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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시작부

킹루클린 2024. 9. 10. 18:44

 ~01. 최초 방안
모항. 부두

지휘관: 아아― 전에 공모했던 모항 놀이공원 확장 및 증축 사업에 관해서 말인데….

지휘관: 여기서 각 방안 발표 및 투표를 실시하려고 해.

마이크 위치를 조정한 후, 모두를 불러 모은 목적을 설명했다.

뒤플렉스: 응. 나하고 멤피스가 미리 한번 거르긴 했는데….

뒤플렉스: 너무 터무니없는 아이디어를 빼고도 이렇게나 남았어….

Z23: 다 발표하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네요….

자벨린: 괜찮지 않을까? 다들 이제 할 일 없잖아~

멤피스: 지휘관은 자기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고 해서 이렇게 모두를 불러 모은 거야.

플뢰레: 음……. 그런데 지휘관이 안 하면 누가 결정하는데?

나폴리: 지휘관 생각은… 놀이공원은 모두가 이용하는 곳이니까 우리가 정하라는 게 아닐까?

지휘관: 나폴리 말이 맞아.

리슐리외: 그렇습니까…. 하지만 지휘관님. 몇 가지 우려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리슐리외: 구두로 발표를 하게 되면 발표자의 입담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리슐리외: 또 청자 입장에서도 말만 들어서는…… 상상력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래피: 래피…… 그런 거 잘 못해……Zzzzz

아야나미: 아야나미도 설명만 듣고 다 상상해낼 자신은 없는 거예요.

지휘관: 음…….

아카시: 그렇다면 아카시에게 좋은 생각이 있다냐~


→ 아카시의 생각을 듣는다
→ 못 들은 척한다
지휘관: (아카시의 생각… 어차피 또 비용만 잔뜩 들어가는 거겠지….)

지휘관: (그냥 못 들은 척하고 넘어가야지….)

아카시: 지휘관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알겠다냐. 하지만 이번엔 공짜다냐.

지휘관: 그래? 그럼 들어보지 뭐.


아카시: 저번에 했던 '이세계 모험' 게임 기억하냥?

아카시: 그 후 이세계 모험 머신을 기반으로 조금 더 개량해 봤다냐.

그렇게 말하며 녹색 고양이는 어디선가 헤드기어 같은 장치를 꺼내 높이 들었다.

아카시: 모두의 아이디어를 전부 데모 같은 느낌으로 만들어서 가상 공간에 구현하면 만사 오케이다냐!

지휘관: 오. 확실히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면 투표하기도 쉽겠지.

지휘관: 근데 아카시. 벌써 모두의 아이디어만큼 장치를 만든 거야?

아카시: 그야 물론…… 못 만들었다냐!

아카시: 공짜로 제공할 수 있는 장치의 수는 한계가 있으니까, 지휘관이 먼저 체험해 볼 동료들을 골라달라냐.

아마기: 그러니까 동료들 중 몇 명이 이 장치를 머리에 착용하고 가상 놀이공원에 들어가 본다… 라는 건가요?

아마기: 어떻게 보면 또 다른 '꿈의 세계'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휘관: 비슷하긴 하네.

지휘관: 차이가 있다면 꿈은 잠에서 깨면 까먹지만, 이건 까먹지 않는다는 거지.

지휘관: 뭐, 시나노처럼 꿈을 조종하는 능력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아마기: 깨어나도 잊히지 않는 꿈……. 후후후…….

아마기는 무언가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지었지만, 곧 원래 얼굴로 돌아왔다.

지휘관: 아무튼 체험자 말인데…… 갑자기 골라 보라고 해도 좀 어렵네. 누구 해보고 싶은 사람 없어?

피츠버그: 어머? 좀처럼 드문 기회인데 지휘관은 넘기는 거야?

지휘관: 나보다 너희의 의견을 소중히 듣고 싶거든.

클레망소: 그래? 그럼 내가 조언 하나 할게….

클레망소: 놀이공원의 즐거움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순수한 아이를 골라서, 그 아이의 감성으로 평가를 하는 건 어때?

클레망소: 그리고 한 사람 더. 감성뿐만 아니라 이성적으로도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을 고르면 균형이 맞을 거야.

푸슌: 놀이공원의 즐거움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아이…… 그거 푸슌 맞지?

창춘: 푸슌 언니는 그냥 놀이공원에서 대모험 하고 싶은 것뿐이잖아?

푸슌: 으으으! 갑자기 까발리다니!


무츠키: 놀이공원? 아빠하고 엄마하고 같이 놀러가는 데?

무츠키: 사탕도 잔뜩 있을 거야! 무츠키, 가고 시퍼~!

아크 로열: 순수함이라면 확실히 구축함 동생들이 적격이지.

아크 로열: 장치야 물론 안전하겠지만… 그래도 이 아크 로열, 역시 걱정되는군!

지휘관: (클레망소의 조언에 대입하면 확실히 무츠키가 적임자지. 그러면…….)

지휘관: 좋아. 선행 체험 인원은 무츠키와 아크 로열로 하자.

아크 로열: 뭐!? 내가!? 음! 반드시 각하의 기대에 부응하겠다!

지휘관: 아카시. 장치를 몇 개 더 준비해줄 수 있어?

지휘관: 제안자도 같이 들어가서 디자인 이유 등을 설명해 주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아카시: 물론이다냐! 그 정도는 있다냐!

체험자와 체험 과정을 정한 뒤, 최종적으로 선별된 방안을 아카시에게 건넸다.

지휘관: 그럼 아카시의 데모가 완성되면 참가자들은 다시 집무실로 모이자.

모두: 응!

이렇게 놀이공원 증축의 제1페이지가 끝났다.



 ~02. 랜덤 초능력?
아카시: 드, 드디어 완성했다냐……. 뒤플렉스하고 멤피스의 협력에 감사다냐……..

집무실에서 녹색 고양이가 피곤한 눈으로 기계를 조정하고 있었다.

지휘관: 아크 로열, 무츠키. 기분은 어때?

아크 로열: 오오! 최상의 컨디션이다!

무츠키: 무츠키는 사탕만 있으면 괜차나! 에헤헤~

지휘관: 그런데 아카시. 누구 방안부터 체험하는 거야?

리노: 나하고 에식스, 샌디에이고, 호넷의 합작부터야~

문으로 들어온 리노는 소파에 주저앉아 아카시가 기계를 만지작거리는 것을 보고 있었다.

리노: 분명 엄청 재밌을 거야!

지휘관: 그래. 아카시, 잘 되고 있어?

아카시: 시스템 정상 가동 중이다냐. ……OK다냐!

아카시는 고개를 끄덕이며 놀이공원 체험의 시작을 알렸다.

지휘관: 다들, 잘 놀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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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저리는 느낌과 함께 아크 로열과 무츠키의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그 다음 날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한 묘한 부유감이 뒤따랐다.
잠시 후. 그 묘한 감각이 가라앉자――

아크 로열: 여기는…… 오락실…?

리노: 응! 여기가 바로 우리 계획의 핵심 포인트야!

무츠키: 오락실…? 뭐야? 낚시?

리노: 낚시가 아니라 오락실이야. 아무튼 중앙에 있는 뽑기 기계를 돌려 봐!

리노의 말에 따라 뽑기 기계를 돌리자――

아크 로열: 뭐가 일어난 거지…?

아크 로열: 어? 내 옷차림이……?

무츠키: 무츠키의 옷도 변했어!

리노: 응! 이제 두 사람 다 슈퍼 히어로야!

리노: 방금 그 '랜덤 초능력 뽑기'를 돌리면 정말로 초능력을 얻을 수 있어!

리노: 그리고 의상이 히어로 슈트로 슈슉 바뀐 다음에 놀이공원으로 휙 전송되는 거야!

아크 로열: 그렇군. 그럼 내 초능력은…….

아크 로열: 어디… '미스 슈터'? 총을 구현할 수 있고, 무한 탄창이지만 과녁은 항상 빗나간다…?

무츠키: 무츠키는 '슈퍼 순록맨'! 앉기만 하면 순록하고 썰매가 나와!

아크 로열: 리노. 이 초능력 둘 다 쓸모 없는 거 아닌가…?

리노: 어흠……. 어엿한 히어로가 되려면 자신의 능력을 활용할 줄 알아야지!

리노: '초능력 미로 방탈출 게임'으로 안내해 줄게! 거기 도착하면 알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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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을 미로 입구로 들여보낸 뒤 리노는 간단하게 규칙을 설명했다.

리노: ……그러니까 둘 다 초능력을 잘 활용해 봐!

리노가 떠나자 미로 안의 벽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내 눈앞의 통로가 막혔다.

무츠키: 저기 뭔가 빨간 게 있어! 사과 사탕…?

아크 로열: 음? 저건… 버튼인가?

아크 로열: 무츠키는 물러나 있어! 내가 쏴서 맞힐 테니까!

무츠키: 응! ……근데 맞힐 수 있어?

아크 로열: 조준하면 빗나간다…… 니까 조준하지 않고 난사하면 언젠가는 맞겠지!

아크 로열은 버튼과는 반대 방향으로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자 발사된 총알은 공중에서 유턴하여 빨간 버튼을 향해 날아갔다.

아크 로열: 어!? 이게 된다고!?

총알이 빨간 버튼에 맞자 벽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두 사람 발밑의 바닥도 변했다!

무츠키: 에헤헤, 재밌어~! 트램펄린 같아!

갑자기 탄력이 생긴 바닥. 아크 로열은 간신히 균형을 잡으며 어떻게든 폴짝폴짝 뛰고 있는 무츠키에게 다가가려 했다.

아크 로열: 무, 무츠키! 빨리 앉아 봐!

무츠키: 응? 순록이랑 같이 노는 거야? 응! 그것도 재밌겠다! …에잇!

간신히 구현된 썰매에 오르자, 순록은 폴짝거리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수많은 함정과 장치를 극복하고 두 사람은 마침내 또 다른 벽에 다다랐다.

무츠키: 빨간 게 있어! '버튼'? 이 세 개…?

아크 로열: 그래. 누가 봐도 버튼이네.

아크 로열: 동시에 맞히는 건 어렵지만… 이 초능력을 사용하면…….

다시 방아쇠를 당기자 발사된 총알이 기적적으로 튕기며 버튼 세 개를 눌렀다.
…게다가 눌린 것은 세 개의 버튼만이 아니라 이 방에 숨겨진 수십 개에 달하는 장치의 스위치도였다!
순간 미로가 모습을 바꾸기 시작했다.
겨우 변화가 멈추자, 두 사람은 미로의 출구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

리노: 오오오! 클리어 축하해!

리노: 에헤헤, 어때? 초능력이 도움이 됐지?

아크 로열: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아무튼 도움은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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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트랙션을 몇 종류 더 체험한 뒤 세 사람은 가상 공간에서 로그아웃했다.

지휘관: 어땠어?

무츠키: 재밌었어! 앉으면 순록이 나왔어!

아크 로열: 음. 발상은 훌륭하지만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군.

아크 로열: 초능력 뽑기로 무작위 초능력을 입수하고, 이를 사용해 어트랙션에 도전하는 게 전제면…….

리노: 그, 그렇지…. 애초에 초능력을 실현할 수가 없는데…….

리노: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하다니…….

지휘관: 아쉽지만 이 안은 폐기로군…….

지휘관: 다들 피곤할 테니까 오늘은 이만 돌아가서 쉬어. 내일 또 다른 방안을 시험해 보자.

두 사람: 네~!



 ~03. 음표 대결?
집무실에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지휘관: 스트라스부르?

스트라스부르: 어머. 나를 보고 그렇게나 놀라는 거야?

스트라스부르: 하긴. 원래는 프리드리히 카를이나 웨스트버지니아가 발표할 예정이었으니까.

스트라스부르: 내가 아카시의 장치를 시험해 보고 싶다고 했더니 두 사람이 양보해줬어.

스트라스부르는 가까이 다가와 내 귓가에 속삭였다.

스트라스부르: 지휘관이 체험자가 아니라서 유감이야.

스트라스부르: 네가 어트랙션에서 어떤 곡을 연주할지 정말 궁금했는데….

스트라스부르: 그래도 다음 기회가 있으니까. …그렇지?

소녀는 가볍게 웃으며 다시 멀어졌다.

아카시: 스트라스부르, 이리 와라냐~ 장치 씌워 줄게냐~

아카시의 말을 듣고 스트라스부르는 아크 로열과 무츠키 옆에 앉았다.

아카시: 머리가 저리는 느낌이 들면 정상이다냐~ 이미 알고 있는 문제다냐~

지휘관: 응? 저번에 이세계 모험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아카시: 그렇게 큰 장치를 휴대할 수 있는 가정용 사이즈로 만들었으니까 문제가 생기는 것도 당연하다냐!

아카시: 최종 점검 완료다냐~ 언제든지 가능하다냐~

아크 로열: 나하고 무츠키도 준비 완료다.

스트라스부르: 응. 나도야.

지휘관: 좋아, 그럼 놀이공원 체험 제2라운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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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느껴지는 저릿한 느낌. 그리고 묘한 부유감이 지나간 뒤――
눈을 뜨자 그곳에는 다른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무츠키: 하늘에 선하고…… 올챙이가 떠 있어?

스트라스부르: 그건 음표하고 오선지야.

스트라스부르: 우선 너희 옷차림부터 살펴 볼래?

아크 로열: 음……? 언제 이런 옷을 입은 거지?

무츠키: 무츠키는 축제 옷이야!

스트라스부르: 그래. 우리 아이디어는 음악을 테마로 한 놀이공원이야.

스트라스부르: 그래서 각자의 감성과 놀이공원의 테마에 맞게끔 옷을 갈아입게 했어.

스트라스부르: 원래는 적당히 쓴 설정인데, 이렇게까지 잘 재현될 줄이야….

무츠키: 음악? 음표? 무츠키, 잘 모르겠어…….

아크 로열: 스트라스부르. 이 테마는 너무 허들이 높지 않나…?

스트라스부르: 체험해 보면 알 거야. 따라와.

음표가 넘치는 놀이공원을 걷다 보면 이내 거대한 어트랙션에 다다랐다.

무츠키: 빙글빙글 차가 많아!

아크 로열: 무츠키. 이건 '빙글빙글 차'가 아니라 '범퍼카' 같은데?

스트라스부르: 맞아. 모든 차는 각각 하나의 악기를 나타내.

스트라스부르: 그래서 이 어트랙션 이름도 '범퍼 심포니'야.

스트라스부르: 차가 부딪치면 해당 악기 소리가 나고, 어트랙션 제어 시스템이 그 소리를 기반으로 노래를 만들어줘.

무츠키: 와아~! 그럼 '밤빵의 밤빵은 범퍼카빵~!" 같은 노래도 있어?

스트라스부르: ……그, 그건 없을 거 같은데…….

스트라스부르: 자, 둘 다 연주하고 싶은 악기의 차에 타.

아크 로열: 그럼… 나는 하프로 하지. 무츠키는?

무츠키: 저기 있는 길~고 머리와 꼬리가 둥근 차!

아크 로열: 바이올린인가?

무츠키: 응! 사과 사탕 꼬치처럼 보여! 무츠키, 저거 탈래!

스트라스부르: 참. 필드의 가장자리에 있는 금색 구역에 들어가면 곡이 클라이맥스가 돼.

각자의 차에 올라탄 뒤, 스트라스부르의 신호로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됐다.
아크 로열이 탄 하프 카가 벽에 부딪히자 듣기 좋은 하프 소리가 났다.

무츠키: 무츠키도~!

무츠키는 아크 로열의 하프 카를 향해 핸들을 돌렸다.
다음 순간 하프와 바이올린의 아름다운 합주가 울려 퍼졌다.

아크 로열: 좋아, 무츠키! 잘하고 있어!

무츠키: 진짜? 그럼 한 번 더~!

바이올린 카는 급회전을 했다. 하지만 너무 세게 꺾는 바람에 아무도 없는 드럼 카를 들이받고 말았다.
이번에는 강하고 리드미컬한 드럼 베이스가 울렸다. …바이올린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무츠키: 으음…… 이상해~!

무츠키는 핸들을 손에서 놓았다.
바이올린 카와 하프 카가 또 한 번 부딪히고, 그 다음 색소폰, 호른, 트라이앵글…….
다양한 악기들의 난잡한 소리가 필드를 채우기 시작했다.

아크 로열: 괘, 괜찮아! 한 번 더 해보자! 저 금색 구역에 들어가면 어떻게든 될 거야!

여기저기 요란한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두 사람이 타고 있는 차는 동시에 금빛 구역으로 향해 노래를 강제로 클라이맥스로 이끌었다.
가벼우면서도 둔탁하고, 중후하지만 기괴함이 느껴지는 멜로디가 완성되었다.

아크 로열: 역시…… 스트라스부르한테 도와달라고 하는 게 좋겠어…….

범퍼카 운행을 마친 두 사람은 조금 황망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렸다.

아크 로열: 미안하다, 스트라스부르. 완전히 소음 지옥으로 만든 것 같군…….

스트라스부르: 괜찮아. 소음이라기 보단… 오히려 전위적인 느낌이었어.

스트라스부르: 그래도 이걸로 설계 과정의 단점을 알게 됐네.

스트라스부르: 지휘관한테 이 방안은 폐기하라고 말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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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가상 공간에서 돌아와 머리에 쓴 장치를 벗었다.

스트라스부르: 지휘관, 미안해. 이 안은 버리는 걸로 하자.

스트라스부르: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더 완벽한 걸 만들어 볼게.

스트라스부르는 웃고 있었지만 목소리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졌다.

지휘관: 그래. 하지만 혼자서 너무 무리하지 마. 좋은 생각이 안 떠오르면 언제든 와서 상담해줘.

스트라스부르: 정말 반칙이야……. 그런 말을 들으면 더욱더 지휘관을 독차지하고 싶어지잖아.

지휘관: 응?

스트라스부르: 아무것도 아냐. 다들 피곤할 테니까 오늘은 이만 마칠까?

지휘관: 그래. 다들 돌아가서 푹 쉬고 내일 또 계속하자.



 ~04. 맛있는 롤러코스터!
며칠 전과 비교하면 오늘 집무실은 상당히 북적였다.

푸슌: 에에엥! 안샨 언니, 나 보내줘~! 어쨌든 방안 고친 건 나잖아~?

푸슌: 그리고 나 이 장치 써본 적 있으니까 역시 내가 적임자라구!

안샨: 안 돼! 너 분명 안에서 소란 피울 거잖아!

롱우: 그럼 베스탈 씨는 어때요?

베스탈: 네? 저요? 저보다는 건강하고 활기찬 아이가 더 나을 거 같은데요…?

후펜: 그럼……내가 갈까?

후펜이 머뭇거리며 손을 들었다.

푸슌: 으으…… 이걸로 한 번 더 신나게 놀려고 했는데…….

안샨: 푸~슌!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아카시: 냐후후! 아카시가 장치를 업데이트하고 정식으로 상품화하면 제일 먼저 푸슌에게 알려 주겠다냐~

푸슌: 계약 성립이야! 무조건 지켜야 돼~!

푸슌이 선금을 지불하자 녹색 고양이는 유난히 기뻐하며 다시 기기 조정으로 돌아갔다.

아크 로열: 오늘은 요리를 잘하는 동료들이 많군. …혹시 이번 방안은 요리와 관련이 있는 건가?

후펜: 에헤헤~ 그건 들어가 보면 알아!

준비가 모두 끝나고 세 번째 데모 체험의 개시를 선언했다.

지휘관: (미식과 대모험의 결합인가…? 조금 궁금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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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느껴지는 저릿한 느낌. 그리고 묘한 부유감이 지나간 뒤――
눈앞에는 커다란 냉장고가 있었따.

후펜: 아, 아하하하…. 롱우 언니가 입구는 냉장고로 하자고 했거든. 좀 독특하지……?

후펜: 어? 다들 언제 갈아입었어?

아크 로열: 응? 이 놀이공원의 설정 아닌가?

후펜: 아닌데……. 설마 푸슌이 방안을 수정할 때 추가한 건가?

후펜: 뭐, 됐어! 사소한 건 신경 쓰지 말고! 아무튼 안으로 들어가자!

냉장고에 들어서자 특이한 모양의 롤러코스터가 나타났다.
레일은 여러 가지 색상으로 나눠져 있었고, 군데군데 채소와 조미료를 본뜬 장식이 설치되어 있었다.

후펜: 실은 처음에는 놀이공원에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코너만 설치하려고 했는데.

후펜: 기왕 놀이공원을 증축하는 거니까 대모험을 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자고 푸슌이 그랬거든!

후펜:그래서 모두의 안을 조금씩 조정하다 보니까 이렇게 롤러코스터가 된 거야!

아크 로열: 재미있어 보이는군. …그런데 무츠키가 타기에는 조금 위험하지 않나?

후펜: 으음…… 그래도 지금은 가상 체험이니까 문제없을 거야!

후펜: 아무튼 한번 타 봐! …으으음……아마 '미뢰과산차'라는 이름이었지?

무츠키: 만세~! 무츠키, 탈래!

두 사람이 올라타고 준비를 마치자, 차량은 로켓 부스터라도 달려 있는 듯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아크 로열: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크 로열: 나, 난 이런 거 안 돼애애애애애애――

아크 로열의 비명이 공중에 메아리쳤다.

무츠키: 와아아아아! 빙글빙글 카보다 재밌어――――!

코너를 돌자 갑자기 달콤한 향기가 후각을…… 아니, 미각까지도 자극했다!

아크 로열: 미각도 느껴지는 건가!?

무츠키: 탕후루다! 맛있어―――!

아크 로열: 그런데 냄새는 둘째 치고 어떻게 탑승 중에 음식을 먹이는 거지……?

생각하는 사이에 차량은 다음 코너에 진입했다.

아크 로열: 으음…… 이 맛은…….

아크 로열: 말로만 듣던 동황의 '라오천추(老陈醋)'…?
 -역주) 산시성에서 만드는 흑식초

무츠키: 우으읍…….

특유의 신맛에 무츠키는 얼굴을 찌푸렸다.
하지만 롤러코스터는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

무츠키: 우웨에에에에엑―― 써……. 우아아아앙――

아크 로열: 조심해! 다음은…… 큭……?!

미뢰 롤러코스터는 아크 로열의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과, 무츠키가 괴로움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막을 내렸다.

후펜: 미안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후펜: 으에에엥, 망했다……. 어, 어쨌든 돌아가자…….

----

다들 로그아웃한 후.

푸슌: 어땠어?! 재밌었어?!

푸슌: 이 모험왕 푸슌의 아이디어가 들어갔으니까 분명 재밌었겠지!

후펜: 나는 처음의 미식 코너가 더 좋았을 거 같은데…….

푸슌: 에에엥!? 대혹평!

침울해진 푸슌과 베스탈 일행을 집무실 밖까지 배웅한 뒤, 책상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지휘관: (……하나씩 다 해보기에는 효율이 너무 안 좋네….)

지휘관: 아카시. 남은 아이디어를 다 하나로 섞어줄 수 있어?

아카시: 할 수는 있는데냐…….

지휘관: 아니, 역시 하지 말자. 말도 안 되는 이상한 게 튀어나올 거 같으니까….

지휘관: 그래…. 일단은 하나의 큰 놀이공원으로 만들어줘.

지휘관: 그리고 모두의 방안을 각각 다른 구역에 반영하는 거야. 서로 간섭하는 일 없게.

아카시: 냐~ 그거라면 괜찮다냐.

지휘관: 그럼 부탁해. 이번엔 나도 체험에 참가할 거야. 그러면 효율을 더 높일 수 있겠지.

아크 로열: 좋아! 나도 각하와 함께 놀이공원을 구경하고 싶었어!

무츠키: 무츠키, 지히간하고 놀면서 소꿉놀이 하고 싶어~!

지휘관: 아하하…. 일단 작업은 아카시한테 맡길게. 너희는 돌아가서 쉬어.

지휘관: 아카시의 작업이 끝나는 대로 연락할게.



 ~05. 꿈속의 만남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뾰족한 성이 눈에 들어왔다.
탑에 반사되는 햇살이 놀이공원을 환상적인 분위기로 물들이고 있었다.
경쾌하고 신나는 음악이 흐르고, 공기 중에는 은은하게 달콤한 솜사탕 같은 향기가 났다.

아크 로열: 어라? ……언제 체험이 시작된 거지?

무츠키: 이번에는 안 갈아입었네! 놀이공원, 넓어~!

아크 로열: 확실히 옷차림은 그대로군…. 각하는? 먼저 들어간 건가?

무츠키: 모르겠어! 그치만 무츠키, 빨리 놀고 싶어!

아크 로열: 그럼 놀면서 각하도 찾아보자!

무츠키: 네~에.

그렇게 두 사람은 새로운 놀이공원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아크 로열: 일반적인 어트랙션뿐인데, 모두 고급스러워 보이는군…….

무츠키: 빙글빙글 찻잔! 무츠키, 저거 탈래!

아크 로열: 잠깐만, 무츠키. …이거 어떻게 작동하는 거지……?

아크 로열: 만져 보기만 해도 좋은 의자라는 걸 알겠어…. 앉으면 무슨 느낌일까….

아마기: 후후후…. 그럼 두 분 다 앉아 보시겠어요? 아마기가 작동시키겠습니다.

뒤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아크 로열: …? 아마기? 이번 해설은 너인가?

아마기: 그렇다고도 할 수 있고, 아니라고도 할 수 있죠.

검붉은 그림자가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그 얼굴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띠고 있었다.

아마기: 이곳은 두 분… 아니, 모두가 바라는 이상의 놀이공원입니다.

아마기: 어쩌면 '꿈'이라고 부르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군요.

아크 로열: ……꿈?

무츠키: 무츠키, 잘 모르겠어…….

아마기: 여러분께서는 어떻게 이곳에 들어왔는지 기억하시나요?

아크 로열: 응? 우리는…… 그러니까…….

아크 로열: 기억이 안 나…….

아크 로열: 나는 대체 어떻게 여기 들어온 거지……?

무츠키: 무츠키, 자려고 누웠는데 여기 있었어~!

아크 로열: 자려고? 아… 그러고 보니 나도 잠든 기억이 있는데….

아크 로열: 혹시 우리 정말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아크 로열: 하지만… 꿈이라기엔 너무 리얼한데…….

아마기: 후후후. …그게 바로 꿈의 묘한 점이자 아마기의 사소한 시도랍니다.

아마기: 두 분은 그저 좋은 꿈이라고 생각하시고, 편하게 이곳을 즐기세요.

아크 로열: 여기서 일어난 일은 우리가 깨어나서도 기억할 수 있나…?

아마기: 만약 기억할 수 있다면…….

아마기: 아뇨. 꿈에서 경험한 일은 깨어나면 잊게 되죠. 그게 보통 아닌가요?

아마기: 자. 사소한 일은 신경 쓰지 마시고 꿈의 낙원을 마음껏 즐기세요.

탁.
아마기는 웃으며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두 사람은 따뜻한 빛에 휩싸였다.

아마기: 저답지는 않지만, 가끔은 해보는 것도 재미있네요.

무츠키: 응?

아크 로열: 어? 아마기가 우리 옷을 갈아입혔어……?

아마기: 꿈의 낙원이니 옷 갈아입는 마법 같은 것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겠죠?

살랑살랑 흔들리는 여우 꼬리가 아마기의 눈웃음을 더욱 교활하게 보이게 했다.

아마기: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부디 좋은 여행 되시길.

아크 로열: 아마기. 어디 가는 거지?

아마기: 두 분께서는 찾으시던 분을 계속 찾으세요.

아마기: 지휘관님 말입니다. 후후후.

아마기는 웃으며 왠지 모르게 흩날리는 꽃잎 사이로 모습을 감추었다.


낙원의 시작부. 꿈속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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