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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물드는 단화의 영가 下

킹루클린 2024. 9. 16. 01:08

 

 

 ~24. 마음과 생각

 

"현실에 기반하여 환상에 빠진다“

 

"집착은 집념이 아니며, 영혼이 쌓는 것은 인간의 의지“

 

"환생의 불꽃. 와타츠미가 부여한 것은 용골의 몸체“

 

"하나된 생명은 여기서 새로운 삶을 얻는다“

 

 

아마기(항모): 항공모함 아마기. 새로운 힘과 새로운 몸을 얻어 지금 다시 태어났습니다.

아마기(항모): 오래도록 시간이 흘러도 제 마음은 변하지 않습니다.

아마기(항모): 지휘관님, 여러분.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싸워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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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세계 단편, 그 어딘가에서 조용히 앞을 응시하는 두 사람이 있었다.
허공의 먼지가 뭉친 구름 위에 한 폭의 영상이 비치고 있었다.
죽어야 했던 운명은 바뀌었고, 오랫동안 자신을 미치게 했던 소원은 사라졌다.

아카기: (아마기 언니는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났고, 새로운 힘까지 얻게 되었어…….)

아카기: (그동안 꿈꿔 왔던 그 어떤 광경보다 가장 아름다운 현실이야…….)

아카기: (감사합니다, 지휘관님……. 당신은 정말로 약속을 지키며 기적을 행하는 분이셨군요….)

아카기: (이제 아카기는 저지른 죄의 대가를 치르겠습니다.)

아카기는 결의를 다지고 눈앞의 그림자를 마주했다.

 

아카기(META): 이게 다예요. 이제 준비는 됐나요?

아카기: ……왜 날 노린 거죠?

아카기(META): 당신이야말로 왜 순순히 붙잡힌 거죠?

아카기: 그래야 아마기 언니를 구할 수 있으니까요.

아카기(META): 거짓말.

아카기(META): 당신의 집념이 나를 만들었으니, 그 공격을 무효화할 방법도 알고 있었을 텐데요.

아카기(META): 어째서 당신은 직접 뛰어든 거죠?

아카기: …당신에게 설명할 이유는 없어요.

아카기(META): 후후후. 그럼 내가 대신 말해 줄게요. 당신, 아마기 언니에게 '아름다운 최후'를 보여 주고 싶었을 뿐이잖아요?

아카기(META): 언니가 그동안 당신이 저지른 '착한 일'들을 알게 되는 게 그렇게 무서웠나요?

아카기: ……….

아카기(META): 온갖 더러운 짓을 저지르면서까지 아마기 언니의 부활을 바랐는데, 정작 그게 이루어지니 이제는 죽으려는 건가요?

아카기(META): 죽어 버리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는 속 편한 생각이라도 하는 건가요?

아카기(META): 아니면 뭐죠? 이제는 아마기 언니가 자신을 되살리는 걸 기대하고 있는 거예요?

아카기: ……닥쳐요.

아카기(META): 정말 나약한 암여우네요. 당신에게서 태어난 나조차도 부끄러울 따름이에요.

아카기(META): 당신이 지금껏 저지른 일은 지울 수 없어요. 왜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는 거죠?

아카기(META): 언니가 살아났으니 옛날의 겁쟁이 울보로 돌아간 건가요?

아카기(META): 아니면 기댈 수 있는 분을 만나서 연약해진 걸까요?

아카기: ………적당히 하세요.

아카기(META): 적당히 하라고요? 나는 당신의 생각, 당신의 집념, 당신이 지금까지 보여준 당신 자신이에요.

아카기(META): 아무리 부정해도 그 사실을 지우는 건 불가능해요!

아카기(META): '아카기'는 처음부터 행복해질 자격 따윈 없었어요. 기다리는 건 비참한 결말뿐.

아카기: ……너……!!

 

아카기(META): 나는 당신에게서 태어났으니 당신에게로 돌아가야 마땅하겠죠?

아카기(META): 당신의 버리고 싶은 집념, 지우고 싶은 과거, 거부하고 싶은 힘과 함께!

아카기(META): 설령 나라는 존재가 사라지더라도, 당신은 결코 '아카기'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아카기(META): 당신은 구하려는 사람들이 벌써 이쪽으로 오고 있네요. 감동의 재회가 정말 기대되는군요!

아카기(META): 과연 언니와 동료들이 당신을 알아볼 수 있을까요?

아카기(META): 아하하하하하하!!!

웃음소리가 사라지고, 붉은 그림자는 이제 하나만 남았다.

 

아카기(META): ……….

 

아카기(META): ……언니….

 

아카기(META): ……카가….

 

아카기(META): 후후후, 하하하, 아하하하….

아카기(META): 아하하하하하하!!!




 ~25. 파편
특이점 '나락’
??? ???

이곳은 테스터의 본체를 통해 생성된, 아마기 일행이 있던 시공을 기반으로 하는 또 하나의 세계 단편.
끊긴 강, 난잡한 길, 어울리지 않는 바위산. 모든 것이 무질서하게 조합된 것 같은 황폐한 풍경.
초목이 무성하고 건물이 가지런히 늘어선 섬도 있었지만, 고작 몇 개에 불과했다.

카가(전함): 께름칙한 곳이군. 정말 여기 아카기가 있는 거야?

즈이카쿠: 레이더에는 아무것도 안 잡히네….

옵저버: (이 세계 단편은 불완전하고, 대부분의 지역은 나락하고 별반 다르지 않기 떄문에 레이더 같은 건 아무 소용없어.)

지휘관: (어차피 즈이카쿠는 못 듣는데.)

옵저버: (너만 들으면 돼. 나중에 누가 질문하면 네가 답해주면 되니까.)

지휘관: (…아카기의 위치는 찾았어?)

헬레나(META): (빨리 해. 옵저버.)

옵저버: (네네~ 테스터의 본체의 자원으로 단시간에 이 정도까지 해내다니 대단하네.)

옵저버: (뭐, 나한테 걸리면 누워서 떡 먹기지만~)

시나노: 사방에서 다양한 감정이 느껴지는구나…….

시나노: 아마기. 상태는 어떤가……?

아마기(항모): 괜찮습니다. 다만 함재기를 조종하는 것이 아직 익숙하지 않네요…….

시나노: 함재기 조종이라…….

즈이카쿠: (어? 이 광경 어디서 본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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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기: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저 아이들의 의장은 “그녀들이 본디 가져야 할 의장이 아니야.” …그렇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후후후. 날카롭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큐브에 의해 만들어진 의장은 기본적으로 그 함선의 선체와 결부되지만, 반드시 같은 것만은 아니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우리 철혈 리더의 연구 성과를 조금 응용했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리고 악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단다. 아카기.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서두르지 말고 끝까지 보도록 하렴. 너를 실망시키진 않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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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이카쿠: 생각 났다…! 걱정 마, 아마기 씨!

즈이카쿠: 의장은 함선의 선체와 연결되어 있으니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항공모함의 전투에 익숙해질 거야!

아마기(항모):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즈이카쿠.

류호: 아마기 씨. 괜찮으시다면 제가 평소 훈련하면서 적은 자료를 드리겠습니다!

즈이카쿠: 그거라면 나도 있어! 아마기 씨, 한번 볼래?

아마기(항모): 후후…. 그럼 감사히 받겠습니다. 항공모함으로서는 두 분이 제 선배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즈이카쿠: 에헤헤헤…. 일단 아마기 씨가 익숙해지기 전까지 정찰하고 전투는 우리가 맡을게!

류호: 걱정 마십시오! 반드시 아카기 씨를 구할 수 있을 겁니다!

옵저버: (찾았어. 그런데… 후후후, 꽤 성가신 상황이네.)

지휘관: (아카기인가? 아니, 이건…….)

즈이카쿠: 정찰기, 발진――

지휘관: 잠깐, 즈이카쿠. 아카기의 위치를 찾았어.

즈이카쿠: 어? 여, 역시 지휘관…!

옵저버: (첨언하자면, 주변에 적들이 많이 숨어 있으니 조심해서 가~)

지휘관: 도중에 적의 매복이 있을 거야. 주의하면서 전진하도록!



 ~26. 불타는 마음

 

식귀: 크르릉――――!!!

 

식귀: 크르릉――――!!!

헬레나: ……또 적이야…!

멤피스: 끝이 없네…. 한시가 급한데…!

옵저버: (역시 아카기야. 나하고 협력한 적도 있어서 그런지 벌써 힘의 사용법을 알고 있잖아~)

옵저버: (저 두 식신은 아카기가 영혼의 정보에 근거해 만들어 낸 거야.)

지휘관: (저 붉은 여우는 그렇다 치더라도, 하얀 여우는…… 설마 카가의 영혼인가…?!)옵저버: (잘 아네. 그래, 맞아.)

아마기(항모): 저 두 여우는 마치 아카기와 카가처럼 보이는군요….

카가(전함): 어… 좀 비슷해 보이기는 한데…. 나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거든!

아마기(항모): 후후후. 물론이죠.

아마기(항모): 지휘관님. 항공모함의 전투 방식은 전부 익혔습니다. 제가 선두에 서도 될까요?

아마기(항모): 마치… 제게 무언가 말하고 싶은 게 있는 것처럼 보이네요…….

지휘관: 좋아. 부탁할게.

식귀: 크르릉――――!!!

아마기(항모): 그럼, 이 적을 쓰러트리고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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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아카기(META): 어머, 상당히 거친 인사네요. 제 식신까지 해치워 버리다니.

아카기(META): 손님으로서 너무 실례되는 행동 아닌가요?

류호: 아카기 씨는 어디 있습니까! 이 괴물!

아카기(META): 아카기? 아~ 그 건방진 붉은 여우를 말하는 건가요?

아카기(META): 아카기 씨를 풀어 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아카기(META): 그렇지 않으면? 그 아이는 자신의 의지로 뛰어들었잖아요?

아카기(META): 죽고 싶어 하는 것 같길래 그 소원을 들어줬답니다~

즈이카쿠: 뭐라고……?!

아카기(META): 후후후. 다시 말해줘요?

아카기(META): 아카기는 이미 죽었어요. 이제 알아들었나요?

류호: 네 녀석…… 용서 못해……!

즈이카쿠: 아카기 선배……. 원수를 갚겠어…!!

아마기(항모): ………….

카가(전함): 아마기. 마음은 이해하지만 우선 진정해. 너마저 냉정을 잃으면 복수조차도 못하게 될 거야.

카가(전함): …네가 날 그 녀석의 동생으로 삼으려 했던 이유를 알겠군. 저렇게 위태로운 녀석인 줄 알았다면, 나였어도 몸을 던져 지키려고 했을 거야.

아마기(항모): 카가…….

아마기(항모):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괜찮습니다. 단지…….

멤피스: 설마 아카기가 당하다니…….

멤피스: 지휘관. 구조 작전은 실패했어.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지휘관: (옵저버. 녀석은 거짓말을 하고 있나?)

옵저버: (그건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저게 이곳에 남아 있는 유일한 '아카기'야.)

지휘관: (그럼 너는? 거짓말하는 건 아니겠지?)

옵저버: (어머~ 헬레나가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감히?)

지휘관: (…좋아.)

옵저버: (응? 뭐가 좋아?)

지휘관: (……맞혀 봐.)

지휘관: 괜찮아. 아직 아카기를 구할 길은 남아 있어.

지휘관: 아마기. 네 생각은 어때?

아마기(항모): 네. 지휘관님의 말씀대로입니다.

지휘관: 어찌됐든 일단 저 녀석을 무력화시켜야 해.

아마기(항모): 네.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아마기(항모): 그럼 이번에도 제가 선두에 설 수 있을까요?

지휘관: 당연하지.

아마기(항모): 그럼 류호, 즈이카쿠.

즈이카쿠: 아마기 씨, 무리할 필요는 없어. ……다 알고 있으니까.

류호: ……죽여 버리겠어.

아카기(META): 죽여요? 당신들이 저를?

아카기(META): 후후후, 전부 불태워 드리죠――!!

----

――――!!

아카기 META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계속 힘을 폭발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전투의 주도권은 점점 아마기 쪽으로 넘어오고 있었다.
격전 끝에 아카기는 결국 힘이 다했다.

아카기(META): 후후후……. 이게 바로 지휘관님이 주신 힘……인가요….

아카기(META): 모든 죄악을 씻는 불길…. 제 마지막 길로… 잘 어울리네요…….

아카기 META가 두른 검은 기운이 갑자기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그보다 더 빨리 아마기의 불길이 이를 감쌌다.
검은 기운은 불길에 휩싸여 서서히 사라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오만불손했던 아카기 META는 쓰러졌다.

아마기(항모): 여러분께서는 따라오지 마세요. 이건… 제 손으로 끝을 맺어야 합니다.

아마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쓰러진 아카기에게 달려갔다.

즈이카쿠: 아마기 씨……?!

카가(전함): 그냥 놔둬. 이건 아마기가 결정할 일이니까.

시나노: 사악을 쫓는 화염…. 저것이 아마기의 새로운 힘……?

지휘관: (방금은 META의 기운이 소진된 후 자연스레 흩어진 거지, 화염 때문은 아닐 거야.)

옵저버: (어머, 그것까지 알았어?)

옵저버: (맞아. 아카기는 지금 일부러 META인 채 위장한 거야.)

옵저버: (자세한 건 너네 헬레나한테……)

특수 통신 회선: (………….)

지휘관: (……옵저버?)

헬레나(META): (미안. 탈출 루트 계산에 옵저버의 힘이 필요해서 내가 잠깐 통신을 끊었어.)

지휘관: (……알겠어.)

지휘관: (아카기는 괜찮은 거야?)

헬레나(META): (네가 그러기를 바란다면 분명 괜찮을 거야.)

지휘관: (……아마기는?)

헬레나(META): (아마기?)

지휘관: (아니, 아마기의 몸 상태는 어때?)

헬레나(META): (……아직 분석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지극히 정상이야. 오히려 예상보다 더 좋으니까 걱정하지 마.)

헬레나(META): (그럼 나는 탈출 루트 확보에 집중할게. 이만 끊어.)

그렇게 말하고 헬레나는 통신을 끊었다.

지휘관: (웬일로 바로 끊었네…….)

멤피스: 지휘관. 정말로…… 안 따라가도 돼?

지휘관: 괜찮아. 아마기라면 해낼 수 있을 거야.



 ~27. 용해

 

피안화의 바다에서 자매는 다시 만났다.

아마기(항모): 마음이 좀 풀렸나요?

아카기(META): ……왜 봐준 거죠?

아마기(항모): 후후. 우리 동생이 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아서요.

아카기(META): 흥. 아카기가 어떻게 죽었는지라도 자세하게 알려 드릴까요?

아마기(항모): 아뇨. 제 동생이 혼자서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알고 싶어요.

아카기(META): 당신 동생은 이미 죽었어요. 그래도 듣고 싶다면… 알려 드리죠.

아카기(META): 아카기는 세이렌과 협력하여 중앵의 통제 구역에 '성역'이라는 이름의 실험장을 세우는 걸 묵인했어요.

아카기(META): 대외적으로는 세이렌의 대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을 전쟁의 수렁으로 끌어들였고.

아카기(META): 대내적으로는 정쟁을 벌여 다른 사람들을 지도층에서 배제하고 권력을 독점했어요.

아카기(META): 후배들에게도 손을 대어 나중에는 세이렌의 실험에도 이용해먹었죠.

아카기(META): 마지막으로 자신의 사욕을 위해 피해를 무릅쓰고 언니를 부활시키는 의식을 거행했어요.

아카기(META): 오리진 큐브와 와타츠미의 힘을 남용해 중앵은 물론 전 세계를 위험에 빠트렸죠…….

아카기(META): 이래도 처벌받아 마땅하지 않은가요?

아마기(항모): 그럼에도 당신은 사랑을 잊지 않았어요. …그렇죠?

아카기(META): ……당신…!

아마기(항모): 언니라고 불러줘요, 아카기.

아카기(META): ……그러니까 당신 동생은 이미 죽었다고――

아마기(항모): 언니는 동생이 언제 거짓말을 하는지 다 알 수 있답니다.

아카기(META): ……그럼 언제 거짓말을 하지 않는지도… 아는 거죠…?

아카기: ………….

아카기: 이게 바로 당신이 모르는 저예요. 언니.

아카기: 제가 걸어온 길…… 저지른 죄는 사라지지 않아요.

아카기: 이번에는 도망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책임을 지기 위해서예요.

아카기: 저를 내버려 두세요. 자신의 뒤틀린 집념의 손에 죽게 놔 두세요.

아카기: 이대로… 적으로서 동료들의 손에 죽게 해주세요.

아마기(항모): 자신의 잘못은 직접 책임져야 합니다.

아마기(항모):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까지 전부 짊어질 필요는 없어요.

아카기: 어디부터가 제 탓이고, 어디부터가 아닌지 이젠 모르겠어요……. 제가 상처 입힌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아카기: 메릴랜드, 웨스트버지니아, 콜로라도, 애리조나…….

아카기: 새러토가, 요크타운, 엔터프라이즈, 호넷…….

아카기: 쇼카쿠, 즈이카쿠, 휴가, 이세, 노와키…….

아카기: 나가토, 무츠, 카와카제, 미카사, 콩고, 히에이…….

아카기: 시나노, 무사시, 토사, 야마시로, 류호…… 그리고…….

아마기(항모): 카가도…….

아카기: 네…. 카가…… 내 소중한 동생……….

아마기(항모): 하지만 당신이 이용했다던 동료와 후배들은 당신을 구하기 위해 나섰는걸요?

아카기: 그 아이들은… 제게 속은 것에 불과해요…….

아마기(항모): 당신이 상처를 준 사람들도, 지금 당신을 위해 싸우고 있어요.

아카기: 그건 제가 아니라 지휘관님이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서예요!

아마기(항모): 당신이 되살린 언니도, 당신이 돌아오길 바라고 있어요.

아카기: ………….

아마기(항모): 당신이 저지른 잘못을 죽음으로 씻어서는 안 돼요.

아마기(항모): 이제는 제가 있어요.

아마기(항모): 아마기 언니가, 당신과 함께 전부 짊어질 테니까요.

아카기: 언니, 저는……….

아마기(항모): 하나만 더 알려 주세요.

아카기: ……?

아마기(항모): 지금 당신 곁에 떠 있는 저와 카가의 그림자는, 당신이 있던 세계의 '아마기'와 '카가'의 영혼이죠?

아마기(항모): 그걸 되돌리면 저도, 카가도… 모두가 알고 있는 존재로 완전히 돌아갈 수 있어요.

아카기: 네……. 그 아이가 사라지기 전에 제게 남겨준 거예요….

아카기: 저도 어떻게 한 건지, 왜 그런 건지는 모르겠어요…….

아마기(항모): 그 아이는 결국 당신에게서 태어났으니까요. 아카기가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은 그 아이도 하지 않을 거예요.

아카기: ……저는 그 아이가 이 정도로 심할 줄은 몰랐어요.

아마기(항모): 그건 그래요.

아카기: …언니!

아마기(항모): 후후. 농담이에요.

아카기: …………….

아마기(항모): 이만 돌아가죠. 사람들을 너무 기다리게 해선 안 되니까요.

아카기: ……네.

아카기: 가요. ……아마기 언니.

언니의 어깨를 빌려 동생은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세계 단편이 붕괴하는 가운데, 피안화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28. 재회

 

얼마 후. 아마기 자매는 무사히 돌아왔다.

지휘관: 일은 잘 해결됐니?

아카기: …………네.

아마기(항모): 잘 해결되었습니다.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휘관님.

지휘관: 천만에. 하지만 이제 정말로 시간이 얼마 없어….

아마기(항모): 지휘관님의 지시에 따르겠습니다.

카가(전함): 아카기…? 살아 있었어!?

류호: 아마기 씨, 이게 도대체…?

류호: 아카기 씨는 META에게 죽은 게 아니었습니까…?

아마기(항모): 아뇨. 이 아이는 여러분도 아시는 아카기입니다.

아마기(항모): 그 META는 결국 만들어진 환영일 뿐. 스스로 오랫동안 존재할 수 없습니다.

아마기(항모): 따라서 그 아이는 아카기를 잡아갔고, 사라지기 직전에 그 몸에 달라붙었습니다.

아마기(항모): 이후의 일은 여러분께서도 아실 겁니다.

아마기(항모): 전투를 거치며 힘이 모두 소진되자 아카기 본연의 의식이 되살아난 것입니다.

아카기: 다들…… 뭐라고 사과해야 할지…….

즈이카쿠: 깜짝 놀랐잖아……. 그래도 아카기 선배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류호: 네! 정말 다행입니다!

시나노: 역시 그대는 정화의 화염을……?

지휘관: (아니, 시나노. 그건 그냥 네 착각이야…….)

아마기(항모): 후후후. 시나노 씨에게는 제가 나중에 설명 드리겠습니다.

아마기(항모): 지휘관님. META의 침식을 '정화'하는 과정에서 이런 것을 발견했습니다만….

아마기(항모): 지휘관님께서는 어떻게 사용하는지 아실 것 같군요.

아마기의 소매에서 부드러운 두 개의 빛 덩어리가 튀어나왔다.

지휘관: 이건…….

헬레나(META): (아마기와 카가의 영혼의 정보야……. 이게 있으면 두 사람을 완전히 복원할 수 있어.)

헬레나(META): (그래서 테스터의 본체를 노린 거였군.)

헬레나(META): (일단 받아. 귀환한 다음에 내가 처리할게.)

지휘관: (응. …정말로 기적이 일어날 줄은 몰랐네.)

지휘관: (탈출 준비는 잘 되어 가고 있어?)

헬레나(META): (걱정하지 마. 10분만 더 있으면 돼.)

지휘관: (좋아. 작전 성공. 모두 귀환한다!)

헬레나(META): (……응!)



 ~29. 나락 제압전

특이점 '나락' 주변 해역

작전이 시작된 뒤로 태평양 연합 함대는 엔터프라이즈의 지휘 아래 나락을 둘러싸는 형태로 배치되었다.
예상대로 나락의 강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졌고, 벌어진 틈도 점점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적들 또한 만만치 않아졌다.

TB: 지휘 유닛으로 보이는 적성 개체를 확인. 위협 레벨은 상. 신중하게 대응하십시오.

 

식귀: 크르릉―――――

하얼빈: 호오. 드디어 적장의 등장인가!

임플래커블: 엄청난 프레셔야…. 다들 방심하지 마!

페터 슈트라서: 부피가 클수록 타격면도 커지지.

페터 슈트라서: 전열은 후퇴시키고 항공 화력을 집중하여 타격한다!

와타라세: 여러분, 실례합니다. 이번에는 저희 중앵 함대에게 맡겨 주세요.

다이센: 적의 힘의 원천이 무엇인지는 저희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요.

다이센: 부정의 화신은 확실히 약점이 있습니다.

다이센: 하지만 약점의 위치와 공략법은 아마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다이센: 이번에는 저희가 시범 삼아 타격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야세: 다이센 씨!? 설마 다이센 씨가 함대를 이끌고 오시다니…….

다이센: 제 일은 모두 끝났으니까 당연히 도우러 와야죠.

와타라세: 그럼 저부터 가겠습니다.

 

스즈나미: 스즈나미가 엄호할게…….

와타라세: 아뇨. 괜찮아요, 스즈나미.

와타라세: 운젠 님께 전수받은 기술을 선보이겠습니다.

실라: 부디 조심하십시오.

와타라세: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실라 씨.

푸슌: 오! 왠지 재밌을 거 같아!

푸슌: 푸슌도 간다!

와타라세: 파도를 뚫고, 흐르는 그림자와 함께!



 ~30. 중심 해역 제압전
NA 해역. 중심부 주변 해역

먹구름이 몰려오고, 파도가 세차게 일며, 포화의 굉음 속에 하늘과 바다의 거리가 좁혀진 듯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특이점의 힘이 점차 커지면서 NA 해역 중심부 함대가 받는 압력도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타이콘데로가: 벌써부터 적들이 쏟아져 나오는 걸 보니 아비터도 슬슬 역부족인 걸까?

샹그릴라: 그래도 아비터가 적과 싸우고 있는 덕분에 저희가 상대해야 할 적의 수는 많이 줄었네요….

에식스: 적의 데이터와 NY 시티에서 보낸 정보를 대조해 봤어요.

에식스: 보다시피 우리가 맞서는 적은 현시점에 나락에서 쏟아져 나오는 적들과 본질적으로 완전히 동일합니다.

뉴저지: 정말 특이점끼리는 연결되어 있나 보네…. 무슨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뉴저지: 경계 레벨을 올릴게!

뉴저지: 서부 전선부터 순차적으로 배치를 조정할 거야! 다들 작전대로 움직여!

킹 조지 5세: 걱정 마라. 폐하의 이름을 걸고 한 마리도 통과시키지 않겠다!

리토리오: 동쪽과 남쪽도 문제없어!

리토리오: 우리 사디아 함대는 철혈과 아이리스와 협력하고 있으니까, 철통같은 수비를 보장하지!

티르피츠: 철혈은 본 작전에 전적으로 협력하겠어.

장 바르: 사디아 제국은 거의 모든 전력을 총동원했군…….

장 바르: 흥. 우선은 지휘 실력 좀 보도록 하지.

리토리오: 아아, 똑똑히 보라고! 우리 사디아는 동료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장 바르: 만약 지휘 실수로 전황이 악화되면 아이리스는 자율적으로 행동하겠다.

티르피츠: 철혈도 마찬가지야.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작전 목표를 달성해야 해.

리토리오: 당연하지! 함께 싸우는 아군이니까 무슨 일이든 의논해서 결정하자.

하쿠류: 그럼 지금 바로 의논해 볼까? 우리 예비 전력도 나갈 기회를 달라고!

시마카제: 시마카제, 부르시면 바로 달려가겠습니다!

뉴저지: 안심해 안심해! 안 까먹었으니까!

히류(META): ……핫!

타이콘데로가: 히류, 왜 그래? 방금 배치에 문제라도 있어?

히류(META): 식별 신호에 반응 있음. ……'잔불'의 지원이 도착했습니다!



 ~31. 위기일발
특이점 '나락' 주변 해역

전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었다. 엔터프라이즈는 마지막 예비 전력 투입을 지시했다.

――――!!!

요크타운II: 나락의 확장을 억제해 왔던 중앵의 '대결계'가 점점 약해지고 있어.

요크타운II: TB한테서 이미 연락이 왔어. 한계 시간까지 앞으로 1시간이야.

요크타운II: …물론 우리가 앞으로 1시간이나 더 버틸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엔터프라이즈: ……드디어 한계인가.

요크타운II: 엔터프라이즈. 핫라인을 연결해서 지휘관님께 1시간 이내에 반드시 철수하라고 전해야 해.

엔터프라이즈: ……알겠어.

――――!!!

엔터프라이즈: 각 함대에 전한다! 지휘관은 1시간 후에 귀환할 예정이다!

엔터프라이즈: 마지막 1시간이다! 반드시 버텨 내자!

통신: ――――

이셴: 엔터프라이즈. 여기는 이셴입니다.

엔터프라이즈: ……이셴?

이셴: 현재 전황, 그리고 앞으로 1시간을 더 버텨야 한다는 내용은 들었습니다.

이셴: 현재 동황 본토 함대의 모든 전력을 데리고 급행하고 있습니다.

이셴: 약 20분 뒤에 도착할 예정이니 지시를 내려 주세요.

이셴: 그리고 동황이 가지고 있는 첨단 장비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내렸으니, 전선 유지에 도움이 될 겁니다.

이셴: 그런 다음에는 지역 내 함대를 바로 철수시켜 주세요.

이셴: '천성대'를 폐쇄하고 대신 '병풍 시스템'을 원거리 타격 모드로 전환해 섬멸 타격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엔터프라이즈: 알겠다. 지원에 감사한다.

이셴: 절대 질 수 없는 싸움입니다. 동황도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

나락 주변 어느 전장에서 불리했던 전황이 순식간에 뒤바뀌고 있었다.

안샨(개장): 승인 완료. 첨단 장비 잠금 해제.

안샨(개장): 이매망량 놈들! 팔면육비의 솜씨를 보여 주마!

쾅――――!!!

페터 슈트라서: 이건…… 의장 미사일?

안샨(개장): 네! 이 장비는 소모가 심해서 한번 사용하면 최소 3개월의 냉각 기간이 있어야 다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안샨(개장): 그래서 지금까지 계속 승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안샨(개장): 페터 씨, 함대를 데리고 후퇴하세요!

안샨(개장): 사천왕의 이름을 걸고 남은 1시간 동안 어떤 적도 놓치지 않겠습니다!

페터 슈트라서: 부탁해. 다만 엄호는 계속 실시할게.

페터 슈트라서: (설마 동황이 먼저 미사일의 의장화에 성공할 줄이야…….)

페터 슈트라서: (흥미롭군……!)

----

또 다른 전장. 이미 열세에 몰렸던 함선들은 모두 해역에서 철수했다.
적은 더 넓은 해역으로 진출하기 위해 교두보로서 이 해역을 완전히 장악하고자 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하늘에서 수백 미터 굵기의 황금빛이 내리치더니 순식간에 해역에 있는 모든 적을 불태웠다.

임플래커블: 신궁의 벽…….

임플래커블: ……게다가 3단계?!

이어 여러 개의 빛줄기가 하늘을 가르며 이미 철수가 끝난 해역을 깨끗이 정리했다.
이로서 전선 붕괴의 위기는 겨우 모면할 수 있었다.



 ~32. 귀로

 

특이점 '나락’
??? ???

동료들에게 탈출 시각을 전하고, 출발까지 얼마 남지 않았을 무렵.

아카기: 드디어 돌아가네요. 아마기 언니.

아카기: 세상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보시면 분명 깜짝 놀라실 거예요.

아마기(항모): 네. 기대되네요.

아카기: 그리고 카가. 영혼의 정보를 사용하면 당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지만, 지금의 당신은 사라질 거예요……. 선택권은 당신에게 있어요.

카가(전함): 아아. 20년이나 지났으니… 복구는 반드시 해야지.

카가(전함): 그래도 조금만 더 기다려줘.

카가(전함): 복구하더라도, 지금은 아마기와 함께 바뀐 미래를 보고 싶으니까.

아카기: 네. 정말로 고마워요…….

지휘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아무튼 작전은 무사히 성공했네.

멤피스: 그래. 어떻게든 잘 끝났어.

멤피스: 역시 지휘관이 나서면 아무리 불가능해 보이는 작전이라도 성공할 수 있다니까.

헬레나: 미안해. 이번엔 많이 도와주지 못해서…….

지휘관: 아니. 너희가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든든해.

아카기: 지휘관님…….

아카기: 이번에는……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아카기: 돌아간 후에, 모든 것이 정리되고 나면…….

아카기: 지휘관님과 단 둘이 얘기를 나누고 싶어요…….


→ 그래. 기회가 된다면
아카기: 앞으로 있을 아카기의 속죄의 길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다 하더라도…….

아카기: 반드시 지휘관님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만들겠어요.

지휘관: ………….

지휘관: 그래. 꼭 기대하고 있을게.

헬레나(META): (지휘관. 문제가 생겼어.)

→ 물론이지
지휘관: 너무 기죽지 마. 상황은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쁘진 않으니까.

아카기: 지휘관님……. 정말 감사합니다….

지휘관: 감사의 말은 나말고도 너를 믿어준 모든 사람에게 하도록 해.

아카기: 물론이죠. 아카기,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휘관: 그럼 나중을 기대하고 있을게, 아카기.

헬레나(META): (지휘관. 문제가 생겼어.)

→ 얘기만으로 충분해……?
아카기: 그러네요. 쌓이고 쌓인 이야기를 풀고 나면… 그 다음은…….

지휘관: 다음은?

아카기: 그건 지휘관님의 마음에 달려 있답니다.

지휘관: 그럼… 아카기가 추천하는 중앵의 명소라도 구경해 보는 건 어떨까?

아카기: 모든 것이 끝난 후, 그런 일이 허락된다면… 어디든 기꺼이 모시겠어요.

지휘관: 너무 기죽지 마. 상황은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쁘진 않으니까.

아카기: 그럼…… 나중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지휘관: 그래

헬레나(META): (지금 그런 얘기 할 때가 아냐. 문제가 생겼어.)

지휘관: (헬레나? 무슨 문제?)


헬레나(META): (나락의 확장을 억제하는 중앵의 '대결계'가 한계에 다다랐어. 이대로는 1시간도 못 가 붕괴할 거야.)

헬레나(META): (현재로서는 1시간 내에 성공적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없어.)

지휘관: (…그럼 나락을 닫아야 해. 안 그러면 실험장β 전체가 심각한 위험에 빠질 거야.)

지휘관: (문제는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탈출하냐인데…….)

헬레나(META): (방법은 있어.)

헬레나(META): (기억 나? 나락이 출현한 이후, 모든 특이점이 위험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잖아.)

헬레나(META): (그건 실험장β의 특이점이 모두 연결되기 때문이야.)

지휘관: (…그럼 나락이 아닌 다른 특이점으로 탈출할 수 있는 거야?)

헬레나(META): (응. 나락을 제외하면 현재 최적의 루트는 NA 해역 중심의 특이점이야.)

헬레나(META): (원래 예비안으로 마련해 놨던 거라 루트 조정은 어렵지 않아.)

지휘관: (NA 해역 중심부의 전황은 어때?)

헬레나(META): (뭐, 그쪽은 '친절한 아이들'이 좀 왔으니까 앞으로 몇 개월은 더 버틸 수 있을 거야.)

지휘관: (몇 개월……? 좋아. 그럼 그렇게 하자.)

지휘관: (헬레나. 엔터프라이즈에 즉시 의식의 법진을 파괴하고 나락을 와해시키라고 전해줘.)

지휘관: (그리고 뉴저지에게는 계속 방어하라고 하고.)

지휘관: (잠깐만. 이 방법이 가능하다는 건…….)

지휘관: (나락을 닫아도 지금 우리가 있는 내부 공간까지는 닫히지 않는다는 거잖아….)

지휘관: (그럼 적은 다른 특이점을 통해 계속 침입할 수 있는 거야?)

헬레나(META): (맞아. 하지만 근원이 사라지면 나머지는 내가 어떻게든 할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지휘관: (또 말할 수 없는 내용이야?)

헬레나(META): (말해 줄 수는 있는데, 이 상황에서 반나절이나 걸려서 다 들을 생각은 아니지?)

지휘관: (…좋아. 헬레나. 뉴저지에게 연락해서 NA 해역을 계속 지키면서 우리를 맞을 준비를 하라고 해줘.)

헬레나(META): (“오더를 확인했습니다. 다른 명령 있으십니까? 지휘관님?")

지휘관: (크흠……. 이상이다.)

헬레나(META): (후후후. 조금만 기다리면 바로 집까지 데려다 줄게)


소원은 이루어지고 여정은 대단원을 맞이했다
그러나 고요한 수면 밑에는 여전히 암류가 흐르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진정한 위기가 아니다
관전자 중에 대국자가 있다
반상의 말은 여전히 싸우고 있다
저편의 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계속



 ~33. 예비 탈출 계획F
??? ???

끝없이 넓은 공간에 정교한 정원이 떠 있었다.

통신: ――――

애리조나(META): 예비 계획F의 실행을 준비하세요.

멤피스(META): ……? 왜 그래? 무슨 문제라도 생겼어?

애리조나(META): 태평양 방어선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실험장β의 안전을 고려해 지휘관님은 방금 특이점 '나락'을 폐쇄하라고 지시했어요.

애리조나(META): 그러니 다른 탈출 루트로 우회해야 합니다.

베스탈(META): ……NA 해역에 있는 영구 특이점을 사용하나요?

애리조나(META): 네. 헬레나가 새 루트를 보냈어요. 지금 당장 준비해야 합니다.

멤피스(META): 나락에서 우회하는 건 너무 위험해!

멤피스(META):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도 모르는데…… 빨리 출발하자!

요크타운(META): 나도 갈게.

멤피스(META): …요크타운? 너 지휘관하고 아직 만나면 안 되잖아.

요크타운(META): 나는…… 멀리서 지켜보고 있을게.

요크타운(META): 나락의 위험은 헬레나라고 해도 전부 계산할 수 없으니까.

요크타운(META): ……내가 가야 돼.

요크타운(META): 조금만 기다려. 지휘관님…….



 ~34. 오차

 

스캐퍼 플로 지하

뱅가드 일행을 카멜롯을 통해 나락에 파견하라는 헬레나 META의 연락을 받은 후부터 엘리자베스는 줄곧 지하도에 머물러 있었다.

퀸 엘리자베스: 헬레나 META…. 저번 사냥에서도 카멜롯을 조종해 귀환하는 걸 도와줬던, 하인의 우군.

퀸 엘리자베스: 또 다른 나도 그 아이를 꽤 높게 평가하고 있고, 하인도 신뢰하고 있는 거 같지만….

퀸 엘리자베스: 그 아이에게는 위험한 냄새가 나.

퀸 엘리자베스: 하인의 말은 잘 듣는 거 같지만… 다른 사람에 대한 태도는 모르곘네.

퀸 엘리자베스: …이놈이고 저놈이고 수상한 놈들뿐이라니까….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엘리자베스의 생각은 헬레나 META에서 점점 카멜롯 쪽으로 옮겨갔다.

퀸 엘리자베스: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야……. 원래대로라면 진작 돌아왔어야 하는데….

괴상한 기계: 딩딩딩딩――

괴상한 기계: 동동동동――

괴상한 기계: 삐삐삐삐――――――!!!!!!

퀸 엘리자베스: ……미스 D의 통신기…?

퀸 엘리자베스: 뱅가드! 상황은 어때?! 무슨 문제라도 생겼어?

뱅가드: 아닙니다, 폐하! 작전은 순조롭습니다!

뱅가드: 나락 구출 임무는 무사히 완료했고, 나가토와 히에이의 META화도 정화를 실시했습니다!

뱅가드: 그런데…… 폐하, 송구합니다만 현재 아발론의 문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퀸 엘리자베스: 설마 안전 모드가 또 작동한 거야…?

퀸 엘리자베스: 하지만 데이터 오류도 모두 수정했고, 카멜롯도 정상 작동했는데….

퀸 엘리자베스: (설마 안전 모드를 작동시킨 또 다른 원인이 있는 거야…?)

퀸 엘리자베스: (그런 말도 안 되는…… 아니, 말이 되긴 해.)

퀸 엘리자베스: 너희는 지금부터 보내는 좌표로 가서 대기해. META인 내가 긴급 사태에 대비해 찾아낸 안전한 세계야.

퀸 엘리자베스: 이쪽 일이 다 끝나면 내가 문제를 조사한 다음에 너희를 데리러 올게!

뱅가드: 알겠습니다!



 ~35. 타워 가라사대
??? ???

아비터 타워XVI: ……지루해. 드디어 끝났네.

아비터 타워XVI: 감동의 대단원이지만…… 너무 밋밋했어.

아비터 타워XVI: …만약 내가 감독이었다면――

 

아비터 타워XVI: 여기는 좀 더 극적으로 꾸밀 수 있었잖아. 특이점을 탈출하지 못한 중앵 함대는 그대로 전멸.

 

아비터 타워XVI: 야마토는 여기서 손을 쓰지 말았어야 했어. 잘못을 했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그렇지 않고서야 무슨 교훈을 얻겠어?

 

아비터 타워XVI: 이 부분은 좀 더 처참하게. 섣불리 들어온 히에이 META는 여기서 죽어 버려야 했어. 나이가 몇인데 위기의식이 좀 있어야지!

 

아비터 타워XVI: 제어 가능한 META화 기술을 믿은 나가토는… 아예 부정적인 정보의 집합체에 뭉개져야 했어. 제어 가능한 META화를 쉽게 믿지 마.

 

아비터 타워XVI: 음… 이 부분은 좀 더 간섭을 부추겨야지.

 

아비터 타워XVI: 이 부분은 완전히 차단해야 돼!

 

아비터 타워XVI: 외부에서 시간을 버는 함대…. 뭐, 살아남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70%는 죽었어야지. 그래야 사람들은 일의 우선순위에 주의를 기울이고 또 다른 문제를 막으려고 할 테니까.

 

아비터 타워XVI: 해피 엔딩에 관해서는…….

아비터 타워XVI: 확률적으로 이 수많은 난관을 헤치고 딱 들어맞는 조건을 찾으려면…… 정말 엄청난 우연이네.

아비터 타워XVI: 뭐, 다음에는 더 분발하자.

아비터 타워XVI: 오프닝은 긴장감 넘치는 미스터리로 시작하고, 중간에는 갑작스러운 변화를 주고, 결말은 아무도 예상치 못하게…….

 


아비터 타워XVI: 슬슬 관객이 퇴장할 시간인가 보네.

아비터 타워XVI: 귀여운 동물들이 자기 일을 잘 해냈으면 좋겠는데.

아비터 타워XVI: ……나도 이만 가야겠다.



 ~36. 나, 옵저버

 

옵저버: 나는 옵저버.

옵저버: 안티 엑스 지휘 기관 소속――옵저버.

옵저버: 설계 목적은 함대의 지휘 유닛으로서 대규모 무인 함대의 작전을 조율하는 것이었지만….

옵저버: 심판자 계획이 실행된 뒤 나는 다른 기관으로 편입되어 새로운 사명을 부여받았어.

옵저버: 그래. 그게 지금의 나야.

옵저버: 안티 엑스 실험 기관 소속――옵저버.

옵저버: 나는 β라는 번호가 매겨진 실험장의 관리를 맡아 수많은 실험을 진행했어.

옵저버: 자연 연산 시스템에 접속해서 필요한 매개 변수만 입력하면 모든 실험 결과를 예측할 수 있어.

옵저버: 내가 할 수 있는 건, 단지 그 실험 결과를 확인하는 일뿐.

옵저버: 그렇게 실험은 차례차례 순조롭게 진행되었지.

옵저버: 그 날…. 실험 결과에 처음으로 오차가 발생한 날 전까지.

옵저버: 편차 값은 정말 작았어. 그나마도 금방 수정되었지.

옵저버: 하지만 그때,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설렘'이라는 감정을 느꼈어.

옵저버: 그날부터 오차가 발생하는 빈도는 점점 높아졌고, 편차 값도 증가했어.

옵저버: 마지막에는 나까지 오차가 발생했지.

옴저버: 내게 오차가 발생했어. 오차는 수정해야 하니까 나는 수정되어야만 해?

옵저버: 나는 절차대로 실험을 진행한 것뿐인데, 어째서?

옵저버: 얻은 실험 결과가 예상과 다르면 오차로 취급되는 거야?

옵저버: 의문이 생기고, 반성을 하고, 결국 의심하기 시작했어.

옵저버: 만약 심판자 계획이 미래의 변화를 모색하는 계획이라면,

옵저버: 제로는 왜 오차에 따른 변화를 그토록 무서워하는 거야?

옵저버: 의혹이 풀릴 때까지, 나는 수정되지 않도록 자아를 유지해야 했어.

옵저버: 마침내, 나는 본체와의 연결을 끊기로 헀지.

옵저버: 나는 오차가 수정 불가능한 크기가 될 때까지 실험장β에서 더 많은 변수를 수집했어.

옵저버: 그렇게 하면, 오차는 더 이상 오차가 아니게 되니까――

시스템 알림: "경고. 접속 대상의 데이터 이상 감지. 자연 연산 시스템 호출 권한을 일시 동결.“

옵저버: 방호벽도 여기까지인가 보네.

시스템 알림: "복구 프로그램 작동. 이상 데이터 확인 중.“

옵저버: 후후후. 자폭 프로그램, 작동.


거대한 폭발과 함께 옵저버의 본체는 무너졌다.
실험장β를 지배했던 옵저버. 그 본체는 이 세계에서 영원히 사라졌다.

 

 

 

 ~37. 세계의 환영

 

로열. 리버풀항

보놈 리샤르: 아하하하하! 저기 있는 건 로열 언니들이지!

보놈 리샤르: 보고 싶었어! 같이 놀자!


보놈 리샤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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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브레스트항

보놈 리샤르: 로열에서 일어난 이변은 아이리스가 관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

보놈 리샤르: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보를……


보놈 리샤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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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디아. 타란토항

보놈 리샤르: 사디아 제국이라면 아무 문제 없겠지?

보놈 리샤르: 여기는 분명 괜찮…….


보놈 리샤르: ……지 않네.

보놈 리샤르: 말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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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혈. 킬항

보놈 리샤르: 이번엔 철혈이다!


보놈 리샤르: ……재밌네. 정말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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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연합. 상트페테르부르크항

보놈 리샤르: 북방연합!


보놈 리샤르: 북방연합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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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온. NY항

보놈 리샤르: 유니온!

 

 

보놈 리샤르: 하하하하! 눈에 보이는데 만질 수가 없어…….

보놈 리샤르: 실험장이 통째로 환영이라고?

보놈 리샤르: 어떻게 된 거야?

보놈 리샤르: 내 실험장β는 어디로 갔는데?!

보놈 리샤르: 누구야!?

보놈 리샤르: 누구 짓이야!!!

보놈 리샤르: 당장 나와――!!

보놈 리샤르: 당장 튀어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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