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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성의 아름다운 그림자

킹루클린 2023. 3. 18. 13:43

 ~01. 악마성의 유혹

모항. 집무실.
 
드물게도 업무가 적어서 한가한 시간을 주체할 수가 없던 어느 날…….
 
프린츠 오이겐: 지휘관, 잠깐 괜찮아?
 
문이 열리고, 집무실에 프린츠 오이겐이 들어왔다.
 
프린츠 오이겐: 어머, “뭐 또 귀찮은 거 부탁하러 왔네.”라는 표정인데?
 
→ 아니야…?
→ 귀찮아……
 
프린츠 오이겐: 귀찮은 건 아니지만, 부탁할 게 있는 건 맞아.
 
업무가 적다고는 하지만 아예 없는 건 아닌데…….
 
프린츠 오이겐: 그래도 오늘은 좀 한가한 편이지? 비서함한테 들었어.
 
아무래도 한 방 먹은 거 같다.
 
프린츠 오이겐: 내가 잡아먹기라도 할까봐? 아카시하고 함께 요즘 유행하는 “방탈출 게임”을 만들어 봤어. 그래서 지휘관을 무료 체험회에 초대하려고.
 
 
→ 그러니까… 모르모트?
프린츠 오이겐: 혼자서 서류 작업 하는 거보단 진귀한 레저 게임에 시간을 쓰는 게 더 즐겁지 않을까?
 
→ 아카시? 무료……?
프린츠 오이겐: 나도 별일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대신 참가한 다음에 소감을 알려 달래.
 
 
프린츠 오이겐: 동료도 도와주고 게임도 즐길 수 있는 이런 좋은 기회는 좀처럼 없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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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항. 어느 곳.
 
자이틀리츠의 도움으로 (눈을 가린 채) “방탈출 게임”이 있는 장소로 이동 중이다.
 
아무래도 세트가 아직 완전히 완성되지 않아서 비밀 보호를 위해 눈을 가리고 이동해야 한다는 것 같다.
 
이동 시간을 따져 보면 세트의 규모는 상상 이상으로 큰 것 같다.
 
자이틀리츠: 이쪽입니다. 상관님, 눈가리개를 풀겠습니다.
 
눈앞에 중세 유럽풍의 성이 펼쳐졌다.
 
 
자이틀리츠: 상관님, 기분은 어떠십니까? 혹시 이곳의 분위기에 기분이 불편하시다거나 그런 건 없으십니까…?
 
자이틀리츠: 괜찮으십니까? 다행이다…. 분위기 조성을 위해 조명이 꽤 많이 사용되어서, 사람에 따라서는 속이 울렁거릴 수 있으니까요….
 
자이틀리츠: 그럼 제가 이 “방탈출 게임”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자이틀리츠의 말에 따르면 흡혈귀의 성에 미혹된 인간의 이야기가 모티브인 것 같다.
 
자이틀리츠: 원래는 흡혈귀에게 쫓기는 장면부터 시작하지만, 현재는 체험판이므로 너무 부담을 드리지 않기 위해서 대신 설명을 하는 것으로 변경했습니다.
 
자이틀리츠: 그리고 오이겐이 준 이 통신기도 드리겠습니다.
 
자이틀리츠: 뭔가 곤란한 일이나… 위험한 일이 생겼다면 이걸 사용해서 도움을 요청하시면 됩니다.
 
……위, 위험한 일?
 
자이틀리츠: 네. 그리고 오이겐의 전언이 있었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마.”
 
자이틀리츠: 그럼 저도 준비를 하러 가겠습니다.
 
자이틀리츠: 이 방탈출 게임에는 저를 포함한 함대의 동료들이 NPC로 등장하니, 그런 설정으로 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이틀리츠: 행운을 빌겠습니다! 끝까지 즐겨 주세요!
 
통신기를 손에 쥐고, 흡혈귀의 성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02. 첫 스테이지
큰 홀에 들어서니, 뒷문이 스르륵 닫혔다.
 
???: 후후후후…….
 
어둠 속에서 소녀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요르크: 이 냄새는…… 동족은 아니로구나.
 
벽에 매달린 양초들에 불이 켜지며 계단 위 옥좌에 있는 소녀들을 비추었다.
 
엠덴: 어서 오세요. 성에 미혹된 귀여운 인간 씨.
 
엠덴: “엠덴의 앞에 잘도 어슬렁어슬렁 나타났네. 그렇게 엠덴의 식량이 되고 싶어?”
 
나타난 것은 최종 보스 분위기를 풍기는 소녀들. 이 루트는 꽝인가….
 
시험 삼아 통신기의 버튼을 눌러봤다. 반응은 없다.
 
요르크: 재미있는 물건을 가지고 있네…. 하지만 유감이야. 인간의 잔꾀는 흡혈귀 앞에선 소용없단다.
 
끝까지 즐기라고 했던 것처럼 그녀들도 끝까지 배역에 몰두하는 걸까?
 
엠덴: “엠덴, 배고프지는 않지만 심심하던 참이야.”
 
엠덴: 운 좋고 불쌍한 인간 씨. 엠덴하고 체스를 두시 않으시겠어요?
 
엠덴의 옥좌 옆에 체스판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틱택토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엠덴: “영원한 생명의 심심풀이는 이 정도밖에 없는걸.”
 
엠덴: 엠덴은 이겨본 적도, 져본 적도 없답니다.
 
엠덴: 이 저주를 풀어서 엠덴의 고뇌를 해소해 주신다면, 당신을 여기서 해방시켜 드릴 지도 모르죠.
 
과연…. 즉 엠덴에게 이기기만 하면 여기서 나갈 수 있다는 거지?
 
하지만 틱택토는 평범하게 하면 반드시 무승부다. 무슨 장치가 숨어 있다고 생각해야겠지.
 
요르크: 인간. 준비는 다 됐니?
 
망설여 봤자 다른 수가 없다. 일단 대국을 시작하자.
 
 
 
 ~03. 이길 수 없는 저주
대국의 결과는……… 예상대로 무승부였다.
 
요르크: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 같군.
 
엠덴: 유감이네요. 이 체스에 담긴 영원한 저주는 당신도 풀 수 없었군요.
 
엠덴: 인간 씨의 선혈을 전부 빨아들인다 해도 한순간의 갈증을 잊을 수는 있겠지만, 결국 이 영원한 고민에서는 벗어날 수 없습니다.
 
엠덴: “생각이 바뀌었어. 엠덴에게 복종해 애완동물이 된다면, 인간이 꿈꾸는 영원한 생명을 주고 무한한 쾌락을 주겠어.”
 
엠덴: 한번만 더 귀여운 인간 씨에게 대국 찬스를 줄 수도 있지만, 만약 진다면 엠덴의 식량이 될 수밖에 없어요.
 
엠덴: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잘 알겠지?”
 
체스를 한 판 더 둘지, 엠덴에게 복종할지 선택해야 할 것 같다….
 
 
→ 엠덴에게 복종한다
요르크: 복종을 택했구나. 후후후, 역시 인간이란 연약하네.
 
엠덴: 하지만 인간 씨에게는 올바른 선택이죠…. 자, 이리 오세요. 엠덴의 귀여운 펫♡
 
엠덴: “인간을 향한 피의 포옹은 나중에…. 지금은 엠덴의 품속에서 잠을 자며, 느긋하게 기다리도록 하렴♥”
 
엠덴: 아무 걱정도, 두려움도 가질 필요 없답니다. 아주 잠깐 동안의 안면이니까요.
 
마음의 경계가 엠덴의 달콤한 속삭임에 의해 풀려간다……. 어쩐지… 정말로… 졸음이 온다…….
 
 
“배드 엔딩: 엠덴의 권속이 되었다”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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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엠덴도 요르크도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 체스판이 있던 자리에 루비가 장식된 목걸이가 놓여 있었다.
 
프린츠 오이겐: 갑자기 배드 엔딩이라니…. 뭐, 체험판이니까 이대로 계속 해도 괜찮아.
 
프린츠 오이겐: 이 “피의 저주 목걸이”는 상품이니까 가져가는 거 잊지 말고.
 
통신기가 아니라 넓은 방 어딘가에서 오이겐의 목소리가 울려 펴졌다.
 
프린츠 오이겐: 다음 스테이지로 가는 통로를 개방했어. 그대로 계속 진행해. 다음 스테이지도 열심히 해봐.
 
 
→ 엠덴과 한 번 더 대국한다
엠덴: “기고만장하구나, 천한 인간 주제에.”
 
대국을 한 번 더 하겠다는 말에 엠덴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엠덴: 정말인가요? 인간 씨의 마지막 기회인데요?
 
엠덴: 엠덴을 만족시킬 답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말 그대로 엠덴에게 잡아먹힐 뿐이라구요?
 
엠덴에게 이기는 게 아니라, 엠덴을 “이기게” 한다.
 
그러면 이 “이길 수 없는 저주”를 풀 수 있을지도 몰라….
 
 
 
요르크: 결과는…… 엠덴의 승리네.
 
요르크: 과연. 이기는 것을 포기하고 상대를 이기게 하는 것에 집중했구나.
 
엠덴: 이 “이길 수 없는 저주”는 누군가가 이기기만 하면 풀립니다.
 
엠덴: 그러니 약속대로 엠덴은 당신을 여기서 풀어드리겠어요. 축하합니다, 귀여운 인간 씨.
 
엠덴: “요르크, 그걸 넘겨줘.”
 
요르크에게 받은 것은――루비가 장식된 목걸이다.
 
요르크: 이건 “피의 저주 목걸이”야. 이름을 기억해둬. 분명 도움이 될 테니.
 
복도로 이어지는 문이 열렸다. 아무래도 이 스테이지는 무사히 클리어 한 것 같다.
 
 
 
 ~04. 두 번째 스테이지
몇 개의 작은 수수께끼를 풀고 두 번째 홀에 들어섰다.
 
그곳에는 무수한 문과…… 바닥에 누워 있는 엘빙과 U-47?
 
엘빙: 지휘관… 정말 지휘관이야? 설마 여기까지 오다니….
 
엘빙: 역시, 엘빙이 지휘관은 고민 끝에 엠덴의 유혹에 넘어갈 거라고 생각해서 무사히 클리어 할 수 있었구나….
 
U-47: (엘빙, 대사.)
 
엘빙: (아, 미안….)
 
엘빙: 인간이여. 나는 어둠의 일족의 후예. 그리고 여기는 나의 종이야.
 
엘빙: 이 성은 원래 우리 어둠의 일족의 소유물인데, 엠덴이라는 놈들의 덫에 걸려서 이곳에 갇혔어. 저주로 인해 힘도 빼앗겨서 아무것도 못해….
 
U-47: 이 무수한 문은 그들의 환술이 만들어낸 것. 만약 가짜 문에 발을 디딘다면, 영원히 어둠 속을 헤매게 될 거야.
 
U-47: 주인의 힘만 되찾으면 환술은 쉽게 간파할 수 있어. 그러면 너도 여기서 탈출할 수 있게 돼.
 
엘빙: 그러니까, 도와줄래…?
 
엘빙: 꺅! 이게 말로만 듣던…… 공주님 안기………!?
 
이대로 계속 바닥에 누워 있게 할 순 없다. 일단 저기 있는 소파에라도 옮기자….
 
엘빙: 어흠. 인간이여, 고맙다.
 
엘빙: 어, 그게…. 휴식으로 힘을 되찾을 수도 있지만, 너무 느려서 다 회복되기 전에 엠덴이 알아채버려…….
 
엘빙: 그러니까… “식사”도… 해야 되는데….
 
엘빙: (작은 목소리) 분명 피를 원하는 거라고 착각할 거야…. 분명 지휘관은 엘빙이 무서워져서 도망쳐 버리겠지….
 
U-47: ……인간의 피에 포함된 힘은 미미해. 얼른 힘을 되찾고 싶다면, 저주의 힘을 뛰어넘은 식사여야만 해.
 
저주의 힘을 뛰어넘는 식사…. 일단은 이 큰 홀에서 조건에 맞는 게 있는지 찾아보기로 했다.
 
 
 
 ~05. 운명의 갈림길
홀을 샅샅이 뒤져도 조각상으로 위장한 정수기와 컵밖에 찾을 수 없었다.
 
물론 붉은 음료나 뱀파이어 식사 같은 건 어디에도 없었다.
 
엘빙: (지휘관은 절대 그 저주받은 걸 눈치채지 못할 거야….)
 
U-47: (쉿. 대사 또 까먹지 마.)
 
엘빙: (아. 미, 미안.)
 
엘빙: 인간. 남은 시간이 별로 없어. 엠덴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
 
설마 시간 제한이 있을 줄이야…. 어떻게 하지….
 
 
→ 아무 문이나 들어간다
하나하나 따지고 있을 시간은 없어! 모 아니면 도다! 운에 맡긴다!
 
문 너머에는 좁고 긴 어두운 복도가 있었다. 복도를 나아가니 무수한 분기점이 나타났지만, 어느 것을 선택해도 결국 이 어두운 복도로 돌아올 뿐.
 
급기야 입구마저 잊었다.
 
“배드 엔딩: 방황”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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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미아가 되고 말았다. 함부로 행동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 …이쪽이야.
 
어디선가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프린츠 오이겐: 지휘관. 이쪽이야.
 
프린츠 오이겐: 초조한 나머지 도박을 했나봐?
 
프린츠 오이겐: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복도에는 장치가 있어. 홀의 수수께끼를 풀지 않으면 어느 문을 선택해도 배드 엔딩이야.
 
프린츠 오이겐: 내 목소리를 따라와. 그리고 이 작은 십자가도 챙기고.
 
프린츠 오이겐: 이 스테이지의 상품이야. 분명 도움이 될 거야.
 
프린츠 오이겐: 계속해서 마지막까지 게임을 즐겨줘.
 
 
→ 엘빙이 했던 말을 되새긴다
“저주 받은 것”, “저주를 풀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엘빙도 저주에 대해서 뭐라고 했었는데….
 
저주와 관련된 아이템은… 아까 받은 “피의 저주 목걸이”인가.
 
하지만 목걸이는 음식이 아니야…. 그렇다면… 어? 피의 저주… 피…. 혹시 장식된 루비에 뭔가가….
 
아니, 애초에 이건 진짜 “루비”인가…?
 
……예상대로, 루비를 빼내서 확인해보니 뒤에 “딸기 소다”라고 적혀 있었다.
 
엘빙: (잘 해내서 다행이다…. 지휘관이 분명 눈치채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서, 수수께기를 풀어낼 수 있었어…!)
 
엘빙: 이걸 물에 타서 먹으라고…? 응…. 꿀꺽꿀꺽….
 
물이 담긴 컵에 루비를 넣어서 만든 딸기 소다를 엘빙에게 마시게 했다.
 
엘빙: 인간 덕분에 힘을 되찾았다. 어둠에 가린 달이여, 내가 부르는 소리에 응답하여 바른 길을 현현하라!
 
엘빙이 더듬더듬(?) 대사를 외우자 주위의 문이 차례차례 닫혔고, 이윽고 한 개의 문만 남게 되었다.
 
엘빙: 이게 올바른 길이야….
 
U-47: 인간. 이걸 가져 가. 엠덴이 주인의 힘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했던 아이템이지만, 지금은 쓸모가 없어졌군. 인간에게 넘겨주지.
 
U-47에게 받은 것은――금속으로 만든 작은 십자가였다.
 
엘빙: 후우…. 지휘관이 앞으로도 잘… 이 아니라 전부 실패하도록! 그러면 분명 무사히 클리어 할 수 있겠지!)
 
 
 
 ~06. 상상도 못한 함정
세 번째 홀에 들어섰다.
 
뤼초: 드디어 왔구나, 인간. 너 때문에 성이 엉망이 됐잖아.
 
뤼초: 그치만 괜찮아. 딱히 아무것도 안 해도 돼. 왜냐면 나도 이 성에서 나가고 싶으니까.
 
튀링겐: 아가씨는 매일 같이 바깥세상을 보고 싶다고 떠들고 다니시지만, 허가 받은 적이 없어서 이번에야말로 소란을 틈타 슬쩍 빠져나갈 셈이시다.
 
뤼초: 이유 같은 건 상관없잖아. 중요한 건 우리가 같은 목표를 가진 동지라는 거지.
 
뤼초: 너도 출구를 찾고 싶지? 내가 알려줄게. 히히히. 따라와.
 
뤼초와 튀링겐을 따라 큰 홀을 나아갔다.
 
몹시 조용하다……….
 
?!
 
갑자기 뤼초가 나를 덮쳤다.
 
뤼초: 아~아. 인간의 페이스에 맞춰서 걸었더니 벌써 피곤해졌어. 체력을 좀 보충하지 않으면 여기서 못 나가―
 
뤼초: 그러니 미안해 인간. 내 식량이 되어줘!
 
 
→ 저항을 관둔다
뤼초: 아핫♪ 땡큐― 그럼 잘 먹겠습니다~
 
콱 하고 물렸다. 피가 빨려나가면서 천천히 의식이 희미해져 갔다….
 
“배드 엔딩: 제물”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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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스토리 같다. 물릴 때 목덜미는 좀 아팠다.
 
아니 애초에 진짜 물릴 줄은 몰랐는데….
 
뤼초: 헤에― 지휘관, 이런 맛이구나… 기억했어….
 
뤼초: 표정이 왜 그래? 봐봐. 여기 나와 있는 대로 “인간이 반응하지 못하는 사이에 제멋대로인 뱀파이어 아가씨에게 피를 빨린다.”를 연기했을 뿐이라구.
 
튀링겐: 원래라면 여기서 게임 오버지만 뭐, 이번에는 계속 진행이로군.
 
 
→ 십자가를 치켜든다
뤼초에게 습격당하려던 순간 십자가를 꺼내 뤼초에게 들이댔다.
 
그 순간 두 뱀파이어는 마치 조각상처럼 굳어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좋아, 이제 구속에서 벗어나서――
 
…….
 
뤼초: 으으응~
 
…오히려 뤼초가 몸으로 밀어붙여서 섣불리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이게 대체 무슨?
 
튀링겐: 뤼초. 각본대로 해라. 통했다고 하고 지휘관을 놔줘.
 
뤼초: 그치만 모처럼 지휘관을 잡았는데 놓아주긴 아깝잖아. 그치, 지휘관?
 
문제가 있었던 건 각본이 아니라 스태프 쪽이였나….
 
튀링겐: 그래. 그럼 직접 말리지는 않겠지만, 이 사건은 보도하도록 하지. 그렇게 하면 오이겐이 NPC를 바꿀지도 모르겠군….
 
뤼초: 치, 알았어…. “우와악― 당했다―(엄청난 국어책 읽기)”
 
그러면서 뤼초는 과장스럽게 뒷걸음질 쳤다.
 
뤼초: 으으으… 이런 힘을 가지고 있었다니. 그럼 참고 길을 안내하는 수밖에 없겠네―
 
 
 
뤼초: 인간. 이 긴~ 복도를 빠져나가면 이 성에서 탈출할 수 있어.
 
그렇다고는 하지만, 분명 이쯤에서 또 수수께끼 풀이가 튀어나오겠지.
 
――――!!
 
좁은 복도에서 갑자기 연막탄이 터졌다….
 
연기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것은 자이틀리츠와 셰필드의 모습이었다.
 
자이틀리츠: 멈춰라! 어디로 갈 셈이냐!
 
튀링겐: 뱀파이어 헌터라고!? 혼란을 틈타 들어온 건가. 쳇, 일이 귀찮게 됐군.
 
자이틀리츠: 뱀파이어도, 그 권속도. 악의 혈족에 거룩한 심판을! 각오해라!
 
셰필드: 놓치지 않습니다.
 
튀링겐: 인간. 우리와 함께 행동한 탓에 권속으로 보였나보군.
 
뤼초: 괜찮아. 도망가면 돼~ 얌전히 잡힐까보냐―
 
뤼초: 출구는 바로 저기야. 인가……이 아니라 권속. 같이 힘내자♪
 
 
 
 ~07. 악마성 탈출
연이어 터진 연막탄에 시야가 차단되는 가운데에서도 계속 달렸지만, 왠지 모르게 마지막 통로를 돌파할 수가 없었다.
 
셰필드: 얌전히 오라를 받으십시오. 뱀파이어와 그 권속이자 해충.
 
뤼초: 하하하. 추격전도 재밌네♪
 
그러던 와중 천장에서 거대한 망치 몇 개가 떨어지며 복도를 산산조각 냈다.
 
뤼초: 자, 잠깐만? 이런 거 각본에는 없었는데?
 
튀링겐: 오이겐과 아카시가 완성 직전에 추가한 장치다. 뤼초는 모르는 게 당연하지.
 
뤼초: 윽. 왜 지금까지 아무도 안 알려준 건데――
 
뤼초: 꺄아―(긴박감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비명소리)
 
왠지 모르게 뤼초는 갑자기 발동한 함정 속으로 떨어졌다.
 
튀링겐: 걱정하지 마. 밑에는 쿠션이 깔려 있으니까 뤼초는 괜찮다.
 
튀링겐: 나는 각본대로 여기서 퇴장하지. 바닥 함정을 조심해서 가면 된다. 우와아― (비명조차 아닌 국어책 읽기)
 
튀링겐도 함정에 빠져 사라졌다.
 
자이틀리츠: 남은 건 권속뿐! 자, 단념해라!
 
셰필드: 권속 주제에 꽤 하는군요. 하지만 과연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까요?
 
두 사람에게 도망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릿속에서 필사적으로 계책을 생각했다.
 
 
→ 내 발(?)을 믿는다!
두 사람에게 부족했던 것은… 기품도 우아함도 근면함도 아닌 스피드!
 
조금만 더 가면….
 
 
바닥이… 꺼졌다?
 
“배드 엔딩: 실족사”냐! ><
 
----
 
자이틀리츠: 상관님, 위험합니다!
 
순식간에 달려온 자이틀리츠에게 안긴 채로 함정에 빠졌다.
 
자이틀리츠: ………상관님. 괜찮으십니까!?
 
자이틀리츠 덕분에 쿠션에 무사히 안착했지만… 클리어 직전에 게임 오버라니….
 
자이틀리츠: 아쉽지만 그렇게 됐군요.
 
자이틀리츠: 상관님께서 떨어지면 출구까지 안내하라고 오이겐이 말했는데. …일단 올라가서 복도로 돌아가도록 하죠.
 
 
→ 침착하게 소수를 세자…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한다. 허둥대다가 실수라도 하면 오히려 끝이다.
 
잘 보니 아무래도 바닥은 일정 간격으로 개폐되는 것 같았다. 타이밍만 잘 잡으면 안전하게 갈 수 있겠다.
 
타이밍을 재면서 신중하게 나아갔다.
 
자이틀리츠 일행이 점점 뒤쫓아오고는 있지만, 출구가 바로 코앞이다!
 
셰필드: 조금만 더……!
 
자이틀리츠: 역시 상관님. 이런 때에도 차분하시군요.
 
출구라고 적힌 문을 단숨에 밀어젖히자, 비로소 낯익은 모항의 경치가 눈앞에 펼쳐졌다.
 
탈출 성공을 축하하는 폭죽이 사방에서 터졌다.
 
아카시: 게임 클리어냐! 지휘관, 축하한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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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아카시: 지휘관의 소감과 의견을 종합해 보자면냐.
 
아카시: 이걸로 더 재밌는 탈출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거 같다냐. 다시 한번 클리어 축하한다냐!
 
아카시: 지휘관이 몇 번 배드 엔딩을 봤는지는 모르겠지만냐…….
 
프린츠 오이겐: 후후후. 그건 비밀이라고 하지 않았어?
 
아카시: 알고 있다냐. 모두의 피드백 반영이 끝나면 다시 놀러와라냐.
 
프린츠 오이겐: 그래. 또 놀러와주면 기쁠 거야. 참가한 동료들도 다들 즐거웠다고 하고.
 
………뭔가 서프라이즈가 많은 탈출 게임이었다.
 
또 기회가 된다면 모항의 다른 동료들도 함께 데리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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