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과 홍차
~01. 기획서
모항. 집무실.
오후의 햇살을 받아 노랗게 물든 집무실에는 따사롭고 평온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오늘도 올라온 보고서를 읽어야지 하고 손을 뻗은 찰나――
퀸 엘리자베스: 하인! 이 기획서에 사인해!
갑자기 기세 좋게 열린 문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작은 여왕 폐하가 탁! 하고 서류 뭉치를 책상 위로 던졌다.
그 표지에는――"모의 메이드 카페"라고 쓰여 있었다.
퀸 엘리자베스: 메이드 테마 카페, 이름하여 로열 카페 『The Royal Tea』야!
퀸 엘리자베스: 요즘 모항에서 내 여왕으로서의 위광을 의심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어!
퀸 엘리자베스: 그래서 이렇게 내가 직접 기획해서, 로열의 위광… 즉 내 위광을 모항 내에 떨치겠다는 거야!
그래서 카페를 열어서 로열의 문화를 동료들에게 알리겠다는 건가…….
프린츠 오이겐: 흐응. 그건 흘려 넘길 수 없겠네. 우리 철혈도 참가하겠어.
퀸 엘리자베스: 프린츠 오이겐?! 언제부터 있던 거야? 설마 내 비밀 계획을 들은 건…….
프린츠 오이겐: 아까부터 있었는데? 여왕 폐하께서 하도 흥분하셔서 내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셨나 보지.
퀸 엘리자베스: 너 같은 서민까지 일일이 신경 쓰진 않는다고! 애초에 넌 여기 왜 있는 건데?
프린츠 오이겐: 글쎄. 서민의 용무까지 일일이 신경 쓰실 필요는 없잖아? 그보다 방금 이야기…….
프린츠 오이겐: 폐하 생각은 어때? 그 모의 카페 옆에 터가 좀 비거든? 우리 철혈도 거기 가게 하나 내볼까 하는데.
프린츠 오이겐: 경쟁하면서 서로 절차탁마하면 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퀸 엘리자베스: (뭐, 확실히 라이벌을 제칠 수만 있다면 내 위광도 더 올라가겠지.)
퀸 엘리자베스: 좋아. 하인도 괜찮지?
가게는 하나보단 둘이 있는 게 더 재미 있겠지….
→ 분부 받들겠습니다, 여왕 폐하
→ 좋아
프린츠 오이겐: 그럼 개점하고 일주일 뒤에 지휘관의 평가로 승부를 가르는 걸로, 괜찮지?
……승패가 있다는 건 처음 듣는데….
퀸 엘리자베스: 물론이야. 경쟁에는 당연히 승패가 따르는걸. 뭐, 로열이 철혈 따위한테 질 리가 없지만.
프린츠 오이겐: 그럼 결정. 지금부터 각자 개점 준비를 하는 걸로. 괜찮지, 엘리자베스 여왕 폐하?
퀸 엘리자베스: 흥, 맘껏 덤벼봐. 프린츠 오이겐!
프린츠 오이겐: 그거 말인데, 내가 운영을 맡겠다고는 한 마디도 안 했거든?
프린츠 오이겐: 여왕 폐하가 진두지휘를 하는 이상, 우리도 비스마르크가 운영을 맡는 게 자연스럽지 않을까?
퀸 엘리자베스: 비스마르크…. 그럼 전언 부탁해. "여왕의 위광 앞에 무릎 꿇을 준비나 하려무나." 라고!
퀸 엘리자베스: 벨, 가자. 얼른 돌아가서 준비해야지.
벨파스트: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경황없는 도중 폐를 끼쳐 드려 송구합니다, 주인님.
뒤로 피해 있던 벨파스트는 우아하게 인사를 하고, 엘리자베스와 함께 집무실을 나갔다.
프린츠 오이겐: 그럼 나도 이만 갈게. 공정한 평가 부탁해. 후후후.
모항의 메이드 카페 대결은, 이렇게 긴박(?)한 분위기 가운데 그 막을 올리게 되었다.
~02. 철혈 작전 회의
모항. 어느 곳.
비스마르크: 책임자를 맡은 이상,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겠지.
비스마르크: 로열에게 이기기 위해선, 개점 전에 먼저 완벽한 경영 방침을 세워야 해.
비스마르크: 다들 의견이나 아이디어, 조언 등이 있다면 기탄없이 말해줘.
프린츠 오이겐: 평가하는 건 지휘관이니까 미리 지휘관의 취향을 조사해두는 건 어때?
비스마르크: 일리는 있지만 로열이 여왕의 위광 발양을 기치로 하고 있는 이상 우리도 지휘관에게만 사로잡혀서는 안 돼.
비스마르크: 지휘관은 물론 중요한 포인트지만, 모항의 동료들을 등한시해서는 본말전도야.
울리히 폰 후텐: …저쪽에는 로열 메이드라는 전문가가 있으니, 서비스로 로열을 뛰어넘는 건 우선 어려워.
울리히 폰 후텐: 그렇다면 메뉴인가. 철혈의 커피는 모항 내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들었다만, 그 점에 착안해서 콘셉트를 정하는 건 어떤가?
비스마르크: 장점에 집중하자는 건가…. 좋은 생각이네.
U-1206: 아! 산소 콜라처럼 톡톡 쏘는 음료를 내놔도 좋을 거 같애!
U-1206: 톡톡 쏘는 커피나 주스나 우유! 분명 엄청 좋아할걸!
엘베: 뭐, 그 외에 탄산 와인 같은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비스마르크: 기발한 생각이네. 와인은 좀 과한 것 같지만… 나머지는 메뉴에 써먹을 수 있겠어.
마그데부르크: 자, 음료 얘기는 그쯤 하고, 먹을 거는 어쩔 건데?
마그데부르크: 철혈 과자는 당연히 내는 거고. 소시지나 다른 간식들도 좋을 거 같은데?
비스마르크: 본격적인 철혈 요리도 먹을 수 있는 카페라. 화제는 될 테지만 맛이 걱정이네.
프린츠 아달베르트: 음―, 뭐 하나 킬링 포인트가 있으면 좋겠는데―
프린츠 아달베르트: 데스 매치 같은 건 어때? 땀을 흘리면 음식도 더 잘 먹겠지!
비스마르크: 안 돼.
프린츠 아달베르트: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라이프치히: 저, 저기…. 제복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라이프치히: 로열은 메이드복을 입을 텐데, 저희는 그대로면 조금…….
비스마르크: 그렇군. 유니폼 콘셉트도 정해야겠네.
비스마르크: 그리고 가게 이름도 정해야 해. 뭔가 좋은 아이디어 없을까?
비스마르크의 지휘 아래 철혈의 테마 카페는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03. 메이드 체험
모항. 어느 곳.
퀸 엘리자베스: …그래서, 철혈이 참견해서 이렇게 됐어.
퀸 엘리자베스: 그래도 예정은 변함없어! 로열의 위광을 떨치면서 철혈에게도 이길 수 있다면 완벽하지!
퀸 엘리자베스: 그래서 메이드대가 아니라 너희들을 부른 이유 말인데.
퀸 엘리자베스: 흐흥. 철혈은 분명 메이드대 대책을 짜는 데에 온 힘을 쏟고 있을 게 분명해!
퀸 엘리자베스: 그러니까 그걸 역으로 이용해서 메이드대가 아닌 멤버로 맞서는 거야!
퀸 엘리자베스: 상대의 빈틈을 찌를 수도 있고, 평소의 메이드대와는 다른 신선한 인상을 준다는 작전이지!
퀸 엘리자베스: 이 위대한 작전에 참가할 수 있는 걸 영광으로 여기도록 해!
하우: 뭐어, 재밌겠네요.
페넬로피: 메이드는 뭘 하면 되는 거야…? 해본 적 없으니까, 가르쳐 주지 않으면 몰라……….
퀸 엘리자베스: 그건 걱정 마! 메이드대가 붙어서 너희를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 줄 테니까.
퀸 엘리자베스: 모르는 게 있으면 벨한테 물어봐!
사우스햄튼: 알겠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 폐하!
퀸 엘리자베스: 아-냐! 지금은 엘리자베스 점장 폐하라고 부르도록!
이카로스: 네! 엘리자베스 점장 폐하!
퀸 엘리자베스: 난 슬슬 메이드복을 체크하러 갈 테니까 뒤는 맡길게, 벨.
벨파스트: 알겠습니다. 그럼 우선은 한번 실제로 종업원이라고 상상하면서 자유롭게 행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벨파스트: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것이 당연합니다. 부디 마음에 두지 마시고 한번 행동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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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시간이 흐른 뒤――
하우: 메이드 업무라는 거, 실제로 해보니 힘드네…. 언제나 고마워, 벨파스트.
벨파스트: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저희는 그저 의무를 다할 뿐입니다.
사우스햄튼: 저 바이올린, 정말 가게에서 켜도 되나요?
이카로스: 그리고 이 고양이들도……. 그래 그래, 아이 착하지~
벨파스트: 네. 폐하께서 참신한 콘셉트를 원하신다고 말씀하셨으니까요.
페넬로피: 메이드복은, 어떤 느낌으로 되는 거야…?
벨파스트: 여러분께 어울리는 훌륭한 옷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벨파스트: 그럼 로열의 우아함을 의식하면서 방금 가르쳐 드린 것을 다시 한번 연습하도록 하죠――
~04. 서프라이즈 깜짝!?
전방에 로열과 철혈의 가게가 보였다.
『The Royal Tea』와 『Scharlachroter Tresen』. 이름에서부터 벌써 진영의 특징이 나타나 있었다.
듣자 하니 두 가게는 벌써부터 모항의 핫 플레이스가 된 것 같았다….
원래는 어제 가보고 싶었지만, 일 때문에 시간을 낼 수가 없어서 결국 하루 늦게 가보게 되었다.
라이프치히: 지, 지휘관님!
페넬로피: 지휘과~~~~안.
라이프치히: 어? 로, 로열…?
페넬로피: 철혈……?
갑자기 저 멀리서 두 사람이 달려왔다.
라이프치히: …! 지, 지휘관님. 괜찮으시다면 부디 철혈의 가게에 와, 와주세요…!
라이프치히: 전단지예요! 새, 새로 개발한 커피도, 있어요…!
페넬로피: 쉬고 싶다면… 로열 가게가 더 나아….
페넬로피: 이유는… 로열이 서비스가 더 좋으니까…?
라이프치히: 지휘관님…!
페넬로피: 지휘관…….
가게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쟁탈전이 시작된 것 같다…….
알바코어: 서프라~이즈!!
?!!
라이프치히: 꺅!?!?
페넬로피: 아….
유니온의 메이드, 알바코어가 상자에서 뛰쳐나왔다!
알바코어: 이히히, 미안 미안! 지휘관이 무조건 지나갈 곳일 테니까 서프라~이즈 하고 싶어져서!
알바코어: 실은 좀 더 가까이 왔을 때 놀래키고 싶었는데, 지휘관이 너무 오래 붙잡혀 있길래 못 참겠어서 그만♪
라이프치히: 지휘관님을 붙잡아둬서… 죄송해요!><
페넬로피: 미안해…. 가게에서 기다릴게….
알바코어의 기지(?)로 인해, 페넬로피와 라이프치히 간의 쟁탈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고마워
알바코어: 에엥―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는데~
→ 메이드복을 입은 이유
알바코어: 비 밀 이 지 롱~♪
→ …………
알바코어: 이히히. 서프라이즈도 성공했으니까, 이제 갈게~
알바코어: 어느 가게가 좋을까~ 고민되네~
고민되네…. 어디부터 갈까….
~05. 새 콘셉트?
철혈의 카페, 『Scharlachroter Tresen』에 들어왔다.
비스마르크: 어서 오세요.
비스마르크가 직접 카운터에서 맞아 주었다.
비스마르크: 개점한지 얼마 안 됐으니까, 책임자로서 직접 손님들의 동향을 파악해서 운영 방침에 반영하려고.
비스마르크: …어흠. 지휘관, 자리로 안내할게.
비스마르크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았다.
비스마르크: 신메뉴도 몇 가지 준비했지만 아직 포함시키지 않은 것도 있어서…. 지휘관이 먼저 맛을 봐줬으면 좋겠어.
U-1206: 네에! 톡톡 사과 주스와 우유에 커피야! 맛있게 먹어♪
프린츠 아달베르트: 톡 쏘는 밀 음료도……… 히끅.
U-1206: 너무 많이 마셨어, 아달베르트!
…컬러풀한 음료들을 보고 본능적인 위험을 느꼈지만, 동료들의 부탁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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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해 보였지만 의외로 괜찮았다. 그리고 탄산이 휘감기는 맛이 뭐랄까 신기한 감각이었다.
비스마르크: 후우. 아무래도 괜찮아 보이네. 내일부터 메뉴에 넣어야지.
비스마르크: 음식은 어떻게 할래? 과자도 있고, 본격적인 식사 메뉴도 있어.
마그데부르크: 슈바르츠발트 케이크에 소시지 와플도 있어.
전자는 그렇다 치고 와플에 소시지를 곁들여 먹는다고…?
라이프치히: 지휘관님. 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U-1206: 소시지 와플은 내가 고안한 거야! 에헤헤. 보고만 있어도 식욕이 왕창 생기지~?
U-1206: 어느 거부터 먹을래? 달달한 와플? 아니면 육즙 가득한 소시지? 얼른 안 먹으면 식는다구?
……이상한 조합이긴 하지만, 모두가 추천하니 먹을 수밖에….
~06. 음악의 극락?
로열 카페 『The Royal Tea』에 들어섰다.
가게 문을 열자 나긋한 바이올린 소리가 들렸다.
이카로스: 어서 오세요, 지휘관님!
이카로스: 아, 방금은 메이드답게 무릎 인사를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말하고 이카로스는 한 발을 뒤로 빼고 무릎을 살짝 굽혀 우아한 로열 메이드식 인사를 선보였다.
이카로스: 이쪽으로 오세요~
이카로스에게 별실로 안내 받았다.
이카로스: 메뉴는 여기 있습니다. 오늘은 로열 티를 추천 드려요~
고저스하게 장식된 메뉴를 살펴보니, 분명 로열 티 항목 옆에 “추천”이라고 쓰여 있는 걸 확인했다.
자세히 보니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의 홍차들이 수십 가지 있었다.
로열의 홍차에 대한 남다른 집착에 감탄했다… 응?
아까까지 주문을 기다리고 있던 이카로스는 방구석에 있는 고양이들을 쓰다듬고 있었다. …고양이?
이카로스: 에헤헤, 아이 착하다~ 나중에 밥 가져다 줄게요~
나중에 알았지만, 이 고양이들은 엘리자베스의 “참신한 콘셉트”라는 명목 하에 고양이 카페 요소를 첨가한 결과라는 것 같았다.
사우스햄튼: 지휘관님. 주문은 정하셨나요?
메이드복을 입은 사우스햄튼이 바이올린을 들고 별실로 들어왔다.
사우스햄튼: 에헤헤. 방금 연주 어떠셨나요?
→ 멋졌어
→ 덕분에 긴장이 풀렸어
사우스햄튼: 이 “참신한 콘셉트”가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홀뿐만 아니라 별실에서도 연주를 들을 수 있다니 정말 최고다.
사우스햄튼: 사실 별실에서도 들리게끔 폐하께서 특별한 장비들을 주문하셨거든요.
그렇다면 『The Royal Tea』에서 콘서트도 열 수 있지 않을까…?
아, 이카로스를 계속 기다리게 둘 수는 없지. 얼른 주문을 전하자.
이카로스: …알겠습니다! 고양이하고 같이 잠시 기다려 주세요.
사우스햄튼: 그럼 저도 농ㄸ…에헤헤. 휴식은 이쯤 하는 걸로. 계속해서 사우스햄튼의 연주를 즐겨 주세요, 지휘관님.
울려 퍼지는 바이올린 소리를 들으며 로열의 홍차를 찬찬히 음미했다.
~07. 휴식
카페 『The Royal Tea』는 오늘도 성황리에 영업 중이었다.
U-1206: 로열 얘들아, 놀러 왔어!
Z46: 놀러 온 게 아니라 내점했다는 표현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이카로스: 어? …옆집 철혈 카페에서 오신 건가요?
사우스햄튼: 게엑. 혹시 기업 비밀을 훔치려는 스파이…….
페넬로피: 그건 아닌 거 같아…….
퀸 엘리자베스: 누군가 했더니 철혈 꼬맹이들이잖아. 흐흥, 이 로열 카페와의 격차를 깨닫고 항복하러 온 거니?
U-1206: 아니야! 비스마르크 씨가 오늘은 쉬어도 된다길래 놀러 온 거야!
Z46: …응. 놀러왔을 뿐.
퀸 엘리자베스: 뭐, 손님을 가려 받을 생각은 없어! 페넬로피, 너한테 맡길게!
페넬로피: 네, 알겠습니다.
퀸 엘리자베스: “네, 엘리자베스 점장 폐하!”야!
페넬로피: …네, 엘리자베스 점장 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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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206: 로열의 메뉴다! …우리보다 엄청 호화롭잖아?!
Z46: 고저스한 로열과 실용주의의 철혈의 장점만을 합하면, 어쩌면…….
페넬로피: ……저기, 주문은…?
U-1206: 맛있어 보이는 게 잔뜩 있어! …대금은 나중에 치를 테니까, 뭐가 좋을까♪
Z46: 평소 다과회에 나오는 과자와, 베리에이션이 풍부한 음료……….
(슥슥…….)
페넬로피: 뭘 쓰고 있는 거야…?
Z46: 신경 쓰지 마라. 별거 아니다.
Z46: 귀여운 고양이와 라이브 연주…….
(슥슥……스슥……슥슥…….)
페넬로피: 적는 건… 주문하고 나서 해줘.
Z46: 아, 아아. …주문 말이군.
U-1206: 난 정했어! 이 메뉴에 있는 거 전부!
Z46: ……안 된다.
U-1206: 그래…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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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피: 엘리자베스 점장 폐하. “스파이”들이 나갔어.
퀸 엘리자베스: 보고 있었어. 잘했어, 페넬로피!
하우: 우리 가게의 장점을 철혈이 배운다면… 괜찮을까.
퀸 엘리자베스: 괜찮아! 로열의 우아함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게 아냐!
퀸 엘리자베스: ……그치만 서비스는……….
페넬로피: 서비스?
퀸 엘리자베스: 그래! 너희들, 오늘은 이만 쉬도록 해!
이카로스: 네, 네에에!?
사우스햄튼: 저희, 잘린 건가요!?
퀸 엘리자베스: 아냐! 철혈이 쉰다니까 우리도 쉬는 거야!
퀸 엘리자베스: 가게는 메이드대한테 맡길 테니까 너희는 걱정 말고 철혈 가게에 다녀와!
퀸 엘리자베스: 알겠어?
모두: 네!
~08. 아름다운 아트를 당신에게
비스마르크: 어서 와, 지휘관.
오늘도 비스마르크가 가게 앞에 서서 지시를 내리고 있다.
비스마르크: ……이쪽으로 앉겠어?
비스마르크: 편하게 있어.
비스마르크는 아무도 없이 텅 빈 홀을 가로질러 나를 자리로 안내했다.
울리히 폰 후텐: 영업 개시는 30분 뒤다.
아차. 영업시간을 헷갈렸나…….
비스마르크: 괜찮아. 준비는 벌써 다 끝났으니까.
비스마르크: 마침 잘 됐네. 지휘관, 이것 좀 들겠어?
비스마르크가 눈앞에 잔을 하나 내려놨다.
Z46: 맥주 아트, 라고 하는 것 같다.
울리히 폰 후텐: 아아. 라떼나 에스프레소에 가능하다는 건, 똑같이 거품이 나는 맥주에도 가능하다는 거지.
울리히 폰 후텐: 물론 철혈 맥주를 잘 숙지해야 만들 수 있겠지만…. 기뻐해라. 오늘은 더할 나위 없는 자신작이다.
비스마르크: 울리히의 기술과, 특제 머신으로 얻어낸 성과야. 맥주 맛도 보증할게.
잔 안을 들여다보니, 맥주 거품으로 “DANKE”라고 쓰여 있었다.
비스마르크: 아트가 들어가 있긴 하지만, 마실 것은 마시지 않으면 평가할 수 없겠지.
마음이 담긴 감사의 말을 떠나 보내야 한다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단숨에 내용물을 비웠다.
울리히 폰 후텐: 얼굴을 보아하니 성공인 것 같군.
Z46: 아아, 훌륭한 승리다.
자극적인 탄산에 견과류의 은은한 내음이 풍기는 맛. 몸에 쌓인 피로가 단숨에 씻겨 내려가는 듯 했다.
비스마르크: 아몬드의 효과 때문일까.
프린츠 오이겐: 울리히, 피제. 주방에 좀 문제가 생겼어. 도와줄 수 있어?
비스마르크: 무슨 일이지? 내가 확인해볼게.
울리히 폰 후텐: 아니, 우리가 가마. 비스마르크는 개점 전 체크를 마저 해줘.
오이겐의 요청에 울리히와 Z46은 그대로 주방으로 향했다.
비스마르크: 또 이상한 짓을 한 건 아니겠지.
비스마르크: 지휘관에게 권한 것들은 전부 내가 미리 시음해 본 거야. 지휘관에 입에 맞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어.
비스마르크: 이것도 리더의 역할이니까. 솔직히 오이겐이 카페 이야기를 꺼냈을 때는 어처구니없었지만.
비스마르크: 할 거라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겠지.
……휘둘리기 쉬운 성격이구나.
비스마르크: 응, 맞아. 그래도 지금은 싫지 않아. 이 느낌.
가게 영업이 시작될 때까지 잠시 비스마르크와 잡담을 나눴다.
~09. 따뜻한 홍차를 당신에게
퀸 엘리자베스: 잘 왔어 하인! 너한테 새로운 서비스를 시험해 볼 거야!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안쪽에 있던 엘리자베스가 다짜고짜 말을 꺼냈다.
퀸 엘리자베스: 얼른 해보고 감상을 알려주도록! 거부권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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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복 차림의 하우와 페넬로피가 눈앞에서 다과회를 준비하고 있다.
퀸 엘리자베스: 로열의 프리미엄 서비스, “메이드 3명의 특별 다과회 서비스”야!
→ 메이드가…3명?
퀸 엘리자베스: 하우하고 페넬로피, 그리고 나야!
그러고 보니 가게를 여는 김에 자기도 메이드를 체험해보고 싶다고 그랬었지….
퀸 엘리자베스: 그래! 지금은 여왕 겸 메이드 겸 점장이야!
퀸 엘리자베스: 그래서 지금 이렇게 가게 안에서 운영을 총괄하고 있지! 알겠어?
솔직히 무슨 말인지 이해는 잘 안 가지만 엘리자베스가 그렇다니까 그런 거겠지.
눈앞에서 케이크를 준비하고 있는 두 사람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하우: 페넬로피. 홍차는 7할 정도면 돼. 너무 많이 붓지 않게 조심해.
페넬로피: 7할…. 응, 7할…. 알겠어…….
페넬로피: 자, 지휘관. 맛있게 먹어.
홍차는 고맙게 받겠다만… 나는 아직 주문을 안 했던 거 같은데….
퀸 엘리자베스: 내가 대신 주문했어! 뭐, 보나마나 네가 좋아할 게 뻔한 걸로 준비했으니까 고맙게 마시도록 해!
시키는 대로 페넬로피가 끓여준 홍차를 입으로 가져갔다. ……확실히 맛있다.
메이드대에 비길 정도는 아니지만, 하우와 페넬로피의 노력에 감사함을 느끼면서 홍차의 맛을 찬찬히 음미했다.
퀸 엘리자베스: 어때? 하인에게는 만족할 만한 서비스였으려나?
퀸 엘리자베스: 평소 메이드대의 봉사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까 고안해낼 수 있었던 거야!
페넬로피: 입에 맞아서 다행이다…. 아직 더 준비되어 있어. 쿠키 서비스는 하우 님, 부탁해.
하우: 응. 맡겨줘.
쿠키…“서비스”…?
퀸 엘리자베스: 그래! 시간은 아직 충분하니까 마음껏 즐기도록 해!
~10.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모항. 집무실.
드디어 이 날이 찾아왔다.
비스마르크: 약속대로, 개점하고 일주일이 지났어.
설마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이야….
『The Royal Tea』와 『Scharlachroter Tresen』. 동료들의 평가는 양쪽 모두 높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기간을 좀 더 연장해달라는 요청도 올라오고 있다.
비스마르크: 지휘관이 원한다면 계속 해도 상관은 없지만…….
퀸 엘리자베스: 로열도 마찬가지야. 하, 하인이 원한다면 계속 메이드로 있어줄 수도…….
그럼 종업원 아이들의 의사를 확인한 뒤에 기간을 연장하는 것으로――
비스마르크: 아니, 아직 어느 쪽이 승자인지 정하지 않았잖아.
비스마르크: 로열과 철혈. 지휘관이 볼 때는 어느 쪽이 위인지.
비스마르크: 결과에는 승복하겠어. 자, 알려줘.
퀸 엘리자베스: 그래. 자, 하인. 얼른 네 평가를 말해!
프린츠 오이겐: 후후후.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 같네. 지휘관.
확실히,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프린츠 오이겐: 그럼 얼른 말해줘. 어느 쪽이 위인지――
(똑똑)
엔터프라이즈: 미안하다. 회답이 없어서 그만…. 뭐지? 다들 모여서….
이건 설마, 상상도 못한 구세주의 등장……!?
엔터프라이즈: 모레 있을 훈련에 대비해 오후부터 작전회의를 하기로 했어. 괜찮다면 지휘관도 참가해 주겠나…?
나이스 타이밍이다! 엔터프라이즈!
→ 지휘관의 책무이니 말이지
→ 꼭 참가하고 싶어
엔터프라이즈: 그래, 고마워! …바로 동의할 줄은 몰랐는데.
이것으로 최후의 선택에서 도망칠 수 있어…….
비스마르크: 지휘관! 아직 얘기가 안 끝났는데…….
~11. 철혈 After
업무가 끝나고, 철혈 카페에 방문했다.
Z46: 미안. 오늘 영업은 이미 종료되었…… 지휘관?
영업이 끝난 뒤의 모두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
비스마르크: 마그데부르크. 새로 데려온 고양이들이 아직 안절부절못하고 있어. 내일도 부탁할게.
비스마르크: 맥주 재고가 부족해. 엘베, 부탁해도 괜찮지?
비스마르크: 피제. 입구 청소는――
비스마르크와 눈이 마주쳤다.
비스마르크: 저번에는 개점 전에 오더니 이번에는 폐점 후라니. 지휘관은 정말 예측불허구나….
그냥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을 뿐이라고 전하고, 계속 방해하는 것도 미안하니 이만 돌아가려고 하던 찰나――
비스마르크: 그러고 보니 오늘 식재료가 아직 남아 있었어.
울리히 폰 후텐: ……심야 영업, 인가.
비스마르크: 그래. 그대로 폐기하는 것도 아까우니 지휘관에게 대접해주도록 할까.
비스마르크: 이쪽으로 와, 지휘관. 느긋하게 즐겨줘.
~12. 로열 After
엘리자베스의 초대를 받아 로열 카페에 왔다.
노시로: 어서 오세요. 당신.
놀랍게도 마중나온 것은 노시로였다. 나는 안내를 받아 안쪽으로 향했다.
노시로: 중앵에서도 가게를 열어보자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어요. 저는 그… 조사와 견학을 하러 왔습니다.
노시로: 여왕 폐하는 뒤뜰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뒤뜰까지 가게 규모를 확장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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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엘리자베스: 잘 왔어, 하인.
퀸 엘리자베스: 이카로스. 하인 몫도 가져와줘.
이카로스: 네, 폐하.
퀸 엘리자베스: 왜 그래? 모처럼 다과회에 초대해줬는데 우두커니 선 채로.
퀸 엘리자베스: 하인의 자리는 거기야. 얼른 앉도록 해.
퀸 엘리자베스: 후후. 잘 들어.
퀸 엘리자베스: 로열 카페는 대성공이야. 가게에 온 아이들이 메이드 체험을 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빈도도 점점 늘고 있어!
퀸 엘리자베스: 이렇게나 호평이라면 가게를 좀 더 계속해도 좋을 것 같아. 하인 생각은 어때?
퀸 엘리자베스: 물론 네 판단에 맡길게.
퀸 엘리자베스: 지금 이 자리에서 정하지 않아도 돼. 우선은 다과회를 즐기도록 하렴.
이카로스: 폐하. 홍차를 가져왔습니다.
퀸 엘리자베스: 하인의 일정은 이미 다 확인했어. 오늘은 이후로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 나와 이야기라도 하자꾸나.
이카로스: 지휘관님도 받으세요.
퀸 엘리자베스: 기다려, 이카로스. 내가 할게.
퀸 엘리자베스: 감사하게 받들도록. 하 ·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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