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해프닝
어느 날. 어느 해역.
트리에스테: 모항까지 앞으로 반나절 남았네. 남은 연료는 50% 이상. 탄약 비축도 충분. 그런데 식량이 조금….
폼페오 마뇨: 우와…. 모항에 거의 다 왔는데도 물자를 체크하고 있어….
폼페오 마뇨: 아무리 보급 담당이라고 하지만 너무 엄격한 거 아냐?
트리에스테: 평소에도 그렇지만, 싸움의 승패에 영향을 주는 것은 보급이야. 예를 들면 오늘 점심만 해도――
폼페오 마뇨: 어!? 점심 없는 거야!?
트리에스테: 걱정 마. 잘 관리했으니까 며칠 분은 있어.
폼페오 마뇨: ……며칠 분이라니, 아까 모항까지 반나절 남았다고 했지??
트리에스테: 절약 기술이지.
임페로: …스파게티.
폼페오 마뇨: 응? 점심은 스파게티가 좋다고?
폼페오 마뇨: 흠. 위대한 캡틴 폼페이도 찬성이다. 점심은 스파게티로 하자.
임페로: 함재기에 스파게티…. 함재기에서 스파게티를 발사….
폼페오 마뇨: ……응?
폼페오 마뇨: 함재기랑 스파게티는 섞으면 안 돼.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폼페오 마뇨: 애초에 거기서 왜 함재기가 나오는 건데!
임페로: 오늘은 임페로, 냉스파게티가 먹고 싶어서.
임페로: 임페로는 모항에 돌아가면 목욕할 거야. 그리고 함재기로 스파게티를 날려서 후끈해진 몸을 냉스파게티로――최고.
트리에스테: 쟤는 또 엉뚱한 말을 하네….
폼페오 마뇨: 흐, 흠. 일리가 있을지도! …위대한 캡틴 폼페이도 그건 알고 있었으니까!
트리에스테: ……하아….
임페로: 아….
트리에스테: 이번엔 뭐니…. 하늘을 나는 피자라던가?
임페로: …임페로의 함재기, 소식이 끊겼어.
폼페오 마뇨: 뭐!? 적습? 마지막으로 보낸 내용은 뭐야?
임페로: 수상한 시설들과 높은 탑. ……그리고 함재기 연락이 끊겼어. 흥.
트리에스테: 경면해역인가….
트리에스테: 모항에서 반나절 거리에 경면해역이 나타나다니. 보통 일은 아니네.
트리에스테: 모항에 증원 요청을 한 다음, 일단 우리끼리 정찰해 보는 건 어때?
폼페오 마뇨: 찬성! 모항의 증원이 오기도 전에 위대한 캡틴 폼페이와 그 동료들이 먼저 세이렌을 정리할 수 있을지도 몰라!
임페로: 임페로의 함재기를 잘도…. 스파게티가 아니라 일단 그 놈들을 차갑게 식혀주겠어.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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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항. 교환대.
카라비니에레: 함대에서 입전! 임페로 일행은 제시간에 도착할 것 같네요.
하지만 받은 통신 내용은 카라비니에레의 예상을 뒤엎은 것이었다.
카라비니에레: 즈, 증원 요청!?
카라비니에레: 어어, 그러면, 일단 바로 지휘관님께 연락을!
카라비니에레: 분명 여기를 이렇게… 됐다. 송신 완료.
카라비니에레: …이제 집무실의 회답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겠군요. 다들 무사했으면 좋겠는데….
통신: 삐――
카라비니에레: 집무실에서 확인 연락! 아, 내용이 너무 긴데요…. 보통은 “확인 완료” 정도였는데.
통신: 삐삐――
통신: 삐삐삐――
카라비니에레: “휴가 중인 멤버에게도 통신이 전송되었다”구요? …아, 아뿔싸…!
흠칫 몸을 떨던 그녀는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
~02. 첫 번째 함대
이상 해역 주변.
글로스터: 일러스트리어스 님. 포미더블 님. 곧 목적지인 해역에 도착합니다.
일러스트리어스: 이건… 확실히 수상하네요.
일러스트리어스: 마치 “세이렌 시설” 같아 보이는 외관입니다.
일러스트리어스: 포미더블. 뭔가 잡히는 거라도 있나요?
포미더블: 지금은 아무것도요. 사디아 함대도 세이렌 함대도 눈에 띄지 않네요.
포미더블: 글로스터. 그 사디아 함대의 기함이 누군지 알아요?
글로스터: 네. 임페로입니다.
포미더블: 큰일이네요…. 임페로라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는데…. 어쩌면 위광이니 뭐니 하면서 벌써 돌격해 버렸을지도….
일러스트리어스: 그, 그런 아이였나요…?
포미더블: 네. 전에 함선 통신에서 살짝 엿봤거든요….
일러스트리어스: 함선 통신에서 무슨 일이 있었죠?
포미더블: 아뇨, 일러스트리어스 언니가 관심 가질만한 내용은 아니었어요. …밴드 얘기 하니까 갑자기 함재기로 라이브하잔 말을 꺼내서….
일러스트리어스: “밴드”……?
포미더블: 벼, 별거 아니에요! 지금은 구조에 집중해요 집중!
일러스트리어스: ………?
일러스트리어스: 처음부터 정리하자면, 지휘관님께서 내리신 명령은 “사디아 함대가 위험한 일을 당하기 전에 그들과 합류하여 함께 세이렌의 위협을 배제하는 것”입니다.
일러스트리어스: 경면해역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높아요. 서둘러서 임하도록 하죠.
~03. 하늘을 나는 물고기
이상 해역. 중심부 주변.
임페로: 송어, 연어, 정어리.
폼페오 마뇨: 이번엔 갑자기 물고기 종류를 나열하기 시작했어.
폼페오 마뇨: 다 내가 좋아하는 물고기들이라 상관없지만♪
임페로: 가다랑어, 전갱이, 꽁치.
폼페오 마뇨: 흠…. 이번엔 중앵 쪽 물고기인가.
폼페오 마뇨: 전부는 아니지만 꽁치는 맛있는 거 인정!
임페로: 잉어, 준치, 쏘가리.
폼페오 마뇨: 어어… 이번엔 감이 잘 안 오네.
트리에스테: 동황에서 즐겨 먹는 담수어 이름이야.
폼페오 마뇨: …담수어?
트리에스테: 바다에서 사는 해수어와 반대로 주로 하천이나 호수에 서식하는 물고기의 총칭이야.
트리에스테: 일부는 민물과 바다를 오가는 종류도 있어.
트리에스테: 그러고 보니 준치는 특히 맛있다고 들었어. 기회가 된다면 먹어 보고 싶네….
폼페오 마뇨: 트리에스테는 음식에 밝구나!
폼페오 마뇨: 트리에스테는 요리도 잘하고 이번 작전 보급 담당이니까 당연히 물고기에 대해서도 잘 알 텐데, 임페로는 대체 어디서 물고기 이름을――
임페로: 데이스, 카발라, 아처피시.
폼페오 마뇨: 으, 으응? 뭔가 방향성이 바뀐 거 아냐?
임페로: 마지막으로 소드피시, 바라쿠다, 페어리 알바코어――
트리에스테: 그거 혹시…!
폼페오 마뇨: 아, 나도 알겠다! 로열 함재기들이야!
폼페오 마뇨: 그걸 보고서 갑자기 물고기 종류를 나열하기 시작한 거구나. ………아마도.
트리에스테: 예상보다 모항의 증원이 빨랐네. …역시 지휘관.
임페로: 맛있을까….
트리에스테: 뭐가?
임페로: 알바코어 스파게티…. 돌아가면 로열 항모한테 부탁해 봐야지.
트리에스테: 그건… 어흠. 임페로, 우선은 로열 함대와 합류하자.
~04. 두 번째 함대
얼마 전. 어느 곳.
어드미럴 히퍼: 오이겐, 어떻게 생각해?
어드미럴 히퍼: 임페로네가 세이렌 시설을 발견해서 지휘관에게 원군을 요청했대.
프린츠 오이겐: 유감이네. 아무래도 즐거운 휴가는 나중으로 미뤄야 되겠어.
어드미럴 히퍼: 이제 막 모항에서 나온 참인데!
프린츠 오이겐: 그래 그래. 불평해도 소용없어. 그냥 조금 돌아가는 거라고 생각하렴.
프린츠 오이겐: 통신에서 말했던 그 묘한 「탑」에 좀 관심도 있고.
어드미럴 히퍼: 나는 요만큼도 관심없다고!
프린츠 오이겐: 네 네 네. 그럼 요청은 무시하고 그냥 휴가나 즐길까?
프린츠 오이겐: 그 애들이 어떤 비참한 꼴을 당하든 우리가 알 바는 아니잖아.
어드미럴 히퍼: …….
프린츠 오이겐: 왜 그래? 휴가 가는 거 아니었어?
어드미럴 히퍼: 진짜! 알겠어! 알겠으니까!
어드미럴 히퍼: 얼른 돌아가서 사디아 쪽으로 합류하자!
프린츠 오이겐: 후후후, 분부대로~
~05. 세 번째 함대
조금 전. 훈련 해역――
즈이카쿠: 그레이 고스트의 동생! 이거나 먹어라!
호넷: 얼마나 엔터 언니한테 집착하고 있는 거야! 지금 네 상대는 눈앞의 나라고!
호넷: 확실히 엔터 언니는 강하지만, 나도 나름대로 강하다고 자신하고 있으니까! 하압―!
호넷: 내 힘을 보여주겠어!
한창 치열해질 무렵, 갑자기 모항에서 연락이 들어왔다.
호넷: …귀항 중인 사디아 함대가 경면해역을 발견. 증원을 요청한다고?
호넷: 편하게 자율 훈련 하고 있을 때가 아니네.
즈이카쿠: 그래. 지금은 동료들을 지원하는 게 최우선이야.
즈이카쿠: 이 다음은 실전에서 승패를 결정하자!
호넷: 좋아. 바라는 바야!
~06. 일부 합류
즈이카쿠: 흐흥. 내가 쓰러트린 적이 좀 더 많은 거 같은데?
호넷: 애초에 이 정도 낙오 세이렌 가지고 비교해봤자 소용없지―
호넷: 그리고 이 경면해역, 뭔가 이상해. 처음 볼 땐 굉장했는데, 적은 적고 약하기까지 하고….
즈이카쿠: 무슨 말을 하든 이긴 건 나야.
즈이카쿠: “엔터 언니”한테 다음 훈련에선 쇼카쿠 언니하고 내가, 그레이 고스트와 네 상대가 될 거라고 전해줘!
호넷: 결국 엔터 언니하고 싸우고 싶을 뿐이잖아….
즈이카쿠: 응! 싸워서, 언젠가 쓰러트리고 말겠어!
호넷: 결의는 대단하지만… 그건 그레이 고스트의 동생이 아니라 본인에게 말해줬음 좋겠어.
즈이카쿠: 하하하. 승부에 이겼으니까 조금은 멋대로 하게 해줘.
호넷: 흥, 승부는 지금부터야! 마지막에 누가 이길지는 아직 모르니까.
호넷: 네가 이기면 엔터 언니한테 방금 한 말, 똑똑히 전해주겠어!
――――!!
즈이카쿠: 중심부에서야!
호넷: 어디 보자… 응? 사디아 함대가 아니라 철혈의 오이겐하고 히퍼?
즈이카쿠: 다른 함대도 오고 있다는 건, 그만큼 상황이 위급하다는 건가…!
호넷: 그러네…. 아무튼 서둘러 합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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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이겐과 히퍼는 (살짝 한가롭게)세이렌과 교전하고 있었다.
어드미럴 히퍼: 세이렌 주제에 반격을 하다니 건방지네! 사라져버려!
프린츠 오이겐: 언니가 의욕이 넘치니 난 그냥 보고만 있을까.
프린츠 오이겐: 나머지도 부탁해. 응원하고 있을게.
어드미럴 히퍼: 야! 도우러 온 거니까 너도 열심히 하라고!
프린츠 오이겐: 어머, 처음에는 갈 마음이 없었던 건 어디의 누구였을까――
프린츠 오이겐: 과연. 언니는 사디아 아이들이 걱정인 거로구나.
어드미럴 히퍼: 시, 시끄러워! 당연하지! 동료니까!
어드미럴 히퍼: 놀릴 시간 있으면 얼른 돕기나 하라고!
프린츠 오이겐: 프린츠 오이겐, 전투에 가세한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럴 필요 없을 것 같네.
어드미럴 히퍼: 하아? 그게 대체 무슨…….
――――!!
엄청난 함재기 무리가 두 사람의 머리 위를 지나쳐, 주변에 남아 있던 세이렌에게 맹공을 가했다.
프린츠 오이겐: 유니온에 중앵의 함재기라…. 신기한 조합이네.
프린츠 오이겐: 아무래도 증원 요청을 받고 이 해역에 들어온 건 우리만이 아닌 것 같아.
어드미럴 히퍼: 흥. 지원에는 일손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어드미럴 히퍼: 자, 얼른 합류하러 가자!
~07. 추측
이상 해역. 중심부 주변.
호넷: 그럼 너희도 모항의 통신을 받고 온 거야?
프린츠 오이겐: 맞아. 연락이 오자마자 언니가 안색이 싹 바뀌더니 나를 잡아 끌고 왔어.
어드미럴 히퍼: 하아? 누가 안색이 어떻게 됐다고!?
프린츠 오이겐: 봐봐. 말한대로지?
즈이카쿠: 그래 그래. 자매 만담은 그쯤 하고――
즈이카쿠: 그나저나 다들 자발적으로 온 건데 수색 범위도 어떻게 다 제각각이었네.
즈이카쿠: 지휘관의 증원 지시라면 보통은 세세하게 지시를 내릴 텐데.
호넷: 듣고 보니….
호넷: 뭔가 지휘관의 명령이라기보다는, 모항에서 일제히 발신된 거라고나 할까?
프린츠 오이겐: 무슨 실수겠지. 지휘관은 우리가 오늘 휴가라는 거 알고 있었을 테니까.
어드미럴 히퍼: 하아? 오이겐, 무슨 소리야?
프린츠 오이겐: 그치만 아까 적, 어땠어?
어드미럴 히퍼: 한주먹도 못 됐지!
어드미럴 히퍼: ………………그런 거였나….
어드미럴 히퍼: 고작 이 정도 수준으로 모두를 총출동시킬 필요는 없었을 텐데….
프린츠 오이겐: 출발 전에 교환대를 지나쳤을 때, 오늘 당번이 누구였는지 기억해?
어드미럴 히퍼: 아마… 사디아의 카라비니에레?
즈이카쿠: …카라비니에레한테 임페로의 증원 요청이 들어와서,
즈이카쿠: 당황한 그녀가 실수로 주변에 있는 모든 함대한테 일제히 내용을 송신했다는 거야?
프린츠 오이겐: 그렇지 않을까.
어드미럴 히퍼: ……어이가 없네. 무슨 콩트도 아니고!
프린츠 오이겐: 자, 너무 그렇게 화내지 마 언니. 어차피 온 거니까 상황을 확인해보자.
프린츠 오이겐: 저 중심에 있는 「탑」. 다들 궁금하지?
어드미럴 히퍼: ……가자. 다 끝나면 그 사디아 꼬맹이한테 제대로 한소리 해줄 거야!
~08. 중심부를 향해
호넷: 임페로도 함재기를 가지고 있을 텐데 아직까지 합류를 못하다니….
호넷: 사디아 함대 수색, 의외로 어려울지도 모르겠네.
즈이카쿠: 이렇게나 넓으니 그쪽이 숨어 있다면 찾을 수 있을는지 모르겠어.
즈이카쿠: 그리고 중심부에 있는 탑에서는 재밍 전파가 나오고……. 어쩌면 거기 있는 걸까.
프린츠 오이겐: 중심부로 가자. 임페로네도 탈출을 도모한다면 그곳을 탐색하고 있을 게 틀림없어.
프린츠 오이겐: 함재기의 주의를 끌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소리를 내면서 말야.
프린츠 오이겐: 후후. 예를 들면 언니가 글로우웜에게 박치기 당했을 때 낸 목소리처럼?
어드미럴 히퍼: 글로우웜은 여기 없는데.
어드미럴 히퍼: 아니 아니! 그런 목소리 낸 적 없어!
즈이카쿠: 중심부로 간다면 도중에 적도 많이 나타날 거야. 그 전투 소음만으로 충분하지 않아?
어드미럴 히퍼: 그래! 그거!
프린츠 오이겐: 어머, 즈이카쿠는 성실하네.
어드미럴 히퍼: 오이겐!
호넷: 자매끼리 사이가 좋네~
즈이카쿠: 자매마다 각각 서로를 아끼는 방법이 있다는 거겠지….
즈이카쿠: …응? 중심부로 향하는 항로에 세이렌 함대 발견!
프린츠 오이겐: 즐거운 수다는 여기까지인 것 같네. 힘내 언니~
어드미럴 히퍼: 즐겁다고 느낀 건 너뿐이야!
어드미럴 히퍼: 이제 노는 건 끝이야! 네가 선두로 치고 나가!
어드미럴 히퍼: 아까부터 놀려대기나 하고! 슬슬 제대로 좀 하라고!
~09. 위대한 다과회
한편, 일러스트리어스와 임페로 일행은 중심부의 높은 탑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폼페오 마뇨: 증원으로 온 게 설마 로열 사람이라니!
폼페오 마뇨: 이 빚, 위대한 캡틴 폼페이는 확실히 기억했다! 무슨 일이 있으면 개의치 말고 말하도록!
일러스트리어스: 모두 같은 모항 동료인데 그렇게 부담 갖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일러스트리어스: 그리고 지휘관님께서 가장 먼저 증원을 지시하셔서 이렇게 여러분과 합류할 수 있었고요.
폼페오 마뇨: 사양 안 해도 돼! 내가 할 수 있는 거 없을까?
일러스트리어스: 갑자기 말씀하셔도….
포미더블: 없지도 않아요.
일러스트리어스: 포미더블…?
포미더블: 다과회 도중에 출격 명령을 받았으니까요.
포미더블: 여러분만 괜찮다면, 답례로 모항에서 다시 한 번 다과회를 여는 건 어때요?
포미더블: 지휘관님이나 다른 동료들도 초대해서 말이에요.
폼페오 마뇨: 그거 좋다! 위대한 다과회라…. 위대한 캡틴 폼페이에게 맡겨줘!
임페로: 다과회, 목욕하면서 산소 콜라 마셔도 돼?
폼페오 마뇨: …다과회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임페로!?
임페로: 안 돼? 베네토 언니는 다과회에서 커피 마시는데, 임페로는 왜 콜라 마시면 안 돼?
일러스트리어스: 콜라여도 괜찮답니다. 중요한 건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목을 다지는 것이니까요.
일러스트리어스: 다만 목욕은 좀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포미더블: 목욕탕에서의 사교가 사디아의 방식일지도 몰라요………아, 해변이라면 모래찜질이….
임페로: 모래찜질? 양동이에 모래 넣고 머리 위에 확 끼얹는 거?
임페로: ……아니, 그건 모래찜질이 아니라 모래 샤워네.
포미더블: 그래요. 모래에 몸을 묻는 게 모래찜질이에요.
임페로: …응? 포미더블은 뜨끈한 물보다 모래가 좋아?
포미더블: (이, 이야기가 전혀 맞물리지 않아요…!)
임페로:아, 그치만 모래는 베네토 언니한테 더 잘 어울릴지도. 그리고 콜로세움….
일러스트리어스: 여기서 왜 콜로세움이 나오는 걸까요…?
트리에스테: 베네토 님이 하루를 꼬박 써서 만든 반쪽짜리 콜로세움 이야기일까?
일러스트리어스: 그렇군요…. 모래사장에서 콜로세움을 만드는 베네토 씨…. 분명 우아하고 아름답겠지요.
일러스트리어스: 아무튼, 임페로 씨가 다과회에 참가하는 것을 기대하겠습니다.
임페로: 응. 임페로도 기대할게. 같이 기분 좋은 꿈 꾸자.
폼페오 마뇨: 다과회는 일어난 채로 해야지!
임페로: 그럼 함재기 알람 부탁해.
일러스트리어스: …함재기 알람?
포미더블: 일러스트리어스 언니. 하나하나 파고들면 끝이 없어요. 임페로는 원래 저러니까요.
임페로: 더는 못 기다려…. 적을 전부 해치우고 다과회 하자!
폼페오 마뇨: 드물게도 임페로가 의욕이 넘치네!
임페로: 응…. 위대한 임페로의 위대한 함재기에 손을 댄 세이렌들을 혼쭐낼 거야.
~10. 전원 집합
이상 해역. 중심부.
호넷: 함재기 부대가 이쪽으로 접근 중. 형식 번호로 판단하건대――
호넷: 로열하고 사디아 함재기다!
프린츠 오이겐: 어머, 우리가 거꾸로 발견됐네.
즈이카쿠: 로열 함대까지 왔구나…. 진짜 어마어마하네.
호넷: 응 응. 네 진영의 항공모항이 같이 행동하는 광경은 좀처럼 보기 힘들지.
일러스트리어스: 여기는 로열 항공모함 일러스트리어스입니다. 전방에 계신 함선, 응답 부탁드립니다.
프린츠 오이겐: 모항에서 임페로 일행의 증원 요청을 받고 왔어.
일러스트리어스: …그러시군요. 지휘관님께서 저희에게만 지시를 내리신줄 알았어요.
즈이카쿠: 그게 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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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오 마뇨: 혼란을 끼쳐서 정말 죄송합니다! 카라비니에레를 대신해서 먼저 사과드립니다!
호넷: 괜찮다니까! 동료가 위기에 처한 상황이니 긴장해서 실수할 수도 있는 거지. 돌아가도 너무 탓하지 말아줘.
트리에스테: 다시 한 번 모두에게 감사를 표할게. 괜찮다면 이후에 있을 다과회에 참석해주면 고마울 텐데.
즈이카쿠: 다과회?
폼페오 마뇨: 임무가 끝나면 성대한 다과회를 열 예정이야!
즈이카쿠: 좋네! 쇼카쿠 언니도 불러도 돼?
트리에스테: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활기차고 즐겁다…는 게 로열 분들의 생각이라서.
임페로: 피자도 잔뜩 준비해줘.
폼페오 마뇨: 임페로도 참, 또 뜬금없이~
폼페오 마뇨: 뭐 그치만… 산소 콜라가 OK라면 피자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겠네!
호넷: 오오! 좋다! 나도 피자 좋아해.
호넷: 특히 하와이안 피자. 파인애플의 산뜻한 맛을 생각하면….
폼페오 마뇨: 아아아아! 그 이상 말하지 마―!
“파인애플”이라는 말을 들은 순간 트리에스테의 안색이 바뀌었다.
트리에스테: …피자에 파인애플…?! 인정할 수 없어…. 그런 폭거, 절대 인정 못 해…!
호넷: …어?
트리에스테: 아무래도 한시라도 빨리 다과회를 열어야겠어. “진짜” 피자가 무엇인지 알려주지.
호넷: 어, 저기…. 나 사디아의 마르게리타도 엄청 좋아하는데?
호넷: 진짜 마르게리타를 먹을 수 있는 날을 얼마나 기대했었는지 몰라. 아하하하….
호넷: …맞다! 너희가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임페로: 무사하지만, 짜증나.
임페로: 임페로의 함재기, 습격당했는데 범인을 찾을 수가 없어.
일러스트리어스: 그도 그렇네요. 벌써 해역 중심부까지 왔는데 제대로 된 적을 만나지 못했어요.
프린츠 오이겐: 적도 약했지만, 저 탑은 낡은 세이렌 실험장에 있는 거하고는 달라.
포미더블: 정말로요. 조진 ㄱ…어흠. 위험해 보이는 느낌이 피부로 와닿네요.
즈이카쿠: 저 탑에 무작정 돌입하는 건 위험해. 일단 주변을 신중하게 탐색하자.
호넷: 응. 제공권은 우리한테 있으니까, 세이렌의 흉계 따위 놓칠 리가 없지!
~11. 파괴할 수 없는 탑
주변을 두루 탐색하던 일행은, 우뚝 솟은 탑 아래에 이르렀다.
함선들이 접근했지만, 탑은 일체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반격을 가할 방어시설도, 호위함대도 나올 기미가 없었다.
호넷: 재밍 전파 말고는 아무것도 없네…….
임페로: 아무 반응 없어.
임페로: 위대한 임페로가 함대를 이끌고 온 걸 보고 겁에 질려서 틀어박혀 있는 걸까.
폼페오 마뇨: 흐흥. 보시다시피 이 경면해역의 중심 시설은 이미 위대한 캡틴 폼페이와 그 동료들에 의해 제압 직전이다!
즈이카쿠: 그런 대사 치기는 너무 일러. 탑의 크기를 보면 안에 뭐가 숨어 있어도 이상하지 않고.
프린츠 오이겐: 언니. 경계는 내가 맡을 테니까, 탑의 문을 열어줄래?
어드미럴 히퍼: 하? 내가 왜?
프린츠 오이겐: 그치만, 장갑이 약한 구축함과, 호위에도 전투에도 어쨌든 거리가 필요한 항공모함 중에서 고른다면….
글로스터: 문제 없습니다. 전방 탐색은 제게 맡겨 주십시오.
어드미럴 히퍼: 여, 역시 내가 갈게. 난 중순이니까, 상황을 모를 때는 앞장서는 게 당연하잖아!
임페로: 오이겐도 중순이야.
어드미럴 히퍼: ……그랬지! 하마터면 어물쩡 넘어갈 뻔했네…!
프린츠 오이겐: 드디어 깨달았구나. 그럼…….
콰광――――!!
어드미럴 히퍼: 갑자기 뭐하는 거야!
프린츠 오이겐: 아니, 설마 언니 이 상황에서 맨손으로 문을 열 생각이었어?
어드미럴 히퍼: ……!
일러스트리어스: 문에는 흠집 하나 없네요…….
임페로: 위력이 부족해. 내가 할래.
임페로는 함재기를 조종하여 맹공을 가하려고 했지만………….
임페로: 아무리 임페로가 위대하다고 해도 함재기로 문을 공격하는 건 무리네.
임페로: 응. 언니들의 힘을 빌릴 때가 된 거 같아.
임페로: 베네토 언니, 리토리오 언니. 나에게 힘을――
임페로는 두 손을 번쩍 들더니 중얼중얼 혼잣말을 시작했다.
일러스트리어스: 임페로 씨…. 뭔가 이상한 의식을 시작한 것 같아요….
호넷: 어, 뭐어, 아마 다 같이 힘을 모으자는 거 아닐까? 항모도 부포나 대공화기를 사용하면 화력에 보탬은 될 거고!
즈이카쿠: 응. 총동원해서 공격해보자!
――――!!
모두 의장의 화기를 일제히 발사한 결과, 문은 폭염에 휩싸였다.
공격의 손길이 그치자, 탑은 여전히 멀쩡해 보였다. …하지만 전혀 변화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통신: 삐――
호넷: 모항과의 통신이 회복됐어…?
즈이카쿠: 기상 환경의 관측 데이터도 원래대로 돌아왔어! …경면해역이 해제된 건가!?
호넷: 그런가 보네. 시설의 구조물은 남아 있고, 탑도 그대로지만….
프린츠 오이겐: 이런 경우는 처음이야. 재밌네.
임페로: 응… 피곤해. 갈래.
포미더블: 가다니… 이 탑을 방치할 셈이에요?
임페로: 응. 세이렌은 패배를 인정했으니까, 위대한 임페로의 승리.
임페로: 이겼으니까 개선해야지. 돌아가서 목욕할래.
포미더블: 그건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뿐이잖아요….
일러스트리어스: 하지만 포미더블. 지금 우리의 화력으로는 탑의 방어를 무너뜨릴 수 없는 건 확실해요….
일러스트리어스: 경면해역이 해제되어 모두 합류할 수 있게 된 지금이야말로, 조속히 모항으로 돌아가 상황을 전하는 게 좋겠어요.
포미더블: 일러스트리어스 언니는 일단 이 탑을 방치하자는 거로군요.
일러스트리어스: 네. 지금은 그렇게 하는 게 안전할 것 같아요.
임페로: 응. 임페로하고 같이 개선하자.
호넷: 아, 혼자서 모항으로 돌아갈 준비 하고 있어!
프린츠 오이겐: 애초에 증원을 요청한 건 임페로니까 우리도 그냥 따르는 게 어때?
호넷: 네 네.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면 엉뚱한 말을 꺼낸 사람을 믿는 게 제일이니까!
즈이카쿠: 돌아가서 아카시에게 알아봐달라고 하면 돌파구를 찾을지도 모르고.
어드미럴 히퍼: 기다려 오이겐. 우리도 모항으로 돌아가는 거야?
프린츠 오이겐: 안 가. 우리는 휴가 중이었고, 임페로네를 원래 해역으로 돌려 보내면 그대로 휴가를 즐길 생각이었지만――
프린츠 오이겐: …그러고 보면 우리도 호화로운 다과회에 초대받았었지?
어드미럴 히퍼: 그래! 열심히 일했으니 대접이나 제대로 받아볼까!
폼페오 마뇨: 그럼 같이 모항으로 돌아가자!
해수면 위의 탑은 점점 멀어져 가더니 이윽고 시야에서 사라져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세이렌의 「탑」을 조사한 함선들의 이야기는 아직 계속된다――
【환상의 탑. 다음 이야기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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