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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인기 투표 특별 스토리

킹루클린 2023. 3. 18. 09:38
● 시리우스
 
 ~해프닝!?
???: …주인님! 영예로우신 주인님!?
 
쏟아지는 햇빛과 파도 소리, 처음 보는 해변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시리우스: 다행입니다…! 영예로우신 주인님께서 무사하셔서……!
 
그것은 갑작스런 일이었다.
 
나는 항로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장거리 항해에 나섰지만, 그만 폭풍우와 맞닥뜨리고 말았다.
 
원래라면 이 정도의 폭풍우로 조난당할 리는 없겠지만…. 하필이면 낙오된 세이렌 양산함을 만나 전투가 벌어졌고, 그 후――
 
시리우스: 아직 경황이 없으실 텐데 송구합니다만, 일단 현 상황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시리우스: 어흠. …주인님께서 탑승하고 계셨던 양산함은 폭풍우 속에서 돌진해 오던 세이렌함과 충돌하고 말았습니다.
 
시리우스: 전투 중이라 양산함을 전개하진 못했지만, 시리우스가 어떻게든 영예로운 주인님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섬으로 밀려와 버렸습니다…….
 
…………
 
시리우스와 단 둘이 이 고도에 조난당했고, 연료 부족으로 양산함을 이용해 모항으로 귀환할 수도 없었으며, 지금은 이렇게 구조 신호를 보내며 동료들의 구원을 기다리는 중이라…….
 
시리우스: 영예로우신 주인님의 호위를 자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시리우스: 영예로우신 주인님. 부디 이 천한 메이드에게 벌을 주십시오…!
 
눈물 젖은 얼굴로 말하는 로열 메이드 시리우스. 그런 말을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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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우스: 영예로우신 주인님. 텐트가 준비되었습니다!
 
가지와 각종 표류물들을 이용해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텐트가 세워졌다.
 
시리우스: 영예로우신 주인님. 잠자리가 준비되었습니다!
 
주워 모은 부드러운 잡초와 시트로 즉석 침대가 만들어졌다.
 
시리우스: 영예로우신 주인님. 욕조가 준비되었습니다!
 
표류하는 연료 드럼통을 이용해 즉석 욕조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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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난에 대비해 휴대하고 있던 식료품으로 식사를 끝낸 후, 시리우스가 준비해 준 욕조에 들어갔다.
 
시리우스: 후우…………. 죄송합니다. 영예로우신 주인님.
 
시리우스: 결국 발단은 시리우스가 영예로우신 주인님을 지켜내지 못한 탓인데, 이렇게 주인님에게까지 폐를 끼치게 되어서….
 
하지만 시리우스가 없었다면 짧은 시간에 이렇게 여러 시설들을 준비할 수 없었을 것이다. 뭐가 됐든 혼자서 하려면 역시 힘드니까.
 
다행히 호위 임무에 능숙한 시리우스는 체력도 기사대 수준이어서, 힘쓰는 일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그녀의 덜렁이 기질을 생각하면 역시 혼자 하게 놔둘 수는 없었다.
 
시리우스: 영예로우신 주인님. 물 온도는 어떠십니까?
 
시리우스: 시리우스, 아직 메이드로서는 미숙하고, 솔직히 잘 해낼 자신이 없어서…
 
시리우스: …평소에는 다이도나 메이드장, 동료들의 도움만 받고 있는지라 혼자서는 영예로우신 주인님께서 만족하실지….
 
드럼통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자니, 시리우스의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로열 메이드대 내에서 시리어스의 메이드로서의 실력은 빈말로도 높다고 할 수 없다.
 
시리우스: 처음에 영예로우신 주인님의 양산함이 세이렌과 충돌했을 때, 만약 영예로우신 주인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봐 불안해서 어쩔 줄을 몰라서….
 
시리우스: 영예로우신 주인님을 발견했을 때는,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봉사할 수 있을지, 역시 불안했습니다….
 
시리우스: 메이드장의 말을 빌리면 “쾌적하고, 우아하고, 마음 가는 대로”라고 합니다만, 시리우스가 아는 한도 내에서 정말로 그걸 실천할 수 있을까요….
 
시리우스가 생각하고 있는 만족스러운 봉사가 어떤 것인지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
 
이 환경에서 그걸 실현하는 것은 역시 무리지만.
 
그래도, 필사적으로 노력해서 이루려는 그녀의 마음만은 제대로 받아들이고 싶다.
 
시리우스: 마음만이라도… 받아주시는 건가요?
 
시리우스: 감사합니다, 영예로우신 주인님!! 아아, 시리우스는 어찌나 행복한지…….
 
시리우스: 천하고 서투른 메이드임에도 불구하고 영예롭고 다정하신 주인님께서 “마음만으로” 만족하셨다고 말씀해 주시다니….
 
시리우스: 마음… 아뇨. 시리우스 자신을 영예로우신 주인님께 바치겠습니다…!
 
시리우스: 영예로우신 주인님. 부디 무엇이든지 이 시리우스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좀 과한 반응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기대에 부응해서 물의 온도를 조금만 더…… 어?
 
시리우스: 앗…! 영예로우신 주인님, 동료들의 구조대입니다! 살았습니다!!
 
좋아. 이제 동료들에게 무사히 돌아갈 수 있어. ……그 전에 일단 옷을 입어야지.
 
시리우스: ………아아!!!!
 
시리우스: 죄송합니다, 영예로우신 주인님!! 시리우스가 실수로 그만 주인님의 옷을…, 옷을…… 목욕물의 연료로…….
 
시리우스: 으으… 영예로우신 주인님. 부디 이 천한 시리우스에게 벌을 내려주십시오…!
 
시리우스와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알몸이 되어버린 건지를 동료들에게 필사적으로 설명한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 나가토
 ~소녀친목회
야마카제: 기다리고~!!
 
무츠: 기다렸던~~!!
 
우미카제: 지휘관님과의 파, 파티……입니다!
 
야마카제·무츠: 예~~~~~~이!!
 
카와카제: …………하아…….
 
평소 인기척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천수각은, 여러 함선과 대량의 만쥬(와 유흥물과 음식 음료 그 외 등등)로 매우 붐비고 있었다.
 
나가토에게 “친목회” 초대를 받아 이렇게 성에 오게 되었다만…….
 
야마카제: 무츠 님. 이 “버팔로 윙”이라는 거 엄청 맛있대!
 
우미카제: 하으으, 야마카제. 맨손으로 먹다니 그렇게 황공한 짓을…….
 
무츠: 진짜!? 먹을래 먹을래! …달콤하고 살짝 신맛도 나고…. 카와카제, 이거 어떻게 만들어?
 
카와카제: …! 죄송합니다. 바로 조사하겠습니다.
 
무츠: 야마카제가 준비한 마술은 언제 해? 우미카제는 안 해? 나가토 언니한테도 보여 줄래!
 
야마카제: 바로 준비할게! 좋~아! 야마카제의 엄청난 마법을 보여줄 테다-! 오-!
 
딱딱한 친목회는 아니겠다 싶었지만, 그럼에도 이런 “파티” 분위기일 줄은 상상 못했다.
 
모두 시끌벅적 즐기는 건 좋다만…….
 
주최자이자 주역인 나가토가, 이 자리에 없다.
 
----
 
나가토: ………윽!?
 
나가토: 그, 그대인가. “파티”라던가 하는 것은 즐기고 있느냐?
 
천수각을 나오자, 바로 옆 통로에서 파티를 몰래 훔쳐보고 있는 나가토를 발견했다.
안쪽 상황이 궁금한 거라면 왜 참석하지 않는 걸까…….
 
나가토: 그, 그다지 참석하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애초에 친목회를 열자고 한 건 다름 아닌 이 몸이었으니.
 
나가토: 하지만 중간부터 무츠가 점점 예정을 탈선시켰느니라. …요리가 부족하다든가 지휘관이 재밌어 할 것 같지 않다든가….
 
나가토: 깨닫고 보니 친목회가 아니라 “파티”가 되어 있었다…….
 
……원래의 “친목회”는 무슨 느낌이었을까.
 
나가토: 그, 그야 물론 히에이가 자리를 주선하고, 평소의 감사를 담은 사사를 카와카제에게 읽게 하고, 그리고…….
 
나가토: 연합함대의 총기함인 짐이 지휘관만을 초대하는 친목회이니만큼 이 정도의 격식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
 
과연. 그러니 무츠가 “재밌을 것 같지 않다”라고 한 거로군…….
 
친목회든 파티든 나가토의 마음은 충분히 전해지기에 격식에 연연할 생각은 없지만, 기왕이면 “즐겁게” 하고 싶은 것도 이해가 간다.
 
나가토: (힐끔힐끔)
 
나가토: (안절부절)
 
무엇보다 나가토 역시 파티를 꺼리기는커녕 같이 즐기고 싶은 모양이다.
 
나가토: 모, 모처럼 초대받은 것인데 짐이 즐기지 못하면 그대도 흥이 깨질 테지. 하면 주역은 무츠에게 양보하고…… 응?
 
나가토: 그, 그대! 대체 뭘 하는 건가!? 그, 그렇게 잡아 끌면――
 
마음을 정하고 나가토의 손을 이끌어 통로에서 파티장으로 데려왔다.
 
야마카제: 다음 마술은~ 꽃보라와 비툴기다아!!
 
나가토: 이, 이놈! 이 손 못지 못할까!
 
무츠: 나가토 언니하고 지휘관이다!!
 
(퍼―――――엉!)
 
카와카제: 어호(御狐)님!
 
우미카제: 으아아아! 어어어찌 이리도 황공할 데가…….
 
나가토: …………엥?
 
꽃보라가 흩날리는 가운데 야마카제의 실크해트를 뚫고 날아오른 비둘기들이 천수각에 들어온 나와 나가토의 어깨와 머리에 앉았다.
 
……………….
 
나가토: (안절부절, 두근두근)
 
넋이 나간 나가토는 조심조심 손을 들어 내 얼굴을 향해 팔을 뻗었다.
 
나가토: 그, 그대. 코 밑에 깃털이 붙어 있느니……라?
 
………뭐?
 
야마카제·무츠: 콧수염이다-!
 
우미카제: 후, 후후훗……. 콧수염이네요, 지휘관님.
 
카와카제: ………풉.
 
나가토: ……후, 후후훕……푸하하하하!
 
모두: 아하하하하하하하하!
 
흥겨운 웃음소리가 천수각에 울려퍼졌다. 나는 나가토를 바라봤다.
 
그곳에 있는 것은―― 제사를 집전하는 어호, 연합함대 총기함이 아니라 동료들과 함께 어울려 웃고 있는 어린 소녀였다.
 
 
 
● 론
 ~취미 교제
론: ♪~♪~♪~
 
론: 자, 지휘관님. 오래 기다리셨죠~
 
론은 신나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점심을 실은 트레이를 내 앞에 가져다 주었다.
 
론: 직접 드시겠어요? 아니면 아앙~ 해드리는 게 좋을까요? 후후후.
 
론: 어느 쪽이라도 괜찮아요~ 지휘관님을 위해 만든 요리니까요.
 
론: 저번에, 지난번보다 잘 만들었다는 말을 듣고 너무 기뻤답니다~ 그래서 오늘도 분발해봤어요♪
 
론이 만든 요리를 언제 칭찬했는지는 까먹었지만…. 확실히 론의 요리 실력은 요즘들어 점점 능숙해지고 있다.
 
적당한 양에 식욕을 돋우는 냄새와 빛깔. 그리고 플레이팅…….
 
(츄릅)
 
론: 지휘관님. 그러고 보니 요즘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고 계시나요?
 
론: 평화로운 건 좋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일상이란 가끔 허무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론: 지휘관님이 함께 있어주시는 덕에 저는 괜찮지만, 지휘관님은 조금 걱정되네요.
 
론: 사무 업무라든가, 모항 시설의 일상 점검이라든가, 그리고…… 위탁이나 임무?
 
(냠냠)
 
론: 아무리 비서함이 도와준다고 해도 업무는 어느새 루틴이 되어 버리지요.
 
론: 저희는 지휘관님 대신 싸울 수는 있지만, 지휘관님 대신 결재 같은 건 못하는 걸요.
 
론: 흔히 말하는… 아드레날린? 음… 트랜스? 프렌지? 같은, 조금 다르지만 저희 함선에도 비슷한 감각이 있습니다.
 
론: 그것은 포화로, 의장으로, 적을 쓰러트리고, 짓밟는 감각…. 이를 직접 체험할 수 없다는…… 그런 의미에서
 
론: 어떻게 보면 지휘관님이 조금 불쌍하네요.
 
(우적, 우적)
 
론: 아, 그래도 지휘관님 말씀대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취미 활동에 몰두하는 건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요.
 
론: 자기가 하는 것도 좋고, 남에게 추천받는 것도 좋죠~ 요즘은 퓐의 노래를 듣고 있답니다.
 
론: 이렇게 요리를 만들고, 그 요리의 뒷정리를 하고 있으면 싸움만큼은 아니지만 약간의 충실감을 느껴요.
 
론: 지휘관님을 위해 하는 거라면, 더더욱이요♪
 
론이 준비한 요리를 다 먹었다. 살짝 멍했던 감각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론에게 손수 요리를 대접받는 날이었다.
 
론: 죄송합니다. 이야기가 빗나갔네요. 지휘관님의 스트레스에 대해 얘기하던 참이었죠~
 
론: 저는, 사실 스트레스를 받고 계신 지휘관님을 보면 마음이 괴로워져요.
 
론: 누군가가 지휘관님을 다치게 하는 것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휘관님께서 혼자 떠안아 버리는 것도 어떻게든 해드리고 싶어요.
 
론: 그래서, 이렇게 지휘관님을 달래 드리기로 했답니다.
 
(꼬옥)
 
내가 젓가락질을 멈춘 틈을 타 론이 다가와서 포옹을 해주었다.
 
론: 언제나 열심히 하고 계시네요~ 정말 장하답니다~
 
론: 목욕하고, 기분 좋게 자고, 맛있는 밥을 먹고, 뭐든 다 잊어버릴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마음이 한층 가벼워지기를.
 
론: 론과는 달리, 싸울 수 없는 지휘관님은 이런 것 만으로밖에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따스한 포옹 가운데 그녀――론의 향기가 코에서 뇌로, 온몸으로 스며든다.
 
전장에서 귀신처럼 적을 유린하고 철저히 박살내는 그녀의 철과 피 냄새가 아닌, 포근하고 “따스한” 향기.
 
론: 저도, 지휘관님께 이렇게 해드리면서 여러 가지로 해소되고 있답니다.
 
론: 네. 이렇게 지휘관님의 한정된 시간을 빼앗아서, 평소 모두를 이끄는 지휘관님이 조금 약해져 있는 모습을 눈에 새기는 게….
 
론: 최고로 기분 좋아요♡ 후후후♡
 
귓가의 속삭임과 함께 그녀의 팔에서 벗어났다.
 
론: 음… 슬슬 시간이 다 되었네요~ 리필은 나중에 또 하도록 하죠.
 
론: 제 취미에 어울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어요~
 
평소와 같은 다정한 얼굴로 돌아온 론은, 일어나 방문을 열어 주었다.
 
론: 언제나 생각하는 거지만 역시 조금 이상하네요~ 이 취미.
 
론: 후후훗. 지휘관님, 자――――
 
론: 자유  로워져도 괜찮아요~
 
 
 
중섭 스토리 출처: https://arca.live/b/manjuugame/36324783
 
● 이셴
 ~꺾어든 매화 한송이(一剪梅)
회의가 끝난 후에, 돌아오는 길에 나는 익숙한 그림자를 발견했다.
 
미풍속에서 이셴이 홀로 서있다. 길 가에 한송이 한송이 개화하는 매화를 감상하고 있다.
 
꽃 가지가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린다, 근처에 가지 않더라도 이미 은은하게 흩어져가는 한줄기의 매화향을 느낄 수 있다.
 
이셴은 꽃구경에 한창이라 아직 내가 곁에 다가옴을 인지하지 못한 것 같다.
 
-> 이셴과 인사를 하다
-> 조용히 기다리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어쩌면 낙화(落花)를 따르는 잔조(餘光)덕분일까, 이제야 나의 존재를 알아채기 시작했다.
 
이셴 : 지휘관님? 좋은 오후입니다.
 
이셴 : 이곳을 지나가고 있을 때, 매화가 나무에 개화한걸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잠시 지켜보고 있었답니다.
 
(확실히 그런 계절이 왔구나,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어...)
 
(요즘 나 많이 바빴었지)
 
이셴 : 지휘관님, 업무는 끝나셨나요?
 
-> 마지못해 고개를 젓는다.
 
이셴 : 그렇다면 이시간에 이곳에 나타난다는 것은... 설마 지휘관이 땡땡이 치시는건 아니겠죠?
 
이셴 : 후후, 농담한거에요~ 지금 지휘관의 얼굴에는 "피곤" 라는 두글자가 쓰여있는걸요
 
이셴 : 지휘관은 너무 바빠서 매일 밤 가장 늦게까지 쉬지 못하는 사람인 것 -- 이 일을 모르는 모항의 동료들은 없답니다.
 
이셴 : 가끔 저는 당신이 스스로에게 좀 더 신경쓰셨으면 좋겠어요.
 
이셴 : 아무리 튼튼한 함선이라고 할 지라도,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항만이 필요하다 -- 저는 그렇게 생각한답니다.
 
이셴 : 지휘관님은 어떻게 생각하시죠?
 
함선이라...
 
이셴 : 응, 함선. 하지만 함선뿐만이 아닙니다. 저에게 이곳 모항은 비바람을 피하게 해주는 항만일 뿐 아니라, 소중한 "집"이기도 해요.
 
이셴 : 지휘관에게 있어서, 이곳 모항은 어떤 의미인가요?
 
순간적으로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이셴 : 후후, 지휘관님 곤란하신가봐요.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순간 이셴이 눈을 피하면서, 볼에 살짝 홍조가 떠올랐다.
 
이셴 : 죄송합니다, 제가 무례했어요... 요즘 가끔씩 왜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이셴 : 당신의 얼굴을 바라볼때, 저도 모르게 긴장을 풀고 생각에 잠기곤 한답니다.
 
이셴 : 정말 묘한 기분이에요...
 
한줄기 찬 바람이 불어와, 이셴의 수려한 머리를 흐트린다.
 
이셴 : 아 안돼...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이셴은 두손에 쥔 우산을 살짝 쥐며, 흐트러진 긴 머리를 정리한다.
 
바람에 흩날리는 꽃의 바다 속에서, 우뚝 선 그녀의 고운 자태가 유달리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셴 : 가요, 지휘관, 남은 업무들이 얼른 와달라고 손을 흔들고 있네요.
 
이셴 : 아니면 제가 당신과 함께 돌아갈까요? 남은 일들이 제가 도울수 있는 일이라면--
 
-> 외투를 이셴의 몸에 덮어준다
 
이셴 : ......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조용히 눈을 감는다.
 
또 한차례의 바람이 분다. 뒤이어, 여러가지 맛이 섞인 향기는 나의 입가에서 개화(绽放)한다
 
 
 
● 유니콘
 ~동경하는 데이트날
유니콘 : 오빠...... 내일 휴일인데, 저기...
 
유니콘 : 유니콘, 오빠와 데이트....하고싶어...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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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항. 학원 밖.
 
약속시간까지 아직 한시간이나 남았는데, 나도 모르게 너무 일찍 일어났나봐.... 어쩔 수 없으니 여기서 잠깐 기다릴까---
 
??? : 너무 일찍 나왔나... 그치만 오빠는 이렇게 일찍 나오진 않을테니까...
 
이 목소리... 설마 유니콘도 한시간이나 일찍 나왔다는건가...?
 
유니콘 : 유짱? 갑자기 왜 저쪽으로...... 아!
 
시선이 마주친다.
 
유니콘 : 오빠?! 왜이렇게 일찍왔어!
 
-> 살짝 긴장한 나머지, 시간을 잘못 생각했어...
 
유니콘 : 헤헤헤. 유니콘도...... 조금 시간을 앞당기면 떨리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어. 결과는......
 
유니콘 : 오빠와 같은 생각을 했구나..... 기뻐...
 
유니콘 : 그럼...... 같이 공원에 갈까?
 
유니콘 : 맞, 맞다! 유니콘, 한가지 부탁이있는데... 오빠 손...  잡아도 될까?
 
데이트니까, 이런 합리적인 제안을 내가 거절할 수 있을리가--
 
유니콘 : 에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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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과 손을 잡고 공원을 무작정 돌아다니면서, 비록 제멋대로지만 지루하지 않은 평온한 데이트 시간을 즐기고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시계 바늘은 어느새 시계의 최고점에 이르른다.
 
배도... 마치 시간을 알려주는 것 처럼 소리를 지른다.
 
유니콘 : 아...... 오빠 배고파?
 
유니콘 : 저기..... 유니콘...... 도시락을 싸왔어! 오빠가 괜찮다면......
 
-> 물론 괜찮아!
-> 실로 준비성이 철저한데!
 
유니콘 : 에헤헤~ 오빠 여기로 와봐, 저 커다란 나무아래에 있는 잔디밭, 피크닉이랑 잘 어울릴거 같아!
 
유니콘 : 휘유♪ 유짱, 고마워......
 
신기한 흰색 인형의 도움덕분에, 식탁보와 식기, 음식을 담은 도시락이 빠른 속도로 잔디밭 위에 셋팅된다.
 
어떤 맛일지 잘 모르겠는데... 유니콘의 도시락은 처음 먹어보니, 기대된다.
 
유니콘 : 오빠, 드, 드세요...... 입에 맞을지 모르겠어......
 
핑크색의 도시락 뚜껑이 열리자, 사방에 퍼진 향기가 곧 나에게로 다가온다.
 
도시락에는 로열의 요리 뿐만 아니라, 다른진영의 요리까지......
 
그리고 맛은......
 
진짜 맛있다! 너무 맛잇어서 어떤 표현을 해야할지 모를 정도로 맛있어!
 
유니콘 : 오빠... 맛이 어때......?
 
-> 진짜 맛있다!
-> 한그릇 더!
 
유니콘 : ?! 헤헤...... 유니콘...... 그동안 일러스트리어스 언니, 그리고 다른 진영의 언니들한테 여러가지 조언을 구했었어...
 
유니콘 : 오빠가 기뻐하니 너무 좋아!
 
긍정적인 답변을 들은 유니콘은 편안해 보였고, 느긋하게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어느새 바구니의 음식을 다먹은거 같은데, 마치... 다소 과식한것 같다.
 
유니콘 : 오빠 대단해...... 유니콘도, 좀 많이 먹은 것 같애
 
유니콘 : 집에서 시식할때는...... 오늘처럼 이렇게 맛있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유니콘 : 역시 오빠가 원인일까... 오빠랑 같이 먹으니깐 음식도 맛있는거 같아, 헤헤...... 아--
 
유니콘이 갑자기 나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유니콘 : 오빠, 가만히......
 
유니콘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내 입가를 살살 문지른다.
 
너무 열심히 먹었나, 입가에 뭐가 묻어도 눈치채지 못하다니......
 
유니콘 : 이렇게하니 깨끗해졌네... 에헤헤~
 
유니콘 : 오빠, 조금만 쉴까...?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으니까, 확실히 조금 나른한 느낌이 든다.
 
유니콘 : 낮잠자고 싶다면...... 그...... 유니콘의 무릎베게를 사용해줘!
 
응---- 데이트니까, 이런 합리적인 제안은 거절할수가--
 
유니콘의 무릎위에 살포시 눕는다--
 
유니콘 : 이 각도에서 오빠의 얼굴을 보면... 약간 어린아이같기도 하고, 헤헤
 
주위에 둘러싼 행복감을 느끼며, 나른함의 공격을 받으면서, 천천히 눈을 감는다......
 
깨어나면, 오후데이트를 해야지...... 무슨... 일을... 할까.........
 
유니콘 : 오빠, 좋은 꿈 꾸기를~
 
 
 
 
● 비스마르크
 
철혈 공방의 문틈으로 망치 소리와 나사 돌리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문을 열자, 산더미처럼 쌓인 기계 부품과 금속 소재 사이로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비스마르크: 누구지? 아, 잠깐만. 맞춰볼게….
 
비스마르크: 자기소개를 하지 않았으니 U-556은 아니겠고. 발소리로 추측컨대 체펠린이나 그나이제나우도 아니야.
 
비스마르크: 이렇게 늦은 밤에 혼자 찾아온 걸 보니 후보는 한 명으로 좁혀지는군.
 
비스마르크: 어서 와, 지휘관. 지금 손이 비질 않아서 환영인사는 못 하지만, 편하게 있어.
 
소리의 근원은 비스마르크였나. 그녀는 뭔가를 만들고 있는 것 같았다.
 
무얼 만드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나는 비스마르크의 방해가 되지 않도록 멀리 떨어진 의자에 앉아 지켜보기로 했다.
 
크르르릉!
 
비스마르크: 진정해. 지휘관은 나쁜 사람이 아니야. 자, 착하지.
 
비스마르크: 흠. 미세 조정이 필요한데. 나중에 프리드리히에게 말해봐야겠어….
 
비스마르크는 연장을 내려놓고 일어서서 방 한구석에 놓인 커피메이커로 향했다. 그녀는 종이컵 두 개를 꺼냈다.
 
비스마르크: 커피 마실래? 상등품은 아니지만, 공방에서 즐기기에는 적당한 수준이지.
 
비스마르크: 나는 블랙인데 지휘관은 어때? 설탕이나 크림을 원하면 말해줘.
 
비스마르크: …됐다. 여기 있어.
 
비스마르크: 마지막 리필이야. 너무 많이 마시면 안 돼. 내일 업무에 지장이 올 테니까.
 
비스마르크: 그래서… 무슨 일로 왔어? 이 시간에 온 걸 보면 뭔가 특별한 이유라도 있겠지?
 
갓 갈아낸 원두의 향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나는 그녀의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며 커피 향을 음미했다.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첫 번째는 단순하다. “모항 시찰”이다.
 
비스마르크: 시찰? 뭐 보는 대로, 별거 없어.
 
비스마르크: 하지만 우리 철혈이 비밀이 많은 진영인 건 사실이지. 만약 내가 너라면 좀 더 주기적으로 점검해 보겠어.
 
비스마르크: 그야 나처럼 차갑고 포커페이스인 여자가 수장인 진영이니까. 뭔가 계획을 꾸미고 있는 게 틀림없겠지.
 
비스마르크: 그래…. 예를 들면, 저녁으로 뭘 먹을까 하는 계획 말야.
 
우스갯소리로 넘기긴 했지만, 그녀가 처음부터 진지한 의도로 말했을 거라고 믿을 이유는 없었다.
 
비스마르크: 수장의 위치에서 밑 사람들을 돌보는 건 꽤나 피곤한 일이야.
 
비스마르크: 너도 어떤 기분인지 잘 알 테지만. 명령을 내릴 때의 고양감부터,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의 불안감….
 
비스마르크: 내 경우에는, 스스로를 잃어버렸을 때의 공허함까지…. 나는 비스마르크인가? 아니면 철혈의 기함인가?
 
비스마르크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염려하는, 엄격한 의무감을 가진 수장이다.
 
그 의무감으로 인해 그녀는 인류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기꺼이 할 테지. 비록 자신에게 어떤 결과가 초래된다 할지라도….
 
비스마르크: 당연히 나는 나를 잃고 싶지 않아. 그래서 나만을 위해 이곳을 만들었어. 단순히 무언가를 만들고, 공부할 수 있는 곳.
 
비스마르크: 네가 “비스마르크”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무엇을 떠올릴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만약 궁금하다면….
 
비스마르크: 네가 서 있는 이곳, 네 주변에 보이는 것, 그리고 지금 네 앞에 있는 사람. …이것들이 바로 해답이야.
 
검은 정장을 입은 철혈의 수장이, 작업대 위에 컵을 내려놓고 나를 바라봤다.
 
비스마르크: 내가 나로 있을 수 있게 해준 것에 감사를 표해야겠지.
 
비스마르크: U-556이나 티르피츠, 다른 철혈 동료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할 거야.
 
비스마르크: 그러니, 고마워 지휘관. 모든 게 다, 고마워.
 
비스마르크는 나를 보며 웃었다. 그녀가 진심으로 웃는 모습을 보는 것은 지금이 처음이었다.
 
오늘 비스마르크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조금이라도 그녀의 어깨의 짐을 덜어줄 수 있지 않을까?
 
비스마르크: …미안. 계속 내 얘기만 했구나.
 
비스마르크: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여기 왔다고 했지? 남은 하나는 뭐야?
 
나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오페라 티켓 두 장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비스마르크: 아아, 그래…. 곧 시작하는구나. 응.
 
비스마르크: 완벽한 타이밍이네. 오늘 저녁 커피는 아까가 마지막이라고 하기도 했고.
 
커피는 참으로 맛있었다. 부드러우면서도 뒷맛이 깔끔했다.
 
비스마르크: 그냥 물어보는 건데…. 오페라를 볼 때까지도 검은 옷을 고수할 필요는 없겠지?
 
 
 
● 래피
 
Zzz….
 
Zzz… Zzzzz… Zzzzzzzz….
 
???: 지휘관….
 
???: 일어나…. 일할 시간….
 
 
아얏!
 
얼른 정신 차리라는 듯이 손가락 두 짝이 내 뺨을 꼬집었다. 대체 누구야? 나는 범인을 찾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래피: 지휘관…. 항상 죽은 듯이 자…. 콕콕….
 
래피는 내가 깨어났는지 확인하려고 손가락으로 나를 콕콕 찌르고 있었다.
 
래피: 응…. 일어났어?
 
→ 일어났어.
 
→ 5분만….
래피: 정신 차려…. 일해야 돼….
 
래피는 다시 한 번 내 뺨을 꼬집었다. 뺨이 떨어져 나가지 않으려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래피: 됐다…. 그럼 이제 래피 차례…. 잘래….
 
래피는 즉시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꿈나라로 갈 준비를 했다.
 
갑자기 그녀가 왜 내 집무실에 왔는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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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피: 지휘관. 낮잠 자기 좋은 곳… 알아…?
 
래피: 아늑한 데… 알고 있으면 가르쳐줘….
 
언제부터인가 모항에 “낮잠부”라는 동아리가 생겨났다. 말 그대로 낮잠 자는 걸 좋아하는 함선들을 위한 동아리였다.
 
그런데 래피는 왜 새로운 곳을 찾는 걸까? 이미 학교 뜰, 도서관, 극장 등지에서 충분히 자고 있지 않나?
 
래피: 응. 그치만 래피는 혼자 조용히 자고 싶어….
 
래피: 그러니까…, 아는 데가 있으면….
 
흠….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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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생각해 봤지만 나는 결국 아무 곳도 찾아낼 수 없었다. 그 결과 이런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래피: Zzzzzz…
 
물론 래피가 집무실에서 낮잠을 자는 건 별 문제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영원히 여기 놔둘 수는 없다.
 
느닷없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노와키: Zzz…. 그래서 여기가 새로 찾아낸 곳…?
 
니콜라스: 들어와. 난 신경 쓰지 말고….
 
쉬르쿠프: 후아암… Zzzzz….
 
시나노: …….
 
갑자기 낮잠부원들이 집무실에 들이닥쳤다.
 
아마 노와키가 그 특유의 행운으로 래피의 위치를 알아낸 뒤, 이곳이 새로 찾아낸 낮잠 장소라고 판단한 것일 테지.
 
이미 내쫓기에는 너무 늦었다. 할 수 없이 낮잠꾸러기들을 위해 오늘만 집무실을 양보하기로 했다….
 
 
 
래피: 으음…. 일어날 시간….
 
노와키: 후암…. 왜 그래, 래피…?
 
니콜라스: 하으음…. 여기서 잘래….
 
쉬르쿠프: 흐응? 어라…. 어쩌다 여기까지 왔지?
 
래피: 미안…. 여기는 래피 혼자만 있어도 꽉 차…. 다 같이 있으면 지휘관 일 못해….
 
시나노: …아아. 미안하구나….
 
 
소음 때문에 잠에서 깬 래피는, 낮잠꾸러기들을 한 명씩 집무실에서 몰아내기 시작했다.
 
 
래피: 이제야… 조용히 잘 수 있어…. 하아암….
 
래피: 잘 자…. Zzzzz….
 
래피는 이곳을 새 낮잠 장소로 만들 작정인 것 같았다. 내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니 최소한 감기라도 안 걸리게 뭐라도 덮어 주자. 나는 코트를 집어 조심스레 래피에게 덮어 주었다.
 
 
 
● 아마기
 
 ~아침 꿈의 풍경
창문 밖으로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졌다.
 
눈이 감길듯 말듯 의식이 머리 위를 맴돌고 있을 무렵, 나는 부엌에서 들려오는 대화 소리에 놀라 현실로 되돌아갔다.
 
아카기: 그 여자가 그렇게 말했다는 게 이해가 가세요, 아마기 언니? 어찌 이리 무례할 수가!
 
아마기: 어머나….
 
아카기: 아마기 언니 덕에 유니온과의 사소한 문제는 해결할 수 있었지만, 그 후로도 계속 문제가 터지고 있어요….
 
아카기: 하지만 이까짓 것으로 지휘관님을 곤란하게 할 수는 없죠. 저는 그렇게 지각없는 여자가 아니랍니다.
 
아마기: 자, 아카기. 너무 흥분하지 말아요. …이번에는 싸움이 아니라 대화로 문제를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카기: 다시 또 화해하라는 말씀은 하지 마세요….
 
아마기: 당신과 카가는 분명 잘 지낼 수 있을 거랍니다. 후후훗.
 
아카기: ……좋아요.
 
아카기: 어머, 곧 회의 시작할 시간인데…. 지휘관님께서는 아직 주무시고 계시나?
 
아마기: 지휘관님께서 쉬도록 내버려 두겠어요? 어제 업무는 꽤나 고됐답니다.
 
아카기: 언니께서 그렇다면야….
 
아마기: 그렇게 부루퉁하지 말고요. 자, 가세요. 카가와 다른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
 
기억났다. 오늘은 비번이었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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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기: 미소시루가 식지는 않았나요…?
 
늦은 아침을 준비해 준 아마기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내 상태를 확인했다.
 
아무래도 늦잠을 잔 바람에 아카기와 아마기랑 아침 먹기로 한 시간을 놓친 것 같다.
 
아마기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나는 고소한 미소시루와 정성껏 만든 음식들을 거침없이 흡입했다.
 
아마기: 후훗. 입에 맞으시는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지휘관님.
 
아마기: 최근에 많이 바쁘시길래 제가 그만큼 건강을 챙겨드려야 되나 싶어서요.
 
아마기: 아니면 매일 아카기의 바가지 긁는 소리를 듣게 될 거랍니다. 아마기의 친절한 조언 한 마디어요~
 
바가지? 하긴 아카기라면 강제로라도 쉬게 하겠지….
 
그래도 일리는 있다. 아마기에게 수고를 끼칠 수는 없지….
 
아마기: 제 건강을 돌보겠다고 약속하긴 했지만, 지휘관님께서도 스스로를 돌보셔야죠. 후후훗.
 
아마기: 그러고 보니 오늘은 비번 날이죠…? 잘 됐네요. 잠깐 산책이라도 하실까요?
 
아마기: 물론 피곤하시다면 좀 더 주무셔도 괜찮습니다.
 
오늘은 별 다른 계획이 없다. 산책하러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 너는 어때, 아마기?
 
아마기: 어머, 저를 걱정해 주시는 건가요? 괜찮습니다, 저는.
 
아마기: 보시다시피 말짱하답니다. 마음 놓으셔도 되어요 지휘관님. 후훗.
 
 
 
아마기: …"아~" 하세요~
 
아마기가 조심스레 내 입에 카와시모찌를 넣어 주었다.
 
아마기: …겉보기에는 만쥬와 비슷하지만 훨씬 맛있답니다~ 후후후.
 
아마기: 지휘관님. 입에 맞으시면 더 드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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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다 먹고 난 후, 아마기와 나는 방을 정리하고 같이 소파에 앉았다.
 
전장에서 사활을 걸고 결단을 내리던 때와 비교하면 지금 이런 순간은 꿈만 같다.
 
아마기: 이렇게 아카기와 함께 걸어가고, 당신 곁에 머물며 평화를 누릴 수 있다니…. 정말로, 마치 "꿈" 같지 않나요?
 
아마기: 아직 아득해 보이기만 하는 행복한 꿈이지만… 언젠가 반드시 현실로 다가올 거랍니다. 지휘관님께서 바라시는 한….
 
아마기: 저희의 과거를 이해하고 운명을 초월하세요. 새로운 유대를 맺고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세요.
 
그녀의 덧없는 존재가 내 어깨를 짓누르는 것만 같았다.
 
아마기: 부디 잊지 마세요, 지휘관님.
 
아마기: 당신께서 바라는 모든 꿈은, 현실이 될 것입니다.
 
아마기: 그것은 큐브가 아니라, 오직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