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항 패션 특집 춘절2023
~01. 월하연무
후안창: 양효위건(陽爻爲乾)…. 하늘을 본뜸이니…. 안 돼. 여기선 좀 더 박력 있게….
후안창: 그렇다면… 썩은 풀에서 나는 반딧불로 바꾸는 게…. 으으, 아직 좀 와닿지 않네…….
후안창: 그래! 이 가면을 쓰면….
후안창: 흥. 썩은 풀에서 나는 반딧불이 하늘에 걸린 교월에 비할 수 있겠는가.
신춘 잔치 전에 어슬렁거리다가 설마 이런 광경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이럴 때는….
→ 바로 자리를 피한다
→ 몰래 사라진다
방해가 되기 전에 떠나자――
바삭. 발에 밟힌 가지가 덧없는 생명의 찬가를 고했다.
후안창: 누구야?!
지휘관: (숨을 참으면 이대로 넘어갈 수 있으려나…?)
후안창: 지, 지휘관?! 언제부터 거기에?
지휘관: (실패군….)
→ …방금 막 왔어
후안창: …다 봤어?
→ 아무것도 못 봤어…!
후안창: …아직 아무 것도 안 물어봤는데?!
후안창: ――!!!
거리에 장식된 등롱처럼 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
후안창: 모, 모두한테는 비밀로 해줘!
후안창: 안 그러면 나는… 나는……. 어쨌든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 돼!
……여기서 본 건 비밀로 하겠다고 약속하자 그제야 후안창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안색도 평소대로 돌아왔다. …그러나 아직도 뭔가 고민 중인 것 같다.
후안창: …고민?
후안창: 아아… 실은… 아무래도 이 차림으로는 ‘위엄’이 부족한 것 같아서….
후안창: 의상을 새로 맞췄으니, 가면도 그렇고 모두를 대할 때의 몸가짐도 생각해둬야만 해.
후안창: 연장자로서 가족 외의 사람을 대할 때는 역시 ‘위엄’이랄까, 분위기가 살아 있어야만 모두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으니까.
지휘관: 흐음…. 그런 일이라면 도와줄게.
후안창: 정말? 그럼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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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창: 이건 어때?
지휘관: 너무 딱딱한데…. 그리고 빨간 눈은 좀 무섭고….
후안창: 그럼 이 까만 건?
지휘관: 나쁘진 않은데…. 다른 색이 옷하고 더 잘 어울릴 거 같아.
후안창: 분홍색은… 아, 아니야! 이건 안대를 잘못 가져온 거니까 패스야.
지휘관: 귀여워서 잘 어울리는데….
후안창: 이건 흰 꽃이 달려 있어서 나는 맘에 드는데. 지휘관은 어때?
후안창: 그리고 이 사슴뿔이 달린 건 귀여움과 신비로움을 겸비해서 맘에 들어. 어때?
후안창: 이건… 만쥬 안대…….
후안창: 위엄은 하나도 없지만…… 귀, 귀엽지…….
지휘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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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시간이 걸렸지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후안창은 겨우 잘 어울리는 가면을 고를 수 있었다.
새로운 몸가짐도 연습해 이번에야말로 그녀의 위엄이 잘 느껴지는 것 같았다.
~02. 승룡의 신춘만향
송년회 도중 어느 소녀가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롱우: 끙끙… 조마조마…….
롱우: 으으… 진짜 걱정되는데!
지휘관: 롱우…?
→ 괜찮아…?
롱우: 안 괜찮아요!
→ 주방일은 다 끝났어?
롱우: 글쎄 들어 보세요! 오늘은 주방에 안 껴줬다니까요!
롱우: 아침에 다들 절 주방에서 쫓아냈어요. 오늘은 서프라이즈가 있으니까 주방 출입 금지라면서….
롱우: 그치만…으으, 으으으…. 아아아――! 역시 걱정돼――!!
롱우: 전번에 준비한 재료로 핑하이하고 닝하이가 제대로 요리할 수 있을까??
롱우: 만약 무슨 착오로 실패하기라도 한다면….
롱우: 게다가 간 맞추는 습관이나 취향도 다 다르고…. 혹시….
발생 가능한 온갖 나쁜 상황에 대한 상상을 거듭하던 롱우는 점점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롱우: 역시 내버려둘 수 없어요! 잠깐 상황을 보고 올게요!
지휘관: (잠깐…, 분명 요 며칠간 잔치 준비하느라 롱우는 꽤 피로가 쌓였을 거야.)
지휘관: (주방에 들이지 말고 푹 쉬게 해달라고 젠하이가 부탁도 했었지.)
지휘관: (그렇다면….)
→ 주변을 둘러본다
지휘관: (식탁에는 이미 전채가 몇 점 나와 있어. 게 절임이나 바오즈 등등….)
지휘관: (바오즈가 왜 전채로 들어갔는지는 제쳐두고, 롱우의 주의를 돌릴 아이템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어!)
지휘관: ‘갓 만든 뜨끈한 두부는 조급해 할 필요 없다’고 하지. 두부는 아니지만 뜨끈한 바오즈는 어떨까?
롱우: 네? 무슨 말인가요? 의미를 잘 모르겠는데요….
롱우: 뭐 지휘관님이 그렇게 말한다면… 한 개만…….
롱우: …오물오물… 으으응!
롱우: 이 반죽의 감촉. 속 재료의 맛! 조금 분하지만 핑하이 닝하이가 만든 바오즈도 맛있네요!
지휘관: 그럼 이 게 절임도 먹어볼래?
롱우: …으적으적… 으으응!
롱우: 달콤하고 촉촉해…. 롱우가 준비했던 갓 출고한 화조주를 사용한 거죠? 간장 간도 너무 진하지 않고 딱 적당해요――
지휘관: (일품 게 절임…. 맛있는 요리로 불안을 잊게 해야지.)
지휘관: 응? 그러고 보니 롱우가 취했다면 절대 주방에 들이지 말라는 말을 들은 것도 같은데….)
지휘관: (젠하이가 하도 당부를 많이 해서 다는 안 떠오르네….)
지휘관: (뭐 조금만 있으면 잔치 준비도 끝날 거고, 롱우가 주방에 설 기회조차도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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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품 게 절임을 맛보느라 너무 정신을 놓고 말았다. 주위를 둘러봤지만 어디에서도 롱우를 찾을 수 없었다!
→ 찾으러 가자!
자리를 뜨려는 순간 롱우가 식탁으로 돌아왔다.
→ 뭐 괜찮겠지
이미 메인 요리가 나오기 시작했으니 이제 와서 주방에 간다고 해도 롱우가 어떻게 해볼 여지는 없을 것이다.
그러는 사이 롱우가 식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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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잔치의 마지막 요리, 춘권이 나왔다.
이걸로 롱우를 붙잡는 작전은 확실히 성공했다고 할 수 있겠지.
롱우: 지휘관님. 연말연시에는 춘권을 먹어야죠! 자, 여기요.
춘권을 입에 넣고 깨물었다. 형언할 수 없는 알싸한 맛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 이, 이건!?
→ 무, 물!
→ 맛있어! 하나 더!
롱우: 큭큭큭… 맵죠? 그게 제맛이라니까요!
롱우: 롱우가 아까 주방에 몰래 들어가 만든 따끈따끈한 핵춘권입니다!
후펜: 해, 핵?!
후펜: …아! 롱우 언니. 게 절임을 이렇게나 많이 먹은 거야?!
후펜: 지휘관! 롱우 언니는 술 취하면 엄청 매운 요리만 만든다구!
지휘관: 그, 그헐 슈가….
지휘관: 내 완벽했던 작전이 고작 게 절임에 깨지다니……!
~03. 호무영춘
등롱과 불꽃이 수놓인 밤. 명절 분위기에 휩싸인 거리를 걷고 있자니――
후펜: 크앙~! 크아앙~!
그늘에서 울음소리와 함께 수상한 ‘생물’이 뛰쳐나와 앞길을 가로막았다.
후펜: 크아앙크앙! 크앙~! 크아아아앙!
울부짖으며 길을 막은 호랑이는 그 거대한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신나게 춤을 추고 있었다.
……아니, 머리를 보면 호랑이가 아니라 사자라고 해야 되나?
→ 왼쪽으로 피해 간다
사자도 왼쪽으로 한 발짝 움직였다.
→ 오른쪽으로 피해 간다
사자도 오른쪽으로 한 발짝 움직였다.
후펜: 크아앙~ 크아앙!
지휘관: (…사자 머리의 눈이 깜빡거리고 있어.)
지휘관: (다른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나….)
→ 머리에 덮어쓴 걸 낚아챈다
사자는 가볍게 백 스텝을 밟아 내 기습을 피했다.
→ 뛰어넘는다
내 도약력으로 보건대…… 음. 무리군.
후펜: 하하하하하~ 예이! 장난 대성공!
지휘관: (응? 이 목소리는….)
지휘관: 뭐야, 후펜이었구나.
길을 막은 사자의 열린 입에서 득의양양하게 웃고 있는 후펜이 얼굴을 내밀었다.
후펜: 에헤헤, 놀랐어?
후펜: 롱우 언니하고 사자춤 연습하고 있었어! 지금은 잠깐 쉬는 시간!
후펜: 멀리서 지휘관이 오고 있길래 장난이나 쳐볼까 했지!
후펜: 어때? 후펜의 사자춤 멋있지!
→ 멋있었어!
후펜: 그치 그치! 후펜이 평소의 2000% 노력으로 열심히 연습했으니까!
→ 사자인데 크앙~이야…?
후펜: 그, 그치만… 크앙~이 더 귀여운걸!
후펜: …왜 사자춤을 추고 있었냐고?
후펜: 에헤헤. 사자는 재앙을 내쫓는 상서로운 동물이니까.
후펜: 용하고 호랑이도 상서로운 동물이라고? 에헤헤. 잘 알고 있네!
후펜: 응! 올해는 후펜하고 롱우 언니가 사자춤을 추니까, 용하고 호랑이하고 사자가 합쳐져서 다들 행운만 가득할 거야!
롱우: 후펜. 게으름 피우지 말고 빨리 돌아가서 계속 연습해――
후펜: 아, 지금 가――
롱우의 말을 들은 후펜은 다시 사자 머리를 뒤집어 썼다.
후펜: 그럼 안녕, 지휘관. 우리의 사자춤 기대해줘!
그렇게 말하고 후펜은 씩씩하게 롱우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신춘의 멋진 볼거리가 또 하나 늘은 것 같다.
~04. 암야를 물들이는 화등잔
알비온: “동풍이 밤에 불면 화수은화 피어나니.”
알비온: “낙영 어지러이 떨어지는 것은 성우와 같으니. 고거사마 길을 가면 향이 나부낄레라.”
알비온: “유유한 피리소리. 호호한 달빛. 암야를 물들이는 화등잔.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는 잉어처럼 하늘을 춤추네.”
베란다에 서 있는 은발의 소녀는 조용히 시를 읊고 있었다.
밤바람에 가벼이 흩날리는 얇은 옷자락. 희미한 야경에 녹아든 화려한 등불도 그녀의 빛 앞에서는 어렴풋하게 보였다.
알비온: 지휘관님. 아까부터 말도 없이 서 계시고…. 무슨 일 있으신가요?
알비온: 혹시… 제가 시를 읊다 실수하기라도 했나요…?
지휘관: 그런 게 아냐. 목소리를 내면 이 아름다운 경치를 망칠 것만 같아서….
알비온: 아, 아름답다니….
알비온: 황송할 따름입니다….
알비온은 살짝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부른 것은 그녀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
알비온: 여기 계시면… 지휘관님은 지루하지 않으신가요?
알비온: 만약 지루하시다면 그… 거리를 둘러보지 않으시겠어요?
알비온: 북적이는 걸 보니 부, 분명 재밌는 것도….
열심히 제안하는 알비온의 표정이 점점 굳어져 갔다. …얼른 긴장을 풀어줘야겠다.
지휘관: 아까 알비온이 읊은 건 동황의 시지?
지휘관: 그 시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어?
알비온: 아, 이건 하이티엔 선배님께서 알려주신 시예요.
알비온: 만약 오늘밤 지휘관님과 단 둘이 남게 된다면….
알비온: 찬란한 야경을 배경으로 읊으면 좋을 거라고 하셔서….
알비온: 그런데 하이티엔 선배님은 이 시에 후반부가 있다고 하셨어요.
알비온 그걸 지휘관님께 알려 드려야만 정취를 돋울 수 있다고….
지휘관: (하이티엔….)
지휘관: 어흠…. 그 시의 뜻은 알아?
알비온: 그게… 잘 모르겠습니다.
지휘관: 그럼 맞춰 볼까?
지휘관: 문장은 감정을 드러낸다고 하지. 유래나 창작 배경을 몰라도 행간에서 짚어낼 수 있는 것도 있을 거야.
알비온: 저기…. 문장에서 번화한 거리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기념일이나 무슨 행사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알비온: 그리고 화려한 경치에 불꽃으로 물든 밤하늘….
알비온: 그리고 컬러풀한 등롱과… 밤거리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
알비온: …마치 지금의 모항 같네요. 후후.
지휘관: 잘 읽어냈어. 그럼 후반부는….
지휘관: “화려히 꾸민 눈썹은 목상산이 드리우는 황금 실과도 같구나. 지나간 담소, 남은 것은 유향뿐.”
지휘관: “구하는 것은 백천. 문득 뒤를 돌아보니 등불 끝에 가인 있으니.”
알비온: 예쁘다….
지휘관: 응. 빼어난 시네.
지휘관: 후반부를 듣고는 무슨 생각이 들었어?
알비온: 글쓴이의 동요하는 심정이 전해지네요….
알비온: 담소도 환성도, 남의 일처럼 멀리….
알비온: 단지 그 사람을 찾아 소란 속을 헤매는 것도 묘연하고….
알비온: 문득 뒤돌아보니 사그라질 것 같은 불빛 아래 드디어 사모하는 사람의 모습이 있었다고….
지휘관: 그야말로 지금 내 기분과 많이 닮았네. 하하하.
알비온: 지, 지휘관님…///
지휘관: 어때? 아직도 거리를 돌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알비온: 아, 아뇨…. 괜찮으시다면, 알비온과 함께 여기 계셔 주세요.
알비온: 거리에는 거리의 화려함이 있지만, 이곳에는 이곳의 정서가 있습니다.
알비온: 그리고… 마침 베란다 밖에 꽃이 필 때이고요.
알비온: 실내의 차도… 향기롭고….
알비온: 마침 다 됐네요. 여기, 받으세요 지휘관님.
알비온: 이 차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건 어떨까요?
~05. 춘광의 릴랙세이션
???: 지휘관. 깼어?
지휘관: 으음….
지휘관: 여긴….
퍼시어스: 겨우 일어났네.
퍼시어스: 아무래도 오늘의 지휘관은 배고픈 작은 새인 것 같아.
지휘관: …퍼시어스? 왜 옆에 있는 거야…?
퍼시어스: 지휘관도 참. 잊었어?
퍼시어스: 오늘 아침 새해 선물을 전해주러 왔잖아.
퍼시어스: 지금 입고 있는 옷이 그거야.
퍼시어스: 갈아입고 왔더니 게으름뱅이 작은 새――그러니까 지휘관이 침대에서 졸고 있었지.
지휘관: ………….
잠에 취한 머리가 겨우 움직이기 시작했다. 듣고 보니… 확실히 그랬던 것 같다.
→ 미안해!
→ 멋대로 침대를 써서 미안!
퍼시어스: 괜찮아. 사과할 필요 없어.
퍼시어스: 이런 화창한 날은 조금쯤 게으름피워도 혼나지 않아.
그것도 그런가. 그런데….
지휘관: 왜 퍼시어스도 누워 있어?
퍼시어스: 나?
퍼시어스: 그야 물론 오늘은 늦잠 자는 벌레가 될 생각이니까.
지휘관: 늦잠 자는… 벌레?
퍼시어스: 응. 더 물어볼 거 없으면 이대로 다시 잘 거야.
퍼시어스: 지휘관이 말했던 새해 인사 같은 건… 일어나면 제대로 받아줄게.
퍼시어스: 일찍 일어나는 건… 다시 잠들 때의 즐거움을 증폭시키기 위한 거야…Zzzz
퍼시어스: 일찍 일어나는 벌레는 새에게 잡아먹힌다… 일찍 일어나는 벌레는 새에게 잡아먹힌다…Zzzz
지휘관: 뭐라고 잠꼬대하면서 잠들어 버렸네….
지휘관: 큰일이다… 나도 점점 눈이….
어두운 방에 있어서 일까. 아니면 퍼시어스가 내는 새근새근한 숨소리 때문일까.
지휘관: …어차피 오늘은 쉬는 날이니… 잠깐 눈 좀 붙일까….
이만 꿈나라로 떠나자――
퍼시어스: 후후후….
퍼시어스: 이걸로 일찍 일어나는 작은 새도 이불이라는 이름의 꺼림칙한 악마의 뱃속에 잡혀버렸어.
퍼시어스: 푹 쉬어. 퍼시어스의 사랑하는 지휘관…….
~06. 배와 달님
앵커리지: 선생님… 저기 봐…!
앵커리지: 하늘에… 달님…!
앵커리지: 예쁘다….
뱃머리에 있는 앵커리지는 몸을 내밀어 달을 가리켰다.
바람에 흘러간 짙은 구름 사이로 달이 얼굴을 내밀었다.
달빛과 등불이 반사되어 마치 별이 흩뿌려진 듯한 수면을 작은 배가 맴돌았다.
앵커리지: 달님, 반짝반짝. 예뻐…!
예쁜 달에 푹 빠진 앵커리지를 보고 겨우 한숨을 돌렸다.
지휘관: (달이 나와줘서 다행이야…. 달빛이 없으면 쓸쓸하니까….)
지휘관: 앵커리지. 즐겁니?
앵커리지: 응…! 앵커리지, 즐거워…!
앵커리지: 배… 선생님과 함께야…. 즐거워!
앵커리지: 배… 흔들흔들…… 덜컹덜컹…….
앵커리지: …재밌어!
앵커리지: 새 옷도…!
앵커리지: 선생님이 준 거… 좋아!
앵커리지: 앵커리지도, 선생님한테… 선물…!
지휘관: 앵커리지가 선물을?
지휘관: (…뭘까. 궁금한데.)
앵커리지: 달님!
앵커리지: 하늘에 있는 달님… 선생님한테!
지휘관: 하늘에 달을?
지휘관: 어떻게…?
앵커리지: 에헤헤…. 앵커리지가…선생님한테 알려줄게!
앵커리지: 달님… 이렇게…!
엎드려 있던 앵커리지는 몸을 일으켜 달을 향해 오른손을 뻗었다.
마치 달을 그 손에 잡은 것처럼.
앵커리지: 선생님도… 같이!
앵커리지의 손짓에 못 이겨 나도 똑같이 손을 뻗었다.
그러자 밤하늘에 뻗은 두 사람의 손이 맞닿았고, 달은 두 명의 손 안에 완전히 들어갔다.
앵커리지: 됐다…! 달님… 잡았어!
앵커리지: 선생님한테… 줄게…!
앵커리지: 선생님… 좋아?
답은 물론 정해져 있다.
→ 좋아!
앵커리지: 에헤헤…. 앵커리지도… 좋아!
앵커리지: 앵커리지… 선생님, 정말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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