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즈이카쿠의 아침
모항. 아침.
이 시간이 되면 항상 비서함 즈이카쿠가 보고하러 오는데, 아무래도 아직 오지 않은 모양이다.
지휘관: ......
→ 중앵 항모 기숙사로 즈이카쿠를 보러 간다.
즈이카쿠: 쿨... 하암... 쿠울... Zzzzzzz
쇼카쿠: 계속 이 상태에요... 지휘관님, 죄송해요...
침대에 대자로 뻗은 즈이카쿠는 호쾌하게 코를 골고 있다.
쇼카쿠: 어제밤 특훈에서 너무 무리한 탓이려나... 항상 저보다 먼저 일어나는데...
즈이카쿠: ...쇼카쿠 언니... 쿠우우울... 이번에야말로... 반드... 시...
쇼카쿠: 정말... 어제도 치웠었는데 또 이렇게 어질러 놓곤......
쇼카쿠: 즈이카쿠, 일어나. 지휘관님이 오셨어.
즈이카쿠: 지휘... 앗!? 미미미안해 늦잠을... 아앗!?
황급히 일어난 즈이카쿠. 마루로 차서 밀어버린 이불을 밟고 넘어진다.
쇼카쿠: 어머머... 정리는 언니가 할테니 어서 나갈 준비하렴.
쇼카쿠: ...지휘관님이 기다리시니까. 후훗.
즈이카쿠: 으, 응!
~02. 즈이카쿠와 동료들
서둘러 채비를 마친 즈이카쿠에게 아침 보고를 듣고, 같이 아침 시찰을 시작했다.
즈이카쿠: 지휘관, 미안... 어제는 늦게까지 공격교습서를 읽었거든...
즈이카쿠: ...응. 다음번엔 조심할게...
즈이카쿠: 앗, 다들 부두에 모여있네...?
이세: 오! 즈이카쿠. 지휘관하고 같이 아침 시찰이냐?
즈이카쿠: 응! 근데 다들 여기서 뭐 해?
휴가: 유니온 녀석들과 공동연습을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하던 중이다.
즈이카쿠: 어떻게라니, 그냥 말하면 되지 않아?
아부쿠마: 이세나 휴가만이라면 몰라도, 우리 중앵 전체에서 "공동연습 하자" 하고 말을 꺼낼 사람은 그닥 없지.
카코: 맞아. 나나 타카오 씨는 워낙 고지식하니까 이상하게 여길지도 모르고...
즈이카쿠: 그럼 내가 말해줄까? 지금부터 그쪽으로 갈 예정이니까.
이세: 진짜냐? 그럼 고맙지.
아부쿠마: 즈이카쿠가 말해준다면 나도 안심이야.
카코: 응. 미안, 갑자기 부탁해서.
즈이카쿠: 괜찮아 괜찮아! 나한테 맡기라구!
유니온 기숙사에서 즈이카쿠가 공동연습을 제안하자, 대부분의 아이들이 참가를 희망했다.
즈이카쿠: 후우.... 이제 대강 다 돌아봤지?
즈이카쿠: 이런 일 꽤 많아. 정신차려보면 어느샌가 이런저런 부탁을 받고 있더라고.
~03. 즈이카쿠와 선배들
집무실로 돌아가던 도중......
아카기: 지휘관님~!
복도에서 우연히 연습을 마치고 돌아오던 아카기하고 카가와 마주쳤다.
즈이카쿠: 선배, 수고하셨어요!
카가: 그래, 너도. 지휘관과 순찰하던 중인가?
즈이카쿠: 네! 잠깐, 지휘관 왜 뒤로 숨는 거야!?
아카기: 즈이카쿠. 지휘관님은 아카기를 보면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모르신단다. 우후훗. 보고서는 나중에 '그 장소'에 둘게요~.
카가: 언..., 엣헴. 아카기. 너무 지휘관을 놀리지 마십시오.
카가: 즈이카쿠, 너도 마찬가지다. 비서함으로서의 일은 확실히 끝내도록. ...자, 아카키. 먼저 돌아가주십시오.
지휘관: ......
즈이카쿠: 지휘관. 아카기 선배는 갔어.
즈이카쿠: 그보다 아카기 선배가 조금 제멋대로긴 하지만, 방금 전 지휘관도 너무 오버 리액션 아니야?
카가: 즈이카쿠. 넌 아직 모르는군.
즈이카쿠: 네? 뭘요?
카가: 만약 다른 아이가 함께였다면 아카기는 지휘관이 아니라 함께 있는 아이를 "해충"이라고 부르며 청소하려고 했을 거다. 방금처럼 숨는 것은 의미가 없지.
카가: 즉, 아카기가 너는 지휘관과 함께 있어도 무해하다고 판단했기에 성립한 것이다.
즈이카쿠: 기뻐해야하나 슬퍼해야하나...... 기묘한 기분이네요...
~04. 즈이카쿠와 대선배
저녁. 연습해역.
미카사: 좋다! 그 기세로 공격해 봐라!
즈이카쿠: 네!
즈이카쿠의 함재기가 투하한 모의탄이 훌륭하게 미카사에게 직격.
미카사: 아얏!
즈이카쿠: 시합 종료! ...미카사 대선배! 괜찮으세요~!
미카사: 으, 음... 그보다 훌륭한 폭격이었다! 특훈을 시작했던 때와 비교해보면 엄청난 발전이구나!
즈이카쿠: 감사합니다! ...지휘관, 방금 어땠어?
즈이카쿠: ...아하하하! 그렇게 칭찬하지 않아도 괜찮아~! 좋아, 이걸로 '그레이 고스트'에게 한걸음 다가섰겠지!
즈이카쿠: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모두와 쇼카쿠 언니를 지키겠어...!
즈이카쿠: ......다음에 출격할 때 나하고 그레이 고스트를 같이 편성해줘! 반드시 MVP 따고 말 테니까!
즈이카쿠는 웃으면서 먼저 모항으로 향했다.
미카사: 지휘관. 잠깐 괜찮은가?
미카사: 즈이카쿠는 저래보여도 철저하게 자신의 '소임'을 만들고 싶어한다...... 다시 말하자면,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성격이야.
미카사: 그레이 고스트를 넘어서는 것 뿐 아니라, 쇼카쿠나 중앵의 동포, 모항의 동료들, 이 세계 전부, 그리고 지휘관 그대 역시... 무엇이 되었든 혼자서 떠맡으려고 해.
미카사: 지휘관. 그 아이의 대선배로서... 부하가 아니라 한 명의 개인으로서 부탁하지...
미카사: 만일 그 아이가 모든 것을 짊어질 수 없게 되었을 때...... 그 때는 지휘관, 그대가 곁에서 함께 거들어줬으면 해.
지휘관: ......
미카사: ......후후. 그대의 대답, 틀림없이 들었다. 즈이카쿠를 잘 부탁하마.
~05. 오늘은 요리 담당!
집무실. 밤.
즈이카쿠: 지휘관, 수고했어! 슬슬 저녁 준비해도 되지?
즈이카쿠: ? 오늘은 쇼카쿠 언니가 아니라 내가 요리 담당이라고 말했잖아. 언제까지고 쇼카쿠 언니한테 신세질 수도 없으니까, 내 나름대로 열심히 해봤어!
즈이카쿠: 그러니까 잠깐 기다려 봐~.
잠시 뒤에 즈이카쿠가 저녁식사를 가져왔다.
즈이카쿠: 자, 파 소스를 끼얹은 치킨하고 야채 절임. 밀기울로 만든 보리밥에 달걀 미소시루. 남국의 스테디셀러 코코넛 주스에 장교한테 지급되는 로열 바나나!
즈이카쿠: 자, 마음껏 먹어!
겉보기엔 훌륭해보이지만 플레이팅이 조금 제멋대로인 것이 참 즈이카쿠답다.
슬며시 치킨 속에 숨어 있는 튀김은 특별 메뉴인건가?
즈이카쿠: 그래서, 어때?
지휘관: ......
→ 평범하게 맛있어.
즈이카쿠: ......평범하게 맛있어? 다행이다! 엣헴. 쇼카쿠 언니가 안 도와줘도 이 정도는 할 수 있다니까!
즈이카쿠: 그레이 고스트가 만든 것보다 맛있어? 고마워, 지휘관!
즈이카쿠: 걔는 베스탈에게 배우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뭐 내 상대는 아니란 거지!
즈이카쿠: 흐흥♪ 오늘은 그레이 고스트한테 이겼다♪
~06. 나 같은건......
집무실. 심야.
즈이카쿠: 하아... 오늘은 일이 많네... 평소라면 벌써 자고 있을 시간인데...
왠지 오랜만에 문서 업무가 쌓였다.
즈이카쿠: 으으음, 밤도 깊었으니 간식이라도 준비할까?
쇼카쿠: 어머, 그런 건 미리미리 준비해놓는 게 좋단다.
즈이카쿠: 쇼카쿠 언니!?
쇼카쿠: 좀처럼 기숙사에 오지 않는다 싶더니 아직 일하던 중이셨군요.
쇼카쿠: 무리하면 몸에 좋지 않답니다? '선수필승'♡
고운 미소를 지은채 쇼카쿠는 즈이카쿠보다 먼저 미니 사이즈 빵과 조그마한 잔을 책상에 올려놨다.
즈이카쿠: 나, 나도 지금 막 준비해놨는데... 근데 이거, 술이야......?
쇼카쿠: 응♪ 오늘 하루 열심히 일했으니까 스트레스 해소라도...... 그리고 지난번의 리벤지이기도 하고요~.
쇼카쿠: 일전에 저를 취하게 하고... 어머, 즈이카쿠에겐 아직 말씀 안 하셨나요...?
그런 기억은 전혀 없다만...
즈이카쿠: (역시 내가 모르는 사이에 쇼카쿠 언니는 지휘관하고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구나......)
즈이카쿠: (그렇겠지... 쇼카쿠 언니가 훨씬 예쁘고... 단정하고... 전투는 호각이라도 비서함 업무는 나보다 훨씬 잘하고... 으으으 역시 나 같은 건...)
즈이카쿠: ......그럼 ...내 거는 냉장고에 넣어둘게......
쇼카쿠: ...조금 장난이 심했나?
~07. 불굴의 학
집무실. 심야.
즈이카쿠: 지휘관은 역시... 쇼카쿠 언니가 가져온 걸 고르겠지......
→ 즈이카쿠를 불러 세운다.
즈이카쿠: 둘 다 먹겠다고...?
쇼카쿠: 후후훗. 지휘관님, 꽤 배가 고프셨던 모양이네요♪
즈이카쿠: 무리하지 않아도 돼... 모처럼 쇼카쿠 언니가 준비해 준 거잖아. 나는 다음에도 괜찮으니까...
즈이카쿠: ......즈이카쿠도 쇼카쿠도 모두 내 날개니까 어느 한쪽을 고르라는 건 언어도단이라고...?
즈이카쿠: ...아, 아으으...///
즈이카쿠의 얼굴이 순간 빨개졌다.
쇼카쿠: 격려해주는 건 좋지만, 그 말은 조금 아플지도......
즈이카쿠: 지휘관, 아까는 고마워.
즈이카쿠: 나도 쇼카쿠 언니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거 알고 있는데도,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네...
즈이카쿠: 혹시 내가 또 자신감을 잃어서 침울해져 있다면......
즈이카쿠: 으응, 그런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거야! 왜냐면 나는, 불굴의 즈이카쿠니까!
즈이카쿠: 그래도 가끔은... "즈이카쿠가 더 소중해" 라고 말해준다면......
즈이카쿠: 조금 기쁠... 지도...?
즈이카쿠: ...알겠지? 지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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