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거룩한 깃발을 내걸고
세인트헬레나 섬. 심판정 요새 밖에 거대한 함대가 집결하고 있었다.
리슐리외의 눈앞에서 자유 아이리스 교국을 상징하는 무수한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또한 자유 아이리스 교국도, 비시아 성좌도 아닌 하나였을 때의 「아이리스」의 깃발도 거기 있었다.
이 깃발이 마지막으로 나부꼈을 때가 언제였을까. 리슐리외의 마음은 점점 고무되고 있었다.
먼 바다로 눈을 돌리니, 안개 속으로 어느새 「문」이 드러나 있었다.
컴파일러가 남긴 미립자 전송 장치. 불안정하지만 계속 작동하고 있었다.
그 너머로 보이는 것은 잔잔한 바다가 아니라 화염과 초연으로 가득한 전장의 냄새였다.
리슐리외: (테리블. 심판정이 찾고 있었던 게 바로 이거였군요.)
리슐리외: (하지만 심판정이 어떻게 이렇게 세이렌 기술을 다룰 수 있는 거지…?)
리슐리외: (클레망소. 당신은 대체 어디까지 지금 상황에 관여하고 있는 거죠….)
마르세예즈: 리슐리외 님. 시간이 되었습니다.
리슐리외: 네. 그렇군요…. 드디어….
리슐리외: ………….
간소한 연단 위에 선 리슐리외는 가볍게 심호흡을 하고 마이크 스위치를 켰다.
리슐리외: ――아이리스의 동포들이여.
자유 아이리스 교국 지도자의 목소리에 함선들은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청중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 지금까지 함께 싸워온, 혹은 앞으로 함께 싸워나갈 동료들이다.
리슐리외: 동포들이여. 그 문 너머의 광경을 보십시오.
리슐리외: 그곳에 있는 것은, 원적에게 유린당하는 푸른 항로.
리슐리외: 그곳에 있는 것은, 위험에 빠진 아이리스의 대지와 하늘.
리슐리외: 세계박람회에서 발생한 이변은 지금도 우리의 세계를 좀먹고 있습니다.
리슐리외: 전황은 어렵습니다. 아이리스의 함선들도, 아주르 레인의 함선들도 계속 싸우고 있습니다.
리슐리외: 그리고 물론 비시아의 함선들도 싸우고 있습니다.
리슐리외: 우리의 동포들이, 싸우고 있습니다.
해무의 「문」 너머의 광경은 점점 선명해지고 있었다.
포연과 포화, 이형의 적, 하늘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기계, 하얗게 물든 바다.
리슐리외: 자유 아이리스 교국, 비시아 성좌는 본디 하나의 존재.
리슐리외: 「아이리스 교국」으로서 존재했었습니다.
리슐리외: 하지만 과거의 불행으로 인해 동포들은 서로 갈라서고, 음모로 인해 서로 칼을 겨누게 되었습니다.
리슐리외: 이는 결코 우리가 바라던 바가 아니었습니다.
리슐리외: 하물며 본래 아이리스의 모습은 더더욱 아닙니다.
말을 잠시 멈추고 동료들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연단에 세워둔, 평소에는 내걸지 않던 아이리스의 깃발을 들었다.
리슐리외: 이곳에 모인 사람 중 일부는 저와 함께 로열에서부터 싸워온 동료들입니다.
리슐리외: 또 일부는 도중부터 이 정의로운 싸움에 합류한 동료들입니다.
리슐리외: 하지만 우리의 신념은 싸워온 시간에 따라 구별되는 것이 아닙니다.
리슐리외: 우리는 모두 같은 뜻을 바탕으로 이 자리에 있습니다.
리슐리외: ――― “아이리스의 통일”.
리슐리외: 우리는 아이리스의 국토가 불타는 모습을 좌시할 수 없습니다.
리슐리외: 고난을 겪고 있는 동료들을 방관할 수 없습니다.
리슐리외: 우리 자랑스러운 전사들은 세이렌에게도, 아이리스의 원적에게도, 온갖 역경과 고난에도 결코 굴하지 않습니다!
리슐리외: 우리의 조국이, 인류의 문명을 집어삼키고 있는 재앙을 눈앞에 두고 우리를 향해 부르짖고 있습니다!
리슐리외: 나, 추기경 리슐리외. 이 거룩한 깃발에 맹세합니다.
리슐리외: 여러분과 함께 아이리스의 이름 하에,
리슐리외: 이 목숨이 다할 때까지 싸워 나가,
리슐리외: 끝내 적을 쓰러트리고, 영광스러운 승리를 사랑하는 고향 땅에 바치겠다고――!
리슐리외: 자! 동포들이여! 출격의 때가 되었습니다!
리슐리외: 전 함, 발묘! 조국을 향해――귀환하라!!
우레와 같은 함성 속에 함선들이 차례차례 문으로 들어갔다.
「아이리스」의 위대한 원정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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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시아 성좌. 툴롱 요새.
전함 장 바르.
처절한 전투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수면에 떠다니는 잔해가 함선들이 무수한 적을 격파해 왔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하지만 분투에도 불구하고 이형의 공세를 완전히 막아내지는 못했다.
장 바르는 망가진 깃발을 들고 망연히 주변의 동료들을 바라봤다.
전투 지속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 적의 다음 공격이 오면 그들은 전멸할 것이다.
장 바르: ……젠장…….
장 바르: 징징거리지 마, 장 바르…….
장 바르: 네 선택은 틀리지 않았어……. 틀리지 않았을 텐데…….
장 바르: 왜 이런 결과가…. 나는 또 다시 동료들을…….
팽르베: 장 바르 씨. 다음 공격이 옵니다…!
팽르베: 양산함만이 아니에요! 하늘과 바닷속에서도 대량의 적들이….
팽르베: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하죠……?
장 바르: (그래…….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장 바르: (첫 번째는 리슐리외, 두 번째는 클레망소…. 왜 계속 배신당해야만 하는 거지……?)
장 바르는 통신기의 호출음을 무시하고 그대로 멍하니 해수면에 주저앉았다.
리슐리외: 포기하지 마세요. 장 바르.
장 바르: 언……니……?
장 바르: 나는…… 주마등을 보는 건가…….
장 바르: 신께서 나를 거두시려고 언니의 모습으로…….
리슐리외: 장 바르. 당신은 교국의 기사로서, 함대의 지도자로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리슐리외: 당신이 포기하면, 인류의 찬란한 미래가 닫혀버립니다.
리슐리외: 그러니 싸우십시오. 마지막 빛이 사라질 때까지――
장 바르: 신께서도 너무하시군. 기왕이면 상냥한 언니의 모습으로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
포성이 조용했던 바다를 다시 일깨웠다.
「신의 흔적」에서 태어난 이형의 적들이 다시 수평선에 나타났다.
하지만 예상했던 파멸은 오지 않았다.
보클랭: 장 바르 씨! 원군이다! 원군이 왔어!
보클랭: 해무 속에서 자유 아이리스와 심판정 연합함대가 나타났어!
보클랭: 적이 도망간다! 살았어! 장 바르 씨!!
됭케르크: 후우……. 여기서 가라앉을 각오까지 하고 있었는데…. 멋진 타이밍이네….
됭케르크: 그런데 아이리스와 심판정 함대가 나타났다는 건…. 지금까지 클레망소의 행동이 전부 연기였다는 말이야?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었다.
통신기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장 바르를 혼란스럽게 하기에 충분했다.
장 바르: 어떻게… 아이리스하고 심판정이…?
장 바르: 그럼 아까 들었던 언니의 목소리는… 설마…….
리슐리외: 늦어서 미안해요. 장 바르.
리슐리외: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어도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리슐리외: 그렇지 않으면 희망이 찾아왔을 때, 그 빛을 붙잡을 수 없어요.
장 바르: ……리슐리외 추기경……. 뭘 하러 왔지?
장 바르: 지금 내 모습을 보고 비웃으러 온 건가…?
리슐리외: 아뇨. 저는 소중한 사람을 구하러 왔습니다.
리슐리외: 저를 언니라고 부르는, 소중한 동생을.
장 바르: ………….
리슐리외: 가끔은 좀 더 많이 언니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리슐리외: 예를 들면… 지금처럼 감동적인 재회의 순간이라던가… 말이죠.
리슐리외: 한번 따라해 볼래요? “언·니”.
장 바르: …………너어!…….
리슐리외: 미안해요. 혼자 너무 들떴었네요.
리슐리외: 아직 싸움이 끝나지 않았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리슐리외: 컴파일러가 남긴 전송 장치를 이용했는데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리슐리외: 테리블에게서 박람회장의 상황을 들었습니다. 저희는 지금부터 동료들과 지휘관님을 구원하러 갈 것입니다.
리슐리외: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아이리스 교국의 결정. 저는 비시아에게까지 명령할 권한은 없습니다.
리슐리외: 장 바르. 어떻게 하시겠어요?
장 바르: …우리는 비시아 성좌에서 추방당했다.
장 바르: 여기 있는 함대는 더 이상 비시아 소속이 아냐. 그냥 떠돌이일 뿐이지.
리슐리외: 장 바르…… 그렇다면…….
장 바르는 일어나 심호흡을 하고 통신기를 켰다.
장 바르: 일찍이 추방당한 함선들에게 고한다! 나는 전함 장 바르다!
장 바르: 나는 지금부터 리슐리외의 함대에 합류하여 그녀와 함께 조국을 위해 싸울 것이다!
장 바르: 나는 더 이상 모두에게 명령할 입장이 아니다. 하지만…….
장 바르: 우리와 함께 아이리스를 욕보이는 이 괴물들을 몰아내주길 바란다!!!
팽르베: 장 바르 씨……!
보클랭: 당연하지!
됭케르크: 물론이야. 비록 추방당했다 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너를 따를 거야. 장 바르.
라 갈리소니에르: 알제리나 너나 만만치 않은 고집불통이라니까! 아무튼 드디어 마음을 열어줘서 기뻐!
장 바르: ………드디어, 인가….
장 바르: 그렇군…….
장 바르는 너덜너덜해진 비시아 깃발을 버리고 리슐리외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러자 리슐리외는 손에 들고 있는 아이리스의 깃발을 장 바르의 어깨에 얹으며 말했다.
리슐리외: 아이리스 교국의 추기경으로서 선언합니다.
리슐리외: 부당하게 박탈당한 장 바르의 호교 기사단장 직책 및 모든 신분을 회복합니다.
리슐리외: 이곳에 있는 전 비시아 소속 모든 함선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리슐리외: 함께 싸워주세요. 장 바르.
장 바르: ………….
장 바르: 신성한 아이리스의 의지 아래.
장 바르: 당신에게 충성을 맹세합니다. 추기경 리슐리외, 나의 언니.
리슐리외: ……어서 오세요. 장 바르, 나의 동생.
리슐리외: 늦어서 미안해요.
함선들의 환호성이 울렸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구석에서 관망하고 있던 가스코뉴는 조용히 떠났다.
~23. 발단의 기억 I
회상.
철혈. 어느 곳.
마르코 폴로: 하아…. 이제 슬슬 대답해줘. 프리드리히.
마르코 폴로: 이미 풍전등화 같은 상황에서 왜 자꾸 진영 간 갈등을 부추기는 거야?
마르코 폴로: 단결하지 않으면 우리는 세이렌을 몰아낼 수 없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물론 알고 있지. 하지만 너의 제안 역시 현실적이지 않아.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상층부의 영향과 세이렌의 이간질이 존재하는 한, 억지로 각 세력을 묶어 놓아도 머지않아 결렬될 거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이전의 아주르 레인처럼 피상적인 동맹은 결국 수포로 돌아가겠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모래를 움켜쥐어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과 똑같아.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
마르코 폴로: 흥. 그렇다고 세이렌의 뜻대로 움직이는 건 이해할 수 없어.
마르코 폴로: 너희들이 세이렌에 협력해서 놈들의 힘을 더 키우고, 안 그래도 나쁜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는 거 아냐?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후후후. 싸움은 정치의 연속이란다.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우리와 세이렌과의 싸움에 대해 아는 사람은 거의 없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직은 때가 아니야, 마르코 폴로. 조급해 하지 마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이만 실례할게. 너도 사디아로 돌아가서 너의 악장을 연주하도록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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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가 떠나고 방에는 마르코 폴로 혼자만이 남았다.
마르코 폴로: ………거드름 피우기는.
마르코 폴로: 너만 특별계획함이야? 나도 특별계획함이야!
마르코 폴로: 우리는 세이렌과 싸우기 위해 존재하는 거잖아?
마르코 폴로: 하아…. 진영 간 분쟁에 정력을 쏟다니 비생산적이야. …이런 게 비스마르크의 심복이라니.
마르코 폴로: 아무튼 이대로는 아무 진전이 없는 건 사실이야. 무언가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세이렌을 손쉽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마르코 폴로: 그래. 세이렌보다 강한 존재를 찾으면 되잖아.
마르코 폴로: 두고 봐, 프리드리히. 내가 반드시 문제를 해결할 테니까.
마르코 폴로: 언젠가 온 세계가 이 마르코 폴로의 위업에 경탄하게 만들겠어! 오~호호호호!
~24. 밤의 장막
……창밖을 내다보았다.
마르코 폴로의 옥좌가 바다에 빠지면서 세계는 급변했다.
하늘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마치 보라색 장막이 드리운 듯한 묘한 광경이 펼쳐졌다.
마르코 폴로의 패배가 사태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통신: ――――
클레망소: 좋은 아침… 아니, 편안한 밤이라고 해야 할까?
클레망소: 마르코 폴로의 마지막 모습은 어땠니?
멤피스: 당신은…… 비시아 성좌의 클레망소?
클레망소: 그래, 나야. 비시아 심판정 대표 클레망소.
클레망소: 실은 폐막식 전에 한번 만나 뵙고 싶었는데.
클레망소: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정말 몰랐지 뭐야.
파먀티 메르쿠리야: 뻔뻔하긴……. 자기는 아무 상관 없다는 것처럼 말하네?
파먀티 메르쿠리야: 전에 드로이드한테 습격당했을 때 비시아 함대만 따로 빼돌렸었지?
파먀티 메르쿠리야: 그리고 우리를 공격하던 적 중에는 심판정 소속 양산함도 섞여 있었어.
파먀티 메르쿠리야: 설마 이제 와서 모두 연기였다던가 그렇게 나올 셈이야?
에식스: 파먀티 씨의 말이 맞습니다! 우선은 지금까지의 행동을 설명해 주세요.
클레망소: 흐응. 「신의 기계」에 드로이드라는 이름을 붙인 거야?
클레망소: 뭐, 괜찮네. 후후후.
비토리오 베네토: 클레망소. 화제를 돌리지 마세요.
비토리오 베네토: 세계박람회 주최 측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한 설명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클레망소: 아하하~ 정말로 다 연기였는걸?
클레망소: 비시아 아이들을 철수시킨 건 당시 상황이 긴박해서였어.
클레망소: 그 아이들을 철수시키지 않은 상황에서 조급해진 마르코 폴로가 그 자리에서 배신을 종용했으면 내 계획은 모두 물거품이 되었을 거야.
클레망소: 그리고 단순히 빼돌린 것도 아니야. 그 아이들에게 마르코 폴로의 옥좌를 파괴하는 임무를 맡기기 위해서였지.
클레망소: 심판정 양산함으로 너희를 공격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야.
클레망소: 너희한테 피해가 갈 정도의 공격도 아니었잖아? 마르코 폴로의 신뢰를 얻으려면 그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어?
에식스: 그러니까 당신은 처음부터 마르코 폴로의 계획을 알고 있었고, 고분고분 협력하는 척 연기를 해왔다….
에식스: 전부 마지막 순간에 그녀를 막기 위해서 그랬던 거라구요…?
클레망소: 그래. 계획이 종막에 다다를 때까지 계속 동료처럼 가장했지.
클레망소: 옥좌를 파괴할 때의 그 일격, 멋있지 않았니?
일러스트리어스: 그건 대체 뭐였나요…?
일러스트리어스: 혹시 드로이드… 「신의 기계」와 관련이 있나요?
클레망소: 아니. 그건 심판정이 만든 개념 병기, 「묵시록의 4기사」야.
클레망소: 마르코 폴로의 도움으로 탄생하긴 했지만 걱정 마. 지금 통제권은 내가 확실히 쥐고 있으니.
비토리오 베네토: ……전부 계획된 행동이었다는 겁니까.
비토리오 베네토: 클레망소. 방금 이야기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비토리오 베네토: 마르코 폴로의 계획을 알고 있었다면, 왜 이렇게 될 때까지 일을 방치한 겁니까!
비토리오 베네토: 이번 사태로 얼마나 큰 피해가 났는지 아십니까! 당신도 공범이나 다름없습니다!
클레망소: 너무 흥분하지 마. 비토리오 베네토.
클레망소: 마르코 폴로의 계획을 미리 알았다고 해도, 너희도 봤다시피 그 정도의 힘을 가진 그녀를 막을 수 있었을 것 같아?
클레망소: 만약 조금이라도 정보가 새어나갔으면 제일 먼저 우리 심판정이 의심받았을걸?
클레망소: 아무튼 아직 마르코 폴로가 일으킨 이변은 해결되지 않았어.
클레망소: 인양은 부하들에게 맡길 테니, 우리 직접 만나서 얘기할까?
클레망소: 사실 이미 비시아 파빌리온으로 가는 중이지만.
→ 장 바르 일행은 어떻게 됐지?
정보에 따르면 툴롱에 있는 비시아 함대는 적의 맹공으로 고전 중이라고 들었다.
원군으로 보낸 로열의 지브롤터 함대는 계속해서 나타나는 적들로 인해 진군이 지연되고 있었다.
클레망소가 우리 쪽으로 합류할 생각이라면, 심판정 기동부대를 움직여 툴롱 주변의 적들을 저지해 주었으면 한다.
클레망소: 걱정해줘서 고마워, 지휘관.
클레망소: 하지만 툴롱은 아이리스의 영역. 그리고 장 바르는 내 자매함이야. 이미 손을 써뒀지.
클레망소: 시간으로 따지면…… 음, 슬슬 해결되지 않았을까?
클레망소: 로열의 지브롤터 함대에 대해서는… 이것도 만나서 얘기하자.
클레망소: 길이 좀 험해서 말이야~ 이만 끊을게.
통신: ――――
멤피스: 통신이 끊겼어. 진짜 제멋대로인 사람이네.
에식스: 프린츠 오이겐…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르겠네요.
통신: ――――
멤피스: 또 통신이네. 뭐 잊은 말이라도 있나?
에식스: 아마 클레망소는 아닐 겁니다. 전에도 그랬지만 그녀는 연락 전에 허가를 구하는 법이 없어요.
→ 연결해줘
리슐리외: 여기는 아이리스 소속 전함 리슐리외입니다.
리슐리외: 지휘관님. 그리고 회장에 계신 진영 대표분들께서 무사하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리슐리외: 아이리스 함대는 이미 툴롱에 도착하여 장 바르 일행을 무사히 구조했습니다.
리슐리외: 항구 주변의 적을 소탕하고 정비와 보급을 마친 뒤 그쪽으로 향하겠습니다.
리슐리외가 연락을……?
→ 어떻게 거기에?
→ 세인트헬레나 섬에 있는 거 아니었어?
리슐리외: 말하자면 깁니다만.
리슐리외: 저희는 「성좌의 관」 확보와 마르세예즈 구조를 위해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향하여 심판정 비밀 요새를 접수했습니다.
리슐리외: 요새를 조사하던 도중 저희는 이곳이 세이렌 기술에 대한 연구를 담당했던 비밀 연구소라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리슐리외: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컴파일러가 만든 고속 양방향 전송을 가능케 하는 장치였습니다.
리슐리외: 심판정은 이 장치를 「도어(네트워크)」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리슐리외: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평소에는 일반적인 안개이지만, 장치를 기동하면 안개를 구성하던 미립자가 전송 장치가 되어 물체를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리슐리외: 컴파일러는 그동안 세계 곳곳의 해저와 경면해역에 수많은 네트워크를 남겼습니다.
리슐리외: 이것이 세이렌이 계속 신출귀몰하게 나타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리슐리외: 아무튼 이것은 본디 저희를 위한 것이 아니지만, 컴파일러의 승인이 없이도 작동이 가능했습니다.
리슐리외: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컴파일러가 격퇴당한 이후로 무언가의 제한이 풀린 것일 수도 있겠죠.
리슐리외: 그 후 저희는 툴롱항에서 격전이 벌어지고, 지중해 전역에 중대한 이변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리슐리외: 따라서 이렇게 함대를 이끌고 지원하러 온 것입니다.
말에 따르면 클레망소가 심판정에게 지시해 성좌의 관의 위치를 리슐리외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관은 결국 마르코 폴로의 손에 넘어갔지만, 이것이 클레망소가 적이 아니라는 증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리슐리외가 전모를 알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클레망소와 대면하기 전에 가능한 한 정보를 수집하고 싶다.
클레망소가 일부러 마르코 폴로의 비위를 맞춘 뒤 결정적인 순간에 반격하는 것도 리슐리외와 이미 상의가 된 행동이었나?
리슐리외: 클레망소가 그랬습니까……?
리슐리외: 네. 제가 아는 정보를 제공해 드리죠.
리슐리외: 클레망소는 출격 전에 제게 계획의 일부를 알려주었습니다.
리슐리외: 마르코 폴로를 막을 뿐만 아니라 이를 기회로 자유 아이리스와 비시아를 다시 하나로 모으는 것.
리슐리외: …그리고 그녀 자신이 악역이 되어 장 바르를 지키는 것까지.
비토리오 베네토: ………….
일러스트리어스: ………….
아브로라: 지휘관님. 그리고 이곳에 모인 함선 여러분.
아브로라: 클레망소의 행동에는 아직 수상한 점이 많지만, 그녀가 이끄는 심판정 함대도, 리슐리외가 이끄는 아이리스 함대도 모두 이번 사건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아브로라: 지중해… 아니, 지금의 세계 정세에서 이들이 가진 전력과 지식은 매우 귀중합니다.
아브로라: 갈라졌다고는 하나 그녀들은 본디 하나의 아이리스의 함선들입니다.
아브로라: 거짓이나 배신에 대한 불안감을 내려놓고, 지금은 눈앞의 위기에 집중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아브로라의 말이 맞다.
→ 그럼 합류에 관해서……
리슐리외: 네. 장 바르 일행의 수리. 그리고 탄약 등 기타 보급을 생각하면――
리슐리외: ……적의 증원이 나타났습니다.
리슐리외: 아무래도 시간이 더 걸릴 것 같군요. 죄송합니다.
리슐리외: 클레망소의 지금까지의 언행을 생각하면 여려분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은 이해합니다.
리슐리외: 하지만… 그럼에도… 지휘관님. 그녀를 잘 부탁드립니다.
~25. 거짓 신의 고치
클레망소의 기습으로 마르코 폴로가 격추됐을 무렵, 중앵과 아이리스 함선으로 구성된 혼성함대가 그 근방에 있었다.
본래 주변 적을 소탕하기 위해 파견된 함대였으나, 마르코 폴로의 추락이 확인된 이후 그녀들은 재빨리 수색 활동으로 전환했다.
마르코 폴로가 정말 제정신으로 그랬는지, 아니면 누군가에게 조종당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녀를 인양할 필요가 있었다.
쉬프랑: 이 근방에 옥좌가 떨어졌을 거야! 모두 조심해!
기샹: 전체적으로 어두워지긴 했지만 이 근처는 다른 곳보다 훨씬 어둡네.
기샹: 마치 무언가가 빛을 차단하고 있는 것처럼…….
시마카제: 시마카제가 탐조등을 비춰 보겠습니다!
시마카제: 이러면――
탐조등 불빛이 주변을 환하게 비추었지만 그 끝에 있는 안개의 공동을 뚫고 지나갈 수는 없었다.
시마카제: 새, 새까매요…!? 빛을 흡수하는 걸까요…?
시마카제: 이런 걸 블랙홀이라고 했었나…?
마치 다른 세계로 연결된 듯한 공동이 수면에 떠 있는 것 같았다.
기샹: 반원형… 아니, 구형인가? 대부분은 아직 물속에 잠긴 것 같긴 하지만….
기샹: 비적 중에 비슷한 기록을 어디서 본 것 같긴 한데.
노시로: 드로이드에서 방출된 의문의 물질들이 적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노시로: 공중에서는 이형의 함재기가 태어나고, 땅에서는 양산함과 비슷한 적이 태어납니다.
노시로: 지금 눈앞의 공동에서도 또 다른 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노시로: 시나노 씨. 이 적들의 외형은 서로 판이하지만, 그 형성 원리는 모두 같다고 생각합니다.
노시로: 서로 다른 물질로 이루어진 「고치」…. 적은 이 고치에서 태어난 것입니다.
노시로: 만약 적을 만들어내는 존재가 맞다면, 아직 완전히 부화하지 않은 지금 상태에서 파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시로: 시나노 씨. 공격 명령을 내려 주세요.
시나노: 노시로의 제안… 일리가 있다만…. 잔의 생각은 어떠한지…?
잔 다르크: 정보 수집도 중요하지만, 노시로 씨의 말대로 지금이 기회겠지요.
잔 다르크: …거리를 두고 함재기로 공격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잔 다르크: 그러면 무슨 일이 일어나도 바로 후퇴할 수 있으니까요.
시나노: 알겠다…. 하쿠류, 폭격 준비를…….
하쿠류: 안 그래도 몸이 근질거리던 참이었어.
―――!!!
하쿠류의 함재기가 투하한 폭탄이 「고치」 표면에 연쇄 폭발을 일으켰다.
그 순간 고치에서 검은 충격파가 퍼져 나왔다.
충격파는 하쿠류는 물론이고, 노시로, 시나노, 잔 다르크…. 그 자리에 있는 모든 함선들을 집어삼켰다.
----
회상.
사디아 제국. 어느 곳.
화려하게 장식된 집무실. 초췌한 얼굴의 마르코 폴로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마르코 폴로: 또 실패했어…….
마르코 폴로: 이것도, 이것도, 이것도, 이것도……. 전부 실패야…….
마르코 폴로: 이 마르코 폴로가… 어째서 이렇게 실패를 거듭하는 거야…….
마르코 폴로: 왜… 왜 아무도 이해해 주지 않는 거지?
마르코 폴로: 사디아를 다시 부흥시키자. 전 세계에 위광을 퍼트리자. 아무리 떠들어도 아무도 공감해 주지 않아.
마르코 폴로: 그 멍청한 베네토 자매에, 천하태평한 모두가 다!
마르코 폴로: 이젠 지쳤어……. 나도 모르겠어….
마르코 폴로는 무너져 내리듯 의자에 몸을 맡기고 적당히 책상에 놓여 있던 액세서리를 집어들었다.
마르코 폴로: 오래되어 보이는 십자가네. 이런 게 원래 책상 위에 있었나?
마르코 폴로는 뚫어져라 십자가를 응시했다. 마치 이 순간 그것 외에 다른 주목할 만한 대상이 없다는 것처럼.
마르코 폴로: ……?!
마르코 폴로: 이건…… 「신」의 계시……?
마르코 폴로: 세이렌을 물리칠 그 분의 능력…….
마르코 폴로: 그래…… 그거야! 바로 그랬어……!
마르코 폴로: 세이렌의 적…. 세이렌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진 자!
마르코 폴로: 아하하하하하!!!
~26. 그녀의 계획
고치를 공격한 시나노 일행은 더욱 깊은 어둠 속에 빠져 있었다.
노시로: ……시나노 씨! 괜찮으세요!
시나노: …그래. 나는 괜찮으니 동료들을――
하쿠류: 이거 상황이 안 좋은데….
하쿠류: 어둠 속에서 이상한 적들이 튀어나왔어…!
시나노: 저것은… 악몽의 파편. 파멸의 그림자……!
시나노: 내가 본 종언의 꿈에서 모습을 드러낸 존재……. 어째서 이곳에…….
시나노: 참으로 불길하구나…. 잔. 모두를 데리고 탈출해야 하니라…….
잔 다르크: 알겠습니다. 쉬프랑, 마이예 브레제. 반전하여 탈출 경로를――
시나노: 함대를 분산시켜서는 아니 된다….
시나노: 반전 또한 불필요…. 나의 안목이 맞다면, 이 경계는 꿈과 비슷하나 전혀 다른 것….
시나노: 악몽은 무형이지만… 현세에서 휘말렸다면, 필시 어딘가에 원래 세계와의 경계가 존재할 것이다….
시나노: 방향을 정하여 전력으로 뚫고 나아가면, 악몽의 영역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니라….
시나노: 적이 포위하려 할 테지만… 그것을 돌파하면 반드시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 터――
잔 다르크: 시나노 씨. 이런 상황에 익숙하시다면, 어느 방향으로 돌파할지 지시를 부탁드립니다.
멤피스(META): “악몽은 형체가 없지만, 원래 세계와 연결된 경계가 있다.”
멤피스(META): 소박하지만 나름 정곡을 찌른 해석이네.
멤피스(META): 하지만 더 안전한 경로가 있어. 따라와.
시나노: 그대는……?
멤피스(META): 나는…… 지휘관의 동료야.
멤피스(META): 설명은 나중에 할게. 지금은 나를 믿어줘.
멤피스(META): 이 이상 지체하면 벗어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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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세계박람회장 비시아 파빌리온.
임시작전지휘실.
멤피스(META): ……그렇게 돼서 네 동료들을 도와줬어.
멤피스(META): 그녀들이 본 것은 섣불리 접촉하면 용골 침식을 일으키는 존재.
멤피스(META): 미지를 탐구하는 용기는 가상하지만, 조심하지 않으면 몸을 망칠 뿐이야.
멤피스(META): 그래도 걱정 마. 깊게 접촉한 건 아니니까. 조치하면 괜찮아.
멤피스(META): 다만 당분간은 거리를 두는 게 좋을 거야, 지휘관.
멤피스(META): 오랜만이네.
멤피스(META): 사상환계… 아니, 「리얼리티 렌즈」에서 봤었지?
멤피스(META): 설마 또 이런 일에 휘말려 있다니.
멤피스(META): ……그래도 뭐, 기뻐.
시나노 일행과의 연락이 두절된 이후, 구조함대를 꾸리던 중 META 멤피스에게 연락을 받았다.
「별바다」에서는 그녀와 또 다른 헬레나의 도움을 받았었다. 그 때는 제대로 감사 인사도 못 했었지…….
멤피스: 「별바다」에서 우리를 도와줬던 게 너구나.
멤피스: 사건이 마무리된 뒤에 지휘관이 너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어.
멤피스: 도와줘서 고마워. 어어…… ‘멤피스’.
멤피스(META): …………천만에.
멤피스(META): 너의 지휘관이자, 나의 지휘관이니까. 당연히 도와야지.
멤피스: ……하아. 그런데 이대로면 ‘멤피스’가 둘이네.
멤피스: 널 뭐라고 부르면 될까?
멤피스(META): 마음대로 불러.
멤피스(META): 멤피스도 좋고, META도 좋고, 아니면 ‘묘하게 지휘관을 따르는 여자’도 괜찮아.
멤피스(META): 사실 마지막은 너도 동의하지?
멤피스: 아, 아냐! 나는…!
클레망소: 어머~ 갑자기 세상이 어두컴컴해져서 너희들이 불안해 할까봐 걱정했는데.
클레망소: 그래도 활기차게 떠드는 걸 보니 안심이 되네.
어느새 심판정 대표――클레망소가 방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멤피스: 하아….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네.
멤피스(META): 그래. 지금 이럴 상황이 아닌데…. 내 잘못이야.
멤피스(META): 계속 말할게. 지휘관, 지금 상황은 최악이야.
멤피스(META): 네가 리얼리티 렌즈에서 겪었던 상황보다 훨씬 심각해.
멤피스(META): 우리 쪽 헬레나가 세계의 ‘중첩’ 속도를 늦추려고 노력하고는 있지만, 이대로는 힘들어.
멤피스(META): 사실 이 「가지」로 점프하는 것도 힘들었어.
클레망소: 어머…. 세계의 「중첩」?
클레망소: 이거 점점 스케일이 커지는걸. 그나저나 아주 잘 알고 있네?
멤피스(META): ……그건 내가 할 말이야. 너 중첩에 대해 알고 있어?
멤피스(META): 혹시 너, 지금 상황과 관련이 있는 거야…?
클레망소: 일부는 관련이 있지.
클레망소: 마르코 폴로가 계획을 들고 왔을 때 ‘협력’해줬을 뿐이야.
클레망소: 마르코 폴로의 「신」이 본질적으로 어떤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클레망소: 그래도 뭐, 신과 「신의 흔적」을 강림시키는 방법과 원리 정도는 알고 있어. 그리고….
클레망소: 강림을 멈추는 방법도 알고 있지.
그렇게 말하고 클레망소는 지도 한 장을 꺼냈다.
지중해――이변이 발생한 지역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큰 원이 쳐져 있었다.
거기에 일부 도시나 항구, 섬으로 보이는 곳에도 작은 원이 쳐져 있었고, 서로 한 줄로 묶여 있었다.
클레망소: 큰 원 표시는 「신의 나라」, 즉 「신의 흔적」이 뒤덮은 영역이야.
클레망소: 그리고 이 작은 원은 이 영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개념 닻」이 있으리라 추정되는 곳이고.
비토리오 베네토: 「개념 닻」…?
클레망소: 그래. 비시아의 비적 중 하나야. 「개념」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감이 잘 안 오지?
클레망소: 아무튼 지금은 이것들이 신의 나라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해줘.
비토리오 베네토: 이것들을 파괴하면…. 하지만 수도 너무 많고 서로 간의 거리도 너무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파리에서 알렉산드리아, 지브롤터에서 콘스탄티노폴리스라니……. 지금 전력으로는 도저히 처리할 수 없어요.
클레망소: 그래서 마르코 폴로도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준비했었지.
클레망소: 뭐, 대대적인 의식인 만큼 몰래 손을 쓰기도 쉬웠어.
클레망소: 이 개념 닻을 이은 선을 봐줘.
클레망소는 지도에 그려진 선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였다.
클레망소: 지휘관. 리슐리외가 함대를 이끌고 어떻게 툴롱까지 이동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이미 들었지?
클레망소: 네가 컴파일러를 쓰러트린 덕분에 우리도 「도어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어.
클레망소: 이제 이 선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겠지?
클레망소: 나는 마르코 폴로에게 협력하는 과정에서 개념 닻의 위치를 몰래 도어 근처로 옮겨 놨어.
클레망소: 이러면 일단 이동 문제는 해결됐지?
클레망소: 그리고 개념 닻 말인데…. 그걸 파괴할 필요는 없어. 단지 개념을 바꾸는 거야.
클레망소: 이 의식은 마르코 폴로의 「신」의 개념을 영역에 반영하는 거야. 따라서 파괴할 때도 진정한 신성 개념이 필요해.
클레망소: 옛 전승에 있는 「신성의 기적」 개념을 보강시키면, 신의 나라의 영역을 덮어쓸 수 있어.
클레망소: 방법은 간단해. 각각의 개념 닻에 설치된 소형 「신궁의 벽」을 가동하기만 하면 돼. 그럼 신의 나라의 영역은 「성창」의 일부가 될 거야.
클레망소: 「성창」의 개념은 신을 시해하는 힘을 갖고 있어.
클레망소: 정리하자면….
클레망소: 마르코 폴로는 이계의 「신」을 지상에 강림시키려고 했다.
클레망소: 이를 위해 그녀는 비적인 「개념 병기」를 사용하여 일정 영역 내에 이계의 신의 개념을 반영하려고 했다.
그렇다면 의식의 체계를 변질시켜 신성의 근원 개념을 바꾸면 「신」과 이에 관련된 모든 이변을 추방할 수 있다…….
클레망소: 이해가 빠르네. 지휘관.
클레망소: 사실 이 파빌리온에도 개념 닻이 있어. 애초에 파빌리온을 이곳에 지은 것 자체가 계획의 일환이었지.
클레망소: 「도어」를 이용하면 여기서 다른 개념 닻이 있는 곳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어.
클레망소: 물론 각 위치에는 드로이드와 권속들이 도사리고 있겠지만, 뭐 지휘관이 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일러스트리어스: 지휘관님의 판단 이전에――클레망소 님. 한 가지만 알려 주세요.
일러스트리어스: 지도를 보면 지브롤터와 몰타에도 개념 닻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일러스트리어스: 대체 언제 이것들을 설치하신 거죠?
클레망소: 지브롤터 쪽 개념 닻은 정확히 말하면 너희 요새가 아니라 해협 건너편에 설치되어 있어.
클레망소: 몰타는… 후후. 기억나니? 테리블이 그쪽에 제법 왔다갔다했었던 거.
일러스트리어스: ……충격이네요. 도무지 막을 수가 없는 분이시군요.
일러스트리어스: 베네토 님.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아뇨, 괜찮습니다. 이 일련의 사건과 관련해서 저희는 모두 휘둘린 입장이니까요….
클레망소: 이런 뒷공작은 특기거든.
클레망소: 그래서 더 궁금한 거 있니?
에식스: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가 자연스럽게 넘어간 것 같거든요?
에식스: 세계의 「중첩」이 대체 뭐죠?
클레망소: 어머, 그걸 아직 설명 안 했구나.
클레망소: 지중해에서 현재진행형으로 퍼지고 있는 이변이지. 너희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것은 진실이기도 하고 거짓이기도 해.
클레망소: 우리가 있는 신의 나라는 본질적으로 원래 세계를 숨기고 그 위에 덧씌운 복사된 세계라고 할 수 있어.
클레망소: 뒤틀린 마르코 폴로의 바람으로 탄생한 ‘거짓 세계’.
클레망소: 지금 벌어진 모든 참상은 복사된 세계에서 일어난 거야. 현실 세계에서는 모두 거짓이지.
클레망소: 단, 신의 강림이 완성되기 전까지만――
클레망소: 신의 강림이란 무언가가 물리적으로 이동하는 게 아니라, 두 세계가 중첩되는 과정에 가까워.
클레망소: 즉 신이 강림했다는 것은 두 세계가 완전히 겹쳐졌다는 뜻이고. 복사된 세계가 실제 세계를 덮어버리는 거야.
클레망소: 거짓이 현실이 되는 거지.
클레망소: 애초에 「신」 자체가 무엇인지, 완전히 겹쳐지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클레망소: 생각해 본 적도 없고, 하기도 싫네.
멤피스(META): 이변의 중심은 마르코 폴로가 떨어진 그 해역일 거야.
멤피스(META): 아마 그건…… 우리가 지금껏 싸워온 「적」일 가능성이 높아.
멤피스(META): 그걸 자기 세계로 불러들인다니 미쳤다는 생각밖에 안 드네.
멤피스(META): 만약 네가 그걸 알면서도 마르코 폴로에게 협력한 거면…….
멤피스(META): 나는 널, 도저히 신용할 수 없어.
클레망소: 믿지 않아도 괜찮아.
클레망소: 하지만 나는 널 믿어.
클레망소: 네가 중첩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면, 지금 내 해결책이 최선이라는 것도 알 수 있을 거야.
클레망소: 그리고 이 계획의 실행을 위해선 어느 중요한 분의 승낙이 없으면 안 되지?
클레망소: 그리고 그 중요한 분은…… 너를 믿고 있는 것 같은데?
클레망소: 그럼 난 먼저 가서 도어 네트워크를 조정하고 있을 테니까, 이쪽 일은 부탁할게.
클레망소: ‘묘하게 지휘관을 따르는’ 멤피스 양~
~27. 또 다시, 동료들을 모아서
멤피스(META): ………….
멤피스(META): “개념 닻을 조작하면 신의 강림을 막을 수 있다.”――클레망소의 말은 사실이야.
멤피스(META): 심지어 내가 준비한 방법보다 훨씬 나아.
멤피스(META): 분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어. 그 계획대로 하자.
멤피스(META): ……모든 것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내가 그 사람을 지켜보고 있을 테니까.
META 멤피스, 그리고 각 진영의 동료들과 협의한 결과, 클레망소의 계획을 수행하기로 했다.
조속히 전력 배치 및 각 방면과의 연락을 실시했다.
――그렇게 해역 곳곳에 퍼져 있는 함선들의 출격 준비가 완료되었다.
지브롤터, 몰타, 로마, 툴롱, 타란토, 베네치아에는 이미 함대가 주둔하고 있으므로 그대로 「신궁의 벽」을 기동한다.
밀라노의 개념 닻은 리토리오가 베네치아 쪽의 작업을 끝내고 처리하기로 했다.
아이리스 영토 내에 있는 개념 닻은 그 수가 많아 추가로 함대를 파견하려고 했지만,
리슐리외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했기에 그쪽은 모두 아이리스 함대에 맡기기로 했다.
그리고 아프리카에 있는 개념 닻은…….
클레망소가 준 지도에는 카이사레아 마우레타니아이, 카르타고 등 상당히 오래된 지명이 사용되고 있었다. 클레망소는 이것도 개념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아무튼 장소 자체와 도어 네트워크를 통한 이동에는 문제가 없었기에, 작전에 지장을 초래하는 내용은 아니다.
따라서 이번 작전 동안은 해당 지명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 두 지역에 대해서는 로열과 철혈 함대에게 지시를 내렸다.
카이사레아 마우레타니아이는 지브롤터에서 가까우니 워스파이트 함대가 담당하기로 했으며,
카르타고는 오이겐 함대가 몰타의 로열 함대와 합류한 후, 도어 네트워크를 경유해서 확보하기로 했다.
……까다로운 것은 동지중해의 개념 닻이다.
영역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넓지만, 인근에 주둔 중인 함대가 없어 바로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헀다.
멤피스(META): 미안해 지휘관.
멤피스(META): 「신의 흔적」이 지중해를 넘어 다른 지역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멤피스(META): 그쪽 일을 처리하느라 당장은 힘이 되어 주지 못할 것 같아….
에식스: 파빌리온 내부 전력을 차출할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에식스: 그렇다고 전력을 너무 많이 차출하면 이곳의 방어가 허술해 질테니 불안하네요….
에식스: 지휘관님의 안전도 확보해야 하고…. 진투 지휘를 돕는 통신 장치가 이곳에 있으니 본부를 이동하기도 어렵고….
비토리오 베네토: 알렉산드리아와의 연락이 재개되면 참 좋을 텐데….
비토리오 베네토: 지휘관님. 가능하다면 안드레아 일행이 있는 오아시스 시설부터 시작할까요?
비토리오 베네토: 그녀들의 안부도 확인하고 싶고, 만약 구출할 수 있다면 동지중해 거점 몇 군데는 맡길 수 있을 겁니다.
베네토의 제안은 일리가 있다. 알렉산드리아 함대 구출을 최우선으로 하자.
통신: ――――
그 때 통신기의 개인 채널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발신자는――소비에츠키 소유즈?!
소비에츠키 소유즈: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기쁩니다. 지휘관 동지께서는 무사한 것 같군요.
소비에츠키 소유즈: 현재 용무로 인해 흑해에 와 있습니다만, 그만 저도 이변에 휘말리고 말았습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상황은 아브로라에게 조금이나마 들었습니다. 북방연합 함대는 기꺼이 힘이 되어드릴 것입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작전에 대해 알려 주시겠습니까?
소유즈에게 현재 상황과 작전에 대해 설명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알겠습니다. 그럼 콘스탄티노플과 에게해의 개념 닻은 저희에게 맡겨 주십시오.
소비에츠키 소유즈: 함대를 이끌고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하여 에게해 주변의 목표를 전부 확보하겠습니다.
클레망소: 소유즈. 하나만.
클레망소: 내 주문. 내 주문 건은 어떻게 됐지?
소비에츠키 소유즈: 얼추 해결되었습니다. 제가 흑해에 온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전력의 일환으로 그 아이도 함께 이 작전에 참가시킬 예정인데, 괜찮겠습니까?
클레망소: 괜찮아. 성능 테스트에는 딱 좋네.
→ 주문?
클레망소: 우호적인 국제 협력의 배경에서 탄생한 결과물일 뿐이란다~
클레망소: 아무튼 타이밍이 정말 좋네.
소비에츠키 소유즈: 저희가 함께 개발한 특별계획함 샹파뉴를 말하는 것입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의장 훈련 및 조정도 완료되었습니다. 충분히 작전에 참가 가능한 수준입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현재는 제가 임시로 북방연합 함대에 편입해 놓은 상태입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그럼 이만.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지휘관 동지.
북방연합은 현재 ‘극해의 폭풍’ 작전이 한창 진행 중일 텐데, 이를 진두지휘해야 할 소유즈가 흑해까지 와 있다라….
게다가 특별계획함까지 타이밍 좋게 취역했다고….
→ 클레망소를 추궁한다
클레망소: 응? 아이리스가 특별계획함 연구를 위해 유니온과 협력한 것처럼 비시아는 북방연합과 협력했을 뿐이야.
클레망소: 타이밍이 너무 좋다고?
클레망소: 나는 어느 타이밍을 말하는 건지 모르겠는걸?
클레망소: 지금은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 관두자
클레망소는 그리 쉽게 속내를 털어 놓을 인물이 아니다.
지금은 눈앞에 닥친 문제 해결에 집중하자.
리토리오: 베네토. 다녀왔어.
비토리오 베네토: 리토리오! 돌아왔군요! 다친 곳은 없나요?
리토리오: 괜찮아. 보는 눈도 많은데 자매함의 화목을 다지는 시간은 나중으로 미루자고.
리토리오: 내가 이 정도 위기에 무너질 리가 없잖나.
리토리오: 베네치아의 신궁의 벽은 가동했어. 다른 쪽도 곧 끝날 거야.
리토리오: 아무튼 알렉산드리아 쪽 상황 말인데, 나도 아직은 정확한 상황을 몰라.
리토리오: 하지만 수에즈 운하 근처에 동원 가능한 병력이 있지.
리토리오: 전에 카라비니에레에게 비밀…이 아니라 우호적인 교류 임무를 지시한 적이 있었거든.
리토리오: 지휘관. 통신기 좀 빌려도 되겠나?
방금 카라비니에레에게 임무 운운하다가 잠깐 멈칫한 거 같은데…?
아무튼 지금은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상황이다. 수에즈 운하 인근에 전력이 있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카라비니에레 한 명만으로는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어디서 전력을 더 끌어올 수는 없을까…….
열심히 머리를 쥐어짰다. 당장이라도 달려올 수 있는 강력한 지원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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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류(META): 여기서 작별입니다. 아비터가 철수한 지금, 그쪽과 함께 행동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히류(META): 특이점에서 나가고 싶으면, 아까 알려드린 출구로 가면 됩니다.
히류(META): 그때는 아직 저로 있을지, 아니면 「적」으로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특이점에 들어가기 전에, “무언가 보여 주겠다”고 한 건……
히류(META): 아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제대로 기억하고 있어요.
히류(META): 제 공격을 버텨낸 당신들에게 하나 알려 드리죠.
히류(META): …아니, 그것보단 직접 건네주는 게 나을까요….
상의 주머니에 뭔가를 넣었다.
히류(META): (또 연락하겠습니다.)
히류(META): (지휘관의 통신 코드와 모항의 위치는 이미 파악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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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렌 작전 때 「잔불」 히류가 연락 코드를 건네줬던 것이 생각났다.
지금까지는 계속 망설이고 있었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한번 연락해 보자.
~28. 네가 왔으니…
동지중해. 수에즈 운하.
구축함 카라비니에레.
리토리오: 카라비니에레, 별일 없나? 지금은 어디 있지?
카라비니에레: 네! 무사합니다! 방금 동황 함대와 이변 해역에 막 진입했습니다.
카라비니에레: 리토리오 님께서는 괜찮으십니까!? 대체 세계박람회… 아니, 지중해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
리토리오: 나는 괜찮다. 아무튼, 설명하기엔 좀 복잡해.
리토리오: 네 얘기부터 하자. “이변 해역에 막 진입했다”는 건 무슨 뜻이지?
카라비니에레: 네. 저는 운하 근처에서 동황 대표단과 접촉하여 차를 대접받고 있었습니다.
카라비니에레: 그 때 갑자기 젠하이 씨가 이변을 눈치채시고 사디아 본토와 연락해 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카라비니에레: 하지만 어느 곳도 연락을 받지 않아서, 동황 분들께 같이 박람회장으로 돌아가 주십사 하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카라비니에레: 그러다 지금…. 네. 묘한 물질로 뒤덮여 있는 바다에 막 진입했습니다.
리토리오: 그래서 연락이 안 됐었던 거로군. 「신의 나라」의 영향권 밖에 있어서….
리토리오: 카라비니에레. 젠하이를 연결해 주겠나?
리토리오: 지휘관. 동황 함대와 연결되었다.
젠하이: 상황은 이해했습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젠하이: 이쪽의 전력은 충분합니다. 운하 주변의 개념 닻은 맡겨 주세요.
젠하이: 그건 그렇고, 알렉산드리아의 신궁의 벽이 기동된 것 같습니다.
젠하이: 저희도 자세한 상황까지는 모르겠습니다. 모래폭풍이 아직 계속되고 있어서….
젠하이: 지휘관님도 모르십니까? 그러면 지금은 내버려 둘 수밖에 없겠군요.
젠하이: 저희도 조사에 협력할 테니,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젠하이: 행운을 빕니다. 그럼――
~29. 정보부의 평가
―――!!
샹파뉴: 목표. 침묵.
샹파뉴: 샹파뉴에게 다음 명령을.
스트례미텔니: 소유즈. 우리는 이대로 가면 돼?
소비에츠키 소유즈: 속력을 줄이세요. 본대와 너무 떨어지지 마십시오.
스트례미텔니: 응!
소비에츠키 소유즈: 정보는 다 수집하셨습니까?
크론시타트: 그래. 전부 기록했어.
크론시타트: 확실히 우리의 기술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크론시타트: 샹파뉴는 적을 처리하고, 우리는 데이터를 모으고. 그야말로 일석이조네.
크론시타트: ……사실은 좀 정상적인 상황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싶었는데.
크론시타트: 이렇게 광범위하게 개념 닻을 설치하다니. 하루아침에 준비할 수 있는 게 아닌데.
크론시타트: 그런데도 우리 정보부는 사전에 아무것도 감지하지 못했어.
크론시타트: 유럽의 정세가 완화되면서 우리도 많이 해이해진 것 같군. 이참에 기강을 다잡아야지.
소비에츠키 소유즈: ……정보부만의 책임은 아닙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그 여자는 정말 위험합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당신뿐만 아니라 저도, 로열도, 철혈도. 모두 그녀에게 놀아났죠.
소비에츠키 소유즈: 엘리자베스와 비스마르크도 크게 당황했을 겁니다. 지금쯤 무슨 표정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군요.
크론시타트: ‘그 여자’……. 마르코 폴로?
크론시타트: 아뇨. 심판정 대표 클레망소입니다.
크론시타트: 비시아 성좌의 클레망소….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심판정 일원과는 몇 번 교류한 적이 있지.
크론시타트: 소유즈가 그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면 성가신 상대임은 분명하군.
소비에츠키 소유즈: 비시아 성좌?
소비에츠키 소유즈: 이번 사태가 끝나면 더 이상 비시아 성좌는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물론 잘 마무리된다면… 말이지만요.
~30. 차갑게 식어가는 마음
??? ???
잔불 함대.
결전의 땅이었던 NA해역의 특이점은 지금은 조용하기만 했다.
잔해에서 피어오르는 불길만이 이곳에서 처절한 전투가 벌어졌다는 것을 증언하고 있었다.
히류(META): 이곳을 감시한지도… 꽤나 오래됐군요.
히류(META): 엔터프라이즈, 우리를 잊은 건 아니겠죠?
아크 로열(META):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히류. 다른 「가지」로 뛰어넘을 수 있는 특이점 감시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이야.
아크 로열(META): 그리고 엔터프라이즈는 동료를 내버려두지 않아.
히류(META): 보통은 그렇겠지만 절대 아니라고는 못하죠.
히류(META): 엔터프라이즈의 겉모습을 보고 속지 마세요.
히류(META): 일견 침착하고 냉정해 보여도…… 그녀의 정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안정적이지 않습니다.
아크 로열(META): ……용골에 문제라도 있나?
히류(META): 아뇨. 만약 우리 모두에게 문제가 생긴다 해도, 그녀만은 멀쩡할 겁니다.
히류(META): 단순한 멘탈 문제……입니다.
히류(META): 엔터프라이즈는 영겁의 시간 동안 스스로를 몰아붙이면서 싸워왔습니다. 마음에 여유가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히류(META): 솔직히 그녀가 걱정됩니다.
아크 로열(META): 그런가…. 나는 너에 비하면 같이 싸운지 오래되지 않았으니까.
아크 로열(META): 그런데 너도 META화 이전부터 엔터프라이즈와 함께 싸워왔잖아.
아크 로열(META): 너는 괜찮나?
히류(META): 괜찮아 보이십니까?
히류(META): 글쎄요……. 어쩌면 마음에 여유를 가지는 방법을 알고 있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요.
히류(META): 아니면, 그저 달관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히류(META): 과거 속에서 구원을 찾으려 할수록, 자신에게 더 큰 상처만 줄 뿐이니까요.
히류(META): 독을 마셔서 갈증을 해소하는 것과 같습니다.
히류(META): 그럴 바에는 포기하는 게 편하겠죠.
히류(META): ……하지만, 정말로 이대로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고 있다간――
히류(META): 어느 순간 제 멘탈이 갑자기 박살나서 중앵의 영화에 나오는 괴수처럼 될지도 모르겠군요.
히류(META): 우워어어어! 크아아앙!
아크 로열(META): ………진정해라….
통신: ――――
히류(META): ……응? 통신이…?
히류(META): 발신자는…….
히류(META): ………훗.
히류(META): 아크 로열. 일이 재미있어질 것 같습니다.
~31. 나, 프린츠 오이겐
로열 소속 몰타 요새.
「개념 닻」 작전 개시 후.
프린츠 오이겐: ♪~♪~♬~♬~
프린츠 오이겐: 흐응~ 여기가 로열의 몰타 요새구나.
프린츠 오이겐: 후후후. 역시 철혈 함선을 들이는 건 거부감이 있나 봐~?
넬슨: ……………하아….
프린츠 오이겐: 어머, 넬슨. 환영 안 해줘?
넬슨: 너 진짜…….
넬슨: 하아아……….
넬슨: 로열의―몰타―요새에―오신―것을―환영합니다(국어책 읽기).
프린츠 오이겐: 아하하하♪ 바로 그거야♪
프린츠 오이겐: 틸레가 있었으면 자중하라고 했겠지만, 그 애는 지휘관 쪽에 남겨뒀지.
프린츠 오이겐: 즉 지금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뜻. 후후후.
오딘: 프린츠 오이겐…….
프린츠 루프레히트: 난 이런 사람 몰라. …지, 진짜야!
넬슨: 기어오르지 마, 프린츠 오이겐. 지금 이렇게 싸울 수 있는 건 지휘관 덕분이니까.
넬슨: 내가 환영하는 건 철혈 함대가 아니라 ‘지휘관이 보낸 지원군’이야.
넬슨: 후우…. 그렇게 생각하니까 좀 낫네.
로드니: 일러스트리어스 씨도 이번 작전 기간 동안은 몰타 요새를 전 진영에 개방한다고 하셨으니까 이제 그쯤 할까요?
로드니: 지휘관님의 지원군이 아니더라도, 세계박람회의 이변에 휘말린 동료로서 환영합니다.
로드니: 몰타 요새에 어서 오세요. 프린츠 오이겐, 그리고 철혈 여러분.
~32. 경주
서지중해. 어느 곳.
로열 지브롤터 함대.
런던: 워스파이트 님. 철혈 함대가 몰타에 도착했다는 연락입니다.
워스파이트: ……설마 철혈 함대가 이런 식으로 몰타에 들어올 줄은 몰랐어.
워스파이트: 프린츠 오이겐이 무슨 표정일지 눈에 선하네.
워스파이트: 앞으로의 작전을 생각하면 넬슨과 로드니는 골칫거리를 떠맡은 셈이로군…….
워스파이트: ……다음 목적지는 ‘카르타고’라고 했었나?
런던: 네. 북아프리카에 있는 고대 도시입니다.
런던: 어째서 그런 곳까지 개념 닻을 설치했을까요?
워스파이트: 마르코 폴로의 계획인지, 아니면 그 뒤에 있는 「신」의 계획인지….
통신: ――
프린츠 오이겐: 워스파이트? 그쪽은 어때? 철혈 함대의 도움이 필요하니?
워스파이트: 하아…. 일부러 연락해줘서 고마워.
워스파이트: 우리는 지휘관의 작전대로 카이사레아 마우레타니아이로 향하고 있어.
프린츠 오이겐: 그것도 좋지만 나한테 좀 더 효율적인 운용법이 있는데.
프린츠 오이겐: 카르타고와 카이사레아 마우레타니아이와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고, 적의 숫자도 비슷해.
프린츠 오이겐: 우리 철혈과 몰타 연합함대만으로 충분히 제압할 수 있어.
프린츠 오이겐: 너희는 리슐리외를 도우러 가는 게 낫지 않을까?
프린츠 오이겐: 아이리스에는 개념 닻의 수도 많은데 별로 진전이 없는 거 같아서 말이야.
워스파이트: 잠깐. 이번 작전 내용은 지휘관이 직접 정한 거야.
워스파이트: 너야 언제나 일탈을 좋아하지만, 우리는 지휘관의 명령을 따라야 할 의무가 있어.
워스파이트: 더군다나 로열 기사대의 임무를 철혈에게 떠넘길 수는 없지.
워스파이트: 그리고 방금 리슐리외에게 확인했다만, 작전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고 지원도 따로 필요하지 않다는 보고가 들어왔어.
워스파이트: 우리는 그저 정해진 작전대로 행하면 돼.
프린츠 오이겐: 그래 그래~ 그냥 말해 본 것뿐이야.
프린츠 오이겐: 하지만 카르타고를 제압하고 나면 그 뒤에는 정해진 임무가 없는데 어쩌지~?
프린츠 오이겐: 우리 경주 한 번 해볼래? 임무를 빼앗기고 싶지 않다면 열심히 해봐♪
워스파이트: 이런…….
워스파이트: 로열의 기사들이여. 철혈이 우리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워스파이트: 도전을 받았으면 응해야 하는 법. 로열의 영광을 위하여, 전 함, 속도를 높여라!
~33. 귀향
툴롱 전투를 마치고 아이리스 함대는 도어 네트워크를 거쳐 아이리스 영토의 내륙 하천에 도착했다.
「개념 닻」 중 일부는 지상에 설치되어 있었다. 따라서 함선들은 바다를 떠나 힘겨운 진군을 계속해야 했다.
리옹: 이 장치로 이동이 가능한 곳은 근처 하천까지인 것 같습니다.
리옹: 세이렌 기술로도 못하는 것이 있네요.
라 갈리소니에르: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세이렌도 여기까지만 올 수 있다는 뜻이니까.
라 갈리소니에르: 세이렌이 갑자기 수도에 나타난다고 생각해 봐. 도저히 막을 길이 없을걸?
리슐리외: 베아른. 주변 상황은 어떻습니까?
베아른: 적의 흔적은 없지만, 한 가지 알아낸 것이 있습니다.
베아른: 그 「신의 흔적」이라는 이상한 물질들은 물을 꺼리는 것 같습니다.
베아른: 그것들이 땅을 뒤덮고, 심지어 공중으로 확산되기까지 하는데도 유독 물속으로는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는군요.
리슐리외: 듣고 보니 확실히 그 물질로 덮인 바다는 없었던 것 같군요.
리슐리외: 여기서도 강변까지는 확산되고 있지만, 강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리슐리외: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바다와 강을 따라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군요.
리슐리외: 아비뇽에 있는 성좌의 궁전……. 설마 그곳에도 개념 닻이 있다니.
팽르베: 리슐리외 님. 장 바르 님. 길 끝에 이상한 곳이 있습니다.
베아른: 이상한 곳? …저 깜깜한 구역을 말씀하시는 거로군요. 저도 확인했습니다.
장 바르: 꽤 넓은데…. 피해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 언니, 어떻게 하지?
리슐리외: 시간이 아깝네요. ……이렇게 하죠.
리슐리외: (이곳은 개념 닻이 가까우니 어쩌면 그 방법을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리슐리외: “빛이 있으라.”
기도와 함께 리슐리외의 깃발이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장 바르: 아이리스의 깃발이 빛나고 있어……?
장 바르: 언니, 이게 대체…….
리슐리외: 비적인 개념 닻은 개념을 보강하기 때문에 충분히 강한 신념만 있으면 이렇게 작은 기적도 일으킬 수 있는 것입니다.
리슐리외: 자, 어둠을 뚫고 나아갑시다. 모두 따라오세요.
거룩한 빛이 비추는 영역 하에 함선들은 강에 떠 있는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조금 진행하자 그녀들 앞에 검은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마르코 폴로: 드디어, 드디어!
마르코 폴로: 이 마르코 폴로의 위업의 마지막 조각…….
마르코 폴로: 성좌의 관! 드디어 손에 넣었어!
마르코 폴로: 이제 모든 분쟁은 사라질 거야!
마르코 폴로: 위대한 나라…… 「신의 나라」가 지상에 강림한다!
마르코 폴로: 영원한 영광과 광휘가 세계를 감쌀 거야!
마르코 폴로: 오~호호호호! 그렇게 골치아팠던 세이렌은
마르코 폴로: 더는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아!
마르코 폴로: 왜냐면, 「신」이 강림할 테니까!!
마르세예즈: 이런 불경한 일이……. 정말로 마르코 폴로가 성좌의 관을 훔친 겁니까…!?
마르세예즈: 아이리스의 성좌의 관을… 큭. 감히….
장 바르: 진정해 마르세예즈. 저건 아무리 봐도 제정신이 아냐.
장 바르: 미쳤거나, 아니면 누군가에게 조종당하고 있거나.
리슐리외: 클레망소가 말하길 도중부터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꼈을 때는 이미 저런 상태였다고 하더군요.
리슐리외: 「신」의 영향으로 사고가 왜곡된 것인지….
리슐리외: 이 이상 저 환영의 소리를 듣고 있을 시간은 없습니다. 아이리스의 빛으로 정화하겠습니다.
장 바르: 언니 잠깐만! 저걸 공격할 셈이야?
장 바르: 지금 그랬다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게다가 만약 저게 마르코 폴로 본인이면――
리슐리외: 하지만 저것의 말소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리슐리외: 더군다나 저희를 무사히 보내줄 거라는 보장도 없으니 차라리 지금 돌파하는 것이 낫습니다.
장 바르: …그럴 듯하군. 알겠어!
――――!!!
짧고 치열한 전투 끝에 마르코 폴로는 무릎을 꿇었다.
마르코 폴로: 또 아이리스…….
마르코 폴로: 말로는 신앙을 통일하자고 하면서 언제나 반대편에 서 있지…….
마르코 폴로: 이단 주제에…….
마르코 폴로: 나야말로, 정통…인데…….
리슐리외: 아이리스의 정통은 신앙에서 나온다고 하지만…. 국민의 지지가 없는 신앙은 진짜 믿음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리슐리외: “재는 재로, 먼지는 먼지로.”
리슐리외: 거짓된 신의 환영이여. 집념의 구현이여. 사라져라.
마르코 폴로의 환영과 함께 어두운 구역도 소멸했다.
리슐리외: 자. 개념 닻이 있는 성좌의 궁전으로 갑시다.
~34. 개선
아비뇽의 개념 닻에서 신궁의 벽을 가동한 리슐리외 일행은 다음 행동에 대해 논의했다.
리슐리외: 아비뇽에서의 작전은 끝났습니다만….
리슐리외: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이대로는 예정대로 개념 닻을 전부 조정할 수 없는데….
리옹: 리슐리외 추기경님. 그렇다면 각지의 아이리스 전사들을 소집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리옹: 아직 함께 싸울 것을 결의하지 못한 비시아 전력이 남아 있습니다. 만약 그들을 거둘 수 있다면….
리슐리외: 네…. 저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리슐리외: 하지만 추기경이라는 직함이 반드시 고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닙니다.
리슐리외: 저는 오랜 기간 아이리스를 떠나 있었습니다. 제가 아무리 호소해도 모두가 이에 응해 줄지는 모르겠습니다….
리슐리외: 이 작전에 패배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비록 위험은 따르겠지만 전력을 분할하도록 하죠.
리슐리외: 수도는 제가 맡겠습니다. 장 바르는 북서쪽의 브르타뉴, 마르세예즈는 북쪽의 노르망디로 향하십시오.
마르세예즈: 알겠습니다, 리슐리외 님.
장 바르: 언니. 툴롱에서 합류한 인원들은 연이은 전투 때문에 지금 컨디션이 좋지 않아. 이 이상 계속 싸우게 하는 건 위험해.
리슐리외: 그렇다면 피해가 심한 분들은 아비뇽의 도어를 이용해 일단 박람회장으로 돌아가 주십시오.
리슐리외: 그 대신 잔의 함대를 불러서 당신을 돕도록 하겠습니다.
장 바르: 아아. 그럼 문제 없어.
리슐리외: 좋습니다. 이제는…… 저희가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인근 주둔 세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느냐에 달렸군요.
통신:――――
타르투: 리슐리외 님. 여기는 타르투. 비시아 성좌 특별기동함대입니다.
리슐리외: (특별기동함대……?)
리슐리외: 마침 잘됐군요. 타르투, 당신의 함대는 지금 어디에 있나요?
타르투: 현재 아미앵 대성당에 있습니다.
타르투: 조금 전에 클레망소 님께서 비밀 회선을 통해 비시아 모든 병력에게 상황을 전달하셨습니다.
타르투: 저희는 지금부터 리슐리외 님께 협력하여 개념 닻의 신궁의 벽을 가동하는 것을 돕겠습니다.
리슐리외: 철혈의 상층부는 전력을 남겨 두었습니까?
타르투: 철혈 쪽은 자신이 처리할 테니 걱정 말고 눈앞의 문제에 집중하라고 클레망소 님께서 그러셨습니다.
타르투: 그리고… 세인트헬레나에서의 연설은 매우 훌륭했다…라고도 하셨습니다.
리슐리외: ………테리블. 연설에 대한 것도 전달했군요.
리슐리외: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알 수 없는 아이라니까요. 후후후.
르 마르스: 여기는 르 마르스. 리슐리외 추기경님께 보고드립니다.
르 마르스: 랭스 주변의 신궁의 벽을 기동했습니다! 호교 기사단은 다음 명령까지 대기 중입니다!
르 말랭: 여기는 르 말랭. 비시의 신궁의 벽을 기동했습니다. 다음 명령을 바랍니다.
작전 맵에 목표 달성을 알리는 빛이 줄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르세예즈: 이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인지…….
마르세예즈: 리슐리외 추기경님. 비시아… 아니, 아이리스의 도시가 다시 하나둘씩 돌아오고 있습니다.
마르세예즈: 성공이 머지않았습니다――
리슐리외: 네. 정말 그렇군요.
리슐리외: 이제는 몽생미셸과 수도만이 남았습니다.
장 바르: 몽생미셸은 괜찮아.
장 바르: 스트라스부르가 근처에 있으니까 곧 처리될 거야.
장 바르: …그렇지. 언니. 몽생미셸도 지금 비시아 파빌리온 쪽으로 빛을 발하고 있어.
장 바르: ……미리 말이라도 해주지.
리슐리외: 이해합니다. 괜찮아요, 장 바르.
리슐리외: 남은 것은 수도…뿐이군요.
리슐리외: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
리슐리외: 아이리스의 동포들이여. 각자의 목표를 완수한 뒤 도어 네트워크를 통해 수도로 향하십시오.
리슐리외: 결전을 치르기 전에 우리는 힘을 모아야 합니다.
리슐리외: 하나된 위대한 아이리스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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