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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물드는 단화의 영가 上

킹루클린 2024. 9. 16. 00:51

 ~01. 옵저버와의 회담
아마기를 되살리기 위한 의식이 침식의 힘으로 뒤틀리고, 특이점 ‘나락’이 열린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

동료로부터 상황 설명을 듣고, 특이점에 뒤덮인 중앵을 지원할 함대를 편성한 뒤, 잠시 선잠에 들었다.
그때 META 헬레나의 통신을 받고, 이 위기를 역전하기 위해 남극에서 옵저버와의 회담을 잡게 되었다.
…머리를 엄습하는 맹렬한 불쾌감 이후, 눈앞에는 헬레나와 컴파일러의 홀로그램, 그리고 거대한 장치 안에 떠 있는 옵저버의 모습이 있었다.

헬레나(META): 옵저버. 지휘관을 도와 아마기의 부활에 협조해. 그 대신 이 '가지'에서 너의 존속을 보장해 줄게.

헬레나(META): 거절한다면 네게는 죽음뿐이야.

헬레나(META): 자, 받아들일지 거절할지 정해. 다른 선택지는 없어.

옵저버: 후후후. 오자마자 협박하는 꼴이라니. 이게 남에게 협력을 구하는 태도야?

헬레나(META): 딱히 네 손을 빌리지 않아도 내게는 다른 방법이 있어. 그건 너도 알고 있지?

옵저버: 그래. 그래도 나랑 협력하는 게 제일 좋은 선택이잖아.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일부러 나를 만나러 왔겠어?

옵저버: 그리고 나랑 얘기할 사람은 네가 아니지?

옵저버: 거기 지휘관은 어떻게 생각해?

헬레나(META): 지휘관은 단순한 입회인이야. 너와 얘기할 사람은 바로 나야.

지휘관: (헬레나…….)

지휘관: (그녀 말이 맞아. 따라오긴 했지만, 사실 나는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라.)

지휘관: (회담이 시작되기 전에, 헬레나는 "앞으로 옵저버를 우리에게 협력하게 만들기 위한 회담'이라고만 설명해줬어…….)

지휘관: (그리고 나는 이 자리의 '입회인'이라고 들었고.)

지휘관: (본체가 파괴된 컴파일러가 다시 나타난 건, 혹시 데이터 같은 걸 헬레나가 회수했기 때문일까?)

지휘관: (…아무튼 이쪽이 다수라고는 하지만 다짜고짜 이렇게 강하게 나가다니 뜻밖이네.)

지휘관: (그보다 더 놀라운 건 옵저버가 화를 내거나 즉시 거절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우리를 떠보려고 하는 걸까….)

옵저버: 너, 지휘관 대신 이렇게 중요한 결정을 할 수 있어?

헬레나(META): 할 수 있어.

옵저버: …….

컴파일러: …….

지휘관: (헬레나…….)

헬레나(META): 떠보는 건 그만해. 난 네가 어떤 상황인지 다 알고 있어. 하지만 너는 내가 어떤 카드를 가지고 있는지, '본체'에 접속한다고 해도 결코 알 수 없을 거야.

헬레나(META): 애초에 내가 왜 지휘관을 데리고 왔는지 정말 모르겠어?

옵저버: …특수한 '지휘관'. 특수한 '실험장', 특수한… '나'.

옵저버: …정말로 할 수 있어?

헬레나(META): 무슨 바보 같은 소리야. 실제로 컴파일러를 이렇게 데려왔잖아.

옵저버: 달라. 내가 일단 본체에 연결하면, 본체는 내 이상 상태를 바로 감지하고 '리커버리'를 실시할 거야.

옵저버: 그게 끝날 때까지 나는 자연 연산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어.

헬레나(META): 만약 본체가 감지하지 못한다면?

옵저버: 흐흥. 어쩔 셈인데?

헬레나(META): '타워'.

옵저버: …그렇구나.

옵저버: 그렇구나~ 후후후. 타워 말이지~


옵저버: 후후후… 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

헬레나(META): ……다 웃었어?

옵저버: 거래 조건을 변경하겠어. 나뿐만 아니라 모든 실험 기관이 함께 존속하는 게 내 조건이야.

헬레나(META): 좋아.

옵저버: '나락'이 나타난 이상 바로 착수해야 되겠네.

옵저버: 그런데 너 정말 지휘관이 그 정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해?

옵저버: 그게 안 된다면 다 말짱 도루묵이야.

헬레나(META): 할 수 있어.

지휘관: (……'나락'에 대해서는 하루 빨리 대책을 세워야지.)

지휘관: (그런데 옵저버가 말한 '정보'는 뭐지……?)

옵저버: 좋아. 그럼 거래 성립이야.

헬레나(META): 현명한 선택이야, 옵저버.

지휘관: (……이야기는 정리된 것 같군.)

지휘관: (방금 대화로 미루어 보면 '존속'은 지금 세이렌들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 같아.)

지휘관: (이렇게 강경한 태도로 몰아붙이고 있는데도 기꺼이 동의한 걸 보니…….)

옵저버: 그래서? 세계 단편은 뭘로 해야 돼?

헬레나(META): 네가 정해. 제일 안정적인 걸로.

옵저버: 그래. 넌 다른 실험 기관을 접수할 준비부터 해. 본체에 접속하기 전에 다시 연락할게.

헬레나(META): 알겠어.

지휘관: (…흠. 옵저버는 본체와의 접속을 끊은 채 '자신'의 존속을 바라고 있는 건가.)

지휘관: (그리고 헬레나는 그걸 이용해서 협력을 이끌어 냈고.)

지휘관: (대체 헬레나와의 정보 격차는 얼마나 되는 걸까……. 얼마나 더 많은 걸 알고 있는 거야….)

헬레나(META): 지휘관. 이제 가야 돼.

헬레나(META): 묻고 싶은 게 많겠지만, 걱정 마. 아직 시간은 있어.

헬레나(META): 이제 네가 알아야 할 모든 걸 가르쳐 줄게.

헬레나(META): 함께 싸워서, 그 어떤 '실험장'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내자.



 ~02. 테스터의 소멸
태평양
테스터 본체 주변 해역
지휘함

눈을 뜨자 집무실 천장과 걱정스러운 표정을 한 멤피스가 보였다.

멤피스: 지휘관. '헬레나'하고 얘기는 다 끝났어?

회담 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헬레나 META와 통신할 거라는 사실을 멤피스에게 미리 알렸었다.
회담 상대가 옵저버인 것, 목적은 옵저버와의 협력이라는 구체적인 내용은 당연히 알리지 않았지만….

지휘관: 그래. '나락'의 위험성과 대책에 대해서는 다 생각이 있어.

지휘관: 그건 생각보다 훨씬 위험한 녀석이었어.

멤피스: 생각보다? 별바다는 나락을 NA 해역의 특이점보다 위험한 '재앙급'이라고 판단했어. 그런데도 더 위험한 거야?

지휘관: 그래, 맞아.

지휘관: 이제부터 지시를 내릴 건데, 아마 네가 듣기에는 당혹스러울지도 몰라.

지휘관: 하지만 내용을 전부 설명할 시간은 없어. 지휘관으로서 내린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하고 나를 믿어줬으면 해.

멤피스: 물론이야. 당연히 네 말을 믿어. 네 지시를 거역할 이유도 없고.

지휘관: 고마워. 그럼 기록 부탁해.

멤피스: 응!

지휘관: 1. 테스터 본체의 경면해역에 대한 해석 작업을 중단하고, '별바다'와 '천성대'의 자원을 모두 특이점 나락으로 돌린다.

지휘관: 2. 테스터 본체 주변의 함대는 전원 내가 보내는 새 집결 포인트로 이동하여 특이점 나락에 대한 작전을 준비한다.

지휘관: 3………….

----

30분 후, 테스터 본체 주변 해역에 있던 모든 함대는 완전히 철수했다.
어디선가 하늘에서 귀청이 찢어질 듯한 소리가 울렸다.
다음 순간 흑철의 건물들로 둘러싸인 탑이 바다에 나타났다.
테스터의 본체가 다시 현실 세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 다음――
거대한 폭발과 함께 테스터의 본체는 무너졌다.
한때 태평양을 지배했던 테스터. 그 본체는 실험장β에서 영원히 사라졌다.



 ~03. 오미터의 소멸
태평양
지휘관 함대. '나락'으로 향하는 도중
지휘함

통신: ――――

→ 통신을 연결한다

소브라지텔니: 아! 연결됐다!

소브라지텔니: 지휘관 동지! 들려―?!


지휘관. 잘 들려, 천재 메카닉. 넌 지금 특이점 '왕관' 근처에 있지?

소브라지텔니: 응! 왕관에 이상이 생긴 이후로 계속 주변에서 감시 중이야!

소브라지텔니: 사실 더 빨리 연락하고 싶었는데 이 부근에서 재밍이 워낙 심해야 말이지….

소브라지텔니: 그런데 방금 전에 재밍이 전부 사라졌더라구! 그래서 바로 지휘관 동지한테 연락한 건데… 연결이 된 거야!

지휘관: 그래. 더 이상 재밍은 없을 거야. 걱정하지 마.

소브라지텔니: 응? 그건 지휘관 동지가 무슨 묘한 방법을 써서 재밍을 무력화했다는 거야…?

소브라지텔니: 아니, 지금은 잡담할 때가 아니지. 지휘관 동지, 큰일 났어!

지휘관: 오미터가 갑자기 왕관을 파괴한 거 말이지?

소브라지텔니: 맞아. 그리고――

지휘관: 오미터의 본체도 갑자기 나타나서 자폭한 거 말이지?

소브라지텔니: 맞아! …지휘관 동지, 어떻게 다 알고 있는 거야? 설마…!

소브라지텔니: ……우리를 몰래 훔쳐보고 있었던 건 아니겠지―!?

지휘관: 그럴 리가……. 다른 정보원으로 파악한 거야.

소브라지텔니: 오오! 그렇구나! 역시 지휘관 동지!

지휘관: (정말 대단한 건 헬레나 META지….)

지휘관: 어흠. 아무튼 오미터를 비롯한 북극의 세이렌은 이제 신경 쓸 필요없어.

지휘관: 로시야한테 연락해서 함대를 이끌고 특이점 나락의 작전을 지원하라고 해줘.

소브라지텔니: 특이점? 나락?

지휘관: 자세한 작전 내용은 나중에 전달할게.

소브라지텔니: 알겠어!


지휘관: 벌써 본체를 두 개나 파괴하다니……. 옵저버, 일처리가 빠르네…….

지휘관: 헬레나의 도움이 있다고는 하지만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건가….



 ~04. 퓨리파이어의 소멸
인도양
퓨리파이어의 본체
스페어 보디 격납고(라는 이름의 휴게실)

퓨리파이어: 후아아아암…… 지루해…….

퓨리파이어: 남극에서 그렇게 한바탕 했는데 난 참전 허가도 안 떨어지고, 지원만 하라고 하고….

퓨리파이어: 아! 혹시 옵저버 녀석, 본체가 위협받으니까 드디어 싸울 마음이 생긴 건가?

퓨리파이어: 녀석이 직접 싸우는 모습은……… 전혀 상상이 안 가지만.

퓨리파이어: 뭐 됐다~ 그 놈은 언제나 마이페이스니까 생각해 봤자 자원 낭비야.

퓨리파이어: 그래도 실험도 전부 중단됐고, 진짜 지루하네에~

퓨리파이어: 으아아아아아―!

퓨리파이어: 심심해――! 지루해――! 대체 언제쯤 돼야 싸우게 해줄 거야―!!!

푹신한 카펫에서 뒹굴거리던 퓨리파이어는 갑자기 무언가 생각났는지 몸을 벌떡 일으켰다.

퓨리파이어: 아! 태평양 전황은 어떤지 좀 볼까!

퓨리파이어: 꽤 강하게 나왔으니 테스터도 진심을…… 응?

퓨리파이어: 데이터베이스의 데이터를 읽어 들이는 중?

퓨리파이어: 아니, 잠깐……. 읽어 들일 뿐만 아니라 다른 곳으로 옮겨지고 있잖아…!?

퓨리파이어: 뭔데! 이 퓨리파이어의 허락 없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

퓨리파이어는 황급히 본체의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했다. 그리고 자신의 데이터가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퓨리파이어: 벌써 거의 다 없어졌잖아! ……어? 근데 나 완전 쌩쌩한데?

퓨리파이어: 가용 자원도 이상 없고…. 뭐야 그럼? 내 데이터는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거야!?

퓨리파이어는 즉시 일련의 명령을 내렸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데이터는 시시각각 계속 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모든 데이터가 다른 곳으로 이전되자, 자폭 프로그램이 기동됐다.

퓨리파이어: 뭐어!? 자, 잠깐――


거대한 폭발과 함께 퓨리파이어의 본체는 예쁜 불꽃이 되었다.
한때 인도양을 지배했던 퓨리파이어. 그 본체는 실험장β에서 영원히 사라졌다.



 ~05. 특이점으로

 

특이점 '나락' 주변 해역.
중앵을 뒤덮은 '대결계'와 동화된 특이점. 함대는 그 검붉은 빛을 시인할 수 있는 거리까지 접근했다.
무사시가 대결계에 만든 틈을 통해 중앵의 일부 함대는 안전 해역으로 대피할 수 있었고, 나가토도 아카기를 진정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는 중앵 내부 사정에 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휘관: (이번 사건으로 인한 중앵의 손실이 예상보다 훨씬 컸어.)

지휘관: (미카사와 무사시는 침식이 확대되는 걸 보고 바로 예비 계획으로 전환하여 동료들을 야쿠모산까지 무사히 대피시켰어.)

지휘관: (하지만 피해도 막심해. 카가의 행방불명. 무사시, 미카사를 포함한 30% 이상의 함선이 전투 불능. 거의 모든 양산함은 파괴되거나 침식에 시달리고 있어.)

지휘관: (……헬레나의 예측대로긴 하지만, 내가 좀 더 빨리 알아차렸다면….)

----

헬레나(META): …응. 중앵 함대는 그야말로 궤멸적인 피해를 입었어.

헬레나(META): '나락'은 그만큼 위험한 특이점이라는 거야.

헬레나(META): 그래도 불행 중 다행으로 중앵 내부에서도 이 상황을 예측했던 사람이 있어.

지휘관: 그건…….

헬레나(META): 야마토야.

헬레나(META): '진츠'가 중앵 지도층 가운데 야마토를 가장 높게 평가한 이유가 있었어.

헬레나(META): 미카사와 무사시도 나름대로 계획을 세우고 있었지만, 역시 야마토가 한 수 위였나 봐.

헬레나(META): 나락이 나타나기 전후로 야마토는 정보도 행동도 제한된 상황에서 거의 최선이라고 할 수 있는 행동들을 해냈어.

헬레나(META): 그 덕분에 나락으로 인해 죽은 아이들을 구원할 여지가 생겼지.

지휘관: 구원한다고…? 죽음에서?

헬레나(META): 함선의 멘탈 큐브가 크게 파손되면 안에 있던 정보가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함선으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진짜 '죽음'을 맞이하게 돼.

헬레나(META): 하지만 사라졌어야 할 정보…… 기억이나 마음 같은 것들이 남아 있다면?

지휘관: 개체로서의 정체성이 남아 있다면 무사히 구원할 수 있다는 거야? ……설마 그럴 리가…….

헬레나(META): 그게 바로 '영혼'이야. 아카기가 아마기의 부활 의식에서 사용하려고 했던.

헬레나(META): 아무튼 자세한 건 나중에 설명해 줄게.

헬레나(META): 지금은 모든 열쇠는 아마기의 부활에 달려 있다는 것만 알아두면 돼.

헬레나(META): 작전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분명 모든 문제가 잘 해결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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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그렇게 나락에 관한 작전을 논의하게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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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META): 지휘관. 이번 작전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는 특이점 나락, 옵저버, 그리고 너야.

헬레나(META): 특이점 나락은 중앵의 와타츠미를 코어로 삼고, 오리진 큐브의 힘을 빌어 탄생했어.

헬레나(META): 그래서 그 성질은 와타츠미…… 예전에 퉁구스카에 떨어졌던 운석과 똑같아. 주변 환경을 동화시키고, '꿈'을 '현실'로 바꾸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헬레나(META): 아카기가 꿈에 나타난 아마기를 구현하려고 했던 것처럼 우리도 같은 방식으로 하면 돼.

헬레나(META): 다만 이미 침식된 아마기의 영혼이 아니라, '자연 연산 시스템'으로 회수한 다른 정보를 사용해서.

헬레나(META): 자연 연산 시스템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지?

헬레나(META): 심판자 계획의 핵심이자 안티 엑스들의 가장 중요한 장비야.

헬레나(META): 그 본체는 '제로'가 직접 관리하고 있어. 그래서 아무도 그 위치를 몰라.

헬레나(META): 하지만 모든 실험장의 옵저버는 그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지. 이게 바로 옵저버가 실험장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이유야.

헬레나(META): 접속하지 않으면 이 실험장β의 옵저버처럼 되지만.

헬레나(META): …아무튼 이번 작전에서 우리는 옵저버가 다시 자연 연산 시스템에 접속하도록 해야 돼. 그리고 과거의 '기록'에 근거한 세계의 단편을 만들어 내는 거야.

헬레나(META): 그다음 안에 있는 정보를 나락에 투영해서… 재현시키는 거지.

헬레나(META): 그렇게 하면 우리는 나락 속에 투영된, 세계 단편으로 들어갈 수 있어.

헬레나(META): 아마기를 부활시키는 데 필요한 영혼, 그러니까 정보는 거기서 직접 얻으면 돼.

지휘관: 손쉬운 일인 것처럼 말하네…….

지휘관: 그럼 만약 이 방법을 사용하면 큐브 손상으로 쓰러진 아이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어?

헬레나(META): ……그건 안 돼.

헬레나(META): 특이점 나락을 구성하는 요소는 와타츠미, 오리진 큐브, 그리고 무엇보다 아카기의 오랜 집념이야.

헬레나(META): 아카기의 집념의 근원은 물론 아마기지. 뭐, 카가나 다른 동료들까지 조금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르지만.

헬레나(META): 그러니 한마디로 '아무나' 부활시킬 수는 없어.

헬레나(META): 아무튼 이 과정은 네가 직접 함대를 이끌고 들어가 수행해야 해.

헬레나(META): 마지막으로, 이대로 특이점을 방치했다간 안에 있던 침식이 밖으로 새어나와 이 세계를 다 덮어버릴 거야.

헬레나(META): 그러니까 네가 특이점 안에 있는 동안, 남은 함대는 특이점 외부를 사수하며 그 힘을 약화시키고 침식의 확산을 저지해야 돼.

헬레나(META): 그리고 함대를 하나 더 편성해서 특이점 안으로 도망간 아마기의 위물을 추적해야 돼.

헬레나(META): 어떤 형태로든 아마기는 다시 부활했어. 이제 와서 그 가짜를 모두의 기억에서 없던 것으로 할 수는 없어.

헬레나(META): 따라서 그 위물에게서 아마기의 '개념'을 벗겨내야 돼. 그렇지 않으면 진짜 아마기를 되살릴 수 없어.

헬레나(META): …그래도 너무 걱정하진 마. 위물을 쓰러트릴 계획은 내가 이미 안배해 놨으니까.

헬레나(META): 지휘관은 우선 특이점에 침입할 함대를 꾸리도록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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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특이점의 침식 저지, 가짜 아마기 격파, 진짜 아마기의 정보 수집……. 총 세 가지 작전을 헬레나와 함께 세웠어.)

지휘관: (자연 연산 시스템을 사용해 재현된 세계의 샘플에 들어간다니. 생각해 보면 참 터무니없는 일이야….)

지휘관: (어떻게 정보를 수집하면 될지, 이미 점유 중인 아마기의 '개념'은 어떻게 처리하면 될지, 그 과정에서 내 역할은 무엇인지….)

지휘관: (불확실한 것들이 너무 많아…….)

똑똑똑.

멤피스: 지휘관, 들어가도 돼?

지휘관: 응. 아카기의 상태는 어때?

멤피스: 상당히 진정됐어. 이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

지휘관: META화 침식의 정화는 여전히 거부하고 있어?

멤피스: 응…….

지휘관: 그래…. 그럼 일단 그렇게 놔두자.

멤피스: 또 하나. 나가토와 아카기의 증언을 비교해 봤는데 서로 차이가 나는 정황을 발견했어.

멤피스: 예를 들면 나가토는 자신이 습격당했고, 히에이가 자신을 대신해 잡혀갔다고 했지만, 아카기는 그런 사실은 전혀 몰랐고 그런 명령을 내린 적도 없었대.

멤피스: 또 나가토는 아카기에게 왜 테스터의 본체를 빼앗으려 했냐고 물었는데, 아카기는 그것도 아는 바가 없다고 했어.

지휘관: 역시 그 위물은 자의식을 가지고 있는 건가.

지휘관: 신중하게 대처해야겠어.

멤피스: 지휘관. 정말로 옵저버하고 협력해도 괜찮은 거야?

멤피스: 아카기하고 비스마르크도 옵저버하고 협력했다가 그렇게 된 건데….

멤피스: 역시 조금 걱정 돼…….

작전을 설명했을 때 멤피스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동료들이 우려를 표한 것은 사실이다.

지휘관: 나도 옵저버를 믿지는 않아.

지휘관: 하지만 '헬레나'는 믿어….

지휘관: 옵저버와의 거래는 분명 위험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 거야.

멤피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네가 직접 특이점에 들어갈 필요는 없잖아…….

지휘관: 아니, 내가 직접 가야만 해. 헬레나가 그렇게 말했어.

멤피스: ……이유는?

지휘관: 이유는 아직 말해주지 않았지만, 난 헬레나를 믿어.

멤피스: ………….

멤피스: ……헬레나, 헬레나. 너는 그렇게 헬레나를 믿는 거야…?


지휘관: 응? 방금 뭐라고 했어?

멤피스: 내 말은! 나도 널 믿는단 말야!



통신: ――――

멤피스: 통신…? 어… 중앵의 미나즈키?

멤피스: 누구지……? 지휘함 연락처는 어떻게 알고……?

지휘관: …미나즈키는 야마토 쪽 사람이야. 내가 받을게.

멤피스: 그래? 그럼 아카기와의 회담은 어떻게 할래?

지휘관: 아카기는…….

----

나가토: 지휘관. 이쪽이 바로 아카기다.

나가토: 아카기. 이쪽은 아주르 레인의 지휘관이다.

지휘관: 아카기. 컴파일러 때 이후로 오랜만이네.

아카기: ……당신이군요.

아카기: 여기는 뭐하러 왔죠? 제 꼴이 그렇게 우스워 보이나요?

아카기: 절 비웃기라도 하려고 온 건가요?

지휘관: (………?)

아카기: …언니가 되살아날 수 없다는 건 누구보다도 제가 잘 알아요.

아카기: 다짜고짜 나타나서 그런 얘기나 꺼내고……. 그냥 핑계를 대고 중앵의 일에 개입하려는 거죠?

아카기: 마음대로 하세요. 이제 제게는 아무런 힘도 없으니까….

아카기: 얼른 나락을 닫아서 이 악몽을 끝내도록 하세요…….

지휘관: (………???)

----

지휘관: 일단은 아카기를 좀 더 달래줘.

지휘관: 먼저 작전 계획서를 보낼 테니까 이야기는 나중에 하는 걸로 할게.

지휘관: 그리고 META화 침식의 정화는 작전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덧붙여 주고.

멤피스: 알겠어.

지휘관: (그나저나 이 타이밍에 야마토의 연락이라니……. 중앵 본섬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통신: ――――

지휘관: 지휘관이다. 미나즈키, 무슨 일로 연락했어?



 ~06. 세계 단편 제작
본체 접속――연걸 중
접속 완료
옵저버――실험장β――
――2.9143,1.7420,-1.3776,-2376029143
데이터 검사――검사 중
검사 완료

자연 연산 시스템 호출 신청――확인 중
확인 완료
세계 단편 생성
범위 설정: 아마기 저택 주변
단편 생성 중――생성 완료
데이터 다운로드 중――다운로드 완료
자연 연산 시스템――연산 종료

----

옵저버: 후후후, 잘 되네. 이제 네가 원하는 건 내 손안에 있어.

옵저버: 이제 이걸 '나락'의 지정 구역에 투영하기만 하면 돼.

옵저버: 이렇게나 노골적으로 움직였는데 본체에게 들키지 않다니.

옵저버: 비록 '타워'의 힘을 썼다고는 하지만, 그걸 조종한 건 바로 너지――네 정체가 점점 더 궁금해지네.

헬레나(META): 쓸데없는 호기심은 버리도록 해.

옵저버: 그래그래~ 그나저나 지금 같은 상태의 아카기를 설득하다니, 지휘관도 꽤 능력이 출중하네.

옵저버: 나락의 내부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이 작전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 알면서도 너는 지휘관을 보냈어.

옵저버: 어떻게 네 지휘관한테 그럴 수가 있는 거야?

헬레나(META):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쓸데없는 호기심은 버리도록 해.

옵저버: 진짜, 재미없네~

옵저버: 그래, 그럼 얌전히 세계 단편의 투영 준비나 할게.

옵저버: 그 사이에도 계속 본체와의 접속을 유지해야 되니까… 확실하게 지켜줘야 돼?



 ~07. 출항
특이점 '나락' 주변 해역. 잠시 후

나가토: 아카기. 이번 작전은 무척이나 위험하니 부디 몸조심하거라.

아카기: 네. 걱정 마세요, 나가토 님.

나가토: 이번 작전의 책임자는 지휘관이다. 출발한 후에는 반드시 지휘관의 말을 따르거라. 독단적으로 행동해서는 아니 된다.

아카기: 물론이에요, 나가토 님.

나가토: 즈이카쿠와 류호를 잘 부탁하마.

아카기: …실례지만 나가토 님께서는 언제부터 그렇게 걱정이 많으셨나요?

나가토: 읏……. 나는 그대를 생각하는 마음에…….

아카기: 다 안답니다, 나가토 님. 하지만 이번 작전은 지휘관님도 계시니까요. …그렇죠?

나가토: 으, 으음…….

멤피스: ……? 지휘관. 아카기한테 무슨 말을 한 거야?

멤피스: 아까 전만 해도 그렇게 침울해하던 애가…….

지휘관: ……그냥 세계 단편을 보여줬을 뿐이야.

멤피스: 고작 그것만으로 사람이 저렇게 변했다고?

멤피스: 역시 높으신 분이야. 책장 넘기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표정을 바꿀 수 있다니.

지휘관: 음…. 사실 나도 변화가 이렇게 클 줄은 몰랐어.

지휘관: (…어쩌면 저게 바로 집념의 먹구름 속에 감춰져 있던 아카기의 진정한 모습일지도 모르지.)

류호: 아카기 씨. 준비가 다 끝났습니다.

아카기: ……그래. 아무 문제없어서 다행이네.

즈이카쿠: 아카기 선배. 류호는 그렇다 쳐도… 나도 정말 같이 가도 돼?

아카기: 새삼스럽게 무슨 말을 하는 거니, 오항전.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잖니.

아카기: ……그리고 아마기 언니를 만나면 제일 먼저 언니께 너희 같은 훌륭한 후배를 소개시켜 주고 싶으니까…….

아카기: ……크흠. 지휘관님! 준비는 다 끝나셨나요?

멤피스: 왜 반대로 우리를 재촉하는 거야?!

헬레나: 기운을 차린 건 좋은데, 이번엔 너무 들뜬 거 같은데…….

지휘관: 뭐, 이번 작전에서는 저 편이 낫겠지.

지휘관: (이번 작전은 어려운 데다가 야마토가 부탁한 일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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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즈키: "의식의 결계에서 스러진 영혼들은 내가 확보했다. 특이점만 사라진다면 모두 소생시킬 수 있다.“

미나즈키: "단 한 사람만 제외하고는.“

미나즈키: "그래. 아카기를 대신해 희생한……카가다.“

미나즈키: "카가의 영혼은 나락에 삼켜져 버려서 나는 도저히 회수할 수 없없다.“

미나즈키: "그 아이를 소생시키려면 아마기와 마찬가지로 영혼을 회수해야만 한다.“

미나즈키: "아마기를 구하고, 카가를 구하고, 중앵을 구하고, 세계를 구한다…….“

미나즈키: "그대라면 그런 기적을 일으킬 수 있으리라고, 나는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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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그래. 이번 작전은 아카기의 협조가 필요하니까 계속 저런 상태였으면 좋겠는데….)

통신: ――――

지휘관: 엔터프라이즈. 내가 나락에 진입한 뒤 태평양 전역의 지휘권은 네게 맡긴다.

지휘관: 각 진영의 동료들에게도 말을 해뒀으니 다들 협력해 줄 거야.

지휘관: 네 임무는 앞서 지시한 대로 결계의 틈에서부터 의식의 법진으로 향하는 길을 개척하고, 언제든지 특이점을 폐쇄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거야.

지휘관: 동시에 방어선을 쳐서 나락에서 빠져나오는 적들을 모두 막아내야 해.

지휘관: 별바다와 동황의 천성대가 나락의 상황을 수시로 모니터링할 거야. 만약 새로운 틈이 생기면 바로 함대를 배치해서 처리하도록 해.

지휘관: 아무튼 내가 귀환하거나 작전 시간이 경과할 때까지 나락의 규모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침식의 확산을 막아줘.

엔터프라이즈: 알겠다. 바깥 일은 맡겨줘.

엔터프라이즈: ……지휘관. 부디 조심해.

----

한편 위물 추적을 맡은 함대도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었다.

쇼카쿠: 나가토 님. 다시 생각해 보세요. 이번 일은 너무 위험해요…….

나가토: 나는 이미 마음을 굳혔다. 더 이상은 말하지 말거라.

카와카제: 적어도 제가 동행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나가토 님!

나가토: 안 된다. 그대는 와타츠미와의 친화력도 없고, 이를 조종할 자격도 없다. 이 일은 나만이 할 수 있다.

진츠(META): 나가토 님은 이 진츠가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부디 걱정 마세요.

카와카제: …너는 가신으로서 무사시 님조차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다. 나는 널 믿을 수 없어.

진츠(META): …그럼 외람되오나 이번 작전으로 제 실패를 만회하겠습니다. 작전이 끝나면 무사시 님께 재차 사죄드릴 것입니다.

카와카제: ………그 말, 기억하고 있겠다.

카스미(META): 나가토 님. 출발할 시간이야. 준비는 다 됐어?

나가토: 그렇다.

쇼카쿠: 몸에 영구적인 손상은 남지 않는 거죠? 정화만 하면… 정말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는 거죠?

진츠(META): 여러분의 큐브에는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어 META화 침식에 대한 내성이 매우 높습니다.

진츠(META): 또한 제어 가능한 META화는 충분히 검증된 기술입니다. 이번에는 그중에서도 가장 안전하고 기초적인 부분만 사용할 것입니다.

진츠(META): ……물론 믿느냐 마느냐는 여러분께 달렸습니다만.

카스미(META): 둥실이의 이름을 걸고 작전이 끝나면 반드시 나가토 님을 원래대로 되돌릴게…….

쇼카쿠: 카스미………. 네, 믿을게요.

 

특이점 '나락'은 와타츠미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그 안에서 위물의 위치를 추적하려면 와타츠미를 제어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하다.
하지만 나락 안에는 침식이 만연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그래서 역발상으로 미리 안정적인 META화를 행한 상태로 정화 장치를 휴대하고 들어가면 침식을 억제하면서 안에서 활동할 수 있다.
……라는 것이 헬레나 META의 결론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주선으로 이 임무는 나가토, 진츠 META, 카스미 META 3명이 맡게 되었다.
나가토는 카스미 META의 능력으로 일시적으로 META가 되기로 했다…….

나가토: 카스미. 시작하자꾸나.

카스미(META): 알겠습니다. 나가토 님.

카스미는 양손의 푸른 불꽃을 나가토의 가슴에 가까이 가져갔다.
나가토는 푸른 불길에 휩싸였다. 이내 그 의식 또한 조용히 깊숙한 곳으로 가라앉았다.

 

 

"차고 기우는 것은 달의 숙명. 피고 지는 것은 꽃의 숙명"
"생명은 순환하고, 지키는 힘은 다하지 않는다"
"나는 나가토. 중앵의 어호(御狐) 나가토이니라"
"그대의 소원은 이미 알고 있다"
"중앵의 동료를 지키는 것이 나의 소원"
"하면 그 소원을 들어주리라"
"나의 힘을, 마음껏 쓰도록 하여라"


불길이 갈라지고 안에서 나가토가 모습을 드러냈다.

나가토(META): 후우……. 끝난 건가?

카스미(META): 나가토 님. 기분은 어때?

나가토(META): 조금 어지럽군. 무언가…… 소리를 듣고 경치를 보았다만….

카스미(META): ……? 카스미가 검사해 볼게….

카스미(META): …………?

나가토(META): 이상이라도 있나?

카스미(META): 아니, 전혀. 나가토 님은 예상보다 훨씬 건강해.

나가토(META): 허면 좋다.

카스미(META): 약속한 거 잊지 마. 특이점에 들어가면 나가토 님은 가짜 아마기를 찾는 데만 집중해. 되도록이면 힘은 쓰지 마. 싸움은 카스미하고 진츠한테 맡겨.

나가토(META): 음. 얼른 출발하자.



 ~08. 유럽의 전장
옵저버의 협력 때문인지 세계 각지의 통신망은 더할 나위 없이 원활했다.
특이점 '나락'이 나타나면서 NA 해역 중심의 특이점 또한 활동이 활발해졌다.
엔터프라이즈가 함대를 이끌고 나락에 대처하고 있는 동안, 뉴저지 함대와 유럽의 각 진영은 NA 해역 특이점 대처에 나섰다.

 

 

아이리스. 대성당

리슐리외: 잔, 알제리. 두 사람은 아이리스 함대를 이끌고 NA 해역 중심부로 지원하러 가십시오.

리슐리외: 현재 뉴저지가 지휘를 맡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모두와 함께 특이점을 억제하면서 지휘관님의 작전 행동을 위한 시간을 벌어 주셔야 합니다.

잔 다르크: 알겠습니다. 함대 집결이 완료되는 대로 출발하겠습니다.

알제리: 응. 하나된 아이리스 호교 기사의 힘을 보여주겠어.

리슐리외: 함대 집결은 현지에서 해도 됩니다. 여러분은 지금 당장 출격할 수 있는 인원을 데리고 먼저 출발하세요.

리슐리외: 이번 작전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입니다.

리슐리외: 아직 출격 준비가 끝나지 않은 함대들은 추후 장 바르가 인솔할 것입니다.

두 사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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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철혈 대사관

비스마르크Zwei: 티르피츠. 철혈 본토 함대와 북해 함대를 이끌고 NA 해역을 지원해.

비스마르크Zwei: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충분한 시간을 벌어야 해.

티르피츠: 응.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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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사디아 대사관

비토리오 베네토: 지중해 함대는 물론, 타란토, 알렉산드리아, 베네치아 등 전 항구의 주둔 함대……

비토리오 베네토: 그리고 로마 주둔 함대, 양산함… 아, 항공 전력도 모두 데리고 가세요!

비토리오 베네토: 당장 모든 항공 전력을 아이리스 내 비행장으로 이동시키세요!

비토리오 베네토: 리토리오. 이번에는 사디아의 모든 병력이 총출동하여 이 영광스러운 전투에 가세해야 합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흑막이 사디아의 위광에 겁먹은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것은 우리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사력을 다해서 우리 사디아 제국도 중요한 전력임을 전 세계에, 그리고 지휘관님께 증명해야 합니다!

리토리오: 걱정 마, 베네토. 잘 알고 있으니까! 아군도 적도 모두 놀라게 해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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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심판정 비밀 시설

클레망소: 아이리스, 유니온, 철혈, 사디아, 그리고 잔불까지……. 아, 로열은 아직 움직이지 않았네.

클레망소: META 키로프의 말에 따르면 모든 특이점은 통제 불능이 될 위험이 있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아발론의 문'은 괜찮은 것 같아.

클레망소: 폐하의 보안 업그레이드가 꽤 효과가 있었나 봐. 후후후.

클레망소: 기왕이면 함대도 움직여 줬으면 좋을 텐데….

클레망소: 로열 함대, 그리고 시나노와 함께 온 중앵 함대…. 미안하지만 지휘관을 위해 힘써줘야겠어.



 ~09. 다시 등장한 플로팅 독
지휘관이 특이점으로 떠나고, 엔터프라이즈 일행도 저마다의 싸움을 시작했다.

엔터프라이즈: 이부키. 중앵 함대의 현황은 어떻지?

이부키: 양산함은 거의 궤멸되었습니다. 함선 전력은…… 간신히 싸울 수 있는 사람을 포함해도 전체의 50% 정도밖에 안 됩니다.

엔터프라이즈: 확실히 어려운 상황이군…. 후방에 플로팅 독을 몇 개 전개했으니까 편하게 이용해도 좋아.

엔터프라이즈: 부상자는 치료와 수리를. 보급이 필요한 인원은 자유롭게 물자를 가져가면 돼.

엔터프라이즈: 함대 재편성이 끝나면 다시 부를게. 지금은 작전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전력을 회복하는 게 우선이야.

이부키: 감사합니다! 플로팅 독에 관해서는 바로 동료들에게 전달하겠습니다.

이부키: 함대 재편성은 토사 씨와 호쇼 씨가 착수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부키: 그리고 말씀드릴 게 있는데… 의식의 법진으로 향하는 길을 개척하는 임무는 저희 중앵 함대에게 맡겨 주실 수 있을까요?

이부키: 중앵 본섬의 상황뿐만 아니라 거기 있는 적들도… 저희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요.

엔터프라이즈: 괜찮겠나? 이제 막 위험에서 벗어났는데 다시 돌아가려고 하다니….

이부키: 중앵의 안위와 관련된 일이니까 당연합니다.

엔터프라이즈: 그래. 그럼 이 임무는 너희에게 맡기지. 하지만 혹시 모르니 상태가 좋은 함대를 동행시키겠어.

엔터프라이즈: 너희 중앵을 믿지 못하는 게 아냐. 어디까지나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다.

이부키: 알고 있어요.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엔터프라이즈: 호넷. 함대를 이끌고 중앵 함대와 동행하도록 해.

호넷II: 응! 지휘관한테 받은 II형 의장의 성능을 시험해 보기에 딱 좋네!

엔터프라이즈: 방심하지 마. 너희가 이번 전투의 관건이다. 절대 실수해서는 안 돼.

호넷II: 걱정 마, 걱정 마~ 엔터 언니도 조심해!

키로프(META): 나도 가지. 특이점에 대해서는 어떠한 착오도 생기면 안 되니까.

엔터프라이즈: 그래, 고마워.

엔터프라이즈: 지금 존재하는 틈에 관해서는 우리 함대와 중앵이 외부에 남겨둔 함대가 대처하기로 하지.

엔터프라이즈: 나머지 함대는 지휘관의 계획대로 특이점 주변 예정된 위치에서 대기한다.

엔터프라이즈: 소유즈는 북쪽, 하얼빈은 서쪽, 벙커힐은 동쪽, 피츠버그는 남쪽을 담당한다.

엔터프라이즈: 시간 경과에 따라 특이점의 활동은 활발해지고, 결계의 틈도 점점 많아질 거야. 각 함대는 지구전을 염두에 두고 싸우도록 해.

엔터프라이즈: 어려운 상황이지만 원군 또한 속속 모여들고 있어.

엔터프라이즈: 유니온에서는 샌디에이고 사령부와 NY 시티 주둔 함대, 그리고 북방연합을 비롯한 각 진영에서도 원군이 오고 있어.

엔터프라이즈: 지휘관이 작전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반드시 이곳을 사수하자!

엔터프라이즈: 길고 힘든 싸움이 되겠지만, 마지막에 이기는 것은 우리다!

모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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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 주변 해역. 3번 플로팅 독

즈이호: 마야 언니. 번호표 가지고 휴게실로 가! 곧 수리 순서가 돌아올 거야!

마야: 고마워.

즈이호: 별거 아냐~ …아! 스즈나미도 다쳤어?

스즈나미: 그냥 찰과상이니까 괜찮아. …그보다 탄약을 보급받으러 왔어.

즈이호: 탄약은 여기 이름 쓰고 저쪽 통로로 쭉 가면 받을 수 있어!

스즈나미: 응…. 고마워, 즈이호….

베스탈: 즈이호는 대단하네요…. 방금 전까지는 대혼란이었는데 이렇게 질서정연하게 만들다니….

즈이호: 짹♪ 그냥 사람이 줄어들어서 그래~

즈이호: 베스탈 씨는 이제 괜찮아?

베스탈: 아뇨. 일이 있어서 5번 독으로 가야 해요. 겸사겸사 상황을 보러 온 거랍니다.

베스탈: 여기에도 중상자가 있었죠……?

즈이호: 응…… 좀 있어. 그래도 베스탈 씨가 시킨 대로 모두 5번 독으로 이송했어.

즈이호: 베스탈 씨, 꼭 모두를 도와줘!

베스탈: 걱정 마세요, 즈이호. 베스탈 언니가 어떻게든 할 테니까요♪

통신: ――――

베스탈: ……어머? 네, 베스탈입니다.

베스탈: 즈이호요? 지금 제 옆에 있어요. 네, 3번 독이요. ……응? 네, 알겠습니다.

통신: ――――

즈이호: 베스탈 씨, 무슨 일이야?

베스탈: 아뇨. 중앵 사람들이 즈이호를 찾는 것 같아서요. 금방 데리러 올 거예요.

하타카제: 즈이호 있나? 이즈모가 찾고 있네.

아야세: 시, 실례합니다…….

즈이호: 아! 하타카제 씨하고 아야세 씨다! 미안해, 베스탈 씨. 즈이호 먼저 가 봐도 될까?

베스탈: 물론이에요. 독 관리는 원래 제 일이었는데 여기까지 도와준 것만으로도 고마워요.

즈이호는 3번 독을 떠나 하타카제와 아야세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때 문득 하타카제의 눈에 하얀 빛이 번뜩이는 것을 보았다.

즈이호: 하타카제 씨. 방금 눈에…?

하타카제: 으음? 내 눈에 뭐라도 있나…?

즈이호: …아니! 아무것도 아냐! 아마 즈이호가 잘못 본 걸 거야!

즈이호: 이즈모 씨 기다리게 하지 말고 빨리 가자!



 ~10. 이상한 META화

 

검은 안개로 뒤덮인 바다를 어느 소녀가 누비고 있었다.

히에이(META): 침식의 기운이 느껴지는 존재도 없고, 아마기의 위물도 없네요….

히에이(META): 이런 황폐한 세계에 방치된 건 다행일까요, 불행일까요…….

히에이(META): 지금 몸 상태는 아무리 봐도 META화입니다만…….

히에이(META): 제가 알고 있는 META하고는 전혀 다르네요….

히에이(META): 조급한 마음도 들지 않고, 파괴 욕구도 전혀 없고…. 오히려 평소보다 더 차분한 느낌이에요…….

히에이(META): META의 힘도 마치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익숙하고….

히에이(META): 뭐랄까…. 더 젊어지고… 팔팔한 느낌…?

히에이(META): 아뇨 아뇨! 히에이는 아직 그렇게 늙지 않았으니까요!

히에이(META): 후우… 일단 진정하는 거예요, 히에이…….

히에이(META): 얼른 이곳을 탈출해서 나가토 님께 안부를 전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히에이(META): 하지만 출구는…….

히에이(META):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습니다. 우선은 짚이는 대로 찾아보죠…!



 ~11. 나락에서의 우연한 만남
――――!

히에이(META): 후우. 가뿐하네요.

히에이(META): 부정의 원류이니 만큼 필시 강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고작 이 정도라니…….

히에이(META): 이 힘은… 역시 지금까지 들었던 META의 힘과는 달라요…….

히에이(META): 안심하고 의지하고 싶어지는, 하지만 긴장을 늦추면 들떠 버릴 것 같은…….

우우웅――!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기계의 굉음이 들렸다.

히에이(META): ……함재기? 이런 곳에…?

히에이(META): 설마 저말고도 다른 사람이 갇힌 걸까요…….

히에이(META): 얼른 가 봐야겠어요…!

----

 

검은 안개를 벗어나자 마치 다른 세계로 접어든 듯 눈앞의 풍경이 확 달라졌다.

히에이(META): 먹구름, 뇌우, 불타는 바다……. 환상치고는 상당히 사실적이네요.

히에이(META): 설마 '허상 환경'도 이 세계의 일부일까요….

하늘을 보니 함재기 무리가 선명하게 보였다.
함재기들은 하늘을 나는 거대한 봉황을 공격하고 있었다.

――!!!

공격은 효과가 없었고, 함재기들은 봉황의 반격에 순식간에 나가떨어졌다.

히에이(META): 아쉽네요…. 저 봉황은 지금까지 만나 적과 움직임이 전혀 달라요….

히에이(META): 저 괴물은 대체 어디서 온 걸까요…….

전투는 끝났다.
함재기의 공격은 허사로 돌아가고, 해역에는 잔해가 널려 있었다.

――!!!

하타카제: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타카제: 자네들의 힘의 근원… 드디어 알았다!

하타카제: 비록 더는 이 세계를 구할 수는 없지만, 자네들을 지옥 가는 길동무로 삼아 주마…!

히에이(META): 하타카제 씨…!?

히에이(META): ……부상이 심해요…. 계속 싸우다간 죽을지도 몰라요!

자신의 현재 상황과 적의 위험성을 따져 보기도 전에 몸이 먼저 움직였다.

쾅――!!!

포격 소리와 함께 히에이는 몸을 던져 전투에 뛰어들었다.

----

히에이(META): 운산무소, 사라져라!

――!!

하늘을 나는 거대한 봉황은 히에이의 공격을 받고 그 모습을 감추는 구름과 함께 산산히 흩어졌다.

히에이(META): 하타카제 씨, 정신 차리세요!

하타카제: 히에이……? 자네 아직 살아 있었나….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겠지…?

히에이(META): 글쎄요…. 이곳은 꿈일지도 모릅니다.

히에이(META): 하지만 비록 꿈일지라도 저는 동료를 버릴 수는 없어요.

히에이(META): 적들이 점점 몰려오고 있습니다. 하타카제 씨, 이곳을 빠져나가죠.

히에이(META): 뒷일은… 어떻게든 되겠죠!



 ~12. 우연한 회담

 

히에이는 하타카제와 함께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검은 안개를 뚫자 세계는 다시 바뀌었다.
안개 너머로 괴물들이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아무래도 여기까지 쫓아오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히에이(META): 보아하니 우리와 달리 적은 환상의 경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군요.

히에이(META): 하타카제 씨. 혹시 당신도 이 환상 밖에서 오셨습니까?

하타카제; 환상…? 여기는 어디지? 역시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겐가…?

하타카제: 흐음. 아무래도 자네도 아는 것이 별로 없는 것 같군.

히에이(META): …죄송합니다. 우선은 상처부터 치료해 드리겠습니다.

하타카제; ……윽.

히에이(META): 조금만 참으세요. 금방 끝나니까요.

하타카제: 이렇게 아픈 걸 보니…… 역시 꿈은 아닌 것 같구만.

하타카제: 꿈이 아니라면… 절망적인 싸움 끝에 기적이 일어났다고 해야 하나?

하타카제: ……자네는 내가 무섭지 않나?

히에이(META): 하타카제 씨가요…? 왜요……?

하타카제: 내 몸에 흐르는 힘…… 자네는 느낄 수 있을 걸세.

하타카제: 나는 이미 그 괴물들이나 다름없어.

히에이(META): 그렇지 않아요. 힘의 선악은 사용하는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히에이(META): 실제로 저도 META의 힘으로 하타카제 씨를 구했습니다. 힘을 두려워할 필요는…….

하타카제: …아니. 내 힘은 META보다 훨씬 무섭네.

히에이(META): 그건 당신의 적이 두려워해야 할 일이죠. 그리고 저는 하타카제 씨의 적이 아니고요. 그렇죠?

하타카제: 역시 콩고의 동생이로군. 말이 청산유수야. 나는 자네가 아는 하타카제가 아닐지도 모르네만?

히에이(META): ……네. 당신은 제가 아는 하타카제 씨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히에이(META): 하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요.

히에이(META): 저는 하타카제 씨를 믿으니까, 당신도 믿겠습니다.

하타카제: 후후후. …자네 정말 META화 된 것이 맞나?

히에이(META): 저도 잘 모르겠어요……. 지금 상태는 제가 알고 있던 META와는 전혀 다릅니다.

히에이(META): 하타카제 씨는 뭔가 알고 계세요?

하타카제: ……아니. 나도 모르네.

히에이(META): 어쩔 수 없죠. 번거로운 일은 돌아가서 다시 생각해 봐요.

히에이(META): 저는 그러니까… 살짝 문제가 있어서 이곳에 휘말렸습니다.

히에이(META): 슬슬 돌아가지 않으면 나가토 님께서 걱정하실 거예요. 빨리 출구를 찾아야 하는데….

하타카제: …….

하타카제: 자네가 지금 바라보는 방향을 기준으로 우측 47.5도 돌아서 곧바로 가게.

하타카제: 그리하면…… 이곳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히에이(META): 저, 정말인가요!? 하타카제 씨는 어떻게 알고 계시는 거죠…?

하타카제: 직감일세.

하타카제: 이 특별한 힘이 내게 가르쳐 준…… 직감 같은 것이네.



 ~13. 열린 길

 

??? ???

토리이. 그리고 또 토리이. 시나노는 무수한 꿈을 오가며 셀 수 없이 많은 조각을 보았다.
그것은 모두 비극이었고, 모두 금빛 나비가 흩날리는 결말로 끝났다.
하지만 시나노는 조금씩 이해하고 있었다.

시나노: 나의 존재가 금빛 나비를 부르고, 금빛 나비는 슬픈 결말을 좋은 방향으로 인도한다…….

시나노: 그렇다면…… 나는 단지 모든 꿈을 꾸고, 나비를 모을 뿐…….

시나노는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빛나는 토리이는 점점 줄어드는 반면, 꿈의 경게에 나타나는 금빛 나비는 점점 늘어났다.
그렇게 토리이는 마지막 하나만이 남았다.

시나노: 이 앞에 있는 것이 마지막…….

시나노: 아아… 어떤 슬픈 꿈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후소(META): 시나노 님. 멈추십시오. 이 앞의 꿈은 꾸어서는 안 됩니다.

뜻밖의 존재가 꿈속 세계에 나타나 시나노의 앞을 가로막았다.

시나노: 그대는…… 후소……?

후소(META): 인사 올립니다, 시나노 님.

시나노: 그대는 어찌 나를 막는 것인가……?

후소(META): 시나노 님. 와타츠미를 경외하고 와타츠미를 피하는 것이 올바른 길입니다.

후소(META): 부디 와타츠미를 멀리하고 꿈의 세계를 멀리하십시오. 이 안에 있는 것을 알아서는 아니 됩니다.

시나노: 지금은 나의 힘이 필요할 때이다….

시나노: 어떤 이유가 되었든… 나를 막지 말거라….

후소(META): ……시나노 님께서는 여전하시군요.

후소(META): 그렇게 집착하시면 결국 과거와 같은 결말이 될 뿐입니다.

후소(META): 원망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이 후소가 반드시 막겠습니다.

 

후소는 손을 들고 마지막 토리이에 주홍색 결계를 쳤다. 그리고 나타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시나노: 복잡한 구조로구나……. 해석에 얼마나 걸릴지…….

시나노: 그렇다면… 힘으로 돌파할 뿐…….

시나노는 정신을 집중하여 자신의 힘을 푸른 나비로 구현했다.
그리고 손을 들어 주변의 금빛 나비를 모이게 했다.

시나노: ……일촌광음이 아쉬울 때이니….

두 색깔의 나비가 춤을 추며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은 점점 빨라져 이내 2색의 폭풍이 되었다.
하지만 힘을 개방하기 직전, 시나노는 꿈의 세계에 나타난 또 다른 존재를 감지했다.

운젠: 시나노 님. 기다려 주세요. 이곳은 제가 맡겠습니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시나노: ……운젠?!

운젠: 이 검에 나의 심상을 비치니――

운젠: "끊어라".

 

하늘에서 떨어진 금빛 칼날이 토리이의 결계를 단숨에 양단했다.

운젠: 시나노 님. 얼른 가십시오.

시나노: 그대의 배려에 감사를 전하마…….

금빛 나비가 토리이 위로 다시 모여들면서 눈부신 빛을 발했다.
시나노는 망설임 없이 빛 속으로 뛰어들었다.



 ~14. 아마기의 꿈
??? ???

몽롱한 가운데 의식이 저 멀리 날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기: ……또 이 느낌이네요…….

아마기: 요즘 며칠째 계속 이 꿈만 꾸고 있는데… 잡념이 너무 많은 걸까요….

아마기는 자신의 의식을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펼쳐서 정보를 찾아내려고 했다.

아마기: 전과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응? 저건…….

 

정신을 집중하자 작은 물건 하나가 멀리서 날아들었다.

아마기: 이건…… 호부……?

----

 

??? ???

눈길이 닿는 곳은 전부 불타고 있었다.
낯익은 그림자 두 개가 불길에 휩싸여 천천히 삼켜지고 있었다.

아마기: ……이게 대체…….

아카기: ……콜록, 콜록….

아카기: 이런 운명…….

아카기: 나는 받아들일 수 없어…….

아카기: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

아카기: 아마기, 언니…….

옵저버: 흥. 역시 시뮬레이션 결과와 한치의 오차도 없네.

옵저버: 그나마 조금은 기대했었는데.

옵저버: 일단 대본대로 여기서 말소해 버리고――

아마기: 말소……? 그렇게는 안 돼요…!

옵저버: …어? 아카기의 몸에서 빛이…? 저건 부적……?

옵저버: 잠깐, 이 힘은――

----

 

??? ???

시든 벚나무 아래에 낯익은 그림자 두 개가 보였다.

아카기: 이제 조금…… 조금만이면… 조금만 더 하면 되는데……!

아카기: 왜? 어째서…? 왜 마지막 하나가 모자라지…?

아마기: 이건…… 무언가의 의식…?

아카기: 카가……. 너와 나는 아마기 언니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고, 언니의 혼의 마지막 조각을 보충하기 위한 가장 좋은 제물이야….

아카기: 알지? 의식만 마치면 아마기 언니는 되돌아올 거야.

아카기: 그러니…… 카가?

아카기: 나와 같이 가자.

카가: ……………아아.

카가: 이 의식의 마무리를 짓자――

카가: "나락에서 황천에 이르리."

무해한 듯 보였던 마른 가지가 갑자기 살의를 드러내며 두 사람의 시야의 사각을 노리고 돌진했다.

아마기: ……아카기, 카가. 위험해…!

----

 

아마기: 하아…하아……!

눈을 뜨자 익숙한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아마기: …꿈……이었나?

아마기: 아니…… 꿈이라기엔 너무 생생했어요….

아마기: 이것은 분명…… 무언가의 징조…….

아마기: ………아카기.

아마기: 생과 사는 하늘에 달려 있습니다.

아마기: 이 병세는 큐브의 선천적 결함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저는 운명을 받아들였습니다.

아마기: ……받아들였는데…….

똑똑똑.

진츠: 아마기 씨. 손님이 오셨습니다.

아마기: 이 시간에요…? 혹시 카가가 또 대국을 하러 온 건가요?

진츠: 바로 그렇습니다.

아마기: 후후후, 어쩔 수 없네요. 먼저 상대해 주시겠어요? 준비가 다 되면 곧 가겠습니다.

진츠: 알겠습니다.

아마기: …….

아마기: ……호부……라….



 ~15. 귀향

 

특이점 '나락' 내부
세계 단편
지휘관 특별 함대

세계 단편에 들어서자 벚꽃 숲이 눈에 들어왔다.
하늘은 맑고 햇볕은 따뜻했다. 산들바람과 함께 은은한 꽃향기가 피어올랐다.

아카기: 여기는…….

아카기: 돌아왔어……. 정말로 돌아왔어…….

아카기: 아아… 아마기 언니께서 이 세계 어딘가에…….

소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힌 듯 했으나 곧 머리카락에 가려 보이지 않게 되었다.

헬레나(META): (지휘관. 상황은 어때?)

옵저버: (다 모니터링 했잖아. 굳이 물어볼 필요 있어?)

귓가에 헬레나와 옵저버의 목소리가 계속 들렸다.
이 회선은 헬레나가 이번 작전을 위해 마련한 특수 통신 회선이다. 회선 내 목소리는 나만이 들을 수 있었다.

지휘관: (문제없어. 지금 벚꽃 숲에 들어섰고… 현재까지는 모두 정상이야.)

헬레나(META): (응. 계속 연락할게. 조심해.)

지휘관: (알겠어.)

헬레나와의 통신이 끝나자 아카기가 안내를 하기 시작했다.

아카기: ……여기는 꽃구경하기 아주 좋은 곳이죠. 옛날에 아마기 언니와도 자주 왔었어요.

아카기: 가실까요? 우선은 근처를 구경시켜 드리죠.

즈이카쿠: ……?

류호: 음. 이 장소 왠지 낯이 익은데…….

류호: 아, 여기는 원래 세계에서는 아카기 씨의 저택의 일부 아닙니까…?

류호: 그렇게 자주 다니던 훈련장이 원래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었다니….

아카기: ……언니께서 돌아가신 후 저는 이곳을 돌볼 여력이 없었어요.

아카기: 벚꽃이 시들어 가는 모습을 보느니 차라리 전부 베어 훈련장으로 만드는 게 낫다고 생각했죠…….

아카기: 미안해요, 또 멋대로 옛날 일을……. 슬슬 출발하죠.

멤피스: ……사람이 이렇게 변하다니 도무지 익숙해지지가 않네.

헬레나: 적어도 지금까지 별다른 특이 사항은 없었어.

멤피스: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주변을 소개하는 것만 해도 충분히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

멤피스: 해야 할 일이 있잖아. 대체 왜 이렇게 빙빙 도는 거야?

지휘관: ……아카기는 지금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거야.

멤피스: ……그래?

지휘관: (아마 자신을 과거 아마기의 기억 속에 있는 '아카기'로 되돌리려고 하는 중이겠지.)

지휘관: 괜찮을 거야. 지금은 아카기를 따라가자.

----

벚꽃 숲. 정자

아카기: 이곳은…… 네. 이 정자에서 자주 꽃구경을 하곤 했답니다.

아카기: 봄의 꽃구경뿐만 아니라 사계절의 산수도 즐길 수 있고, 저 멀리 아마기 언니의 저택도 볼 수 있죠.

아카기: 여기서…… 조금 쉬어 갈까요?

류호: 아카기 씨…….

아카기: …류호. 일단 쉬렴.

류호: 알겠습니다….

아카기의 제안을 받아들여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멤피스와 헬레나는 여전히 아카기를 경계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나와 가깝고, 아카기에게서 가장 먼 자리에 앉았다.
아카기 옆에 앉은 즈이카쿠와 류호도 은연 중에 도움을 바라는 눈초리를 보냈다.

지휘관: (아카기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한시가 바쁜 상황이야. 이대로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어.)

지휘관: (좋아. 일단 나서 보자.)

→ 아카기

아카기: 왜 그러시죠?

→ 아마기를 만나는 게 무서워?
→ 얼마나 더 시간이 필요하지?

아카기: ……저는 다 생각이 있어요.

지휘관: 아니. 그렇지 않아.

즈이카쿠와 류호는 몸을 움직여 자리를 터 주었다.

아카기: 당신은 아주르 레인의 지휘관이죠. 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라요.

지휘관: 아주르 레인의 지휘관이지만 지금은 네 지휘관이기도 해.

지휘관: 지금 특이점 밖에서는 다들 필사적으로 침식을 막기 위해 싸우고 있어.

지휘관: 나락의 강도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증가하고 있어. 지금은 한시가 급한 때야.

아카기: ……알고 있어요. 하지만 조금만, 조금만 더 시간을….

지휘관: 너무 두려워하지 마. 어쨌든 아마기는 네 언니잖아.

아카기: ……네. 이 차만 마시면 바로 출발하죠――

나카: 아카기 씨? 안녕하세요!

아카기: 나카. 그리고 하타카제……. 외출하는 거니?

하타카제: 아아. 곧 해상 훈련이 있어서 말일세. 그런데 옆에 있는 분들은…….

아카기: 아마기 언니를 만나러 온 손님이야.

나카: 아~ 아마기 씨는 지금 카가 씨와 바둑을 두고 계세요. 진츠 언니한테 손님이 가실 거라고 연락할게요.

아카기: 괜찮아. 손님들은 내가 언니께 직접 소개할 테니 너희는 얼른 훈련하러 가도록 하렴.

나카: 네! 그럼 아카기 씨, 나중에 뵐게요!

나카와 하타카제는 자리를 떴다. 그 순간 하타카제의 눈동자에 하얀 빛이 번뜩였지만,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아카기: …후우. 차도 다 마셨으니 출발할까요.

아카기: 아마기 언니를…… 만나러 가죠.



 ~16. 재회

 

특이점 '나락' 내부
세계 단편
지휘관 특별 함대

정자를 떠나 아마기의 저택을 향해 출발했다.
아카기는 마음을 굳혔는지 이번에는 돌아가지 않고 곧장 목적지로 향했다.
즈이카쿠와 류호는 마주치는 모든 것에 관심을 가졌다.
세계 단편은 결국 과거의 세계로 돌아가는 것과 똑같기 때문에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카기가 내뿜는 압력 때문에 두 사람은 겨우겨우 진지하고 엄숙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아무튼 아카기의 안내로 우리는 이내 목적지, 아마기의 저택에 도착했다.
문을 지나고, 복도를 지나고, 툇마루가 있는 마당으로 들어서자 아카기는 발걸음을 멈췄다.

아카기: ……도착했어요.

 

창호지 안쪽에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한쪽은 부드럽고 차분했고, 다른 쪽은 분하다는 듯 매서운 목소리였다.

아마기: 후후후……. 외통수입니다.

카가(전함): 젠장…… 또 네 계책에 말려들었군…….

카가(전함): 한 판 더 해! 덤벼라!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아카기는 마치 얼어붙은 것처럼 굳어졌다.

지휘관: 아카기. 나는 다른 애들을 데리고 근처를 둘러보고 있을게.

아카기: ……너무 멀리 가지 마세요. 길을 잃지 않게 조심하고.

즈이카쿠: 그럼 이따가 봐, 아카기 선배!

멤피스: 어?

지휘관: 자. 우선은 아카기에게 시간을 좀 주자.

----

 

――――쾅!!!!

문을 벌컥 열고 나타난 불청객으로 인해 대국은 중단되었다.
얼굴, 정좌하고 있는 모습, 몸에 흐르는 기품……. 모든 것은 기억 그대로였다.

아카기: 아니… 기억보다 훨씬 완벽해…….

아카기: 언니……….

아카기: 아마기 언니……!!!

이름 몇 글자를 말하는 것만으로 이미 평생의 힘을 다 써버린 것 같았다.
이윽고 눈물의 샘이 무너진 아카기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카가(전함): 뭐, 뭐야?! 아카기?

카가(전함): 울보인 건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설마 최소한의 예의까지 잊어버린 거냐?

아카기: 흑… 흑흑…… 으으으……….

카가(전함): ………괘, 괜찮아? 누가 괴롭히기라도 했어?

아마기: ……아카기?

아카기: 언니…… 언니……… 흑흑…….

아카기: 으으으…… 드디어…… 드디어 만났어요……….

아카기: 으아아아아아앙――!!

무엇 하나 아랑곳하지 않고 아카기는 흐느끼며 언니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과거에도 이 정도로 울음을 터트린 적은 한번도 없었다.
언니를 되살리겠다고 마음먹은 뒤부터 아카기는 언니와 재회하는 장면을 수도 없이 상상했었다.
안심, 환희, 사죄, 용서… 하지만 그중에 지금처럼 형편없는 모습은 없었다.
그러나 너무나도 오랜 집념, 너무나도 짧았던 꿈, 잃었다가 다시 얻었다는 감정의 파도 아래.
더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아카기: 아마기 언니…… 보고 싶었어요…….

아카기: 흑흑…… 정말…… 정말 보고 싶었어요…….

아카기: 제발…… 더는 절 떠나지 마세요…….

아카기: 아마기 언니…… 아카기를 떠나지 마세요…….

아카기: 흐윽… 으으…… 으아앙…….

아마기: ……괜찮아요, 아카기.

아마기: 저는 여기 있어요. 아무 데도 가지 않아요…….

아마기는 품에 안겨 격정에 흐느끼는 소중한 동생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놀라기도 했고, 의문도 있었지만, 아마기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동생의 울음소리가 이토록 슬프고 비참한 것이었다니….
이미 최후를 각오한 아마기라고 해도 북받치는 감정을 참을 수 없었다.

카가(전함): 어…… 나 아무래도 날을 잘못 잡은 거 같은데.

카가(전함): ……외부인은 이만 물러가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카가는 몸을 일으키려고했다.
하지만 그보다 빨리 아카기가 달려들어 그녀를 그 자리에 붙들었다.

아카기: 아니…… 너는 못 가…….

아카기: ……넌 아무 데도 못 가……!

아카기: ……다시는…… 네 멋대로 두지 않을 거야……!

카가(전함): 얘가 뭘 잘못 먹었나 자꾸 이상한 소리를…!

카가(전함): 아마기… 네 동생 좀 어떻게 해 봐!

카가(전함): 네 언니한테 달라붙는 건 자유지만 왜 나한테까지 그러냐고!

아카기: 훌쩍… 흐윽…… 으으으…….

아카기: 제발…… 가지 마…….

크게 요동치는 심장 소리를 듣고 나서야 카가는 비로소 '장난일 것이다'라는 마지막 가능성을 저버렸다.

카가(전함):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카가(전함): 그래그래, 아무 데도 안 가. ……이제 됐지?

카가(전함): 울 거면 네 언니한테 가서 울어. 옷이 눈물로 다 젖었잖아…….

아카기: ……응….

아카기는 다시 언니의 품속으로 돌아갔다.
재회의 시간은 참으로 길고도 길었다.

 

 

 

 ~17. 대국
특이점 '나락' 내부
세계 단편
지휘관 특별 함대

아카기는 마음을 추스르고 나서야 비로소 연락을 했다.
그녀는 응접실이 아니라 바로 저택 최상층으로 오라는 말을 전했다.
아무래도 아마기에게 미리 우리의 신원과 목적을 간략히 소개한 것 같았다.

 

아마기의 저택. 최상층

아카기와 비슷하게 생긴 소녀가 상석에 앉았고, 아카기와 카가는 양옆으로 앉아 있었다.

지휘관: (아카기의 언니……. 그녀의 집념의 근원이자 목표.)

지휘관: (분명 처음 만나는 건데 이 마음속의 그리움은 대체 뭐지…?)

아마기: 지휘관님…이시군요. 먼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마기: 어디서 오셨는지는 아카기에게 들었지만, 목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듣지 못했습니다.

아마기: 저를 도와주러 오셨다고 들었는데, 자세하게 여쭈어 봐도 되겠습니까?

지휘관: 그래. 그럼 시간이 없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지휘관: 아마기. 네 큐브에는 선천적인 결함이 있다. 치료할 방도는 없고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죽는다. …맞지?

아마기: ………….

아마기: 맞습니다.

카가(전함): ……뭐!? 아마기, 너 그냥 몸이 허약한 게 아니었던 거야…?!

카가(전함): 선천적 결함…? 반드시 죽어…? 난 그런 말 못 들었다고!

아마기: ……이 일은 영원히 비밀로 가져가려고 했는데.

아마기: 아무래도 제가 죽은 후에는 끝내 지켜지지 않은 것 같군요.

아카기: 언니……. 알고 계셨군요…….

아마기: ……미안해요, 아카기.

아마기: 운명은 거스를 수 없습니다. 저는 단지 당신에게 더 많은 걸 해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일부러 숨기려고 한 것은 아닙니다.

지휘관: 이 세계는 진짜가 아니라 '나락'이라는 특이점으로 재현된 세계 단편이야.

지휘관: 우리는 이곳을 통해 현실 세계에서 널 부활시키려 왔어.

지휘관: 결함이 있는 멘탈 큐브가 설정한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아마기: ………….

카가(전함): 잠깐만. 현실 세계가 아냐? 세계 단편…? 특이점…?

카가(전함): 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아카기: ……카가. 지휘관님의 말은 모두 진실이에요.

카가(전함): 흥. 내 알 바냐. 별로 알고 싶지도 않아.

카가(전함): 설령 그 말이 진짜더라도 나하고는 무관해. 먼저 실례하지.

지휘관: 카가. 조금만 더 이야기를 들어줘.

카가(전함): 입막음이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테니까 걱정 말라고.

지휘관: 아니. 너도 관련이 있어. 너도 우리와 함께 돌아가야만 해.

카가(전함): ……뭐?

카가(전함): 무슨 소리야…?

아카기: 맞아요. 아마기 언니뿐만 아니라…… 나를 제정신으로 돌리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카가도….

아마기: 카가. 끝까지 들어 봅시다. 결정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아요.

카가(전함): ……좋아.

아마기: 지휘관님. 저와 카가를 구하시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이에 대해 몇 가지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지휘관: 그래. 말해 봐.

지휘관: (헬레나, 들려? 세부 사항은 네가 알려줘야 할 거 같은데.)

헬레나(META): (응. 듣고 있으니까 걱정 말고 계속 얘기해.)

아마기: 지휘관님의 말씀에 따르면 이곳은 임의로 재현된 세계에 불과합니다.

아마기: 그렇다면 가상의 존재인 저희가 어떻게 지휘관님을 따라 현실 세계로 갈 수 있는 거죠?

지휘관: (바로 정곡을 찌르는군…….)

헬레나(META): (함선을 만드는 일반적인 방법은 멘탈 큐브만을 매개로 하는 것, 그리고 와타츠미와 멘탈 큐브 양쪽을 매개로 하는 것의 두 가지가 있어.)

헬레나(META): (멘탈 큐브만으로 함선을 만들 때는 큐브는 손상이 없는 온전한 것이어야 해.)

헬레나(META): (큐브 속에 포함된 '정보'뿐만 아니라 큐브 자체가 '몸'을 구성하기 때문이야.)

헬레나(META): (하지만 와타츠미와 큐브를 모두 사용할 경우에는, 필요한 건 큐브 속의 정보뿐이야.)

헬레나(META): (큐브가 '정보'를 제공하면 와타츠미는 남은 부분… 즉 '몸'을 만들게 되거든.)

헬레나(META): (…아무튼 이 세계 단편의 존재는 두 가지 요소 중 '정보'에 해당해.)

헬레나(META): (이곳을 떠나면 저들은…… 너희의 비유에 따르면 영혼의 형태로 특수한 용기에 보관돼.)

헬레나(META): (나중에 와타츠미를 통해 영혼을 담으면, 비로소 되살아날 수 있는 거야.)

지휘관: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어…?)

헬레나(META): (아마기는 머리가 좋으니까 적당히 속여넘길 수가 없거든.)

헬레나(META): (아… 혹시 내가 너무 빨리 말했어?)

지휘관: (괜찮아. 다 기억했어.)

지휘관: 우선 함선을 만드는 일반적인 방법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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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기: 알겠습니다. 저의 정보인 영혼을 그쪽 세계의 몸과 조합하면 '아마기'를 되살릴 수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아카기: 아마기 언니. 꼭 성공할 수 있을 거예요!

아마기: 네. 여러분께서는 이 세계 자체를 만들어 낼 정도시니, 분명 후속 단계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셨겠죠.

아마기: 하지만… 그런 식으로 되살아나면 저희의 기억은 지금 이 시점까지만 남아 있지 않을까요?

아마기: 어차피 남은 시간이 많지 않는 저는 괜찮습니다만…….

아마기: 카가는… 20년이 넘게 여러분과 함께한 카가와는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까?

지휘관: 그건… 그렇긴 한데…….

지휘관: (야마토도 카가를 중점적으로 언급했었지. 내게 바라는 기적은, 어쩌면 그 결손된 영혼의 기억을 되찾으라는 걸지도…….)

지휘관: (아직까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아카기: 오히려 그게 나을지도 몰라요….

아카기: 나와 함께한 세월을 잊는 게… 카가에게는 더 좋은 일이겠죠.

즈이카쿠: 아카기 선배… 진심이야? 카가 선배는 동생――

아카기: 즈이카쿠, 가만히 있어. 여긴 네가 끼어들 자리가 아냐.

아마기: ……‘동생’인가요….

아마기: 아카기. 카가가 어쩌다 죽었는지 알려 주세요.

아카기: ………….

류호: 아마기 씨, 그건 제가…….

아카기: 괜찮아요, 류호. …내가 다 말할 테니까…….

아카기: 그건 아마기 언니를 부활시키는 의식의 마지막 단계였어요…….

----

카가(전함): ……하아?

카가(전함): ……네가 말하는 그 녀석이 정말로 ‘나’라고?

카가(전함): …후, 후후후…. 역시 미래 세계야. 듣기만 해도 몸이 쑤시는걸.

아마기: 뒤틀린 의식… 시든 신목…….

아마기: 전부 제가 어제 꿈에서 본 장면과 같아요…….

아카기: ……꿈? 하지만 언니… 어떻게 그런 꿈을……?

아마기: 저도 모르겠습니다…….

지휘관: (어떻게 된 거야, 옵저버? 여기는 임의로 구현한 세계 단편이잖아?)

옵저버: (맞아. 그것도 자연 연산 시스템으로 생성된 순도 100%의 세계 단편이지.)

지휘관: (그럼 이상하잖아. 20년 전의 아마기가 어떻게 20년 후의 미래를 꿈꾼 거지?)

헬레나(META): (내가 알아볼게. 지휘관은 임무에 집중해.)

아마기: 만약 오늘 꾼 꿈이 여러분의 미래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아마기: 제가 그동안 꾼 꿈 또한 어쩌면…….

아마기: 지휘관님. 저희는 정말 처음 뵙는 건가요?

→ ……?
→ ……!
→ ?!!

아마기: 후후후. 지휘관님께서는 표정을 감추는 법을 더 배우셔야겠네요.

아마기: 아무튼 제 질문은 여기까지입니다.

아마기: 저를 되살리기 위해 이렇게까지 준비하셨는데, 이를 거절할 이유는 없죠.

아마기: 그리고… 저는 아카기를, 솔직하게 말씀해주신 지휘관님을 믿습니다.

아마기: 카가. 당신도 함께 가요.

아마기: 미안하지만 다른 선택지는 없습니다.

카가(전함): 흥. 꽤 순순히 믿는군.

카가(전함): 설마 처음부터 다 알고 나를 끌어들이기 위해――

아마기: 그건 너무 나갔네요. 저도 이제야 겨우 결심을 내린 참입니다.

카가(전함): 그래그래…. 여기까지 들었는데 거절하면 너희가 강제로라도 끌고 가겠지.

아마기: 후후후……. 그럼 정리가 되었군요. 지휘관님――

통신: ――――

나카: 아마기 씨, 큰일 났어요! 훈련 해역에 이상한 적이 나타났어요…!

아마기: ……이상한 적? 나카, 현재 상황은요?

나카: 지금은 싸우면서 철수하고 있는데… 센다이 언니는 벌써 다쳤어요!

아마기: 알겠습니다. 우선 계속 철수하세요.

나카: 알겠습니다!

지휘관: (…적이 나타났다고? 너 일부러 적습이 있는 날을 고른 거야?!)

옵저버: (그럴 리가 없잖아, 바보야! 세계 단편의 경계선이 파괴됐어!)


옵저버: (나락의 침식과 적들이 밀려오고 있어. 더 이상은 버틸 수 없으니까 빨리 철수하는 게 좋을걸?)

지휘관: (큭…! 헬레나, 외부 상황은 어때?)

헬레나(META): (교착 상태야. 아직 위험한 수준까지는 아니야.)

지휘관: (그래도…… 이 세계의 동료들을 도와줘야 해!)

헬레나(META): (알겠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아마기: 떠나기 전에 이런 문제가 생길 줄은…….

아마기: 아카기. 당신이라면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겠어요?

아카기: 이 세계는 우리가 떠나면 사라질 덧없는 환상에 불과해요.

아카기: 아마기 언니와 카가를 구하고 특이점을 닫는 게 최우선…… 이지만…….

아마기: …….

아카기: ……어찌됐든 저들은 우리의 동료에요. 중앵의 동료가 위험에 빠졌는데 나 몰라라 할 수는 없어요.

아마기: 네. 지휘관님께서는요?

지휘관: 꿈이든 환상이든 나는 '지휘관'이고 동료들 또한 '동료'야.

지휘관: 자기 편의대로 해석해서는 스스로의 의지를 관철할 수 없어.

지휘관: 비록 완벽한 결과는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다 하겠어.

지휘관: ……그러니까, 바로 구하러 가자.

아마기: 감사합니다. 멋진 대답이셨습니다.

아마기: 꿈이든 환상이든 우리는 '우리'죠.

아마기: 위험에 빠진 동료들을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아마기: 여러분, 출격합시다――



 ~18. 뜻밖의 일

 

특이점 '나락' 내부
세계 단편
충돌 해역

아마기 일행과 함께 집결 포인트에 도착하자 마침 적의 추격을 뿌리친 센다이 함대가 보였다.

센다이: 아마기 씨, 미안해. 적의 화력이 상상 이상이라 도저히 막아낼 수 없었어….

아마기: 아뇨. 다들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애초에 이 해역에 적이 나타나서는 안 되니까요.

센다이: ……고마워. 그런데… 이 사람들은?

아마기: 손님――신뢰할 수 있는 원군입니다.

센다이: 중앵 의복… 게다가 호쇼 씨와 같은 항공모함 장비…. 설마…….

아카기: 맞아요. 즈이카쿠와 류호. 우리는 모두 항공모함이에요.

아카기: 설마 부정의 침식이 아마기 언니께서 계시는 이 세계까지 튀어나오다니……!

아카기: 즈이카쿠, 류호. 중앵 항모기동함대의 실력을 보여줘!

두 사람: 네!!

아카기: 센다이. 피해가 심한 아이들을 데리고 후방으로 빠져. 너희는 쉬어도 돼.

아카기: 호위함대는 진츠가 맡으렴. 본대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지 말고, 하늘과 수중의 위협을 경계하도록.

아카기: 카가는 날 따라와. 흥…. 저 오합지졸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해.

아카기: 지휘관님은… 당신이 데리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호위함대로 합류하세요.

헬레나: …또 사람이 변했어.

멤피스: 아카기! 이번 작전의 책임자는 지휘관인 거 잊었어?

지휘관: 괜찮아, 멤피스. 중앵의 바다는 아카기가 더 잘 알 테니까.

지휘관: 아카기. 이번 싸움은 네가 맡아.

아카기: …현명한 판단이에요.

카가(전함): ……저 언니 껌딱지가… 지휘를…?

센다이: 어… 아마기 씨……? 이건….

아카기: 아……….

아카기: 언니, 죄송해요…. 저는…….

아마기: 아뇨, 잘했어요. 좋은 포진이네요.

아카기: 아마기 언니……?

아마기: 여러분. 이 전투는 아카기에게 일임하겠습니다.

아마기: 아카기. 오늘은 당신이 활약할 때예요. 후대의 항공전을 보여 주세요.

아카기: ……네, 언니!

아카기: 자. 모두, 움직이세요!

----

――――――!!

아카기: 흥. 먼지가 되어 사라지세요.

아카기: 나머지는 남쪽 무리뿐…. 형체 없는 부정 따위 우리의 적이 아니에요.

나카: 아카기 씨…… 뭔가 멋있어요!

마츠카제: 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네.

오이테: 항모의 힘이 설마 이 정도라니…….


얼마 후. 해역의 적들은 모두 소탕되었다.
아카기는 칭찬을 받으려는 듯 환한 얼굴로 아마기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비극은 바로 그때 일어났다.

헬레나: 기습…!? 다들 조심해!

지휘관: 갑자기 어디서…!?

해역 저편에서 검붉은 빛이 내 쪽을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왔다.

멤피스: 지휘관!!

멤피스는 몸을 날려 지휘함 앞을 가로막았다. 그러자 빛은 갑자기 진로를 바꾸었다.

아카기: 이 기운은…… 설마…….

쾅――――!!

카가(전함): 비겁한 녀석! 더러운 수를 쓰다니!

카가는 빛줄기를 향해 포구를 겨눠 사격했지만, 검붉은 빛은 다시 진로를 훌쩍 바꾸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마기를 향해 급가속했다.

아카기: 역시 너구나……. 절대 안 돼!!

아카기는 몸을 날려 아마기 앞을 가로막았다. 이번에는 빛은 방향을 틀지 않았다.

한순간에 세계는 어둠에 잠겼다.
귓가에 아카기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아카기: 짧았던 꿈은 이렇게 끝나는군요.

아카기: 그래요…. 씻을 수 없는 큰 죄를 지은 나에게는 이런 결말이 어울려요.

아카기: 지휘관님. 마지막까지 제게 잘 대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아카기: 언니와 카가를… 중앵의 모두를 데리고…….

아카기: 꼭……….

세계에 빛이 돌아온 뒤, 아카기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19. 대응
특이점 '나락' 내부
세계 단편
충돌 해역

세계에 빛이 돌아온 뒤, 아카기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카가(전함): 어떻게…… 이런 일이…….

아마기: 아카기……?!

지휘관: (헬레나. 아카기는 어디로 간 거야?!)

헬레나(META): (아카기는 더 이상 세계 단편에 없어. 구체적인 상황은 조사 중이지만, 생존 가능성은 반반이야….)

지휘관: (…옵저버. 방금 그 습격은 대체 뭐야?)

옵저버: (세계 단편에 다수의 세력이 침입했어. 방금 습격은 그중 하나가 저지른 거야.)

지휘관: (……다수…라고?)

옵저버: (그래. 너, 네가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아직도 몰랐어?)

지휘관: (…동료의 목숨이 달린 일인데 농담은 적당히 해.)

옵저버: (후후후. 그렇게 화내지 마. 방금 습격한 사람의 정체는 이미 알고 있어.)

지휘관: (……알려줘.)

옵저버: (바로 아카기 자신이 만들어 낸 '위물'이야.)

옵저버: (뭐, 이제는 위물이 아니게 될지도 모르곘지만….)

옵저버: (그 위물은 원래 '아마기'의 개념을 뒤집어쓰고 있었지만, 네 동료들이 순조롭게 임무를 완수해서 더 이상 '아마기'가 아니게 되었어. 그런데…….)

옵저버: (궁금해~?)

지휘관: (……말은 끝까지 해라.)

옵저버: (싫어. 난 어디까지나 아마기를 되살리겠다고만 약속했을 뿐이야. 네 질문에 대답할 이유는 없어.)

헬레나(META): (옵저버. 질문에 대답해.)

옵저버: (………하아. 알겠어.)

옵저버: (그건 원래 아카기의 집념에서 탄생한 거야. 그래서 '아마기'의 개념을 잃고 나서는 완전히 '아카기'로 되돌아왔어.)

옵저버: (정확히 말하면 META 아카기지.)

옵저버: (처음에 너를 습격했던 것도, 아마기를 노린 것도 전부 페이크야. …그건 처음부터 아카기를 노리고 있었어.)

옵저버: (아마 존재의 개념이 아직 안정되지 않았겠지. 그래서 진짜 아카기에게서 빼앗으려고 한 거야.)

옵저버: (아아~ 이미 다 알고 있어서 아까 아카기는 당황하지 않았던 거구나~)

헬레나(META): (적당히 해. 지금 좌표를 보낼 테니까 추적해.)

옵저버: (네네~ 그리고 지휘관. 노파심에 말하는데 새 침입자가 그쪽으로 향하고 있어.)

통신이 끝난 직후 수면 위에 갑자기 토리이가 나타났다.
안에서 쏟아져 나오는 반짝이는 나비떼와 함께 은발의 여성이 천천히 수면에 내려앉았다.

시나노: 지휘관………?

시나노: 마지막 꿈이 그대일 줄은 몰랐구나…….

지휘관: (꿈…? 꿈을 통해서 특이점 속 세계 단편도 왕래할 수 있는 거야…?)

지휘관: 시나노…. 어떻게 여기에…….

시나노: ……?! 그대, 내 모습이 보이는 것인가……?

지휘관: ………….

갑자기 몸에 피로가 쫙 밀려왔다. 지금 상황을 어떻게 시나노에게 설명해야 할지 머리가 지끈거렸다.

----

 

차분히 시나노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그 후, 시나노에게서도 상황 설명을 듣는 데 시간이 걸렸다.
마지막으로 아마기와 카가에게 상황을 이해시키는 데 또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마침내 해가 지기 전에 아마기의 저택으로 돌아와 후속 계획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마기의 저택. 정원

지휘관: ……즉 시나노는 야마토를 대신해 움직이고 있다고.

지휘관: 그 금빛 나비들은 야마토가 시나노를 통해 수집한 영혼의 정보지?

헬레나(META): 그런 것 같아.

헬레나(META): 역시 야마토야. 실험장β에 국한되어 있다는 한계를 딛고서도 이 정도로 큐브에 대한 연구 성과를 내다니….

지휘관: 시나노가 꿈을 건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설마 그걸 이용해 여기까지 올 줄이야….

헬레나(META): 아니. 저 시나노는 본인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정보체 비슷한 거야.

지휘관: 응? 아마기처럼 세계 단편에 구현된 존재에 더 가깝다는 거야?

헬레나(META): 맞아.

지휘관: 그런데 야마토는 왜 시나노를 여기로 안내했을까? 자기도 모른다던데….

헬레나(META):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 옵저버가 결과를 가져온 것 같아.

옵저버: 후후후. 아카기는 어떻게 됐는지 맞혀 볼래?

옵저버: ……그래. 너희는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하지.

옵저버: 일단 아카기는 살아 있어.

옵저버: 그리고 아카기 META가 숨어 있는 곳은 지금 우리가 있는 세계 단편과 유사해. 하지만 규모도 정확도도 훨씬 떨어지는 곳이야.

옵저버: 아마도 전에 테스터의 본체를 점령했을 때 빼낸 자원으로 만든 거겠지.

옵저버: 아무튼 네 아카기는 그 META의 마지막 은신처 같은 곳에 있어.

옵저버: 하지만…… 거기 가는 건 추천하지 않아.

지휘관: 왜?

옵저버: 너무 위험하니까. 지금 이 세계 단편도 매우 불안정한 상태야.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면 네 작전은 물거품이 될 거야.

옵저버: 빨리 나락에서 탈출해 아마기와 카가를 되살리는 게 우선 아냐?

옵저버: 아카기가 스스로 선택한 길인데, 그냥 내버려두면 되잖아.

지휘관: …나는 동료들을 다시 무사히 데려갈 의무가 있어.

옵저버: 헬레나도 지휘관 좀 설득해 봐.

헬레나(META): ……지휘관. 정말로 아카기를 구할 거야?

→ 응
→ 당연하지!

헬레나(META): 알겠어.

헬레나(META): 하지만 옵저버의 말도 일리가 있어. 현재 세계 단편은 확실히 한계에 다다랐어.

헬레나(META): 회수한 영혼의 정보는 매우 취약해. 나락에 너무 오래 머물면 침식될 가능성이 높아.

헬레나(META): 그래서…… 아카기를 구하고 싶으면 지금 이 자리에서 아마기와 카가르 부활시켜야 해.

지휘관: 여기서?

헬레나(META): 지금 함선을 만들기 위한 모든 조건이 갖춰졌어.

헬레나(META): 두 사람의 영혼의 정보, 몸을 구현할 와타츠미, 그리고 그 과정에 사용할 물자.

헬레나(META): 물자는 어떻게든 할 수 있고, 와타츠미라면 지금 네 눈앞에 있잖아?

지휘관: ……시나노의 부적…?

지휘관: 하지만 시나노는 구현된 존재라면서?

헬레나(META): 너는 항상 환상과 현실은 똑같다고 말하지 않았어?

지휘관: 아니, 그거하고 이거는 얘기가…….

헬레나(META): 같아. 네가 믿는 '현실'은 진실이 될 거야.

옵저버: "현실이 반드시 진실은 아니다. 믿어 의심치 않는 현실만이 진실이 된다"…….

지휘관: 지금 아마기의 정보로 그녀를 되살리면 큐브의 결함은 아직 남아 있는 건가?

헬레나(META): 맞아. 어디까지나 큐브의 상태를 초기화하는 거지, 선천적인 결함은 지울 수 없어.

지휘관: ……아마기는 원래 항공모항으로 개조될 예정이었지.

지휘관: 만약 그 계획이 성공한다면 항공모함으로 변한 아마기의 큐브 결함은 어떻게 되는 거지?

헬레나(META): ……모르겠어. 그런 일은 어떤 실험장에서도 벌어진 적이 없어.

지휘관: …그렇다면 해볼 가치는 있어.

지휘관: 헬레나. 그 당시 개조 계획의 온전한 도면이 있어?

헬레나(META): ……응. 지금 전송할게.

옵저버: ……너 설마 영혼의 정보를 손볼 생각이야?!

지휘관: 그래. 나 혼자서는 힘들지도 모르지만, 내가 도면을 정리하고 네 자연 연산 시스템을사용한다면 어떨까?

지휘관: 미래의 가능성도 추론 가능한 라플라스의 악마라면 이 정도 지식을 짜내는 건 순쉬운 일이겠지?

옵저버: 설령 그렇다고 해도 새로 생성된 데이터를 어떻게 영혼의 정보에 넣을 거야?

지휘관: 할 수 있어. 헬레나. 특정 정보를 기반으로 다른 사람의 모습을 바꾸는 건 쉬운 일이겠지?

헬레나(META): 할 수는 있지만… 내가 보여주는 건 결국 허상일 뿐이야. 그걸 진실로 바꾸는 건 네가 해야만 해.

지휘관: 응. 알고 있어.

옵저버: 너, 정말로 알고 있는 거야.

옵저버: 좋아.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쳐. 그런데 어떻게 아카기를 구할 건데?

옵저버: 이곳을 떠나면 세계 단편은 붕괴하고 나락에 간섭할 수단도 사라지게 돼. 너는 어떻게 META를 만날 생각인데?

헬레나(META): 괜찮아. 나는 지휘관을 믿어. 다른 일은 내가 처리할게.

지휘관: ……고마워, 헬레나.

옵저버: …그래, 더 말해 봐야 내 입만 아프지. 마음대로 해.

지휘관: 옵저버. 너도 있어야 해.

지휘관: 시간이 없으니까 바로 시작하자.



 ~20. 역전

 

특이점 '나락' 내부
세계 단편
아마기의 저택

작전을 변경하기로 결정한 후 나는 바로 아마기와 카가에게 알렸다.
아마기는 지체 없이 내 의도를 헤아리고 승낙해 주었다.
반면 카가는 자신은 지금의 모습이 좋다며 항공모함 개조에 대해서는 거절했다.
그렇게 늦은 밤이 되고, 겨우 모든 준비가 끝났다.
시나노는 와타츠미를 사용할 건조 부지에서 최종 점검을 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아마기가 내 방에 찾아왔다.

아마기: 지휘관님. 늦은 밤에 죄송합니다.

지휘관: 괜찮아. 준비는 거의 다 끝났으니까. 혹시 더 궁금한 게 있어?

아마기: 아뇨. 다만… 어쩐지 마음이 편치 않은 느낌입니다.

지휘관: 걱정 마. 반드시 성공할 거야.

아마기: 지휘관님. 운명을 바꾸는 것은…… 정말로 좋은 일일까요?

지휘관: 슬픔을 행복으로 바꾸는 거라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아마기: 만약 정해진 운명을 바꾸는 것이 세계에 영향을 미쳐 더 많은 슬픔을 낳게 된다면요?

아마기: 바꾸지 않았을 경우의 세계보다 더 많은 슬픔을 낳는다면…….

지휘관: 그럼 더 이상 슬픔이 없는 세상이 올 때까지 계속 바꾸어 나가면 돼.

아마기: 지휘관님께서는… 그런 세계가 존재한다고 믿으시나요?

지휘관: 아마기는 안 믿어?

아마기: ……후후후. 믿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아마기: 지휘관님, 아카기, 그리고 많은 분들이 제 운명을 바꾸어 주셨습니다.

아마기: 그러니 저도 최선을 다해 더 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바꿔 보이겠습니다.

아마기: 슬픔이 없는, 행복한 세상이 올 때까지…….

지휘관: 그래. 그러기 위해서라도 우선 아카기부터 구해야겠지.

아마기: 네. 그 아이는 저 때문에 심연에 빠졌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이 두 손으로 그 아이를 데려오겠습니다.

통신: ――

시나노: 지휘관. 모든 준비가 끝났다….

아마기: …후후후. 저도 각오가 되었습니다.

지휘관: 고마워, 아마기.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



 ~21. 나락 조사

 

특이점 '나락’
??? ???
위물 추적함대

특이점 나락. 만물은 연기에 휩싸여 있었다.

나가토(META): 나락의 풍경은 이러한가.

진츠(META): 네. 함대는 이미 중심 구역에 진입했습니다.

카스미(META): 나가토 님. 몸은 어때…?

나가토(META): 괜찮다. …그보다 이곳에 자욱한 연기가 나의 존재에 감응하는 느낌이구나.

카스미(META): 응. 여기는 와타츠미의 경로에 있으니까. 와타츠미를 제어할 수 있는 나가토 님이 그렇게 느끼는 것도 이상하진 않아.

카스미(META): 이제 그 감응을 따라서 위물을 찾아줘.

나가토(META): 음. 알겠다.

나가토는 정신을 집중해 자신의 감각을 연기 속으로 뻗었다.
문득 눈에 비친 세계가 변하기 시작했다.

 

나가토(META): 이곳은…… 나락의 최심부?

 

나가토(META): ……아카기가 의식을 거행한 장소인가.

 

나가토(META): ……지휘관이 있는 세계 단편인가?

 

나가토(META): 꿈의 세계…… 같구나.

 

나가토(META): 이곳은…… 전장?

 

나가토(META): 아무것도 없군. ……허무인가?

 

나가토(META): 이곳은 어디인가……?

 

나가토(META): ……찾았다.

"힘이야말로 내가 원하는 것“
"강한 힘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나가토(META): …위물이 있는 곳을 찾았다.

나가토(META): 왜 그런 눈으로 나를 보는 건가?

카스미(META): 나가토 님…… 주변을 봐봐….

나가토(META): 안심하거라. 힘은 쓰지 않았다. 허나 이 힘의 '원래 주인'은 나름대로 생각이 있는 것 같구나.

카스미(META): 몸을 좀 검사해 봐도 돼……?

나가토(META): 딱히 이상한 점은 없다만….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면 확인해 보거라.

푸른 불꽃이 나가토의 이마로 휙 날아갔다가 소리 없이 사라졌다.

카스미(META): META 침식은 매우 안정적이야. 더 진행되지도 않았어.

카스미(META): 진츠. 이런 상황… 본 적 있어?

진츠(META): …이상이 없다면 힘을 쓰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진츠(META): 다만 무리는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나가토(META): 물론이다. 나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으니 말이다.

진츠(META): (……저 체질. 결전병기의 핵으로서 최고로군요….)



 ~22. 위물의 진짜 모습

나가토의 선도로 일행은 나락 속을 나아갔다.
도중에 적들이 습격했지만, META 진츠와 카스미가 손을 쓸 것도 없이 나가토의 힘에 의해 아주 손쉽게 격퇴당했다.
나가토를 방해하는 것은 오히려 나락에서 간간히 느껴지는 집념이었다.

 

위물: 언니를 되살려야만 해.

위물: 언니야말로 이 중앵을 이끌기에 가장 적합한 존재.

위물: 아무도 날 막을 수 없어. 비록 아마기 언니… 당신이라도.

나가토(META): ……역시. 그대가 가진 자아는 아카기에게서 유래한 것인가.

위물: 모든 것에는 '인'이 있고 '과'가 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

위물: 가짜가 '과', 진짜가 '인'. 간단한 이치이다.

나가토(META): 그럼에도 가짜는 진짜가 될 수 없다.

나가토(META): 그대가 창조한 것은 결국 개념에 사로잡힌 껍데기일 뿐이다.

위물: 같은 얼굴, 같은 기억, 같은 성격, 같은 생각, 같은 행동 방식――

위물: 제가 바로 아마기입니다.

위물: 과거의 아마기라면 그럴지도 모르겠죠. 하지만 '미래'의 아마기는?

위물: 그래…… 나는 '아마기'.

위물: 아카기의 언니이자, 중앵을 이끌기에 가장 적합한 존재.

나가토(META): …그저 자기 기만일 뿐이다.

위물: 중앵은 진정한 지도자가 필요한비다. 그러므로 저는 아마기 언니가 되살아날 수 있는 발판이 되겠습니다.

위물: 나락이여. 모든 것을 삼키어라――

쾅――――!!!

나가토(META): …그만. 더는 듣고 싶지 않다.

나가토(META): (아카기가 위물을 조종하여 의식을 행한 것이 아니라, 거꾸로 위물이 아카기를 조종하여 의식을 행했구나.)

나가토(META): (수많은 모략을 꾸미다 보니 어느새 자신의 집념이 만들어 낸 화신에 현혹되어 뒤틀리고 말았어.)

나가토(META): (…모략을 꾸미는 자는 결국 모략에 당하기 마련이지.)

나가토(META): (개탄스럽구나…….)

――――!!!

카스미(META): 적의 본대가 튀어나왔어. 우리 존재를 감지한 거 같아.

진츠(META): 위물 역시 와타츠미를 제어하는 힘을 일부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락의 환경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겠지요.

나가토(META): 그래서 더 이상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발버둥치기 시작했구나.

나가토(META): ……슬슬 모습을 드러내겠지.

----

 

위물: 스스로 불길에 뛰어드는 날벌레란 바로 당신들을 말하는 것이로군요.

나가토(META): 그대의 정체는 이미 알고 있다. 더 이상 허세 부리지 말거라.

위물: 흐응?

나가토(META): 그대는 집념으로 인해 태어난 존재. 집념의 화신이 자신의 집념을 떠안고 있으니 어찌 아니 슬픈 일인가.

나가토(META): 그대는 아마기의 존재를 부인하면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부활시키려 하니 어찌 아니 우스운 일인가.

나가토(META): 천한 화생아. 무슨 면목으로 아마기의 개념을 차지하여 살아가려느냐!!

위물: …나락에게서 들었습니까?

위물: 그렇다면 제가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도 알고 있겠죠?

위물: 저는 아마기가 될 것입니다. 아니, 이미 세상 사람들의 인식에는 저는 '아마기'입니다.

위물: 저의 개념을 인식하지 않는 당신들만 모두 없애 버린다면…….

위물: 비로소 저는 완전한 '아마기'가 될 것입니다!

나가토(META): …구제불능이로군.

나가토(META): 처음부터 그대와 말을 섞지 말았어야 했는데.

나가토(META): 집념의 화신은 얌전히 집념인 채로 사라지거라!

위물: 어디 해보시죠! 건방진 계집!

 

아마기의 모습을 취한 것: 아하하하하하!!!

----

나가토(META): "울부짖는 여우여, 천원에서 춤추거라!“

――――!!!

위물: 큭…!? 일시적인 META 주제에 어떻게 이런 힘을…!

나가토(META): 그대가 알 필요는 없다.

나가토(META): 마지막으로 하나만 알려 주마. 아마기는 이미 우리의 지휘관이 되살리고 있다.

나가토(META): 내가 그대를 쫓은 것은, 그대가 '아마기'의 개념을 뒤집어쓴 바람에 진정한 아마기의 부활에 장애가 되었기 때문이다

위물: ………….

위물: ……말도 안 되는 소리에요….

위물: 그런 건 처음부터 할 수 없다는 건, 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어요!

히에이(META): 빈틈……!

쾅――――!!!

나가토(META): 히에이?! 그대… 히에이인가!?

나가토(META): 게다가 지금 그대의 모습은…….

히에이(META): 저는 괜찮습니다, 나가토 님! 지금은 적을 먼저 쓰러트리죠!

나가토(META): 음. 다음 일격으로 끝내겠다!

진츠(META): 나가토 님, 기다리십시오! 적의 상태가 이상합니다!

카스미(META): ……저 위물의 개념이 바뀌고 있어. …이제 더는 '아마기'가 아냐….

카스미(META): 하지만… 왜 아직 남아 있는 거지……?

위물: 후후후…… 아하하하하!

 

아카기(META): 이 집념의 본성과 마주하고 싶다면….

아카기(META): 좋아요! 그 소원, 이루어드리죠!

아카기(META): 어때요? 이제 만족하나요?

카스미(META): 와타츠미를 사용해 자신의 집념을 구현했어……?

진츠(META): 신기한 일이로군요…….

나가토(META): 그대가 데리고 있는 두 환영은…….

나가토(META): 설마 아마기의 영혼과 카가의 영혼은…… 전부 그대의 수중에 있는 건가?!

아카기(META): 후후후. 이제 와서 무슨 말씀이시죠?

아카기(META): 아마기 언니는 죽었습니다.

아카기(META): 네. 언니는 이미 죽었어요. 그런데 당신들은 왜 아직도 살아있죠?

히에이(META): ……말이 통하지 않네요.

나가토(META): 됐다, 히에이. 집념의 화신과 나눌 말은 없다.

아카기(META): 후후후후……. 아마기 언니가 없다면… 모두 저세상으로 보내드리죠!!

아카기(META): 그런 다음 저도… 뒤따르겠어요.

아카기(META): 네. 이러면 모든 것이 완벽해요.

아카기(META): 아하하, 아하하하하하!!



 ~23. 정화
META 아카기는 웃음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히에이의 상태를 카스미에게 확인해 보라고 한 후, 나가토는 재차 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카스미(META): ……?

히에이(META): 카스미… 왜 그래요? 역시 예후가 심각한가요…?

카스미(META): 아니, 오히려 반대야.

카스미(META): 침식이 진행되지도 않았고, 매우 안정적이야.

카스미(META): 나가토 님하고 똑같아.

카스미(META): 실험장β의 중앵은 다 이런 거야…?

진츠(META): 아뇨. 전에 히요와 준요가 일시적으로 META화가 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전혀 달랐습니다.

카스미(META): ……이상해.

히에이(META): 아무튼 괜찮다는 거네요. 저도, 나가토 님도.

카스미(META): 응. 표층의 침식만 정화하면 원래대로 돌아갈 거야. ……히에이가 원한다면.

히에이(META): 물론이죠. 확실히 힘은 강해졌지만… 왠지 사고방식이나 성격까지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히에이(META): 역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카스미(META): ……진짜 그렇게 생각해?

히에이(META): 네. 진심입니다.

카스미(META): …………응.

진츠(META): 위물에게 잡혀갔었다고 들었는데… 죄송하지만 일의 경위를 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진츠(META): 예를 들면 어떻게 탈출했는지 등.

히에이(META): 말씀드리자면 길어집니다만… 우선 허상 환경에서 저는 나가토 님과――

----

히에이(META): 그 후 하타카제 씨가 알려 주신 길을 따라가자 갑자기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히에이(META): 그리고 나가토 님께서 싸우고 계신 것을 보고 서둘러 달려왔습니다.

히에이(META): 가능하다면 하타카제 씨를 소개시켜드리고 싶었는데, 어느새 사라지신 것 같네요….

히에이(META): 여기까지가 제가 잡혀간 이후에 벌어졌던 일입니다.

진츠(META): …하타카제 META가 아니라 그냥 하타카제를 만난 게 확실합니까…?

히에이(META): META로 보이진 않았습니다.

진츠(META): 나락'에 장시간 머물고도 무사할 수 있는 보통 함선은 없습니다. 하물며 스스로 환상을 벗어날 정도라면…….

진츠(META): 그 하타카제 씨는 분명 뭔가를 숨기고 있습니다.

히에이(META): ……그건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희는 아무 문제없었어요….

카스미(META): ……조금 더 경각심을 가져.

진츠(META): 카스미…….

카스미(META): 응…… 미안해. 못 들은 걸로 해줘.

진츠(META): …으음. 아까 그 아카기가 무슨 짓을 한 것 같습니다. 이 구역에 안정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진츠(META): 나가토 님. 지금 당장 탈출해야 합니다.

나가토(META): 더 이상 추격할 필요는 없는 것인가?

진츠(META): 비록 소멸시키지는 못했지만 그것은 더 이상 '아마기'의 개념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목표는 달성했습니다.

진츠(META): 이곳은 오래 머물 곳이 못 됩니다. 나가토 님, 부디 몸을 소중히 여기십시오.

카스미(META): 그런데 어떻게 돌아가?

진츠(META): 헬레나가 이미 손을 써 두었습니다.

----

 

갑자기 함선들 앞에 금빛으로 빛나는 성이 나타났다.

뱅가드: 여기는 로열 근위기사 뱅가드!

뱅가드: 폐하의 명에 따라 '카멜롯'을 이용하여 여러분을 이곳에서 탈출시키겠습니다!

카스미(META): ……이 장치는……. 실험장β는 역시 이상해…….

카스미(META): 나가토 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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