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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쫓는 은빛 날개

킹루클린 2023. 3. 16. 07:46
 ~01. 「다리를 건너」
통신: 여기는 뉴욕. 정시 연락을 요청한다.
 
통신: 여기는 볼티모어. 운하 요새를 향하여 무사 진행 중. 위치는 아까 송신한 대로다.
 
통신: 뉴욕 수신. 함대 위치를 파악했다. 수시 연락 바란다.
 
 
통신: 여기는 뉴욕. 정시 연락을 요청한다.
 
통신: 여기는 멤피스. 현재 함대 주변 이상 없음. 오늘도 평화롭네.
 
통신: 그러면 좋으련만…. 기상관측소의 연락에 의하면 그쪽 진로에 안개가 낄 예정이다.
 
통신: 알겠어. 조심할게.
 
 
통신: 여기는 뉴욕. 정시 연락을 요청한다.
 
통신: ………….
 
통신: 볼티모어 함대. 여기는 뉴욕. 응답하라.
 
통신: 여기는 뉴욕. 볼티모어 함대. 수신 감도 양호한가?
 
통신: 볼티모어, 헬레나, 멤피스. 여기는 뉴욕. 응답 바란다.
 
통신: 반복한다. 여기는 뉴욕. 연락을…….
 
통신: 지직…….
 
통신: …여기는……세이렌과…………운하 요새………조속히 지원을………….
 
통신: 반복한다. 조속히 지원 바란다…….
 
 
 
2개의 대양을 잇는 대운하와 이를 지키는 「운하 요새」는 대양을 잇는 항로를 지키는 요충지답게 여러 차례 세이렌의 공격을 받아왔다.
그 때마다 함선들이 나아가 이를 격퇴하였고, 정기적인 순찰 체제를 성립하기에 이르렀다.
그 해역은 지금 갑자기 나타난 해무에 덮여 있다.
하얗고 검은 안개에 갇힌 아군 함대를 구원하기 위해 지금, 유니온의 전사들이 바다를 달린다.
 

 

 

 

 ~02. 구원 부대
볼티모어가 이끄는 순찰 함대가 갑자기 나타난 해무 속으로 돌입한 뒤, 행방불명이 되었다.
 
요새 구원, 그리고 볼티모어 함대 구출을 위한 증원 부대가 신속히 편성되었다.
 
 
 
운하 요새. 주변 해역.
 
브레머튼: 헤에. 이게 전설의 운하 요새? 소문은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 역시 굉장하네.
 
인트레피드: 브레머튼은 계속 뉴욕에만 배치되어 있었지? 이 부근에 와본 적은 없어?
 
인트레피드: 운하 요새는 운하 항로를 지키는 요새니까 이렇게 크게 지어진 것도 무리는 아니지.
 
카사블랑카: 맞아요. 군사 수송 뿐 아니라 민생에도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항로인걸요.
 
카사블랑카: 세이렌의 대규모 공세가 잦아들고 있는 지금도 결코 경계를 늦출 장소가 아니에요.
 
브레머튼: 앞서 간 볼티모어가 걱정 되네….
 
 
에식스: 요새가 보이는 곳까지 왔는데 적은 코빼기도 안 보이네…….
 
에식스: 볼티모어 일행이 아무런 저항도 없이 세이렌에게 납치됐을 리는 없는데 전투 흔적은 일절 남아있지 않아….
 
인트레피드: 혹시 경면해역에 휘말린 거 아냐? 저기 갑자기 나타난 해무 봐봐. 명백히 이상해.
 
에식스: 그럴 가능성은 적어. 경면해역에선 외부와의 통신은 불가능한데, 마지막 연락을 수신할 때까지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잖아.
 
카사블랑카: 게다가 당일 파나마 운하 주변을 통과한 수송선단도 무사히 해무를 뚫고 요새에 도착했으니까요.
 
카사블랑카: 그런데 인트레피드가 말한 해무 말인데요. 연안부에서는 그 범위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넓게 발생했다는 것이 판명되었습니다.
 
인트레피드: 즉 해무 속으로 들어간 뒤 통신기기가 고장났고, 세이렌과 조우했다…. 아무래도 “이 모든 게 우연”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
 
에식스: 그러네…. 엔터프라이즈 선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엔터프라이즈: 나도 인트레피드와 같은 의견이다. 이 상황은 어떻게 봐도 보통 상황은 아냐.
 
엔터프라이즈: 하지만 해무가 사라진 지금은 찾아봐도 단서가 없어. 저 넓이를 뒤지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해.
 
엔터프라이즈: 우선은 요새 증원함대와 합류하자. 그 다음 정보를 정리하고 구조 계획을 세우도록 하지.
 
 
 
 ~03. 운하 요새에서
운하 요새. 인근 해역.
 
벙커힐: ……어, 운하 요새의 방어지원함대를 이끄는 에식스급 벙커힐이라고 합니다….
 
벙커힐: (작은 목소리)……다음에 해야 할 말은…
 
벙커힐: 어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주셔서 감사드립……
 
인트레피드: 벙커힐. 무리하면서까지 말할 필요 없어….
 
인트레피드: 여기 있는 건 다 유니온 동료들이니까 그렇게 격식 안 차려도 돼!
 
에식스: 오랜만이야, 벙커힐.
 
벙커힐: 오랜만이군, 에식스. 인트레피드와 엔터프라이즈 선ㅂ…
 
엔터프라이즈: 그냥 엔터프라이즈라고 불러. 너희까지 에식스 흉내를 낼 필요는 없어.
 
벙커힐: 알겠다. 그럼 우리 쪽 상황에 대해 말하자면, 초계 항해를 나간 블루길을 제외하고 전부 정위치에 있다.
 
쿠퍼: 알렌 M 섬머급 쿠퍼야! 오느라 수고했어! ……어? 그러고 보니 지휘관은?
 
엔터프라이즈: 지휘관은 지금 새러토가 함대와 함께 북방연합과의 공동작전에 참가 중이다. 여기로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지.
 
마블헤드: 그건 좀 아쉽네요~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해보고 싶었는데에.
 
리노: 이번엔 메인 히어로의 등장은 없는 거네…. 그럼 서포터가 활약하는 스핀오프 같은 느낌이려나?
 
쿠퍼: 괜찮아! 쿠퍼가 있으니까 분명 잘 될 거야! 걱정 마, 리노!
 
브레머튼: “기관부도 얼어붙어 못 움직이게 되는” 북방연합이라…. 으으, 말만 들어도 오한이 이네.
 
마블헤드: 겨울 평균 기온이 영하라고는 하지만 유니온 영토도 비슷한 느낌이고, 움직이는 기관부의 온도를 생각해보면 갑자기 멈추지는 않죠 보통~
 
카사블랑카: 자, 잘 알고 계시네요…. 아하하하.
 
인트레피드: 의외의 일면인걸, 마블헤드…….
 
벙커힐: 어흠. 잡담은 요새 안에서 하도록 하지.
 
쿠퍼: 맞아! 트로피컬 주스도 있어!
 
인트레피드: 여기 계속 서서 얘기하는 것도 뭐하니 다들 요새로 이동하자.
 
에식스: 그래. 수색 계획도 세워야 하니까…. 엔터프라이즈 선배?
 
엔터프라이즈: 응? 아, 미안 잠시 생각 좀 하느라.
 
브레머튼: 오? 엔터프라이즈 씨 혹시 짐작가는 바라도 있어?
 
엔터프라이즈: 아니, 딱히 이거다 할 건 없어. 그나저나 수색 말이다만, 모두 분담해서 찾도록 하지.
 
엔터프라이즈: 운하 동쪽만 해도 상당한 넓이야. …바빠지겠군.
 
 
 
 ~04. 해무 습격
운하 요새. 동부 해역.
 
운하 요새에서 꽤 떨어진 동부 해역. 엔터프라이즈는 동료들과 구역을 분담해서 단독 수색을 실시하고 있었다.
 
엔터프라이즈: ……행방불명이 된 볼티모어 함대. 그리고 의문의 구조신호라.
 
엔터프라이즈: 볼티모어의 통신에 따르면 세이렌이 나타난 듯 하지만, 전투의 흔적이 보이질 않아.
 
엔터프라이즈: 지금까지의 경험에 의하면 경면해역에 들어선 순간 통신기기는 고장나 사용할 수 없게 되지만. 혹시….
 
엔터프라이즈: 그 경험도 믿을 수 없는 거라면…….
 
엔터프라이즈: 그렇다면 역시 갑자기 발생한 이 해무가 수상하다만.
 
엔터프라이즈: 조금 더 생각해보자. 이 해역은 연안부에서 해무가 발생하긴 하지만, 외양 기상 관측 범위 밖까지 퍼지진 않을 터.
 
엔터프라이즈: 그렇다면…….
 
엔터프라이즈: 설마 그렇게 되는 건가…!
 
엔터프라이즈: 그 해무는 애초 세이렌이 만든 것이고, 통신기기를 재밍하는 효과가 있다.
 
엔터프라이즈: 그리고 일부러 “통신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해서”, 우리를 꾀어낸 함정이라고 한다면…!
 
…………순식간에 주변이 하얀 해무에 휩싸였다.
 
엔터프라이즈: !? 어느 새에!
 
엔터프라이즈: 역시 이건 세이렌의……
 
…………
 
…………
 
 
 
 ~05. 소실
운하 요새 내부.
 
마블헤드: 엔터프라이즈 씨, 안 오네요…….
 
브레머튼: 뭐, 경치가 아름다워서 잠시 딴 길로 샜을 수도 있지 않을까?
 
마블헤드: 엔터프라이즈, 항상 바싹 날이 서있잖아? 조금은 릴랙스하게 두는 것도 괜찮지 않아?
 
리노: 히어로의 휴식시간이라는 거네. 스카이스크래퍼에서 내려다 보고 싶은 그 기분, 잘 알아.
 
벙커힐: ……좋아. 이번 임무편성 말이다만.
 
벙커힐: 브레머튼과 내가 한 함대. 엔터프라이즈 씨와 에식스가 한 함대를 각각 통솔해서,
 
벙커힐: 세이렌의 습격에 대비하면서 볼티모어 함대의 수색을 실시한다.
 
벙커힐: 다들 문제 없지? 엔터프라이즈 씨가 없긴 하지만.
 
쿠퍼: 어쩔래? 일단 연락해볼까?
 
에식스: 아니. 우린 이대로 재출격해서 선배와 합류하자. 같은 수색 구역이니까 만날 수 있을 거야.
 
인트레피드: (에식스, 여전히 엔터프라이즈 씨 얘기만 나오면 급급해지는구나….)
 
인트레피드: 아, 그럼 내가 선두에 설게. 에식스가 리더라고 앞서나갈 필요는 없으니까.
 
 
 
인트레피드: 엔터프라이즈 씨…. 어디 있으려나…….
 
인트레피드: 모처럼 마블헤드한테 맛좋은 커피도 받았는데….
 
인트레피드: 어라?
 
인트레피드: 엔터프라이즈 씨의… 의장 파츠?
 
엔터프라이즈의 의장처럼 보이는 파츠가 바다 위에 떠있었다.
 
인트레피드: 전투 흔적은 없어…. 그렇다는 건 실수로 흘린건가?
 
인트레피드: 아니아니, 인트레피드. 엔터프라이즈 씨는 나 같은 깜빡이가 아니잖아…….
 
“요새 인근 해역에서 세이렌 함대의 반응을 탐지! 전원 신속히 전투태세를 갖춰라!”
 
“반복한다! 습격해오는 세이렌에 대해 신속히 요격태세를 갖춰라!”
 
인트레피드: 하필 이럴 때 세이렌이!? 역시 요새를 노리는 거로군…!
 
 
 
 ~06. 응전
운하 요새. 외양.
 
에식스: 인트레피드. 이쪽에 있는 세이렌은 격파했어!
 
에식스: 요새의 화력지원을 받으면서 싸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뉴욕 방어선 때를 생각해보면 적을 헤쳐 나가지 않는 한 끝이 없을 테지.
 
에식스: 그런데 엔터프라이즈 선배 못 봤어?
 
인트레피드: 못 봤어. 찾은 건 이 파츠 뿐이야…….
 
에식스: 엔터프라이즈 선배…….
 
쿠퍼: 엔터프라이즈, 아까부터 통신도 안 돼….
 
마블헤드: 세이렌 습격과 관계가 있으려나요? 혹시 경면해역으로 들어갔다던가.
 
인트레피드: 방어함대의 전력을 조금씩 분산시켜 각개격파하고 마지막으로 요새를 습격한다…….
 
인트레피드: 역시 볼티모어 함대도 경면해역에 들어간 거 아냐!?
 
쿠퍼: 그, 그럴 리가!?
 
인트레피드: Such terrible! 인트레피드, 이런 무서운 결과에 도달하다니!
 
마블헤드: 그건 누구나 생각해낼 수 있는 거잖아요. 걱정된다면 얼른 여기 있는 세이렌이나 해치우는 게 좋을걸요.
 
에식스: ……응. 낭비할 시간이 없어!
 
인트레피드: 그러니까, 세이렌 지휘함을 해치우고 수색 재개, 라는 거지?
 
에식스: 그래! 벙커힐 쪽도 분명 같은 생각일 거야!
 
 
 
 ~07. 해무 재림
쿠퍼: 쿠퍼, 화려하게 세이렌 격파 피니시!
 
인트레피드: “인트레피드 수신. 벙커힐도 엔터프라이즈 씨 수색을 부탁해.”
 
인트레피드: 에식스. 저쪽도 세이렌하고 조우했는데 무사히 쓰러트린 거 같아.
 
에식스: 좋아. 세이렌은 쓰러트렸지만 여전히 엔터프라이즈 선배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네….
 
인트레피드: 요새 측도 엔터프라이즈 씨가 운하를 지나갔다는 보고는 없었대.
 
쿠퍼: 그렇담 이 쿠퍼가 화려하게 사건을 해결해볼게!
 
쿠퍼: 내 추리에 의하면…… 어라? 이 안개는…….
 
정신 차려 보니 주위는 온통 하얀 안개로 뒤덮여 있었다.
 
인트레피드: 볼티모어 함대도 해무로 들어간 뒤 행방불명이 된 걸로 아는데….
 
인트레피드: 어? 근데 안개가 이렇게 갑자기 생기는 거였나?
 
 
 
 ~08. 「기억」의 단편Ⅰ
??? ???
 
엔터프라이즈: ……대체 뭐가 일어난 거지…?
 
바다를 덮고 있던 안개가 걷히고 눈앞의 풍경이 달라졌다.
 
어딘가 그리운 바다.
 
그러나 동시에, 강렬한 위화감이 엄습해온다.
 
마치 격전이 벌어진 직후의 전장 같은, 초연 냄새….
 
엔터프라이즈: 운하 요새 인근은 아닌가보군.
 
엔터프라이즈: 또 안개인가…. 이번엔 대체 뭐지….
 
엔터프라이즈의 말에 응담하듯이, 안개 속에서 기관부의 구동음이 울렸다.
 
엔터프라이즈: 나 말고도 누가 있는 건가…?
 
 
 
 ~09. 협동
운하 요새. 항만.
 
브레머튼: 그나저나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 운하 요새.
 
브레머튼: 시험 삼아 게이트를 지나가 봤는데 너무 압도적이어서 말이 안 나오더라니까~ 오늘 함선통신 소재는 이걸로 결정~
 
카사블랑카: 옛날 세이렌이 습격해왔을 때 큰 역할을 했다고 들었어요.
 
카사블랑카: 연안 항로라고 해도 그때까지는 대륙을 따라서 빙 돌아야 했는데, 이렇게 지나는 거리가 단축되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카사블랑카: 그 운하를 지키는 요새가 점점 증축되고 개수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겠죠.
 
브레머튼: 그러니까 우리가 바로 이 요새를 지켜내야만 한다는 거지. 볼티모어가 의욕을 불태울 만도 해.
 
리노: 의욕이 넘친다는 건 좋은 거지. 히어로는 전장을 고르지 않으니까!
 
리노: 고양이 찾기부터 빌런 퇴치까지 전력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인류의 친애하는 이웃…
 
통신: “요새 인근 해역에서 세이렌 함대의 반응을 탐지! 전원 신속히 전투태세를 갖춰라!”
 
통신: “반복한다! 습격해오는 세이렌에 대해 신속히 요격태세를 갖춰라!”
 
카사블랑카: ………….
 
리노: 눈치가 좋다면 빌런도 아니겠지….
 
벙커힐: 이 항로가 통행불능이 된다면 경우에 따라선 문명이 퇴보할 가능성도 있다.
 
벙커힐: 카사블랑카는 항만에 있는 수송선을 대피시켜. 리노는 세이렌의 항공공격을 막아라.
 
리노&카사블랑카: 로저!
 
벙커힐: 브레머튼은 나하고 같이 세이렌을 소탕한다.
 
벙커힐: ……뭘 보고 있는 거지?
 
브레머튼: 딱히? 눈매가 더럽다는 말은 들었지만, 멋진 구석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브레머튼: 그나저나 세이렌 함대라…. 마침 운동하고 싶기도 했고.
 
브레머튼: 흐흥. 내 기분이 풀릴 때까지 상대해줘야겠어!
 
 
 
 ~10. 돌파 임무
운하 요새 외양.
 
벙커힐: 꽤 하는군, 브레머튼.
 
브레머튼: 흐흥. 볼티모어 정도는 아니지만, 싸우는 것쯤 별 거 아니라구.
 
벙커힐: 세이렌이 뉴욕을 침공했을 때 볼티모어급이 큰 활약을 했다고 들었다.
 
브레머튼: 고마워~ 그때 난 전장에 없긴 했지만, 뭐 칭찬으로 받아들일게.
 
브레머튼: 그나저나 볼티모어하고 같이 싸워보고 싶었는데.
 
벙커힐: 역시 볼티모어가 걱정되나보군.
 
브레머튼: 물론이지. 친구니까.
 
순간 브레머튼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브레머튼: 뭐 볼티모어라면 지금쯤 세이렌 본진에서 한바탕 날뛰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벙커힐: 아아. 그녀들은 꼭 무사할 거야.
 
벙커힐: ……잠깐. 이건… 안개?
 
카사블랑카: ……브레머튼……커힐…리시나요…
 
카사블랑카: …안개를 틈타…렌이…항만에…….
 
카사블랑카: …른…피해요…
 
……………
 
벙커힐: 카사블랑카의 통신대로다. 안개가 통신기기를 고장냈군.
 
브레머튼: 항만에 침입하려는 세이렌이 있다면 이거 수색이나 할 때가 아니겠는걸.
 
브레머튼: ……우리는 운하 요새 방어에 전념하고, 볼티모어와 엔터프라이즈 수색은 동료들에게 맡기자.
 
벙커힐: 그래. 에식스급 앞에서는 세이렌의 공세 따위 무의미하다.
 
브레머튼: 나도 볼티모어급 일원이니까 이 정도 적은 낙승이라구!
 
브레머튼: (볼티모어…… 무사하려나……)
 
 
 
 ~11. 안개 속
운하 요새? 외양?
 
에식스: 인트레피드. 정찰기는 어때?
 
인트레피드: 무리야. 이 안개 속에서는 엄호기 발착도 아슬아슬해.
 
인트레피드: 통신기, 레이더, 내비 시스템 모두 안돼. 육안으로 서로 안 부딪히게 하는 게 최선이야.
 
인트레피드: 경면해역에서도 이런 적은 없었는데.
 
에식스: 즉 우리는 완전히 안개 속에 갇힌거로군.
 
인트레피드: “이 안개는 평범한 안개가 아니라 세이렌의 소행. 그리고 볼티모어와 엔터프라이즈 씨도 이 안개 속에서 행방불명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인트레피드: 이 정도 알아냈으면 충분하겠지.
 
마블헤드: 그럼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 안개의 정체를 밝혀낼 수 있다면 그 사람들을 구출해낼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거네요?
 
에식스: 요새 방어가 먼저인지, 엔터프라이즈 선배의 구출이 먼저인지…….
 
에식스: 아냐, 그런 게 아니잖아. 적어도 운하 요새의 위치나 탈출 루트를 확보해야 해. 이대로 찾는 건 위험해.
 
쿠퍼: 함재기를 쓸 수 없다는 건 즉 내가 활약할 때라는 뜻! 선두 정찰은 맡겨줘!
 
쿠퍼: 탐조등, 라이트 온!
 
인트레피드: 야야 잠깐! 적이 알아채잖아!
 
쿠퍼: 응? 하지만 적이 공격해오면 자기 위치를 드러내는 거잖아?
 
인트레피드: (이 애, 긍정적인 건지 바보인 건지…)
 
인트레피드: 그래 그래! 그럼 내 엄호기도 붙여줄 테니까 조심해!
 
쿠퍼: 괜찮아 괜찮아! 나, 이럴 때는 꽤 잘한다니까!
 
쿠퍼: 구축함 쿠퍼, 출격!
 
 
 
 ~12. 「기억」의 단편Ⅱ
??? ???
 
……끝없이 이어지는 안개 속에서의 항행.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이윽고 엔터프라이즈의 앞에 「그림자」가 나타났다.
 
엔터프라이즈: 넌…… 아크 로열!
 
엔터프라이즈: 아크 로열! 너도 여기 갇힌 건가?
 
「그림자」는 뒤를 돌아, 입을 열었다.
 
아크 로열: “엔터프라이즈? 드디어 왔군. 기다리고 있었다.”
 
아크 로열: “생각보다 적었지만… 아니, 다들 잘 왔어.”
 
엔터프라이즈: “다들”이라니…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여긴 어디야?
 
아크 로열: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어쩌면 다른 동료도……
 
엔터프라이즈: 아크 로열! 말해! 아크 로열!
 
「그림자」는 말을 그치고, 발길을 돌려 안개 속으로 향했다.
 
엔터프라이즈: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아크……
 
엔터프라이즈의 손이 「그림자」에 닿은 순간, 「그림자」는 마치 안개에 녹아든 것처럼 사라져버렸다.
 
엔터프라이즈: 환영, 인가…?
 
엔터프라이즈: 세이렌, 대체 뭘 꾸미는 거지…….
 
 
 
 ~13. 적 조우
운하 요새? 외양?
 
에식스 일행은 안개 속에서 나타는 세이렌을 격퇴해가면서 신중하게 탈출 루트를 찾고 있었다.
 
마블헤드: 차암. 대체 적은 어디서 솟아나는 걸까요~
 
마블헤드: (이대로는 전력만 계속 소모될 뿐이야…. 어떻게든 해야 돼…!)
 
쿠퍼: 마블헤드, 왜 그래?
 
마블헤드: 쿠퍼, 조금만 조용히 해줄래요? 아까부터 “사이클론 스매셔!”니 뭐니 계속 외쳐대는 통에 집중을 못 하겠다니까요.
 
쿠퍼: 그거 내 새 필살기 이름이야! 멋있지!
 
마블헤드: 괜히 외쳐대다가 세이렌이나 불러 모으지 않았으면 하는데요오.
 
쿠퍼: 드, 듣고 보니 확실히…….
 
 
인트레피드: (탈출 루트를 전혀 못 찾겠어…. 아직은 싸울 수 있지만, 이대로 계속 가면 분명 쓰러질 거야)
 
인트레피드: (세이렌이라면 우리가 지쳤을 때쯤 나타나겠지. 그렇게 되면……)
 
인트레피드: (에식스가 아까부터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는데…. 엔터프라이즈 씨가 행방불명 돼서 꽤 쇼크를 먹은 건가)
 
인트레피드: (…아니, 에식스라면 그저 “엔터프라이즈 선배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하고 있는 걸지도 몰라)
 
에식스: (엔터프라이즈 선배라면 어떻게 했을까…)
 
인트레피드: (엔터프라이즈 씨의 평가에 너무 일일이 휘둘린다니까. 에식스)
 
인트레피드: 에식스, 괜찮아?
 
에식스: (엔터프라이즈 선배라면…)
 
인트레피드: 에식스!
 
에식스: 와와왓!?
 
인트레피드: ……너무 오래 생각에 잠겨 있는 거 아냐? 신종 세이렌이 접근하고 있다고 쿠퍼한테서 연락이 왔어.
 
에식스: 괘, 괜찮아! 난 그냥 엔터프라이즈 선배라면……
 
인트레피드: 엔터프라이즈 씨라면 분명 모두를 이끌고 적을 공격했을 거야.
 
인트레피드: 라고는 했지만 엔터프라이즈 씨의 싸움법은 우리가 참고하긴 힘들 거라고 생각해….
 
에식스: ……그래! 여기가 경면해역처럼 세이렌을 만들어내고 있다면 분명 어딘가에 발생원이 있을 거야!
 
에식스: 그 발생원을 부순다면, 분명 이 안개도 사라질 거야!
 
에식스: 인트레피드, 고마워! 네 덕분이야!
 
인트레피드: 에에에에엥!?
 
 
 
 ~14. 신형 출현
인트레피드: “여기는 쿠퍼. 순회 중인 보랏빛으로 발광하는 신종 양산형 세이렌을 발견.”
 
인트레피드: “좀 강해 보이는데. 내 사이클론 스매셔가 안 먹힐 것 같긴 하지만 한번 해볼게.”
 
인트레피드: “그치만 아마 못 이길 거 같으니까 지원 부탁해! 도와줘!”
 
인트레피드: 걔 역시 혼자 막 튀어나갔구만….
 
에식스: 신형 세이렌이 순회 중이라는 건 적의 중요 거점에 가까워졌을지도 모른다는 거네.
 
마블헤드: 이거 꽤 좋은 소식인데요~
 
에식스: 좋아. 쿠퍼를 도우러 가자. 신형 세이렌을 쓰러트리고 안개를 없애는 거야!
 
인트레피드: Roger!
 
 
 
 ~15. 물 밑의 적
인트레피드: Pushing on! 단숨에 돌파하자!
 
마블헤드: 인트레피드, 위험해!
 
!!!
 
인트레피드: 자, 잠수함?!
 
마블헤드: 잠수함 대책은 자신 있죠…!
 
마블헤드: 자, 힐끔힐끔 훔쳐보지 말고 얼른 쳐⦁튀⦁어⦁나⦁와!
 
…………!
 
세이렌 잠수함의 항적을 발견한 마블헤드가 대량의 폭뢰를 단숨에 투하했다.
 
쿠퍼: 그렇게 한번에?!
 
마블헤드: 잠수함은 한 척 발견했으면 세 척은 있다고 생각해라 라고 들은 적이 있어요~
 
인트레피드: 좋아, 부상한 녀석이 있어! 함재기들아, 공격 개시!
 
인트레피드: 마블헤드, 쿠퍼. 계속 소나로 색적 부탁해!
 
에식스: 저 세이렌 함포도 장비하고 있어! 포격 조심해!
 
 
 
 ~16. 블루 데뷔!
인트레피드: 후우…. 이게 마지막인 것 같네. 대잠전도 힘들구나.
 
인트레피드: 다들 병장이 준비되어 있어서 다행이야!
 
에식스: 신형 세이렌 무리를 격파했지만 딱히 이렇다 할 변화는 없네.
 
인트레피드: 즉 여기는 빗나갔다는 건가…….
 
인트레피드: (뭐, 그럴 때도 있지…….)
 
쿠퍼: 모처럼 내가 열심히 했는데… 어쩔 수 없지!
 
쿠퍼: 다음부턴 더 열심히 하자! 오!
 
인트레피드: 그래! 지금까지는 순조롭진 않았지만 반드시 안개의 발생원을 찾아낼 수 있을 거야! 이대로……
 
!!!!!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안개 건너편에서 갑자기 거대한 파도의 벽이 밀려왔다.
 
에식스: …!? 다들 조심해! 이 파도도 안개처럼 자연발생한 게 아니야!
 
인트레피드: 그런 건 보면 알ㅇ……!?
 
충격, 폭발, 날뛰는 파도. 하얀색에서 순식간에 짙푸른 색으로 바뀌는 눈앞의 풍경.
 
인트레피드: (잠깐만, 나 바다에 삼켜진 거야…!? 그럴 리가……!)
 
가라앉는다. 몸이 마치 중력에 끌어당겨지는 듯이 끝없이 가라앉는다.
 
인트레피드: (의장이 고장났나? 아니야…. 세이렌의 공격?! 아까 전부 해치웠을 텐데…)
 
인트레피드: (서, 설마… 그냥 균형을 잃고 넘어진 건가…?!)
 
인트레피드: (제길! 다 엉망진창이야! 인트레피드, 넌 항상 그랬어. 넌 원래 항상 도크에나 쳐박혀 있는 놈이었지.)
 
인트레피드: (변변한 전과 하나도 못 올리고. 아무도 너를 좋아하지……)
 
블루길: 어이~! 인트레피드, 괜찮아~?
 
인트레피드: (어? 이 목소리는… 블루길! 초계 항해에서 돌아온 거구나!)
 
인트레피드: 사, 살려줘……!!
 
블루길: 인트레피드 너 설마, 잠수함으로 개조 받은 거야!?
 
인트레피드: ………(Ouch! 누가 그런 짓을 해! 그냥 물에 빠진 것 뿐야!)
 
블루길: 와왓! 날뛰지 마! 지금 올려줄 테니까!
 
 
 
 ~17. 막간
퓨리파이어: 으아아아아앙 지루해애애애애!
 
???: 돌아왔네.
 
퓨리파이어: 「그거」에 대해서 뭐 들은 거 없어?
 
???: 없어.
 
퓨리파이어: 근데 왜 이렇게까지 안개로 감싸고 있는 거야? 리소스 낭비 아냐?
 
???: 미스테리어스 연출.
 
퓨리파이어: ………….
 
???: …….
 
퓨리파이어: 너 어린 프로그램 주제에 너무 건방진 거 아냐?
 
???: 에너지 낭비야.
 
???: 통신, 내비게이션, 자기(磁氣) 재밍 적용. 해무 농도 30% 증대. 화합률 50% 향상.
 
???: 이상. 지적 확인.
 
???: 한가하면 나가서 시간이라도 더 버는 게 어때?
 
퓨리파이어: 싫어. 내 일은 이미 끝났어. 얼른 다음으로 가고 싶은걸.
 
???: 가. 방해하지 말고.
 
퓨리파이어: 말 안 해도 나가 줄거야.
 
???: ………….
 
???: 기록 재생. 다음 「기억」을.
 
 
 
 ~18. 「기억」의 단편Ⅲ
??? ???
 
엔터프라이즈는 「그림자」가 사라진 방향을 더듬어 가며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엔터프라이즈: ……여긴…… 각 진영의…….
 
엔터프라이즈: 식별 신호를 탐지할 수 없군. 이건 다 「환상」이라는 건가.
 
아크 로열: ……이게 다인가?
 
타카오: 현재로선 말이지. 합류하지 못하는 자들도 있다.
 
히류: ……힘겨운 상황이군요. 이 싸움.
 
아크 로열: 가능하면 이쪽에서도 구출을 시도하고 싶었지만, 조직적인 움직임을 취할 수 없는 이상 합류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어.
 
아크 로열: 다들 침울해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하지만 엔터프라이즈가 여기 있으니 틀림없이 잘 될 거야.
 
타카오: 그리 되면 좋으련만. 엔터프라이즈 공. 갑작스럽지만 「이름」을 여쭈어도 되겠나?
 
엔터프라이즈: ……「이름」?
 
타카오: 음. 「횃불」인가. 굳이 소인을 배려할 필요는 없다만…. 아무튼 좋은 이름이군.
 
히류: 그보다 정말 그 녀석들과 협력할 겁니까? 저놈들, 「세이렌」은 원래 우리를 대신해서 싸우는 존재로서……
 
엔터프라이즈: ……!?
 
타카오: 그래. 일단은 그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도록 하지.
 
엔터프라이즈: 세이렌과… 함선(KAN-SEN)!? 너희는 대체 누구냐!
 
「그림자」가 사라지고, 엔터프라이즈는 홀로 조용한 바다에 남겨졌다.
 
 

 

 ~19. 진격
운하 요새. 항만.
 
안개를 틈타 세이렌 함대가 윤하 요새로 접근하고 있었다.
 
하지만……
 
카사블랑카: 계획대로 함대 기동으로 적 화력을 유인, 요새의 지원포격으로 적을 격퇴하겠습니다.
 
카사블랑카: 다행히 요새 내 물자는 충분히 비축되어 있으니까, 지금의 적 군세 정도라면 몇 달은 버틸 수 있을 거예요.
 
카사블랑카: 공격해오는 세이렌은… 절대 살려서 보내지 않겠어요!
 
브레머튼: 나이스 기세! 카사블랑카 굉장하네~ 그렇게 손쉽게 수송선을 대피시키다니.
 
카사블랑카: 아뇨. 수송선단 호위야말로 제 본래 업무니까요. 오히려 제안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벙커힐: 옳은 제안을 채택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서열이나 직책을 가려서는 안 되지.
 
벙커힐: 인간형 세이렌이 없는 양산형 함대 상대로는 분명 이런 전술이 유효하다고 듣긴 했다만…….
 
벙커힐: 설마 이렇게까지 밀릴 줄은 몰랐군…….
 
카사블랑카: 인트레피드 쪽 수색도 잘 되고 있으면 좋겠는데….
 
벙커힐: 괜찮아. 엔터프라이즈 씨가 없다 해도, 에식스가 모두를 잘 이끌고 있을 거다.
 
……!
카사블랑카: ?! 방금은 설마….
 
벙커힐: 요새의 포대가 파괴되었다. 역시 양산형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잘 풀리진 않을 모양이군. 리노, 브레머튼. 상황은 어떻지?
 
리노: 그게…, 우리를 무시하고 바로 요새로 가고 있어!
 
카사블랑카: 설마 우리 계획이 들킨 건가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양산형의 주의를 끌어야 해요!
 
브레머튼: 안 돼. 저쪽은 피해를 무시하고 돌진하고 있어. 아무래도 본격적으로 요새를 노리고 있는 것 같아….
 
벙커힐: 자아가 없다고는 하나 역시 섬뜩하군.
 
리노: 전투원을 일회용으로 쓰는 등 그야말로 빌런의 소행! 이 리노가 절대 용서할 수 없어!
 
벙커힐: 그만큼 무서운 적이다. 세이렌은.
 
벙커힐: …아무튼 양산형의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건 좀 성가시군.
 
브레머튼: 맞아. 이대로 계속 요새로 돌진하는 걸 허용한다면 방어시설의 피해는 무시할 수 없을 거야. 벙커힐, 어떡하지?
 
벙커힐: 세이렌이 본격적으로 나오는 이상, 우리가 할 일도 간단하지.
 
벙커힐: 함선과 비교하면 요새의 화력이 더 위협적이다. 그래서 저쪽은 양으로 밀어붙이기로 한 거야.
 
벙커힐: 그렇다면 전력을 다해 적 본진을 쳐서 더 이상 원군이 나올 수 없게 하면 돼…!
 
 
 
 ~20. 부활
운하 요새? 외양?
 
인트레피드 일행이 운하 요새에 도착하기 전.
 
블루길: 드, 드디어 따돌렸다…. 얼른 모두에게 세이렌의 상황을 알려야 해!
 
―――・―――・―――
 
블루길: 저건…!!!!
 
수상한 빛을 내뿜는 칠흑의 그림자. 무수한 세이렌 잠수함이 운하 요새로 향하는 중이었다.
 
……양산형 세이렌이 마치 회귀하는 어군처럼 같은 방향을 향해 행진하고 있는 모습은 정말이지 꺼림칙한 광경이었다.
 
블루길: 언제 둘러싸인 거지?! 어떡해…….
 
운하 요새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하지만 세이렌의 “어군”에 들키지 않고 추월하는 건 불가능했다.
 
블루길: 여기서 세이렌과 싸우게 되면 동료들에게 정보를 전할 수 없어!
 
블루길: …응? 생각해보면 저 세이렌들은 블루길이 여기 있다는 걸 모르잖아! 그럼 이대로 몰래….
 
블루길: 있다! 저 머리 하나 더 큰 세이렌은 분명….
 
암초 뒤에 숨은 작은 사냥꾼이 목표를 겨냥했다.
 
블루길: 분명 저게 바로 중추함일 거야! 저 녀석만 쓰러트리면 세이렌 지휘 계통이 마비되고, 그럼 내 승리야!
 
블루길: 그래! 이 승리는 「블루길 스나이프 빅토리」라고 불러야지!
 
블루길: 어, 어라? 이 하얀 연기는 뭐지…. 왜 바다 속에도 이런 안개 같은 게 있는 거야!?
 
블루길: 대체…… 와와왓!?
 
블루길: 우와아아아아아!!
 
시야가 새하얗게 변하고, 마치 소용돌이 속에 던져진 것처럼 격류에 휩싸였다.
 
그리고 잠시 뒤, 바다가 가라앉았다.
 
블루길: 아야야야…. 어? 세이렌 함대는? 여긴 어디지….
 
블루길: 저기 있는 건… 인트레피드 씨!?
 
 
 
 ~21. 히어로에게 건배를
운하 요새? 외양?
 
브레머튼: 그럼 잘 가!
 
―――!!
 
카사블랑카: 목표 격파했습니다! 세이렌의 움직임은… 변화 없습니다!
 
벙커힐: 또 꽝인가…! 지금까지 대체 몇 번째야?
 
카사블랑카: 2, 21번째입니다!
 
브레머튼: 설마 신형 세이렌까지 나타날 줄이야… 다들 괴상하게 생겼잖아…!
 
리노: 다들 포기하지 마! 마지막에 웃는 건 히어로사이드야!
 
브레머튼: 리노는 치어걸 소질이 있네.
 
리노: 치어 댄스는 좀…. 그래도 이런 건 싫어하진 않아.
 
브레머튼: 뭐, 중추함을 못 찾겠으면 이대로 전부 쓰러트리면 돼.
 
브레머튼: 볼티모어처럼 말해보자면, “싸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라는 거지!
 
리노: 응응. 그 말대로야!
 
브레머튼: 다음 중추함 같아 보이는 것도 발견! 가자!
 
 
 
 ~22. 재해
――――
 
벙커힐: 세이렌 함재기다!
 
리노: 여긴 리노한테 맡겨!
 
기습해온 몇 대의 세이렌 함재기는 애틀랜타급, 오클랜드급 함선에게 격파되었다.
 
벙커힐: 다행이군. 고맙다, 리노.
 
브레머튼: 이쪽도 적을 해치웠어!
 
리노: 적 기세 없음. 그렇단 건… 방금 해치운 게 중추함인 건가?
 
카사블랑카: 꽝인가 봐요. 안개가 아직 걷히지 않았으니까요.
 
벙커힐: 큭. 요새로 돌아간다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는….
 
리노: 쉿. 방금 이상한 소리가….
 
버밍햄: 나도 들었어. 이건… 파도 소리 치고는 좀 거리감이…… 앗!?
 
카사블랑카: 다들 저기 보세요! 해일이에요!
 
브레머튼: 이렇게 갑자기 저런 파도가 어떻게 나타난 거야! 다들 조심해!!
 
양산형 세이렌을 말 그대로 “집어 삼킨” 파도에 함선들은 당황하면서도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23. 「기억」의 단편Ⅳ
아크 로열: 엔터프라이즈. 온다.
 
어느새 「그림자」들의 대화에 새로운 존재가 가세했다.
 
엔터프라이즈: 세이렌……?!
 
지금까지 몇 번이나 대치했던 위험한 적을 목격한 엔터프라이즈는 곧바로 전투태세를 취했다.
 
옵저버: 「심판자」 님을 대신해서 인사 올릴게. 「코드 G」
 
엔터프라이즈: 「코드 G」……. 「심판자」…….
 
옵저버: 양자시간도약장치(라플라스의 악마)는 인류 전체의 존속을 위해서 반드시 있어야 해…. 「창조주」 님도 같은 의견이야.
 
옵저버: 필요한 설비는 언제라도 너희에게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어.
 
옵저버: ……연구 성과가 바람직하지 않은 존재의 손에 떨어지지 않도록 해.
 
 
옵저버: 서로 입장은 다르지만, 협력할 수 있는 여지는 있을 거야.
 
 
옵저버: ……그럼 계획대로, 우리도 협력할게.
 
옵저버: 이건 「창조주」 님. 그리고 「심판자」 님의 총의라고 생각해줘.
 
옵저버: 「아비터」의 좌표도 공유할게. 그 아이들을 잘 피해봐.
 
엔터프라이즈: 세이렌과 협력이라고? 이건 대체…….
 
「그림자」들은 누구 하나 엔터프라이즈의 물음에 반응하지 않은 채, 안개 속으로 녹아들었다.
 
 
???: 「기억」 재생, 완료.
 
 
 
 ~24. 합류
운하 요새? 외양?
 
파도의 벽은 그대로 지나가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바다는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여전히 안개에 뒤덮여 있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인트레피드는 블루길에게 무사히 구출됐다.
 
인트레피드: 콜록콜록……, 살았다…….
 
에식스: 인트레피드, 괜찮아?!
 
인트레피드: 괘, 괜찮아. 잠깐 물에 빠진 것 뿐야…….
 
쿠퍼: 블루길, 나이스 타이밍!
 
블루길: 블루길, 순찰에서 귀환했어!
 
블루길: 세이렌 대군을 만나고, 커다란 파도에 휩쓸려서 정친을 차려보니 여기였어…. 다들 이미 세이렌하고 싸우고 있는 거야?
 
에식스: 어…. 아까부터 계속 싸우고 있었는데. 블루길은 안 그랬어?
 
인트레피드: (꽤 화려하게 싸웠었는데. 눈치 못 챘을 리가 없는데…)
 
마블헤드: 저쪽에서 뭔가가 다가오는데요. 일단은 이걸로……
 
콰앙――!
 
리노: 우와앗! 다들 괜찮아?! 있으면 대답해!
 
마블헤드: 리노? 왜 여기 있어?
 
리노: 마블헤드!?
 
리노: …아니, 왜 갑자기 쏜 거야! 공포탄이라서 세이렌이 아니란 건 알았지만….
 
마블헤드: 뭐어, 세이렌의 「장기말」일 가능성도 있겠죠오?
 
인트레피드: 어? 리노 넌 벙커힐하고 같이 움직이고 있던 거 아니었어?
 
리노: 너희야말로 왜 항만까지 돌아온 거야?
 
쿠퍼: 서, 설마 방금 전 파도로 요새까지 밀려난 건 아니겠지….
 
리노: 브레머튼! 카사블랑카! 벙커힐! 이쪽이야~
 
인트레피드: 다른 애들도 있는 거야?
 
브레머튼: 아, 수색 팀이다!
 
카사블랑카: 아무래도 다들 같은 파도를 만난 것 같네요.
 
마블헤드: 블루길도 커다란 파도에 휩쓸려서 정신 차려보니 다른 곳이었다고 했지…. 설마 우리 세이렌한테 「전이」 당했다는 건가?
 
벙커힐: 갑자기 믿기는 힘들지만, 가능성을 부정할 수는 없군.
 
인트레피드: 그래서 지금 있는 곳은 요새 인근 해역에서 어디쯤이야?
 
벙커힐: 그걸 모르겠어. 아까부터 계기판이 고장난 상태라서. 경면해역 안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겠군.
 
에식스: 엔터프라이즈 선배와 볼티모어도 아직 못 찾았고….
 
브레머튼: 뭐 그래도 합류하게 된 건 전력 면에선 기쁜 일이잖아? 그래서 지금 해야 할 일은…….
 
인트레피드: 이 안개의 발생원을 찾는 거!
 
 
 
 ~25. 전이 기구
블루길: 아, 그러고 보니 블루길, 중추함을 찾았어!
 
블루길: 잠수함 대군에 섞여 있는 엄청 큰 세이렌일 거야! 확실해!
 
블루길: 블루길이 그 녀석을 공격하려고 했을 때 여기까지 전이되긴 했지만….
 
블루길: 음…. 분명 그때 시간은…….
 
벙커힐: 똑같군. 우리가 파도의 벽에 휩쓸린 시간과.
 
에식스: 이쪽도야. 그렇다는 건…….
 
인트레피드: 정보를 종합하면, 파도의 벽에 휘말려 모두가 같은 시간, 같은 장소로 「전이」되었다.
 
블루길: 뭐, 뭐라고!
 
카사블랑카: 지금까지 격파한 적 편성의 공통점을 보면, 블루길이 본 그 잠수 타입 세이렌이 중추함일 가능성이 높아요….
 
쿠퍼: 그리고 우리가 합류하고 나서 만난 세이렌은 거의 다 신형함…….
 
에식스: 적의 본거지에 쳐들어와 있거나, 아니면 적에게 포위되어 있거나 둘 중 하나일 거야.
 
브레머튼: 아무튼 적 잠수함 대군이 있다고 하니 대잠 체제를 갖추는 게 좋을 것 같아.
 
인트레피드: (블루길 덕분에 단숨에 전황이 판명된 거 같아…!)
 
인트레피드: 아무튼 다들 수중 공격에 주의해!
 
블루길: 블루길도 지원할게! 이번에야말로 「블루길 스나이프 빅토리」를 달성할 테야!
 
 
 
 ~26. 히어로 팀
리노: 흩어졌던 히어로들이 합류해 슈퍼 빌런에게 도전한다….
 
리노: 좀 진부하지만 흥분되는 전개네!
 
쿠퍼: 정의의 히어로 대집합! 클라이맥스!
 
브레머튼: 진짜 그래!
 
리노: 응? 쿠퍼도 히어로물 좋아해?
 
쿠퍼: 당연하지! 화려하게 세계를 구하는 히어로들, 나 같아서 멋진걸!
 
리노: (리노하고 취미가 같아?!) 아, 그럼 이 가젯 보여줄게!
 
브레머튼: 그 건틀릿 같은 거 빛나는 거였구나!
 
리노: 흐흥. 그리고 여길 누르면!
 
쿠퍼: 변했어?! 굉장해!!
 
리노: 이거 다 리노가 만든 거야! 흐흥, 굉장하지?
 
쿠퍼: 나도 갖고 싶다아~
 
리노: 다음에 만들어 줄 수도 있어. 기믹이라든가 예산이라든가 알려주면.
 
리노: 그나저나 설마 여기서 히어로 팬을 만날 줄은 몰랐어.
 
리노: 돌아가면 내 컬렉션 보여 줄게!
 
쿠퍼: 진짜?! 운하 요새로 돌아가면 보여줘 보여줘!
 
리노: 오! 히어로의 서포터, 이 리노의 비장의 가젯들을 잔뜩 보여 주지!
 
쿠퍼: 그리고 내 가젯도 만들어줘! 필살기는 있어도 가젯이 없어서 계속 고민했어!
 
리노: 그건 각자 나름이지. 히어로 심볼은 여러 가지 있고, 가젯이 없어도 어빌리티만으로 유명한 히어로도 있고.
 
브레머튼: “초능력이 있기에 히어로인 게 아니라, 히어로다운 행동을 하기에 히어로”인 거지.
 
리노: …어? 그 말 어디서 들어 본 적 있는 거 같아.
 
브레머튼: 나도 볼티모어하고 가끔씩 히어로물 보거든.
 
브레머튼: 히어로 담론할 정도는 아니지만, 뭐 그렇지? 분명…
 
브레머튼: “히어로이고 싶어하지만 말고, 히어로가 해야 할 일을 하자!”
 
쿠퍼: 아! 그거그거! 나도 동감이야!
 
리노: 그리고 지금 히어로가 해야 할 일은……
 
쿠퍼: 리노는 적 함재기를 경계해줘!
 
리노: 쿠퍼는 적 잠수함을 경계해주고!
 
 
 
 ~27. 자매함
운하 요새? 외양?
 
카사블랑카: 대잠초계기가 적을 발견하는 즉시 위치를 전하겠습니다….
 
카사블랑카: 후우. 잠수함 대책을 세워두길 잘했어요. 설마 세이렌 잠수함이 이렇게나 많을 줄이야….
 
마블헤드: 호위항모인데 싸우려고 하다니 대단하네요. 나도 함재기를 장비할 수 있었으면~
 
마블헤드: 안개가 껴있긴 하지만, 역시 좀 높은 곳에서 정찰해보고 싶은 느낌?
 
카사블랑카: 음. 수상기라면 몰라도 항공모함 함재기를 운용하고 싶으시다면 항공순양함으로 개조 받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카사블랑카: …….
 
카사블랑카: 마블헤드는 멤피스가 걱정되나요?
 
마블헤드: 그러네요~ 멤피스는 워커홀릭 기질이 있으니까요.
 
마블헤드: 운하 요새 주변 관광지도 소개하고, 비번인 날에는 푹 쉬게 해주려고 했는데요오.
 
마블헤드: 이런 상황이라면 역시 좀 무리겠죠…. 아하하하.
 
카사블랑카: 저도 엔터프라이즈 씨하고 볼티모어 씨가 걱정돼요.
 
카사블랑카: 자매함이 아니니까 마블헤드와는 좀 다를지도 모르지만, 같은 유니온 동료로서 모두의 무사함을 비는 마음은 같아요.
 
카사블랑카: 그러니까 마블헤드가 그… “가벼운” 느낌으로 계속 있을 수 있도록 저도 열심히 할게요.
 
마블헤드: 오오~ 성실한 애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농담이 통하는 타입?
 
카사블랑카: 의외였나요?
 
마블헤드: 뭐어, 서로 조금씩 힘내요~
 
카사블랑카: 네! 모두와 함께 열심히 해요!
 
 
 
 ~28. 「기억」의 단편Ⅴ
??? ???
 
엔터프라이즈: 누구냐!
 
???: 배경에 있는, 관객.
 
???: 방금 영상 보고 궁금한 거 있어?
 
엔터프라이즈: 영상? 이 「그림자」들 말인가?
 
???: 「기억」. 즉 로그.
 
엔터프라이즈: 로그? 기억? 누구의? 언제 적이지?
 
???: 네 것이기도, 「그녀」의 것이기도. 미래이기도 과거이기도.
 
???: 그리고 지금은, 너의 것.
 
엔터프라이즈: 또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는군…. 엉터리 영상을 보여주면서 동요시킬 셈이냐?
 
???: 로그는 거짓말하지 않아.
 
???: 왔네.
 
……안개 속에서 새로운 「그림자」가 나타났다.
 
지금까지 만났던, 그리고 기록에 있는 어떤 인간형 개체와도 다른 이상한 분위기를 내는 존재.
 
엔터프라이즈: 넌….
 
――――!
 
거대한 굉음이 울렸다. 마치 공간 자체가 찢어진 듯한 격진으로 인해 바다가 사나워지기 시작했다.
 
???: …….
 
지금까지의 「그림자」와는 달리 명확하게 엔터프라이즈를 바라보던 세이렌은, 말없이 안개 속으로 녹아들었다.
 
마치 그녀의 행동에 호응하듯이 안개가 엷어져가고…… 무수한 양산형 세이렌이 모습을 드러냈다.
 
엔터프라이즈: 결국 싸울 수밖에 없나
 
아무리 엔터프라이즈라고 해도 혼자서 이 정도 수의 세이렌을 상대하기란 무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볼티모어: 엔터프라이즈! 도와줄게!
 
엔터프라이즈: 볼티모어! 얘들아!
 
멤피스: 계속 안개 속에서 헤매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탈출에 성공한 것 같네!
 
헬레나: 일단 지금은 세이렌을 물리치자…!
 
상상도 못한 원군의 도래. 그리고 행방불명된 동료들의 무사한 모습을 보고 엔터프라이즈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엔터프라이즈: 너희들, 무사했구나……! 지금은…!
 
 
???: …….
 
???: 「지휘관」…. 여기엔 없나…….
 
 
 
 
 ~29. 전력 출격
운하 요새? 외양?
 
안개가 엷어져 가는 가운데 연합 함대는 여전히 끊임없이 나타나는 세이렌 대군을 상대로 맞서 싸우고 있었다.
 
적의 공세는 한층 강해졌지만, 해무로 인해 전력을 내지 못하고 있던 항공모함들 역시 화력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벙커힐: 엄청난 수로군. 드디어 「정답」인 건가.
 
에식스: 그런가봐. 함재기, 양산함, 그리고 안개….
 
에식스: 모두 중추함을 가리기 위한 소행이겠지.
 
인트레피드: 이대로는 우리가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아…. 어쩌지….
 
에식스: 어쩌고 자시고도 없어. 여길 헤쳐 나가지 못하면 결국 전멸할 거야.
 
에식스: 자, 정신 똑바로 차리고! "두려움을 모르는" 인트레피드잖아?
 
인트레피드: ……!
 
에식스: 엔터프라이즈 선배가 없는 지금은 우리가 힘내는 수밖에 없어! …아니, 우리가 선배의 몫까지 해내야 해!
 
벙커힐: 그래. 볼티모어, 그리고 운하 요새를 위해서도 말이지.
 
벙커힐: 다른 사람들을 걱정해주는 건 좋지만, 여기선 네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발휘할 때야.
 
인트레피드: ……에식스, 벙커힐…….
 
벙커힐: 아, 그렇다고 무턱대고 돌격하진 마라. 엔터프라이즈 씨도 앞뒤 상황 안 재고 돌격하진 않아.
 
인트레피드: 그런 짓 안 해!
 
인트레피드: (하지만, 대체 어떻게 해야……)
 
 
인트레피드: 아!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안개가 조금씩 엷어지고 있네.
 
벙커힐: 아아. 덕분에 꺼낼 수 있는 함재기도 많아졌지.
 
인트레피드: 벙커힐. 정찰기로 안개의 농도를 파악할 수 있겠어? 대충만이라도 좋으니까!
 
벙커힐: ……물론이다. 하지만 그건 왜…….
 
에식스: 안개가 한 곳에서 퍼져 나가는 거라면, 엷어질 때도 농도가 고르게 변하진 않을 거야!
 
인트레피드: 그거야! 즉 발생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거지!
 
에식스: 잘했어 인트레피드! 그럼 이제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 수 있어!
 
인트레피드: 좋아, 다음은 어떻게 적 중추함까지 접근하냐인데…….
 
벙커힐&에식스: 시간이 없으니 일단 돌격이다!
 
인트레피드: 에에엥!?
 
인트레피드: ……후후. 역시 다들 에식스급이구나!
 
인트레피드: 자, 정찰기야 높이 날아라! 우리를 적 중추함이 있는 곳까지 안내해줘!
 
 
 
 
 ~30. 컴파일러
―――!!!
 
거대한 굉음이 울렸다. 마치 공간 자체가 찢어진 듯한 격진으로 인해 바다가 사나워지기 시작했다.
 
쿠퍼: 우와앗! 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
 
마블헤드: 안개가 갑자기 걷히기 시작했네요…. 전방에 뭔가가 부상하고 있어요!
 
거대한 세이렌 잠수함과 함께, 이형의 의장을 입고 나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인간형 세이렌이 앞을 가로막았다.
 
카사블랑카: 저건… 세이렌 중추함!
 
브레머튼: 여기까지 와서 또 신형 세이렌이야? …기록을 뒤져봐도 없네 저거.
 
???: 칫.
 
에식스: 이 안개를 만들어 내고 운하 요새를 공격한 건 바로 너구나!
 
에식스: 엔터프라이즈 선배하고 볼티모어 함대는 어디 있지!?
 
???: 귀찮아.
 
브레머튼: 함재기…?! 이 녀석, 지금까지 만났던 놈들과는 달라!
 
???: 수상 전투 모드, 기동.
 
벙커힐: 저 주포는… 수상 전투도 가능한 건가!
 
???: 출력, 70%
 
인트레피드: 온다! 다들 조심해!
 
 
 
 
 ~31. 모드 체인지
――!
 
카사블랑카: 저거 잠수함 맞아요?!
 
브레머튼: 함재기에 주포에 어뢰관, 그리고 실드까지! 아무리 그래도 너무한 거 아냐?!
 
벙커힐: 말이 필요 없을 정도의 강적이군…!
 
인트레피드: 그래도 공격하면 반응은 있어! 이대로 계속 공격하면 저 짜증나는 실드도 부술 수 있을 거야!
 
???: 과열 임박. 모드 체인지.
 
에식스: 의장이 변하고 있어?! 저건 잠항 모드!?
 
인트레피드: 그렇게 놔둘 순 없지! 함재기, 가라! Roll on!
 
에식스: 리노, 마블헤드! 인트레피드를 엄호해줘! 블루길은 녀석이 변하는 걸 막아줘!
 
블루길: 로저! 블루길한테 맡겨!
 
인트레피드: 운하 요새를, 엔터프라이즈 선배를 습격한 세이렌……. 절대 놓치지 않겠어!
 
 
 
 
 ~32. 안개가 걷히고
아군 함대의 집중 공격으로 인해 세이렌의 변형은 저지되었고, 큰 대미지를 입은 것처럼 보였다.
 
리노: (피규어나 가젯도 가동부나 접속부가 제일 강도가 약하니까!)
 
리노: 다들 계속 관절 부위를 노려! 그래야 적의 변형을 막을 수 있어!
 
카사블랑카: 리노, 기계에 대해 잘 아시나요?
 
리노: 응? 아하하…. 그, 그렇지 뭐!
 
???: ……어쩔 수 없네.
 
!!!
 
블루길: 에식스, 브레머튼, 물 위에서도 들렸어!?
 
블루길: 지금 엄청 위험한 게 저쪽에서 접근 중이야! 해수면 밑에 주의하면서 피해!!
 
마블헤드: 이미 와있는데요!! 이건 뭐야?!
 
카사블랑카: 기계 촉수!? …어, 어디서 나오는 거지!?
 
마블헤드: 아무리 그래도 수압이라든가 마찰이라든가 계산이 안 맞잖아요!
 
에식스: 이대로라면 공격을 할 수 없어…! 큭…!
 
카사블랑카: 후우……. 저 세이렌 쪽으로 가버렸네요…….
 
리노: 근데 조금 이상했지…. 살기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쿠퍼: 난 촉수 피하느라 잘 몰랐는데….
 
인트레피드: 세이렌들도 퇴각하기 시작했어. 통신도 슬슬 회복되려나?
 
인트레피드: 여기는… 좋아! 아무튼 이걸로 요새도 괜찮을 거야!
 
에식스: 응. 다음은 엔터프라이즈 선배와 볼티모어 수색… 어어어?!
 
에식스: 엔터프라이즈 선배!?
 
벙커힐: 볼티모어도 있어!? 어느 새에…….
 
볼티모어: 놀래켜서 미안. 세이렌의 추격을 뿌리치는데 시간이 꽤 걸렸어.
 
인트레피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볼티모어: 응? 아아. 헤매고 있었는데 이상한 녀석이 나타났고, 그러다가 엔터프라이즈하고 만나서 그대로 여기까지 온 것 뿐이야.
 
볼티모어: 뭐 말하자면 길어지니까 일단은 요새로 돌아가자.
 
볼티모어: 엔터프라이즈도. 자.
 
엔터프라이즈: 그래, 돌아가자. 다들 무사해서 다행이야.
 
 
 
 
 ~33. 제3세력
버뮤다 해역. 해무.
 
볼티모어 함대가 퓨리파이어와 싸우고 있었다.
 
퓨리파이어: 나 잡아 봐라~
 
볼티모어: 쳇. 비겁하게 도망치지 말고 나와서 정정당당히 싸워!
 
퓨리파이어: 싫~어. 이번엔 데이터 수집이 주 목적이니까 쓸데없이 힘 빼고 싶지 않지롱~
 
멤피스: 아까 파도가 일어난 때부터 퓨리파이어는 시간을 벌고 있는 걸로밖에 안 보여….
 
―――!!
 
헬레나: 지금은… 전투 소리?
 
퓨리파이어: (오. 드디어 미끼를 물었나 보다)
 
퓨리파이어: 어머 큰일이네~ 이건 도망갈 수밖에 없겠네~ 다음엔 가만두지 않겠어~(국어책 읽기)
 
볼티모어: 기다려! ……이번엔 뒤쪽이냐!?
 
안개 속에서 나타난 것은……
 
???: ………….
 
볼티모어: 「잔불」…인가.
 
???: 지휘관은 없는 건가.
 
볼티모어: …네게 알려줄 건 아무것도 없어.
 
???: 그래…….
 
멤피스: 기다려! …으응, 도와줘서 고마워!
 
???: …….
 
멤피스: 그나저나 여긴 대체 어느 해역일까…. 어떻게 하지….
 
???: 너희가 가고 싶어하는 곳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진 않아.
 
헬레나: 이 안개가 우리를 "이동시키고 있다"는 거야?
 
???: …『미층화 혼합물』. 재밍을 일으키는 이 안개의 이름이다. 또 세이렌에게 농락 당하고 있는 건가.
 
볼티모어: 그래, 미안하게 됐군….
 
멤피스: 우리, 어떻게 하면 돌아갈 수 있을까….
 
볼티모어: 해무를 없애지 않는 한 무리겠지. 하지만 이 녀석이 싸우려고 한다면…….
 
???: ……안개의 발생 기구…….
 
???: ……훗. 너희 동료가 쏘아 올린 「하늘의 눈」을 빌리도록 하지.
 
 
 
 
 ~34. 「기억」 별하늘의 꿈
불과 초연, 파괴와 폭력으로 가득한 붉은 바다.
 
찢어진 깃발, 산더미 같은 잔해, 쓰러지는 「사람」들.
 
엔터프라이즈: 여긴… 어디지?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 낯익은 얼굴도 있고, 모르는 얼굴도 있다.
 
엔터프라이즈: ……각, 진영의…….
 
하지만, 상대는 「세이렌」이 아니다.
 
엔터프라이즈: 적은…… 북방연합의 양산함들…?
 
엔터프라이즈: 아냐. 실루엣은 닮았지만 도장도 병장도 전부 달라….
 
「배」의 공격으로 「인간」이 하나둘씩 바다에 무릎 꿇는다. 쓰러진다. 가라앉는다.
 
엔터프라이즈: 도와야 해……!
 
하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엔터프라이즈: …밤하늘을 가르는 저건…… 유성…인가?
 
엔터프라이즈: 수많은 유성이 크게…… 이쪽으로…….
 
???: …….
 
엔터프라이즈: ?!!!
 
엔터프라이즈: 방금은…… 꿈인가…?
 
 
 
 
 ~35. 흑안개
컴파일러: 해무에 경면해역 방어 시스템 가산. 1초만에 붕괴.
 
컴파일러: 옵저버. 실패.
 
옵저버: 「코드 G」의 발을 묶는 것도 불가능한 걸까….
 
옵저버: 잘했어, 어린 프로그램.
 
컴파일러: 극북의 빙산 요새, 공격 받고 있어.
 
 
 
옵저버: …아니, 내 계획은 성공했어. 후후후.
 
옵저버: 「코드 G」의 강함은 심층정신계통의 외부 차단으로부터 오는 거야.
 
옵저버: 하지만 지금은 연결되어 있어. 「엔터프라이즈」와.
 
옵저버: ……하지만 다른 시간축의 나도 이 공략법은 손쉽게 떠올릴 거야.
 
옵저버: 액세스 가능한 로그에서 지금까지의 실험이 모두 실패로 끝나 있는 건, 어째서일까….
 
옵저버: 과연. 「지휘관」의 존재구나….
 
옵저버: 제로. 넌 대체 얼마나 숨기고 있는 거니?
 
옵저버: 흥미로워. 아주 흥미로워. 후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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