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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항 패션 특집! 3

킹루클린 2024. 1. 29. 14:49

 모항 패션 콜렉션 3

 ~01. All-Night Charge
키어사지: 평가 완료. 포즈, 불합격.

키어사지: 이것도 아니야…. 평가 결과, 불합격.

키어사지: 역시 아냐…. 평가, 불합격.

모항의 광고 촬영 현장. 키어사지는 카메라를 향해 계속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 같다.
평소처럼 표정은 희미하고 목소리에 기복도 별로 느껴지지 않지만….
포즈를 바꾸는 빈도를 보면 역시 초조한 감정이 느껴졌다.

키어사지: 촬영에 있어 회피할 수 없는 트러블을 확인. 촬영 명령 집행을 중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키어사지: 검증… 실패. 트러블 슈팅 재개――

키어사지: 역시 무리……. 필드 디렉션을 요구한다.

키어사지: 지휘관. 이대로는 촬영 중단이 불가피해.

키어사지: 해결책을 찾고 있지만 성과가 나오질 않아. 실행 가능한 어드바이스 부탁해.

지휘관: 개인적으론 지금까지 취했던 포즈가 모조리 실패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지휘관: 키어사지가 예상했던 거하고는 달라서 다 불합격이라고 판단한 거지?

지휘관: 네 기준을 먼저 알려줄래?

키어사지: 응. 새 세트와 특별 코스튬에 알맞는 포즈를 취할 생각이야.

키어사지: 현장에 임하기 전에 관련 자료를 대량으로 학습했지만….

키어사지: 자료에 있는 포즈를 그대로 반영했더니 미묘한 위화감을 느꼈어.

지휘관: '대량의 자료'라….

지휘관: (흐음. 그래서 저런 대담한 포즈까지 취한 거로군.)

지휘관: (의상과 세트의 모티브에 주목한 나머지 평소 자신의 캐릭터와는 너무 다른 방향으로 나갔어.)

지휘관: (위화감을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지휘관: 세트와 의상은 일단 잊고 네 마음대로 포즈를 취해 보는 건 어때?

키어사지: 세트와 의상을… 잊어?

지휘관: 그래. 세트와 의상에 맞추지 말고, 키어사지가 표현하고 싶은 포즈를 취해 봐.

키어사지: …확실히 일리는 있어.

키어사지: 그럼 키어사지, 촬영 구성을 재시행한다.


잠시 후 그녀는 다시 카메라 앞에 돌아왔다.

키어사지: 최종결전병기――

키어사지: ――기동!

한층 자연스러운 몸짓과 표정을 보여주는 키어사지. 덕분에 이번 촬영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02. 패럴리틱 버서스
힌덴부르크: 어머. 이제야 눈을 떴구나. 계약자.

익숙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눈을 떴지만 보이는 것은 평소와는 다른 풍경이었다.

지휘관: 으으… 여기는….

낯선 방은 희미한 조명에 감싸여 있었다. 흩어져 있는 카드와 레트로 감성의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평소와는 다른 차림으로 소파에 누워 있는 힌덴부르크는 대담한 미소를 지었다.

힌덴부르크: 하나도 모르겠다는 표정이네. …후후후. 벌써 날 잊은 거야? 아직 승부도 나지 않았는데.

지휘관: 승부…?

힌덴부르크: 그래.

힌덴부르크: 이곳은 '악마의 시련을 통과하지 못하면 나갈 수 없는 방'이니까.

지휘관: (열심히 기억을 뒤져봐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

지휘관: (힌덴부르크가 그렇다니 그런 거… 겠지?)

힌덴부르크: 후후후. 조금 더 휴식 시간을 줄 수도 있는데…….

힌덴부르크: 아니, 오히려――

힌덴부르크: 계약자를 영원히 이곳에 가두어, 오직 나만을 섬기는 종으로 삼고 싶을 정도야.

힌덴부르크: 무서워 하지 마렴♪

힌덴부르크: 승부가 계속되는 동안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아. …하지만 네가 진다면, 그 때는 글쎄♥

힌덴부르크: 계약자. 준비는 됐어?

→ 그, 그래
→ 반드시 이기겠어!

힌덴부르크: 후후후. 자신만만한 태도는 좋네. 그 태도가 쭉 이어지면 좋으련만♥


힌덴부르크: 유감이야. 행운의 여신은 계약자 곁을 떠났나봐.

지휘관: 이상하다…. 계산대로라면 이럴 리가 없는데….

패가 그다지 좋지 않다. 대체 어디서부터 계산이 틀린 거지….

힌덴부르크: 꽤 오래 생각하네? 뭐, 좋아. 그렇게 몸부림 쳐봤자 지금 처한 현실을 더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밖에 안 될 테니까….

느긋한 모습으로 소파에 기대어 있는 그녀. 마치 사냥감이 덫에 걸리기만을 기다리는 사나운 육식 동물 같다.
힌덴부르크의 자세를 보자니 문득 상황이 왜 이 지경이 됐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지휘관: (……그런 거였군!)

악마적인 육체에 손을 뻗었다――

힌덴부르크: 계약자. 드디어 인내심을 잃은……응?

사이에 낀 채 숨겨져 있던 한 장의 카드. 이 승부의 향방을 결정지을 존재를 심연에서 뽑아들었다.

힌덴부르크: 후후후. 얘도 참, 언제 여기 들어가 있었을까?

힌덴부르크: 아무래도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간 모양이네.

힌덴부르크: 사랑스러운 나의 계약자. 준비는 되었겠지?



 ~03. 따끈따끈 차와 급사 수행
카자구모: 지휘관. 어서 와…….

카자구모는 안절부절못하는 태도로 내게 따끈한 차를 건넸다.
툇마루를 감도는 차향이 꽃향기와 함께 서서히 코로 들어왔다.
…색이 맑고 선명한 녹차. 한 모금 머금자 부드럽지만 살짝 쓴, 하지만 달콤한 뒷맛이 느껴졌다.

지휘관: 맛있네. 마셨더니 몸이 따끈해졌어.

지휘관: 제대로 공부했구나.

카자구모: 그런 거 아냐 지휘……아, 지금은 주인님이라고 불러야지.

카자구모: 주인님. 너무 들띄우지 마. 카자구모는 아직 멀었어.

카자구모: 차 끓이는 것도 아직 어설프고.

카자구모: 그리고… 응. 급사라면 정원 손질도 완벽하게 해야 하니까.

정원에는 불두화가 활짝 피어 있었다.
꽃잎 위에 매달린 물방울을 보니 정성껏 손질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휘관: 차 내리는 것도 정원 손질도 열심히 했구나. 훌륭해 훌륭해.

카자구모: 그렇게 자꾸 칭찬하면… 카자구모, 부끄러우니까….

지휘관: 훌륭한 급사라면 칭찬을 솔직하게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된다구.

카자구모: 으으…. 그런 말은 반칙이야…. 놀리지 마.

지휘관: 놀리는 거 아냐. 카자구모는 맛있는 차도 끓여줬고 정원 손질도 제대로 했어.

지휘관: 그러니까 당연히 그 성과에 대해 칭찬을 해야…

카자구모: 자, 잠깐만! 제일 중요한 수행의 성과는 아직 안 보여줬으니까.

카자구모: 저기…….

카자구모: 주인님. 카자구모의 무릎 베개는 어떠세요?

카자구모: 귀 청소 힘 조절은?

카자구모: 살짝 가려워? 그럼 조금만 세게 할까?

카자구모: 기분 좋아? 응, 다행이다….

카자구모: 모두가 알려줬던 가장 중요한 거.

카자구모: 그건… 마음을 담아 주인님께 봉사하는 거….

카자구모: 지휘관. 카자구모의 수행에… 만족했어…?

폭신한 귀이개의 감촉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분 좋았다.
카자구모의 부드러운 허벅지의 감촉과 합쳐져서…….

지휘관: 응. 점수는 물론…… 만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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