어왔어. 공격대의 미귀환율이 높은 만큼 적도 허둥지둥하고 있을 거야.
리노: 잠깐 한숨 돌릴 수 있을 것 같네…. 다들 수고했어~
프린스턴: 적 함대를 추격하라는 명령이 떨어지려나….
엔터프라이즈: 글쎄. 하지만 적 함재기가 얼마나 남아있든 간에 우리 전력으로 압도할 수 있을 거야.
엔터프라이즈: 이제부터 본부도 작전을 전환해서 새로운 싸움을 향해 움직이겠지.
프린스턴: 오늘 전투, 새러토가 씨한테도 보여주고 싶었는데.
클리블랜드: 다음에 만났을 때 직접 말해주면 되잖아?
클리블랜드: 전투 경과 뿐만 아니라, 프린스턴이 어떻게 활약해서 적기를 수십 대나 격추시켰는지 말야! 헤헤헤.
프린스턴: ……후훗. 그러지 뭐.
프린스턴: (미숙한 나라도, 앞으로 있을 전투에서 경험을 쌓고, 계속 노력한다면….)
프린스턴: ……언젠가, 새러토가 씨처럼…….
엔터프라이즈: 쉽게 따라잡을 수 있는 목표는 아니지만, 응원할게.
프린스턴: 엔터프라이즈……. 응! 열심히 할 거야!
클리블랜드: 응. 나도 응원할게!
엔터프라이즈: (후후후. 서로 좋은 후배를 두었구나. 새러토가.)
프린스턴: 새러토가 씨…. 나, 반드시 당신을 따라잡고 말 거야.
프린스턴: 언젠가 또, 함께 싸울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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