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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즈 ~메리 셀러스트, 요크타운, 보로실로프

킹루클린 2024. 11. 29. 18:46

● 메리 셀러스트 ~침대 옆의 메리 씨
훗…. 자는 얼굴도 귀엽네…….
아, 지휘관. 아직 안 자고 있었어? 자는 얼굴이나 한번 보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응? 잠이 안 와……? 그럼 잠들 때까지 얘기라도 할까?

후후. 무슨 얘기 할지 생각 좀 해보고…. 그나저나 지휘관의 가슴 의외로 탄탄해서 만지는 느낌이 좋네.
차가운 메리의 몸은 어때?……. 피부의 열기가 가시는 느낌이지?
그런고로~ 지금부터 내가 할 얘기도 불볕더위에 걸맞는… 무서운 도시전설이야♪

아하하. 설마 무서워? 그치만 난 유령선이고, 유령선이 무서운 얘기를 하는 건 당연하잖아?
후후. 어쩐지 애기한테 책을 읽어주는 누나가 된 기분이네.
그럼 조금 더 가까이 갈게…. 이 거리면 더 잘 들리겠지?
으흠. 살짝 무섭고도 재미난, 심야 괴담의 시작이야~

……이건 한 여자아이가 발견한 어느 인형에 대한 이야기야.
길고 윤기 나는 푸른 머리에, 푸른 뿔…. 여자아이는 인형을 무척이나 맘에 들어 했어.
여자아이는 항상 잠들기 전에 인형을 잘 정리해 두고 잤어. 하지만 일어나 보면 인형은 언제나 이불 속에 들어와 있었지.
처음에는 가족이 이불 속에 넣어 준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물어 봤지만 가족들은 모두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고 했지. 그리고 인형도 계속 여자아이의 이불 속에서 나타나길 반복했어.

……불 좀 더 어둡게 해도 돼? 그러는 게 더 분위기가 살잖아?
어디…… 이 정도는 어때? 그럼 계속할게.

여자아이는 인형을 좋아했지만, 그래도 무서운 마음에 인형을 강에 버렸어.
어느 날 폭우가 쏟아지던 밤. 부모님이 집을 비우고 여자아이는 혼자 집을 보게 됐어.
그때, 갑자기 전화가 걸려 왔어.
여자아이는 수화기를 들었어. 하지만 콸콸콸 강물이 흘러가는 소리와, 전화의 잡음밖에 들리지 않았어.
하지만 바로 그때, 섬뜩한 쉰 목소리가 들렸어. ――"나 메리야. 지금 너희 집 밑에 있어."
너무 엉겁결이라 여자아이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수화기에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어.

잠시 후, 다시 전화가 울렸어.
"나 메리야. 너희 집은 8층이지? 지금 2층에 있어."
아아, 어떻게 이런 일이. 설마 내가 버린 인형이 전화를 거는 걸까?
그때 귀를 찢는 듯한 전화벨 소리가 다시 들렸어. 너무너무 무서워서 숨쉬는 것조차 잊어버릴 뻔했어.
"나 메리야. ……지금 들어왔어."
현관 쪽에서 똑똑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어. 눅눅한 냄새가 코를 찔렀어.
여자아이는 뒤돌아볼 용기도 없어서, 떨리는 손으로 수화기를 들어 가족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어.
하지만 전화기 너머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어. 소름 끼칠 정도의 정적이 잠시 이어졌어….

"나 메리야. ……지금 네… 침 대 위~"

후훗~

어머. 지휘관, 놀랐어?
나는 유령선이니까~ 유령선이 남을 놀래키는 건 당연하지.
이렇게 놀란 지휘관 얼굴을 보는 건 처음이야. …정말로 귀엽네~♪
언제나 멋진 우리들의 지휘관님이… 메리의 컬렉션이… 인형이 된 거 같아.
난 이야기 속의 여자아이하곤 다르다구? 지휘관을 소중히 여기고 계속 사랑해 줄 거니까.
후후후……. 유령선 메리와 인형 지휘관의 밤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
후훗. 무서워하지 마…. 걱정하지 마…….
누군가에게 귀여움 받는 행복을…… 맛보여 줄게♥



● 요크타운 ~비긋기
지휘관님, 빨리 빨리! 여기서 비 좀 피했다 가자!

후우…. 갑자기 비가 쏟아질 줄은 몰랐네. 아까까지는 화창했었는데…….
지붕이 있는 정류장이 있어서 다행이야. 혹시라도 비를 피할 곳이 없었다면…….
둘 다 흠뻑 젖은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을걸. 그럼 분명 감기도 걸렸겠지.

…저기, 지휘관님. 비가 잦아들 때까지 여기서 잠시 쉬었다 갈래?
빗소리를 들으면서 잠깐 얘기라도…. 지휘관님? 왜 계속 고개를 돌리고 있어?
어? 내 옷? 이 수건을 쓰라고? ……꺅!
비 때문에 겉옷이 젖어서… 모, 몸의 라인까지… 이렇게 적나라하게…….

(으으, 부끄러워…. 설마 이런 일이 생기다니…. 아! 혹시….)

지, 지휘관님! 혹시… 다 봤어?
아니야? 그, 그렇… 구나. 응. 지휘관님이 그렇게 상스러운 짓을 할 리가 없지…….
그, 그치만 지휘관님이라면 나는… 보여줘도…….
괜찮아. 오늘은 지휘관님이랑 같이 외출하는 날이니까, 가장 맘에 드는 걸로 골랐는걸…….
어떻게 보면… 전화위복일지도…….

아! 아무것도 아냐! 화 안 났으니까! 응, 신경 쓰지 마.
엣취!
바람이 좀 부네. 살짝 추울지도…. 어? 지휘관님의 겉옷을?
안 돼. 그랬다간 지휘관님이 감기에 걸릴 거야…. 그러면…….
조금만 더 그쪽으로 가도… 괜찮을까?
당신 곁에… 당신의 손이 닿는 곳에… 당신의 숨결이, 닿는 곳에…….
그러면 지휘관님도 나도… 분명 따뜻해질 거야.

어때? 내 체온… 느껴져? 나는… 응. 정말 따뜻해.
이렇게 당신과 붙어 있으면… 추위도 별거 아니네.
당신의 체온이… 내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해주니까.

어머? 지휘관님, 긴장했어? 심장 소리가 엄청난걸?
두근, 두근. 후훗. 엄청 빨라…. 왜 그렇게 긴장했을까?
어라? 그런데 이거… 내 심장 소리도…?
그래. 당신에게도 들리는구나. 내 심장이 새기는 고동의 리듬이…….
요크타운도 평소보다 빨리 뛴다고? 정말! 어쩔 수 없는걸.
어쩔 수… 없어. 사랑하는 당신과… 이렇게 가까이… 금방이라도 맞닿을 거리에서 붙어 있으니까…….

있지, 지휘관님. 요크타운의 소원 하나만 들어줄래?
조금만 더 이렇게… 당신 곁에 있어도… 될까?
이 비가 지나갈 때까지… 정말 짧은… 찰나의 시간이라고 해도… 괜찮으니까…….



● 보로실로프 ~거리를 좁히는 방법
후우…….
'빛의 속도로 관계를 좁히는 비결'을 지금 쓰기엔 좀 일렀던 걸까…….
그나저나… 기네…. 지휘관 동지, 정말 큰일이야….
타올을 감은 채 적극적으로 들이댈 것……?

아, 왔구나. 지휘관 동지.
아니, 괜찮아. 이 정도 기다리는 것쯤은 별일 아니니까.
오히려 내가 지휘관 동지에게 사과해야지……. 미안해. 바쁜 때에 불러서……..
…응. 같이 들어가자.
여긴 넓으니까 두 명이 충분히 들어갈 수 있어.
아, 그게……. 좀 거리감이 어긋나긴 했네.
나한테…… 지휘관 동지와 함께 온천에 들어간다는 건…….
편하게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
데이트니까 괜찮다고……? 그, 그렇지! 지휘관 동지 말이 맞아.

그럼, 부탁해. 응. 그대로 천천히… 내 손을 잡아.
응…. 천천히 옆에 앉아. ……어때? 따뜻한 물에 몸이 푹 담긴 기분은?
하루 종일 쌓였던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지?
응? 뭔가 희미한 향기가 난다고?
이 온천의 특징이야. 희미한 유황 향기가 기분 좋지 않아?
그게 아니라 나한테서 난다고……? 나, 나는 전혀 모르겠는데……. 지휘관 동지가 좋다면 별로 상관없지 않을까…?

저어… 아……. 그러고 보니까 지휘관 동지. 전보다 더 몸이 탄탄해진 거 같은데…?
응……? 보로실로프의 힘이 되어주고 싶어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고…?
그, 그런……. 지휘관 동지는 정말 듬직하네…….

후우…. 조용하고 포근한 곳에 있으면… 솔직해지기 쉬운 걸까? 지휘관 동지는 어때?
지휘관 동지 앞이라면 나, 거리감을 잘 잴 수 없어서 그런지 생각한 게 바로 입 밖으로 나와 버리지만….
아마도 지휘관 동지를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럴 거야.

후우…. 불어오는 바람, 따뜻한 물…. 지휘관 동지와 함께 몸을 담그며 손잡고 얘기하기에는 딱이네…….
맞다. 요즘 재밌는 책을 읽었는데, 연애 묘사가 꽤 '다이내믹'해서…….
조금 여러모로 얘기하고 싶은 기분인데…. 지휘관 동지는… 관심 있어?
그럼…… 나가면 내 방에서 다시 만날까?

응, 으으응~ 좋아라~ 기분도 최고야.
분명 지휘관 동지가 옆에 있어서 그런 거겠지.
이것도 분명 특별한 '인연'……. 지휘관 동지와 만나서, 이렇게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니…….

아. …지휘관 동지, 얼굴이 빨간데? 혹시 현기증 났어…?
잠깐 이마에 손 대 봐도 돼…?

후후후…. 있지, 지휘관 동지…. 보로실로프의 다음 '계획'이 뭔지… 맞혀 볼래?
……앗. …타, 타올이…?!
지휘관 동지 쪽으로…….
지, 지휘관 동지… 저어… 좀 도와줄래?
타올을 주워 주면… 그게… 뭐, 뭐든지 할 테니까….
부탁…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