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학원에 어서 오세요
~01. 학원의 이변
모항. 집무실.
나는 핸드폰에 온 메시지를 확인했다.
"싯키- 도와줘! 학원에 갇혔어."
"읽었어. 발신 됐나봐."
Z47이 보낸 메시지다. 메시지 폭격에 여러 이모티콘이 혼재돼 있던 기존의 형식이 아니라 달랑 짧은 문장 두 줄뿐이었다.
지휘관: (장난인가? 아니, Z47은 이런 장난을 할 애가 아냐. ……아무튼 무슨 상황인지 확인부터 하자.)
리틀 엔터프라이즈: 지휘관! 지휘관!
아마기쨩: 콜록콜록, 지휘관님…….
상황을 확인하려던 참에 작은 함선 두 명이 집무실로 뛰어들었다.
리틀 엔터프라이즈: 아마기, 괜찮아? 미안…. 여기까지 잡아끌고 와서….
리틀 엔터프라이즈: 으으…. 언제나 침착해야 한다고 그랬는데… 지금 상황에선 도저히 침착할 수가 없어.
아마기쨩: 휴우… 그냥 운동을 못해서 그런 거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그보다 얼른 지휘관님께 보고해요!
→ 너희도 무슨 문제가 있어?
아마기쨩: '너희도'…? 지휘관님께 이미 도움 요청이 갔었나요?
지휘관: 일단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 줄래?
→ 무슨 일이야?
리틀 엔터프라이즈: 학원에 이변이 일어났어! 동료들하고 연락이 끊어졌는데…… 안에 들어갈 수가 없어….
지휘관: (연락이 끊겼다고…?)
지휘관: 그때 Z47도 학원에 있었니?
아마기쨩: 네. 있었어요.
핸드폰을 꺼내 Z47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메시지 발송 실패'라는 문구만이 되돌아왔다.
지휘관: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한데….)
리틀 엔터프라이즈: 지휘관. 우리가 직접 조사해야 할 거 같아.
아마기쨩: 저희 만으로는 부족해요. 지휘관님, 좀 더 동료들을 모으는 게 좋겠어요.
지휘관: 그래. 아마기, 엔터프라이즈. 같이 학원으로 가자. 동료들은 가는 길에 부르면 되니까.
2명: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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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항. 학원 입구.
함선들이 학원 입구에 모여 있었다.
티르피츠: 언니한테 연락을 받고 바로 달려왔는데, 정문을 열 수가 없어.
비스마르크: 응. 평범한 수단은 물론이고 무력 돌파까지 시도해 봤지만….
비스마르크: 아무래도 학원 전체가 경면해역처럼 어떤 조건을 만족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변한 것 같아.
지휘관: (경면해역이…… 학원에…?)
두 사람의 설명을 듣고 정문에 달린 안면 인식 시스템 앞에 섰다.
보안 시스템: "――방문자 지휘관, 인증 실패! 경고! 경고! 인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지휘관: 쉽게 들여보내 줄 것 같진 않네.
비스마르크: 나하고 티르피츠도 안 됐었는데, 설마 지휘관의 권한으로도 안 되다니….
비스마르크: 그래도 잉그러햄하고 소브라지텔니에게 연락했으니 곧 도착할 거야.
말하는 사이에 과학부의 잉그러햄과 소브라지텔니가 도착했다. 두 사람은 상황을 간략하게 전달받고는 바로 보안 시스템 돌파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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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잉그러햄: 안 돼. ……안 열려.
소브라지텔니: 으그극……. 참고로 이건 시스템 고장이 아냐.
소브라지텔니: 암호화된 공간에 들어갈 방법을 찾는 거니까 그쪽 분야 전문가를 부르는 게 나을 거 같은데….
잉그러햄: 시스템 개발자에게 물어 보자. 지휘관. 유바리한테는 연락했어?
지휘관: 응. 오는 길에 연락했는데 답이 없네.
소브라지텔니: 어? 그러고 보니 유바리 오늘 무슨 설비 유지 보수 때문에 학원에 간다고 했었던 거 같은데……. 앗! 설마 걔도 안에 갇힌 거 아냐!?
비스마르크: 개발자가 갇혀 있다니…. 곤란한데….
지휘관: (모항 내부 시설에 중화력을 투사할 수는 없고…. 일단 TB한테 해킹을 부탁해 놓자.)
다음은 무얼 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보안 시스템: "인증 성공. 방문자 U-31. 지나가십시오."
보안 시스템의 맥빠지는 음성과 함께 정문이 천천히 열렸다.
U-31: 뭐야~ 잘 열리는데~?
인증을 통과한 사람은 언제 나타난 건지 모를 U-31이었다.
U-31: 에헤헤~ 지휘관~ 지켜주러 왔어.
U-31: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곘지만… 문은 열렸다구?
잉그러햄: 그냥 열렸네?
소브라지텔니: 보안 시스템 잘 작동하네? 록이라도 걸려 있는 줄 알았는데!
비스마르크: 보안 시스템에도 무슨 변화가 있었던 건가. 흥미롭군.
티르피츠: 그보다 다들 학원 안을 봐봐.
눈앞에 슬로건이 큼지막하게 적혀 있는 컬러풀한 현수막이 보였다.
"동심, 천진난만, 순수의 낙원."
티르피츠: …전에는 이런 현수막 없었지?
리틀 엔터프라이즈: 응! 없었어!
지휘관: 과연. 어쩌면….
지휘관: 엔터프라이즈, 아마기. 너희도 보안 시스템 앞에 서 볼래?
보안 시스템: "인증 성공. 방문자 엔터프라이즈. 지나가십시오."
보안 시스템: "인증 성공. 방문자 아마기. 지나가십시오."
브리스톨: 아! 그러니까 동심, 천진난만, 순수가 통행 조건이구나! 어디, 이 레전드 탐색자 브리스톨도 해 볼래!
보안 시스템: "――방문자 브리스톨, 인증 실패! 경고! 경고! 인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브리스톨: 어째서!
푸슌: 넌 어두운 비밀을 너무 많이 접해서 동심을 잃었나 봐~
푸슌: 여기는 모험왕 푸슌한테 맡기라구!
보안 시스템: "――방문자 푸슌, 인증 실패! 경고! 경고! 인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푸슌: 어째서! 난 모항의 모험왕 푸슌인데!? 왜 못 들어가는 거야?
푸슌: 이러면…… 지휘관, 그냥 부숴 버리자!
페이옌: 그렇게 폭력적으로 굴지 말고~ 여기는 페이옌 님이 나설 차례군.
보안 시스템: "――방문자 페이옌, 인증 실패! 경고! 경고! 인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페이옌: 어째서~!?ㅠ
앵커리지: 선생님. 앵커리지도……!
보안 시스템: "――방문자 앵커리지, 인증 실패! 경고! 경고! 인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브리스톨: 앵커리지까지……? 대체 인증 조건이 뭐길래?
아마기쨩: 저하고 엔터프라이즈, U-31은 통과됐는데…….
엘드리지: 엘드리지, 해 볼래.
보안 시스템: "인증 성공. 방문자 엘드리지. 지나가십시오."
비스마르크: 과연. 리틀 함선이거나, 혹은 그에 준하는 교복을 입고 있거나. 그게 출입 조건인가?
지휘관: 그런가 보네.
지휘관: (이변이 일어났을 때 몇몇 리틀 함선들은 과외 활동 때문에 학원에 없었어.)
지휘관: (그렇다면 조사와 구출 작전 편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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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시스템의 인증 조건에 맞춰 인원을 편성했다.
Z43: 마안의 계시에 따르면 모든 것은 암흑 진혼곡의 음모…. 궁지에 빠진 친우는 이 악을 베는 자가 구해내겠다!
다이호쨩: 에헤헤헤……. 지휘관님. 다이호가 반드시 임무를 완수할 테니 걱정 말고 기다려 주세요♡
U-31: 응응! 다이호는 내가 잘 감시……가 아니라 지켜줄게!
엘드리지: 구조대, 이름이 없어…….
Z43: 이름? 흠, 하면 ‘세계의 악을 멸하는 소대’는 어때!
엘드리지: ……의미 불명…….
리틀 샌디에이고: ‘반짝반짝 리틀 스타’는 어때?
엘드리지: ……귀여워.
U-31: 귀엽긴 한데… 좀 더 세련된 이름은 없을까~?
브리스톨: 으으으…. 신기한 사건이 눈앞에 있는데 이 탐색자 브리스톨이 문전박대 당하다니…!
푸슌: 교복! 지휘관, 교복 줘!
페이옌: 지휘관! 페이옌 님도 교복 갖고 싶어!!
떠들썩한 가운데 구조대는 겨우 출발 전 최종 준비에 들어갔다.
리틀 엔터프라이즈: 지휘관, 나도 안에 들어갈 수 있어. 구조대에 들어가게 해줘.
아마기쨩: 아마기도요…….
지휘관: 아니. 너희는 이변 때문에 많이 놀랐을 테니까 밖에서 쉬고 있어.
리틀 엔터프라이즈: 으음……. 알았어.
지휘관: U-31. 이 촬영 장비 가져 가. 우리는 밖에서 내부 상황을 주시하면서 지원할게.
U-31: 오케! 그럼 이따 봐, 지휘관♪
Z43: 큭큭큭. 마안은 이미 개선의 미래를 예견했다…. 여기서 기다리도록 해!
리틀 샌디에이고: 반짝반짝 리틀 스타, 반드시 모두를 구해내겠어!
엘드리지: 지휘관, 바이바이.
보안 시스템: "인증 성공. 방문자 반짝반짝 리틀 스타. 지나가십시오.“
“리틀 학원에 어서 오세요.”
“이곳에서 즐겁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길 바라요.”
“순수함을 잃지 않기를 바라요.”
“동심을 영원히 간직하기를 바라요.”
~02. 배반자의 노래
리틀 학원. 예술동.
텅 빈 복도에서는 바람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벽에 걸린 음표 장식물만이 바람에 가볍게 흔들리고 있었다.
끼익――
Z43: 으아아! 무무무무슨 소리야?! 함정이라도 밟았어?! 지, 지휘관, 도도도와줘―!
리틀 샌디에이고: 부서진 바닥을 밟았을 뿐이야!
엘드리지: ……엘드리지, 바닥에서, 발견.
U-31: 진짜네~ 지휘관 보여? 카메라 각도 조정할까~?
U-31: 아니면 지휘관은 귀여운 U-31만 보고 싶어?
다이호쨩: 당신… 빨리 본론으로 들어가세요!
U-31: 흐흥~ 다이호쨩 너무 열내지 마~
지휘관: “…U-31. 카메라를 조정해서 바닥에 있는 걸 보여줘.”
U-31: 네에~
바닥에 보이는 것은――신문지에서 오려낸 글자로 만든 것 같은 종이였다. ‘보호’, ‘심야’, ‘실종’이라고 적혀 있었다.
리틀 샌디에이고: 이건 설마 출발 전에 브리스톨이 알려줬던…… ‘미숙한 보호 관찰 탓에 한밤중에 실종된 정체불명의 생물’ 얘긴가?!
Z43: 큭큭큭. 아니야! ‘실종된 운명의 타천사는 사실 빛을 지키기 위해 끝없는 어둠… 심야에 떨어졌다.’ 가 분명해!
U-31: ……양쪽 다 이상하지 않아?
엘드리지: ……쉿. 음악, 들려.
시끌벅적하던 자리가 조용해졌다. 모두는 정신을 집중해 귀를 기울였다. 경쾌하면서도 섬뜩한 멜로디가 건물 안에 울리고 있었다.
멤피스: “지휘관. 구조도를 보니 소리가 들리는 방은 이 복도 끝에 있는 음악실인 거 같아.”
지휘관: “즉 이 예술동의 이상을 해결할 열쇠는 거기 있다는 거로군.”
지휘관: “‘반짝반짝 리틀 스타’, 거기로 가서 조사해 봐. 몸조심하고.”
모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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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동. 음악실.
쾅――――!
문을 부수고 들어간 함선들의 눈앞에는 너무도 기묘한 광경이 펼쳐졌다.
시나노쨩: 응~? 왔어~? 나하고 놀아줘~ 지금 엄청 기운이 넘쳐~!
프린츠 오이겐쨩: 귀찮아……. 힘이 안 나……. 간식도 먹기 싫어……. 책도 보기 싫어…….
리틀 헬레나: 헤어스타일은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그냥 이대로…….
프리드리히쨩: 악장…… 연주하기 싫어졌어……. 후후…… 음악 따윈 없어도 돼.
기묘한 음악이 흐르는 음악실. 시나노쨩 혼자만 들뜬 가운데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방 어딘가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헬레나: “지휘관. 이 교실에는 정신에 간섭하는 무언가가 있는 거 같아. 거기 있는 애들은 그 영향을 받고 있어.”
U-31: 알게 뭐야……. 지휘관을 지키는 것도 귀찮고… 여기서 쉴래…….
리틀 샌디에이고: 반짝반짝은 관둘래! ……지휘관을 돕는 게 무슨 소용이야…….
엘드리지도 아무 말 없이 손에 들고 있던 다우징 로드를 내려놓고는 구석에 털썩 주저앉아 두 손으로 무릎을 끌어안았다.
Z43: ……어!? 지, 지휘관, 방금 봤어?! 다들 이상해졌어!
베스탈: “정신 간섭이 생각보다 강력하네요…. 다들 벌써 당하고 말았어요….”
베스탈: “아직 영향을 받지 않은 인원을 즉시 철수시키고 구조대원을 파견하는 게 좋겠어요.”
비스마르크: “그래서는 너무 늦어. 정신 간섭원을 파괴하는 게 더 빠른 수단이야.”
지휘관: “간섭원……. 어? 근데 Z43은 왜 멀쩡한 거야? 짐작 가는 거라도 있어?”
Z43: 나, 나만 귀를 막고 있어서…? 방에 들어가기 전에 사악한 저주라도 걸릴까봐 조심하고 있었거든…….
지휘관: (과연. 아무래도 이 음악 소리가 원인인 것 같네.)
지휘관: “Z43. 계속 귀를 막고 주변을 잘 살펴 봐. 음악이 어디서 나오는지 찾을 수 있겠어?”
Z43: 아, 스피커 몇 대를 찾았어! 이게 설마 사악한 힘의 근원인가?
Z43: 숙명의 사람이여! 이거 부수면 돼?!
지휘관: “그래. 음악만 멈추면 다들 원래대로 돌아올 거야!”
Z43: 으그그극……. 높아서 손이 안 닿아……. 교실에서 포격을 할 수도 없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 스피커를 부수지 않고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몰라!”
레오나르도 다 빈치: “봐봐. 다들 저 멜로디 때문에 영향을 받은 거지? 그럼 멜로디를 어지럽히면 돼!”
지휘관: (멜로디를 어지럽혀…? 그래! 음악실의 악기를 사용하면!)
지휘관: “Z43, 너 악기 연주할 수 있겠어?”
Z43: 난 못해――으아아아!? 시나노쨩, 갑자기 달려들지 마! 넘어지면 아프다구!
시나노쨩: 지휘관 목소리가 들렸어! 나하고 같이 놀자!
Z43: 자, 잠깐만! 시나노쨩은 여기 앉아 있어! 곧 지휘관이 올 테니까!
Z43: 아무튼! 이 멜로디만 어지럽히면 되는 거지!?
Z43: ……스피커하고 마이크만 있으면…. 흥. 숙명의 사람이여, 안심하라! 심연에 떨어진 동료들은 내가 구하겠다!
Z43: 어흠――!
Z43은 목을 가다듬고 스피커에 연결된 마이크를 집어들었다!
Z43: “불타는 어둠의 날개♪ 맹약을 나눌 때♪ 봉인의 힘이 해방된다♪ 랄랄라~♪”
~03. 밴드를 짜자♪
Z43이 정신없이 노래 한 곡을 끝내자 음악실의 동료들은 하나둘씩 원래대로 돌아갔다.
프리드리히쨩: 응…? 방금 무척이나 신기한 멜로디를 들은 것 같은데…. 아니… 그걸 '멜로디'라고 할 수 있을까……?
리틀 헬레나: 뭔가 이상한 게 머릿속에 들어와서…. 아앗, 머리가 난장판이 됐어……!
시나노쨩: 나, 가위눌린 것 같아…….
헬레나: "음악실 내 정신 간섭이 약해지고 있어. 다행이다…. 역시 멜로디가 문제였구나."
지휘관: "Z43, 잘했어. 다들 정상으로 돌아갔지?"
Z43: 하아…하아…. 응! 나 열심히 노래했…… 아니 아니!
Z43: 큭큭큭. 숙명의 사람이여. 이것이 바로 나의, 악의 배반자(리벨)의 힘이다!
프린츠 오이겐쨩: 어? 이 장비에서 지휘관 목소리가 들리는데? 지휘관, 집무실에서 우릴 훔쳐보고 있는 거야?
U-31: 너무 가까이 오지 마~ 지휘관은 나만 보면 되는걸~ 그치? 지휘관?
카메라 방향이 바뀌고 화면 가득 U-31의 미소가 비치는가 싶더니 이내 리틀 함선들이 일제히 끼어들어 인사를 건넸다. 한 사람을 제외하고…….
리틀 헬레나: 지금 헤어스타일 너무 이상해서 지휘관은 보면 안 돼――!
지휘관: "다들 무사해 보여서 다행이야."
엔터프라이즈: "지휘관. 정신 간섭이 일시적으로 무효화됐다곤 하지만 아직 음악이 완전히 멈춘 건 아니야. 일단 모두를 대피시키는 게 좋지 않을까?"
프린츠 오이겐: "어머~ 엔터프라이즈도 왔네?"
엔터프라이즈: "보기 드문 이상 사태니까 나도 마음이 놓이질 않아서."
지휘관: "U-31, 문 좀 열어줄래? 다른 사람들은 귀를 막고 주변을 경계하면서 대피 준비하자."
U-31: 알겠어~
U-31은 문 앞에 섰다. 하지만 교실 문은 들어왔을 때와는 달리 아무리 힘을 써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U-31: 어… 이상하네. 지휘관, 문이 안 열리는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 아마 정신 간섭의 근원이 아직 해결되지 않아서 그럴걸? 그래서 다들 이 음악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거야."
푸슌: "역시 폭발 엔딩으로 갈 수밖에 없나. 얘들아, 스피커를 전부 박살 내버려~"
프리드리히 카를: "아니. 멜로디를 어지럽히는 게 효과가 있었으니까 이대로 같은 선에서 계속 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프리드리히 카를: "보렴. 교실 칠판에도 알록달록한 음표가 그려져 있잖니~?"
리틀 헬레나: 응……. 포격하면 교실 채로 날아가 버릴 거야.
Z43: 목이 칼칼하니까 더는 노래 시키지 마…….
리틀 샌디에이고: 에헤헤, 알겠어! 그럼 우리 같이 밴드 짜 보자!
엘드리지: 밴드……. 재밌겠다.
프린츠 오이겐쨩: 근데… 여기 사람들 중에 음악 하는 사람은 프리드리히밖에 없잖아.
프린츠 오이겐쨩: 프리드리히도 연주보다는 지휘 쪽인 거 같고….
프리드리히쨩: 기초적인 음악 이론이라면 가르쳐 줄 수 있는데… 시간이 모자랄 것 같아.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연주는 정성이 가장 중요하단다."
지휘관: "그래. 이론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마음 가는 대로 연주해 봐."
리틀 샌디에이고: 좋아, 뮤직이다~! 신나게 연주하자~!
다이호쨩: 그런데 뭘 연주하면 되는 건가요?
Z43: 물론 나――아니, 악의 배반자(리벨)에게 어울리는 헤비메탈이지!
U-31: 에엥…. 시끄러우니까 싫어.
엘드리지: 헤비메탈…… 힘들어. 다른 걸로.
좀처럼 결론을 내지 못하는 반짝반짝 리틀 스타. 결국 모두 카메라를 보고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롱아일랜드: "메탈, 동요, 포크, 팝 등등 아무거나 좋아하는 걸 연주하면 돼~"
롱아일랜드: "즐겁게 연주해서 그 기세로 멜로디를 덮기만 하면 되니까~"
지휘관: "맞아. 너희가 좋아하는 걸 자유롭게 연주해 봐."
학원 방송: …지직…취미의 배양…지직…즐겁게 연주하는 게 제일…지지직….
U-31: ……지휘관, 방금 들었어?! 누가 우리 행동을 감시하고 있어!
지휘관: "누구 목소리인지 알 수 있어?"
치칼로프: "아니. 방금 방송은 디지털 편집된 음성이야. 목소리의 주인을 특정하는 건 불가능해."
프린츠 오이겐쨩: 이게 대체… 꺄아악! 너희는 대체 어디서 나온 거야!
취미배양 석고오프냐: ――――야옹!
취미배양 석고오프냐: 냐냐냐옹!
취미배양 석고오프냐: 냐냐냐냐냐냐옹!
소브라지텔니: "보기에는 오프냐인데…. 모양하고 질감이 좀 이상해."
잉그러햄: "설마 또 아카시 짓인가…? 아카시~!"
아카시: "여, 여기 있다냐!"
시나노: "아카시. 이번 일도 그대와 관련이 있는 건가…?"
아카시: "아니다냐! 하늘에 걸고 아카시는 아무것도 모른다냐!"
취미배양 석고오프냐: 냐냐냐냐냐옹!
프린츠 오이겐쨩: ……석고상 같은 이상한 오프냐가 손에 든 악기를 휘두르고 있어.
프린츠 오이겐쨩: ……설마 우리하고 승부하자는 건가?
리틀 샌디에이고: 에헤헤. 반짝반짝 리틀 스타 밴드는 지지 않아!
프리드리히쨩: 그럼 음악으로 겨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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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가 끝나자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던 수상한 소리도 겨우 그쳤다. 동시에 수상한 오프냐들도 차례로 움직임을 멈췄다.
리틀 샌디에이고: 지휘관, 어때? 샌디에이고, 빛나는 아이돌이 될 수 있겠지?
U-31: 어딜 봐도 내가 더 잘했잖아~? 지휘관도 그렇게 생각하지?
Z43: 큭큭큭. 록의 선율을 타고 방출된 나의 힘――
프린츠 오이겐쨩: 후우…. 멋진 공연이었어.
프리드리히쨩: ………….
프리드리히쨩: 방금 곡에 담긴 용암 같은 정서는……너무 열렬해서…… 조금 별로네…….
지휘관: "아무튼 일단 끝난 것 같네. 석고상 오프냐들은 어떻게 됐어?"
U-31: 진짜 석고상이 되어 버린 거 같아.
지휘관: "흠…. 여기서 벌어진 일과 이상한 오프냐들 사이에는 분명 무슨 연관이 있을 거야."
아카기: "시간이 아까우니 두 팀으로 나눠서 행동하죠. 한쪽은 오프냐 조사를, 다른 쪽은 계속 구조 작전을 진행하도록 해요."
지휘관: "그래. 인원이 확충되었으니 별도로 움직이는 게 더 효율적일 거야."
지휘관: "반짝반짝 리틀 스타는 예술동에 다른 인원이 있는지 확인한 뒤 교실동으로 이동해 계속 구조 활동을 진행해."
지휘관: "남은 인원은 이상한 오프냐를 조사해줘."
리틀 샌디에이고: 반짝반짝 리틀 스타, 확인~!
프리드리히쨩: 후후후. 걱정 말고 우리에게 맡겨줘. 아가.
리틀 샌디에이고: 잠깐만! 너희 팀은 아직 이름이 없잖아! 그럼 안 돼!
프린츠 오이겐쨩: 응? 이름이 꼭 있어야 돼?
리틀 헬레나: 나도 이름이 있는 게 좋을 거 같아. 그래야 그럴 듯해지잖아.
시나노쨩: 그럼 이름 짓는 건 그대들에게 맡기마……. 나는 졸려서……Zzzz…….
리틀 샌디에이고: 히히. 나 좋은 이름 생각났어!
프리드리히쨩: 뭔데?
리틀 샌디에이고: '번쩍번쩍 야옹'은 어때☆
프린츠 오이겐쨩: ……거절해도 돼?
리틀 샌디에이고: 괜찮아 괜찮아~ 그럼 이름은 이걸로 결정~♪
리틀 샌디에이고: 다들 행동 개시야~! '반짝반짝 리틀 스타'와 '번쩍번쩍 야옹' 중 누가 더 빨리 임무를 완수하는지 승부다!
리틀 샌디에이고: 이긴 팀은 분명 지휘관이 상을 잔뜩 줄 거야!
리틀 헬레나: 상을 잔뜩…. 그럼 번쩍번쩍 야옹도 지지 않을 거야!
지휘관: (갑자기 멋대로 이야기가 진행되네……?)
지휘관: (뭐 그래…. 이걸로 다들 의욕이 생긴다면.)
안전에 유의할 것을 거듭 당부한 후 양 팀에 행동 개시를 지시했다.
~04. 거대 지휘관, 등장!
예술동을 빠져나온 반짝반짝 리틀 스타는 곧바로 교실동으로 들어가 조사를 시작했다. 훑어보니 이상이 있는 교실은 한 곳뿐인 것 같았다.
굳게 닫힌 문을 사이에 두고 교실 안에서는 '달칵달칵'하는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Z43: 암흑 진혼곡 녀석은 이런 심연 반향(어비스 노이즈) 수법을 정말 좋아하지. 흥, 내가 두 번 겁먹을 거 같아?
U-31: 푸풉…. 그럼 아까는 겁먹었었다는 거네♪
Z43: 히익!? …무, 무서워한 적 없거든! 들어가자!
지휘관: "Z43, 진정해. 진형을 유지하고 신중하게 행동해."
U-31이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교실 안에는 함선들의 키를 훌쩍 넘을 정도로 블록들이 높게 쌓여 있었다.
블록 더미 위에서 석고오프냐 한 마리가 칠판에 무언가를 그리고 있었다. 이게 바로 아까 문 밖에서 들은 소리의 정체였다.
놀이활동 석고오프냐: ――――――! 야옹!
반짝반짝 리틀 스타의 존재를 깨달은 석고오프냐는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 블록 더미 속으로 사라졌다.
리틀 샌디에이고: 지휘관. 석고오프냐가 또 나타났어!
지휘관: "잡아라!"
Z43: 허무에 펼쳐진 황망한 바다로 숨어든 사악한 그림자여. 네놈의 위치는 나의 마안이 이미 간파했다!
U-31: 하아…. 눈앞에서 블록 더미 속으로 뛰어들었잖아. 빨리 찾자.
Z43: 아, 네엡….
반짝반짝 리틀 스타는 블록 더미를 기어오르며 석고오프냐를 찾기 시작했다.
엘드리지: 다우징 로드, 반응이 없어….
리틀 샌디에이고: 뭔가 잡앗어! 이 부드러운 촉감…. 분명 오프냐의 모자일 거야!
리틀 샌디에이고가 블록에 파묻힌 무언가를 끄집어냈다. 그 반동으로 자신도 균형을 잃고 벌렁 나자빠지고 말았다.
벨쨩: 으으…. 제 앞치마를 잡아당기지 마세요><
리틀 샌디에이고: 어? 벨쨩이다! 와~ 한 방에 벨쨩을 찾아낸 샌디에이고! 대단하지!
엘드리지: 살랑살랑, 길어. …꼬리?
한편 엘드리지도 찾아낸 무언가를 힘껏 잡아당겼다.
리틀 포미더블: 으아앙~ 레이디의 머리를 잡아당기지 마세요!
U-31: 뭔가 딱딱한 걸 찾았어! 그 석고오프냐는 얼핏 보기에도 딱딱해 보였으니까 이번에는 틀림없겠지!
그렇게 말하며 U-31도 자신이 찾아낸 것을 힘껏 잡아당겼다.
쉬페쨩: 그거 쉬페의 강철손….
석고오프냐를 찾지는 못했지만, 일행은 우연히 벨쨩, 리틀 포미더블, 쉬페쨩을 구출했다.
잠시 쉬었다가 교실을 나오려는데, 음악실 때와 마찬가지로 문이 벽과 일체화되어 있었다.
U-31: 저번처럼 교실 안에서 단서를 찾아야 될 거 같네.
U-31: 지휘관. 카메라 들고 한 바퀴 돌아볼 테니까 신경 쓰이는 데 있으면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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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흠. 단서라고 할 만한 건 블록과 석고오프냐가 칠판에 한 낙서뿐이네.)
벨쨩: 칠판에 적혀 있는 건 '블록 수업'이라는 글자와 블록들의 조립도입니다.
벨쨩: 조건을 만족해야 문을 열 수 있는 거라면 우선 조립도대로 블록을 쌓아 보는 건 어떨까요?
지휘관: (음악실에서는 정해진 곡이 아니라 다들 제멋대로 연주했었지.)
지휘관: (이번에도 왠지 도면대로 하면 안 될 거 같은데….)
지휘관: "우선은 신경 쓰지 말고 너희 마음대로 쌓아 봐."
리틀 샌디에이고: 블록을, 마음대로….
엘드리지: 블록, 좋아. 지휘관….
쉬페쨩: 다들 제일 좋아하는 건 지휘관일 테니까….
쉬페쨩: 블록으로 '지휘관'을 만들자!
Z43: 뭐… 나도 어둠의 날개보다 지휘관이 좋긴 하지만….
다이호쨩: …어머~ 지휘관님 인기 폭발이시네요.
다이호쨩: 그럼 다 함께 커다란 지휘관님을 만들어요♪
U-31: (어이쿠…. 이거 지휘관을 좀 더 확실하게 '보호'해야 되겠는걸….)
U-31: (일단 지금은 블록을 쌓자. 헤헤~ 얼른 끝내고 지휘관한테 돌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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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선들은 점점 블록 쌓기의 재미에 빠져들었다.
쉬페쨩: 지휘관 손에 하트 달고 싶어.
리틀 포미더블: 지금 포즈는 우아함이 살짝 부족해요. 손은 이렇게… 됐다! 이러면 예의에도 맞아요.
Z43: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던 지휘관의 한쪽 날개! 지금이야말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 때!
U-31: 아, 지휘관 가르마는 그쪽 방향이 아냐! 여기는 왼쪽, 거기는 오른쪽으로….
화기애애한 가운데 블록 '지휘관'이 완성되었다.
리틀 샌디에이고: 짜잔! 지휘관 이거 봐봐, '거대 지휘관' 대단하지!
브리스톨: "와 '거대 지휘관'! 예술적인데!"
알프레도 오리아니: "브리스톨은 그런 쪽도 알아?"
브리스톨: "봐봐. 저 손에 얹혀 있는 괴상하고 일그러진 구체는 마치 총명하기 그지없는 지휘관이 가진 금단의 지식을 상징하는…!"
리틀 샌디에이고: 그거 하트야!
브리스톨: "하, 하트라고…!?"
브리스톨: "그럼 등 뒤에 있는 미지와 신비를 상징하는 기괴한 장식은?"
쉬페쨩: 처, 천사 날개인데….
브리스톨: "하, 하하하…."
지휘관: "…너희 눈에 나는 대체 어떤 모습이니……."
리틀 샌디에이고: 대충 이런 느낌이야! 귀엽지? 에헤헤~
쉬페쨩: 블록이 하나 남았는데 어디다 둘까…?
쉬페쨩: 오프냐 모양이니까…. 애완동물처럼 어깨에 올려 놓을까?
쉬페쨩은 오프냐를 꼭 닮은 마지막 블록을 집었다――
리틀 샌디에이고: 아! 그거 석고오프냐다!
학원 방송: 지지직…신나게 놀고…지직…취미를 키워요….
놀이활동 석고오프냐: ――――――! 야옹!
쉬페쨩: 블록으로 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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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광――!
석고오프냐가 만든 대형 오프냐 블록은 거대 지휘관 블록의 몸통 박치기로 산산조각이 났다.
교실 문이 열리고, 석고오프냐도 다시 평범한 석고상으로 돌아왔다.
Z43: 흐흥. 역시 우리 반짝반짝 리틀 스타!
U-31: 교실동 구조 임무 대성공! 그럼 다음은….
――――!
쉬페쨩: 지, 지진…?
리틀 포미더블: 으아아… 무슨 일이죠? 로열 레이디로서 제대로 서 있어야… 하는데!?
마치 정말로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큰 소리와 함께 화면이 심하게 흔들렸다.
하지만 학원 밖 임시 지휘소에서는 아무런 진동도 느껴지지 않았다.
지휘관: (어쩌면… 이상 공간 내부에 변화가 생긴 건가?)
지휘관: "모두 교실을 떠나서 넓은 곳으로 대피해!"
~05. 운동장 파이트!
화면 너머에서는 진동과 굉음이 멈추지 않았다.
U-31: 운동장이 진동이 더 심한 거 같아! 지휘관, 어떡해?
지휘관: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하자. 우선 자신의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주변에 이상 현상의 근원이 될 만한 것을 확인――"
Z47: 으아아아아! 살려줘―!!
쉬페쨩: 저기 있는 건… Z47?
Z43: 게다가 리나운, 체펠린, 클리블랜드까지…?
지휘관: "U-31, 카메라 좀 돌려줘."
U-31: 네에~!
운동장 건너편에서는 Z47이 러닝머신처럼 고속으로 움직이는 트랙을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었다.
트랙 안쪽에 있던 리틀 리나운, 체펠린쨩, 리틀 클리블랜드는 동료들을 보고 모두 놀람과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지휘관: (트랙이 저절로 움직이고 있어…. 역시 저게 '지진'을 일으킨 근원이군….)
지휘관: (지금까지 해왔던 걸 보면 저걸 멈추려면 분명 어떤 조건을 충족해야 할 텐데….)
Z43: 악의 배반자는 결코 궁지에 빠진 동료를 저버리지 않아! 지금 갈게!
U-31: 아, 잠깐만!
U-31은 한발 늦고 말았다. 무작정 트랙으로 뛰어든 Z43은 그대로 Z47과 함께 달려야 했다.
Z43: …으아아아! 살려줘―!!
리틀 클리블랜드: 하아….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데….
리틀 클리블랜드: 해상의 기사는 고작 이 정도 트랙에 겁먹지 않아! 여기선 내가――
체펠린쨩과 리틀 리나운이 힘을 합쳐 뛰어들려던 리틀 클리블랜드를 막았다.
체펠린쨩: 바보야! 경도 가 버리면 뛰는 사람이 셋이 될 뿐이야!
리틀 클리블랜드: 그, 그렇다고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
푸슌: "이렇게 된 이상 함포로 트랙을 날려 버리자!"
페이옌: "트랙에서 사람들이 뛰고 있는데 실수로 맞으면 어떡해!"
푸슌: "소구경으로 쏘면 되지!"
페이옌: "오오! 그런 수가 있었구만!"
안샨: "될 리가 없잖아요!"
체펠린쨩: …생각 났어!
리틀 클리블랜드: 뭔데 뭔데?
체펠린쨩은 리틀 클리블랜드의 허리를 잡고 번쩍 들어올렸다.
리틀 클리블랜드: 으아아! 뭐, 뭐야 갑자기!?
체펠린쨩: 그리고….
체펠린쨩은 그대로 엄청난 속도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리틀 클리블랜드: 어어? 서, 설마――
체펠린쨩: 이거나 먹어라―!
――!
포탄처럼 날아간 클리블랜드가 Z47과 Z43에게 명중했다. 세 사람은 뒹굴며 함께 트랙에서 나자빠졌다.
체펠린쨩: 휴우…. 이걸로 해결!
그라프 체펠린: “흠…. 창의적인 솔루션이군.”
리틀 클리블랜드: 말이라도 먼저 해줬으면 좋았잖아… 아야야….
리틀 클리블랜드: 너희는 학원 상황을 조사하러 온 거야? 카메라로 바깥하고 연락하면서?
리틀 클리블랜드: 지휘관~! 내 말 들려~?
지휘관: “그래, 잘 들려. 우리가 오기 전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리틀 클리블랜드: 그게… 사실 우리도 잘 몰라.
리틀 클리블랜드: 갑자기 교실 문이 꽉 닫혔고, 복도에는 이상한 오프냐들이 뛰어다니기 시작했어….
리틀 클리블랜드: 겨우 교실 문을 열고 상황을 보러 운동장으로 왔는데 이번엔 트랙이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어.
리틀 클리블랜드: 그 다음은 너희도 본 대로야.
벨쨩: 트랙을 이대로 놔두면 학교 전체가 흔들리면서 서서히 파괴될 거예요….
지휘관: “맞아. 얼른 트랙을 멈춰야 해.”
푸슌: “지휘관, 지금이면 트랙에 아무도 없으니까 함포――”
안샨: “푸~슈~운!”
푸슌: “잘못했어…언니, 잘못했다니까! 아파 아파! 귀 잡아당기지 마~!
학원 방송: 지직…건강하고 활기차게…지직…청춘을 만개합시다….
건강운동 석고오프냐: ――――――! 야옹!
U-31: 하항, 이번엔 육상 경기야?
U-31: 그럼 신체 능력으로 승부해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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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바퀴의 레이스 끝에 석고오프냐는 전원 패배하고 말았다.
진 석고오프냐들은 다시 석고상으로 돌아갔고, 마침내 트랙도 움직임을 멈추었다.
리틀 클리블랜드: 하아…하아…. 미래의 해상 기사의 힘, 이제 알겠지!
리틀 리나운: 정정당당한 승부라면 리나운은 지지 않아요!
리틀 샌디에이고: 예이~! 역시 우리는 No.1!
U-31: 그럼 다음은…….
지휘관: “다들 너무 많이 뛰어서 피곤할 텐데, 다음 조사를 진행하기 전에 우선은 좀 쉬자.”
U-31: 아핫♡ 역시 자상한 지휘관. 나도 그렇게 말하려고 했어~
함선들은 운동장에서 막간의 휴식을 즐겼다.
그렇다고 해도 얌전하게 쉴 리도 없고, 노는 걸 좋아하는 리틀 함선들은 곧 여기저기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지휘관: (아직 이변이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지만… 뭐, 괜찮겠지.)
무심코 방해하는 일이 없도록 나는 통신 회선을 공개 채널에서 개인 채널로 전환했다.
운동장에서 각종 기구를 사용해 신나게 놀고 있는 동료들 가운데 Z47만 혼자 시소를 타고 묵묵히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지휘관: “Z47은 다른 애들이랑 안 노니?”
Z47: 싯키가 그렇게 말하면… 핸드폰 그만 할게….
Z47: 근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싯키도 여기 없고….
지휘관: “내가 거기 없긴 하지만 이렇게 통신으로 연결되어 있는걸.”
지휘관: “그리고 Z47이 보낸 구조 요청 덕분에 이렇게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구조대를 꾸릴 수 있었어.”
Z47: 진짜? 난 싯키가 웬일로 읽씹했길래…. 이변 때문에 제대로 전송이 안 된 거겠지만….
Z47: ……내 메시지, 도움이 됐구나…….
Z47: 그럼… 상 받고 싶어.
지휘관: “그래. 나중에 같이 시소라도 탈까?”
Z47: 일이 다 끝나면… 둘이서만…….
지휘관: “알겠어. 약속이야.”
Z47: 응. 나중에 까먹었다고 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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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에서 시선을 떼고 현재 상황을 다시 정리해 봤다.
지휘관: (학원 정문, 교실, 운동장의 트랙까지, 모두 학원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시설들이야.)
지휘관: (지금까지의 이변은 모두 ‘동심’이나 ‘즐거움’과 관련이 있었어. 그리고 정문을 제외하고, 이변이 발생한 구역에는 전부 이상한 석고오프냐가 출몰했고….)
상황을 분석해 보니 문득 며칠 전 허가했던 신청서의 내용이 머리를 스쳤다.
지휘관: (‘학원 동반 시스템’ 개발 신청…. 신청자는… 유바리였지.)
지휘관: (유바리 본인도 학원 내에서 연락이 두절됐어.)
지휘관: (설마 이 사건의 진짜 원인은 그 시스템과 관련된 건가…?)
~06. 선생님을 구하라!
휴식 시간이 끝나고, 함선들은 구조 활동을 재개했다.
관리동에는 아직 갇혀 있는 동료들이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효율을 높히기 위해 다시 조를 나누기로 했다.
반짝반짝 리틀 스타는 정문을 돌파하고, 나머지 인원은 '시크 나이트' 팀이 되어 관리동 후문으로 돌아 들어갔다.
관리동.
이미 해가 저문 탓인지, 그동안의 조사로 지친 탓인지 조사 중인 함선들의 말이 점점 적어졌다.
뚜벅 뚜벅 뚜벅――
그 때 어둠 속에서 복도를 걷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Z43: 이 소리는…….
Z43: 꺄아아아아! 아, 암흑 진혼곡(다크 레퀴엠)!!!
Z43: 나는 악의 배반자(리벨)다! 이 이상 다가오지 마!
발소리가 모퉁이를 도는 순간 Z43이 먼저 뛰쳐나갔다.
복도에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 다음 알비트와 듀크 오브 요크가 카메라 영상에 나타났다.
알비트: 소리가 들려서 나와 봤는데, 너희들이었구나….
알비트: 놀래켜서 미안해.
듀크 오브 요크: 우리 배려가 부족했네. 일부러 놀라게 한 건 아니야.
U-31: 아니, 오히려 Z43의 비명 소리가 더 무서웠어~
알비트: 그보다 너희는 어떻게 여기에 온 거지? 바깥 상황은 어때?
지휘관: "그건 내가 설명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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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비트: 흐음.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지휘관: "너희는 어때? 관리동은 괜찮아?"
알비트: 여기도 문제가 발생했어.
알비트: 일단 교무실까지 안내할게. 그게 상황을 파악하기 쉬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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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동. 교무실.
이론공부 석고오프냐: 야옹! 야옹! 야옹! 야옹!
교무실 안은 석고오프냐들 천지였다.
U-31: 어, 어떻게 된 거야?
알비트: 보이는 그대로야. 교무실은 갑자기 나타난 이 아이들한테 점거당했어.
알비트: 적의는 없어 보이지만… 여기서 떠날 생각도 없는 것 같아.
알비트 말대로 석고오프냥들은 무슨 문제가 적힌 판을 들고 일렬로 줄지어 내달리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교무실 구석에도 똑같은 판이 쌓여 있었다.
지휘관: "구석에 있는 판들은 뭐지…?"
알비트: 그게… 적의는 없지만 우리한테 계속 문제를 내고 있어.
알비트: 우리도 어차피 할 일도 없으니까 심심풀이로 푸는 중이었고…….
이론공부 석고오프냐: 야옹! 야옹! 야옹! 야옹!
엘드리지: 문제지… 받았어….
리틀 샌디에이고: 알았다! 우리도 문제를 풀어 보라는 거지!?
리틀 샌디에이고는 문제가 적힌 판을 받고 힐끗 본 뒤 바로 Z43에게 떠넘겼다.
리틀 샌디에이고: 낙승 낙승! 이 정도 문제는 반짝반짝 리틀 스타 대장인 내가 나설 필요도 없어!
Z43: 어? …나, 나는…… 흐, 흥! 마안이 이미 해답으로 인도해 주었지만… 나는 넘기도록 하지!
Z43: 엘드리지! 이 무거운 짐은 네 손에 맡기마!
다이호쨩: ……하기 싫으면 다이호가 할게요. 지휘관님께서 보고 계시니까요.
엘드리지: …으응, 쉬워….
엘드리지: …풀었어.
엄청난 속도로 엘드리지가 문제를 풀었다. 제출한 문제를 받은 석고오프냐가 검토에 들어갔다.
이론공부 석고오프냐: 야옹 야옹!
석고오프냐는 기쁘게 뛰어올라 공중에서 두 마리로 분열했다!
즈이카쿠: "느, 늘어났어!?"
쇼카쿠: "이 석고오프냐의 특성은 분열인가 보군요. 그래서 이렇게 수가 많았던 거네요…."
늘어난 석고오프냐들이 다시 제각각 문제를 들고 왔다.
Z43: 또? 이러면 끝이 없잖아!
U-31: 풀면 풀수록 문제가 늘어날 거 같은데?
지휘관: "흐음…. 아무래도 무작정 주는 문제를 푸는 건 정답이 아닌가 봐.
클레망소: "반대로 생각하면… '문제의 정답을 맞춘다'라는 발상 자체가 틀린 게 아닐까?
알비트: 그러니까 일부러 틀린 답을 내라고?
U-31: 그거 좋네. 맡겨줘~
U-31은 문제를 받아 대답 대신 거북이를 그려서 석고오프냐에게 건넸다.
이론공부 석고오프냐: 냐아앙―!!!
격분한 석고오프냐는 달려들어 U-31에게 박치기를 날렸다. 그리고 착지하자 정답을 맞췄을 때와 마찬가지로 두 마리로 분열했다.
U-31: 으으… 아파라…!
U-31: 뭔데! 맞춰도 안 되고 틀려도 안 되는 거면 그냥 내버려둬!
U-31: 악의도 없어 보이고, 알비트 씨도 아무 문제 없이 교무실을 떠났었잖아….
U-31은 그렇게 말하며 문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들어올 때와는 달리 문은 아무리 힘을 줘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U-31: 어라… 이상하네. 아까는 알비트 씨가 맘대로 왔다갔다하지 않았어?!
지휘관: (역시 눈앞의 문제부터 해결해야겠어.)
지휘관: (지금까지의 경험에 따르면… 석고오프냐의 분열을 멈추려면 '동심'과 '즐거움'에 관련된 행동이 필요할 거야.)
지휘관: (문제의 옳고 그름은 동심과 즐거움하고는 별 관련이 없어. 일부러 틀려도 결과는 같았고.)
아카기: "흥. 귀찮기 짝이 없네요. 저쪽에서 문제를 준다고 순순히 풀 필요는 없죠?"
아카기: "이런 판때기, 싹 다 태워 버리는 건 어때요?"
지휘관: "과연… 그게 맹점이었군."
아카기: "어머? 지휘관님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그럼 다이호쨩. 불을 피울 준비를…."
지휘관: "잠깐 기다려! 그런 뜻이 아니야!"
지휘관: "내가 말한 맹점이라는 건 문제를 풀지 말라는 게 아니라, 문제를 '풀기만'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야."
지휘관: "공부는 적당히 쉬면서 해야 하는 거지?"
앵커리지: "쉬면서……."
비스마르크: "후후후. 그렇군."
비스마르크: "누군가 덕분에 문제는 이미 충분히 풀었어. 이제는 놀면서 쉬면 되겠지."
지휘관: "맞아. 이제는 맘 편하게 실컷 놀면 돼!"
~07. 동심으로 돌아가자!
한바탕 놀고 난 후 교무실 내 석고오프냐 대부분은 다시 석고상으로 변했다.
하지만 여전히 남은 몇 마리가 꿋꿋이 문제판을 들고 있었다…….
지휘관: (반짝반짝 리틀 스타가 이미 충분히 놀았는데 아직도 몇 마리가 남아 있어…. 뭘 빠트린 거지?)
이론공부 석고오프냐: 야옹……야옹……!
다이호쨩: 정말 귀찮은 아이들이네. 혹시 화난 걸까요?
Z43: 에엑…. 또 문제 내는 거야…?
알비트: 공부는 적당히 쉬면서 해야 되지만, 그렇다고 놀기만 해서도 안 되지.
듀크 오브 요크: 하지만 다시 문제를 풀면 석고오프냐의 수가 또 늘어날 테고, 그럼 지금까지 해왔던 게 물거품이 될 거야.
엔터프라이즈: “좀 더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 지금까지의 이변은 모두 석고오프냐가 주체가 아니었거나, 혹은 모습을 숨기거나 하고 있었어.”
엔터프라이즈: “그런데 지금은 석고오프냐가 처음부터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니 직접 싸워서 녀석들을 쓰러트리면 해결될지도 몰라.”
엔터프라이즈: “근접 무기를 쓰면 실내에서도 피해 범위를 억제할 수 있어.”
호넷: “엔터 언니… 진짜 그런 방법까지 써야 돼? 저 석고오프냐들 의외로 귀여운데….”
아카시: “그리고… 연구 가치도 높다냐!”
엔터프라이즈: “갇힌 사람을 구하는 게 최우선이야. 지휘관 결단을 내려줘.”
지휘관: “흠….”
→ 어쩔 수 없군. 싸우자.
푸슌: 야호! 싸움이다~! 반짝반짝 리틀 스타, 가라~!
→ 잠깐만 기다려줘.
지휘관: “알비트, 듀크 오브 요크. 관리동에 ‘동심’이나 ‘즐거움’에 관련된 다른 단서는 없어?”
알비트: 그거라면 있어. 잠시만.
알비트는 학교 신문을 꺼내 카메라에 두 개의 큰 제목을 비춰줬다.
브리스톨: “심야에 실종된 오프냐. 소문에 따르면 사람 말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브리스톨: “동심을 소중히.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리틀 파라다이스.”
리틀 샌디에이고: 어? ‘미숙한 보호 관찰 탓에 한밤중에 실종된 정체불명의 생물’이 아니었어?
Z43: ‘실종된 운명의 타천사는 사실 빛을 지키기 위해 끝없는 심야에 떨어졌다.’도 아니야!
U-31: 양쪽 다 이상하다고 했잖아!
지휘관: (“동심을 소중히.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리틀 파라다이스”……. 흠, ‘모두’인가.)
지휘관: “이제 알겠어. 반짝반짝 리틀 스타뿐만 아니라 선생님들도 포함해서 다 함께 놀아 봐.”
듀크 오브 요크: 우리도?
지휘관: “그래. ‘모두’가 즐거운 파라다이스니까 모두 함께 해야지.”
알비트와 듀크 오브 요크는 고개를 끄덕이고 아이들의 놀이에 참가했다.
학원 방송: 지직…모두들…공부와 휴식의 밸런스를…지지직….
이론공부 석고오프냐: ――――――! ~~~!! 야오옹!
~08. 동심 대폭주!
우여곡절 끝에 일행은 마침내 관리동의 이변을 해결했다.
U-31: 지휘관. 이걸로 학원 내 주요 시설은 모두 조사했어. 다음은――
잉그러햄: “얘기 중에 미안해. 지휘관, 긴급한 보고가 있어.”
잉그러햄: “‘학원 동반 시스템’의 시스템 단말기가 학원 제어실에 있는 걸 확인했어.”
잉그러햄: “실종된 유바리도 거기 있을 가능성이 커.”
지휘관: (제어실…. 거기가 이번 이상 사태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아.)
지휘관: “2개 구조대에 전한다. 모두 제어실에서 합류하도록 해.”
U-31: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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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학원. 제어실.
제어실 안의 거대한 모니터는 지지직거리며 정문 현수막과 같은 슬로건을 표시하고 있었다.
"동심, 천진난만, 순수의 낙원.“
제어판 앞에서 커다란 석고오프냐가 눈에서 푸른빛을 희번덕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오프냐에 맞서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U-31: 유바리다! 지휘관! 유바리 찾았어!
유바리: 다행이다…. 모두 잘 왔어!
지휘관: “유바리, 상황은 어때?”
유바리: 교착 상태야. …그래도 지휘관과 너희들이 있으면 반드시 해결할 수 있을 거야.
유바리는 석고오프냐를 경계하며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오늘은 원래 ‘학원 동반 시스템’의 정기 점검 날이었다. 점검을 위해 평소처럼 장비를 끈 순간 이상 사태가 발생했다.
꺼졌어야 할 시스템이 비정상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고, 복수의 생산 라인으로부터 석고오프냐가 연달아 생산되기 시작했다.
유바리는 바로 생산 라인을 확인했지만, 그 틈에 석고오프냐가 유바리의 공구함을 빼앗았다.
그 후 학원 전체를 뒤덮은 특수한 공간이 나타나게 되었다.
지휘관: “유바리의 공구함을 빼앗은 것도, 특수한 공간을 만들어낸 것도 지금 유바리와 대치하고 있는 저 거대한 석고오프냐구나.”
유바리: 응. 정신이 들었을 때는 이미 늦고 말았어….
유바리: 그래도 동반 시스템에는 아직 마지막 안전장치가 있어.
유바리는 손에 꼭 쥐고 있는 조종간을 가리켰다.
유바리: 이 조종간을 당기면 5초 안에 제어판에서 정확한 버튼을 눌러야 돼. 그렇지 않으면 동반 시스템의 전원이 강제로 차단돼.
유바리: 반대로 동반 시스템이 과부화되어서 특수 공간을 확장시키려고 하면, 우리도 조종간을 당겨서 과부화를 무효화해야 돼….
유바리: 그래서… 보다시피 교착 상태에 빠진 거야….
순진무구 석고오프냐: 야오오오옹~~!
U-31: 흐흥, 그렇구나~
U-31: 그래도 이제 우리가 왔으니 균형이 깨지겠지?
프리드리히쨩: 작전 목표, 이상해진 석고오프냐를 격파하라.
리틀 클리블랜드: 저 녀석만 쓰러트리면 모두 돌아갈 수 있어!
시나노쨩: 돌아가면… 폭신폭신하고 편안한 침대하고, 지휘관도….
리틀 샌디에이고: 모두, 가자~☆
~09. 동심이여 영원하라
최초이자 최후이자 최강의 석고오프냐를 쓰러트리자, 코어를 잃은 특수 공간은 붕괴했다.
유바리도 겨우 학원 동반 시스템을 종료할 수 있었다.
잠시 후. 리틀 학원.
브리스톨: 역시 지휘관! 학원의 불가사의를 또 슈슉 신속하게 해결했구나!
푸슌: 헤헤~ 다들 모험가의 자질이 있는걸!
Z47: 넘 피곤해…. 누워서 핸드폰 할래….
U-31: 드디어 지휘관의 보디가드 역할도 돌아갈 수 있겠네. 빨리 킁킁 쓰담쓰담 하게 해줘~
다이호쨩: 지휘관님께 달라붙지 마세요!
다들 사건 해결의 여운을 즐기며 아옹다옹하고 있을 때 약속했던 ‘보상’이 찾아왔다.
됭케르크: 오래 기다렸지? 지휘관이 특별히 주문한 개선 디저트야.
아름답게 장식된 케이크와 마카롱이 차례로 함선들의 손에 쥐어졌다.
체펠린쨩: 맛있다…! 이렇게 맛있는 케이크는 매일 먹고 싶어!
리틀 헬레나: 으으… 살찔 텐데…… 그래도 맛있어! 지휘관도 같이 먹자!
지휘관: 천천히 먹어, 목 막힐라. 엔터프라이즈가 음료수 가지러 갔으니까 나중에 받아가고.
리틀 포미더블: 네에~♪
이렇게 이변 해결을 축하하는 간소한 파티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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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제어실.
유바리 일행은 학원 동반 시스템을 수리하고 있었다.
유바리: 으음. ‘동반 모듈’의 작은 오류 코드가 시스템을 이 정도까지 폭주시켰다니.
유바리: 모두에게 임무를 강제하는가 하면 감시 역할로 석고오프냐까지 만들어내고….
유바리: 학원에서 즐거운 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조언하는 프로그램이 극단화된 탓에 의무적으로 강요하는 형태가 되어버렸어….
잉그러햄: 다친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야.
소브라지텔니: 으으… 점검에 업데이트…. 할 일이 산더미네….
창문 너머로 부드러운 햇살과 함께 운동장에서 리틀 함선들의 즐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바리: 아무리 손이 많이 가더라도 업데이트 해야지.
유바리: 애초에 이 시스템의 원래 목적은…….
유바리는 며칠 전 리틀 함선들이 사이좋게 공방에 찾아왔던 날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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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헬레나: 유바리. 부탁 하나 해도 돼?
유바리: 뭔데? 머리 빗겨주는 거면 나는 잘 못해.
리틀 클리블랜드: 시간이 나면 학원에 놀러 오겠다고 큰 언니들하고 지휘관이 그랬었거든.
리틀 클리블랜드: 그러니까 다 같이 즐겁게 놀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줄 수 있어?
유바리: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길 바라요.”
‘리틀 학원에 어서 오세요’ END
~10. 비밀 공부 시간
축하 파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문득 무언가 빠트린 것을 깨달았다.
구조 명단을 확인하던 도중 제어실에서 발생한 일 때문에 중간에 멈췄었는데,
다시 읽어 보니 일러스트리어스가 아직 학원 어딘가에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지휘관: (…다들 푹 쉬라고 하고 일러스트리어스는 나 혼자 찾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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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학원 내 준비실에서 일러스트리어스를 발견했다.
일러스트리어스: 어머, 지휘관님? 왜 그렇게 긴장하신 표정이세요?
지휘관: 어? 일러스트리어스는 뭔가 이상한 일을 겪거나, 이상한 소리 들은 적 없어?
일러스트리어스: ……이상한 소리, 말씀이신가요?
일러스트리어스는 조금 부끄럽다는 듯 얼굴을 붉혔다.
일러스트리어스: 혹시 지휘관님, 문 너머로…뭔가 들으셨나요…?
일러스트리어스: 아뇨, 사실 지휘관님이 들으셔도 괜찮지만요. 사실… 자장가 연습을 하고 있었답니다…….
지휘관: (반응을 보니 일러스트리어스는 아마 여기서 계속 열심히 연습하느라 학원 내에서 발생한 이변은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아.)
지휘관: (흠…. 나중에 기회를 봐서 알려주도록 하자.)
지휘관: 자장가 연습?
일러스트리어스: 네. 얼마 전에 아이 돌보는 법에 대한 책을 샀거든요. 여기 책상 위에 있는 책들이에요.
일러스트리어스: 책에서 ‘아이를 달래는 노래’가 아이를 돌보는 데 무척 중요하다고 적혀 있어서요….
지휘관: 그러니까 일러스트리어스는 학원의 어린 아이들을 더 잘 돌보기 위해 계속 여기서 연습하고 있었던 거야?
일러스트리어스: 네. 사실은 놀라게 해주고 싶어서 여기서 혼자 몰래 연습하고 있었는데….
일러스트리어스: 그러다 보니 연습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서요…….
→ 내가 연습 상대 해줄까?
일러스트리어스: 지휘관님께서 일러스트리어스의 연습 상대를요? 후후후, 기뻐요.
일러스트리어스: 그럼 지휘관님이 어느 것부터 도와주시면 좋을지 생각을 좀 해볼게요.
지휘관: 자장가 연습만 하는 거 아냐?
일러스트리어스: 자장가 연습만이라면 이렇게 몰래 숨어서 할 필요가 없죠.
일러스트리어스: …생각났어요. 그럼 지휘관님, 이쪽으로 오시겠어요?
시키는 대로 일러스트리어스에게 가까이 가자, 그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 등에 살며시 내려놓았다.
그리고 한 번, 두 번…… 톡톡 등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일러스트리어스: 지휘관님, 어떠세요? 아이는 이렇게 가볍게 등을 두드리면 금방 진정시킬 수 있다고 책에 쓰여 있었어요.
가까이서 느껴지는 그녀의 숨결에 서서히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지휘관: 확실히…효과가 있을지도….
일러스트리어스: 지휘관님, 졸리신가요? 일러스트리어스의 품에서 한숨 주무시겠어요?
지휘관: 연습 성과를 함께 확인하기로 했는데 이대로 잘 수는 없지…….
일러스트리어스: 후후후. 괜찮아요. 시간은 많으니까 지휘관님이 일어나신 뒤에 계속해도 된답니다.
지휘관: 응…….
잠시 생각한 끝에, 지금 학원에서 일어난 일을 일러스트리어스에게 알려주기로 했다.
지휘관: ……그러니까 우리가 돌아가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걱정할 거야….
일러스트리어스: 그런 일이 있었군요…. 연습에 너무 집중하느라 전혀 눈치채지 못했었네요.
일러스트리어스: 일부러 찾으러 와주신 지휘관님께 함께 연습해달라는 말이나 하다니….
일러스트리어스의 말에서 약간의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느껴졌다.
지휘관: 네 잘못이 아냐. 애초에 내가 처음에 말해주지 않아서 그런 거니까.
지휘관: 아무튼 일단 돌아갈까? 남은 연습은, 흠…….
지휘관: 그래, 약속하자.
일러스트리어스: 약속이요?
지휘관: 축하 파티가 끝나면 다시 일러스트리어스와 함께 연습해 줄게.
일러스트리어스: 후후후. 알겠습니다.
일러스트리어스: 파티가 끝나면 일러스트리어스가 공부한 모든 기술을… 함께 확인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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