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벽해행
바닷속을 내리쬐는 햇빛이 나와 롱우의 몸에 얼룩덜룩한 무늬를 남겼다.
부력으로 몸이 가볍게 느껴지고, 주변 사물들이 선명하게 보였다.
저기서는 알록달록한 물고기들이 장난치고 있었다. 눈앞에는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산호초 꽃밭이 펼쳐져 있었다.
롱우의 손을 잡고 더 깊이 잠수하자 눈부시던 빛이 점점 부드러워지고, 푸른 바다 빛도 더욱 짙어졌다.
롱우[수중 통신 모드]: 이게… 지휘관님이 말씀하신 깜짝 선물인가요…?
들고 있던 밀짚모자가 떠내려가고 있었지만 아름다운 풍경에 취한 롱우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롱우: 흔들리는 산호… 예쁘다….
롱우: 바닷속 풍경이 이렇게 아름답다니….
지휘관[수중 통신 모드]: 맘에 든 것 같아서 다행이네.
즐거워하는 롱우를 지켜보면서 물살을 헤치고 밀짚모자를 주워왔다.
지휘관: 자. 모자가 떠내려갔었어.
롱우: 아, 감사합니다. …두고 올 걸 그랬네요. 그런데 왜 롱우를 바다로 초대하신 건가요?
지휘관: 항상 주방에서 고생하고, 쉬는 시간에도 새로운 메뉴를 구상하느라 정신이 없으니까….
지휘관: 기분 전환 겸 어떨까 해서.
롱우: 그랬군요…. 걱정 끼쳐 드려서 죄송해요. 충분히 쉴 수 있도록 조심할게요….
롱우: 아…! 지휘관님, 저기 보세요! 예쁜 해파리가 지나갔어요.
지휘관: 그러네. 그런데….
→ 해파리를 좋아하니?
롱우: 네! 나풀나풀해서… 엄청 예뻐요….
롱우: 그치만 대부분 독이 있는 촉수를 가지고 있으니까 만지면 안 돼요.
롱우: ……역시 산호를 바라보는 게 더 안전하겠네요.
→ 산호를 좋아하니?
롱우: 네! 물론이죠! ……생긴 게 재미있으니까요.
롱우: 해저에 핀 거대한 꽃처럼 생긴 것도 있고, 나뭇가지처럼 몸을 쭉 뻗은 것도 있고…. 색깔도 화려하고 다양하고요.
롱우: 물살에 흔들릴수록 더욱 아름다워지고, 주변 해양 생물에게 그 생명력을 나누어준다고 해요.
롱우: 바다를 깨끗하게 하는 역할도 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 바다가 참 예쁘네
롱우: 네…. 여기 바다는 엄청 맑고 투명해서 마치 보석 같아요….
롱우: 바다가 이렇게 깨끗하다는 건 생태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오염되지 않았다는 뜻이에요.
롱우: 그러니 저희도 산호하고 생물들을 해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돼요!
→ 산호를 지키는 건 즉…
롱우: 즉 해양 생태계를 지키는 일이라고 할 수 있죠.
롱우: 산호는 많은 해양 생물들의 귀중한 서식지이자 번식지라고 들었어요.
롱우: 만약 산호가 사라져서 집을 잃은 생물들이 많아진다면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고 말 거예요.
롱우: 생물 얘기를 하니 생각난 건데, 바다에는 맛있는 식재료도 많이 있잖아요. 숲뿌리해파리라든가, 조개라든가…….
지휘관: 무침용으로 해파리를 조금 잡아 갈까?
롱우: 지휘관님, 정정하겠습니다! 요리에 쓰이는 숲뿌리해파리는 해파리가 맞지만 여기 해파리하고는 달라요!
롱우: 동황에는 “민이식위천(民以食爲天)”이라는 옛말이 있어요. 배를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주) 민이식위천 –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여긴다. 백성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먹고 사는 것.
롱우: 지휘관님이 저를 여기 데려온 건 예쁜 풍경을 보여주기 위해서지, 식재료 조달을 위해서가 아니잖아요?
지휘관: 여기는 이대로 두고 식재료는 나중에 올라가서 양식된 걸로 사자.
롱우: 네! 지휘관님의 깜짝 선물에 대한 보답으로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드릴게요!
롱우: 그러면 재료 구입, 손질, 조리 등등… 준비에 시간이 꽤 걸리겠네요.
지휘관: 그럼 오늘은 일단 돌아갈까?
롱우: 네! 지휘관님. 저기, 다음에 또 시간이 되면… 또 바다에 데려와 주실 수 있나요?
지휘관: 응. 물론이지.
롱우는 수줍은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산호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롱우: 또 봐. 예쁜 산호들아….
아름다운 바닷속. 산호는 오늘도 물살에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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