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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의 반향

킹루클린 2023. 6. 30. 20:05

 ~01. 녹지의 모래 폭풍
남방 대륙. 알렉산드리아 항구.
사디아 함선 임시 체류지. 「오아시스」.
세계박람회 개최 기간.

라디오: “Avant que le bateau ne percute I’eau♪(배가 착수하기 전에♪)”

라디오: “La queue de la baleine surgit des eaux♪(고래의 꼬리가 배를 덮쳤네♪)”

라디오: “Les matelots la harponna♪(선원이 모두 나서 작살을 꼬나쥐고 싸웠다네♪)”

라디오: “Mais la baleine s’ enfonça♪(그러자 고래는 심해로 잠수했다네♪)”

사디아 함선들이 머물고 있는 시설 내 휴게실. 책상에 놓인 라디오에서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덜컥)

아틸리오 레골로: 아! 안드레아 언니, 안녕! 잘 쉬었어―?

안드레아 도리아: 아틸리오? …그럭저럭일까?

안드레아 도리아: 오늘 날씨도 뭔가 찜찜한 느낌이고….

안드레아 도리아: 그보다 아틸리오가 라디오 켰니?

아틸리오 레골로: 응! 무슨 음악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래도 신나는 곡이었어!

아틸리오 레골로: 에헤헤. 안드레아 언니가 라디오 찾아준 뒤로는 자주 들어!

안드레아 도리아: 그렇구나~

안드레아 도리아: 이것도 선배로서의 모범, 이라는 걸까……?

(덜컥)

아틸리오 레골로: 고리치아 언니도 돌아왔다!

아틸리오 레골로: 고리치아 언니도 같이 듣자! 다음 음악 시작됐….

아틸리오 레골로: 에에엑! 채널 돌리는 거야? 아틸리오가 정말 좋아하는 음악 시간인데…….

라디오: “지금부터 임시 뉴스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라디오: “원인 불명의 이상 기상으로 오후 2시경부터 익일 새벽까지 역대급 모래 폭풍이 몰아칠 전망입니다.”

라디오: “피해 방지를 위해 각 시설의 방풍벽 출입구는 15분 뒤 폐쇄됩니다. 시설 내 체류 중인 인원은 그대로 건물 안에서 대기해 주십시오.”

라디오: “지금부터는 모래 폭풍 방재 대책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아틸리오 레골로: 모, 모래 폭풍……?

안드레아 도리아: 이상 기상이라고 그랬지…. 하긴 요즘 같은 시기에 모래 폭풍은 보통 없으니까.

고리치아: 나도 아까 듣고 놀랐어.

고리치아: 방풍벽이 생긴 이후로 모래 폭풍이 들이닥친 적은 거의 없으니까.

고리치아: 하아… 그러고 보니 오늘 원로원에서 연설이 있다고 그랬는데. 모래 폭풍의 영향이 없었으면 좋겠네.

안드레아 도리아: 연설? 누가?

고리치아: 마르코 폴로. 세계박람회에 관한 거래.

안드레아 도리아: 아하하하……. 그렇구나….

안드레아 도리아: 나는 지금 처음 들었는데. 고리치아는 그런 화제에 관심이 많나 보네?

고리치아: 딱히? 여긴 평화롭고 하니까 그냥 심심풀이야.

고리치아: 그나저나 모래 폭풍 때문에 당분간 통신은 힘들겠네….

안드레아 도리아: 통신도 그렇지만 야외 활동도 어렵겠어.

고리치아: 응. ……별 수 없지. 오늘은 이만 마무리하자.

아틸리오 레골로: 응! 오늘은 휴식!

아틸리오 레골로: 음……. 근데 그럼 아틸리오, 이제 음악 못 듣는 거야…?

아틸리오 레골로: 아틸리오, 놀거리가 없어졌어…. 훌쩍….

고리치아: 그러고 보니… 나도 가져온 책은 다 읽었는데….

안드레아 도리아:  여기는 모래밖에 없으니까…. 음… 모래 폭풍이 지나가면 본격적으로 시설 개수를 검토해 봐야겠네.

고리치아: 오래된 시설이니까. 옛날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안드레아 도리아: 여러 일이 있었지…. 후후후. 과거에는 이런저런 사연이 있었단다.

아틸리오 레골로: 사연…? 아틸리오, 듣고 싶어!

아틸리오 레골로: 응! 그럴래! 안드레아 언니하고 고리치아 언니한테 여러 가지 얘기 듣고 싶어!


고리치아: 얘기라…. 여기 오기 전의 얘기도 괜찮아?

고리치아: 없는 건 아니지만, 뭐 오래 전 일이고…. 「전쟁」이 시작되기 전 얘기라면…….

안드레아 도리아: 그렇게 오래 전 얘기야? 나도 궁금하네. 후후후.

고리치아: 안드레아 씨하고 비교하면 그렇게까지는….

고리치아: 나만 하긴 그러니까 안드레아 씨도 얘기 하나 들려줘. 재밌는 얘기 많이 알고 있지?

안드레아 도리아: 응! 그래!

아틸리오 레골로: 아틸리오, 간식하고 마실 거 가져 올게!

두 사람: 적당히 챙기렴~

아틸리오 레골로: 응! 에헤헤―!

 

 

 

 ~02. 공투 이야기

「오아시스」. 휴게실.

 

세 사람은 탁자에 둘러앉았다. 탁자 위 램프가 세 사람의 얼굴을 환하게 비추었다.

 

고리치아: 전쟁이 벌어지기 전에 있었던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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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선.

지중해 주둔지. 안달루시아.

10일째.

 

리슐리외: 이만큼 병력을 갖추고 있으니 곧 싸움은 끝날 것입니다.

 

임플래커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야, 추기경. 조만간 난전이 벌어질걸?

 

임플래커블: 긴장을 늦추고 있으면 일이 터졌을 때 대응하기 힘들 거야.

 

리슐리외: ……그렇겠죠.

 

리슐리외: 아무튼 이 문화재는 반드시 이관해야 합니다. …상층부에게 들키기 전에.

 

임플래커블: 그래. 가능한 한 빨리. 나도 오래 숨기고 있지는 못해.

 

임플래커블: 나는 이곳의 정세에 간섭할 권한이 없어.

 

임플래커블: 만일 심문을 받는다면 순순히 내어줄 수밖에 없을 거야.

 

(똑똑)

 

고리치아: 리슐리외 추기경. 임플래커블. 실례할게.

임플래커블: 어머, 아직 얘기 중인데…….

리슐리외: 죄송하지만 고리치아 씨. 책상에 있는 지도를 정리하는 것을 도와주시겠습니까?

리슐리외: …이 항로를 이용하면 불필요한 싸움은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리슐리외: 하지만 '중립' 항구에 도착한 이후는 모두 여러분께 달려 있습니다.

임플래커블: 우리도 소중한 문화재가 이렇게 허무하게 훼손되는 건 바라지 않아.

임플래커블: 아이리스와 로열의 공동 부탁이야. 고리치아, 들어줄래?

고리치아: ……어?

고리치아: 노, 놀리지 마! 그렇게 대단한 일도 아닌데.

고리치아: 아무튼… 날이 밝으면 수거한 물건들을 사디아 선단으로 옮겨 실을게.

고리치아: 상황이 진정되면 기회를 봐서 돌려주는 걸로…… 그럼 되지?

임플래커블: 나는 이의 없어.

리슐리외: 그럼 결정되었군요. 내일 새벽에 수송차가 출발할 예정이니 그때 같이 가주시면 되겠습니다.

리슐리외: 아직 전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고리치아 씨. 죄송하지만 오늘 밤은 이곳에서 묵어 주시겠습니까?

고리치아: 알겠어.

보클랭: 여기 봐봐! 엄청난 걸 찾았어!

보클랭: 짜잔~! 새 하모니카!

임플래커블: 재밌겠네. 호교 기사의 연주 실력은 어떤지 한번 들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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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틸리오 레골로: 그러니까… 리슐리외하고 임플래커블을 봤던 거야?

아틸리오 레골로: 우와~!

아틸리오 레골로: 다들 엄청 대단한 사람들이잖아!

안드레아 도리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안드레아 도리아: 하지만 지금은……. 하아…….

고리치아: 그래. 그때는 같은 편이었는데 이렇게 싸우게 될 줄은 몰랐지…….

고리치아: 그래도 요즘 분위기 괜찮지 않아? 세계박람회도 무사히 개최했고.

안드레아 도리아: 아이리스가 박람회에서 힘을 많이 썼다면서?

고리치아: 응. 리슐리외가 직접 가진 않았지만, 뒤에서 여러모로 신경을 써줬다고 들었어.

고리치아: 그리고 비시아 쪽도…….

안드레아 도리아: 그러네…. 레드 액시즈도…….

안드레아 도리아: 하아아아…….

아틸리오 레골로: 왜 갑자기 다들 한숨이야!><

아틸리오 레골로: 방금 고리치아 언니가 분위기 괜찮다고 말했으면서!

안드레아 도리아: 그래 맞아. 그냥 시대가 변한 게 좀 인상 깊어서.

안드레아 도리아: …미카사라면 분명 이렇게 말했겠지.

안드레아 도리아: "나 참! 전쟁을 끝낼 방법을 정하지 못했다면, 전쟁을 일으켜서는 아니되네!" 라고 말야.

안드레아 도리아: 미카사도 요즘 중앵에서 여러 활동을 시작했다고 들었는데, 대체 무슨 계획일까…?

아틸리오 레골로: 미카사…? 저번에 읽었던 책에서 본 이름 같은데?

아틸리오 레골로: 옛날에 있었던 전쟁에서 열심히 싸웠던 중앵의 대단한 선배라고! 안드레아 언니는 미카사 할머니 알아?

안드레아 도리아: 하, 할머니…??

안드레아 도리아: 그, 그러네~ 아주 오래 전 일이지~ 아틸리오는 미카사 할머니가 누군지 궁금하니?

아틸리오 레골로: 응!

안드레아 도리아: 어디 보자…. 응. 이 얘기부터 하는 게 좋겠다――



 ~03. 여행 이야기
「오아시스」. 휴게실.

밤이 깊었다. 창밖에서는 모래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안드레아 도리아: 할… 어흠. 미카사와 만났던 건 지난 대전에서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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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 도리아: 어머, 당신은 중앵의….

미카사: 음. 사디아 제국은 이런 기술 노선을 채택한 겐가….

안드레아 도리아: 기술 노선……?

미카사: 아, 실례했네. 자네가 사디아의 안드레아 도리아 양인가?

미카사: 중앵까지 먼 길을 오느라 고생이 많았겠어. 나는 연합함대 기함을 맡고 있는 미카사이네.

미카사: 이곳에 머무는 동안은 내가 안내를 할 터이니,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사양 말고 말해주게나.

안드레아 도리아: 연합함대 기함, 노급 전함 미카사…….

안드레아 도리아: 백문이 불여일견은 이런 뜻이구나. 유럽에서도 당신의 고명은 들은 바가 있어.

안드레아 도리아: 중앵의 첫 함선, 미카사. 아브로라가 이끄는 함대와 함께 세이렌에게 큰 타격을 입히고 승리를 거두어――

안드레아 도리아: 세이렌의 불패 신화를 멋지게 깨부순 무훈함이자 인류의 희망.

안드레아 도리아: 실전 경험도 없는 내가 그 미카사의 안내를 받게 되다니 너무 부끄럽네….

미카사: 하하하. 과찬이 심하군. 나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네.

미카사: 자네는 미래를 이끌 사디아 제국의 첫 함선이네. 전과나 실전 경험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쌓을 수 있을 게야.

미카사: 게다가 손님을 접대하는 것은 주최 측의 의무이니 너무 부담 갖지 말게나.

미카사: 전황이 안정된 지금이야말로 진영 간의 교류가 필요한 때이네. 우리의 최후 승리를 위해서라도 부디 사양하지 말게!

안드레아 도리아: ……가, 감사합니다!

안드레아 도리아: 그, 그럼 어디부터 견학하면 될까…?

미카사: 흠. 나가토와의 회담은 모레이니 그 동안은 찬찬히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것으로 합세.

안드레아 도리아: 모레구나. 휴… 이거 저거 준비할 것도 좀 있으니까 다행이네.

안드레아 도리아: 미카사. 중앵에서 특별히 조심해야 할 행동 같은 건 없어?

미카사: 조심해야 할 일인가…. 하하하. 너무 긴장하지 않는 것일세.

미카사: 자네는 중앵의 귀중한 빈객이니 스스로에게 너무 부담을 주지 말게나.

미카사: 이전 아이리스에서 자네의 연설은 매우 훌륭했었네. 모레에도 분명 괜찮을 게야.

안드레아 도리아: 내가 연설한 걸 알고 있었어?

미카사: 흠. 늙었다고 우습게 보지 말게나.

미카사: 「아주르 레인」이 결성된 이후 세계 정세는 나날이 크게 움직이고 있네. 나도 물론 정보 수집에 힘쓰고 있지.

안드레아 도리아: 아하하…. 그럼 갑작스러운 질문이긴 한데, 미카사는 내가 연설했던 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미카사: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일세. 「아주르 레인」은 미래에 대한 우리의 희망이네.

미카사: 결성되고 나서 얼마나 지났는지 생각해 보면 아직까지 서면 조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군.

미카사: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네. 우리 선구자들도 언젠가는 시대에 뒤떨어지게 되겠지.

미카사: 그렇기에 정할 수 있는 것은 지금 당장 정하는 것이 좋을 게야.

안드레아 도리아: 그렇구나….

안드레아 도리아: 나는 명확한 조약을 체결하면 후에 모두가 좀 더 행동하기 편해질 거라고 생각했었어.

미카사: 물론 그 생각도 맞네.

미카사: 나도 자네도 보는 것은 같아. 차이가 있다면 다른 각도에서 보고 있다는 것뿐이지.

안드레아 도리아: ………미래에 대한 희망……. 아직은 먼 미래 같긴 하지만. 후후.

미카사: 대비해 둬서 나쁠 것은 없지. 뭣하면 구식함의 노파심이라고 생각해 주게나.

미카사: 자네도 그렇지만 나보다 더 뛰어난 함선들이 점점 늘어날 것일세. 슬슬 나도 은거할 때가 되었을지도 모르겠군.

안드레아 도리아: 아냐. …앞으로 10년은 더 싸울 수 있어 보이는걸.

미카사: 그렇다면 다행일세. 하하하하.

미카사: 관광에 대해 얘기해 봅세. 중앵의 「제사의 섬」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안드레아 도리아: 응! 풍년과 행운을 비는 제사가 거행되는 섬 맞지?

안드레아 도리아: 뭔가… 귀중한 돌에 기도를 드린다고 했었나? 후후, 별똥별에 소원을 비는 것 같네.

미카사: 하하하. 비슷하네.

미카사: 공교롭게도 그 제사가 오늘부터 시작되네.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구경해 보는 것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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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틸리오 레골로: 와아! 그래서 안드레아 언니는 카니발에 갔어?

안드레아 도리아: 응. 정말 재밌었어. 중앵의 미식도 많이 먹었단다♪

안드레아 도리아: 생각해 보면 그때 미카사는 젊은 혈기가 넘쳤었지.

안드레아 도리아: 언젠가는 함선이 주체가 되어 제사 의식을 거행할지도 모른다고도 말했던 거 같아.

안드레아 도리아: ……정말 멋진 여행이었어.

안드레아 도리아: 「와타츠미」를 못 본 건 아쉽지만, 그래도 그렇게 성대한 축제는 몇 없을 거야.

안드레아 도리아: 그런데 작년에 이 얘기를 했더니 마르코 폴로가 질문 공세를 퍼붓는 거 있지?

안드레아 도리아: 와타츠미가 어떤 거냐고…. 나는 한 번도 못 봤는데.

아틸리오 레골로: 안드레아 언니는 마르코 폴로 씨하고도 아는 사이야?

안드레아 도리아: 아는 사이…일까? 카보우르한테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안드레아 도리아: 그거는 왜?

아틸리오 레골로: 마르코 폴로 씨에 대해서라면!

아틸리오 레골로: 아틸리오도 언니들한테 들려줄 얘기가 있다는 말씀!

아틸리오 레골로: 마르코 폴로 씨가 아틸리오한테 맡겼던 엄청난 임무 얘기! 듣고 싶어~?

고리치아: 임무…? 뭘 맡았길래?

아틸리오 레골로: 응! 여기 오기 전에 물건 찾는 일을 했었어!

아틸리오 레골로: 분명 아틸리오가 지금까지 맡았던 일 중 가장 이상한 임무였을 거야~



 ~04. 사해의 신기루
잠시 후――

아틸리오 레골로: 그리고 아틸리오네는 이상한 성을 봤어!

아틸리오 레골로: 엄청 큰 성이었는데, 근데 '신기루'였대!

아틸리오 레골로: 가서 손으로 만지니까 확 사라져 버렸어!

아틸리오 레골로: 너무 아쉬웠어!

안드레아 도리아: 그랬구나…. 그래도 진귀한 광경을 볼 수 있었네.

아틸리오 레골로: 응! 아무튼 그런 이야기야♪

아틸리오 레골로: 재밌었지만 마르코 폴로 씨가 말했던 건 못 찾았어….

아틸리오 레골로: 으으, 말 너무 많이 했더니 목 말라…. 잠깐 음료 타임!

고리치아: 아틸리오는 사해에 갔었던 거지…?

고리치아: 거긴 분명 다른 진영의 구역일 텐데…. 어떻게 들어갔니?

아틸리오 레골로: 마르코 폴로 씨가 엄청난 장비를 줬어! 철혈에서 받아온 거라 그랬어.

아틸리오 레골로: 그걸 쓰니까 신기하게도 아무한테도 안 들켰어!

아틸리오 레골로: 근데 '사해'?에서 돌아왔을 때는 끔찍했어….

아틸리오 레골로: 옷도 장비도 너덜너덜해서 청소하는 데 시간 엄청 걸렸어.

안드레아 도리아: 사해니까. 염도가 높아서 장비가 순식간에 녹슬겠지.

아틸리오 레골로: 그래도 어떻게든 했어.

아틸리오 레골로: 그 다음 여기로 와서 이렇게 언니들하고 얘기하고 있는 거야~

고리치아: 설마 아틸리오가 사해에 갔었을 줄이야….

고리치아: 어쨌든 네 임무는 물건 찾는 거였지?

고리치아: 아무 수확도 없었는데 마르코 폴로가 뭐라고 안 했어?

아틸리오 레골로: 음…. 아틸리오도 잔소리 들을 줄 알았는데….

아틸리오 레골로: 그치만 마르코 폴로 씨, 아틸리오가 쓴 '보고서'?를 읽더니 아무 말도 안 했어.

아틸리오 레골로: "작전 하느라 수고 많았어!"라고 하고 그냥 돌려보냈어.

고리치아: 그랬구나…. 마르코 폴로답네…. 응? 근데 폴로한테만 직접 보고한 거야?

고리치아: 베네토나 리토리오한테는?

아틸리오 레골로: 모르겠어…. 마르코 폴로 씨가 '원로원'의 허가를 받았다고 했나? 그랬는데.

아틸리오 레골로: 아틸리오는 어려운 거 잘 모르겠어~

고리치아: (아무래도 골동품을 모으고 있다는 소문은 사실인 것 같네….)

고리치아: (소요 경비도 보통이 아니었을 텐데. 원로원의 전략인가? 아니면 마르코 폴로의 독단…?)

아틸리오 레골로: 응? 고리치아 언니, 갑자기 왜 그래?

안드레아 도리아: 아하하하…. 세계박람회 지출부를 봤을 때하고 똑같은 표정이네….

안드레아 도리아: 확실히 그 정도로 충격적인 모습은 별로 없――

고리치아: 안드레아 씨. 그 얘기는 안 하기로 했잖아…?

고리치아: 사디아의 위광을 퍼트리기 위해서라지만, 그 지출 내역을 보면 누구나 머리가 아플 거라구.

고리치아: 그럴 돈이 있으면 좀 더 데…이트 코스라든가 관광 명소 정비에 쓰면 좋잖아!

안드레아 도리아: 그러네…. 이 오아시스 시설에도 더 투자해줬다면 좋으련만…….

안드레아 도리아: 있는 거라고는 오일 램프와 신문지, 라디오…. 보이는 건 끝없는 바다와 모래뿐…….

 

안드레아 도리아: 으으…. 내가 미덥지 못해서 너희에게 이런 생활을 시키는구나….

고리치아: 됐어, 이 얘기는 이제 그만!

고리치아: ……모래 폭풍은 그칠 기미가 안 보이네….

안드레아 도리아: 역대급이라고 그랬으니까….

고리치아: 통신도 아직 회복이 안 되네….

고리치아: 담소는 이걸로 끝인가? 이제 뭐하지?

안드레아 도리아: 그럼 노래 부르기는 어때?

안드레아 도리아: 고리치아가 먼저 할래?

고리치아: 어? 이렇게 갑자기…?

안드레아 도리아: 아틸리오. 고리치아 언니가 노래하는 거 듣고 싶지?

아틸리오 레골로: 네에~! 고리치아 언니 노래 듣고 싶어!

안드레아 도리아: 후후후. 들었지~?

고리치아: 뭐어어어!



 ~05. 불꽃
남방 대륙. 알렉산드리아 항구.
사디아 함선 임시 체류지. 「오아시스」.
모래 폭풍 발생 몇 시간 뒤――

시설을 뒤덮은 모래 폭풍의 기세는 잦아들 기미가 없었다.

지친 아틸리오는 이미 꿈나라로 떠났고, 곁에 있던 안드레아도 연거푸 하품을 했다.

안드레아 도리아: 고리치아도 이만 자지 그러니?

고리치아: 근데 마르코 폴로가 원로원에서 무슨 연설을 했는지 궁금하지 않아?

안드레아 도리아: 시간이 늦었으니 벌써 끝났겠지.

안드레아 도리아: 통신이 회복되어도 실시간으로 듣지는 못할 거야.

고리치아: 그래도 궁금한 건 궁금한걸.

안드레아 도리아: 정말…. 내일이면 연락이 오겠지.

안드레아 도리아: ……이 시설이 모래에 파묻히지 않았다면 말이지만.

고리치아: 이런 중요한 때에 동료들과 함께 있을 수 없다니…. 행운인지 불운인지….

 

안드레아 도리아: 그래 그래. 나하고 아틸리오도 있잖니.

안드레아 도리아: 그래도 지금은 조급해 해봤자 별 수 없어.

안드레아 도리아: 얼른 쉬고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확인하는 게 좋지 않겠니?

고리치아: 알겠어. ……그럼 나 씻고 올게.

안드레아 도리아: 그래. 아틸리오는 내가 보고 있을게.

안드레아의 설득에 고리치아는 포기하고 휴게실을 나갔다.

안드레아 도리아: 후우……. 우선은 아틸리오를 침실로 옮겨야지…. 영차….

라디오: ………….

조용한 방에 라디오 잡음이 울려 퍼졌다.

라디오: ……나라……

라디오: ……가운데……

라디오: ……그는 이미……

라디오: ……강림했도다……

―――딸깍.

안드레아는 라디오의 전원 코드를 뽑았다.

안드레아 도리아: …….

안드레아 도리아: 이 아이들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야.

안드레아 도리아: 그렇지? 영원한 도시의 위인 여러분?


「오아시스의 반향――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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