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긴급 소집
세이렌 상위 개체 「컴파일러」 격파 후
부유섬 요새에서 긴급 사태 발생
지원함대 집결 중
기함: 철혈 전함 비스마르크
U-556: 방향 좋고, 시야 좋고, 날씨는…… 적란운이 조금 있네.
U-556: 그래도 괜찮아! 나하고 비스마르크 언니한테는 별 문제 아냐!
U-556: 비스마르크 언니와 같이 나가는 건 그 일 이후로 처음이네!
U-556: 오늘은 마음껏 잠수해야지~!
비스마르크: 무리는 하지 마. 너도 오랜만에 나가는 거지?
U-556: 네! 조심하겠습니다!
U-556: 내가 쓰러지면 언니를 지킬 사람은 없으니까!
비스마르크: 후후, 그래. 퍼시발이 있으니 든든하네.
비스마르크: 나도 조심할게.
비스마르크: 그 때는 검은 큐브의 힘을 사용했어도 어떻게든 돌아오긴 했지만
비스마르크: 같은 행운이 두 번 있지는 않겠지.
U-556: 비스마르크 언니…….
비스마르크: 미안해. 또 심각한 얘기를 했네.
비스마르크: 대신 술래잡기…… 아니, 역시 다음 콘서트라도 괜찮다면….
U-556: 아, 난 괜찮아! 비스마르크 언니야말로 무리하지 마!
U-556: 무슨 일이 생기면 다음에도 반~~~~~드시 지켜줄게!
비스마르크: 든든하네. 후후후.
U-556: 그럼 내가 선행할게! 언니, 잘 따라와!
비스마르크: (……그 때는 약속을 지켜줬었지. 이번에는 내가 반드시 지켜줄게.)
비스마르크: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 새롭게 얻은 힘을…….)
로열과의 전투에서 비스마르크는 검은 큐브의 힘을 사용해 중상을 입었다.
U-556의 노력으로 굉침은 면했지만, 검은 큐브의 부작용인 용골 침식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그리고 긴 수복의 시간을 거쳐 다시 바다를 달릴 수 있게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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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엘리자베스: ……………………응? 긴급 연락?
퀸 엘리자베스: 스캐퍼 플로에서 급보가 날아왔어……. 「문」에 이상이 발생한 것 같아.
퀸 엘리자베스: 대처하러 갈게. 오늘은 여기까지야.
퀸 엘리자베스: 너도 당분간은 안전을 위해서 「미드가르드의 탑」은 절대로 기동하지 말아줘.
퀸 엘리자베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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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마르크: (우리가 장악중인 시설 「부유섬 요새」. 그리고 그 일부이자 경면해역 전송 기능을 가진 장치 「미드가르드의 탑」.)
비스마르크: (로열 쪽의 이상 사태와 동시에 통신이 두절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어.)
비스마르크: (세이렌의 습격일 가능성이 높지만, 페터와 울리히가 주둔하고 있으니 전력상 문제는 없을 거야.)
비스마르크: (그래도 방심할 수는 없어.)
비스마르크: (세이렌이 아니라 「META」, 혹은 「잔불」의 습격이라면 얘기가 다르지.)
비스마르크: (서둘러 상황을 확인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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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섬 지원함대. 집결 지점.
비구름에 뒤덮인 바다. 이따금 희미하게 들려오는 천둥소리.
비스마르크의 소집 명령에 응해 철혈 함선들이 집결 지점으로 모이고 있었다.
야드: 지독한 날씨네요……. 이러면 정찰 효율도 나빠지는데.
오토 폰 알벤슬레벤: 긴급 출격이니 어쩔 수 없잖아. 날씨에 일일이 신경 쓸 수는 없어.
오토 폰 알벤슬레벤: 철혈 본거지라면 몰라도 지금 바로 부유섬 요새로 향할 수 있는 건 우리하고 비스마르크 님뿐이야.
오토 폰 알벤슬레벤: 태풍 정도는 어떻게든 극복해야지.
야드: 날씨는 별로 걱정 안 돼요. 굳이 따지자면 세이렌 상위 개체 쪽이 더 걱정되네요.
오토 폰 알벤슬레벤: 그래? 그치만 그 컴파일러라는 녀석도 해치웠잖아?
야드: 몇 명 더 있잖아요. 오미터라든가 퓨리파이어라든가…….
야드: 응? 저쪽에서 누가 오고 있는데요?
오토 폰 알벤슬레벤: 설마 세이렌…… 아니, 그럴 리가…….
야드: 긴 생머리에 큰 주포에 자율 제어형 의장――
오토 폰 알벤슬레벤: 테스터나 퓨리파이어!?
오토 폰 알벤슬레벤: 비스마르크 님께는 미안하지만, 일단 싸우면서 상대를 견제하는 게――
야드: 야드는 착한 아이니까 명령 위반은 하지 않아요. 그리고 싸운다 해도 둘 만으로는 불안하고요.
오토 폰 알벤슬레벤: 그래……. 그럼 동료가 합류해 오는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싸우는 건?
오토 폰 알벤슬레벤: 내가 엄호할 테니 야드는 먼저 가서 동료들이랑 합류해!
야드: 어머?
오토 폰 알벤슬레벤: 항공모함은 구축함보다 훨씬 중요해. 그러니까… 얼른 도망가라고!
야드: 잠깐, 잠깐만요. 농담이었어요, 농담!
오토 폰 알벤슬레벤: 강한 척 안 해도 돼. …벌써 모습이 육안으로 보이기 시작했어.
오토 폰 알벤슬레벤: 역시 여긴 나한테 맡기고, 야드는 먼저 비스마르크 님께――
야드: 잘 봐요. 아군이라구요!
오토 폰 알벤슬레벤: ……분명 자율 제어형 의장이긴 한데, 저 용 모양은…….
레겐스부르크: ………….
오토 폰 알벤슬레벤: 그러고 보니 합류 예정인 동료 중에 철혈 의장 테이머가 있었다고 했던가.
오토 폰 알벤슬레벤: 그게 레겐스부르크였어?
야드: 맞아요♪
오토 폰 알벤슬레벤: 뭐야 완전히 세이렌인 줄 알았잖아!
야드: 당신이 멋대로 생각했을 뿐이잖아요?
레겐스부르크: ……둘 다 아까부터 뭐하는 거야?
레겐스부르크: 레지나를 보고 놀랐어? 아니면 뭐 잘못 먹기라도 했나?
오토 폰 알벤슬레벤: 아무것도 아냐. 기다렸다고. 레겐스부르크.
오토 폰 알벤슬레벤: 그 의장 이름이 레지나야? ……아무튼 오는 중엔 별일 없었어?
레겐스부르크: 낙오된 세이렌이 몇 마리 있길래 레지나한테 먹이로 줬어.
레겐스부르크: 그보다 비스마르크는? 아직이야?
오토 폰 알벤슬레벤: 집결 지점은 아직 조금 더 남았어. 그쪽도 슬슬 도착하지 않았을까?
레겐스부르크: 그럼 여기서 얼쩡거리지 말고 얼른 집결 지점까지 가자.
레겐스부르크: 비스마르크와 같이 싸우게 되다니. 후후후. 기대되네.
야드: 네. 3명 다 모였으니 빨리 가죠.
야드: 히익, 그렇게 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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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준비는 됐나?」
「연주자는 모두 모였어.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단다.」
「마지막으로 묻겠어. …진심이야?」
「그래. 보이지 않는 힘은 억제력이 될 수 없는 법이야.」
「이 악장은 반드시 완성시키겠어.」
「그럼 계획대로 가자.」
「……『엔터프라이즈』. 이쪽은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아아.」
「――작전을 시작하자.」
~02. 등대
경면해역. 하부 공간.
울리히 폰 후텐은 모르는 곳에서 눈을 떴다.
울리히 폰 후텐: ………여기는……?
시야 끝에 보이는 것은 거대한 장치…. 철혈의 부유섬 요새에 있는, 경면해역으로 통하는 거대한 「문」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울리히 폰 후텐: 저건… 미드가르드의 탑? 작동하고 있다고…?
울리히는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다. 아무것도 없는 바다만이 끝을 모른 채 이어지고 있었다.
울리히 폰 후텐: (큭…. 나는 분명 부유섬 요새에 있었는데….)
울리히 폰 후텐: (또 백일몽인가? 하지만 이 현실감은….)
부유섬 요새의 책임자인 그녀는 지난 며칠간 줄곧 검은 태양이 나오는 악몽을 꾸고 있었다.
갑자기 졸음이 쏟아지고, 정신 차려 보니 꿈 속 세계――라는 트러블이 벌어지기도 했다.
뺨을 스치는 바닷바람. 바다에 닿은 손끝에서 느껴지는 차가움. 몸――그리고 의장에서 전해지는 감각.
꿈 속 세계는 이것이 마치 현실이 아닐까 생각하게 한다.
거대한 「문」은 마치 그녀에게 말을 거는 듯 규칙적으로 빛을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울리히는 그 부름에 응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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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현기증이 지나간 다음, 눈앞의 광경은 다시 크게 달라졌다.
탑. 하늘에 떠오른 바다. 발밑에 펼쳐진 밤하늘.
울리히 폰 후텐: 또 같은 장소인가? 그런데 마치 천지가 뒤집힌 것 같군.
울리히 폰 후텐: ……쳇. 역시 꿈인가.
바다에서 떠오르는 입방체――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다.
아까와 같은 방향에 있는 미드가르드의 탑은 작동 중인 것 같았지만 어쩐지 낌새가 이상했다.
탑 끝에서 발하는 하늘을 찌르는 빛――이 꿈의 공간에 헤매어 든 자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
울리히는 의장을 기동하고, 그 「등대」를 향해 발진했다.
~03. 침입
부유섬 요새. 진입 경로.
야드: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그거대로 다행이네요.
야드: 경면해역 위장 기능은 무사히 작동하고 있는 걸로♪
오토 폰 알벤슬레벤: 아무것도 없네. …여기까지 접근했는데 아무것도 없다니 역시 좀 이상하지 않아?
U-556: 맞아! 비스마르크 언니가 왔는데 아무도 마중을 안 나오다니!
U-556: 진짜 말도 안 돼!
레겐스부르크: 지금까지 오면서 재밍을 받은 것도 아니었어. 세이렌이 습격한 흔적도 없고.
레겐스부르크: 안에 있는 사람에게 통신을 보내도 답이 없는 걸 보면… 만약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쳐도 안쪽에서 일어났다고 봐야 하겠지.
레겐스부르크: 비스마르크. 여기 계속 있어봤자 소용 없어. 들어갈까?
비스마르크: 잠깐만. 들어간다고 해도 이 경로는 위험해.
비스마르크: 긴급 상황에 쓰는 경로를 알고 있어. 따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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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섬 요새. 내부 시설군.
야드: ………………이거 심각하네요.
오토 폰 알벤슬레벤: 하늘이 보라색으로 변해 있어…. 기분 나쁘네.
U-556: 여, 여기 저번에는 이런 분위기 아니었는데!
레겐스부르크: 오는 중에 세이렌의 기습이 없었던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겠네.
레겐스부르크: 설비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어. 하지만 여전히 동료들에겐 응답이 없어.
오토 폰 알벤슬레벤: 다들 어디 간 걸까….
비스마르크: 그걸 조사하러 여기 온 거니까.
비스마르크: 우선은 중심부의 제어 센터로 가자. 방어 시스템을 확보하는 거야.
비스마르크: 그리고 중심부 데이터 로그에 접속하면 뭔가 단서라도 찾을 수 있겠지.
비스마르크: 556. 내 권한 카드를 가지고 각 보안 경로를 한 번 훑어보고 와줘.
U-556: 넵! 언니 분부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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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섬 요새. A1 보안 게이트.
시스템 음성: 액세스 권한을 확인하였습니다. 비스마르크 님, 어서 오십시오.
비스마르크: 셀프 체크 실시.
시스템 음성: ――――――
시스템 음성: 시설 내 이상 없음. 보안 이상 없음. 방어 시스템 이상 없음.
U-556: 몇 번을 봐도 굉장해! 언니!
비스마르크: 그래…. 얼른 안으로 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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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복도와 몇 개의 보안 게이트를 지나 비스마르크 일행은 중심부 제어 센터에 도착했다.
센터에는 조명이 모두 들어와 있었고, 모니터에는 요새 내부의 각종 데이터가 표시되어 있었다.
프린츠 하인리히: Zzzzzzz………….
오토 폰 알벤슬레벤: 이 목소리는…… 하인리히?
오토 폰 알벤슬레벤: 뭘 대자로 자고 있는 거야?!
오토 폰 알벤슬레벤: 하인리히! 괜찮아? 일어나 봐! 하인리히―!
오토 폰 알벤슬레벤: 일 어 나 라 고――!
프린츠 하인리히: Zzzzzzz………….
야드: 완전히 잠들었네요…. 하인리히… 숙면에 들어가면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던데 이 정도라니…….
U-556: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까지 안 일어나는 건 이상하지!
레겐스부르크: 맞아. 어딜 봐도 이상해.
레겐스부르크: 그리고 봐봐. 아달베르트도 저쪽에서 자고 있잖아.
비스마르크: 그래서 우리 연락에 답이 없는 거였군.
야드: 강제로라도 깨울까요?
비스마르크: 놔두자. 만약 무슨 이변 때문에 잠에 빠진 거라면 강제로 깨우는 건 위험해.
비스마르크: 어쩌면 다른 사람들도 이런 상태일지 몰라. 다들 흩어져서 찾아보자.
비스마르크: 접촉 시에는 가급적 의장으로 운반하도록. 상태가 이상하면 바로 나한테 연락해.
비스마르크: 구출한 동료들은 의료 센터로 데리고 와줘.
모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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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마르크는 모니터를 조작하여 부유섬 요새 내 각 시설의 모습을 확인했다.
비스마르크: 대부분 다 무사히 의료 센터로 후송된 것 같네.
비스마르크: 「그나이제나우」, 울리히, 즈이카쿠. 실종자는 총 세 명….
비스마르크: 그리고 어째서인지 「미드가르드의 탑」은 작동 중.
비스마르크는 명령어를 입력하여 경면해역 제어 시스템에 명령을 내렸다.
‘요새 경계 레벨을 최고 단계로 상향’, ‘모든 방어 시설 활성화’
요새 방어 시설의 상황이 차례차례 모니터에 비춰졌다.
비스마르크: ……시간을 벌 수는 있겠지.
비스마르크: 이제 미드가르드의 탑을 확인해 볼까….
중심부에서 입수한 데이터 로그 중 미드가르드의 탑과 관련된 내용으로 범위를 좁혔다.
비스마르크: 가장 최근 해당 장치에 관한 기록은 2개…….
비스마르크: 「문」을 통해 이 경면해역이 어딘가와 연결되었어. 하지만 가장 중요한 좌표는 숨겨져 있어.
비스마르크: 대체 누가 이런 짓을…….
경면해역 제어 자원을 좌표 해석으로 돌렸다. 그러나――
비스마르크: 좌표를 해석할 수 없어. 하지만 「문」은 아직 열려 있는 채로야…….
비스마르크: 그렇다면 울리히가 저 너머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인가?
비스마르크: 함정일 수도 있는데, 어떻게 할 거지? 비스마르크.
U-556: 언니! 동료들은 거의 다 의료 센터로 옮겼어!
U-556: 남은 건 울리히와 META 그나이제나우, 그리고 중앵의 즈이카쿠인데……. 아무리 찾아봐도 못 찾겠어….
비스마르크: 알아. 그녀들은 여기 없을 가능성이 높아.
비스마르크: 지금부로 미드가르드의 탑에서 합류한다. 모두에게 준비하라고 전해줘.
비스마르크: 나는 일단 의료 센터에서 응급처치를 한 다음 갈게.
레겐스부르크: 준비라니…. 비스마르크, 벌써 그 아이들의 행방을 파악한 거야?
비스마르크: 대강은. 아무튼 이 이변을 해결해야만 해.
비스마르크: 부유섬 요새의 경계 레벨을 최고로 상향했어. 본의는 아니지만 동료들은 양산함에게 맡기자.
비스마르크: 그리고 우리는――
비스마르크: 「문」 너머 공간을 조사하고 울리히 일행을 구출할 거야.
~04. 은자의 인도
경면해역. 하부 공간.
「문」을 통과한 즈이카쿠와 또 다른 「그나이제나우」는 경면해역의 미드가르드의 탑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즈이카쿠: 바다가 밤하늘이 되었어…. 그야말로 은하네….
즈이카쿠: 그리고 저기 떠 있는 입방체들은…….
그나이제나우(META): ………….
즈이카쿠: 아아 미안! 지금은 궁금해 해봤자 별 수 없겠지!
즈이카쿠: 아무튼 여기는 대체 어디야?
즈이카쿠: 울리히의 뒤를 쫓아 미드가르드의 탑의 문을 통해 다른 경면해역으로 오긴 했는데.
그나이제나우(META): 네. 부유섬 요새에 있었던 저희는 아비터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기지 내 동료들은 울리히를 제외하고 모두 혼수상태에 빠졌죠….
즈이카쿠: 그래서 상황을 조사하러 온 건데… 아무리 봐도 이 상황이 설명이 안 돼!
즈이카쿠: 미드가르드의 탑을 지나왔는데 눈앞에도 또 탑이 있고…. 이게 말이 돼?
그나이제나우(META): (「가지」를 뛰어넘었을 때 같은 장소에 도달할 확률은….)
즈이카쿠: 만약 로열의 「아발론」처럼 좌표만 지정할 수 있다면 먼 거리에서도 점프할 수 있는――
그나이제나우(META): 잠시만요, 즈이카쿠. 눈치챘나요?
그나이제나우(META): 수면에 있는 별들은 하늘의 별들과 달라요.
즈이카쿠: 정말이네! 위치도 전혀 다르고… 게다가 달도 안 보여?!
즈이카쿠: 역시 하늘과 바다가 뒤바뀐 건 아니구나…. 그나이제나우는 어떻게 알았어?
그나이제나우(META): 냉정하게 관찰하면 알 수 있답니다.
그나이제나우(META): 아무튼 신중하게 나아가죠. 평범한 경면해역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즈이카쿠: 울리히는 왜 갑자기 이런 데로…….
그나이제나우(META): 그녀를 찾아서 직접 물어보는 게 좋겠죠?
그나이제나우(META): (가능하다면 저 탑에 도착하기 전에 따라잡고 싶은데….)
즈이카쿠: 좋아, 얼른 탑으로 가자! 그나이제나우!
그나이제나우(META): ………….
즈이카쿠: …아. 여, 역시 정찰기로 주위를 한 번 살펴보는 게 좋겠지?
즈이카쿠: 조금 마음만 급했나봐. 미안해! 바로 함재기 띄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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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면해역. 하부 공간.
즈이카쿠가 날린 함재기는 곧바로 혼자 항행하고 있는 울리히 폰 후텐의 모습을 포착했다.
거리가 멀지 않았던 탓에 그나이제나우와 즈이카쿠는 금방 그녀를 따라잡았다.
울리히 폰 후텐: ………앞으로……조금만 더……….
즈이카쿠: 울리히! 겨우 잡았다!
즈이카쿠: 뭐야, 괜찮아?! 정신 차려!
울리히 폰 후텐: ………….
즈이카쿠: ……내가 누군지 알겠어?
울리히는 아무 반응 없이 그저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허망한 눈으로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그 모습은 마치 스스로 몸을 통제하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끌려가는 것처럼 보였다.
즈이카쿠: 정신 차려! 울리히!
안달이 난 즈이카쿠가 그녀에게 손을 뻗으려 했지만, 그나이제나우가 제지했다.
그나이제나우(META): 그녀는 지금 환각에 사로잡혀 있을 겁니다. 너무 격한 행동은 하지 않는 게 좋아요.
즈이카쿠: 환각이……울리히를…….
즈이카쿠: 맞다! 생각났어!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어!
즈이카쿠: 전에 NA해역에서 아카기 선배가 비슷한 일을 당했었지…!
그나이제나우(META): 정말인가요?! 그건 어떤 상황이었죠…?
즈이카쿠: 그러니까, 세이렌 반격 작전 때문에 아카기 선배가 해역 최심부로 들어갔었는데.
즈이카쿠: 거기서 아비터의 환각에 휩쓸려서 하마터면 우리끼리 싸울 뻔했어!
즈이카쿠: 울리히도 그것처럼 환각을 보고 있는 거라니….
그나이제나우(META): 과연… 그러면 더욱 신중해야만 하겠군요.
그나이제나우(META): 당신들이 만난 아비터는 누구였는지 아시겠어요?
즈이카쿠: 글쎄…. 그때는 해무 너머로 희미한 사람 그림자밖에 못 봤거든….
즈이카쿠: 나중에야 알게 된 거지만, 그 놈은 아비터 IX번, 「허밋」이라는 놈이었을 거야.
그나이제나우(META): ………………역시.
즈이카쿠: 그 아비터에 대해 알고 있어?
그나이제나우(META): 아뇨. 저는 허밋과 직접 대면한 적은 없습니다.
그나이제나우(META): 아비터라고 하면, 제 동료들을….
그나이제나우(META): 아무튼, 그때 환각에 사로잡힌 동료들을 어떻게 구출했었죠?
즈이카쿠: 그러니까… 공격을 했었는데…. 아, 물론 상처 입을 정도로는 말고.
즈이카쿠: 그리고는 환각에 빠진 함선을 주변에서 떼어놓았었고, 봤던 환각과 다른 상황을 조성하기도 했었고…. 그 정도?
그나이제나우(META):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환각을 만들어낸 아비터를 쓰러트리는 것입니다.
즈이카쿠: 뭐 그거야 그렇겠지. …근데 이 전력으로는 조금 불안하지 않을까?
그나이제나우(META): ……아쉽지만 그 말이 맞네요.
즈이카쿠: 차선책으로 공격을 가한다고 하면, 혹시 그나이제나우 훈련탄 가지고 왔어?
그나이제나우(META): 훈련탄……? 그런 건 없습니다.
즈이카쿠: 그, 그럼 나한테 맡겨! 반드시 울리히를 제정신으로――어? 어디 갔지?!
그나이제나우(META): 아차…. 우리가 논의하는 동안 가속해서 탑으로 갔을지도 모르겠군요.
즈이카쿠: 그럴 수가…! 우리도 빨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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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면해역. 하부 공간. 탑 내부.
마치 처음부터 내부 구조를 알고 있었다는 듯, 미로 같은 통로를 어렵지 않게 돌파하는 울리히. 즈이카쿠 일행은 그 뒤를 간신히 쫓아가는 중이었다.
즈이카쿠: 울리히는 지금 꿈꾸는 상태 아냐? 어떻게 저렇게 휙휙 전진할 수가 있지?
즈이카쿠: 그리고 여기, 밖에서 본 구조하고 전혀 달라…!
즈이카쿠: 역시 우리가 왔을 때 봤었던 「미드가르드의 탑」과는 다른 곳 아냐?
그나이제나우(META): 글쎄요…. 저도 그 시설에 대해 잘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그곳은 이런 미궁같은 구조는 아니었습니다.
그나이제나우(META): (울리히가 이렇게 빨리 나아갈 수 있는 건…… 어쩌면…….)
그나이제나우(META): 즈이카쿠. 그녀에게 환각을 보여주고 있는 원흉이 근처에 있을지도 몰라요.
그나이제나우(META): 설사 그녀에게 피해가 가더라도 지금 저지해야 해요.
즈이카쿠: 알겠어! …어, 어어? 울리히가 앞쪽에 있는 넓은 방에서 멈췄어!
즈이카쿠: 저건………?
울리히의 뒤를 따라간 두 사람은 어느 넓은 방에 이르렀다.
방 중앙에는 거대한 돔 모니터가 있었다. 울리히는 그 모니터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울리히 폰 후텐: ………프리드리히…….
즈이카쿠: 저건… 프리드리히의 영상이잖아? 게다가 다쳤어?
즈이카쿠: 대체 뭐지…!?
그나이제나우(META): (프리드리히는 잔불을 만나러 갔을 텐데……. 그렇다면 이 영상은…….)
울리히 폰 후텐: ………왔다……고…….
울리히 폰 후텐: ……미안해…………늦어……서….
울리히 폰 후텐: ………큭!
어리둥절한 즈이카쿠와 그나이제나우는 안중에도 없이 울리히는 모니터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그러자 돔 중심에서 강렬한 충격파가 뿜어져 나왔다.
즈이카쿠: 울리히, 진정해! ……우왓!?
그나이제나우(META): 즈이카쿠, 제 뒤로 숨으세……윽!?
………….
갑작스런 충격파는 세 사람을 강하게 때리며 탑 밖으로 퍼져 나갔다.
~05. 추적
「문」을 통과한 비스마르크 일행은 미지의 해역에 다다랐다.
레겐스부르크: 모니터링 이상 없음. 아무래도 무사히 전송된 것 같군.
오토 폰 알벤슬레벤: 아무런 정보도 없는 좌표로 갑자기 뛰어들다니…. 좀 하네.
야드: 흐흥. 엘베한테 자랑할 거리가 늘었네요♪
U-556: 킁킁. 언니, 아까랑은 분위기가 완전 달라!
U-556: 이게 문――그러니까 인공 특이점을 통과한 거야?
비스마르크: ……이상해.
비스마르크: 전송되었다 하더라도 우리가 있는 기점 위치에 「문」이 그대로 남아 있어야 하는데.
비스마르크: 그런데 이 근방에는 문도, 닻이 될 「미드가르드의 탑」도 안 보여.
비스마르크: 그럴싸한 건 이 앞에 보이는 빛의 기둥이지만……. 여기서는 꽤 거리가 있네.
비스마르크: 레겐스부르크. 어떻게 생각해?
레겐스부르크: 글쎄. 울리히가 맡고 있던 시설 개수와 관계가 있을까?
비스마르크: 출입구까지의 거리가 멀면 철수나 증원이 어려워져. 울리히가 그걸 모르진 않았을 거야.
레겐스부르크: 그런가…. 그렇다면 원흉을 따질 수밖에 없겠군.
비스마르크: (단서는 행방불명인 3명과, 해석할 수 없는 좌표…인가.)
비스마르크: (탐색은 힘들겠네. 하물며 보급 물자와 증원도 없는 상황에서는….)
야드: 정찰기가 뭔가를 발견한 것 같아요.
야드: 저쪽에 있는 빛의 기둥은 미드가르드의 탑과 유사한 시설이고, 주변에는 정체 모를 입방체가 떠 있는 것 같네요.
야드: 부유섬 요새에는 저런 건 아무 데도 없었는데.
U-556: 무슨 마법진 같아 보여.
레겐스부르크: 규칙적으로 배치되어 있다면 무슨 의식을 위한 걸지도 몰라.
야드: 그리고 이 해역에는 「경계선」이 있는 것 같아요. …더 앞에 있는 바다는 붉은색이에요.
오토 폰 알벤슬레벤: 경면해역에서 흔히 보이는 패턴이네 이거.
야드: 하늘에는 별도 없고, 대신 바다 쪽에 반짝반짝 빛나는 뭔가가 있는 것도 똑같네요.
야드: 쉽게 말하면 임의의 이공간으로 전이되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U-556: 다, 다른 행성으로 온 거야…!?
U-556: 와, 갑자기 두근두근거려…!
오토 폰 알벤슬레벤: 나, 나도….
야드: 갑자기 그런 반응을 보여도 곤란하답니다?
야드: 그치만 확실히 분위기는 묘하네요. 어쩐지 꺼림칙해요….
레겐스부르크: 경면해역이라면 그럴 법하지.
레겐스부르크: 이상 기상을 만들 수 있는 놈들인데 이런 수상한 장소를 만드는 건 일도 아닐 거야.
레겐스부르크: 비스마르크, 어떻게 할래?
비스마르크: 야드. 울리히는 찾았어?
야드: 아직 못 찾았어요.
야드: 함재기 고도를 낮출게요. 아무것도 없는 바다니까 만약 탑에 들어간 게 아니라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비스마르크: ……세이렌도 없나?
야드: 네. 지금은요. 정말 아무것도 없는 바다네요.
비스마르크: 그럼 탑을 조사하러 가자. 야드. 공중 정찰과 경계를 소홀히 하지 말도록.
비스마르크: (경계선도 입방체도 궁금하지만 지금은 우선 탑의 시설을 확인해 보자.)
비스마르크: (어쩌면 울리히는 이미 안으로 들어갔을지도 몰라.)
비스마르크: 556. 잠항 초계 부탁해.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알려줘.
U-556: 응! 맡겨줘! 바다의 퍼시발이 꼭 지켜줄게!
레겐스부르크: 믿음직하네. …자, 우리도 출발하자.
~06. 매복
U-556: 언니, 전방에서 뭔가가 부상하고 있어…!
――――!!
556이 경고를 함과 동시에 수평선 너머에서 맹렬한 포화가 쏟아졌다.
그러나 거리가 너무 멀어서 그런지 착탄 위치는 모두 심하게 빗나갔다.
레겐스부르크: 상당한 위력이네. 직격당하면 버티기 힘들 거야.
레겐스부르크: 야드! 적의 숫자는?!
야드: 세이렌 양산함 몇 척밖에 안 보이는데……. 556, 이거 설마…!
U-556: 응! 물속에서 세이렌 양산함들이 계속 부상하고 있어!
U-556: 잠수함도 섞여 있어! 다들 조심해!
야드: 매복이네요…. 전 방향에서 다수의 세이렌 양산함들이 이쪽으로 향하고 있어요!
야드: 모델 번호는… IV형의 강화 세이렌 같아요.
오토 폰 알벤슬레벤: 저번에 울리히가 META 함선과 조우한 그 작전에서 만났던 모델 아냐?
오토 폰 알벤슬레벤: 강함과 별개로 지휘 유닛을 쳐도 약화되지 않는다고 했었는데….
오토 폰 알벤슬레벤: 이렇게 많이 나타나다니――
오토 폰 알벤슬레벤: 상황이 너무 안 좋잖아…!
―――!!
레겐스부르크: 2차 공격이 온다! 산개해!
오토 폰 알벤슬레벤: 저건…?
야드: …………비스마르크 씨?
레겐스부르크: ………………………!
귓가에 폭발음이 들렸지만 예상했던 충격은 오지 않았다.
비스마르크Zwei: 동료를 다치게 두지 않겠어. 철의 성당이 되어라 게리온!
게리온: ―――!!
거대한 용이 날개를 펼쳐 쏟아지는 세이렌의 포격을 차례차례 막아냈다.
U-556: 언니의 게리온이다! 멋있어!
레겐스부르크: 「게리온」…? 비스마르크. 그건…….
비스마르크Zwei: 너만 의장에 이름을 짓는 건 아냐.
레겐스부르크: 아니, 이름 문제가 아니라… 네 그 의장은――
비스마르크Zwei: 얘기는 나중에. 3차 공격이 온다.
―――!!
비스마르크는 다시 의장을 방어 태세로 전환하여 동료들을 보호했다.
세이렌의 맹렬한 포격이 하늘을 메웠지만, 여전히 비스마르크의 의장에 막혀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 순간 게리온의 날개 밑은 마치 불꽃놀이 전망대와도 같았다.
야드: 굉장하네요…….
야드: 사진 찍어서 엘베한테 보내고 싶을 정도로 장관이에요.
오토 폰 알벤슬레벤: 와, 완전 멋있잖아……!
비스마르크Zwei: 어흠. 진형을 정비하자.
비스마르크Zwei: (용골을 보강할 뿐만 아니라 출력 및 개념에 의한 방어력 향상까지….)
비스마르크Zwei: (지금은 한계가 있어서 아무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지만, 역시 대단하네.)
U-556: 「Zwei」형 의장! 이게 바로 언니의 진짜 힘이야!
U-556: 에헤헤, 드디어 보여줬네!
오토 폰 알벤슬레벤: 556, 넌 알고 있었던 거야?!
U-556: 당연하지!
U-556: 그래도 언니가 비밀로 하라고 했으니까! 바다의 퍼시발은 비밀도 잘 지켜!
U-556: 너희도 당분간은 다른 애들한테 비밀로 해줘!
비스마르크Zwei: 아직 테스트도 제대로 끝나지 않았거든. 일단은 비밀로 해주면 고맙겠어.
레겐스부르크: 본인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알았어.
U-556: 언니, 이제 반격하자!
U-556: 556은 언니하고 같이 끝까지 싸울ㄱ――
환호성을 지르며 비스마르크에게 다가가던 U-556의 움직임이 갑자기 느려졌다.
그녀는 갑자기 감전이라도 당한 듯, 몸을 뒤틀며 비명을 질렀다.
비스마르크Zwei: 556!? 무슨 일이야!?
U-556 아래 바닷속에서 검은 안개가 피어올라 그녀를 순식간에 덮쳤다.
―――!!
오토 폰 알벤슬레벤: 비스마르크 님! 4차 공격이야!
비스마르크Zwei: 견제인가…! 게리온, 방어 모드!
게리온: ―――!!
U-556?: ……언니……나는……괜찮으…니까…….
U-556?: 다른 사람들을…지켜줘…….
검은 안개에 완전히 휩쓸리기 전에 소녀는 사력을 다해 손을 뻗었다.
지켜야 할 존재, 동경하는 존재, 과거에 한 번 구해냈던 존재, 그리고 지금 돕고자 하는 존재에게――
하지만 그 손은, 닿지 않았다.
~07. 침식
전투가 종료된 후 일대는 세이렌 양산함의 잔해로 뒤덮였다.
비스마르크의 새로운 힘에 고무된 함선들은 용감하게 싸워 매복 중이던 적들 전멸시켰다.
그러나 누구도 승리를 기뻐하지 못했다.
오토 폰 알벤슬레벤: 556…… 어떻게 된 거야.
오토 폰 알벤슬레벤: 갑자기 검은 안개에 뒤덮이더니 뭔가가 변한 거 같애…….
비스마르크Zwei: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짐작은 가.
비스마르크Zwei: 로열과의 전투에서 침몰했을 때 556은 나를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들었어.
비스마르크Zwei: 그 아이 덕분에 간신히 아군과 합류할 수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가지고 있었던 검은 큐브의 영향을 받았을 거야.
비스마르크Zwei: 나만큼 심각하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 침식 작용은 생겼겠지.
비스마르크Zwei: 방금 일어난 일은…… 그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네…….
오토 폰 알벤슬레벤: 그러니까 옛 상처가 벌어졌다…는 뜻인가?
비스마르크Zwei: 방심했어. 검사 결과는 모두 정상으로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좀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하는데…….
레겐스부르크: 너처럼 그 신형 의장으로 어떻게든 안 될까?
비스마르크Zwei: 아니. 그 아이는 평범한 치료로 회복되었어. 그리고 아직 기술력에 한계가 있기도 하고.
비스마르크Zwei: 우리에겐 용골에 직접 접속하는 기술이 없어.
비스마르크Zwei: ………검은 큐브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한 내 잘못이야…….
비스마르크는 U-556이 검은 안개에 휩쓸리기 전 모습을 떠올렸다.
필사적으로 뻗은 손, 고통스러운 비명, 절망과 공포의 표정, 마치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
비스마르크Zwei: (……검은 큐브, 용골의 침식, 그리고…… 「META」…….)
비스마르크Zwei: (혹시 이 바다의 무언가가 검은 큐브의 영향을 증폭시키고 있는 건가…?)
비스마르크Zwei: (전투 중에는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556의 상처가 재발한 것은 분명해.)
비스마르크Zwei: (만약 그 무언가를 제거한다면 556을 구할 수 있을 거야.)
비스마르크Zwei: (동료들을 위험에 빠트릴 수는 없어…. 이 Zwei형 의장으로 어떻게든 지켜낼 거야.)
비스마르크Zwei: 야드. 정찰 결과는 어때? 556은 찾았나?
야드: 아뇨……. 하지만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세이렌은 찾았어요.
야드: 양산형 몇몇이 미드가르드의 탑 쪽으로 이동하고 있네요.
비스마르크Zwei: 알겠어. 가장 빠른 길로 안내해줘.
야드: 네! 북동쪽으로 가면 탑까지 일직선이에요.
비스마르크Zwei: 다들 가자. 세이렌 함대를 추적한다.
비스마르크Zwei: ……전속력으로 탑까지 전진!
~08. 사냥터와 무덤
검붉은 하늘. 칠흑 같이 탁한 바다.
아직도 계속 타오르는 잔해들이 서로 부딪쳐 가라앉는다.
그나이제나우(META): 이곳은……….
그나이제나우(META): 생각났어요…….
그나이제나우(META): 이곳은 제 사냥터이자, 제 무덤…….
――――――――――――!
그나이제나우는 포격을 발사해 주변의 세이렌을 잔해와 함께 찢었다.
이것이 그녀의 몇 번째 밤이고, 그녀가 쓰러트린 몇 번째 적인지… 더는 중요하지 않았다.
방황하고, 파괴하는 것이 그녀의 유일한 존재 의의.
그나이제나우(META): 그래……. 이게 바로 내게 남겨진 존재 의의.
그나이제나우(META): 생각할 필요도, 계산할 필요도 없이 단지 계속 싸울 뿐.
그나이제나우는 차가운 바다에 휩쓸리지 않도록 쉴 새 없이 수면을 질주했다.
그녀의 영원할 것만 같은 밤은 어느 귀를 째는 소리에 의해 깨졌다.
고속으로 접근하는 어뢰. 세이렌과는 다른 적의.
그나이제나우(META): ……새로운……증원?
그나이제나우(META): 이 정도쯤은…… 큭!?
그나이제나우는 접근하는 어뢰를 포격으로 처리했다. 곧이어 물보라 속에서 작은 소녀가 튀어나와 이쪽으로 날아들었다.
U-556(META)?: ―――――――――!
그나이제나우(META): 당신은…… U-556!?
예상치 못한 전개에 그나이제나우는 당황했다.
그녀는 날아드는 소녀를 피하려고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그나이제나우(META): 당신은 비스마르크와 같이 침몰했을 텐데…….
그나이제나우(META): 어째서 여기에!? 게다가…… 어떻게…그…그 모습은 대체!?
그나이제나우(META): 나처럼…… 저주받은 재가 되어버리다니……!
U-556(META): 얼른… 얼른 돌아가야 해…….
556은 다시 바다로 잠수했다. 소녀는 먼 곳의 빛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나이제나우(META): 잠깐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그나이제나우(META): 저 빛은…… 미드가르드의 탑…?
그나이제나우(META): 과연……. 그렇군요……. 이것은 악몽…. 내 기억을 읽어 만들어낸 환각…….
그나이제나우(META): 다시 싸울 이유를 찾은 제가 이런 시시한 곳에 머물 리가 없잖아요…!
----
그나이제나우(META): ……하아…하아……. 불찰입니다. 저까지 환각에 빠지다니….
그나이제나우(META): 그 커다란 방――제어실에서 발생한 충격으로 기절해 버린 탓에….
그나이제나우(META): 잠깐, 즈이카쿠와 울리히는 어디에 있죠?
주위를 둘러본 그나이제나우는 자신이 탑의 바깥 고리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바로 옆에 또 한 명의 함선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나이제나우(META): 폭발이라도 일으켜서 깨우는 수밖에 없겠네요.
그나이제나우(META): 다음엔 훈련탄 좀 들고 다녀야지…….
―――――――――!!!
~09. 제어실
경면해역. 하부 공간. 탑 내부.
오토 폰 알벤슬레벤: 방금 포격 소리였지!?
레겐스부르크: 맞아! 누군가가 싸우고 있어!
비스마르크Zwei: 소리는 바깥 고리에서 들렸어. 야드. 함재기를 띄워서 정찰해줘.
야드: 네!
비스마르크Zwei: 여기선 상당히 떨어진 곳이야…. 다들, 서두르자!
----
경면해역. 하부 공간. 탑 바깥 고리.
야드: 후우…하아…. 목표를 발견했어요!
그나이제나우(META): 함재기를 보고 누군가 했는데 당신들이었군요….
그나이제나우(META): 게리온에는 이상이 없나 보네요. 다행입니다, 비스마르크.
비스마르크Zwei: 그래. 네게 보여주는 것도 처음이구나.
비스마르크Zwei: 네 덕에 이렇게 다시 서 있을 수 있었어. 고마워.
그나이제나우(META): 천만에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비스마르크Zwei: 즈이카쿠도 무사해서 다행이야.
즈이카쿠: 나, 난 괜찮아! 걱정 끼쳐서 미안해!
즈이카쿠: (비스마르크 맞지…?)
즈이카쿠: (근데 의장 생김새나 스케일이 비스마르크 의장하고 너무 다른데!)
즈이카쿠: 저기, 미안한데…. 그거 네 의장……이야?
비스마르크Zwei: 아아, 미안. 중앵의 손님을 놀라게 해버렸군.
비스마르크Zwei: 이건 Zwei 의장 게리온. 철혈의 차세대 의장의 프로토타입이야.
비스마르크Zwei: 숨길 생각은 없었어. 다만 완성된지 얼마 안 돼서 아직 검증이 끝나지 않았거든.
비스마르크Zwei: 궁금하다면 나중에 돌아가서 설명해 줄게.
비스마르크Zwei: 하지만 지금은 더 중요한 문제가 있지. ……부유섬 요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려줄 수 있을까?
비스마르크Zwei: 미드가르드의 탑이 어째서 작동했는지, 울리히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그나이제나우(META): ……제가 설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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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마르크Zwei: 개념적 공격으로 철혈 함선들이 혼수상태에 빠졌고, 울리히는 환각에 빠져서 미드가르드의 탑을 가동시킨 건가….
비스마르크Zwei: 일단 동료들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 같으니 안심이네.
비스마르크Zwei: 동료들을 도와줘서 고마워. 즈이카쿠. 그나이제나우.
즈이카쿠: 아냐, 별일 아니었어…….
즈이카쿠: 그런데 너희는 무슨 충격파 같은 거 느낀 적 없어?
오토 폰 알벤슬레벤: 글쎄? 우리는 세이렌 함대하고 싸우느라 경황이 없었거든.
오토 폰 알벤슬레벤: 뭐, 왔었더라도 지근거리와 원거리에서 느끼는 충격은 다를 테니까.
야드: 야드도 전혀 몰랐어요.
야드: 그리고 그때 기절해 버렸으면 세이렌에게 된통 당했을 거예요.
레겐스부르크: 동감이야.
즈이카쿠: …역시 오토 말대로 거리에 따라 감쇠된 건가….
즈이카쿠: 근데 그럼 556은 왜 갑자기 그렇게 된 거지……?
그나이제나우(META): 추측컨대 556은 META화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즈이카쿠: META화…!?
비스마르크Zwei: 왜 그렇게 생각하지?
그나이제나우(META): 사실 그때 저도 환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U-556이 나타나 저를 공격해서 깨워줬었죠.
그나이제나우(META): 만약 META화 된 게 아니라면 그런 식으로 저를 도와줄 수는 없어요.
비스마르크Zwei: ………그럼 그 아이는 지금 어디 있지?
그나이제나우(META): 미드가르드의 탑 안으로 들어갔을 겁니다.
그나이제나우(META): 제가 아직 환각에 빠져 있을 때 탑의 빛기둥이 떨리는 것을 봤습니다.
그나이제나우(META): 그건 누군가가 「문」을 작동시켰다는 뜻입니다.
비스마르크Zwei: ……미안하지만 둘 다 따라와줘.
비스마르크Zwei: 우선은 제어실로 가서 울리히가 있는지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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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면해역. 하부 공간. 탑 내부.
야드: 울리히 씨를 찾았어요!
오토 폰 알벤슬레벤: 울리히――!
그나이제나우(META): 잠깐! 물러서요!
그나이제나우(META): 비스마르크. 당신도 느껴지죠? 제어실에서 전해지는 이상한 기운이.
그나이제나우(META): 섣불리 들어가는 건 위험합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해요.
비스마르크Zwei: 용골이 침식되는 듯한 감각이군. 하지만 이 정도면 아직 괜찮아.
비스마르크Zwei: 그나이제나우. 동료들을 데리고 뒤로 물러나.
비스마르크Zwei: 이 방에서 떨어져서… 아니, 통로 끝에서 대기해. 여긴 나한테 맡기고.
그나이제나우(META): !? 비스마르크, 당신도 알잖아요! 더 이상 침식 환경에 노출되면――
비스마르크Zwei: 괜찮아. 걱정하지 마.
비스마르크Zwei: 모두랑 같이 있어줘. 끝나면 연락할게.
~10. 남겨진 자
울리히 폰 후텐: 나도 데려가줘.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안 돼. 넌 여기 있으렴.
울리히 폰 후텐: …네 계획은 이미 알고 있어. 그러니까…….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벌써 악보는 완성됐단다. 더 이상의 수정은 필요 없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너는 네 조사에 집중하렴.
울리히 폰 후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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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울리히는 이별의 날을 떠올렸다.
언제나 여유롭게 적을 농락하던 전장의 지휘자는 지금 그저 무기력하게 쓰러져 있었다.
울리히 폰 후텐: 프리드리히……. 이게 네가 원한 결말일 리가 없어.
적도 아군도 없이, 오직 혼자 고독 속에 가라앉는 결말.
울리히 폰 후텐: 흥……. 그렇게 기대하던 대양함대는 지금 어디 있지?
울리히 폰 후텐: 나를 데리고 갔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울리히 폰 후텐: …………….
울리히 폰 후텐: 너를 그렇게 만든 놈은 누구지?
울리히 폰 후텐: 아직 살아있다면 대답해! ……대답해줘…….
대답은 없었다. 잔해 속 강철만이 삐거덕거리고 있었다.
울리히 폰 후텐: ……………….
울리히 폰 후텐: 그러니까……나를…데리고 갔었어야지…….
울리히 폰 후텐: 너 없는 철혈에 남는 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또각또각, 발소리가 가까워진다.
누군가가 접근하고 있었다.
비스마르크: 이게 네 마음을 사로잡은 악몽인가? 울리히.
울리히 폰 후텐: ……비스마르크냐. 너는 결국 철혈이 가장 너를 필요로 할 때 우리를 버렸구나.
울리히 폰 후텐: 뭘 하러 온 거냐. 전쟁은 이미 끝났다.
울리히 폰 후텐: 눈이 있으면 봐라. 반역 작전은 실패다. 동료들은 죽었고, 세이렌 상위 개체는 아직 건재해.
울리히 폰 후텐: 대체 이제 와서 무슨 낯짝이야!
비스마르크: ………알고 있어.
울리히 폰 후텐: 철혈이 사경을 헤쳐 나올 수 있었던 건 모두 프리드리히 덕분이야!
울리히 폰 후텐: 그녀가 동원한 온갖 수단과 방법 덕분에 철혈은 네가 직접 철혈에게 매인 세이렌의 족쇄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고!
울리히 폰 후텐: 그동안……너는……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비스마르크: ………알고 있어.
울리히 폰 후텐: 안다고……?
울리히 폰 후텐: 네가 쓰러져 있을 때 프리드리히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네가 뭘 안다고!
울리히 폰 후텐: 다른 사람들은 헤실헤실 널 받아들일지 몰라도… 나는 아냐!
비스마르크: ………알고 있어.
울리히 폰 후텐: …………….
울리히 폰 후텐: 왜…! 왜 변명 하나 없는 거지? 왜 아무 말도 안 하는 거야!?
울리히 폰 후텐: 철혈은 지금까지 이런 겁쟁이에게 이끌려 온 거야!? 대답해!
비스마르크: 나는 할 말이 없어. 네가 말한 건 모두 사실이니까.
비스마르크: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울리히.
비스마르크: 내 어리석은 행동으로 철혈을, 동료들을 실망시킨 건 사실이야. 하지만 지금은 이대로 적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돼.
비스마르크Zwei: 게리온, 네 힘으로 이 거짓된 환각을 분쇄하라!
게리온: ▁▂▃▄▅▆▇█████
----
울리히 폰 후텐: ………역시, 꿈이었나…….
비스마르크Zwei: 알고 있었어?
울리히 폰 후텐: 중간부터 어렴풋이……. 하지만 벗어나진 못했어….
울리히 폰 후텐: 그래도…… 정말로…….
울리히 폰 후텐: …………프리드리히와 함께 싸우고 싶었어…….
비스마르크Zwei: ………알고 있어.
울리히 폰 후텐: ……내가 한 말들은 진심이 아니었어……. 나는 그저, 책임을 전가할 사람이 필요해서…….
비스마르크Zwei: ………그것도 알아.
비스마르크Zwei: 내가 검은 큐브의 여파로 현장에서 빠져 있는 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
비스마르크Zwei: 그동안 세이렌, 상층부, 그리고 다른 진영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압박을 받았는지.
비스마르크Zwei: 그리고, 너희가 자신의 몸을 던지면서까지 얼마나 힘겹게 철혈을 지탱해 왔는지.
비스마르크Zwei: 내가 전부 이해할 수는 없을 거야. 그래도 고맙다는 말은 전하고 싶어.
비스마르크Zwei: 철혈을 지켜줘서 고마워. 울리히 폰 후텐.
울리히 폰 후텐: 네가 너를 한 대 갈길 수도 있는 상황인데 말은 잘하는군.
울리히 폰 후텐: …………물론 그러진 않겠지만. 너는 철혈의 지도자니까.
비스마르크Zwei: 설령 네가 그랬어도 나는 막지 않았을 거야.
비스마르크Zwei: 기분은 어때? 아직 환각의 영향이 남아 있는 것 같아?
울리히 폰 후텐: 아아. 머릿속에서 아직도 무언가가 이상한 말을 계속 외치고 있어.
울리히 폰 후텐: ………이게 META화라는 건가?
비스마르크Zwei: 그래. 용골이 침식되어가는 과정 중 하나지. 하지만 아직 멈출 수는 있어.
비스마르크Zwei: 네가 지금 어떤 느낌인지 이해해. 부정적인 감정에 짓눌려 자아를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겠지.
비스마르크Zwei: 그럼에도 너는 여전히 견디고 있어. 정말 대단해.
울리히 폰 후텐: 용골 침식에 의한 META화는 돌이킬 수 없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비스마르크Zwei: 그래. 하지만 엘리자베스와 지휘관에게 힌트를 얻었지.
비스마르크Zwei: 이미 일어난 침식을 제거할 수는 없지만, 너처럼 외부적인 요인으로 유발된 경우라면.
비스마르크Zwei: 녀석에게 더 좋은 ‘먹잇감’을 주면 돼――
~11. 임시 조치
게리온이 포효하자 비스마르크와 울리히를 뒤덮고 있던 악몽은 산산조각 났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울리히의 몸에서 검붉은 안개가 뿜어져 나와 비스마르크를 향해 달려들었다.
안개는 순식간에 두 사람을 휘감았다.
이대로라면 비스마르크가 환각에 사로잡히는 것도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비스마르크Zwei: 과연, 북방연합이 조우했다던 「검은 용오름」의 충격파와 비슷한 반응이군.
비스마르크Zwei: 위험한 도박이지만 해볼 가치는 있겠어.
비스마르크Zwei: 짐어삼켜라, 게리온.
게리온: ▁▂▃▄▅▆▇█████
울리히 폰 후텐: 큭……. 소리가… 사라졌어?
울리히 폰 후텐: (의장이 안개를 흡수한 건가? …하지만 어떻게?)
울리히 폰 후텐: 비스마르크. '먹이'로 준다는 말은….
비스마르크Zwei: 아아. 의장이 가진 「함선」의 개념을 강화해서 침식의 대상을 옮긴 거야.
비스마르크Zwei: 의장 역시 멘탈 큐브라는 개념에 의해 태어났으니 함선과 동질의 존재라고도 할 수 있지.
비스마르크Zwei: 따지고 보면 함선에 포함되는 셈이야.
비스마르크Zwei: 개중에서도 게리온은 특히 더 강한 자주성과 힘을 가지고 있어. META에 대한 내성도 좋고.
울리히 폰 후텐: ……뭐 됐어. 그런 기술적인 얘기는 파고들수록 끝이 없으니까.
비스마르크Zwei: 보아하니 정신이 완전히 돌아온 것 같은데?
울리히 폰 후텐: 아아. 요 며칠간 계속 느껴왔던 위화감이 단숨에 날아간 기분이야.
울리히 폰 후텐: 그런데 잠깐만. 의장을 대타로 줬다고 해도 결국 침식당한 건 변하지 않는데.
울리히 폰 후텐: 나중에 그걸 없애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 셈이지?
울리히 폰 후텐: 쓸데없는 질문이긴 하지만… 왜 그렇게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나를…….
비스마르크Zwei: 이번엔 다를 거라고 믿고 있어. 그리고 무엇보다――
비스마르크Zwei: 너나 그나이제나우, U-556, 모두가
비스마르크Zwei: 단순한 부하를 넘어 내 동료이자 가족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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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마르크가 내민 손을 잡고 울리히는 겨우 일어섰다.
비스마르크Zwei: 울리히.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네 힘을 필요로 해.
비스마르크Zwei: 같이 힘을 합쳐 미래로 나아가자.
울리히 폰 후텐: ………아아. 물론이지.
울리히는 몸가짐을 가다듬고 다시 비스마르크를 바라보았다. 그 눈에는 더 이상 망설임도, 외로움도 비치지 않았다.
비스마르크Zwei: 후후. 그럼 슬슬 동료들을 부르도록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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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면해역. 하부 공간. 탑 내부.
야드: 둘 다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레겐스부르크: 울리히. 기분이 한결 나아 보이네.
오토 폰 알벤슬레벤: 좋아. 일단 문제 하나는 해결이네.
울리히 폰 후텐: 그래. 악몽의 여파도 곧 사라지겠지.
울리히 폰 후텐: 아직 본 컨디션은 아니지만, 최소한 발목을 잡을 일은 없을 거야.
비스마르크Zwei: 내가 제어실에 있는 동안 별일 없었나?
레겐스부르크: 네 명령대로 줄곧 복도 끝에서 대기하고 있었어.
레겐스부르크: 처음에는 별 문제 없었는데 갈수록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어.
레겐스부르크: 갑자기 공기가 무거워지고, 방 안에서 검은 안개가 스멀스멀 새어 나오는 게 느껴졌어.
레겐스부르크: 그나이제나우가 문을 박차고 들어가려고 했지만, 그 순간 검은 안개도, 무거운 공기도 전부 사라졌어.
레겐스부르크: 그리고 네게 연락이 와서 이렇게 온 거야.
레겐스부르크: 그 이상 별일은 없었어.
그나이제나우(META): 방금까지만 해도 그렇게나 강했던 기운이 순식간에 사라지다니.
그나이제나우(META): 비스마르크. 뭘 한 거죠?
비스마르크Zwei: 의장을 통한 흡수 및 정화.
비스마르크Zwei: 이전에 잔불 샤른호르스트와의 연구 덕분에 침식의 영향을 어느 정도 중화하는 데 성공했지.
비스마르크Zwei: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지만 적어도 외부 요인으로 인한 침식에는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어.
야드: 그러니까… 그 이상한 충격파나 검은 안개가 덮쳐 와도 이제 괜찮다는 뜻이죠?
오토 폰 알벤슬레벤: 좋아! 이제 556을 잡아간 놈들하고 제대로 붙어볼 수 있겠네!
그나이제나우(META): 그렇군요. …그 힘이라면 확실히 침식 걱정 없이 싸울 수 있겠네요.
그나이제나우(META): 역시 훌륭합니다. 그런 비장의 수를 갖추고 있었다니.
비스마르크Zwei: 아직 연구 중인 기술이야. 언젠가는 외부 요인이 아닌 META화도 되돌릴 수 있게 된다면, 너도….
그나이제나우(META): ……포기하세요. META화 역행은 불가능합니다.
그나이제나우(META): 그리고 저는 이미 이 현실을 받아들였습니다.
비스마르크Zwei: …………그래.
그나이제나우(META): 정보 하나를 공유하도록 하죠. 저는 이 일련의 현상은 아비터 IX, 「HERMIT」의 소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나이제나우(META): 이대로 U-556을 추적하면 본체와 조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스마르크Zwei: 스페어 보디라면 몰라도 지금 전력으로 본체는 상대하기는 힘들어.
비스마르크Zwei: ……하지만 달리 선택지가 없군. 시설 조사를 계속하자.
비스마르크Zwei: 너까지 휘말리게 해서 미안해, 즈이카쿠.
즈이카쿠: 아, 괜찮아 괜찮아!
즈이카쿠: 철혈에 머무는 동안 엄청 귀빈 대접 받았으니까 이제 그 보답을 해야지!
즈이카쿠: 나도 끝까지 함께할게!
비스마르크Zwei: 고마워. …각 함, 전진하여 U-556을 추적한다!
~12. 다층 공간
경면해역. 하부 공간.
빛줄기와 함께 미드가르드의 탑이 다시 작동했다.
오토 폰 알벤슬레벤: ……뭐야, 방금 우리 또 전송된 거야?
야드: 그렇다고는 해도 그냥 위치만 바뀐 거 같은데요?
레겐스부르크: 미드가르드의 탑에서 꽤나 떨어진 곳까지 날아왔네.
주변의 풍경은 조금 달라진 것 같았지만, 여전히 경면해역에 갇혀 있다는 사실만은 똑같았다.
비스마르크Zwei: 배후가 누구든 간에 우리가 「탑」을 이용해 철수하게 놔둘 생각은 없는 것 같군.
비스마르크Zwei: 그리고 붉은 바다의 범위가 아까보다 넓어졌어.
비스마르크Zwei: 이제는 거의 입방체까지 다가왔군.
비스마르크Zwei: 야드. 정찰기를 띄워서 상황을 확인해줘.
야드: 알겠어요.
레겐스부르크: ……비스마르크. 우리가 들어온 뒤부터 지금까지 바다에 뭔가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나?
비스마르크Zwei: 음…. 아마 556이 미드가르드의 탑을 가동했을 때였을 거야.
레겐스부르크: 하나만 확인할게. 여기 처음 도착한 건 즈이카쿠와 그나이제나우지?
즈이카쿠: 응. 그치만 우리가 처음 왔을 때는 「붉은 바다」는 없었어.
울리히 폰 후텐: ………….
즈이카쿠: 아. 울리히는 그때 환각 상태였으니까 모를 수도 있겠네.
즈이카쿠: 아무튼 우리는 붉은 바다는 못 봤어.
울리히 폰 후텐: 내가 기억하는 건 「문」을 통과해 제어실로 향하고 있었다는 것뿐이다.
울리히 폰 후텐: 그때는 저 거대한 입방체도 없었어…….
즈이카쿠: 그래? 우리가 왔을 때 입방체는 있었거든.
레겐스부르크: 즉 시간의 경과가 아니라 우리의 행동에 따라서 변했다는 건가.
야드: 「문」 통과, 제어실에서 모니터 조작, 양산형 세이렌 격퇴…. 이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오토 폰 알벤슬레벤: 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
울리히 폰 후텐: 「문」 통과가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본다.
울리히 폰 후텐: 명확한 변화가 발생한 시기는 항상 미드가르드의 탑이 작동한 타이밍과 일치해.
울리히 폰 후텐: 내가 도착했을 때는 탑 중심부에 빛기둥이 나타났다. 그리고 즈이카쿠 일행이 도착했을 때는 저 입방체들이 생긴 거지.
비스마르크Zwei: 그리고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붉은 바다가 나타나고, 방금 작동으로는 그것이 확산됐다는 거로군.
비스마르크Zwei: 문제는 저 떠 있는 입방체들이 대체 뭐냐는 건데…….
그나이제나우(META): 붉은 바다든 입방체든 섣불리 접촉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침식의 냄새가 나는군요.
비스마르크Zwei: 그래. 게리온을 대타로 쓰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야드: 정찰기가 무언가를 발견했어요!
야드: 방금 막 벌어진 것 같은 전투 흔적과… 세이렌 함대 잔해예요!
야드: 참고로 저희가 싸웠던 곳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랍니다.
야드: 여기 저희말고도 누군가가 있는 걸까요?
비스마르크Zwei: 확실한 건 이 공간이 생각보다 복잡한 곳이라는 거로군.
비스마르크Zwei: (지금까지는 「문」의 전송 장치를 다른 경면해역, 다른 「가지」로 뛰어넘기 위해 사용했지만.)
비스마르크Zwei: (만약 우리가 한 「가지」 내의 다층 구조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는 거라면…?)
비스마르크Zwei: 야드. 잔해는 어느 쪽이지?
야드: 네! 북동쪽이에요! 전투 흔적은 탑 쪽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야드: 잠깐…, 방금 폭발이 일어난 것도 확인됐어요!
야드: 누군가가 아직까지도 싸우고 있나봐요!
비스마르크Zwei: 556일지도 몰라. 전 함, 최대 속력으로 추적한다!
~13. 인포서
경면해역. 하부 공간.
전투의 흔적을 쫓자 세이렌과 교전 중인 상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
U-556(META): 아하하하하! 잡졸은 아무리 많아도 잡졸이지~
U-556(META): 이 바다의 퍼시발님께서는 아직 해야할 일들이 많다고. 늦으면 너희가 책임질 거야~?
U-556(META): ――!
U-556(META): 뭐, 그렇다고 해도 안 봐줄 거지만!
U-556(META): 전부 사라져!
바다의 퍼시발 U-556……과 닮아 보이는 소녀는 차례차례 세이렌을 격파하고 있었다.
전투에 집중하느라 그런지 뒤에서 접근하는 비스마르크 일행은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았다.
야드: 저 아이가…… 556이에요?
오토 폰 알벤슬레벤: 아닌 거 같은데? 그래도 얼굴은 똑같고, 분위기도 어쩐지 비슷하고…….
비스마르크Zwei: 틀림없어. 저건 META화다.
비스마르크Zwei: 외모는 몰라도 의장은 판이하게 달라졌군. 심상이 반영된 결과겠지.
레겐스부르크: 비스마르크. 네 의장으로 어떻게 안 되나?
비스마르크Zwei: 모르겠어. 게리온은 외부 요인으로 인한 침식만 흡수할 수 있어. 이미 용골 자체가 침식당했다면 어쩔 수 없어.
레겐스부르크: 그 말은…… 구하기 어렵다는 건가?
비스마르크Zwei: 겉모습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
비스마르크Zwei: META화에 따른 변화가 반드시 침식 정도와 일치하는 건 아냐.
비스마르크Zwei: 가벼운 침식이라도 외관이 극명하게 달라지는 경우도 있고,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도 외관은 별반 차이가 없는 경우도 있어.
비스마르크Zwei: 즉 함선마다 다르다는 거지.
비스마르크Zwei: 556은 검은 안개로 악화되기 전까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어. 울리히에게 했던 것처럼 안개를 흡수해서 정화한다면….
비스마르크Zwei: 분명 되돌릴 수 있을 거야.
비스마르크Zwei: 희망을 버리지 마.
레겐스부르크: ……그래. 알겠어.
울리히 폰 후텐: 비스마르크. 전황이 바뀌었다. 556이 위험해.
울리히 폰 후텐: 세이렌 증원에 인간형 개체가 포함되어 있어. 인포서 놈들인 것 같군.
즈이카쿠: 인포서…!?
즈이카쿠: 내 함재기도 방금 확인했어! 저건 인포서 IX 「Exploration」. 아비터 허밋의 수하야!
비스마르크Zwei: 여기서 인포서라니….
오토 폰 알벤슬레벤: 556이 포위당했어! 아무리 META라도 이 정도 숫자는 위험해!
그나이제나우(META): META화 초기 단계에서는 새로이 얻은 힘에 도취되기 쉽습니다.
그나이제나우(META): 저 역시 그랬 듯이 556도 그런 것 같군요.
그나이제나우(META): 상황이 안 좋습니다. 즉시 구하러 가죠.
비스마르크Zwei: 야드, 즈이카쿠. 우리가 접근하는 동안 공중 지원을 부탁한다!
야드: 맡겨 주세요! 함재기, 발진합니다!
----
――!
U-556(META): 새로운 적이야…? 칫….
U-556(META): ………함재기…? 방해하지 마!
――!
야드: 556이 제 함재기를 격추했어요!
야드: 어째서죠? META화 되었다고 철혈 함재기를 못 알아보는 건 아닐 텐데……?
그나이제나우(META): 그건 그렇지만…. 현재 556은 적과 아군을 분별할 능력이 없는 것 같네요. 섣불리 접근하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오토 폰 알벤슬레벤: 그럼 어떡할 건데! 이대로 손가락 빨면서 기다려?
비스마르크Zwei: 내게 생각이 있어. …다들 도와줘.
비스마르크Zwei: 난 지금부터 U-556에게 일직선으로 접근할 거야.
비스마르크Zwei: 그동안 너희는 가능한 한 세이렌을 유도해서 멀리 떨어트려줘.
비스마르크Zwei: 울리히. 작전 지휘는 네게 맡길게.
울리히 폰 후텐: 그래. 너도 조심해라.
비스마르크Zwei: 후후. 알겠어.
울리히 폰 후텐: 각 함, 내 지시에 따라 주무기를 3회 발사한다! 비스마르크와 U-556 인근 세이렌의 주의를 끌어라!
울리히 폰 후텐: 그 후 산개하여 두 사람으로부터 거리를 벌린다!
울리히 폰 후텐: 알겠나! 목표는 어디까지나 견제다! 비스마르크가 556을 확보할 때까지 시간을 벌어라!
모두: 네!
울리히 폰 후텐: 각 함, 행동 개시!
~14. 귀환과 신생
경면해역. 하부 공간.
울리히 일행의 공격으로 U-556을 포위 중이던 세이렌 대다수의 주의를 끄는 데 성공했다.
현재 전장의 중심에는 비스마르크, U-556, 그리고 손상을 입었음에도 집요하게 달려드는 인포서 몇 개체만이 남아 있었다.
게리온: ▁▂▃▄▅▆▇█████▌
비스마르크는 의장을 조작하여 순식간에 인포서를 격퇴했다.
U-556(META): 다음은 너야?
U-556(META): ……바로 끝내줄게.
U-556(META): 언니가 기다리고 있어…! 이제는 낭비할 시간이 없어!
U-556은 의장에 올라타 비스마르크를 향해 돌진했다.
게리온: ▁▂▃▄▅▆▇█████▌
흑룡의 거대한 날개가 U-556을 가로막았다.
공격이 막힌 U-556은 다시 물속으로 잠수했다.
비스마르크Zwei: 됐어, 게리온. 물러나라.
게리온: ………….
비스마르크Zwei: 착하지. 여긴 내가 맡을게.
비스마르크의 말에 게리온은 마지못해 뒤로 물러났다.
비스마르크 역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 때 발밑의 물이 흔들렸다.
U-556(META): 빈틈 발견! 이걸로 끝이다――!!
U-556은 물에서 튀어 올라 비스마르크를 겨눴다. 하지만 그녀는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두 팔을 벌려, 소중한 소녀의 몸과 마음을 받아들였다.
비스마르크Zwei: 그래………. 이걸로 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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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악몽을 꾸었다. 어두운 바닷속, 소중한 존재가 서서히 가라앉는 꿈을.
U-556: 비스마르크 언니――!!!
U-556: 조금만 참아! 지금…… 지금 구하러 갈 테니까――!
U-556은 의장을 한계까지 몰아붙여 전력 질주했다.
잇달아 나타나는 적들. 시시각각 짙어져 가는 검은 안개. 전진을 방해하는 물살.
U-556: 으윽…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야!?
U-556: 비스마르크 언니……, 기다려줘!!
U-556: 잡아끌어서라도 데리고 가겠다고 약속했으니까!!
U-556: 안 돼…! 안 돼…!! 언니…, 비스마르크 언니를…!
U-556: ……방해하지 마!!!
부수고 찢어도 안개는 다시 형체를 이루어 앞을 가로막았다.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검은 그림자는 계속 일렁거렸다.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지 않았다.
U-556: 비스마르크 언니……. 기다려…… 기다려줘……!
U-556: 이 녀석들을 쓰러트린 다음…… 반드시 구하러 갈 테니까…….
U-556: 언니……… 기다려줘………….
눈물로 시야가 흐려졌다. 필사적으로 뻗은 손 앞에서 소중한 존재는 점점 멀어져갔다.
???: 556. 이제 괜찮아.
어둠 속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악몽에 시달리던 소녀는 눈을 떴다.
시린 빛 속에서 목소리의 주인이 점점 보이기 시작했다.
――꿈속에서는 구해낼 수 없었던 소중한 존재가 거기 있었다.
U-556(META): 언니……. 나, 안 늦은 거지……?
비스마르크Zwei: 그래. 제시간에 와줬어. 기억나니?
U-556(META): 응……. 에헤헤… 다행이다……….
U-556(META): ………언니. 나 나쁜 꿈 꿨어…….
U-556(META): 꿈속에서 아무리 발버둥쳐도 언니를 구할 수 없었어…….
비스마르크Zwei: 꿈은 꿈일 뿐이야. 자, 나는 여기 있잖니.
U-556(META): 그렇지……. 비스마르크 언니는…… 나하고 같이 여기…….
U-556(META): 바다……속인데!?
비스마르크Zwei: 어서 오렴, U-556. 내 작은 퍼시발.
비스마르크Zwei: 자. 꿈에서 깨어날 때야.
----
얼마 후――
울리히 폰 후텐: 비스마르크. 전투는 끝났어. 그쪽은――
울리히 폰 후텐: ……그쪽도 무사히 끝난 것 같군.
U-556(META): 울리히 씨! 괜찮아?!
울리히 폰 후텐: 내가 할 말이다. 너야말로 괜찮나?
야드: 제가 누군지 알겠어요?
U-556(META): 야드…지?
오토 폰 알벤슬레벤: 나는? 나는 누구게?
U-556(META): 구축함 오토!
야드: 일단 이성은 돌아왔나 보네요.
야드: 그래도 모습은 그대로네요…….
그나이제나우(META): 역시 늦은 건가요…….
비스마르크Zwei: 아니……. 아직 단정하기는 일러.
비스마르크Zwei: (게리온으로 응급 처치는 했지만 외부 침식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어. 나머지는…… 돌아가서 확인해 볼 수밖에.)
그나이제나우(META): ………….
U-556(META): 괘, 괜찮아 언니! 이 모습도 멋있으니까!
U-556(META): 그리고 왠지 키도 조금 컸고 힘도 솟는 거 같고…. 응! 이 힘으로 언니와 모두를 지킬 거야!
비스마르크Zwei: …556. 부유섬 요새로 돌아갈 때까지는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전투에 참가하지 마.
비스마르크Zwei: 그 힘은 한때 내가 범했던 실수――검은 큐브의 힘과 같은 종류야. 남용하면 침식은 더욱 심해질 거야.
U-556(META): 그, 그래!?
U-556(META): ………언니가 그렇다면… 알았어!
즈이카쿠: 다행이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아무튼 다 합류한 거 같고.
즈이카쿠: 그럼 이제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 거지?
함선들은 하늘을 향해 빛을 발하는 거대한 장치――「미드가르드의 탑」을 바라보았다.
비스마르크Zwei: ……갈 길은 하나. 다들 「탑」으로 가자.
~15. 적의 적
「미드가르드의 탑」 점검을 끝내고, 함선들은 전송 장치――「문」을 통과했다.
그러나――
즈이카쿠: 부유섬 요새……는 아닌 거 같은데.
눈앞의 풍경은 아까와는 조금 달라졌지만, 여전히 같은 공간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비스마르크Zwei: 붉은 바다는 예상대로 더 확산되었군.
비스마르크Zwei: (저 붉은 바다가 이 해역을 전부 뒤덮으면 어떻게 되는 거지……. 유의해야겠어.)
비스마르크Zwei: 그런데 하늘에 떠 있는 건…….
그나이제나우(META): 도시…… 같군요.
태양도 달도 없는 하늘에는 고층 빌딩이 즐비한 도시가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두 개의 나선형 도로가 도시를 가로질러 「문」 위에서 교차하고 있었다.
현실에 있을 리가 없는 공중 도시. 하지만 무언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오토 폰 알벤슬레벤: 나…, 지금 환각을 보고 있는 건 아니겠지…!?
야드: 현실이에요!
야드: 레이더 전파가 에코 때문에 완전 불통이 되어 버렸어요!
울리히 폰 후텐: 저 건물…… 제일 높은 건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아.
레겐스부르크: 봤었다고? 어디서?
울리히 폰 후텐: 여기는 너무 멀어. 가까이 가봐야겠어.
울리히 폰 후텐: 즈이카쿠, 그나이제나우. 같이 가주겠나. 함재기도 좀 빌리고 싶군.
비스마르크Zwei: 그렇다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탑 전망대로 가자.
비스마르크Zwei: 이 시설에서 제일 높은 곳이니까 더 분명하게 보일 거야.
야드: 잠깐만요. 정찰기가 붉은 바다 쪽에서 세이렌 함대를 발견했어요! …어라?
야드: 낙오된 것 같지도 않고, 이쪽으로 오는 것도 아니고….
야드: 무언가하고 교전 중인 거 같은데요?
비스마르크Zwei: 무언가?
야드: 정찰기로는 잘 안 보여요….
야드: 검은 안개에 싸여 있어서 크기도 외형도, 사람인지도 배인지도 분간이 안 가요.
야드: ‘무언가’라고 할 수밖에 없겠네요.
레겐스부르크: 대체 뭔지 모르겠네. 사진은 찍을 수 있어?
야드: 해볼게요. 별로 기대는 하지 마시구요.
오토 폰 알벤슬레벤: 검은 안개에 싸인 정체불명의 적이라니……. 유령이야?
비스마르크Zwei: (식별할 수 없는 ‘무언가’……. 엘리자베스가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보놈 리샤르」의 추격을 뿌리치려고 했을 때 비슷한 게 나타났다고 했는데….)
레겐스부르크: ……역시 아무것도 안 보여. 나와 레지나가 가볼게.
비스마르크Zwei: (……“마지막 빛이 사라질 때까지, 열심히 싸우십시오.”)
U-556(META): 비스마르크 언니. 흩어져서 조사해 볼까?
비스마르크Zwei: 그래. 나도 제어실에서 단서를 찾아봐야겠어.
비스마르크Zwei: 울리히, 즈이카쿠, 그나이제나우는 전망대로 가서 거꾸로 매달린 도시를 확인해줘.
울리히 폰 후텐: 알겠다.
비스마르크Zwei: 레겐스부르크, 오토, 야드는 세이렌과 「정체불명의 적」을 감시해줘.
비스마르크Zwei: 절대 나서진 마. 안전거리 밖에서 감시만 철저히 하면 돼.
비스마르크Zwei: 만약 친다고 해도 어느 한쪽이 소모되기 전까지는 그냥 놔둬.
레겐스부르크: 알겠어.
비스마르크Zwei: 556은 나하고 제어실로 가자.
비스마르크Zwei: 이 거리라면 통신기는 사용할 수 있을 거야. 다들 조심해.
~16. 전망대
경면해역. 하부 공간. 탑 전망대.
즈이카쿠: 와아… 여기가 「미드가르드의 탑」 최고층이구나!
즈이카쿠: 경치 좋다~ 여기 구조 자체는 원래 부유섬 요새의 탑하고 똑같은 거지?
울리히 폰 후텐: 그래. ……철혈말고 다른 함선을 들이는 건 처음이군.
울리히 폰 후텐: 보통은 항공관제나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사람들만 출입하지.
즈이카쿠: 뭐어, 지금은 상황이 상황이니까…!
즈이카쿠: 그나저나 진짜 큰 도시네. 여기서 보니까 내부 구조까지 확실하게 보여.
즈이카쿠: 울리히, 아까 말했었던 건 확인했어?
울리히 폰 후텐: ……그래.
울리히 폰 후텐: 도시 자체는 기억에 없어. 하지만 세이렌의 건축 양식과는 다른 건 확실하군.
즈이카쿠: 오히려 원래 우리 세계의 도시하고 비슷할지도 몰라.
울리히 폰 후텐: 즈이카쿠. 중앙에 있는 탑이 보이나?
즈이카쿠: 중앙…? 저 높은 건물?
즈이카쿠: 응? 저것만 다른 거하고 외형이 완전 다르네…?
울리히 폰 후텐: 컴파일러의 「주기」가 있었던 탑과 생긴 게 비슷하군.
즈이카쿠: 진짜다! 그, 그럼 이 경면해역에도 세이렌의 주기가 있는 걸까?
울리히 폰 후텐: 그럴지도 모르지.
즈이카쿠: 그나이제나우가 이번 일의 배후에는 허밋이 있다고 그랬잖아.
즈이카쿠: 그럼 저게 허밋의 주기일까……? 아하하하…….
울리히 폰 후텐: 모르겠군. 우리 중 누구도 아비터의 주기를 직접 본 적이 없으니.
울리히 폰 후텐: 만일 저게 정말 주기라면 저렇게 노출된 공간에 그냥 놔뒀을까?
울리히 폰 후텐: 녀석들은 주기가 온전히 남아 있는 한 스페어 보디로 의식을 옮겨서 몇 번이고 되살아날 수 있어.
울리히 폰 후텐: 일부러 자신의 약점을 노출시킬 이유가 없을 텐데.
그나이제나우(META): 오히려 미끼일지도 모르죠.
울리히 폰 후텐: 일부러 틈을 보여서 적을 깊숙이 유인한 다음 일망타진이라.
울리히 폰 후텐: 그런 전술도 있긴 하지만…… 아비터가 굳이 그런 방법까지 써야 할 이유는 없을 것 같은데.
그나이제나우(META): 그렇죠…. 우리를 해치우는 게 목적이라면 굳이 그런 번거로운 수를 쓸 필요가 없겠죠.
그나이제나우(META): ……만약 우리를 저 도시로 유인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면 어떻습니까?
그나이제나우(META): 붉은 바다는 점점 확산되고 있어요. 그러면 저희도 어쩔 수 없이 다음으로 피할 곳을 찾게 되겠죠.
그나이제나우(META): 그러면 자연스럽게 저 공중 도시로 눈이 가게 됩니다.
그나이제나우(META): 그 때 우리가 저 도시로 입성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 주면…….
울리히 폰 후텐: 우리가 놀아나고 있다는 건가?
울리히 폰 후텐: …한 가지 확실한 건, 현재 우리 전력은 컴파일러를 소멸시켰을 때의 전력의 10%도 안 돼. 그보다 높은 개체인 아비터 상대로는 더 말할 것도 없지.
울리히 폰 후텐: 이만 돌아가자. 결정은 비스마르크와 상의한 후에 한다.
~17. 환경 조사
경면해역. 하부 공간. 제어실.
U-556(META): 엄청 큰 모니터네…. 여기가 울리히가 환각에 사로잡힌 곳이구나…….
U-556(META): 언니. 진짜 이걸 다시 작동시킬 생각이야?
비스마르크Zwei: 이 공간의 정체를 파악하려면 그게 제일 빨라.
비스마르크Zwei: 556은 나를 지켜보고 있어줘.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훈련탄이라도 쏴줘.
U-556(META): 아, 응! 언니가 안 아프게 살살 쏠게!
비스마르크Zwei: 후후후. 그래. 아프지 않게 부탁할게.
비스마르크는 손을 뻗어 화면을 건드렸다.
그러자 마치 수면에 돌을 던진 것처럼 눈앞의 풍경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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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잔해 속에서 비스마르크는 또 다시 프리드리히가 쓰러지는 것을 보았다.
비스마르크Zwei: 이 광경은… 울리히가 보던 환각인가?
비스마르크Zwei: 내 마음을 읽고 있는 게 아니라니…. 어째서지?
비스마르크는 의장을 전개하고 사방을 확인했다.
게리온은 하늘로 치솟아 보다 광범위하게 정찰을 실시했다.
잠시 후 비스마르크는 악몽의 「경계선」을 찾을 수 있었다.
불타는 바다 가장자리에는 검은 안개벽이 자욱했다. 그것은 잠시 바라보기만 해도 현기증을 일으켰다.
게리온을 이용해 간신히 관찰을 계속하자, 안개벽 너머로 무언가가 일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스마르크Zwei: 저기인가……. 게리온, 가까이 가서 안개를 날려버려!
게리온: ▁▂▃▄▅▆▇█████
안개가 걷히고 그것의 정체가 들어났다――시커먼 항공기 몇 대가 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안개가 걷힌 순간 수평선에 잠시 한 줄기 빛이 번쩍였다.
비스마르크Zwei: ……나를…부르는 건가?
비스마르크Zwei: …아니. 이게 울리히가 말했던 빛의 부름인가.
――――!!
게리온: ▁▂▃▄▅▆▇█████
비스마르크Zwei: ……!? 조사 중지! 방어 모드 기동!
멀리 있는 항공기 끝에서 붉은 빛이 깜빡이자 이미 잔해로 변한 양산함들에게 빛의 무늬가 떠올랐다.
이윽고 양산함들은 비스마르크를 덮치기 시작했다.
비스마르크Zwei: 저 항공기들이…… 잔해를 통제하고 있는 건가?
비스마르크Zwei: 부무장은 자율 모드로 이행, 주무장을 이용해 저 지휘 유닛을 격파하라―!
게리온: ▁▂▃▄▅▆▇█████
게리온은 강철 날개를 퍼덕이며 항공기를 조준했다.
비스마르크Zwei: 자, 슬슬 정체를 드러내라――
포화가 울리는 그 순간 비스마르크는 갑자기 현실로 되돌아왔다.
U-556(META): 비스마르크 언니! 일어나!
비스마르크Zwei: 556? 무슨 일이지?
U-556(META): 야드한테서 이쪽을 향해 고속으로 접근하는 세이렌 인간형 개체가 있다는 연락이 왔어!
U-556(META): 함재기로 요격하려 했는데 순식간에 격추됐대!
U-556(META): 즈이카쿠 쪽도 벌써 가고 있어! 적은 「아비터 허밋IX」래!
U-556(META): ……다들 위험해 보여서, 그래서 언니를 깨웠어! 미안해!
비스마르크Zwei: (앞으로 조금이었는데……. 하지만 동료들의 안전 확보가 우선이야.)
비스마르크Zwei: 고마워 556. 우리도 가자. 하지만 내 명령 없이는 절대로 공격하지 마.
U-556(META): ……으, 응!
~18. 아비터전
경면해역. 하부 공간
비스마르크Zwei: 늦어서 미안해.
울리히 폰 후텐: 괜찮아. 아직은 어떻게든 버티고 있어.
울리히 폰 후텐: 아까 즈이카쿠가 아비터 IX라고 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본체가 아니라 스페어 보디 같아.
울리히 폰 후텐: 그렇다는 건 「장기말」이나 마찬가지라는 뜻이지. 만만치 않은 상대지만 어떻게든 상대할 수 있겠지.
울리히 폰 후텐: 아무튼 네가 올 때까지 시간은 벌었군.
울리히 폰 후텐: 우리의 1차 목표는 무사 귀환이다. 일단은 저것과 거리를 벌리는 게 좋지 않겠나?
비스마르크Zwei: ……녀석이 명백하게 우리를 노리고 있는 이상 피하기는 힘들 거야.
비스마르크Zwei: (스페어 보디가 우리 쪽을 노린 시기는 내가 환각에서 공격을 개시했을 때와 거의 동시야. 그렇다는 건――)
즈이카쿠: 아무튼 싸울 수밖에 없겠네.
즈이카쿠: 전에 아카기 선배도 스페어 보디를 파괴한 적이 있으니까 우리라고 못할 이유는 없지!
비스마르크Zwei: 아카기도……? 아니,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지.
비스마르크Zwei: ……지금이라면 「정체불명의 적」에게 들키지 않고 싸울 수 있을 거야. 모두, 속전속결이다.
비스마르크Zwei: 전투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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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토 폰 알벤슬레벤: 흐흥~ 못 맞추겠지!
오토 폰 알벤슬레벤: 아비터라고 해도 스페어 보디는 약하네! 그냥 돌격할 줄밖에 모르고.
레겐스부르크: 아무리 통제권자가 없는 짐승이라고는 하지만 정말 이 정도 실력이 다인가? 아니면…….
야드: 아비터의 행동이 이상해요! 우리가 아니라 「탑」을 노리는 거 같아요…!
야드: 방금 이동 경로를 추정해봤는데 이랬어요!
야드: 녀석이 조종하는 함재기도 야드의 함재기는 신경도 쓰지 않고 탑 쪽으로 날아가고 있어요!
아비터 허밋IX: …………….
즈이카쿠: 내 생각도 그래!
즈이카쿠: 근데 왜지? 탑에 뭐라도 있나?
즈이카쿠: 아니 그보다 녀석이 탑을 부수면 우리도 못 돌아가게 되잖아!
비스마르크Zwei: 녀석이 「문」을 노리는 건지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이 상황에 도박을 할 수는 없어.
비스마르크Zwei: 즈이카쿠 말대로 녀석을 탑에 접근하게 둬서는 안 돼.
비스마르크Zwei: 여기서 놈을 멈춰 세운다……!
비스마르크Zwei: 레겐스부르크, 오토, 야드. 즈이카쿠와 협력하여 함재기를 격추하라!
비스마르크Zwei: 울리히와 그나이제나우는 나와 함께 포격전으로 본체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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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마르크Zwei: 전방, 일제 사격! Feuer!
함선들의 포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해수면에는 증기가 자욱했다.
그나이제나우(META): 장갑을 뚫었습니다! 앞으로 몇 번 더 공격하면 쓰러트릴 수 있어요!
――――!!
그나이제나우(META): ?! 뭐죠!?
비스마르크Zwei: 측면에서 포격이…!?
U-556(META): 비스마르크 언니! 아까 그 잘 모르겠는 적들이 공격하고 있어!
울리히 폰 후텐: 저 너셕들…… 언제 여기까지 접근한 거지!?
그나이제나우(META): 이 거리에서도 형체를 확인할 수 없다니…. 역시 저건…….
비스마르크Zwei: 그나이제나우! 조심해!!
게리온: ▁▂▃▄▅▆▇█████
비스마르크Zwei: 크윽…! 대체 저 화력은 뭐야!
비스마르크Zwei: 다들 내 뒤로 피해!
게리온: ▁▂▃▄▅▆▇█████
비스마르크는 거대한 의장을 펼쳐 동료들과 정체불명의 적 사이를 가로막았다.
온갖 전자기기들이 비명을 질렀다. 게리온도 한껏 포효를 내질렀다.
비스마르크Zwei: ……싸울 테다. 마지막 빛이 사라진다 하더라도……!!
그것이 포격인지, 충돌인지, 거대한 충격파인지 비스마르크조차 알 수 없었다.
다만 수많은 악의의 파동에 게리온이 난타당하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게리온의 날개에는 점점 검은 잔재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닥쳐오는 검은 파도 앞에서는 거대한 의장도 함선도 폭풍 속의 조각배처럼 보였다.
하지만 게리온과 비스마르크, 그리고 동료들은 필사적으로 버텼다.
이윽고 폭풍은 지나갔다.
충격이 사라짐에 따라 날개에 쌓인 검은 잔재도 사라져 날아갔다.
이윽고 바다에 고요가 돌아왔다.
야드: 후우……하아……….
야드: 주, 죽는 줄 알았어요…….
오토 폰 알벤슬레벤: 끄, 끝난 거지…? 진짜 끝난 거 맞지…!?
레겐스부르크: 아비터와 세이렌, 그리고 의문의 적들도 모두 사라졌어.
레겐스부르크: 게리온이 아니었으면 우리도 똑같았을 거야. 후후, 착하구나.
게리온: ▁▂▃▄▅▆▇█████♪
즈이카쿠: 방금 공격으로 아비터도 사라진 거겠지…?
즈이카쿠: 계속 억지로 버티면서 돌격하기만 했으니까 누적된 피해를 무시할 수 없었을 거야.
U-556(META): 다행이다…. 언니, 그럼 탑도 무사하겠지?
U-556(META): 또 「문」을 사용할 거야? 붉은 바다가 더 커지면 탑 안쪽까지 뚫고 들어올 텐데.
울리히 폰 후텐: 다른 수가 없어. 나라면 그렇게 할 거다. 또 그게 맞다는 생각이 들어.
비스마르크Zwei: 그렇다면 이번에는 저 거꾸로 매달린 도시로 들어가는 건가?
비스마르크Zwei: 위험한 도박――아니, 이제는 도박도 아니지. 다른 선택지가 없으니.
비스마르크Zwei: …미드가르드의 탑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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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이제나우(META): 방금 충격은 「잔불」이라도 막을 수 없었을 거예요.
그나이제나우(META): Zwei 의장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르겠지만, 침식의 영향을 완전히 차단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나이제나우(META): 비스마르크. 대체 Zwei 의장이란… 뭐죠?.
비스마르크Zwei: ……나는 검은 큐브를 이용해 META의 힘에 손을 댔다가 한 번 파멸한 적이 있었지. 하지만 Zwei는 달라.
비스마르크Zwei: Zwei는――철혈을 이끌어 갈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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