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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항 패션 특집! 서머 레이스

킹루클린 2024. 7. 29. 23:50

모항 패션 특집! 서머 레이스

 ~01. 둘만의 비밀 시간
스트라스부르: 기름이 아직 부족한가……?

스트라스부르: 그럼…….

스트라스부르: 음…….

피트에서 스트라스부르가 진지한 표정으로 레이스 카를 정비하고 있었다.
헤드폰을 끼고 있어서 그런지 실수로 옆에 있던 공구함을 건드릴 때까지 내가 다가온 걸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스트라스부르: 어머, 지휘관.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혼자 몰래 빠져나온 거야?

→ (끄덕)


지휘관: 스트라스부르가 없어져서 걱정돼서 찾아왔어.

지휘관: 난 걱정 마. 할 일은 다 해 놓고 나왔으니까 작업에 문제는 없을 거야.

스트라스부르: 그랬구나…. 기쁘네.

스트라스부르: 보다시피 레이스 카 최종 점검을 하고 있어. ……이거라면 아무리 걱정이 많은 너라도 괜찮지?

살짝 웃음을 머금은 그녀의 보랏빛 눈동자가 나를 바라봤다.
나는 고개를 젓고, 바닥에 있는 공구함을 집어 스트라스부르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

지휘관: 도와줄게. 둘이서 하면 더 편할 거야.

스트라스부르: 도와준다고? ……말해 두지만 나를 돕는다는 건…….

스트라스부르: 남은 시간 동안 계속 나와 함께 있겠다는 것. 점검과 나에게만 집중하겠다는 뜻.

스트라스부르: 그래. 나만 생각하고, 나만 바라봐줘…….

스트라스부르가 내 소매를 움켜쥐었다.

스트라스부르: 지휘관의 남은 시간은, 전부 내 거야…….

스트라스부르: 그럼…… 작업 시작하자?

----

스트라스부르와 함께 효율적으로 작업을 진행해 갔다.

스트라스부르: 후우. 이 정도면 됐어. 같이 해줘서 고마워.

지휘관: 괜찮아. 근데 왜 다른 사람한테 도움을 청하지 않은 거야?

스트라스부르: ……나 혼자면 충분하니까.

스트라스부르는 계속 손을 놀리면서 다소 딱딱한 말투로 대답했다.
그렇게 작업을 끝냈지만 문득 땅을 보니 나사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스트라스부르: ………….

스트라스부르는 쓱 나사를 집어 들고 말없이 원래 있어야 할 곳에 고정시켰다.
어색한 침묵이 얼마간 계속되었다.

스트라스부르: ……너도 내가 억지 부린다고 생각하지?

지휘관: 아니야. 오히려 너 혼자 이 정도면 대단한 거야.

스트라스부르: 사실은 좋은 모습만 보여 주고 싶었는데, 실수하고 말았네.

스트라스부르가 내게 몸을 기댔다. 그녀의 따스한 체온이 느껴졌다.
둘 사이의 공기도 뜨거워질 만큼 가까운 거리.

스트라스부르: 그래도 상관없어.

스트라스부르: 네 앞에서는 억지 부릴 필요도, 자신을 위장할 필요도 없는걸.

스트라스부르: 하지만 오늘 일은 우리 둘만의 비밀이야.

→ (끄덕)

스트라스부르: 후후후. 좋아. 그럼 이제…….

원하던 대답을 들은 스트라스부르는 만족스럽게 몸을 일으키려 했다.
그러나 계속 쪼그려 앉아 있던 탓인지 몸을 뻗는 순간 균형을 잃고 말았다.

스트라스부르: 꺅――!

나는 아슬아슬하게 팔을 뻗어 스트라스부르의 허리를 감쌌다.
……어쩌다 보니 그녀의 몸을 내가 밑에서 받치는 자세가 되었다.

스트라스부르: 고마워…….

스트라스부르는 그대로 힘을 빼고 내게 더욱 밀착해 왔다.

스트라스부르: 움직이지 마. 이대로 안고 있어줘.

스트라스부르: 만약 지휘관이 움직이면 난 바닥에 쓰러질지도 몰라? 후후후.

어느새 피부가 후끈거리기 시작했다. 품속의 스트라스부르가 내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스트라스부르: 여기는 우리밖에 없어……. 저기, 지휘관. 이대로 조금만 진도를 빼 보는 건 어때?

스트라스부르: 아직 시간은 많이 있으니까…….



 ~02. 천사의 축복
하루 종일 강도 높은 작업 끝에 마침내 레이스 카의 시운전이 끝났다.
최종 점검을 마치고 차에서 내리려는데 앞유리에서 퉁퉁거리는 소리가 났다.

지휘관: (응? 누가 유리창을 두드리는 건가?)

고개를 돌리자 손바닥과 가슴을 유리창에 누르고 있는 아이리스의 전투 천사가 보였다.

→ 조프르……?
→ 보닛 뜨겁지 않아?

조프르: 걱정 마세요. 엔진은 벌써 식었으니…… 괜찮습니다.

조프르: 많이 놀라신 것 같군요. 혹시 무슨 규칙을 어기기라도 하셨습니까?

조프르: 후후후. 물론 지휘관님이 그러실 리가 없겠지만요.

조프르: 만약 그랬다면 제가 여기서 당신을 이렇게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았겠죠.

조프르: 그런데…… 지휘관님의 시선이 상당히 요동치고 있군요.

지휘관: 그건…….

조프르: 그건?

조프르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마치 내 ‘변명’을 기대하는 것 같았다.

→ 너무 눈부셔서 그만
지휘관: 지금 조프르가 바깥의 햇살보다 더 눈부셔서….

조프르: 지휘관님. 설마…… 후후후. 전투 천사가 운전에 방해가 되었다고 말하고 싶으신 겁니까?

→ 너무 뜻밖이라 그만
지휘관: 갑자기 조프르가 나타날 줄은 몰라서.

조프르: 이런 것을 ‘서프라이즈’라고 하죠. 지휘관님.


조프르: …변명인 것은 알지만, 이것으로 심판을 내리지는 않을 겁니다.

조프르는 힘을 빼고 몸을 유리창에 기댔다.

조프르: 지휘관님의 표정을 보아하니 제게 묻고 싶은 것이 있는 것 같군요.

지휘관: 음…… 뭐 그렇지.

지휘관: 아직 레이스 시작 전인데 왜 온 거야?

조프르: 후후후. …왜일까요……?

천사는 기도하는 것처럼 눈을 감았다.

조프르: 지금 지휘관님은 우승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계십니다.

조프르: 그런 지휘관님께 아이리스의 천사가 축복을 바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죠.

조프르: 심판이 아닌, ‘사랑’이라는 이름의 축복을.

천사는 입김을 불어 유리창에 뿌연 김을 서리게 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날개가 달린 하트를 정성껏 그렸다.
서로의 손가락이 유리를 사이에 두고 맞닿았다. 딱딱한 촉감에 간신히 의식을 붙잡았다.
조프르는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조프르: 지휘관님. 문을 열어 주시겠습니까?

푸른 하늘 아래, 승리를 상징하는 그녀는 그야말로 태양처럼 빛나고 있었다.

조프르: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지휘관님께 ‘필승’이라는 이름의 축복을 바치겠습니다.



 ~03. 울프 온 트랙
오늘의 경기는 모두 끝나고 이제 시상식만 남았다.
피트를 나오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 그리고 U-96이었다.

U-96: 여어, 지휘관. 여기야.

U-96은 환하게 웃으며 더 가까이 오라는 듯 옆자리를 툭툭 쳤다.

U-96: 방금 네 차가 결승선을 통고하는 걸 봤어. 시상대에서 샴페인이라도 터트려야 하는 거 아냐?

지휘관: 시상식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으니까 그냥 적당히 돌아다니고 있어.

U-96: 흐응. 근데 뭐, 오늘 너 엄청 멋있더라. 내 예상대로 1위도 했고.

→ 예상대로?
지휘관: 내가 이길거라고 생각했어?

U-96: 당연하지. 넌 내 지휘관이잖아.

→ 만약 졌으면?
U-96: 그건 그거지. 졌으면 널 위로해 주고 다음에 우승하는 걸 지켜보면 되지.

 

 

U-96: 애초에 넌 내 기대를 배신한 적이 없잖아?

U-96: 네가 출전한다니까 나도 이렇게 응원하러 온 거고.

U-96: 아아, 이 얘기는 그만! 지휘관. 좀 덥지 않아?

눈부신 태양이 무시무시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이런 햇빛을 계속 쬐다간 큰일 날 것 같았다.
열기로 인해 시야조차 미묘하게 일그러진 것 같았다.

U-96: 그늘진 곳으로 갈까?

지휘관: 그럼 피트로 갈래? 거기 에어컨도 있어.

U-96: 아, 그 전에. 지휘관. 잠깐만 그대로 있어 봐.

U-96: …쪽.

볼에 입술의 부드러운 감촉과 미열을 띤 입김이 느껴졌다.
깃발을 든 승리의 여신이 내게 보상의 키스를 선사했다.
웬일로 부끄러운지 살짝 고개를 돌린 U-96의 볼은 빨개진 것 같았다.

U-96: 야, 언제까지 그렇게 쳐다볼 거야! 그냥 상이라고!

U-96: 그리고 너 오늘 경기 뛰느라 몸 굳어졌지? 그거 마사지로 잘 풀어줘야 돼.

U-96: 아무튼…… 시상식 전까지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U-96: 열심히 노력해서 1등한 너한테 상을 줄 거니까, 너도 열심히 응원한 나한테 상을 줘야겠지?

U-96: 자, 슬슬 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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