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및 관련 글/대형·전초전 스토리

흉조의 악몽

킹루클린 2023. 5. 24. 02:33

 

 ~01. 침식

 


로열의 아이리스 성당 시설 탈환 무렵―­―

철혈이 장악한 경면해역 「미드가르드의 탑」에서 함선들은 오늘도 연구에 매진 중이었다.

울리히 폰 후텐: (전송 장치 「미드가르드의 탑」 개수 진척 보고서…….)

울리히 폰 후텐: (그리고…… 정비 보고서 및 교환이 필요한 자재 일람표…….)

늦은 밤. 울리히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책상에 앉아 보고서를 읽고 있었다.

잠기운과 피로를 쫓으면서 어질러져 있는 서류를 한 장씩 훑어 보았다.

울리히 폰 후텐: (……큭. 집중이 안 돼….)

울리히 폰 후텐: (저번에 꿈에서 「검은 태양」을 보고 난 뒤로 나도 모르게 자꾸 떠올라….)

울리히 폰 후텐: (칫……. 이래선 일도 못 해.)

「META」 함선과 조우하고 미드가르드의 탑으로 귀환한 울리히. 하지만 그녀는 연일 수상쩍은 꿈에 시달리고 있었다.

----

 

울리히 폰 후텐: (쓸데없는 생각은 말자, 울리히―― 좋아, 됐다….)

울리히 폰 후텐: (다음 서류는…… 응?)

울리히 폰 후텐: ……………큭!

정신 차려 보니 어느새인가 눈앞의 풍경이 변해 있었다.

울리히 폰 후텐: (또 검은 태양……. 몇 번이나 꿈에 나타나고, 깨어난 후에도 머리를 짓누르고 있어….)

울리히 폰 후텐: 꿈이 아니라 이 시설의 영향 때문인가…?

울리히 폰 후텐: 아니면 누군가가 내게 이 광경을 보여 주고 싶어 집요하게 달라붙는 건가?

울리히 폰 후텐: 어리석군……. 몇 번을 보여 준다고 해도 순순히 받아들인다는 보장은 없는데….)

울리히 폰 후텐: ……설마 정말로 이 광경에 의미가 있는 건가…?

█ █ █ █ █: █▆▇▋ ▂▁▅▎ ▇█▆▇▋ ▂▁

울리히 폰 후텐: 프리드리히……? 무언가 말하려는 건가……?

█ █ █ █ █: ▅▁▂▋ 울▊■▆▎ ▆▋ ▅▋리▎ █히▆▇

울리히 폰 후텐: 아아. 듣고 있다.

█ █ █ █ █: ▅▁▂▋ 울▊■▆▎▆▋▅리▋

█ █ █ █ █: ▅▋울▎ ▇▆▇█리█ 히▆▇█

울리히 폰 후텐: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

 


페터 슈트라서: 울리히, 괜찮아?

울리히 폰 후텐: 나는…….

울리히 폰 후텐: 아아, 페터로군.

울리히 폰 후텐: ……혹시나 해서 묻는데, 너도 봤나?

페터 슈트라서: 응? 뭘?

울리히 폰 후텐: ……아무것도 아니다. 그보다 언제 들어온 거지?

페터 슈트라서: 3분쯤 전에.

울리히 폰 후텐: 뭐하러 왔어?

페터 슈트라서: ……오늘 실험이 시작될 테니까 예정대로 보고 및 실험 재료를 제공하러 온 거야.

페터 슈트라서: 왜 그래? 울리히.

페터 슈트라서: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미동도 없이 보고서를 뚫어져라 보고 있던데. 뭔가 걸리는 점이라도 있어?

울리히 폰 후텐: 아니야……. 어젯밤에 제대로 못 자서 그래.

울리히 폰 후텐: 신경 쓰지 마라. 아무튼 실험에 참가하면 되는 거지? 보고서는 거기 놔둬.

페터 슈트라서: 그래. 그럼 가볼게.

페터 슈트라서: 정신적 피로는 몸을 움직여서 해소하는 게 좋아. 가령 훈련장에서 훈련을 한다던가.

페터 슈트라서: 많이 지친 거 같으면 한 번 해보는 게 어때?

울리히 폰 후텐: ……고려해 보지.



 ~02. 동요

 


부유섬 요새 B7. 훈련 구역

――――――――――!

훈련 시스템: 포격 훈련이 종료되었습니다: 최종 결과를 집계합니다.

훈련 시스템: 집계가 완료되었습니다: '명중' 6, '지근탄' 3, '빗나감' 1.

울리히 폰 후텐: 쳇…….

그나이제나우(META): 번잡한 서류 작업은 전투 능력에 지장을 주죠.

그나이제나우(META): 사무 업무 시간이 너무 긴 거 아닌가요?

울리히 폰 후텐: 「그나이제나우」냐. 걱정해줘서 참 고맙군.

울리히 폰 후텐: 너야말로 비스마르크를 만나고부터는 줄곧 계산이다 실험이다 하면서 연구실에 틀어박혀 있지 않나?

그나이제나우(META): 네. 그런 의미에서는 서로 비슷하군요.

그나이제나우(META): 그나저나 당신이 훈련장에 있을 줄은 몰랐네요.

울리히 폰 후텐: ……시비 거는 거냐?

울리히 폰 후텐: 가끔은 몸을 움직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페터 녀석한테 쓸데없는 걱정을 끼치고 싶진 않거든.

울리히 폰 후텐: 너야말로 훈련하러 온 건가?

그나이제나우(META): 이미 알고 계시리라 생각했는데 정말로 관찰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군요.

그나이제나우(META): 당신의 상태를 확인하러 온 겁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울리히 폰 후텐: 별거 아냐. 요 며칠간 악몽에 시달려서 잠을 좀 설쳤을 뿐이다.

울리히 폰 후텐: 며칠 쉬면 괜찮아질 테니 신경 쓰지 마라.

그나이제나우(META): ……악몽이요?

그나이제나우(META): ……무슨 악몽이죠? …꿈에서 뭘 봤나요?

울리히 폰 후텐: 하늘 높이 떠 있는 검은 태양. …뭐라도 알고 있나?

그나이제나우(META): …………………………아뇨.

그나이제나우(META): 하지만 같은 꿈을 오랫동안 생생하게 꾸고 있다는 건 조금 기묘하군요.,

울리히 폰 후텐: 너도 악몽을 꾸나?

그나이제나우(META): 가끔은요.

울리히 폰 후텐: 무슨 내용이지?

그나이제나우(META): 별로 얘기할 만한 내용은 아닙니다……. 어찌됐든 악몽에 시달리는 건 좋은 일이 아니죠.

그나이제나우(META):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밖에 말할 수 없겠군요.

울리히 폰 후텐: 「META」인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고려할 가치가 있겠지.

그나이제나우(META): 말씀하신 「검은 태양」에 관해서는 무언가 알아내면 연락하겠습니다.

그나이제나우(META):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그리고… 음.

훈련 시스템: 오더를 확인했습니다: 3분 뒤 다음 포격 훈련을 개시합니다.

그나이제나우(META): 다음 훈련 프로그램을 기동했습니다.

그나이제나우(META): 실전에서 그 정도 실력으론 명줄을 부지하기 어려울 테니까요.

그나이제나우(META): 자, 계속 하시죠.



 ~03. 조사

 


부유섬 요새 A2. 자료실.

즈이카쿠: 오늘 점심도 맛있었다~♪ 흐흐흐흥~♪

즈이카쿠: 아차…… 여기 자료실이었지…. 조용히 해야지.

즈이카쿠: 조금 들떴을지도…. 미안해!

즈이카쿠는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자료실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즈이카쿠: 후우…… 다행이다~

즈이카쿠: 철혈 사람들은 아직 훈련 중인가?


즈이카쿠: 그렇담 나도 정신 차려야지. 일하자 일! 즈이카쿠!

즈이카쿠: 오늘 살펴볼 자료는 어디…….

???: ……zZZZ

즈이카쿠: ……응? 어디서 숨소리가….

즈이카쿠: 우왓! 자료실에 나 혼자 있는 게 아니었어…!?

숨소리를 따라가자 책상 위에 엎드려 자고 있는 어느 함선의 모습이 보였다.

울리히 폰 후텐: ……zZZZ

즈이카쿠: ……철혈의 울리히 씨?

즈이카쿠: 왜 이런 데서――

즈이카쿠: 아니 아니, 깨우면 미안하니까 조용히 하자.

숙면 중인 울리히는 즈이카쿠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았다.

즈이카쿠: 일을 너무 많이 해서 피곤한 걸까?

즈이카쿠: 하긴 부유섬 요새 관리에, 「미드가르드의 탑」 개수에, 「와타츠미 샘플」연구까지 맡았으니 당연히 피곤하겠지…….

즈이카쿠: 방해하지 말고 자게 놔두자.

즈이카쿠는 살며시 물러나려고 했다. 그 때 문득 울리히가 읽고 있었던 책들이 눈에 들어왔다.

즈이카쿠: ……『꿈의 해석』, 『계시록』…….

즈이카쿠: ……『아즈텍 신화』, 『로마의 신들』……?

즈이카쿠: 아, 한 권 더 있네……. 『어둠의 비전』…?

즈이카쿠: 분야가 꽤 광범위하네…….

즈이카쿠: 연구 때문일까? 아니면 그냥 취미일까……?

즈이카쿠: 안 되지 안 돼…! 남이 읽는 책을 훔쳐보다니 실례라구.

즈이카쿠: 어쩌다 눈에 들어온 거긴 하지만…….

즈이카쿠: 뭐어, 딱히 비밀 서적도 아닌 거 같으니…… 괜찮겠지?

즈이카쿠: 아, 아무튼 못 본 걸로 하자! 조사도 계속 해야 하니까―――



 ~04. 작별?

 


부유섬 요새 B3. 부두.

훈련을 마친 함선들이 귀환하자 부두가 다시 시끄러워졌다.

프린츠 하인리히: 어, 진짜 오늘 떠나는 거야?

프린츠 하인리히: 갑자기 왜? 아이젠 군도 이렇게 아쉬워하는데!

카라비니에레: 그게… 저도 리토리오 님께 방금 연락을 받은 터라….

카라비니에레: 박람회 경비 강화를 위해 즉시 돌아와 주었으면 한다… 고 하십니다.

프린츠 하인리히: 그치만…… 진짜 오늘 가야 돼?

프린츠 아달베르트: 마음은 이해하지만 카라비니에레를 너무 곤란하게 하지 마. 명령은 따라야 하니까.

프린츠 하인리히: 그래도, 아쉬운걸!

프린츠 하인리히: 바로 가야 하는 거면 송별회 할 시간도 없잖아!

프린츠 아달베르트: 그럼 기념품 같은 거라도 줄까?

카라비니에레: 아뇨, 괜찮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미 많은 신세를 졌습니다!

카라비니에레: 송별회나 기념품 같은 걸로 마음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프린츠 하인리히: 그래…….

페터 슈트라서: 카라비니에레. 울리히에게도 연락했니?

카라비니에레: 네! 직접 말씀드렸습니다!

카라비니에레: 그런데 왠지 울리히 씨가 무척 편찮아 보이셨습니다…….

카라비니에레: …조금 걱정입니다.

페터 슈트라서: 맞아. 요즘 울리히 상태가 안 좋아 보이긴 해…….

페터 슈트라서: 나도 쉬라고 권할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카라비니에레: 알겠습니다! 그럼 여러분, 카라비니에레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카라비니에레: 만약 박람회장에 오실 기회가 있다면 꼭 환영해 드리겠습니다!

페터 슈트라서: 그래. 혹시 갈 기회가 있으면 연락할게.

페터 슈트라서: 부유섬 요새 이탈 항로를 개방했어. 부디 몸조심하렴.

프린츠 하인리히: 바이바이~ 자, 아이젠 군도 작별 인사 해야지!

카라비니에레: 모두 건강히 지내십시오!

----

프린츠 하인리히: 벌써 저렇게 멀리 가버렸네……. 하아아, 여기도 이제 조용해지겠네.

페터 슈트라서: 그래?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프린츠 하인리히: 응? 왜?

페터 슈트라서: 네가 있잖아.

프린츠 하인리히: 너어~!!

프린츠 하인리히: 아, 생각났다! 울리히를 기운 내게 할 좋은 방법!

페터 슈트라서: 뭔데?

프린츠 하인리히: 파워가 가득한 드링크를 만들어서 주는 거야!

페터 슈트라서: 경이……? 드링크를 만들어?

프린츠 하인리히: 응! 뭐 다 같이 만들어도 되고!

프린츠 하인리히: 한번 아이디어 모아 보자! 자, 좋은 생각 있는 사람~!

U-1206: 나! 나 좋은 생각 있어!

U-1206: 탄산을 두 배로 넣는 거 어때? 탄산을 꿀꺽꿀꺽 하면 머리가 시원해지니까!

프린츠 하인리히: 좋은 생각이네……. 메모해 둬야지. 다른 사람?

 Z46: 영양가 있는 재료들을 더 많이 넣는 건 어떤가?

프린츠 하인리히: 음음……. 일리 있네. 이것도 메모해야지. 다음은?

프린츠 하인리히: 페터는 어때? 좋은 생각 없어?

페터 슈트라서: ……나는 패스할게.

프린츠 아달베르트: 나도―

프린츠 하인리히: 둘 다 사양하지 말고~

페터 슈트라서: 사양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닌데?

프린츠 아달베르트: 나도―

프린츠 아달베르트: 힘들겠지만 하인리히한테 맡길게― 열심히 해―

프린츠 하인리히: 에―――――――――



 ~05. 정적 속 추리

 


부유섬 요새 A1. 중앵 거주 구역.

밤이 깊었지만 즈이카쿠 방의 불은 여전히 환했다.

즈이카쿠: 흐으음. 철혈이 수집한 자료들을 정리하면….

즈이카쿠: 첫 번째. 10년 전 운석 하나가 북방연합 영토에 추락,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즈이카쿠: 추락한 운석 조각은 세이렌이 회수…….

즈이카쿠: 극소수의 파편만이 북극해 밑으로 가라앉았다…….

즈이카쿠: 두 번째. 어느 날, 제사의 섬에서 「와타츠미」가 신비한 힘을 발현했다…….

즈이카쿠: 그 후 중앵의 여러 외딴 섬들이 「성역」으로 지정되었고, 결계로 엄중히 봉인되었다…….

즈이카쿠: 그리고 본섬의 과학자들에 의해 결계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했다…….

즈이카쿠: 세 번째. 함선과 멘탈 큐브는 동시기에 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선후 관계는 명확하지 않다…….

즈이카쿠: 북방연합은 일찍이 극지방에서 비밀리에 운석 조사를 실시했다…….

즈이카쿠: 이는 함선이 탄생하기 전부터 계획된 것이었다…….

즈이카쿠: 이 작전에 참여한 것은 최초의 함선 중 한 명, 경순양함 「아브로라」…….

즈이카쿠: 네 번째. 철혈이 가지고 있는 검은 큐브는 세이렌과 거래해서 얻은 「META화 큐브」일 가능성이 있다…….

즈이카쿠: 운석도, 세이렌도, 큐브도, 「와타츠미」의 힘도…….

즈이카쿠: 모두 비슷한 시기에 일제히 나타나서 역사에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

즈이카쿠: 우연치고는 너무 딱 맞아떨어지는데….

즈이카쿠: 다섯 번째. 비스마르스 씨가 회복한 경위…….

즈이카쿠: 어디…. “META화에 의해 침식된 큐브는 임계점 돌파 즉시 손상되는 것이 아니라 단기간 동안 기이한 성질을 보일 수 있다…….”

즈이카쿠: “중앵의 신석, 「와타츠미」와 무언가 관계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즈이카쿠: 그렇다는 건 운석과 와타츠미, 검은 큐브는 모두 통하는 게 있다는 뜻인가?

즈이카쿠: 으으음……. 딱 한 걸음만 더 가면 뭔가 잡힐 거 같기도 한데!

즈이카쿠: 그치만 한 걸음…, 그 한 걸음이…!

즈이카쿠: 으으으…. 좀 찝찝하네…. 무사시 씨는 왜 하필이면 나를 여기에 보낸 거지…….

즈이카쿠: 아니 아니, 즈이카쿠! 정신 차리자!

즈이카쿠: 이거야말로 신생중앵연합함대 선배님들이 밝혀내려고 하셨던 사실이잖아!

즈이카쿠: …여기는 조사를 위한 최적의 조건이 갖춰져 있는 곳이야! 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낭비할 수는 없지!

(똑똑)

즈이카쿠: 좋아. 침착하게 상황을 다시 한 번 정리하자.

즈이카쿠: 와타츠미에 대해 좀 더 알아볼까.

즈이카쿠: 성분을 알아내면 그 유래를 특정할 수 있을 거야. …어쩌면 북방연합의 운석과 관계가 있을지도….

(똑똑똑)

즈이카쿠: 검은 큐브는…… 조사하는 것도 꽤 까다롭겠네.

즈이카쿠: 「그나이제나우 META」가 협력했는데도 실험은 한 번도 성공을 못 했으니….

즈이카쿠: 마치 큐브 속의 ‘무언가’가 관측을 거부하는 것처럼….

즈이카쿠: 으음…. 대체 문제가 뭘까…….

(똑똑똑똑)

즈이카쿠: ……! 누가 문을 두드리고 있잖아??

즈이카쿠: 이런 시간에… 대체 누구지….

(쾅쾅쾅쾅쾅!!!)

즈이카쿠: 우와, 엄청 급해 보이네.

즈이카쿠: 잠깐만! 지금 열게――



 ~06. 심야의 비상사태

 


부유섬 요새 A1. 중앵 거주 구역.

그나이제나우(META): ……드디어 열렸군요. 솔직히 열어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즈이카쿠: 그렇게 쾅쾅 두드리는데 안 여는 게 이상하잖아!

그나이제나우(META): 아뇨. 스스로 문을 연 사람은 즈이카쿠, 당신이 처음입니다.

즈이카쿠: 내가 처음이라니… 무슨 소리야?

그나이제나우(META): 방을 두드려도 응답이 없길래 들어가 확인해 보니 모두 의식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즈이카쿠: 설마…… 그럼 깨어 있는 함선은 나뿐이야?

그나이제나우(META): 네. 「철혈」 함선만이 원인 불명의 혼수상태에 빠진 것 같습니다.

그나이제나우(META): 그래서 저와 당신만이 멀쩡할 수 있었죠.

즈이카쿠: 철혈 함선만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즈이카쿠: 말도 안 돼. 이 경면해역은 철혈이 장악하고 있잖아? 아무리 세이렌의 공격이라고 해도…….

그나이제나우(META): 「아비터」라면 눈치채는 즉시 공격할 수 있습니다.

그나이제나우(META): 아니면 아비터도 함선도 아닌 더 위험한 존재일 수도 있고요…….

그나이제나우(META): 아무튼 그런 상황입니다. 울리히의 상태를 본 시점에서 파악했어야 했는데….

그나이제나우(META): 울리히는 지난 며칠 동안 지속적인 악몽과 심지어 환각에까지 시달렸습니다.

그나이제나우(META): 그것이 단순한 스트레스, 혹은 환경에 의한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나이제나우(META): 그러므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9번째」에 의한 공격…. 그리고 목표는 울리히….

그나이제나우(META): 정황 증거를 따져 봤을 때 그렇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즈이카쿠: 잠깐 잠깐…. 얘기를 못 따라가겠어!

그나이제나우(META): 아무튼 이는 울리히를 겨냥한 공격이며, 다른 사람들은 우연히 말려든 것으로 보입니다.

그나이제나우(META): 「META적 직관」과 제 계산이 도출한 결론입니다.

즈이카쿠: 계산까지야 이해하지만 그 META적 직관이라는 건 뭐야?

그나이제나우(META):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이 「가지」에 속하지 않은 무언가라고만 느낄 수 있는 위화감 같은 것입니다.

그나이제나우(META): 아무튼 당신에게 위험이 미치는 사태는 없을 테니 걱정 마세요.

그나이제나우(META): 파고들지 않으면 특별히 문제될 일은 없습니다.

그나이제나우(META): 이만 돌아가서 쉬죠.

즈이카쿠: ……뭐어!?

즈이카쿠: 그게 무슨 소리야!? 동료들이 공격받고 있잖아?

그나이제나우(META): 동료, 입니까…….

그나이제나우(META): 이곳의 철혈은 그저 환영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와 철혈을 연결하는 유일한 고리는 비스마르크뿐입니다.

즈이카쿠: 거짓말! 그럼 처음에 사태를 알아차렸을 때 그냥 내버려뒀겠지.

즈이카쿠: 게다가 전원의 안부를 확인하고 의장까지 입고 찾아왔잖아.

즈이카쿠: 너는 지금 「동료」를 돕고 싶은 거야. ……그렇지?

그나이제나우(META): ……………….

즈이카쿠: 좋아, 그럼 내가 부탁한 걸로 치자. 같이 이 이상 사태를 해결하자구!

그나이제나우(META): ……………알겠습니다.

즈이카쿠: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지….)

즈이카쿠: 그래서 어떻게 할까? 역시 울리히 방부터…….

―――――――

즈이카쿠: ……우왓?! 뭐야 방금?

즈이카쿠: …부유섬 요새가 움직이기 시작했어…!?

그나이제나우(META): 「미드가르드의 탑」 방향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것 같군요.

그나이제나우(META): 전송 장치가…… 기동되었습니다…!



 ~07. 싸움의 태동

 

이변 직전. 부유섬 요새에서 떨어진 장소――

비스마르크: 왕도 박물관 도난 사건의 실마리는 잡혔나?

퀸 엘리자베스: 누군지는 모르지만 META가 다녀갔다는 점, 그리고 도난당한 소장품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바닥 타일이라는 점. 그 외에는 새로 밝혀진 건 없어.

퀸 엘리자베스: 뭐, 전 「잔불」 리나운과 리펄스에게 도움을 청했으니까 곧 범인을 찾을 수 있을 거야.

비스마르크: 스캐퍼 플로에 있는 「문」의 상태는 어떻지?

퀸 엘리자베스: 지금은 최저 출력으로 가동 중이야. 문제는 없어 보여.

퀸 엘리자베스: 네 쪽은 어때? 「별바다」에 대한 소식은 없어?

비스마르크: 아아. 제공해준 정보 덕분에 좌표를 좁힐 수 있었어.

비스마르크: 처음에는 바다나 호수에 있는 줄 알았지만, 진짜 좌표는 로키 산맥 어느 안쪽이었지.

퀸 엘리자베스: 정말로? 은폐하기는 좋은 곳이지만 이용하기엔 불편할 거 같은데….

퀸 엘리자베스: 거기가 유니온의 특별계획함 연구 시설이지? 상층부 주도로 건설되었다고 들었는데.

퀸 엘리자베스: 점점 더 수상하네.

비스마르크: 한 가지 더. 유니온이 아이리스 교국의 계획함 개발을 돕고 있는 것 같아.

퀸 엘리자베스: 역시…. 양쪽이 박람회에서 접촉한 뒤로부터 쭉 의심스러웠어.

퀸 엘리자베스: …하인은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비스마르크: 듣기로는 「II형 의장」이라는 걸 연구하고 있다더군.

퀸 엘리자베스: 「II형 의장」? II형 의장…….

퀸 엘리자베스: 개조 같은 거야?

비스마르크: 모르겠어. 자세한 정보는 나도 받지 못했어.

퀸 엘리자베스: 흐응. 더 조사해 봐야겠네.

비스마르크: 북방연합의 동향은 어때? 내가 알아야 할 게 있나?

퀸 엘리자베스: 지금 극지방에서 세이렌을 상대로 대규모 작전을 펼치고 있어.

퀸 엘리자베스: 꽤 순조롭게 진행되는 거 같아. …몰랐어?

비스마르크: 그런가……. 북방연합, 예상보다 발전이 빠른 것 같군.

비스마르크: 다른 건?

퀸 엘리자베스: 박람회에서 북방연합이 비시아 측에 여러 차례 회담을 제의했다고 해.

퀸 엘리자베스: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심판정의 눈을 피하느라 애쓰는 모습이었어.

비스마르크: ………….

퀸 엘리자베스: 그런데 비시아 동향 보고는 너한테도 올라가지 않아?

비스마르크: ……하고 싶은 말이 뭐지?

퀸 엘리자베스: 프리드리히의 묵인 하에 비시아의 실질적 수장은 이제 클레망소가 됐어.

퀸 엘리자베스: 지금은 프리드리히도 없는데 너는 클레망소에 대해 어느 정도의 통제력을 가지고 있지?

비스마르크: 우리가 아이리스를 대하는 방식은 여전히 똑같아.

비스마르크: 운명을 결정하는 건 그녀들 자신이야.

퀸 엘리자베스: 그래. 그럼 됐어.

퀸 엘리자베스: ……………………응? 긴급 연락?

비스마르크: 무슨 일이지?

퀸 엘리자베스: 스캐퍼 플로에서 급보가 날아왔어……. 「문」에 이상이 발생한 것 같아.

비스마르크: ……뭐?

퀸 엘리자베스: 대처하러 갈게. 오늘은 여기까지야.

비스마르크: 그래. 설비에 이상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 전문가를 보내서 수리를 돕도록 할 테니까.

퀸 엘리자베스: 당연하지. ……너도 당분간은 안전을 위해서 「미드가르드의 탑」은 절대로 기동하지 말아줘.

비스마르크: 물론이야.

퀸 엘리자베스: 이 세계가 달려 있는 일이니까. …이만 끊을게!

----

비스마르크: ……특이점 「문」에서 이상 발생이라. 어쩐지 나쁜 예감이 드는걸…….

통신: ――――――――

비스마르크: 이쪽도 긴급 연락이라…….

비스마르크: 이건………….

비스마르크: ……「미드가르드의 탑」, …부유섬 요새와 연락이 두절됐어?

'스토리 및 관련 글 > 대형·전초전 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을 뒤덮는 만상의 먼지 下  (0) 2023.05.29
하늘을 뒤덮는 만상의 먼지 上  (0) 2023.05.29
묵시의 유구 下  (0) 2023.03.20
묵시의 유구 上  (0) 2023.03.20
여왕의 하루  (0) 2023.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