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은 계산 불가능한 수
~01. 불완전한 데이터
오늘 일은 벌써 절반 이상 끝났다. 원래는 잠시 쉬어야 할 시간인데도 파고는 아직 서류 더미에 몰두하고 있었다.
파고: ……계산 결과에 따르면, 고객의 투자 대비 효과 비율은 적정 범위 이내라고 판단됨.
파고: 그러나 실제로 얻은 피드백에서는 불만이 예상을 크게 상회하고 잇음…….
파고: 이는 고객이 명백하게 화가 났음을 보여줌.
지휘관: 파고. 뭘 연구하는 거야?
파고: 아, 지휘관. ……분석에 따르면 지금 '곤혹'의 감정 비율이 72.70%인 것으로 나타났어.
파고: 미안. 내가 쉬는 걸 방해했어?
지휘관: 아니. 오히려 파고가 더 심각해 보이는데.
파고: 심각……? 음……. 감정의 비율은 81.48%. 아무래도 '편안함'의 감정 수치를 올려야 할 것 같네.
파고: 의도적으로 심각한 표정을 지은 건 아니지만, 상황은 확실히 그래.
파고: ……원인은 최근 시작한 새 사업――랜덤 박스 택배.
파고: 일반 상품보다 랜덤성이 있는 상품이 더 주목을 받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어.
파고: 수익화와 사용자 경험의 양립을 위해 확률 계산도 꼼꼼하게 실시했지.
파고: 이 완벽하게 균형적인 데이터는 대다수의 고객에게 이익을 보장할 텐데도 악평은 36.49%로 저점 행진.
파고: "별 1개도 주기 싫을 정도로 좋은 물건이 나오지 않는다"라는 리뷰까지….
→ 아마 홧김에 그러는 거겠지…
파고: 아무튼 평판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지휘관: 그래. 뭔가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 같은데……. 그래서 원인은 찾았어?
→ 그 기분, 왠지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은데…
파고: 그래? 지휘관도 공감해?
지휘관: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그래서 원인은 찾았어?
파고: 처음에는 계산이 틀린 줄 알았어. 하지만 몇 번을 다시 해 봐도 결과는 똑같아.
파고: 무엇보다 랜덤 박스의 확률은 항상 상품 상세 내용에 고지되어 있어. 만약 오류가 있다면 분명 클레임이 들어왔을 거야…….
지휘관: 그럼 확률 문제는 아닌가?
파고: 아마도. 하지만 현시점에서 다른 이유는 생각나지 않아.
파고: ……지휘관. 지금부터 현장 조사를 진행할 건데 함께해 줄래?
파고: 미안하지만 직접 박스를 열어서 체험해줘.
파고: 내용물은 모두 시중에 있는 일반 상품이야.
지휘관: 내 피드백이 궁금하다고?
파고: 응. 하지만 1개만으로는 데이터가 부족해……. 그러니까 우선은 100개.
지휘관: ……100개?
파고: 100개 전부 무료니까 안심해.
파고: 상품의 비용보다 지휘관의 피드백과 제안이 더 중요하니까.
~02. 모듈 비활성화 프로토콜
……또 하나의 랜덤 박스가 개봉되고, 전리품이 집무실에 가득 쌓였다.
내용물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상품이 대다수로, 얼핏 봐도 중복 품목이 상당했다.
파고: 음……. 운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아직은 허용 범위 내야.
파고: 지휘관의 현재 감정은…… '평정'이 60.92%, '유감'이 8.65%. 그 외 복잡한 감정 몇 가지?
파고: 예상대로의 감정이긴 하지만…… 실제 상황과는 큰 차이가 있네.
지휘관: 무료였으니까. 내 돈을 쓴 게 아니니 뭐 이 정도면 그럭저럭이라고 납득하지.
지휘관: 하지만 실제로 돈을 지불한 사람이라면 아마 이런 평범한 결과에는 만족하지 못할 거야…….
파고: 그렇군……. 귀중한 피드백 고마워.
파고: 예상 밖의 문제가 이렇게나 많이 일어났다는 것은 아마도…… 내 감정 분석 모듈을 갱신해야 할지도 모르겠어.
파고: 최신 감정 관측 데이터가 있다면 더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거야.
파고: 그러니까 지휘관…….
파고: 더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데이터 수집 방법이 떠올랐어.
파고: 오늘 하루, 이모션 팩터를 사용하지 않고 지휘관을 대해도 될까?
지휘관: ……감정 분석 모듈을 비활성화하겠다고?
파고: 응. 당장 문제를 해결하진 못할 수도 있지만, 먼저 감정이라는 것의 심오함을 직접 느껴 보고 싶어.
파고: 모듈을 비활성화하는 건 사실 조금 불편해. 정확히는 '불편함'보다는 '부끄러움'에 더 가깝겠지만.
파고: 이모션 팩터 없이 사람들을 대하는 건 나에게는 벌거벗은 느낌이라 진정이 안 돼…….
파고: 아마 많이 서툴러지고, 많은 감정을 이해할 수 없게 될 테니까….
파고: 그러니까 네 앞에서만 이렇게 시도해 볼 수 있어.
지휘관: 그래……. 하고 싶은 말은 알겠어.
지휘관: 그러니까 같이 외출하고 싶단 거지?
파고: 데이터 로그에 따르면 이러한 행위는 '데이트'라고 불리고 있어.
파고: 그럼 지휘관…….
파고: 너와…… 데이트 하고 싶어……. 괜찮아?
지휘관: 물론이지. 그럼 바로 갈까?
파고: 고마워, 지휘관.
파고: 비활성화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만 감정을 표현해 볼게.
파고: 지금 이 순간 파고의 '기쁨'의 감정이 급상승하고 있어.
~03. 직감적 판단
우리는 함께 조약돌 길을 걸으며 데이트 특유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파고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테스트는 데이트 중의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파고가 내 감정을 정확하게 읽고, 더 나아가 숨은 의도까지 파악할 수 있다면 합격……이라고 한다.
지휘관: (그럼…….)
지휘관: 걸었더니 좀 피곤하네……. 이 앞의 카페에서 조금 쉴래?
파고: 음……. 벌써 피곤해?
파고: 휴식이라면 이쪽의 벤치를 추천해. 거리도 더 가깝고, 경비도 절약할 수 있어.
지휘관: ……아니, 그냥 피곤하기만 한 게 아니라.
파고: 혹시…… 그늘이 필요해? 아니면 갈증이 나서?
지휘관: 나쁘지 않은 분석이지만 카페가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그뿐만이 아니야.
지휘관: 지금은 데이트 중이잖아. 데이트에서 기능성이나 효율, 절약 등을 너무 추구해서는 안 돼.
지휘관: 사랑하는 사람과 가게에 앉아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것도 즐거움의 하나니까.
파고: 그러니까 지휘관은 단순히 피곤하거나 목이 마른 게 아니라…….
파고: 나하고 같이 즐겁게 보내고 싶어서?
지휘관: 응. 오히려 그게 가장 큰 목적이지.
파고: 그래……. 정답을 알고 난 뒤 역산하면 확실히 사고방식이 이해가 가.
파고: 그런데 왜 난 처음부터 눈치채지 못했지…….
파고: 그럼 지휘관. 데이트 중의 다른 상황도 체험해 보자.
파고: 일단은…… 네가 말한 카페부터 가 볼까?
----
파고: 지휘관. 준비됐어. 다음 화제를 내줘.
지휘관: 마침 음료하고 디저트도 나왔으니까 먹으면서 얘기할까?
파고: 응. 그럼 잘 먹겠습니다.
파고: ……이 디저트, 엄청 맛있어.
지휘관: 내 것도 괜찮네. 양도 적당하고 맛도 훌륭해.
지휘관: 한번 먹어 볼래? 딸기도 하나 남겨 놨어.
파고: ………….
파고: 지금 상황에서, 나는…….
파고: 알겠어. 지휘관의 딸기를 받기보다는 디저트를 추가로 주문해야 하는구나.
지휘관: 어? 왜 그렇게 생각했어?
파고: 아까 데이트 중에는 돈을 아끼거나 효율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지휘관이 말했어.
파고: 디저트가 맛있다면 더 주문해서 둘이서 충분히 맛보는 게 낫지 않을까 해서.
지휘관: 그렇게 해석했구나…….
----
파고: 차를 마신 후에 수족관 산책…. 멋진 데이트 계획이네.
파고: 지휘관. 이럴 때는 보통 어떤 대화를 해?
지휘관: 이런 분위기에서는 평소보다 더 감성적인 대화를 하게 되지.
파고: 왠지 어려울 것 같아.
파고: 그래도 도전해 볼게.
지휘관: ……그럼 시작할까?
지휘관: 파고.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을 보면 조금 부럽지 않아?
파고: 부럽다…… 음…….
파고는 잠시 고민하다가 갑자기 옷을 벗기 시작했다. 얇은 옷감이 천천히 바닥에 떨어졌다.
파고: ……지휘관. 왜 말리는 거야? 그리고 표정도 조금 이상해.
파고: 이건…… 놀랐을 때의 표정? 왜 갑자기 그런 표정을?
지휘관: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라고……. 왜 갑자기 옷을 벗은 거야?
파고: 지휘관이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이 부럽다고 그랬으니까…….
파고: ……그거 수영하고 싶다는 뜻 아니야?
~04. 50.00%의 행복
지휘관: 다음 행선지는…… 놀이공원은 어때?
지휘관: 어트랙션도 많이 있고, 데이트 코스로는 정석 같은 곳이니까 테스트할 기회도 많겠지.
파고: 확실히 적합한 장소 같네.
파고: 하지만……….
파고: 지휘관. 지금까지 함께해줘서 고마워.
파고: 조금 생각해 봤는데……. 이 테스트는 이만 끝내는 게 좋을 것 같아…….
파고: 내 오답률이 너무 높아. 가끔 정답을 맞추더라도 단지 우연에 불과하고…….
지휘관: 너무 낙담하지 마. 첫 시도에서 실패하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조금씩 나아가면 돼.
파고: 응. 그래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어……. 숫자와 감정 사이에 강한 연관성은 없다는 걸.
파고: 출발 전에 이번 데이트 테스트의 성공률을 계산해 봤었는데…….
파고: 이모션 팩터에 의지하지 않을 경우, 87.06% 확률로 이해하기 힘든 사건을 많이 겪을 수 있다고 나왔었어.
파고: 내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어.
파고: 하지만 확률을 알고 있으면서도 절실하고 불가피한 좌절감을 느낄 수 있었어. 랜덤 박스 고객들처럼…….
파고: 이대로 계속 지휘관의 시간을 빼앗는 건 적절하지 않아.
파고: 무엇보다 이대로 계속 테스트를 진행해도 정답률은 50.00%에 가까워질 뿐…….
파고: 다시 말해, 지금의 나는 올바른 답을 도출할 능력이 부족해. 본질적으로 감에 의존한 맹목적인 선택일 뿐이야.
파고: 물론 지휘관과의 데이트는 많은 긍정적인 감정을 알려줬어. 그건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어.
파고: 단지…… 지금은 사업의 방향성을 재검토해야만 해.
파고: 배달업은 결국 서비스업의 일부인데, 나는 사람들의 감정이나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어…….
파고: 효율만 추구하고 숫자에만 집착해서는 진정한 의미의 성공에 도달할 수 없어.
→ 그 마음만 있으면 꼭 성공할 수 있어
→ 난 지금 시간이 너무 즐거워
파고: 고마워, 지휘관 하지만…… 이런 식으로 네 소중한 시간을 빼앗다니…….
지휘관: 파고에게는 잠재력이 있어. 좀 더 스스로를 믿고 한 번만 더 도전해 보지 않을래?
파고: …….
파고: 직감에 자신은 없지만, 지휘관이 그렇게까지 믿어 준다면…….
파고: 그럼 계속하자.
파고: 오늘 데이트를 완벽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
~05. 로직 롤러코스터
사업을 떠나서 데이트 중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은 솔직히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모션 팩터에 의존하지 않고 내린 판단이 파고의 진심이 담긴 선택임은 분명했다.
아무리 미숙하고, 서투르고, 상식 밖이라도, 진짜 그녀를 받아들여야 한다.
파고: 놀이공원에서 첫 번째로 즐길 놀이기구는…….
지휘관: 마침 잘됐네. 시련이라고 생각하고 파고가 한번 골라 봐.
파고: 나라면…….
파고: ……귀신의 집으로 할게.
파고: 그동안 줄곧 사람들이 귀신의 집을 좋아하는 이유를 정확히 분석하지 못했어.
파고: 롤러코스터와 달리 속도감이나 높은 곳의 절경을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공포만을 자아내는 시설.
파고: 공포는 나쁜 감정일 터……. 무서워하면서도 왜 스스로 그곳을 고르는 거지?
파고: 반대로 만약 공포를 느끼지 않는다면 귀신의 집에 갈 필요도 없어.
파고: 즉 사람들이 귀신의 집을 찾는 것은 자기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해.
파고: 그러니까 나도 그런 도전을 해 보고 싶어.
파고: 지휘관. 같이 추천 코스 중 가장 무서운 곳으로 가자.
----
파고: 음……. 어두운 통로가 있는데 왠지 수상하네.
파고: 들어가 볼래? 어쩌면 공포의 감정이 들지도 몰라.
파고: 봉인된 관……. 이 봉인을 풀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파고: 혹시 무서우면 내 곁을 떠나지 마.
파고: 왠지 심장 박동이 빨라졌어……. 혹시 흔들다리 효과의 영향일까?
파고: 지휘관: 내 가슴을 만져 봐. 지금의 기분을 잘 전달할 수가 없어……. 그러니까 직접 느껴줘.
파고: 아……. 벌써 끝이야? 순식간에 끝났다는 느낌.
파고: 지휘관. 이번의 나는 어땠어?
→ 파고다운 사고방식이라 보기 참 좋았어
→ 진짜 순식간에 끝났네
파고: 그건 긍정적……이라는 뜻이지?
파고: 그럼 시간 날 때 다음 놀이기구를 타러 가자.
----
두 사람은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고 천천히 하늘로 올라갔다.
파고: 두 번째 놀이기구는 롤러코스터구나.
파고: 귀신의 집을 체험하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어.
파고: 자기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 말고도, 귀신의 집의 또 다른 즐거움은 동행자의 반응을 관찰하는 거야.
파고: 롤러코스터도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어. 그러니까 지금부터 찬찬히 지휘관의 모습을 관찰할게.
내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롤러코스터는 천천히 레일 위를 나아가기 시작했다.
파고: 내가 관찰하고 싶은 건 바로 지금 지휘관의 반응과 감정이야.
파고: 이건 스릴 넘치는 체험이 가능한 놀이기구 자체의 즐거움이자, 이번 데이트의 목적이기도 하니까.
지휘관: 확실히 일리가 있군.
그렇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까지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정점에 이르러 롤러코스터가 강하하려는 순간에도 파고는 눈앞의 경치를 보기는커녕 물끄러미 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그녀는 무언가 결심한 것 같았다.
파고: 지휘관. 나…….
파고: 지금 네 감정을 더 직접 느끼고 싶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살며시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 롤러코스터는 맹렬한 기세로 강하하기 시작했다.
하늘을 나는 듯한 무중력감 속에서 바람이 양옆으로 휘몰아쳤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전혀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그저 서로를 바라보며, 주변의 경치가 어지러이 변해 가는 가운데 두 사람의 마음은 마구 두근거릴 뿐이었다.
~06. 제로 회귀 연산
파고: 날도 저물었으니까…… 이게 이번 데이트의 마지막 이벤트가 되겠지.
하늘로 향하는 대관람차가 눈앞에 멈춰 서 있었다. 곤돌라가 천천히 움직이기 전에 파고는 내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
지휘관: 대관람차로 데이트를 마치는 거구나.
파고: 지휘관과 함께 많은 것을 경험했어. 지금의 기분은…… 역시 '즐겁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파고: 만약 이모션 팩터를 사용해 분석한다면 지금의 '행복' 지수는 얼마나 될까?
→ 당연히 100%지
→ 표시 한계를 초과한 수치일지도
파고: 으으……. 그건 진지하게 계산한 결과야? 아니면 그냥 과장된 표현?
파고: 그래도 어느 쪽이든, 지금 이 행복한 기분은 더더욱 높아질 것 같아.
파고는 손을 창문에 짚고 화려한 놀이공원의 야경을 바라봤다.
한껏 집중한 그 모습은 마치 수정을 통해 이야기 속에만 존재하는 마법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우리는 하루 종일 마음껏 즐기고 모든 고민을 잊어버릴 듯한 시간을 보냈다.
이제 지상의 광경은 점점 멀어지고, 관람차는 시계바늘처럼 천천히, 하지만 확실히 0시를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이는 여행의 정점이자 귀로의 시작일 것이다. 또한 이번 데이트가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뜻했다.
파고: ……지휘관?
파고: 왜 그래? 네 표정은 현재의 분위기하고 잘 맞지 않아 보여.
파고: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관람차를 타면 두근거리지 않아?
지휘관: 그래. 정말 즐거워…….
'하지만 조금 불안해. 오늘 겪은 이 즐거운 추억들이 정말로 파고의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까 걱정돼서'……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파고: ……지휘관.
파고: 지휘관. 오늘 정말 즐거웠어.
파고: 이 별난 데이트에 함께해 주고, 그리고 내 고민을 해결하려고 노력해 줘서 정말 고마워.
파고: 처음 데이트 신청을 했을 때는 내가 지휘관에게 얼마나 폐를 끼칠지 전혀 예측하지 못했어.
파고: 특히…….
파고: 네가 내 잘못된 선택에 전부 맞춰 줄 거라고는 전혀.
파고: 그래도 알고 있어. 그건 전부 나를 생각해서 그랬다는 걸.
파고: 사실은 이전부터 계속 챙겨 주고 있었다는 사실, 다 알고 있었어. 영악한 나는 모르는 척하고 있었지만, 정말로 기뻤어…….
파고는 나를 바라보며 무의식적으로 내 손을 꽉 잡았다. 자신의 복잡한 감정 때문에 조금 당황한 것 같았다.
지휘관: 영악한 건 나야. 근데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네?
지휘관: 만약 직감으로 안 거라면, 그게 바로 파고가 성장했다는 증거야.
파고: 아니, 그런 능력은 없어. 내 직감이 맞는 일은 거의 없으니까.
파고: 나는 단지…… 계속 그랬던 것처럼…….
파고: 데이터 통계에 따라 이 사실을 도출했어.
~07. 0시의 마법
지휘관: ……데이터 통계?
파고: 응. 이모션 팩터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나는 각종 데이터를 기록하는 습관이 있어. 사물의 규칙을 파악하기 위해서.
파고: 하지만 놀이공원에서, 내가 명백히 상식적이지 않은 선택을 했을 때…….
파고: 너는 정정하기는커녕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피드백까지 해줬어.
파고: 이러한 상황에서의 정답률은 비정상적으로 높았어…….
파고: 특정 상황에 대한 이 분석 덕분에 네 생각을 추측할 수 있었어.
파고: 역시 나는 무의식적으로 이성과 숫자에 의존하게 돼…….
지휘관: 이성과 숫자……. 오히려 그게 파고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파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파고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생각에 잠겼다.
밤이 깊어지자 놀이공원의 불꽃놀이가 가장 화려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파고: 오늘은… 지휘관과 함께해서 너무 기뻤어.
파고: 덕분에 랜덤 박스 사업에서 오는 고민도 풀린 것 같아.
파고: 더욱이 지휘관이 준 '긍정'적인 감정이, 내게 어떤 원리를 깨닫게 해줬어.
파고: …데이터는 객관적이지만, 인간의 결정은 종종 주관적인 '기대'에 의해 주도된다는 것.
파고: ……사람은 실제 데이터 확률보다 자신의 직감을 중시하며, 거기서 나오는 '기대'라는 감정에 지배되기 쉬워.
파고: 랜덤 박스 사업의 악평을 돌아보면서 나는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어.
파고: 사람들은 다들 '손해를 봤다'라는 사실이 아니라 '기대가 무너졌다'라는 사실에 실망했다는 점.
파고: 대부분의 고객들은 기대 이상의 대가를 원했고, 다들 행운을 바랐어.
파고: 오늘 나의 감정 변화처럼…….
파고: 실제 성공률과 상관없이, 데이트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우울했어.
파고: 한편 지휘관이 배려해줘서 결과가 내 예상을 뛰어넘었을 때는 매우 기뻤어…….
파고: 그러니까 지휘관도 자신의 선의를 너무 염두에 두지 마.
파고: 네 자상한 배려가 있었기 때문에 파고는 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어…….
파고: 이 실험적인 모의 데이트가 '진짜 데이트'가 되었어.
파고: 지금 이 마음을 대체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파고: 만약 행복 지수가 100.00%를 넘는다면, 이 기분은 분명 '행복'이라고 이름 붙여야겠지.
어느새 시곗바늘은 0시를 가리켰다. 곤돌라도 정점에 도달해 있었다.
파고: 그럼…… 저번에 약속한 대로.
파고: 이 행복한 데이트를 완벽하게 마무리하자.
흔들리는 곤돌라 속에서 파고는 우아하게 일어나 내 쪽으로 다가왔다.
파고: 내 판단으로는…… 마지막 장에서의 키스가,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이 될 거야.
파고의 손가락이 내 어깨에 닿았다. 머리카락이 가까운 곳에서 흔들렸다.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또 하나의 불꽃이 피었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그 빛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
덧없는 색채를 기억에 새기기 위해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눈을 감았다.
그리고 부드러운 키스가, 이 순간에 확실한 마침표를 찍었다.
'스토리 및 관련 글 > 캐릭터 스토리&메모리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비토리오 베네토 캐릭터 스토리 ~위광 가이드 투어 (1) | 2026.01.12 |
|---|---|
| 2023 인기 투표 특별 스토리 (1) | 2025.12.16 |
| 데 제벤 프로빈시엔 캐릭터 스토리 ~꽃피는 가전 (0) | 2025.11.09 |
| 메모리즈 ~무사시, 팬시 (0) | 2025.11.02 |
| 펄 캐릭터 스토리 ~바다의 소리 (0) | 2025.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