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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다실
하이티엔: “시냇가 솔가지 사이 달빛 내리고, 이슬 품은 매화 옆에 안개 피누나.”
하이티엔: 후후…. 향기롭고 좋은 차네요.
하우: 어어… 여기가 “동황 다과회” 하는 곳일까?
하우: 어머, 문이 열려 있네.
하이치: 동황 다과회에 어서 오세요! 한 분이세요?
하우: 응.
하이치: 그럼 이쪽으로 오세요!
하이치의 안내를 받아 하우는 고풍스러운 다실 안으로 들어가 의자에 앉았다.
하이티엔: 어서 오세요, 하우 씨.
하우: 실례할게, 하이티엔 씨.
하이티엔: 와주셔서 영광입니다. 하이치, 차를 내오겠어요?
하이치: 응! 하우 씨, 여기―
하우: 고마워. 나도 직접 만든 쿠키를 가져왔으니까 괜찮으면 같이 먹자.
하이티엔: 하우 씨는 손님이신데… 과분합니다.
하우: 괜찮아. 동료잖아.
하이치: 하이티엔 언니 봐봐! 이 쿠키, “복” 자가 써져 있어.
하이치: 그리고 이건… 등롱 닮았다! 하우 씨 굉장해!
하우: 동황 동료들에게 주는 거니까 동황의 요소를 넣어 볼까 했거든. 마음에 들면 좋겠는데.
푸슌: 뭔데 뭔데? 맛있는 쿠키? 우리도 먹을래!
쿠키 냄새를 맡은 푸슌이 그로즈니를 데리고 다실로 들어왔다.
푸슌: 와! 이렇게 귀여운 쿠키면 먹기가 좀 아깝네…. 그로즈니도 그치?
그로즈니: 응. 그래도 먹고 싶어.
하우: 후후, 사양하지 마. 오늘 밤 연회를 위해서 잔뜩 만들었으니까.
푸슌: 히히히. 그로즈니가 동황의 차를 마셔 보고 싶다고 해서 데려왔어. 이번엔 장난치는 거 아니라구!
하이티엔: 네. 오히려 잘됐네요. 하이치. 그로즈니 씨에게도 차를 부탁해요.
그로즈니: 이게 주전자야? 그럼 그로즈니, 혼자 따라 마실래.
그렇게 말하곤, 그로즈니는 항상 갖고 다니는 수통에 차를 따라 단숨에 들이켰다.
하이티엔: 아, 안 돼요…! 그로즈니 씨, 데이지는 않으셨나요?
그로즈니: …푸하. 이 정도는 괜찮아.
푸슌: 그럼 안 돼, 그로즈니! 차는 더 느긋하게 즐기는 거야! 마실 때도 수통 말고 이 컵으로!
푸슌은 그로즈니의 수통을 빼앗고는 대신 찻잔을 상 위에 올려 놓았다.
그로즈니: 작아. 꿀꺽꿀꺽 못하니까 감질나….
푸슌: 이게 딱 좋아! 안샨 언니한테 배운 차 마시는 법 알려 줄 테니까 잘 봐.
하이티엔: 후후후. 흐뭇하네요. 역시 다과회를 열기 잘했어요.
~02. 정원
동황풍 정원 세트. 어느 곳.
젠하이: 치토세 씨. 시선을 이쪽으로――네, 그대로 계세요.(찰칵)
젠하이: 으음…. 예쁘게 나왔지만, 역시 “이거다” 할 만한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치토세: 좋은 사진 찍는 거… 어렵네… 아얏!
일어나려던 도중 치토세의 머리가 나뭇가지에 걸리고 말았다.
젠하이: 어머나…. 치토세 씨, 그대로 계세요. 제가 풀어 드리겠습니다.
치토세: …으으, 미안… 부탁해….
젠하이의 침착한 대처로 치토세의 머리는 무사히 가지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젠하이: 이제 괜찮습니다. 예쁜 머리에 아무런 상처도 없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치토세: 고마워…. 머리 손질은 매번 치요다가 해주고 있어.
치토세: 이번에 기념사진 찍는 것도――
치토세: “모처럼 머리도 다듬고 예쁜 옷까지 입었는데 기념으로 사진 하나라도 찍자. 아깝잖아.”라고 치요다가 그래서….
젠하이: 자매 사이가 돈독하시군요. 다음에는 치요다 씨도 초대해서 같이 사진 찍는 것은 어떨까요?
치토세: 좋아….
젠하이: 아, 방금 뭔가 영감이 떠올랐어요. 치토세 씨. 조금만 더 함께해 주시겠어요?
치토세: 상관없긴 한데… 어떻게 하면 돼…?
젠하이: 머리카락을 그쪽 가지에 살짝 걸어 주실 수 있을까요?
치토세: 어, 어? 방금 막 빠져나왔는데…?
젠하이: 네. 그러니 엉키지 않도록 “가볍게” 걸어 주시면 되어요.
치토세: 아, 알겠어. …그러니까, 이, 이렇게…?
(찰칵)
젠하이: 후후. 좋은 느낌이네요. 이 사진의 이름은 “초상가경(梢上佳景)”이라고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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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부산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치토세와 헤어진 젠하이는 상황을 보러 가보기로 했다.
잉루이: 너무 힘이 들어가면 안 되어요. 천천히, 가볍게, 랍니다.
보이시: 알았어…. 천천히…아, 아으으.
보이시: 찢어졌어…. 으으, 역시 무리야….
잉루이: 조바심 내지 마셔요. 보이시 씨는 단지 익숙하지 않으실 뿐이니까요.
잉루이: 종이는 찢어졌지만 무척이나 잘 쓰셨는 걸요? 다음에는 조금만 더 힘을 빼면 잘 될 거랍니다.
보이시: 으, 응! 한 번 더, 해볼게….
화선지를 펴고, 보이시는 진지한 표정으로 붓을 들었다….
잉루이: 편하게 하세요. 보이시 씨라면 분명 잘 하실 수 있을 거예요.
보이시: 후우―하아―… 심호흡… 후우―하아―… 응…!
보이시: …됐다!
잉루이: 네 네, 잘 하셨어요. 제 말이 맞죠?
(찰칵)
젠하이: 후후. 이 사진은 “고진감래”라고 할까요.
~03. 음악실
론은 음악실에서 열심히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시냇물처럼 아름다운 음색이 이셴과 티르피츠를 부드럽게 휘감았다.
연주가 끝난 뒤――
론: 이번에는 어떠셨나요?
이셴: 론 씨. 지난번과 비교하면 몰라볼 정도로 성장하셨군요.
티르피츠: 정말이야. 이 정도면 연회에서도 주목의 대상이 되겠어.
론: 다행이에요~ 지휘관님을 위한 독주회를 열겠다는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섰네요~
론: 하지만 아직 레퍼토리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셴: 날마다 꾸준한 연습이 중요합니다. 서두르지 말고 조금씩 몸에 익혀 나가죠.
론: 그럼요. 지금은 오늘 밤에 있을 연회에 집중해야겠어요.
론: 지휘관님께도 바칠 연주니까 실수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답니다~
론: 그럼 한 번 더 연습해 볼까요? 이셴 씨, 잘 부탁드립니다.
이셴: 네, 기꺼이. 론 씨의 실력이 점점 더 향상되니 저도 기쁘네요.
티르피츠: 론. 이번에는 합주를 해보지 않겠어?
론: 후후. 드디어 결심이 서셨나요?
티르피츠: 지휘관 앞에서 피로하고 싶다는 마음에 거짓은 없어.
티르피츠: 그리고 론의 연주를 들으니 나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을 것 같아서.
티르피츠: 슬슬 한 걸음 내딛을 때가 된 걸지도 몰라.
론: 그러시다면 함께 연주할까요?
론: 말해 두지만, 티르피츠 씨에게 맞춰서 퍼포먼스를 떨어트릴 생각은 없답니다.
티르피츠: 좋아. 나도 연습은 제대로 하고 왔어.
티르피츠: 그리고 아직 이셴에게 몇 번 들려줄 시간은 남았으니까.
티르피츠: 이셴. 내게도 충고해 줄 수 있을까?
이셴: 물론이어요. 두 분의 합주로 오늘 밤 연회가 더욱 풍부해지겠네요.
론: 그럼 바로 연습을 시작하죠.
론의 피아노와 티르피츠의 플루트가 빚어내는 합주가 아름다운 선율을 자아냈다.
~04. 연회장
모항. 연회장.
워싱턴: 시간이 됐군….
워싱턴: (몇 번이고 연습했으니까, 지금이라면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거야….)
워싱턴: (침착해라 워싱턴. 다들 하는 대로 연회를 즐기면 돼!)
르 마르스: 펴, 평안하신지요!
워싱턴: (이 녀석, 나처럼 긴장하고 있잖아!? …아마 비시아의 르 마르스였나…?)
르 마르스: 어, 저기… 유니온의 워싱턴 씨. 아, 안녕하세요!
워싱턴: 너 엄청 긴장했잖냐.
르 마르스: 네에!? 어, 어떻게 아셨나요!?
워싱턴: 그야 딱 보면 알지.
르 마르스: 죄, 죄송합니다. 보기 흉한 모습을….
워싱턴: (후우… 나보다 더 긴장한 녀석을 보니 마음이 좀 가라앉네….)
워싱턴: 이런 데는 처음이야?
르 마르스: 네! 호위로서 입구에서 경비를 맡은 적은 많았는데, 손님으로 참가하는 건 처음이라….
르 마르스: 드레스를 입거나, 그 밖에도 조심해야 할 부분이 많아서요…. 머리에 다 안 들어가요… 으으….
워싱턴: 걱정할 필요 없어. 어차피 다 동료들만 와 있으니까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잖아.
워싱턴: 오히려 그렇게 뻗대고 있으면 다른 애들이 말 붙이기 힘들걸?
르 마르소: 아아 듣고 보니 그렇네요!
워싱턴: 그치? 나처럼 미소라도 짓고 다니면 다들 편하게 대할 거야.
르 마르스: …네! 긴장이 좀 풀렸어요!
르 마르스: 워싱턴 씨, 정말 감사합니다! 점점 익숙해지는 느낌이에요!
워싱턴: 그거 다행이네. 그런 식으로 연회를 즐겨 봐. 나도 요리 좀 즐겨 보러 가야지.
워싱턴: (아까 내 미소에 대해선 한 마디도 안 나왔었지…. 그렇다는 건 자연스러웠다는 건가?)
워싱턴: (좋아! 아니, 잠깐…. 아까 어떤 식으로 했었더라…?)
워싱턴: (아아아, 얼른 떠올려라 나!)
남의 위기를 도운 워싱턴이지만, 아무래도 이번에는 스스로가 위기에 처한 모양이다.
그렇게 연회가 시작되었다――
하우: 갓 만든 쿠키야. 다들 마음껏 먹어.
그로즈니: 저 등롱 모양이 좋아…. 우적.
치토세: 이 부채 모양도 좋네…. 이걸로 할래….
보이시: 고마워…. 그럼 보이시는 이 글자가 써져 있는 걸로….
티르피츠: 후우…. 무대에 올라가 사람들 앞에서 연주라.
론: 아직도 긴장되시나요?
티르피츠: 보통이야. …아마 긴장보다는 고양된다는 게 더 맞겠지.
론: 후후. 그럼 다행이네요.
론: 그 감정을 담아 연주하고, 선율에 맡겨 마음껏 발산해보죠――
(찰칵)
젠하이: “빈객이 운집한 이곳. 이루 말할 수 없는 유쾌한 잔치. 울려 펴지는 관현 합주. 들려 오는 선율의 묘리.”
젠하이: 이 사진은 “우아한 연회”라고 할까요.
젠하이: 연회도 시작되었으니 기념사진은 이쯤에서 마감하도록 하죠.
젠하이: 그러면 지휘관님. 저와 같이 한 곡,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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