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놀이공원과 기념-쿨
TB와 함께 놀이공원에 왔다.
들뜬 나와는 반대로 TB는 별다른 감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지금의 TB는 뭐랄까….
점점 모항의 TB를 닮아가는 것 같다….
TB: ……멍하니 계시네요.
지휘관: 아니, TB하고 뭐하고 놀지 생각하던 중이었어.
TB: 그래서? 어디로 갈까요?
지휘관: 롤러코스터는 어때?
TB: ……딱히요.
지휘관: 그럼 플룸라이드는?
TB: 젖으니까 싫어요.
큰일이네. 인기 많은 건 다 안 좋아하는 거 같은데….
남은 놀이기구라고 하면――
→ 회전목마?
지휘관: 그럼… 회전목마 타러 갈까?
TB: …….
이 반응이면… 먹힌 건가?
지휘관: 그럼 저쪽으로 입장하자.
→ 슈퍼 회전 룰렛!
…은 안 되겠지.
이 이상 익스트림 어트랙션을 제안하면 분명 TB를 화나게 할 거야.
좀 더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걸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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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와 회전목마 입구에 도착했다.
지휘관: 여기 회전목마는 어른이 타기엔 좀 작을 거 같은데….
청소년용으로 설계된 작은 회전목마를 보고 나도 모르게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지휘관: 여기서 기다릴 테니까 타고 와.
TB: ……딱히.
TB: ……하나에 한 명씩만 타면, 괜찮아요.
여전히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어조지만 왠지 모르게 압박감이 느껴진다.
지휘관: 그래그래. 그러자.
TB의 옆에 있는 목마에 앉았다.
지휘관: TB, 여기 봐.
TB: ……응?
회전목마를 타는 TB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TB: ……사진 찍을 거면 미리 말해주세요.
TB: 그치만……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TB: ……이걸로 괜찮아요.
……?
이후 TB는 아무 말 없이 조금 더 회전목마를 탔다.
TB와 잊지 못할 시간을 보냈다.
~23. 당신과의 크리스마스-쿨
이 가상 공간에도 겨울이 찾아왔다.
TB: ……눈이다.
지휘관: 그러고 보니 오늘이 크리스마스구나. 운이 좋네.
TB: ……럭키?
지휘관: 크리스마스 당일에 첫눈이라니, 행운이지 않을까?
TB: ……잘, 모르겠어요.
지휘관: 크리스마스 장식이 제때 도착했다면 TB에게도 전해졌을 텐데….
지휘관: 같이 장보러 갈까? 물건 좀 사서 집안을 크리스마스처럼 꾸며 보자.
TB: ……네. 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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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음. 이 정도면 충분하겠네.
만쥬들이 배달해 준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며 벽난로에 장작을 땠다.
TB는 크리스마스 드레스를 샀었지. …슬슬 다 갈아입을 때가 됐는데.
지휘관: TB. 준비 끝났어. 한번 나와 볼래?
TB: ……네.
TB: 드레스 살 때 점원한테 부탁해서 이것도 준비했어요.
TB는 예쁘게 포장된 선물 상자를 안고 있었다.
TB: …모아둔 용돈으로 산 거예요.
그녀는 다른 곳을 쳐다보며 계속 말했다.
TB: 크리스마스 분위기…… 확실히 느껴져요.
TB: 아까 말했던 ‘행운’도 이해했어요.
TB: 메리 크리스마스.
TB: 이거… 드릴게요.
벽난로에서는 탁탁 장작이 타는 소리가 나고, 불꽃은 소녀의 혈색이 옅은 뺨을 붉게 물들였다.
TB와 포근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26. 김이 서릴 때-쿨
상가의 추첨 이벤트에서 온천 여행에 당첨되었다. 마침 쌀쌀한 시기였기에 곧바로 TB와 함께 온천에 왔다.
지휘관: 후우… 극락이구만.
TB: …….
지휘관: 왜 그러니 TB?
TB: 더워요…….
TB: 더워…….
그러면서 TB는 가슴팍의 수건을 살짝 잡아당기며 헛된 ‘방열’을 시도하고 있었다.
지휘관: 다른 데로 갈까…?
지휘관: 힘들면 무리하지 말고 나가자.
TB: ……온천 좋아하시죠?
지휘관: 그렇지? 온천 즐기기엔 딱 좋은 계절이니까.
TB: ……그럼, 조금만 더 참을래요….
지휘관: (날 위해 참고 있었던 거구나…….)
지휘관: 후우……. 나도 좀 열이 오르네―
지휘관: 우리 나가서 차가운 우유라도 마시자!
TB: ……네.
TB와 느긋하게 휴일을 보냈다.
~29. 함께 춤을-쿨
오늘은 TB의 졸업 파티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옷차림을 체크하고 TB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TB: ……늦어요.
지휘관: 미안해. 많이 기다렸어?
지휘관: TB의 졸업 파티니까 적당히 입을 수가 없어서 몇 번이고 확인하다 보니 늦었네….
TB: ……괜찮아요. 별로 오래 안 기다렸으니까.
TB: 저기… 이 옷, 별로 익숙하지 않으니까…….
TB: 그… 너무 쳐다보지 마세요.
지휘관: 왜?
TB: ……그냥, 저하고 안 어울리는 거 같아서, 부끄러워요.
지휘관: 예뻐서 TB하고 잘 어울리는데.
TB: ……정말요?
TB: ……그럼, 좋지만요.
홀에 울려 퍼지는 음악에 맞추어 나는 허리를 굽혀 TB에게 함께 춤을 추자고 요청했다.
TB: …….
소녀는 내 손바닥에 가볍게 손을 얹었다.
지휘관: TB. 졸업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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