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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궁을 꿰뚫는 성가

킹루클린 2023. 3. 16. 08:06
 ~01. 덧없는 환상
이건 꿈…인가.
 
 
장 바르: 비시아 성좌 기함 장 바르가 전 함에 고한다!
 
여기는 함락되었다! 이교도들은 우리의 조국을 향해 발을 내딛겠지.
 
철혈, 제국 녀석들 뿐 아니라 본부까지 우리를 파괴하려 하고 있다!
 
나는 절대로, 그 작태를 인정할 수 없어!
 
케비르항……. 됭케르크 일행이 적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주르 레인에게 공격당한 그 시점에서, 이미 답은 나와 있었다!
 
그런 위선자들을, 우리는 절대로 따를 수 없어!
 
비시아 성좌는 지금 존망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우리 주변에는 적들 뿐이다. 그런데 그게 어쨌다는 거냐!
 
명령한다! 전 함, 지금 즉시 자침하라!
 
 
나는 졌다. 그리고 비시아의 자긍심을 위해 동료들에게 자침을 명령했다.
 
그때, 전함 장 바르는 분명 툴롱에서 가라앉았다. ……그럴 터였다.
 
하지만 위화감이 든다.
 
무로 돌아갔을 의식이 아직 이렇게 「존재」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는 천국 혹은 지옥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니다.
 
함선인 나라면 다른 곳에 다다랐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이 끝도 없이 펼쳐진 새까만 공간은 아이리스에 있는 그 어떤 문헌에도 나와 있지 않다.
 
 
장 바르: 정명 있는 자에게 죽음 있나니. 그대, 슬퍼하지 말라. 이는 거짓 없는 윤회의 섭리일진저.
 
언젠가, 또 다른 모습으로 눈을 뜨게 되겠지.
 
그럼에도 신에게는 감사할 따름이다. 아름다운 나라를 주어서 고맙다… 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해주어서 고맙다.
 
그리고 천국의 바다로 인도해주어서 고맙다.
 
이 영광이 아이리스를 잇는 모든 자에게 전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어두운 허무 속에서 의식만이 또렷하다. …기묘하게도 말을 하려고 하면 목소리도 울리는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함선이라고 해도 정명 있는 존재와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비시아, 아이리스, 그리고 리슐리외 언니………….
 
……이제는 터무니없이 먼 곳에 있는, 소중한 존재들을 떠올렸다.
 
이제 두 번 다시, 모두와 만날 수는……
 
???: 바이탈 이상 없음. d’accord. 조만간 시각과 감각이 회복될 거예요.
 
……이 목소리…… 너는…….
 
???: 제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당신, 장 바르예요.
 
내가…… 중요하다고……?
 
???: 네. 아무래도 아직 의식이 몽롱한 것 같군요. 상황을 정리해 드릴까요?
 
???: 우선 당신이 마지막에 있었던 장소를 떠올려 보시겠어요?
 
툴롱…. 아아, 나는 분명 거기서 자침했다.
 
???: 맞아요. 철혈에도 로열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비시아의 자주성을 지닌 채로 당신은 함대에 자침 명령을 내렸죠.
 
그래. 잘 알고 있군.
 
???: 그리고 비시아의 상층부는 여전히 철혈에 집착하고 있고, 아이리스도 로열, 그러니까 아주르 레인 측에 붙어있어요.
 
???: 당신의 자침은 용감했거나, 혹은 골계적이었거나, 혹은 비극적이었다고…… 후세 사람들은 다양한 평가를 내릴 테죠.
 
???: 그건 당신도 잘 알고 계시겠죠? 함력으로 보아… 이미 그렇게 될 줄 알고 있었는데도 당신은 같은 선택을 했을 겁니다.
 
???: 전함 장 바르의 배로서의 인생은 툴롱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새 인생의 첫 발을 내딛지 못하고 있어요…….
 
………….
 
……웃기지도 않는군. 테리블.
 
기억났다. 나는 그때 자침하려고 했지만, 구출되었다.
 
지금은 이렇게 회복을 기다리면서 네 시시한 농담에 어울려주고 있지. 맞나?
 
???: 현 상황을 기억해내신 것 같아서 정말 기뻐요. 장 바르 씨.
 
???: 저도 같은 처지였지만 이렇게 한 발 먼저 회복했고, 알제리의 명을 받아 이렇게 장 바르 씨를 간병하고 있답니다.
 
???: 제가 좀 짖궃었네요. 죄송해요. 평소 버릇 때문에….
 
됐어. 나도 이렇게……
 
???: 그럼 「당신의 인생은 아직 이어지나요?」
 
……무슨 뜻이지?
 
???: 아무것도 아니예요, 장 바르 씨.
 
???: 당신은 여기에 계속 묶여 있을 사람이 아니니까요.
 
???: 그럼 「잠자는 공주님」의 회복도 확인했으니 저도 이만 보고하러 가볼게요.
 
???: 나중에 봬요 장 바르 씨. 당신께도 아이리스의 아름다운 환상을.
 
 
          「그대는 하늘을 우러러보라 그대보다 높이 뜬 구름을 바라보라」
          「그대가 범죄한들 하느님께 무슨 영향이 있겠으며」
          「그대의 악행이 가득한들 하느님께 무슨 상관이 있겠으며」
          「그대가 의로운들 하느님께 무엇을 드리겠으며」
          「그가 그대의 손에서 무엇을 받으시겠느냐」
 
          신궁(神穹)을 우러르고 자신의 작음을 깨닫는다.
          아아, 우리는 얼마나 죄 깊은 존재인가……
 
 
 
 ~02. 주일
세이렌의 분쟁과는 무관하다고 여겨지는 남쪽 대륙 주변의 어느 해역.
 
인류의 개척과 함께 문명도 이 땅에 전해졌지만, 패권국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큰 전쟁이 일어난 적은 없었다. 항로 역시 근근이 유지되고 있었다.
 
평화로운 이 바다는 아직 모른다. 어둠 속에 숨어 있는 암류, 그리고 머지않아 벌어질 싸움을….
 
바다를 가르며 대륙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섬을 향해 항해하는 함대가 있었다.
 
모잠비크 해협.
 
포춘: 저, 전방에 세이렌 함대…! 1, 2, 3… 다수입니다!
 
잔 다르크: 이제 막 해협에 들어온 참인데 벌써 모이고 있군요.
 
잔 다르크: 전에는 이렇지 않았을 텐데…….
 
리슐리외: 비시아 성좌의 세력 하에 있는 곳이니 세이렌의 간섭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죠.
 
일러스트리어스: 캐터펄트 작전 때도 그렇고, 왜 비시아 밑에 세이렌이….
 
베아른: 그때는 분명 됭케르크가 「철혈의 소행」이라고 그랬었죠.
 
일러스트리어스: 앗, 죄송합니다. 저는…
 
리슐리외: 사과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때 로열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건 맞지만…
 
리슐리외: 본시 철혈이 아이리스 본국을 수중에 넣으려고 한 것이 모든 일의 원인이니까요. 각자의 본부가 작전을 하달한 이상, 저희도 그에 따르는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리슐리외: 이번에는 우리 아이리스가 비시아를 설득해 보겠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 리슐리외 님. 당신이 이 작전에 참가한 이유는 역시…….
 
리슐리외: 네. 비록 위선자라고 비난받게 되더라도, 저는 제 마음을 증명해야합니다. 신께도, 그리고 비시아에게도.
 
리슐리외: 같은 아이리스를 계승한 사람들끼리 서로 싸울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리슐리외는 살짝 쓴웃음을 지었다.
 
일러스트리어스: 네. 서로 다투는 일 없었던, 예전의 아주르 레인처럼…….
 
 
 
 ~03. 정보 공유
일러스트리어스: 그러고 보니 왜 아이리스는 이곳을 작전 목표로 삼은 것인지 그 이유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
 
일러스트리어스: 비시아 주둔 함대, 그리고 철혈의 양산형, 게다가 세이렌까지 있는 곳인데
 
일러스트리어스: 왜 비시아의 본거지도 아니고 전략적인 가치가 있는 요충지도 아닌 이곳을 고르신 건가요?
 
일러스트리어스: ……리슐리외 님. 결례를 무릅쓰고 여쭙니다만
 
일러스트리어스: 혹시 종교적인 가치가 있는 건가요?
 
리슐리외: 일러스트리어스 님께서는 이 세계의 아이리스의 역사를 알고 계십니까?
 
일러스트리어스: 조금이라면 들어서 알고 있지만, 정말 조금이랍니다.
 
리슐리외: 그렇군요. 그렇다면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죠.
 
리슐리외: 비시아와의 화해. 이는 더 말할 필요도 없는 아이리스의 지상 목표이며, 로열 분들께서도 이미 충분히 설명을 들으셨을 터입니다.
 
리슐리외: 그리고 이번 작전 목표는, 우리 아이리스의 정통성을 증명하는 「성당」의 확보입니다.
 
리슐리외: 정확히 말씀 드리자면 아이리스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어느 장소를 조사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가능하다면 저희 아이리스 세력만으로 말이죠.
 
리슐리외: 비시아도 우리와 목적은 같을 테지만….
 
일러스트리어스: 철혈도 이 해역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니, 비시아의 진의를 묻는 것도 그 목적 중 하나겠지요?
 
리슐리외: 네. 이 성당은 어디까지나 저희 아이리스의 것입니다. 원래라면 로열의 도움 없이 해내야 했지만, 저쪽에는 철혈이 붙어있으니까요.
 
리슐리외: 성당을 확보하려고 해도, 아이리스만으로는 필요 전력을 충당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니……
 
일러스트리어스: 폐하를 설득해서 연합 함대를 편성해 여기까지 왔다, 라는 거로군요.
 
리슐리외: 네, 그렇습니다. 출발 전에 미리 알려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리슐리외: 아이리스와 비시아를 위해, 부디 힘을 빌려주십시오…….
 
 
 
 ~04. 적과 동료
모잠비크 해협. 세이렌 교착 해역.
 
잔 다르크: 일러스트리어스 님께는 사실을 말씀드리지 않으신 겁니까??
 
리슐리외: 네. 아직은 드러내지 않는 것이 상책이겠지요.
 
리슐리외: 그 정보를 알려주면 로열 분들도 손익 계산을 하기 시작할 겁니다.
 
잔 다르크: 그런가요…. 리슐리외 님의 판단에 따르겠습니다만, 그렇다면 저도 이제 로열에 함구해야 하겠군요.
 
잔 다르크: 설마 일이 이렇게 될 줄이야…. 아아 잔, 너는 어찌 이리도 죄 깊은 자녀인지….
 
잔 다르크: 스스로도 모른다고는 하지만, 위대한 아버지의 가르침을 어기고 동료에게 사실을 숨기다니….
 
리슐리외: (그, 그러고 보면 잔도 모르고 있었군요….)
 
리슐리외: 그 성당은 아이리스의 찬란한 미래의 상징이었습니다.
 
리슐리외: 그리고 비시아와 철혈의 손에 떨어진 지금은, 그곳에 감춰진 그림자 같은 일면도 파헤쳐지려 하고 있습니다.
 
리슐리외: 이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입니다. 아이리스와 비시아뿐만 아니라, 로열과 철혈을 위해서도 말입니다.
 
리슐리외: 잔. 당신에게마저 사실을 숨긴 저를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잔 다르크: 괜찮습니다 리슐리외 님. 당신의 행동은 올바르단 것을 믿고 있으니까요.
 
리슐리외: 원컨대 이번 작전에서는 비시아와 싸우는 일 없이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리슐리외: 동포를 향해 칼을 뽑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 건에 관해서 그 아이들은 아무런 죄도 없습니다.
 
잔 다르크: 철혈과 손을 잡은 비시아. 길이 잘못되었으면 그 길을 바로잡으면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잔 다르크: 저도 동감입니다.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제일이죠.
 
잔 다르크: ……하지만 알제리 님이라면 몰라도, 라 갈리소니에르는…….
 
리슐리외: 그때는 잔. 성당의 탈환을 우선합시다.
 
리슐리외: 비시아 아이들의 무장을 해제하고, 시간을 들여 설득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어렵겠지만….
 
잔 다르크: 어렵겠지만, 아이리스의 이끄심을 믿고 해내야 한다, 라는 말씀이시군요.
 
리슐리외: ……네. 부탁하겠습니다.
 
 
 
 ~05. 동료와 적
모잠비크 해협. 세이렌 교착 해역.
 
르 테메레르: 피이! 세이렌이 엄청 많이 나타났어!
 
로피니아트르: 우리가 성당에 접근하는 걸 저지할 작정이군요.
 
르 테메레르: 그럼 먼저 세이렌을 쓰러트리면 비시아 사람들하고 만날 수 있겠네!
 
로피니아트르: 테메. 지금은 적, 이에요….
 
르 테메레르: 그런 건가아…? 보클랭하고는 며칠 전까지도 계속 연락했었는데?
 
르 테메레르: 예배 얘기나 피크닉 얘기나, 그리고….
 
로피니아트르: 테메는 편하게 사네요…. 아이리스와 비시아는 일단은 전쟁 중이에요. 만약 전장에서 만나게 된다면…
 
르 테메레르: 피이. 설마….
 
로피니아트르: 안 쏠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작전행동 중이니까 그런 건 역시 일단 잊는 게 좋아요.
 
로피니아트르: 혹시나 로열 사람들의 귀에 들어가 추궁을 당하기라도 하면 리슐리외 님께 폐가 될 테니까요.
 
르 테메레르: 그렇지? 로열 사람들은… 동료지만 역시 조금, 으응….
 
로피니아트르: 됭케르크 씨하고 장 바르 씨 사건도 있었고, 아무래도 서로 신경 쓰는 구석이 있으니까….
 
로피니아트르: 그렇게 쉽게 “자 손잡고 화해~”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르 테메레르: ……아냐 아냐. 지금은 어려운 거 생각하고 있을 때가 아냐! 그런건 베아른 씨하테 맡길래!
 
르 테메레르: 지금은 눈앞에 있는 적을…… 세이렌을 쓰러트리는 게 먼저야!
 
로피니아트르: 네. 세이렌을 쓰러트리는 게 먼저예요.
 
로피니아트르: 가요, 테메!
 
 
 
 ~06. 비적(秘跡) 병기
성당섬.
 
아이리스와 로열의 연합 함대가 세이렌과 전투를 벌이던 와중……
 
보클랭: 아이리스하고 로열의 연합 함대가 성당 바깥 해역에 칩입. 세이렌과 교전 개시!
 
라 갈리소니에르: 벌써 왔어!? 호오, 이거 꽤 재밌겠는데?
 
알제리: 추기경이 직접 움직이고 있으니까 다들 기합이 잔뜩 들어가 있겠지.
 
알제리: ……그나저나 이 「성당」만을 노리는 것 치고는 꽤 많은 병력을 데리고 왔네.
 
라 갈리소니에르: 「성당」을 잃으면 재미 없어지니까?
 
보클랭: 그런가아~ 여기에 아이리스의 웃음 폭탄이 보관되고 있는 거구나~ 아, 농담이야. 응.
 
보클랭: …역시 모르겠어. 왜 유럽 대륙이 아니라 일부러 이 먼곳까지 오는 거야?
 
보클랭: 여기 있는 「성당」이 아이리스에게 중요한 건 알지만, 빼앗는다니 좀처럼 상상하기 어렵네.
 
라 갈리소니에르: 상층부는 대체 무슨 생각이려나~
 
라 갈리소니에르: 알제리. 「성당」을 지키라는 지시 말야. 뭐 다른 특별한 건 없었어?
 
알제리: 없었어. 하지만 그 명령 자체가 좀 이상하긴 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성당을 사수하라"라니.
 
라 갈리소니에르: 역시 알제리도 모르는 건가~ 실은 나 말야 조금 조사해봤는데.
 
알제리: 어머, 그랬니?
 
보클랭: 궁금해!
 
라 갈리소니에르: 딱히 알아낸 건 아무것도 없었어. 「그쪽」 일을 하는 친구들에게 물어봤는데, 걔네도 모른대.
 
보클랭: 히잉.
 
라 갈리소니에르: 뭐 어쩌면 단순히 옛날에 잃어버린 지갑을 되찾자는 걸지도? 알제리, 어떻게 요격할 거야?
 
보클랭: 저대로 세이렌에게 격퇴당하면 좋을 텐데~
 
라 갈리소니에르: 무리 무리. 저놈들은 나 혼자서도 낙승인걸. 추기경의 연합 함대를 막아낼 수 있을 리가 없지.
 
라 갈리소니에르: 뭐 시간만 벌어주면 감지덕지라고나 할까? 성당에 접근하는 걸 어떻게 막을까 생각 좀 해봤는데, 역시 이 방법이 제일 편한 거 같아.
 
알제리: 철혈의 양산형 세이렌, 완전히 제어할 수는 없다곤 하지만…….
 
라 갈리소니에르: 나하고는 상관없지만 말야. 뭐 조금 궁금하긴 하네. 성좌하고 철혈의 상층부는 지금 뭘 하고 있을까~
 
비시아 소속 함선, 라 갈리소니에르가 시선을 먼 곳에 있는 「사람」에게로 옮겼다.
 
라 갈리소니에르: 이번 작전을 위해 배치된 성좌의 비밀 병기……. 저기 있는 게 그거지?
 
라 갈리소니에르: 리슐리외급 4번함이랬나. 처음 듣는데 말야….
 
라 갈리소니에르: 여기 온 뒤부터 계속 미동도 안 하네~ 알제리의 명령은 듣긴 하지만 반응이 약하다고 해야 되나, 잘 모르겠네….
 
라 갈리소니에르: 쟤, 진짜로 아군 맞아……? 빼는 게 낫지 않을까?
 
알제리: 양산형도 아껴 써야 하는 마당에 복에 겨운 소리 하지 마.
 
알제리: 자, 작전을 설명할 테니까 다들 모여.
 
 
 
 ~07. 주저
성당섬
 
보클랭: ……과, 과연. 이게 알제리 씨의 작전…!
 
보클랭: 가능하면 로열은 물론이고 아이리스와의 싸움은 피해야 한다는 건 잘 알겠는데…
 
보클랭: 이대로 부두에 움츠리고 있으라니 좀…….
 
알제리: 그럼 보클랭의 "개막 포격 후, 화려한 창 솜씨로 적을 모두 무찌른다"라는 작전은? 로열은 망설임 없이 쏘아댈 텐데.
 
보클랭: 그러니까 그건 농담이라니까……. 아무리 그래도 이대로 항복하는 건 좀…, 그렇잖아.
 
보클랭: 나 역시 로열보다 철혈이 더 좋아.
 
라 갈리소니에르: 결국 어떻게 하는 건데?
 
보클랭: 그럼 리슐리외 님을 설득해서 일단 철수시킨 다음에 우리가 튀어나가서 협공해서 화려한 창 솜씨로 로열을 무찌르는 걸로!
 
라 갈리소니에르: 그거 재밌겠네! 좋아 결정! 리슐리외 설득은 잘 부탁해! 보클랭 선생님♪
 
보클랭: 아니 이거 농담이니까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
 
알제리: 자 자, 좀 진지하게 하자.
 
알제리: 우선은 해상 전력. 적은 전함 뿐 아니라 항모도 2척이나 있어서 세이렌이나 양산형 배들을 계산에 넣어도 전력 차가 너무 절망적이야.
 
알제리: 그 비밀 병기는…… 안 되겠지. 전투에 참여시킨다고 해도 잘 다룰 자신이 없어.
 
알제리: 성당의 방어 시설 강화는 다 끝났지만, 제공권이 없는 상황에서는 우리 원호에만 집중하라고 할 수 없어. 결국 정면으로 맞붙는 건 무리야.
 
보클랭: ……역시 항복하는 게 낫지 않아?
 
알제리: 그건 안 돼. 비시아 호교기사의 법도는 물론이고, 지금 됭케르크나 장 바르를 봐서도 철혈에게 의심받을 만한 짓은 할 수 없어.
 
알제리: 그러니까 추기경… 아이리스 사람들의 우리와 싸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거야.
 
알제리: 그리고 로열의 전력을 분산시켜야 해. 그렇게 하면 이길 수는 없어도 어느 정도의 실적을 철혈에게 보여줄 수 있으니까 비시아의 입장을 고수할 수 있어.
 
라 갈리소니에르: 그러니까… 협상 의사를 내비쳐서 일단 로열과 아이리스의 침공 속도를 늦추자는 거지?
 
라 갈리소니에르: 그리고 적의 전력을 분산시킨 뒤 단숨에 로열 함대를 치는 거고?
 
알제리: 맞아. 그리고 로열의 전력을 격파하면 추기경 일행하고 차분히 이야기할 수 있겠지.
 
라 갈리소니에르: 차분히 얘기해……?
 
알제리: 응. 추기경을 설득해서 우리 비시아로 끌어들일 거야. 만약 잘 안 된다고 해도 요새의 방어 시설로 물러나게 하면 돼.
 
알제리: 우리는 어디까지나 성당을 지키기 위해 여기 있다는 사실을 아이리스에게 주지시킬 거야.
 
알제리: 오를레앙 전투처럼 잘 됐으면 좋겠네. 후후후.
 
보클랭: 그렇구나! 역시 알제리 씨야 생각이 깊어~
 
보클랭: …아, 그러고 보니 잔 다르크는 지금 저쪽 편이구나….
 
라 갈리소니에르: 후후, 아하하하하하!
 
알제리: 후우…. 아무튼 작전 개요는 지금 말한 대로야. 생각을 많이 했더니 좀 피곤한걸….
 
알제리는 가볍게 손뼉을 치곤 웃는 얼굴로 모두를 해산시켰다.
 
…싸움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있는 견습 기사 보클랭.
 
싸움만 시작하면 "재밌으니까"라며 걷잡을 수 없게 되는 라 갈리소니에르.
 
그리고 그 「비밀 병기」. ……아직 생각할 게 산더미처럼 많다.
 
 
 
 ~08. 자주권
성당섬. 외부 해역.
 
잔 다르크: 세이렌 방어선을 돌파했습니다! 더 이상 성당과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 존재는 없어요!
 
베아른: 양산형 세이렌 정도는 성당에서 화력 지원이 오지 않는 이상 문제가 되진 않을 거예요.
 
르 테메레르: 아! 저 세이렌 함재기, 대공포에 격추당했어!?
 
로피니아트르: 철혈의 세이렌이라도 성당에 가까이 가면 공격당하는 모양이네요.
 
일러스트리어스: 이 부근은 철혈과 비시아 간의 완충지대라는 걸까요?
 
리슐리외: ("세이렌이 항구에 접근하게 두지 마라" ……툴롱에서 그 아이도 모두에게 이런 명령을 내렸었죠.)
 
일러스트리어스: (철혈의 편을 들고 있는 게 아니라면, 협상의 여지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리슐리외: (철혈에게 본국을 점령당한다면, 비시아 세력이 통째로 넘어오길 바라기는  힘들 터.)
 
리슐리외: (장 바르가 아직 저쪽에 있는 이상, 알제리 쪽도…. 하지만…….)
 
리슐리외: 위대한 아버지시여. 부디 저희에게 가호를 내려주소서. ……자유 아이리스가 다시 한 번 하나가 되기를 바라며!
 
리슐리외: ……아. 죄송합니다. 제가 그만 놀래켜 드렸군요.
 
일러스트리어스: 리슐리외 님……?
 
일러스트리어스: ……저희 로열도, 그 날이 오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09. 협상 요청
잔 다르크: 여기까지 들어왔는데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네요……. 양산형조차 한 척도 안 보이는군요.
 
잔 다르크: 알제리 님이 지휘를 맡고 있을 텐데. 무슨 생각일지….
 
르 테메레르: 비시아도 역시 싸우기 싫은 걸까….
 
로피니아트르: 그럴 가능성도 있겠죠. 어쩌면 성당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을지도….
 
통신기: …………….
 
잔 다르크: 비시아에서 온 평문 통신입니다.
 
리슐리외: 평문…통신?
 
통신기: "비시아 호교기사단, 기사 알제리가 침입자에게 고한다."
 
통신기: "이 앞은 비시아의 영역이다. 그 어떤 함선의 통과도 금한다."
 
통신기: "즉각 진로를 변경하라. 이 이상 접근할 시 비시아를 향한 적대 행위로 간주한다."
 
리슐리외: …………답장을 보내도록 하죠.
 
리슐리외: "아이리스 교국 추기경 리슐리외가 호교기사 알제리에게 고한다. 이쪽은 적대 의사가 없다. 직접 대화를 요구한다."
 
통신기: "비시아 호교기사단, 기사 알제리가 침입자에게 고한다."
 
통신기: "이 앞은 비시아의 영역이다. 그 어떤 함선의 통과도……."
 
잔 다르크: 자동 응답인 것 같군요.
 
리슐리외: ………….
 
베아른: 비시아의 양산형이 나타났고, 방어 시설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저쪽은 대화할 생각이 없는 모양입니다.
 
르 테메레르: 그, 그럴 수가…….
 
로피니아트르: 테메…….
 
일러스트리어스: 리슐리외. 지휘는 당신에게 맡길게요.
 
리슐리외: ……각 함, 양산형을 격파하고 경계 진형을 갖추어 성당으로 향하라!
 
 
 
 ~10. 예상
성당섬. 리슐리외 함대의 교전 개시로부터 조금 전.
 
통신기: "이 앞은 비시아의 영역이다. 그 어떤 함선의 통과도……."
 
알제리: …………살짝 곤란하게 됐네….
 
알제리: 저런 식의 밀집 진형이면 분산시키기 힘들겠는데. 로열도 지휘권을 넘기다니 제대로 해볼 생각인 것 같고.
 
알제리: 그럼 여기선 어떻게 하면 좋을까.
 
통신기: …………
 
알제리: 예상대로 리슐리외는 싸우고 싶어 하진 않아.
 
알제리: 하지만 일이 항상 쉽게 풀리진 않는 법. 비시아도 나름대로 구분을 지어야겠지.
 
알제리: 보클랭 쪽의 배치는…… 다들 이상 없는 것 같고.
 
알제리: 남은 건, 나 뿐…….
 
알제리: (만일을 위해 성당에서 발견한 「■■」도…….)
 
알제리: ………….
 
알제리: 양산형 함대, 전진. 적 함대를 요격하라!
 
 
 
 ~11. 선택받은 길
성당섬. 외부 해역.
 
싸움은 아직 계속되고 있다.
 
르 테메레르: 양산형인데도, 강해……!
 
로피니아트르: 게다가 성당 방어 시설의 원호사격까지…. 일단 사정거리 밖으로 피해서 싸우는 게 좋겠네요….
 
일러스트리어스: 적이 생각보다 강하네요…. 전진 속도가 꽤 많이 늦춰졌군요.
 
일러스트리어스: 비시아, 왜 이렇게까지…….
 
리슐리외: 철혈의 협력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성당의 방어 시설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리슐리외: 방심하고 다가간다면 집중 공격당하고 말아요…!
 
일러스트리어스: 이 작전을 고안한 건 알제리 님일까요….
 
리슐리외: 알제리는 아이리스 내에서도 굴지의 전사입니다. 전술에도 조예가 깊다고 들었습니다.
 
리슐리외: 아군일 때는 더할 나위 없이 의지가 되는 존재였는데, 이렇게 적으로 만나게 되다니……
 
일러스트리어스: 리슐리외 님….
 
베아른: 저 양산형 함선은 튜닝되어 있네요.
 
베아른: 보통 양산형이라면 같은 함급의 성능과 차이가 없을 텐데, 여기 있는 양산형은 이를 명백하게 웃돌고 있어요.
 
베아른: 전부 튜닝된 것 같진 않지만, 조금 섞여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전력을 오인시킬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 하지만 겉보기에는 다를 바가 없는데…. 신기하네요.
 
잔 다르크: 그나저나 이 미묘하게 싸우기 버겁다는 느낌은… 설마 신의 가호가 이 양산형에게도 미치고 있다는 건가요…!?
 
잔 다르크: 아니, 이건 설마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알제리 님의 힘…!?
 
잔 다르크: 미카엘 님, 이건 대체……!
 
리슐리외: ………….
 
로피니아트르: 아니면, 멘탈 유닛……?
 
베아른: …! 좋은 착안점입니다. 하지만… 멘탈 유닛이 함선에게 작용하는 효과라면 몰라도 양산형 함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직 실증이……
 
베아른: 아니, 잠깐. 설마… 이게 「성당」의…….
 
일러스트리어스: 성당의……?
 
일러스트리어스: (멘탈 유닛…. 멘탈 큐브의 기술을 응용한 강화 아이템이지만, 아직 그 기능은 우리도 알아내지 못한 게 많은데….)
 
일러스트리어스: (폐하께서도 종종 말씀하셨었는데, 설마 아이리스는 무언가 알고 있는 걸까요…?)
 
일러스트리어스: (신경은 쓰이지만 역시 캐물어 볼 수는 없겠죠.)
 
일러스트리어스: (로열과 아이리스의 공동 연구라면…. 이건 후드 님께 상담하는 편이 좋겠네요.)
 
베아른: (비적의 연구는 분명 로열도 참가하고 있을 터….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겠네요.)
 
리슐리외: 멘탈 유닛 연구라면 그 대전부터 아이리스도 실시하고 있었습니다만 도중에 중지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베아른: ……여기서 생각해봤자 별 수 없다, 고 말씀하고 싶으신 거로군요.
 
잔 다르크: ………….
 
잔 다르크: 말씀 도중 실례입니다만, 그…. 이 해역 말인데, 뭐랄까…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나요?
 
잔 다르크: 마치 무언가 안개에 둘러싸여 있는 것 같은….
 
일러스트리어스: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포춘: 저, 저도…….
 
르 테메레르: 저는 딱히 모르겠는데요?
 
로피니아트르: 저도…. 수상한 마법일지도요…?
 
베아른: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함재기를 조종할 때 평소보다 반응이 살짝 빠른 정도일까요?
 
일러스트리어스: 아이리스의 성당이니까, 외부인인 저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일까요?
 
리슐리외: (성당에 봉인된 「비적」…과 같은 느낌이군요.)
 
리슐리외: (설마 비시아가 이미 손에 넣었다는 건가…?!)
 
일러스트리어스: 포춘은 괜찮나요?
 
포춘: 저, 저도 조금…….
 
리슐리외: (저 양산형 함들이 만약 「비적」에 의해 강화된 거라면…. 한시라도 빨리 알제리를 만나봐야할 텐데….)
 
일러스트리어스: 리슐리외 님…?
 
 
 
 ~12. 진의?
성당섬. 외부 해역.
 
전투는 아직 계속되고 있다.
 
르 테메레르: …알겠다! 이건 강한 게 아니라 단단한 거야! 아무튼 쓰러트리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로피니아트르: 쉽게 쓰러트릴 수 있는 「마법」이 있으면 좋을 텐데…. 알제리 씨는 왜 이런 양산형을….
 
일러스트리어스: 시간은 조금 걸리고 있지만 아무튼 성당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 건 사실이니까 조만간 도착할 거예요.
 
리슐리외: 네. 마지막까지 끈기 있게 나아갑시다.
 
베아른: 외람되지만 알제리는 우리를 지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닐까요?
 
리슐리외: 알고 있습니다. 협상을 위해서라도 이쪽의 패를 늘려야만 합니다.
 
리슐리외: 그래서 이렇게 가능한 저쪽과의 전력 차를 줄이려 하고 있습니다.
 
리슐리외: (위해를 가할 생각이었더라면, 첫 통신을 미끼로 끌어들여 기습을 가했을 테니 지금 저쪽은 사력을 다하면서까지 싸울 마음은 없을 테죠.)
 
잔 다르크: 이렇게 적의 지원 포격을 피하면서 계속 양산형을 격파하는 수밖에 없겠군요.
 
잔 다르크: 다행히 적의 수가 많지 않아서 이쪽의 전력이 깎여 나갈 일은 없을 테지만요.
 
잔 다르크: 정신적 피로가 누적되는 건 어찌할 방법이 없습니다만…….
 
르 테메레르: 알제리 씨, 얼른 나와줬으면 좋겠는데….
 
포춘: 테메. 괜찮아요. …분명 만날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리슐리외: 지금의 상태를 노리고 있는 거라면 슬슬 나올 때가 되었을 겁니다.
 
일러스트리어스: 그런 것 같네요. 함재기가 양산형을 이끌고 이쪽으로 오고 있는 알제리 님을 포착했습니다.
 
 
 
 ~13. 추기경과 기사
일러스트리어스: 리슐리외 님. 어떻게 하시겠어요? 공격은 역시……
 
일러스트리어스: …앗. 알제리 님이 편대를 이탈하여 단신으로 오고 있어요.
 
리슐리외: 후우…. 다행입니다.
 
리슐리외: 다들 공격 태세를 해제하세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알제리: 오랜만에 뵙습니다. 추기경님.
 
리슐리외: 네. 참으로 오래간만입니다 알제리. 전에는 분명……,
 
알제리: 태양, 원예, 꽃, 그리고 달콤한 과자. ……그런 말을 나누었었지.
 
리슐리외: 그리운 다과회로군요.
 
리슐리외: 로피니아트르와 르 테메레르가 마술에 실패했을 때는 하마터면 장치에 있던 화약이 폭발할 뻔했지만…….
 
알제리: 때마침 새로이 구운 과자를 가지고 왔던 됭케르크가 도와줘서 어떻게든 잘 넘어갔지만.
 
리슐리외: 됭케르크…….
 
알제리: 추기경은 그때 그 과자를 기억하고 있으려나? 달콤하고 가볍게 휘감기는 맛. 전투 중인 그녀의 모습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포근한 그 맛.
 
리슐리외: ………….
 
알제리: 그리고 스트라스부르, 프로방스, 브리타니아, 장 바르…….
 
리슐리외: 다들 무사, 합니까……?
 
알제리: 그래. 당신도 알다시피 그녀들은 가라앉지 않았어. 무사히 구조돼서 지금은 철혈의 관리 하에 치료를 받고 있지.
 
알제리: 로열과는 달리, 철혈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으니까.
 
리슐리외: ………….
 
리슐리외: 아이리스의 진짜 적은, 본국을 수중에 넣은 철혈입니다. 우리끼리 서로 싸울 필요는 없습니다.
 
리슐리외: 우리가 살아 있는 것은 신을 경외하고 동료들과 아이리스를 지키기 위함이지 결코 다투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리슐리외: 부탁드립니다 알제리. 아이리스로 돌아오십시오. 같이 조국의 희망을 위해 온 힘을 다합시다.
 
알제리: 이미 한 번 배신했던 위선자 로열과 협력하라는 말이야?
 
알제리: 당신 말대로 아이리스와 비시아가 협력하면 했지 싸울 필요는 없어. 
 
알제리: 당신은 아이리스를 배신하고 로열에 붙었지. 하지만 다들 네 마음을 십분 헤아려 줄 거야.
 
알제리: 모두를 데리고 비시아로 와. 됭케르크를 포함한 모두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그게 네 속죄가 될 거야.
 
리슐리외: 변명하진 않겠습니다. 그 사건은 분명 제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알제리: 하고 싶은 말은 이게 다가 아냐. 아주르 레인은 더이상 그 대전 때의 아주르 레인이 아니야.
 
알제리: 철혈이 전부 옳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아주르 레인에는 없는 합리성이 힘이 될 거야.
 
알제리: ……당신 혼자만이라도 좋아. 호교기사의 이름을 걸고, 철혈이 당신에게 위해를 가하는 일은 없도록 할게.
 
알제리: 우리도 당신의 인도를 필요로 하고 있으니까.
 
리슐리외: 본국을 철혈에게 빼앗기고, 철혈의 대리인으로 전락한 성좌를 아이리스에 몸을 바친 자가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리슐리외: 철혈의 영향력을 제거하고 괴뢰 성좌를 정죄하여 아이리스를 독립시켜야만 모두의 힘을 하나로 합칠 수 있습니다.
 
리슐리외: 아이리스는, 그리 해야만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리슐리외: 이를 위해서라면 로열과 협력하는 것도 아깝지 않습니다.
 
알제리: ……후우. 서로 평행선을 달리는구나. 후후후.
 
리슐리외: ……네. 하지만,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알제리: 나도 마찬가지야. 싸우고 싶지 않은 마음은 같지만, 세상만사가 쉽게 풀리지가 않네.
 
알제리: 그럼 추기경. 부디 무운을 빌게.
 
축복을 빌며 비시아의 호교기사는 발걸음을 돌려 자기 진영으로 돌아갔다.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붉은 추기경은 조용히 배웅했다.
 
리슐리외: 언젠가, 다시 함께 다과회를 할 수 있기를…….
 
 
 
 ~14. 첫 전투
라 갈리소니에르: 기세를 꺾어놨다는 느낌?
 
알제리: 그래. 저쪽은 항복할 생각이 없으니까.
 
라 갈리소니에르: …농담이지? 뭐 됐어. 리슐리외네는 어땠어?
 
알제리: 하나도 안 변했어. 늠름하고, 자신을 굽히지 않고, 거대한 존재감을 발하는 카리스마.
 
알제리: 다른 애들은 멀리서밖에 못 봤지만 다들 건강해 보였어.
 
라 갈리소니에르: 로열이 괴롭히거나 하진 않은 모양이네. 다행이야.
 
라 갈리소니에르: ……리슐리외가 있으니까 그런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알제리: 그건 우리가 생각해봤자 별 수 없잖아? 아, 보클랭은 제 위치로 이동했나?
 
라 갈리소니에르: 완벽해. …근데 이전 배치하고 다르지 않아?
 
알제리: 맞아. 이 성당 덕에 이길 방법이 생겼어. 좀 더 조사할 필요는 있지만….
 
라 갈리소니에르: 아까 보여준 양산형을 강화하는 그거하고… 그 검은 「■■■■」 말하는 거야?
 
라 갈리소니에르: 그게 있다고 해도 혼자서는 무리야…. 괜찮겠어?
 
알제리: 괜찮아. 리슐리외하고도 얘기했고, 우리나 거기나 사력을 다해 싸울 생각은 없을 테니까.
 
알제리: 로열도 리슐리외가 지휘를 맡고 있는 이상 이상한 짓은 못 할 거야.
 
알제리: 자. 저쪽을 좀 더 유인해 올 테니까 대기 위치까지 이동 부탁해.
 
라 갈리소니에르: 네에네에. 너도 조심해, 알제리.
 
 
 
 ~15. 일시적 승리?
성당섬. 외부 해역.
 
…………!!
 
리슐리외: 주력함은 계속 포격하라! 소형함은 항공 공격대의 공격 표적을 지정하라! 신의 가호 아래 전 함, 전진!
 
리슐리외: (미안해요 알제리. 아무리 양산형을 강화했다고 해도 전면전에서 저희가 질 리가 없어요.)
 
리슐리외: 일러스트리어스 님. 베아른. 아까 말한 대로 알제리의 의장의 기관부를 노려서 무력화 시키세요.
 
일러스트리어스: 네. 성스러운 빛의 인도하심대로~ 후후훗.
 
베아른: 알겠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 님. 호위는 제가 맡겠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 …! 이 대공 포화는…!
 
베아른: 아무래도 건물에 숨겨진 대공포에서 발사되는 것 같군요. 보통 수단으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 어찌 이리도 두려운 상대인지….
 
리슐리외: 이대로 전선을 밀어붙입니다! 전세는 이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잔 다르크: 비시아 함대, 후퇴하기 시작합니다!
 
르 테메레르: 알제리 씨, 도망치는 거야?
 
로피니아트르: 진짜다. 다들 뿔뿔이…….
 
르 테메레르: 좋아, 속력을 내서 다 잡아버리자!
 
리슐리외: 알제리가 저리 쉽게 후퇴할 리가 없습니다. …이건 이쪽을 유인하려는 술수로군요.
 
르 테메레르: 그런 거야…? 우리가 우세한데….
 
포춘: 일러스트리어스 씨. 저희는 어쩌죠?
 
일러스트리어스: 잠시만요. 함재기로 한번 확인해 볼게요.
 
일러스트리어스: 후퇴하는 것 치고는 너무 질서정연합니다. 서둘러 전장에서 이탈하기는커녕… 소함대로 재편성하는 것 같아요.
 
일러스트리어스: 이쪽의 전력 분산을 꾀하고 있는 것도 같지만… 이대로 추격하시겠어요?
 
리슐리외: 병력은 적 측이 더 유리합니다. 우리가 전력을 분산시키면 오히려 방어 시설과의 연계로 각개 격파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 그럼 적 함대를 하나하나 추격할까요? 이제 성당까지 그리 멀지 않으니 일부를 성당 쪽으로 향하게 하는 것도….
 
잔 다르크: 리슐리외 님.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리슐리외: ……전 함, 진로를 성당 쪽으로 변경합니다.
 
리슐리외: 상대의 행적을 파악할 수 없으니, 작전 목표인 성당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도록 하죠.
 
리슐리외: 전위 함대도 추격하지 말고 물러서서 본대와 합류하십시오. 이제부터 성당을 목표로 이동하겠습니다.
 
리슐리외: (목적이 성당을 지키는 것이라면 이쪽의 움직임을 무시할 수는 없을 터. 알제리, 이야기는 거기서 끝맺도록 하죠.)
 
 
 
 ~16. 비밀
툴롱항. 과거.
 
르 테리블: 따뜻한 햇살, 가슴 속에 스며드는 바다와 땅의 냄새, 달콤하고도 사르르 녹는 됭케르크 씨의 수제 과자…….
 
르 테리블: 오늘 하루도 엘레강트하게 보낼 수 있겠네요.
 
로피니아트르: 테리블, 안녕하세요. 콜록콜록…. 죄송합니다. 테메하고 같이 해봤던 마술, 실패해버렸네요…….
 
보클랭: 미안! 그거 진짜로 농담이었어! 믿으면 안 돼! 타르투도 진짜 좀 봤으면 말렸어야지!
 
타르투: …아, 미안해요 보클랭. 방금 뭐라고 했나요?
 
보클랭: 아 진짜! 타르투 바보! 다른 사람들 도와주러 갈 거야!
 
르 테메레르: 콜록콜록…. 보클랭, 열심히 해~!
 
보클랭: 됭케르크 씨는 지금 주방에 있으려나? 응! 잠깐 다녀올게!
 
르 테리블: 하아아……….
 
라 갈리소니에르: 재밌어 보이는 모두와, 너무 한가해서 녹슬 것만 같은 나…….
 
라 갈리소니에르: 테리블. 리슐리외 어딨는지 알아?
 
알제리: 추기경이라면 분명 저쪽 테이블에…? 어라…?
 
르 테리블: 리슐리외 님이라면 교회에 가셨습니다.
 
라 갈리소니에르: 오, Merci~
 
라 갈리소니에르: 알제리, 나 좀 궁금한 게 있는데….
 
르 테리블: ………….
 
르 테리블: 이거, 너무 뜨겁지 않아요?
 
 
르 말랭: 저기 있는 건… 라 갈리소니에르 씨하고 알제리 씨군요. 안녕하세요.
 
라 갈리소니에르: 말랭이잖아! 다과회 안 갔었어?
 
르 말랭: 가고 싶었…, 엣헴! 아뇨. 저는 순찰 당번이어서 이번에는 불참하게 되었습니다.
 
르 말랭: 하지만 문제 없습니다. 제 몫은 테리블이 챙겨두었으니까요.
 
라 갈리소니에르: 그래? 모처럼 다들 모여 있는데 가서 노는 게 재밌지 않아?
 
알제리: 추기경은 이 안에 있니?
 
르 말랭: 리슐리외 님이라면……
 
장 바르: 언니는 본부에 출두했다. 볼일이 있다면 전해주지.
 
라 갈리소니에르: 장 바르? 아 별일은 아닌데. 다과회 주최자가 하도 안 돌아오니까 무슨 일 있나 해서.
 
장 바르: 그런가? 그럼 다과회로 돌아가서 편하게 있어라. 나는 다른 일 때문에 바빠.
 
라 갈리소니에르: 고마워 장 바르! 그럼 우린 돌아가자!
 
 
라 갈리소니에르: 홍차 달이는 실력은 여전하네. 난 이런 거 전혀 못하는데.
 
알제리: 침착하게 달이면 누구나 이 정도는 할 수 있어. 항상 덤벙대는 너는 조금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라 갈리소니에르: 그래? 뭐 딱히 내가 안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해주니까 상관없어.
 
알제리: 후후. 그래서 추기경을 찾던 이유는 뭐야?
 
라 갈리소니에르: 「그쪽 일」 하는 친구가 철혈에서 무언가 움직임이 있다고 그러대?
 
라 갈리소니에르: 그래서 상층부에 보고했더니 그 이상은 파고들지 말라고 했대.
 
라 갈리소니에르: 리슐리외라면 뭔가 알고 있으려나~ 해서. 뭐 그냥 궁금한 거지만.
 
알제리: ……「철혈과의 전쟁 발발 가능성」….
 
알제리: (별로 생각하고 싶진 않지만, 리슐리외하고 장 바르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지.)
 
라 갈리소니에르: 지금은 아직 평화롭지만 아마 조만간 재밌어지겠지? 자, 봐. 재밌는 초연 냄새도 나고.
 
알제리: 그건 로피니아트르가 하던 마술 때문 아니니? …한 잔 더, 할래?
 
라 갈리소니에르: 네에~
 
 
 
성당섬. 조금 전.
 
알제리: ……나도 참, 이 시국에 옛날 일이나 떠올리고 있다니.
 
알제리: 보클랭하고 라 갈리소니에르는 벌써 출발했으니 나도 얼른 준비해야지.
 
알제리가 방에서 나오려고 한 그때, 어느 인물이 문 앞에 나타났다.
 
가스코뉴: 호교기사 알제리. 본부에서 하달한 비밀 명령의 수신을 요함.
 
알제리: ……본부에서? 역시 너, 단순한 원군이 아니었구나.
 
알제리는 무표정한 소녀, 가스코뉴에게 작은 상자를 받았다.
 
정교한 장식이 들어가 있는 오래된 상자였지만, 어딘가 위화감이 느껴졌다.
 
알제리: (상당히 오래된 아이리스의 상자네…. 비시아 성좌의 장식은 나중에 덧붙여진 것 같고. 열린 흔적이 없는 걸 보면 이 아이도 안에 든 게 뭔지는 모르는 모양이지?)
 
상자를 여니 그 안에는 간단한 메모와 장치가 들어 있었다.
 
알제리: (성좌에서 내린 비밀 지령이라…. 대체 무슨…….)
 
알제리: …………!
 
 
 
 ~17. 성당 문
성당섬. 근해.
 
비시아 함대의 이동을 무시하고 아이리스와 로열의 연합 함대는 성당으로 향했다.
 
건물에 몰래 배치된 방어 시설을 피하면서 행군하느라 속도는 다소 느렸지만 결국 성당에 접근하는 데에 성공했다.
 
베아른: 급조한 소형 방어 시설이 밀집해 있군요. 성당의 요새화를 시도한 것 같습니다.
 
르 테메레르: 지금까지 있었던 지원 포격은 진심이 아니었다는 거야…?
 
베아른: 아뇨. 지금까지의 것도 포함해서 요소요소에 포합을 잘 설치하여 화력을 지극히 효율화했을 뿐입니다. 그나저나 수상 전력은 보이지 않네요….
 
르 테메레르: 우리가 성당을 점거하면 저쪽도 싸울 의미가 없어지겠지?
 
르 테메레르: 역시 알제리 씨, 진심으로 모두와 싸울 마음은 없는 거네….
 
잔 다르크: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만, 알제리 님 역시 성좌의 기사입니다. 그리 쉽게 무릎을 꿇지는 않을 겁니다.
 
잔 다르크: 게다가 철혈이 이 해역에 접근할 수 없다고 해도, 감시의 눈까지 없다고는 단언할 수 없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 하지만 우리의 접근을 허용하는 이유는 대체 뭘까요…. 아까 함대가 이쪽의 전력 분산을 노리고 있었다고 한다면 다음 방책도 있을 테죠.
 
일러스트리어스: ……나쁜 예감이 드네요.
 
리슐리외: …동감입니다. 성당의 방어 시설을 등에 업고 결사항전하면서 아까 흩어진 함대를 회항시켜 협공하는 전개도 생각해 봤습니다만
 
리슐리외: 그래도 이 거리에서 직접 교전하면 성당에 유탄이 날아갈 텐데요….
 
일러스트리어스: 리슐리외 님. 비시아 함대가…….
 
베아른: 드디어 나왔군요. 리슐리외 님 말씀대로 성당을 생각하면 여기까지가 한계겠죠.
 
리슐리외: 보클랭이 양산형을 이끌고 있군요. 전위 함대, 요격 바랍니다. 너무 깊이 쫓지는 마십시오.
 
리슐리외: 주력 함대는 이대로 전진하십시오. 성당에 닿으면 이 무의미한 싸움도 끝나겠지요.
 
일러스트리어스: 포춘. 제 호위는 괜찮아요. 나가서 아이리스 함대와 함께 싸우도록 하세요.
 
포춘: 아, 네!
 
잔 다르크: 리슐리외 님. 일러스트리어스 님. 나중에 뵙겠습니다.
 
리슐리외: 네. 조심하세요.
 
 
 
 ~18. 설득
보클랭: 흐흥! 이 보클랭 님이 이끄는 강화 비시아 무적 양산함 군단의 힘을 보아라!
 
잔 다르크: 보클랭 님이 이끄는 강화 비시아 무적 양산함 군단……! 이 얼마나 강력하고 무시무시한 상대인지…!
 
보클랭: 와왓!? 방금은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한 거니까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마! 내가 들어도 부끄럽다구…. 시무룩…….
 
잔 다르크: 아하하…. 그럼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이리스로 돌아오십시오! 우리가 서로 싸워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보클랭: 그, 그렇긴 하지만! 나도 비시아의 영예로운 호교기사니까 갑자기 “항복!” 이럴 수는 없단 말야!
 
보클랭: ……나도 싸우고 싶은 건 아니라구. 잔 씨야말로 돌아가! 그대로 뒤돌아서 해역에서 이탈하면 나도 쫓지 말라고 알제리 씨가 그랬어.
 
잔 다르크: …죄송합니다. 그건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저희도 역시 해야만 할 일이…….
 
보클랭: 으음 어떻게 하지………….
 
보클랭: 그래! 의장으로 싸우지 말고 깔끔하게 일기토로 승부를 내는 건 어때?
 
잔 다르크: 진검승부입니까? 좋습니다. 이 잔 다르크, 전력을 다해……
 
보클랭: 아냐 아냐! 내가 질 게 뻔하잖아…. 그냥 말해본 거야.
 
잔 다르크: 그렇습니까? 헤아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보클랭: 잔 씨니까 괜찮아! 아, 테메네도 공격해오고 있잖아?!
 
잔 다르크: 일기토가 아니라면 다시 평범하게 싸우겠습니다!
 
보클랭: 에에에엥!? 저, 전투 준비이~!
 
 
 
 ~19. 신뢰할 수 있는 동료들
보클랭: 이 대형구축함 보클랭, 쉽게 당할 거라고 생각하진 마! 피이!
 
로피니아트르: 제 「마법」을 완벽하게 회피했군요. 하지만 진짜는 지금부터예요…!
 
보클랭: 진짜가 나오면 위험해! 에에잇, 먹어라!
 
---!!
 
르 테메레르: 보클랭이 계속 거리를 두고 빙글빙글 돌고 있어서 의장의 동력부를 노리기가 힘들어!
잔 다르크: 우리 의도가 들통난 걸까요? 알제리 님께서 이미 수를 읽고 이런 배치를 취한 것 같습니다.
 
잔 다르크: (들통난 이상 어쩔 수 없죠. 양산형을 소탕하면서 보클랭을 포위합니다!)
 
잔 다르크: 모두 피해 상황을 보고하세요!
 
르 테메레르: 르 테메레르, 상태 양호! 엄청 경미한 손상이 몇 군데 있긴 하지만 괜찮아!
 
로피니아트르: 저도 괜찮아요. 전투 속행에 문제는 없습니다.
 
포춘: 포, 포춘…. 2번 포탑에 대미지가…. 동력부도 손상이…….
 
로피니아트르: 포춘 씨…….
 
잔 다르크: (이번 작전, 아이리스가 전위로 앞에 나와 있는데 손상은 로열 함에 집중되어 있다는 건 즉…)
 
포춘: 우으…….
 
르 테메레르: 보클랭, 어째서…?
 
잔 다르크: 리슐리외 님, 죄송합니다. ……전투 방침을 변경합니다! 급소를 피하는 것은 같습니다만 되도록 병장을 노리십시오!
 
로피니아트르: 로열 사람이라고 해도 다치면 안 되니까요…!
 
 
 
 ~20. 포춘
보클랭: 알제리 씨. 그게… 역시 나 혼자 전위 전원을 상대하는 건 무리야….
 
알제리: 무리인 건 알고 있어. 그러니까 회피에 전념하면서 로열 함만 집중적으로 공격해.
 
보클랭: 그렇게 하긴 할 텐데, 저쪽이 후퇴 안 하면 어떡해…?
 
알제리: 그때는 내가 지원할게. 아, 맞다. 잠수함 조심해.
 
보클랭: 잠수함? 요 근처에 비시아나 철혈 잠수함이 있어?
 
알제리: 그건 글쎄? 아무튼, 조심해.
 
보클랭: 응! 알제리 씨의 작전이니까 분명 잘 되겠지! 맡겨둬!
 
 
 
…………!
 
보클랭: (회피에 전념하고 있긴 한데 왠지 저쪽도 진심이 된 거 같은데!?)
 
보클랭: (로열 함만 공격하는 게 들켰나…. 저쪽한테는 로열이 우군이니까 역시 그냥 보고 있을 수는 없었겠지….)
 
보클랭: (에이, 모르겠다! 슬슬 알제리 씨가 「지원」 올 시간이니까 타이밍을 봐서 후퇴하자!)
 
로피니아트르: 이게 진짜 「마법」…이 아니라, 공격이야!
 
보클랭: (와왓!? 실수다! 알제리 씨의 작전을 생각하던 새에 피이가…!)
 
로피니아트르: 빗나갔네…! 보클랭, 왜 그러죠? 당신까지 타르투처럼 생각에 잠기다니….
 
보클랭: 아무것도 아냐! 슬슬 시간 다 됐으니까…… 에잇!
 
로피니아트르: 보클랭! ……이건….
 
잔 다르크: 연막 살포! 보클랭. 도망치는 건가요?!
 
보클랭: 그치만 못 이기겠는걸!
 
로피니아트르: 보클랭! 기다려요!
 
잔 다르크: 로피니아트르! 리슐리외 님께서 깊이 쫓지 말라고 하셨던 거 잊지 않았죠? 진형을 유지하세요!
 
르 테메레르: 결국 보클랭은 뭐하러 온 걸까….
 
잔 다르크: 모르겠네요. 리슐리외 님께서는 이미 성당으로 향하고 있고, 이쪽도 대미지가…… 아, 있군요.
 
포춘: 저, 저기…….
 
르 테메레르: 포춘, 다친 건 괜찮아??
 
포춘: 괘,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짐이 돼서 죄송합니다.
 
로피니아트르: 갑자기 왜 그러세요…?
 
포춘: 그, 그게…. 후드 님께서 비시아에게 심한 짓을 했었…었죠?
 
포춘: 주제넘은 말이지만 로열의 일원으로서, 그…
 
포춘: 모처럼 전투에 참가했는데 모두에게 보호만 받고…. 그리고, 다들 로열이 의심하고 있을 거라 생각할 테니까…….
 
포춘: 그,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은, 폐하도 로열도, 일러스트리어스 씨도 절대 여러분을 의심하고 있지 않아요…!
 
포춘: 모든 건 분명 함ㄹ…운명…일 거예요! 죄송합니다…!
 
잔 다르크: ………….
 
잔 다르크: 네. 알고 있습니다. 리슐리외 님도 분명 그것을 아시고 로열에게 협력을 구한 것이겠죠.
 
포춘: ……네에.
 
잔 다르크: 됭케르크 님께 일어난 일은 분명 로열에게 책임이 있고, 리슐리외 님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잔 다르크: 저희는, 이대로 멈추어 있을 수는 없습니다.
 
잔 다르크: 아이리스는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철혈에게 본국을 장악당한 상태로는 아이리스에게 미래란 없습니다.
 
잔 다르크: ……그러니 지금은 함께, 싸우도록 하죠.
 
포춘: 잔 씨……. 네!
잔 다르크: 비시아 함대는 퇴각했으니 슬슬 저희도 리슐리외 님께 돌아가도록 합시다…… 앗!?
 
 
 
 ~21. 신궁의 벽
성당섬. 근해.
 
리슐리외: 잔에게서 “보클랭 함대를 격파. 지금부터 합류하겠다.”라는 통신이 왔습니다.
 
리슐리외: 포춘을 노리는 동향이 보이긴 했지만 손상은 경미, 전투 속행에는 문제 없다는군요.
 
일러스트리어스: 후우……. 포춘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리슐리외 님.
 
일러스트리어스: 상대는 대체 무얼 노리는 걸까요…. 성당을 지키거나 우릴 격퇴하려는 것으로 보기에는 움직임이 너무나 난해하네요….
 
일러스트리어스: 혹 멘탈 유닛으로 강화된 양산형들도 성당과 무언가 관계가 있을까요?
 
리슐리외: (아까 베아른에게서 로열도 조사에 착수했다는 말을 듣기도 했었고…. 계속 숨기는 건 아무래도 힘들 것 같군요.)
 
리슐리외: 사실, 성당에는 우리 아이리스의 「비적」이……
 
리슐리외가 말을 꺼내려는 순간 성당섬을 중심으로 눈부신 빛이 나와 주변 해역에 쏟아졌다.
 
올려다보니 하늘에는 성당의 지붕처럼 생긴 빛의 돔이 주위를 뒤덮으면서 현란하고 장엄하게 빛나고 있었다.
 
일러스트리어스: 이건…… 아름답네요…….
 
그야말로 신의 위업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연합 함대는 이 불가사의한 현상에 시선을 빼앗겨 자기도 모르게 항행을 멈췄다.
 
리슐리외: 「신궁의 벽」. 성당 비적의 문헌에만 등장하는 신의 방벽…….
 
일러스트리어스: 저 성당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존재인 것 같네요….
 
일러스트리어스: 리슐리외 님. 어쩌면 비시아와 철혈은 이걸 노리고 성당을 손에 넣으려는 걸까요?
 
리슐리외: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정으로, 실존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리슐리외: (철혈의 기술로 비슷한 것을 만들어냈을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대체 왜….)
 
잔 다르크: 리슐리외 님. 이 벽은… 아이리스의 「신궁의 벽」은 실존하는 것이었습니까?! 진로가 완벽하게 막혔습니다!
 
리슐리외: 진정하세요 잔 다르크.
 
잔 다르크: 아, 네! ……어수선한 모습을 보여 죄송합니다.
 
리슐리외: 분명 「신궁의 벽」은 아이리스의 문헌에 존재하며, 이를 재현하려는 계획 또한 존재했었을 지도 모릅니다.
 
리슐리외: 하지만 저희가 알고 있는 한, 그러한 병기의 존재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지금은 외관에 미혹되지 말고 현 상황을 따져야 할 때입니다.
 
리슐리외: 「신궁의 벽」에 절대 접촉하지 마십시오. 침착하게 성당으로 향하는 길을 찾읍시다. 거기서 합류하도록 하죠.
 
잔 다르크: 네! 알겠습니다!
 
리슐리외: 「신궁의 벽」이 전개되면, 다음 비적 역시 나타난다고, 전승에는 적혀 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 그건 대체 어떤…?
 
리슐리외: 네. 분명 「신의 빛이 모든 것을 태워버린다」라고 쓰여 있습니다만…. 지금 상황으로 미루어 보건대 결코 그런 일은 없으리라고 단언할 수는 없겠군요.
 
일러스트리어스: 「신의 빛이 모든 것을 태워버린다」….
 
리슐리외: 즉 전멸, 입니다.
 
 
 
 ~22. 비적 탐색
베아른: 리슐리외 님. 알제리 님의 함대가 접근 중입니다.
 
리슐리외: 이 벽이 알제리의 전술의 일부라고 한다면, 전위 함대를 보클랭이 유인해내고, 본대를 공격할 속셈이군요.
 
일러스트리어스: 전위 함대가 없는 지금은 확실히 저쪽의 승산이 높습니다.
 
리슐리외: 라 갈리소니에르도 저 함대에 있습니까?
 
베아른: 보이지 않습니다.
 
베아른: 양산함 사이에 섞여 있거나, 어딘가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게 그런 종류의 일을 하는 놈들의 특기니까요.
 
일러스트리어스: 리슐리외 님. 저희 항공모함이 무력화되면, 방어 시설과 싸울 때 불리해져요.
 
리슐리외: 네. 알제리도 그런 상황을 노리고 있겠죠.
 
리슐리외: 알제리의 요격은 제가 맡겠습니다. 항모는 그대로 거리를 유지하면서 함재기로 지원해주십시오.
 
리슐리외: 다만, 항모 호위 함대가 있다고는 해도 급습당하면 전력적으로 불안해질 터입니다.
 
리슐리외: 베아른. 만일을 위해 색적기를 더 날려서 「신궁의 벽」에 접촉해 보십시오. 알제리는 분명 다른 수를 남겨뒀을 겁니다.
 
전승과 정보를 잘 음미하면서 리슐리외는 마음속으로 모든 가능성에 대한 대책을 세워나갔다.
 
 
 
 ~23. 빛가림
성당섬. 근해.
 
베아른: 리슐리외 님의 함대가 알제리 님의 함대와 접촉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 강화된 양산함의 내구도가 상당해서 별로 전력을 줄이지 못했네요….
 
베아른: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전에 출현한 양산함보다 확실히 강도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일러스트리어스: 이 멘탈 유닛의 힘도, 아이리스 성당의 비적의 일부일까요.
 
베아른: 글쎄, 어떨는지요. 적어도 제가 아는 한, 그런 비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 (폐하께서도 멘탈 유닛은 미지의 존재라고 하셨죠…. 아이리스와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는 비슷하네요.)
 
라 갈리소니에르: 비적이 궁금하면 성당까지 안내해줄까?
 
베아른: 라 갈리소니에르…!
 
라 갈리소니에르: 안녕~ …어? 별로 놀라지 않네.
 
라 갈리소니에르와 양산함의 출현에 베아른 일행은 경계 태세를 취했지만, 그다지 당황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베아른: 당연하죠. 그나저나 제가 날린 색적기는 빛의 벽을 통과할 수 있었지만, 일러스트리어스 님의 함재기는 「무언가」에 가로막혔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 즉 이 벽은 「통과시키고 싶은 것만 통과시킨다」라는 거로군요.
 
라 갈리소니에르: 벌써 거기까지 파악한 거야~? 역시 리슐리외야! 뭐 그 말대로 「신궁의 벽」은 통과시키고 싶은 존재만 통과시켜.
 
라 갈리소니에르: 1, 2, 3……. 알제리의 예상대로 남은 호위 함대는 몇 없네.
 
라 갈리소니에르: ……즉 나한테는 지금이 항모를 쳐부술 적기라는 거지?
 
라 갈리소니에르: 그럼~ 나하고 같이…… 즐겨보자!
 
 
 
 ~24. 격퇴
라 갈리소니에르의 돌격으로 항공 함대는 큰 피해를 받고 제공권을 잃는다.
 
……알제리의 계획에 따르면 그렇게 될 터였다.
 
하지만…….
 
라 갈리소니에르: 제길… 엄호기가 왜 이렇게 많은 거야!
 
베아른: 리슐리외 님의 감이 맞았군요. 접근은 허용하지 않겠습니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엄호기 편대로 인해 비시아의 양산함은 차례차례 불기둥이 되었다.
 
라 갈리소니에르: 알제리…,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면 될지 안 알려줬잖아….
 
라 갈리소니에르: …이제와서는 별 수 없지. 이렇게 된 이상 되는 대로 즐겨보자고!
 
베아른: 아직 계속할 셈입니까?
 
일러스트리어스: 라 갈리소니에르 씨. 더 이상 싸워도 이기지 못할 텐데 왜…….
 
라 갈리소니에르: 응? 그치만 재밌잖아. 그리고 가능하면 항모를 무력화시키라고 알제리가 그랬으니까.
 
라 갈리소니에르: 뭐 서로 가라앉지 않을 정도로만 재밌게 즐겨보자고! 자아!
 
베아른: 아, 또 폭주하기 시작했네요…….
 
라 갈리소니에르: 일러스트리어스 씨라고 했나? 우선은 너하고 놀아볼까!!
 
일러스트리어스: …………꺅!
 
통신기: …………!
 
알제리: 라 갈리소니에르!
 
리슐리외: 일러스트리어스 님!
 
라 갈리소니에르: 알제리? 왜 그래?
 
알제리: 왜 그러냐니, 기습에 실패했으면 얼른 철수해야지! 상대하고 동반 자살할 셈이야?
 
라 갈리소니에르: 뭐야 그게…. 죽을힘을 다해서 항모를 쓰러트리라는 뜻 아니었어?
 
알제리: 그래 그래. 얼른 「신궁의 벽」을 통과해서 돌아와. 아직 승산은 있으니까 쓸데없이 전력을 낭비해선 안 돼.
 
라 갈리소니에르: …그렇대. 일러스트리어스. 베아른. 나중에 봐.
 
일러스트리어스: …….
 
라 갈리소니에르는 몇 척 안 남은 양산함과 함께 「신궁의 벽」을 지나 전장에서 이탈했다.
 
리슐리외: 일러스트리어스 님. 베아른. 일단은 쫓지 말고 합류하도록 하죠. 알제리와의 결전의 때가 가깝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 네, 알겠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 리슐리외 님도 분명 아이리스 사람들 때문에 고생하고 계시겠군요… 후후후.
 
 
 
 ~25. 퇴각
성당섬. 근해. 항모 함대의 전투로부터 반 시간 후.
 
알제리: 「신궁의 벽」의 구조를 이렇게 빨리 간파하다니 대단한데? 덕분에 이쪽 계획도 크게 어긋났는걸.
 
리슐리외: 라 갈리소니에르…. 당신이라면 그 아이를 그렇게 쓸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리슐리외: 엄호기 편대도 호위 함대의 전력이 불안하니까 붙여준 것 뿐입니다. …당신의 전력이 이쪽보다 몇 단계 아래이기 때문에 나온 계책에 지나지 않습니다.
 
알제리: 그렇단 거지. 후후. 정말 어쩔 수 없네.
 
리슐리외: 열심히 하셨군요, 알제리.
 
알제리: 그래. 나름대로 노력했어.
 
알제리: 하지만 전력 차는 결국 어쩔 수 없었네. 특히 항공 전력. 가뜩이나 아이리스의 항공모함은 적으니까.
 
리슐리외: 철혈이 없었다면, 어쩌면 우리가…….
 
리슐리외: 알제리. 당신은 알고 있겠죠. 아이리스가 언제까지고 철혈의 밑에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알제리: 비시아 성좌의 호교기사로서 사명을 다할 뿐이야. 지금은.
 
리슐리외: 알제리…….
 
알제리: 전 병력을 성당 앞에 집결시키겠어. 어느 쪽이 옳은지 거시서 정하자?
 
 
 
 ~26. 결의
아이리스 성당.
 
일러스트리어스: 여기가 아이리스 성당…. 아름답고 신성한 분위기지만, 어쩐지 아이리스에 있는 것과는 좀 다르네요.
 
리슐리외: 네. 지금은 비시아 성좌가 관리하고 있으니 색조도 붉은색에 가깝군요.
 
베아른: 알제리 함대가 양산함과 함께 저쪽에서 집결하고 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 드디어 결전의 때…….
 
일러스트리어스: 알제리. 보클랭. 그리고 라 갈리소니에르…. 철혈의 함대는 없군요.
 
리슐리외: 여길 빠져나가면 성당에 돌입할 수 있으니 그녀들은 모든 병력을 이곳에 투입할 것입니다. 이를 생각해보면….
 
일러스트리어스: 오기로라도 비시아만으로 성당을 사수할 생각이군요.
 
리슐리외: 네. 만일 철혈의 예비 전력이 기다리고 있다면, 서로 총력전을 행하는 단계에서 이쪽의 색적에 걸려들지 않을 수가 없겠죠.
 
일러스트리어스: ……하지만 역시 전력이 너무 적지 않나요? 이런저런 준비를 했을 테지만 그래도….
 
잔 다르크: 일러스트리어스 님. 적을 얕잡아 볼 생각은 없습니다만, 저는 상대가 오기로 싸우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잔 다르크: 뭔가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것을 추측하는 것보다 적의 무력화에 집중합시다.
 
잔 다르크: 아이리스와 비시아. 서로 싸워야 할 이유는 없지만, 저쪽이 일전을 벌일 각오로 왔다면 우리도 최악의 사태를 대비해야 합니다.
 
리슐리외: 우리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잔 다르크: ……미카엘 님. 부디 잔에게 이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리슐리외: 마지막으로 알제리를 만나러 가겠습니다.
 
잔 다르크: 리슐리외 님….
 
리슐리외: 설령 진심으로 싸운다고 해도, 상대의 진의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겠지요. 이는 같은 신을 섬기는 우리의 의무입니다.
 
잔 다르크: 네. 낭보를…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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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가까이서 보니 엄청난 함대네.
 
알제리: 나도 큰 함대를 통솔해 보고 싶다… 라고 하면 아무래도 역시 너무 아이 같겠지?
 
알제리: …….
 
알제리: 자. 기다렸어, 추기경. …어머?
 
리슐리외: 알제리, 보클랭, 그리고 라 갈리소니에르. 그대들은 잘 싸웠다!
 
리슐리외: 방어 시설의 활용, 적의 전력을 분산시키기 위한 계책, 그리고 무엇보다 그 용맹한 기세는 모두의 마음을 울렸다!
 
리슐리외: 아이리스의 동포들이여! 그대들에게 남아 있는 것은 이 성당의 입구 뿐! 이제는 그 어떠한 전술, 전법이라 하여도 역전하기 힘들다!
 
리슐리외: 아이리스의 동포들이여! 우리는 싸울 필요가 없다! 우리는 아이리스의 적 이외에 그 어떤 적도 두어선 안 된다!
 
리슐리외: 아이리스의 동포들이여! 우리의 기치 아래 모여라! 함께 손을 잡고, 신의 인도를 따라 조국의 재흥을, 빛나는 미래를 쟁취하자!
 
알제리: …………리슐리외 님. 역시 당신은 아이리스를 이끌기에 합당한 존재야.
 
알제리: ……하지만, 우리도 오기…아니, 사정이라는 게 있어.
 
리슐리외: ………….
 
알제리: 자유 아이리스 교국의 추기경, 리슐리외에게 우리 비시아 호교기사단의 회답을 전한다!
 
알제리: 우리는 같은 아이리스의 영광을 떠안은 몸이지만, 이미 길은 갈라졌으며 더는 같은 미래에 도달할 수 없다!
 
알제리: 영예로운 아이리스를 잇는 호교기사가 충의를 맹세하는 것은 오로지 우리의 조국 뿐. 외적과 결탁한 자에게 무릎을 꿇는 것은 언어도단!
 
알제리: ……비시아에게 항복했을 때부터 기사인 우리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다!
 
알제리: 성좌로부터 대명을 받은 이상, 우리는 물러서지 않고, 아첨하지 않고, 배신하지 않고, 주저하지 않고,
 
알제리: 신의 첨병으로서 긍지를 가지고 전력을 다하여 여기서 모든 외적을 격파한다!
 
알제리: ……이상. 후후후, 이걸로 됐겠지?
 
리슐리외: …………후우.
 
알제리: 비시아 성좌 함대 전원에 고한다! 호교기사 알제리의 지휘 아래 아이리스·로열 함대를 요격하라!
 
알제리: 이 압도적인 열세를 뒤집고 우리의 지혜, 결의, 그리고 힘을 【맹우들에게】 보여주자!
 
알제리: 전 함, 전투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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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는 그야말로 일방적이었다.
 
서로 처음으로 전력을 다한 전투였다지만, 전력 차는 뚜렷했고 승기가 넘어가는 일도 없었다.
 
방어 시설의 원호는 허망했으며 양산함 대부분은 완전히 침묵했다.
 
남은 비시아의 세 함선, 알제리, 라 갈리소니에르, 보클랭은……
 
라 갈리소니에르: 음… 역시 안 되나…. 알제리,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보클랭: 어, 어쩌자니…. 이렇게 많은 인원한테서 도망칠 수 있을 리가……
 
라 갈리소니에르: 그게 아냐. 저쪽이 아이리스 뿐이라면 몰라도 로열도 있잖아.
 
라 갈리소니에르: 혹시 모르지. 가라앉을 각오도 해야겠지?
 
알제리: ………….
 
라 갈리소니에르: 알제리. 어이~ 듣고 있어~?
 
보클랭: 응? 일러스트리어스가 이쪽으로 오는데…?
 
라 갈리소니에르: 뒷맛이 나쁘네 이거…. 됭케르크 때하고 같으면 죽어도 재미없는데….
 
라 갈리소니에르: 역시 죽을힘을 다해서 적어도 로열 함 몇 척 정도는 황천으로 보내주는 게……응?
 
 
 
 ~27. 빛의 기도
일러스트리어스: 지금부터 제가 드리려는 말, 물론 비시아 분들은 납득하지 못하시겠지만, 그래도 들어주세요.
 
일러스트리어스: 폐하…… 로열을 대신해서 사죄드립니다.
 
일러스트리어스: 캐터펄트 작전이 있었던 그날…. 본부의 지시가 있었긴 했지만, 저희는 선택해야만 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 철혈의 행동을 묵인하고, 위험한 세이렌 기술이 아이리스를 집어삼키는 것을 좌시하여 아이리스의 미래를 하늘에 맡길 것인지,
 
일러스트리어스: 저희의 「인자」에 따라 사람의 천성을 배신하고 미움받는 결단을 해서라도 비시아의… 아이리스 사람들을 다치게 할 것인지.
 
일러스트리어스: 여러분께서 보시기엔 그런 강요가 설령 어떤 결과를 가져오든지 간에 불합리하며, 결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겠죠.
 
일러스트리어스: 그럼에도… 저희는 결단을 내려야 했습니다. 아주르 레인의… 사람들이 미래를 위해서.
 
일러스트리어스: 하지만 한 가지 알아주셨으면 하는 게 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 후드 님도, 아크 로열 님도, 그 자리에 있었던 로열 전원, 그리고 폐하께서도…… 「미안하다」며 가슴 아파하셨습니다.
 
슬프지만 결의가 담긴 목소리로 일러스트리어스는 비시아 3인을 향해 말한 뒤, 크게 고개를 숙였다.
 
라 갈리소니에르: 뭐랄까……. 예상 밖의 전개네.
 
라 갈리소니에르: 너 임마! 메르 엘 케비르나 카사블랑카에 가서 직접 모두에게 사과하고 와!
 
라 갈리소니에르: …라고 말하고 싶긴 하지만, 솔직히 우리도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고… 그치?
 
라 갈리소니에르: 보클랭하고 알제리가 아무 말도 안 할 거면 내가 말하고 올게.
 
라 갈리소니에르: 일단은, 마음은 고마워. ……이걸 모두에게 전하면 쓸데없는 싸움도 줄어들까? 재미는 없겠지만.
 
라 갈리소니에르: 다음으로, 사과는 안 받을 거야. 그건 됭케르크나 장 바르한테 해야 할 말이잖아?
 
라 갈리소니에르: 그러면 이제 어쩌지…. 알제리, 그 뭔지 모르겠는 「검은 큐브」 말야. 안 쓰는 게 좋지 않았을까?
 
알제리: ………후후후후후…….
 
라 갈리소니에르: 알제리? 왜 그래? 상태가 이상한데?
 
알제리: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하늘에 계신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라 갈리소니에르: 알제리, 야, 너 진짜 괜찮아? 보클랭까지 얼어붙었다고?
 
마치 주위 상황을 완전히 무시하는 태도로 알제리는 「기도」를 계속했다.
 
알제리: “나라가 임하오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짐과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그 「기도」에 호응하여 성당의 빛이 알제리의 몸에 모였다.
 
잔 다르크: 이건…… 대체……!
 
알제리: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전장이 정적에 휩싸였다.
 
그 자리에 있는 함선 전원의 시선은 알제리가 들고 있는 상자에 못박혀 있었다.
 
알제리: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리슐리외: ……설마, 저건……!
 
리슐리외: 알제리! 그 이상 「비적」의 힘을 사용하면 안 됩니다!!
 
목소리는 닿지 않았다.
 
알제리: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리슐리외: 라 갈리소니에르! …알제리를 멈추세요! 저 상자를 그녀의 손에서 빼앗아요!!
 
라 갈리소니에르: ……네!
 
라 갈리소니에르가 움직이는 것보다 빨리, 알제리를 감싸고 있던 눈부신 빛이…… 폭발했다.
 
알제리: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리슐리외: ………다들 충격에 대비하라!
 
알제리: “…………”
 
 
강렬한 빛으로 인해 바다도, 하늘도, 성당도 하얗게 물들어, 아무것도 없는 하얀 세계가 되었다.
 
그리고, 백지로 변한 세계에 검은 먹이 한 방울 떨어졌다.
 
검은 점은 순식간에 커져서 그 자리에 있던 「그녀」를 박막처럼 뒤덮었고, 그리고…….
 
두 번째 충격.
 
이번에는 검은 빛이 흰색을 몰아내고, 유린하고, 뒤섞여 세계를 혼란시켰다.
 
검보라색으로 변한 성당을 등지고, 비시아의 호교기사가 이 자리에 군림했다.
 
 
 
 ~28. 신의 깃발 아래
알제리?: “거짓, 배신, 위선, 전부 변하지 않아……”
 
알제리?: “불신하는 자에게 심판을, 불의한 자에게 단죄를, 부정한 자에게 신의 불꽃에 의한 파멸을”
 
알제리?: “믿는 자에게 구원을, 의로운 자에게 은혜를, 신성한 자에게 각성과 진화를”
 
알제리?: “이제는 관찰도 실험도 불필요. 쐐기를 뽑고, 닻을 올리고, 연산된 미래로 인도를……”
 
알제리?: “이는 즉, 제2의 비적……”
 
리슐리외: 둘 다 알제리한테서 떨어져!!
 
보클랭: 히, 히이익!?
 
라 갈리소니에르: 알겠어! 이건 좀 재밌겠…지는 않고 위험한 상황 같네….
 
일러스트리어스: 알제리 님의 식별 신호가…. 철혈의 비스마르크 때와 똑같아…….
 
일러스트리어스: 저 검은 멘탈 큐브와 같아요!
 
리슐리외: 검은 멘탈 큐브…. 저게 성당에 숨겨져 있던 「비적」의 정체였다는 건가…!
 
리슐리외: (예전에 있었던 철혈과 아이리스, 사디아 간의 삼방 교섭에서 철혈이 일부 기술의 공여를 약속했었죠.)
 
리슐리외: (사디아가 받은 것은 세이렌 기술의 양산함이었다고 들었습니다만, 비시아는 아무리 본부와 심판정을 이용해도 그 정체를 알 수 없었습니다.)
 
리슐리외: (그걸 알아낸 것은 얼마 전, 장 바르의 안부를 확인했을 때 르 팡타스크급 아이가 가져온 정보…….)
 
리슐리외: 성당의 「비적」에 철혈에게 받은 기술 공여의 성과물, 「큐브」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는 터무니없이 위험하다.)
 
리슐리외: …………이야기가 들어맞는군요.
 
리슐리외: 일러스트리어스 님. 저 상자는 「비적」이 아니라 「비적」을 실현할 수 있는, 철혈에게서 받은 「멘탈 큐브」입니다.
 
리슐리외: 비스마르크 님…. 자세한 사항은 모르지만, 만약 그때와 같이 저 큐브가 위해를 불러오는 거라면, 알제리를 반드시 멈춰야만 합니다.
 
리슐리외: 이 성당에 전승되는 「비적」을 실현할 수 있다고 한다면, 다음은 모든 것을 불태우는 「제3의 비적」이 올 터…!
 
베아른: ……「비적」이 여기까지 쓰일 줄은 몰랐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 하지만 비스마르크 님 때는 어쩔 수 없이 저희가 그분을 침몰시켜야만 했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 그런 비극이 알제리 님께도 한 번 더 되풀이되어야 하는 걸까요….
 
리슐리외: ……그렇다면 대신 성당을 파괴하십시오. 저 검은 큐브가 모두 「비적」에 기초하고 있는 거라면
 
일러스트리어스: 성당을 파괴하면 「비적」의 재현도 멈추고 알제리 님도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다는 건가요…?
 
리슐리외: 네. 어디까지나 추측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리슐리외: 성당을 파괴하는 것 자체는 힘으로 어떻게든 되겠지만, 저 「신궁의 벽」, 그리고 알제리까지 우리를 방해한다면……
 
…………!
 
규격 외의 포격이었다. 이미 검은 빛에 휩싸여 더는 알제리라고 생각되지 않는 거대한 힘을 휘두르는 무언가가, 아이리스·로열 연합 함대를 공격했다.
 
라 갈리소니에르: 알제리?!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반칙이잖아!
 
라 갈리소니에르: 리슐리외. 우리는 뭘 하면 돼? 알제리를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다 같이 손잡고 사이좋게 저세상 행이야!
 
리슐리외: 제가……
 
잔 다르크: 알제리 님의 시선은 제가 끌겠습니다! 리슐리외 님과 나머지 분들은 성당에 화력을 집중하십시오!
 
리슐리외: 잔!? 혼자서는 위험합니다! 적어도 베아른도 같이…
 
잔 다르크: ………….
 
잔 다르크: 지금 알제리 님은 그 검은 큐브의 힘에 삼켜진 것처럼 보입니다. 여기 있는 전원을 쓰러트리지 않는 한 그녀의 움직임도 멈추지 않겠죠.
 
잔 다르크: 이 사악한 힘을 휘두르는 그녀는, 분명 진실된 그녀가 아닙니다!
 
잔 다르크: “한번 뿐인 인생. 그것이 우리가 가진 인생의 전부입니다.”
 
잔 다르크: 리슐리외 님께서 저희에게, 알제리 님의 인생을 희생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올바른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잔 다르크: 그러니 저도, 그 길 앞에 있는 빛으로 모두를 인도해야만 합니다!
 
잔 다르크: 제 「이름」에 담긴 마음처럼, 빛이 되어 알제리 님을 감싸고 있는 어둠을 쫓아내겠습니다!
 
리슐리외: 잔!
 
잔 다르크: 괜찮습니다 리슐리외 님! 저는 두렵지 않습니다! 신께서 항상 저와 함께 하시니까요!
 
깃발을 높이 들고, 아이리스의 소녀 기사가 빛이 되어 어둠을 향해 돌진했다.
 
 
 
 ~29. 빛 너머
잔 다르크: 알제리 님, 정신 차리십시오!
 
알제리: 콜록콜록……. 난 대체……. 여긴…….
 
잔 다르크: 알제리 님. 제가 누군지 아시겠습니까?
 
알제리: 잔…다르크? 응, 알겠어. 아까부터 계속 귓가에 대고 소리쳤잖아.
 
알제리: …어쩐지, 긴 꿈을 꾼 것만 같아.
 
잔 다르크: 다행입니다. 비록 어둠 가운데 있었지만, 당신은 계속 빛을 향해 손을 뻗고 있었습니다.
 
알제리: ……심하게 다쳤네.
 
잔 다르크: 걱정 마십시오. 항구로 돌아가 휴식하면 바로 나을 겁니다.
 
라 갈리소니에르: 알제리! 걱정했잖아! 살아서 다행이야!
 
보클랭: 성당 천장이 무너져 내릴 때 알제리도 갑자기 쓰러져서 깜짝 놀랐어! 다시는 못 만나는 줄 알았단 말야….
 
알제리: 너희도 무사했구나.
 
알제리: 근데 왜 다들 추기경 옆에 있는 거야?
 
라 갈리소니에르: 아아! 그게 뭐랄까… 긴급 사태였잖아? 잠깐 같이 싸운 거야.
 
라 갈리소니에르: 뭐 성당은 지키지 못했지만 아주르 레인이 점거하기 전에 파괴됐으니까 의리는 지킨 거 아닐까?
 
라 갈리소니에르: 알제리도 너덜너덜하잖아. 그러니까 인질 때문에 부득이하게 아주르 레인의 포로가 되었다… 라는 것도 괜찮지 않아?
 
알제리: 하아아, 그래…. 그것도 나쁘진 않겠네.
 
라 갈리소니에르: 재밌을 거 같으니까 그럼 이걸로 결정! 리슐리외, 지금부터는…
 
알제리: 아, 그건 잠깐 기다리는 게 좋을걸?
 
라 갈리소니에르: ……응?
 
…………!
 
폐허가 된 성당 건너편에서 갑자기 포격이 날아왔다.
 
가스코뉴: 리슐리외급 4번함, 가스코뉴. 지원 전투 모듈 작동 개시.
 
가스코뉴: 알제리, 라 갈리소니에르, 보클랭 3인에게 남서 방향으로 탈출을 제안. 후미는 가스코뉴가 담당한다.
 
 
 
 ~30. 강철 기계 전함
리슐리외: 리슐리외급…… 4번함?
 
가스코뉴: 가스코뉴. 비시아 성좌 소속 리슐리외급 4번함. 또는 가스코뉴급 1번함.
 
베아른: 리슐리외급 4번함이 있었을 줄이야…. 부끄럽습니다만 처음 듣는군요.
 
리슐리외: 존재하지 않을 함선이… 어떻게 여기에?
 
알제리: 대단한 일도 아니잖아? 로열도 유니온도, 그리고 북방연합의 소비에츠카야 로시야도 그렇잖아?
 
일러스트리어스: …………그, 그런가요?
 
알제리: 핵심은 아주르 레인도 레드 액시즈도 똑같다는 거야.
 
알제리: 보클랭, 라 갈리소니에르. 미안하지만 오늘은 이만 철수하자. 가스코뉴는 뭐랄까…. 거짓말을 못하거든.
 
리슐리외: ………….
 
보클랭: 대위기에서 지원군에 도움으로 대탈출! …은 아닌 것 같지만. 응.
 
라 갈리소니에르: 성좌가 다 지켜봤으니 어쩔 수 없네~ 방금 이야기는 역시 없었던 걸로! 다음에 또 같이 재밌게 놀아보자?
 
리슐리외: 기다리세요!
 
…………!
 
가스코뉴: 퇴각 행동에 대한 방해는 적대 행위로 간주함. 대함 전투 모듈의 기동을 경고.
 
리슐리외: 르 테메레르, 로피니아트르, 그리고 포춘. 부탁합니다! 저들을 쫓으세요!
 
3인: 네!
 
일러스트리어스: 리슐리외 님! 저도 가겠습니다!
 
리슐리외: 일러스트리어스 님, 저희는 가스코뉴를 멈추는 데 집중하죠!
 
일러스트리어스: 네! 함재기, 발진합니다!
 
가스코뉴: 가스코뉴. 대함 전투 모듈로 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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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코뉴: ………….
 
베아른: 시간은 벌었군요. 전위 함대는 어떻게 됐을까요….
 
리슐리외: 그건 나중에 생각하죠. 지금은 전위 함대가 알제리 일행을 데려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가스코뉴: 작전 시간, 종료.
 
통신기: ………….
 
로피니아트르: 리슐리외 님, 죄송합니다. 잠수함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로피니아트르: 적의 어뢰가 너무 빨라서 항적도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이대로는 알제리 씨를 쫓을 수 없어요…!
 
잔 다르크: 죄송합니다. 제 능력이 부족해서……!
 
일러스트리어스: 항적이 보이지 않고 빠른 어뢰…. 설마 중앵의 「산소 어뢰」일까요?
 
베아른: 레드 액시즈의 원군은 없었다고 하셨죠. 그건 아닐 겁니다.
 
리슐리외: 전위 함대. 돌아오십시오.
 
로피니아트르: 네…….
 
가스코뉴: ………….
 
가스코뉴: 자유 아이리스 교국 추기경, 리슐리외에게 전언.
 
가스코뉴: ……엘레강트한 스파이로부터.
 
리슐리외: 엘레강트한 스파이…?
 
가스코뉴: “장 바르가 회복했습니다. 알제리 일행은 무사히 바래다주고 아이리스로 향하겠습니다. 여동생 분은 잘 부탁드립니다.”
 
가스코뉴: 전언 종료.
 
리슐리외: ………후우…….
 
리슐리외: 가스코뉴. 왜 방해하는 거죠?
 
가스코뉴: 임무의 우선 순위. 알제리 일행의 지원, 전언보다 높다고 판단.
 
리슐리외: …………큭.
 
잔 다르크: 장 바르 님, 무사히 회복하셨군요……. 다행이다….
 
일러스트리어스: 실은 로열도 장 바르의 행방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만. 죄송합니다.
 
일러스트리어스: 얼른 리슐리외 님께 알려 드릴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리슐리외: 아뇨. 상황은 아직 그렇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장 바르는 아직 철혈에 있으니 알제리도……!
 
가스코뉴: ………….
 
가스코뉴: 가스코뉴, 작전 완료. 이 해역에서 더 이상의 체류는 불필요하다고 판단.
 
리슐리외: 가스코뉴! 장 바르는… 장 바르는 언제 비시아로 돌아오는 겁니까!
 
질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이, 무표정의 소녀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경쾌한 몸놀림으로 전장에서 이탈했다.
 
잔 다르크: 정체를 모르는 상대에게 따져 봐도 모르는 법이지요….
 
리슐리외: 후우…. 다들, 돌아갑시다.
 
일러스트리어스: 결국 이대로 성당을 방치할 수밖에 없는 건가요….
 
일러스트리어스: (리슐리외 님께서 말하신 성당의 「비적」…. 돌아가면 확인해 봐야겠어요.)
 
일러스트리어스: 저 가스코뉴라는 분은 왜 저희와 알제리 님의 싸움이 끝나고 나서야 끼어든 걸까요? 게다가 성당이 파괴되었는데도 동요하는 기색도 없고….
 
리슐리외: 저도 모르겠습니다.
 
리슐리외: 비시아 상층부의 의도일수도 있고, 알제리나 장 바르의 입장을 염려하고 있던 걸지도 모르죠.
 
리슐리외: 스스로 자매함이라고 칭하긴 했지만,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로는 그녀의 신상을 판단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리슐리외: 테리블이 이 이야기에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만….
 
베아른: 네. 이제 검은 멘탈 큐브를 알제리 님의 손에 쥐어준 흑막을 조사해 봐야겠군요.
 
일러스트리어스: 맹우를 실험의 제물로 삼다니…. 그 비스마르크 님께서 지시했다고는 상상하기 힘드네요.
 
잔 다르크: 혹시 비시아나 철혈 함선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얽혀 있을 가능성은 없습니까?
 
리슐리외: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본국을 빼앗겼음에도 철혈과의 친교를 끊지 않았던 시점에서 상층부의 타락은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리슐리외: 철혈… 아니, 레드 액시즈에서 이탈하지 않는 한, 다들…….
 
리슐리외: …….
 
리슐리외: ……다들, 작전 수고 많으셨습니다.
 
일찍이 아이리스의 권위의 상징이었던 남쪽의 성당.
 
화려한 하얀 벽은 이제 잔해가 되었고, 현란한 돔은 더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다시 평화에 잠긴 남쪽 바다에서 조용하게 아이리스의 역사와 미래를 말해주고 있다.
 
싸우기 위해 태어난 그녀들의 결말을 상징하는 것인지, 아니면 잔해 위헤 싹트는 새로운 성자의 발자취인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리슐리외: 장 바르……. 보고 싶어.
 
 
???: 리슐리외…… 언니…….
 
 
 
 ~31. 저쪽의 시선
성당섬. 외부 해역.
 
르 테메레르: 알제리 씨! 기다려~!
보클랭: 흐음, 역시 아이리스로 돌아갈까! …아니 그럼 안 되겠지?
 
라 갈리소니에르: 가스코뉴가 열심히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데 안 될 소리지. …거기 아이리스의 기사님들도 참 끈질기네!
 
로피니아트르: …「마법사」인데요….
 
라 갈리소니에르: 음 이대로 가면 따라잡히겠는데.
 
라 갈리소니에르: 알제리, 어쩔래? 계속 도망칠 거야, 싸울 거야?
 
알제리: 슬슬 그 장소가 보일 거야…. 다들 속도를 늦추지 마.
 
…………!
 
르 테메레르: 바, 방금 그거 뇌격이야!? 포춘, 위험해!
 
포춘: ……아! 다행히 피했어요…….
 
이26: 들켰나? 아쉽네~
 
이58: 다음은… 못 피할 거야….
 
로피니아트르: 왜 여기 중앵 잠수함이…! 다들 조심해요!
 
포춘: 대잠 장비는 아까 전투에서 망가졌는데….
 
르 테메레르: 와왓! 이 어뢰 엄청 빨라서 못 피하겠어…!
 
로피니아트르: 테메, 진정해요…! 휘거나 그러진 않으니까 적의 사선에서 물러나요!
 
보클랭: 살았다~! 알제리, 얘들이 그 메모에 써 있던 증원군이야?
 
알제리: 글쎄. 여기 오면 괜찮을 거라고만 나와 있었어.
 
알제리: (쇠락하고 있는 비시아 성좌가 중앵을 움직이게 할 수 있을 리가 없어. 그렇다면 이건 철혈이 꾸민 건가?)
 
알제리: (하지만 방식을 보면 그 비스마르크가 시켰을 거 같진 않은데. 대체 누가…….)
 
로피니아트르: 적의 어뢰가 너무 빨라서 항적도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이대로는 알제리 씨를 쫓을 수 없어요…!
 
알제리: 너희는 슬슬 돌아가! 이 이상 쫓아오면 중앵 아이들도 진심으로 임할 거야!
 
알제리: 결국 아주르 레인도 레드 액시즈도 변하지 않는구나. 하아…….
 
알제리: 리슐리외 님을, 부탁할게…….
 
 
 
 ~32. 계약
퀸 엘리자베스: 슬슬 우리도 로열로 돌아가자! 다들 해산!
 
비토리오 베네토: 희의도 이렇게나 길어지니 피곤하네요…. 사디아로 돌아가서 다음 채비를 해야겠어요.
 
리슐리외: 비스마르크 님. 모쪼록 기술 공여 협정 내용의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비스마르크: 걱정 마. 추기경께서 염려하고 있다는 건 잘 알고 있으니까.
 
비스마르크: 유럽 대륙의 항로는…… 우리가 서로 신뢰하고 있기에 유지할 수 있는 거야.
 
리슐리외: 철혈이 연구 중인 세이렌의 기술…. 그건 대체 무엇일까요.
 
비스마르크: 그건 병기 이상의 것…. 우리를 만들어낸 멘탈 큐브와도 관련된 거야. 잘못 사용하면 그대로 삼켜지지.
 
 
 
퀸 엘리자베스: 리슐리외! 뭘 멍하니 있어!
 
리슐리외: 죄송합니다 폐하. 잠시 예전 일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퀸 엘리자베스: ……그런 옛날이야기는 다과회 때나 해줘. 지금은 네가 내놓은 작전 계획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중이잖아?
 
퀸 엘리자베스: 뭐 비시아와 협상할 거라면 로열 사람이 많아봤자 곤란해지기만 하겠지. 일러스트리어스하고 포춘을 보내줄게!
 
퀸 엘리자베스: 그 둘이라면 여러모로 잘 헤아려줄 테니까 네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면 돼!
 
퀸 엘리자베스: 아 그리고 두 가지 말해둘 게 있어!
 
퀸 엘리자베스: 그 성당섬 말야. 철혈은 세이렌을 외부 해역까지 유도해서 감시할 계획인 거 같은데, 직접 손을 댈 생각은 없는 것 같아.
 
리슐리외: 즉 철혈은 그 성당의 「비적」을 비시아에게서 빼앗을 생각은 없다는……
 
퀸 엘리자베스: 뭐 그냥 전설이니까! 옛날에는 그걸 어떻게 무기로 삼을 수 없을까 해서 연구가 진행됐던 모양인데, 이미 한참 전에 중지됐다고 그러더라고.
 
퀸 엘리자베스: 그러니까 이번엔 철혈의 움직임은 무시해도 돼! 걱정 말고 알제리와 얘기하고 와!
 
퀸 엘리자베스: 그리고 하나 더…. 그게…… 실은 별로 말하고 싶진 않은데….
 
퀸 엘리자베스: 캐터펄트 작전 말야!
 
퀸 엘리자베스: …………일러스트리어스한테 내 대리로 “미안해”라고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는데.
 
퀸 엘리자베스: 벨도 워스파이트도 아무런 제재도 없었고, 후드나 조지도 그게 최선책이라고 하긴 했지만… 실은, 그, 다들…….
 
리슐리외: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폐하.
 
퀸 엘리자베스: 그, 그럼 말 안 해도 되는 거지! 엣헴! 로열과 아이리스의 공동 작전, 「성당탈환작전」. 행운을 빌게!
 
퀸 엘리자베스: 너도 힘내라구!
 
 
 
 ~33. 또 하나의 계획
「성당탈환작전」으로부터 며칠 후.
 
이26: 여기가 철혈의 항구구나…. 역시 중앵에선 너무 멀다니까~
 
이26: 있지 58. 나 좀 궁금한 게 있는데, 그 「성당」?이라는 곳에 있는 빛의 벽 말야. 넌 어떻게 생각해?
 
이58: 아마 우리 결계하고 비슷한 게 아닐까….
 
이58: ……그건 26이 맡은 일이잖아. 기록은 제대로 했어?
 
이26: 당근빳따지! 아카기 씨가 맡긴 중요한 임무니까.
 
이58: 아, 철혈 사람이다.
 
프린츠 오이겐: 어머. 귀여운 아이가 두 명이나 있네…. 철혈에 온 걸 환영해. 중앵에서 왔니?
 
프린츠 오이겐: 우리 사람들이 일부러 먼 길 돌아가면서 전투까지 시켜서 미안해. 상처는 괜찮아?
 
이58: (작은 목소리) 아카기 씨가 말한 예쁘지만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 같아…. 여긴 내가 나설 테니까 26은 가만히 있어.
 
프린츠 오이겐: 아카기는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후후, 안 되겠네. 남의 뒷담화를 하다니♪
 
이58: ……아카기 씨가 철혈한테서 받을 게 있다고 그랬어….
 
프린츠 오이겐: 맞다 맞다. 그 상자 안에 들어 있어. 조심히 갖고 돌아가렴.
 
이58: 응. 아카기 씨도 그렇게 말했어…. 중요한 기밀 문서니까 절대 열면 안 된다고.
 
프린츠 오이겐: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놓이네. 그리고 아카기에게 말 좀 전해줄래?
 
프린츠 오이겐: “계획은 순조로워. 철혈에서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을게.”
 
 
 
 ~34. 신궁을 꿰뚫는 공상
지중해. 몰타섬.
 
르 테리블: 흐린 날씨에 마른 풀, 가솔린에 군함……. 프로펠러에 엔진 소리.
 
르 테리블: 다과를 즐기기에는 터무니없는 환경이지만, 로열 전선기지에서 많은 걸 바랄 수는 없겠죠.
 
???: 테리블 언니! 테리블 언니 맞으신가요?
 
르 테리블: 예, 맞아요. 응? 우리 엘레강트한 동생이군요. 건강해 보여서 다행입니다.
 
르 트리옹팡: 정말 오랜만이어요. 메르 엘 케비르 때부터 계속 소식 불통이어서….
 
르 트리옹팡: 설마 툴롱이 아니라 아이리스에 계셨을 줄이야!
 
르 테리블: 네. 조금 마음의 정리와 조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르 테리블: 그런데… 막상 로열과 함께 싸우게 되니 역시 조금 걱정이 되네요.
 
르 트리옹팡: 참, 언니는 너무 솔직하시다니까요. …확실히 됭케르크 씨 사건 이후로 다들 살짝 날이 서있네요…. 거긴 리슐리외 님……
 
르 테리블: 그 얘기는 그쯤에서 끝내죠 우리 어여쁜 동생. 이 어리석은 언니도 일찍이 들은 것을 구태여 꺼낼 필요는 없습니다.
 
르 트리옹팡: 언니…….
 
르 테리블: 알제리 씨께 부탁 받아서 장 바르 님의 회복을 전할 계획이었습니다만.
 
르 테리블: 리슐리외 님께서는 이미 성당을 떠나셨을까요?
 
르 테리블: 조금 서두르는 감도 있지만, 그 언니가 움직여주지 않으면 동생 쪽도 움직이기 힘들어지니까요.
 
르 트리옹팡: ? 무슨 말씀이신지…?
 
르 테리블: 아뇨, 혼잣말입니다. 일 이야기는 리슐리외 님께서 돌아오셨을 때 다시 하도록 하죠.
 
르 테리블: 지금 중요한 건……
 
르 테리블: 다녀왔습니다. 우리 사랑스러운 동생, 르 트리옹팡.
 
르 트리옹팡: 어머…. 언니….
 
르 테리블: 이런이런. 아이리스의 기사공주님께서 그렇게 울먹이는 얼굴을 해서는 아니 되죠. 우선은 차라도 한 잔……
 
르 테리블: …………윽.
 
르 테리블: 역시, 너무 뜨겁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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