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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토리오 베네토 캐릭터 스토리 ~위광 가이드 투어

킹루클린 2026. 1. 12. 01:02

위광 가이드 투어

 ~01. 집무실의 '위광' 계획
모항. 집무실

오후의 햇살이 창문을 통해 쏟아지며 책상에 쌓인 서류에 따스한 금빛을 입혔다.
산더미 같은 서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집무실 문을 가볍게 두드렸다.

지휘관: 들어오세요.

문이 열리고, 티세트를 든 비토리오 베네토는 평소와 다름없이 우아한 모습으로 들어왔다.

비토리오 베네토: 안녕하세요, 지휘관님. 갑자기 찾아뵈어 죄송합니다. 혹시 제가 방해가 됐을까요?

지휘관: 베네토구나. 괜찮아. 오늘은 무슨 일이야?

비토리오 베네토: 별일은 아닙니다. 이런 평온한 오후를 마음이 통하는 분과 함께 보내지 않으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그녀는 김이 나는 홍차를 살며시 내 앞에 놓았다.

비토리오 베네토: 사디아 제국 원산인 허브 티와 제가 엄선한 과자입니다. 부디 입에 맞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잠시 펜을 놓고 그녀와 함께 애프터눈 티를 즐기기로 했다.
부드러운 홍차와 달콤한 과자 덕분에 신기하게도 머리가 한층 맑아졌다.

비토리오 베네토: 후후. 지휘관님의 표정으로 보건대 휴식의 중요성을 실감하신 것 같네요.

지휘관: 새삼스럽지만 베네토한테는 뭔가 독특한 기운이 있는 것 같아. 주변을 우아하고 평안하게 해주는 그런 기운.

비토리오 베네토: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그것은 저만의 기질이라기 보다는 사디아 제국 특유의 기질일 겁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사디아의 위광은 전함의 항적뿐만 아니라, 삶의 여유로운 마음가짐에도 깃들어 있습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이는 포화를 통해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술, 생활, 미를 추구하고 즐기는 것 또한 위광을 드러내는 중요한 방법이죠.

지휘관: 베네토가 그렇게까지 말하니까… 점점 '사디아의 위광'이라는 걸 체험해 보고 싶어졌어.

베네토의 눈이 마치 스위치가 켜진 것처럼 확 빛났다.

비토리오 베네토: 어머? 진심이신가요?

지휘관: 어어… 그런데?

비토리오 베네토: 그러시다면 꼭 이 베네토에게 맡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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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비번일. 베네토는 아침 일찍부터 아름다운 장정의 책자를 들고 내 앞에 나타났다.

지휘관: 그건 뭐야……?

비토리오 베네토: 지휘관님을 위해 준비한 '사디아의 위광 체험 계획'입니다.

지휘관: '위광 체험 계획'……? 음, 오전에는 사디아 정원을 견학하고 특제 다과를 즐긴다. 정오에는 해변 산책로를 걷고, 오후에는…….
지휘관: 베네토, 이 스케줄…… 너무 빡빡하지 않아?

비토리오 베네토: 걱정 마세요. 이것도 여러 번 조정을 거듭한 '심플한' 입문 과정이랍니다~

지휘관: 이게 '심플'이라고…….

비토리오 베네토: 네. 사디아의 위광을 느끼려면 표면적인 내용만으로는 의미가 없으니까요♪
비토리오 베네토: 그럼 바로 시작해도 괜찮을까요?

지휘관: 지, 지금부터?

비토리오 베네토: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하니까요. 벌써 다과도 준비되어 있답니다, 지휘관님?



 ~02. 정원에서의 세련된 시간
모항. 정원

지휘관: 이게 사디아의 정원이구나……. 다른 정원과는 확실히 다른 멋이 있네.

비토리오 베네토: 칭찬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이 정원은 자연 그대로 자라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의지와 미학을 구현한 곳입니다.

지휘관: 호오……. 즉 사디아의 위광이란 질서와 관리에서 오는 건가?

비토리오 베네토: 전부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자, 이쪽으로 오시죠.

베네토는 나를 꽃밭으로 안내했다.

비토리오 베네토: 모든 것이 관리되어 있기만 하면 풍경도 무미건조해지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사람의 감정처럼, 수수함에서 강렬함으로 흐르는 그라데이션을 통해 열정 또한 연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진정한 위광은 이성과 감성의 균형에 있으니까요.

지휘관: 왠지… 풍경이 아닌 뭔가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한데…….

비토리오 베네토: 후후. 풍경을 즐기면서 철학을 논한다…… 이 역시 고상한 즐거움이겠죠. 자, 지휘관님. 이 '제국의 영광'의 향기를 한번 맡아 보세요.

지휘관: ……깊은 향이네. 일반 장미처럼 달콤하지 않아.

비토리오 베네토: 그럴 만도 하죠. '제국의 영광'은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영광 뒤에 숨겨진 무게와 대가도 짊어지도 있으니까요.

말을 마치고 그녀는 나를 정원 중앙에 있는 하얀 대리석 정자로 안내했다.
미리 준비된 다과가 정원의 풍경과 어우러져 더욱 맛있어 보였다.

비토리오 베네토: 다음은 미각을 탐구해 보도록 하죠. 지휘관님. 우선은 첫인상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지휘관: 진하면서도 어딘가 밀 같은 향이 나네. 맛있겠다.

비토리오 베네토: 역시 안목이 높으시군요. 섬세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감성은 사디아 제국에서는 매우 귀중한 재능으로 여겨진답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다음은 이 비스코티를 홍차와 함께――
비토리오 베네토: 기, 기다리세요, 지휘관님! 안 됩니다, 그건――!

지휘관: 응?

순간 강렬한 와사비 향이 코를 찔렀다.

지휘관: 커흑, 쿨럭……!

비토리오 베네토: 지휘관님! 정말 죄송합니다…!

나는 베네토가 서둘러 내미는 물을 받아 마셨다. 힐끗 바라보자 그녀의 뺨은 멋쩍게 붉어져 있었다.

비토리오 베네토: 확인이 부족했습니다……. 면목 없을 따름입니다.

지휘관: 괘, 괜찮아…….
지휘관: 사디아의 위광은 의외로 강렬하구나…….

비토리오 베네토: 꼴불견인 모습을 보여 드리고 말았습니다……. 이 칸놀로와 자바이오네로 입가심을 하시죠. 방금 전의 자극을 완화시켜 줄 겁니다.

지휘관: 오오……. 겉은 바삭바삭하고, 안의 크림은 너무 달지 않으면서도 깔끔해.

비토리오 베네토: 입에 맞으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단것은 사기 증진을 위한 중요한 아이템이라고들 하니까요.

지휘관: 과연. 사디아의 위광에는 디저트도 빼놓을 수 없다는 거네.

비토리오 베네토: 바로 그렇답니다. 그럼 지휘관님. 슬슬 다음으로 가볼까요? 해변의 바닷바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그리고 적당한 산책은 소화를 도울 뿐만 아니라, 맛의 여운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니까요~



 ~03. 예술의 공명
모항. 미술관

고대 해전을 묘사한 대형 유화 앞에서 베네토의 눈동자가 고요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비토리오 베네토: ……그럼 지휘관님. 웅장한 바다에서 잠시 시선을 돌려…… 배 자체에 주목해 보시겠어요?
비토리오 베네토: 비록 너덜너덜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침묵의 서사시처럼 보이지 않나요?

지휘관: ……서사시라….

비토리오 베네토: 네. 폭풍, 밧줄, 시간의 흐름, 그리고 충성을 이야기하고 있지요.

지휘관: 음…. 변함없는 강인함이 느껴지네.

비토리오 베네토: 후후. 금방 몰입하셨군요.
비토리오 베네토: 그럼 이 그림도 보시겠어요? 화가가 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느껴지시나요?

지휘관: 고요함과…… 평화로군. 보고 있자니 마음이 차분해져.

비토리오 베네토: 네♪ 이것이 바로 '고요한 위광'이라는 것입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사디아의 예술은 무언의 의무와 굉연한 힘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고요함 속에 담긴 깊은 기운 또한 저희의 자부심이죠.

베네토의 해설은 빛과 그림자의 기법에서 색채 심리학, 역사적 배경에서 화가의 생에로 옮겨갔다.
나는 방대한 정보를 어떻게든 흡수하려고 노력했지만, 어느덧 시선은 열기를 띤 그녀의 옆얼굴로 끌려가고 있었다.

비토리오 베네토: ……즉 얼핏 무심하게 칠해진 듯한 이 '금색'에도 사실은 고전 기법이 사용되어서…….

갑자기 설명이 멈췄다. 정신을 차려보니 베네토는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비토리오 베네토: 지휘관님……. 제 설명이 너무 길었나요?

지휘관: 아니, 그게 아니라…… 베네토의 열의를 미처 따라가지 못했어….

비토리오 베네토: ……죄송합니다. 저 혼자 너무 들뜬 것 같네요……. 지휘관님께서 어제까지 업무에 매진하셨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내 얼굴을 가만히 살폈다.

비토리오 베네토: 피곤하신 것 같군요……. 역시 미술 관람은 조금 무리였을까요?

지휘관: 그런가 봐……. 오늘 하루 내내 너무 많은 정보를 흡수했어……. 정원에 미술관까지 계속 머리를 풀가동했으니까…….

비토리오 베네토: 그러셨군요……. 아무래도 '위광'을 너무 촘촘하게 채워 넣은 모양이네요.
비토리오 베네토: 그럼 계속 일하느라 고생한 두뇌를 잠시 쉬게 해드려야겠네요.
비토리오 베네토: 느긋하게 쉴 수 있는 곳으로 가실까요?

지휘관: 하지만 그러면 베네토의 계획은…….

베네토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비토리오 베네토: 괜찮습니다. 상대의 바람에 진심으로 응하는 것 역시 사디아의 위광을 드러내는 방식이니까요.
비토리오 베네토: 피로를 푸는 방법 하나만 보더라도…… 사디아답게 여유롭고 한가로우면서도, 기대 이상의 것을 보여드릴 수 있답니다.

지휘관: 사디아답게 여유롭고 느긋하게 쉴 수 있는 곳……?

비토리오 베네토: 몸도 마음도 진정한 의미에서 쉴 수 있는 곳입니다. …지휘관님, 저를 따라오세요♪



 ~04. 입욕 전 준비
대욕탕. 탈의실

욕탕으로 향하는 문이 열리자, 은은한 미네랄 향과 아로마 향이 섞인 냄새가 물씬 밀려왔다.
다양한 크기의 욕조에서 피어오르는 김이 매혹적인 열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지휘관: 여기가…… 사디아답게 여유롭고 느긋하게 쉴 수 있는 곳이야…? 마치 사디아의 테르마이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것 같아…….

비토리오 베네토: 후후후. 지휘관님의 찬사를 듣는 것만으로도 지금까지의 노력이 보상받는 기분이군요.
비토리오 베네토: 사디아에서 목욕이란 단지 몸을 깨끗하게 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베네토는 몇 걸음 나아가 습기를 머금은 공기를 손등으로 살며시 걷어냈다.

비토리오 베네토: 이는 하나의 의식이며, 몸과 정신을 맑게 하고, 편안하게 하며, 다시 태어나게 하는…… 일종의 철학과도 같은 것이죠.
비토리오 베네토: 그러면 들어가기 전에…….
비토리오 베네토: 지휘관님의 탈의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지휘관: 잠깐! ……옷 정도는 혼자서 갈아입을 수 있어.

비토리오 베네토: 후후. 사양하지 마세요. 이것도 체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니까요.
비토리오 베네토: 직원이 입욕 전 준비를 돕는 것은, 손님의 고귀함을 돋보이게 하고 목욕을 온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입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그러니 제가 초대한 귀한 손님으로서――

베네토는 한 걸음 다가오며 거리를 좁혔다. 그녀의 눈에는 온화하면서도 단호한 빛이 깃들어 있었고, 입가에는 거절할 틈을 주지 않겠다는 미소가 번져 있었다.

비토리오 베네토: 지금은 사디아 함대의 총기함(안미랄리오)가 아니라…… '위광'의 안내자로 봐 주실 수 있겠습니까?

지휘관: 그럼…… 부탁해.

비토리오 베네토: 후후. 좋습니다.

베네토는 내 옷깃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서늘한 손끝이 목덜미를 스치자 미세하게 간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비토리오 베네토: 네…… 긴장 푸세요. 금방 익숙해지실 테니까요~

지휘관: ……그래.

비토리오 베네토: 제게 전부 맡겨 주세요. 신뢰야말로 모든 향유를 위한 전제 조건이니까요.

그녀는 내 외투를 벗겨 옆에 있는 옷걸이에 조심스럽게 걸었다. 그리고는 다시 내게로 돌아 셔츠 단추로 손을 뻗었다.

비토리오 베네토: 지휘관님……. 근육이 굳어 있네요. 이래서는 탕에 들어가도 편하게 쉴 수 없답니다.

지휘관: 나름대로…… 힘을 빼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데…….

비토리오 베네토: 후후후. 지휘관님의 등, 생각보다 늠름하시네요.
비토리오 베네토: 평소에도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으시는 것 같군요. 훌륭합니다.

지휘관: 업무 중에 이리저리 뛰어다닐 일도 꽤 많으니까…….

비토리오 베네토: 좋은 마음가짐입니다. 노력을 아끼지 않고 몸소 실천하는 그 모습, 믿음직한 지휘관이라는 증거랍니다.

대화를 나누는 사이 옷이 점점 벗겨져 나갔다.

비토리오 베네토: 그럼…… 마지막 한 장은――

지휘관: 크흠! ……직접 벗을게.



 ~05. 몸에 스며드는 따스함
대욕탕. 욕실

탈의실에서 욕탕으로 향하자, 먼저 몸을 담그고 있던 베네토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비토리오 베네토: 이리 들어오세요, 지휘관님.

베네토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사디아 총기함의 위엄은 자욱한 김 너머로 일렁이며 희미해져 있었다.

비토리오 베네토: 따뜻한 물이 피로도, 더러움도 전부 씻겨 줄 거예요.

베네토가 내민 손을 잡고 천천히 탕에 몸을 담갔다.
어깨까지 물에 잠기자 기분 좋은 안락함이 몸을 감쌌다.
굳어 있던 근육이 풀리고, 쌓여 있던 피로가 사라져 갔다.

지휘관: ……후우우우우우.

내 표정을 지켜보던 베네토는 만족스러운 듯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비토리오 베네토: 물 온도도 적당한 것 같군요. 자, 지휘관님. 욕조에 기대세요.
비토리오 베네토: 네. 그대로 물에 몸을 맡기고, 포근한 기분을 마음껏 느껴 보세요.

나는 그대로 엎드리듯 욕조 끝에 몸을 기댔다.
수면 위로 물결이 완만하게 일며 부드럽게 몸을 어루만졌다. 주변은 고요했고, 물소리와 서로의 숨소리만이 들렸다.

지휘관: 베네토는…… 이 대욕탕을 좋아하나 봐.

비토리오 베네토: 네……. 모항에서 가장 마음이 편안해지는, 저만의 개인적인 장소 중 하나니까요.
비토리오 베네토: 고민을 떨쳐내고, 책무도 잊은 채, 따뜻한 물과 하나가 될 뿐…….
비토리오 베네토: 하아……. 영혼까지 편안해지는 최고의 사치랍니다~

지휘관: 그건 그래….

비토리오 베네토: 그런데 지휘관님……. 사디아 대욕탕의 유희의 극치를 체험해 보시겠어요?

지휘관: 이것보다 더 대단한 게 있어?

비토리오 베네토: 후후, 그럼요. 저쪽을 보세요.

그녀가 가리키는 곳에는 작은 원형 욕조와 나무 벽으로 된 작은 부스가 보였다.

비토리오 베네토: 저건 냉탕입니다. 더운물에 몸을 푹 담근 뒤에 들어가는 냉탕은 정말로 기분 좋답니다~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그면 단번에 정신이 맑아지거든요.
비토리오 베네토: 그리고 옆에 있는 사우나는…… 사디아 사람들이 피부 관리를 위해 자주 애용하는 곳이죠.
비토리오 베네토: 참, 혹시 주변의 향기는 눈치채셨나요?

지휘관: 듣고 보니…… 꽃과 과일이 섞인 향이 나네.

비토리오 베네토: 저 칸막이 너머에 아로마 마사지 부스가 있어요……. 제가 가장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장소랍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고대 사디아 제국의 방식대로 즐긴다면, 어쩌면 지휘관님께서――

갑자기 말을 멈춘 베네토는 내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은연 중에 미안한 감정이 깃들어 있었다.

비토리오 베네토: 죄송합니다, 지휘관님……. 저 혼자 너무 들떠서 지휘관님께 부담을 드리고 말았습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그 보답으로서…… 그리고 오늘의 '위광 체험 계획'의 노선 수정으로서…….

김 때문인지 베네토의 뺨에 옅은 홍조가 떠올랐다.

비토리오 베네토: 일단 위광에 대한 것은 잠시 잊도록 하죠. 지금부터는 지휘관님의 몸과 마음의 소리에 따라….
비토리오 베네토: 더욱 직접적이고… 더욱 느긋하고 여유로운 방법으로 진정한 사디아식 치유를 체험하시게 될 겁니다.

지휘관: 다른 방법으로…?

비토리오 베네토: 네. 예정이나 계획 같은 머리 쓰는 일은 모두 잊고…… 오로지 몸의 감각에만 집중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지휘관님. 기대해 주세요♪



 ~06. 손끝의 리듬
대욕탕. 마사지실

더운물에 몸을 충분히 담근 후, 베네토는 나를 개인 마사지실로 안내했다.
방 안은 어슴푸레했다. 벽에 달린 아로마 램프와 몇 개의 따뜻한 색조 조명이 방을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

비토리오 베네토: 이쪽으로 엎드려 주세요. 침대 밑에는 온도 조절 시스템이 몸이 이완될 수 있는 온도로 자동으로 맞춰 줄 겁니다.

나는 두툼한 하얀 수건이 깔린 돌침대에 누웠다. 암반에서 기분 좋은 온기가 전해졌다.

비토리오 베네토: 그럼 사디아 제국의 전통 아로마 마사지를 선보여 드리겠습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마사지로 뭉친 근육을 풀고, 아로마의 힘을 더해 피로를 싹 씻어내 드릴게요~

베네토는 살며시 내 가운을 벗기고는 유리병 두 개를 가져왔다.
병에는 각각 다른 색의 액체가 들어 있었고, 조명을 받아 아름다운 빛을 발했다.

비토리오 베네토: 자, 마음에 드는 향기를 골라 보세요♪
비토리오 베네토: 마음을 진정시키고 숙면을 돕는 라벤더인가요? 아니면 기분을 상쾌하게 해 주는 시트러스인가요……?


→ 시트러스
비토리오 베네토: 알겠습니다. 활력 넘치는 시트러스군요.
비토리오 베네토: 아무래도 지휘관님은 생각보다 더 원기가 왕성하신 것 같네요. 아니면……저와 더 함께 있고 싶으신가요?
비토리오 베네토: 후후후. 그럼 원하시는 대로…… 상큼한 시트러스 향이 사디아의 햇살처럼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줄 거랍니다.

→ 라벤더
비토리오 베네토: 현명한 선택입니다……. 마음 편히 쉬고 싶으신 지휘관님께 딱이네요.
비토리오 베네토: 이 은은한 꽃향기가 자장가처럼 지휘관님을 감쌀 거예요.
비토리오 베네토: 자, 눈을 감고…… 졸음이 쏟아지면 조용히 몸을 맡기세요.


아로마를 골랐지만 베네토는 곧바로 마사지를 시작하지 않고, 고개를 숙여 살며시 내 귓가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왔다.

비토리오 베네토: 이제부터가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사디아의 마사지사는 정확한 시술을 위해 방해가 되는 옷은 벗어야 하거든요…….
비토리오 베네토: 그러니까, 절대로 뒤돌아보시면 안 돼요?

베네토는 반론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휘관: ……아, 알았어.

가운이 흘러내리는 소리와 희미한 물소리가 들려와 나는 눈을 감았다.
은은한 향기가 서서히 퍼지기 시작하자 나도 모르게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비토리오 베네토: 몸에 힘 빼시고…… 전부 제게 맡겨 주세요.
비토리오 베네토: 기분이 불편하시거나… 강도를 조절하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등에 따뜻한 아로마 오일이 닿는 순간 나는 무의식적으로 등줄기를 움찔거렸다.

비토리오 베네토: 편히 계세요, 지휘관님……. 제 리듬에 맞춰서 호흡을 가다듬어 보세요…….
비토리오 베네토: 몸의 힘을 쭉 빼고…….

베네토의 손가락이 천천히, 그리고 힘 있게 등을 타고 미끄러지며 능숙하게 아로마 오일을 펴 발랐다.

비토리오 베네토: 근육 뭉친 것 좀 봐……. 오랜 시간 책상 앞에 앉아 계셨다는 증거네요.
비토리오 베네토: 지휘관님……. 저를 위해서라도 자신을 더욱 소중히 여겨 주세요.

누르고, 주무르고, 펴고, 쓸어내리고……. 손힘이 몸속 깊숙한 곳까지 전달되는 능숙한 마사지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둔한 통증 이후로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상쾌함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지휘관: ……대단하네….

비토리오 베네토: 후후……. 더 대단한 걸 보여드릴게요.

그렇게 말하며 베네토의 손가락이 등골 양쪽을 따라 천천히 내려갔다.

비토리오 베네토: 걱정 마세요……. 금방 기분 좋아지실 거예요.
비토리오 베네토: 이렇게 당신을 어루만지고, 곁에서 보살펴 드릴 수 있어서…… 저 지금 정말로 행복하답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잊지 마세요. 이건 지휘관님께만 해 드리는 특별 서비스라는 걸요……♪

너무나 기분 좋은 나머지 의식이 점점 흐려지고, 몸도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베네토의 손끝이 만들어내는 리듬을 느끼며,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가 모래사장을 씻어내듯 모든 피로가 씻겨 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비토리오 베네토: 지휘관님…… 부디 마음껏 즐기세요.



 ~07. 한 걸음 더 나아가
대욕탕. 욕실

마사지를 받고 몸이 가뿐해지자, 우리는 다시 욕조에 몸을 담갔다.

지휘관: 하아……. 왠지 몸이 엄청 가벼운 느낌이야…….

더할 나위 없는 편안함에 나도 모르게 눈이 감기고, 힘이 풀린 몸은 수면으로 떠올랐다.

비토리오 베네토: 지휘관님…….

지휘관: ……응?

비토리오 베네토: 후후후. 정말 기분 좋아 보이시네요.

지휘관: 응……. 이렇게 긴장이 확 풀린 건 오랜만이라서….

비토리오 베네토: 그러셨군요. 편안한 지휘관님의 모습을 뵐 수 있어서 기쁩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뭔가를 '보여주는 것'에 너무 집착해서…… 지휘관님께서 편안해 하실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일정을 꽉꽉 채워 버렸네요.
비토리오 베네토: 지금의 지휘관님을 보고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위광은 '보여주는 것'보다 '편안하게 해 드리는 것'이 훨씬 좋다는 것을 말입니다.

지휘관: 그래……. 사디아의 위광이란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휘관: 오히려 자신감이라고 할까…. 소중한 사람에게 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려는 마음가짐에 있을지도 모르겠어.
지휘관: 예를 들면 모든 피로를 잊게 해주는 이 대욕장……. 이곳에는 온기와 편안함이 있고, 사디아의 위광도 가장 아름답게 나타나고 있지.

비토리오 베네토: 즉…… 사디아의 위광이란 대욕탕에 있다……라는 걸까요?

베네토는 순간 당황했다. 하지만 이내 부드럽고 진실된 미소를 지었다.

비토리오 베네토: 후후후……. 당초 예정에서 살짝 벗어나고, 뜻밖의 '사고'도 있었지만…….
비토리오 베네토: 이제 와서 보니……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정답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말하며 베네토는 내 바로 옆으로 다가왔다.

비토리오 베네토: 그럼, 생활 속 위광의…… '실력과 마음가짐'을 가볍게 체험해 보셨으니,
비토리오 베네토: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간' 과정에도 흥미가 있으실까요?

지휘관: 한 걸음 더 나아간……?

비토리오 베네토: 네. 분명…… 훨씬 더 즐겁고, 잊지 못할 체험이 될 거랍니다~

부드러운 미소 속에 숨겨진 은밀한 장난기와 함께, 우리는 둘만의 약속을 주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