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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블랑카 캐릭터 스토리 ~러브 로맨스는 갑작스럽게

킹루클린 2023. 3. 28. 07:58

러브 로맨스는 갑작스럽게

 

 
 ~01. 맞닿은 손끝
얼마 전, 저는 비서함 직책을 맡으라는 명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오늘로 배속 첫날. 집무실로 향하고 있음에도 아직 스스로가 비서함으로 뽑힌 것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지휘관님께서 직접 지명하셨다고 들었습니다만……. 어째서 저였을까요?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이 고평가 받았다”라고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겠지만…….
 
――똑똑.
 
카사블랑카: 실례합니다. 이번에 지휘관님의 비서함으로 서포트를 맡게 된 카사블랑카입니다.
 
카사블랑카: 사무부터 잡무까지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카사블랑카: 그럼 이르긴 하지만 바로 금일 업무에 착수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서류 정리부터 할까요?
 
지휘관님의 지시대로 서류를 각 파일별로 나누어 정리하였습니다.
 
순식간에 정리를 끝내자 그대로 자연스레 지휘관님의 서류 업무까지 도와드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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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처리가 빠르다”고 칭찬받았습니다.
 
카사블랑카: 어흠. 아무래도 지휘관님의 표정으로 미루어 보건대, 이전부터 저의 이러한 일솜씨를 고평가해 주셨던 것 같군요.
 
카사블랑카: 전장에서도 후방 지원이 특기였으니 확실히 비서함이라는 직책이 제게 잘 맞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카사블랑카: 그러면…….
 
방금 소리는… 지휘관님의 만년필이 바닥에 떨어졌구나.
 
카사블랑카: 지휘관님. 만년필이 바닥에――
 
그렇게 말하면서 저는 바닥에 떨어진 만년필을 주우려고 했습니다.
 
카사블랑카: ――아!
 
그 순간 같은 타이밍에 손을 뻗은 지휘관님의 손가락에 제 손이 맞닿았습니다.
 
카사블랑카: ……죄송합니다. 놀라서 그만 손을 거두었습니다.
 
카사블랑카: 어, 업무로 돌아가죠.
 
아직 거리감을 파악하지 못한 저―― 비서함의 업무는 이제 막 시작일 뿐입니다…….
 
 
 
 
 ~02. 약속이 너무 많아
비서함 첫날과 비교하면 슬슬 집무실의 비품이나 서류 등의 위치도 파악해 갈 무렵…….
 
카사블랑카: 지휘관님. 며칠 전에 상층부에 상신한 보고서에 관해서……
 
――똑똑.
 
카사블랑카: 어머. 손님이 오신 것 같네요. 누구시죠?
 
레인저: 정말, 지휘관군! 역시 여기 있었네!
 
레인저: 아! 그 표정을 보아하니 까맣게 잊어버렸구나! 저번에도 그 전에도 약속 까먹고 여기서 일하고 있더니!
 
카사블랑카: 레, 레인저 씨 진정하세요. 무슨 일이시죠?
 
레인저: 오늘 이 시간에 지휘관군하고 식사 약속 했었단 말이야. 정말 왜 이렇게 잘 잊어버리니.
 
카사블랑카: 죄송합니다. 오늘은 지휘관님께서 처리하실 업무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서…….
 
레인저: 괜찮아. 바쁘면 어쩔 수 없지. ……지휘관군. 다음에는 잊어버리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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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몇 시간 후…….
 
카사블랑카: 지휘관님. 며칠 전 도착한 물자에 관해서 조금 궁금한 점이…….
 
――똑똑.
 
카사블랑카: 오늘은 손님이 많네요. 네, 누구시죠?
 
롱아일랜드: 지~휘~과~안~!! 왜 약속 시간 어기고 이런 데 있는 거야~!
 
카사블랑카: ……롱아일랜드 씨. 당신도인가요….
 
롱아일랜드: 오늘은 같이 게임하기로 약속했잖아~! 유령 씨도 약속을 어기는 애는 용서 못해~
 
카사블랑카: 죄송합니다. 비서함으로서 저도 사과드릴 테니 부디 지금은 넘어가 주시겠어요?
 
롱아일랜드: 으으…… 카사블랑카가 그렇게까지 말하면 더 이상은 나도 어쩔 수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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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어떻게든 돌려보냈네요. 아무래도 지휘관님의 일정 관리 능력은 절망적인 것 같군요.
 
많은 함선들의 흠모를 받는 것은 지휘관님의 좋은 점이지만, 노쇼나 더블 부킹은 간과할 수 없겠어요.
 
카사블랑카: ……지휘관님. 실례합니다.
 
마음을 정하고 저는 말을 꺼냈습니다.
 
카사블랑카: 앞으로는 제가 꼼꼼하게 일정을 관리해 드리겠습니다. 앞으로의 업무를 위해서도요.
 
카사블랑카: ………….
 
카사블랑카: ………….
 
카사블랑카: 아, 아무튼, 아셨죠??
 
툭 내뱉은 제 말에 지휘관님도 아무런 대꾸를 하지 못하셨습니다.
 
 
 
 
 ~03. 성실한 이면
레인저: ――오늘은 즐거웠어 지휘관군. 오늘처럼 앞으로는 꼭 약속 지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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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아일랜드: ――지휘관. 게임 재밌었어~ 또 붙을 수 있을 거 같은 날이 있으면 꼭 꼭 알려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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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블랑카: 추후 일정입니다. 내일은 이른 아침에 보그 씨와 캐치볼. 그 후 랭글리 씨의 전술교실 견학이 있습니다.
 
카사블랑카: 네? 제 일정 관리가 많이 도움이 되고 있나요?
 
카사블랑카: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만, 교제보다는 업무가 최우선입니다. 앞으로는 또 바빠질 테니 각오 단단히 하세요.
 
카사블랑카: 저도 확실히 서포트 해 드릴 테니까, 함께 노력해요.
 
고개를 끄덕이는 지휘관님의 모습을 보고, 저는 어딘가 답답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실은 “열심히 하셨어요”라고 격려해 드렸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너무 엄한 탓일까요?
 
아뇨. 이 역시 필요한 것. 그렇지 않고서는 이 모항을 이끌어 나갈 수 없습니다.
 
카사블랑카: 그럼 오늘 업무는 모두 끝났으니 저도 이만 실례하도록 하겠습니다. 내일은 일찍부터 일정이 있으니 지휘관님께서도 얼른 푹 쉬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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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블랑카: 후우……. 모처럼 일찍 끝났으니 오늘은 오랜만에 영화라도 볼까?
 
카사블랑카: 분명 이 선반에…… 아, 있다.
 
카사블랑카: 영화를 볼 때는 역시 방도 어둡게 해야지. 음료수도 준비하고…….
 
 
 
영화 감상을 시작한지 1시간 반이 지나고, 슬슬 영화도 클라이맥스에 접어들 무렵…….
 
카사블랑카: 아아…… 안타까워라. 소중한 사람의 처지를 알고 있으면서도 그런……
 
――똑똑.
 
카사블랑카: ……으응 이런 시간에? 중요한 장면인데……!
 
카사블랑카: 네. 문 열려 있으니 들어오세요――
 
카사블랑카: ……앗.
 
카사블랑카: 지, 지휘관님? 자, 잠시만요!!
 
 
 
카사블랑카: 윽…………!
 
아아, 너무 당황해서 그만 얼어붙고 말았어요…!
 
지휘관님께서 왜 이런 시간에!? 혹시 제가 영화 보고 있었던 걸 보셨을까――?
 
카사블랑카: 노, 놓고 간 물건이 있었다구요? 아아, 그랬군요…… 제가 깜빡했었나 봐요.
 
카사블랑카: 여, 영화 말인가요?!
 
카사블랑카: ……벼, 별것 아닙니다. 지휘관님께서 좋아하실 만한 영화는……
 
……말 못해요…! 지금까지 지휘관님께 그렇게 엄하게 대하던 제가, 이런 취미를 가지고 있다고는…!
 
이대로는, 저…. 아아, 이런 취미를 대체 누구에게 털어놓을 수 있다는 거예요….
 
 
 
 
 ~04. 말할 수 없어
카사블랑카: (하아……. 전에 본 영화의 여주인공은…… 왜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을 선택했을까요……. 나라면 견딜 수 없었을 텐데.)
 
카사블랑카: (상대의 입장을 생각한 선택인 건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가로막는 장벽은 서로의 사랑으로 어떻게든…….)
 
카사블랑카: ……하아…….
 
바탄: 프린스턴. 저기 있는 거 카사블랑카 아닌가요?
 
프린스턴: 그러네. 뭔가 생각에 잠긴 것 같은데.
 
바탄: 그러고 보니 최근에 비서함이 되었다고 들었어요. 뭔가 고민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카사블랑카: (그렇게 서로의 속내를 모르는 채… 마치 나와 지휘관님처럼….)
 
바탄: 괜찮나요? 카사블랑카.
 
카사블랑카: 꺄아!!?
 
프린스턴: 우왓, 왜, 왜 그래?
 
카사블랑카: 에…… 아, 죄, 죄송합니다. 누가 곁에 있는지 몰라서….
 
바탄: 뭘 그렇게 생각하고 있나요? 혹시 고민이 있다면 제가 상담해 드릴게요.
 
카사블랑카: (바탄이라면, 어쩌면…….)
 
카사블랑카: (내 취미와, 지휘관님에 대해서……. 핫.)
 
카사블랑카: (…!? 나, 방금 뭘…….)
 
카사블랑카: 아, 아뇨……. 딱히 상담이라고 할 것까진…….
 
프린스턴: 너 답지 않네, 카사블랑카. 강한 척 무리하고 있는 거 같은데?
 
카사블랑카: 그, 그런 건……. 단지, 그게…….
 
바탄: 그게―― 뭔데요?
 
카사블랑카: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해서 생각에 잠겨 있었다고는…… 말할 수 있을 리가 없어…….)
 
카사블랑카: 이, 이건 어느 두 함선의 이야기입니다만――
 
카사블랑카: (그래요. 여기서는 어떻게든 조직에서의 상하관계에 비유해서 얼버무려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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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블랑카: ――이런 식으로… 서로의 신분을 숨기던 두 사람의 정체가 밝혀지면 지금까지의 관계로는 돌아갈 수 없겠죠?
 
카사블랑카: 대등하게 사귀던 두 사람의 관계가 무너졌을 때 슬픈 이별이 찾아오다니…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프린스턴: 저기……같은 모항 안에서 이별이란 게 있어? 소속이 바뀌어도 작전에서는 계속 만날 수 있지 않아?
 
카사블랑카: 네……? 아, 그, 그건…….
 
바탄: 그리고 서로가 상사와 부하라는 것을 알게 되면 오히려 입장이 확실해지니 작전행동도 취하기 쉬워지고요…….
 
카사블랑카: 그, 그게 아니라…… 그때까지의 관계성이 바뀌어서 지금까지처럼은 지낼 수 없게 됨에서 오는 그 “애절함”이…….
 
프린스턴&바탄: 거기서 왜 “애절함”이 나오는데?
 
카사블랑카: 아아……. 그, 그게 아니라요…!
 
이 감정을 대체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지휘관과 비서함. 처음부터 상사와 부하의 관계…. 하지만 제가 무슨 말을 해도 잘 들어주던 지휘관님께, 저는 그만…….
 
아아, 저, 너무 우쭐했던 걸까요….
 
 
 
 
 ~05. 친구의 충고
카사블랑카: 지휘관님. 이후 예정 말입니다만…… 네? 오실 손님이 있으시다구요?
 
카사블랑카: 일정에는 아무것도……. 하아, 갑자기 정해진 건가요…….
 
카사블랑카: 알겠습니다. 그러시다면 조금 예정에 변경이 생기긴 하지만 문제없습니다. 그래서 손님이라니 대체 어느 분이…….
 
프린스턴: 나하고 바탄이야.
 
바탄: 카사블랑카, 또 보네요.
 
카사블랑카: 여, 여러분이셨군요…….
 
제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 같네요. ……설마 지난번 일로 이상한 걱정을 끼쳐버린 걸까요…….
 
카사블랑카: 그건 그렇고 두 분께서는 무슨 일로?
 
프린스턴: 별거 아냐. 이번에 우리 둘이서 모의전을 해. 그래서 지휘관은 그 작전을 입안해줬으면 좋겠어.
 
프린스턴: 그럼 지휘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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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님과 프린스턴의 말은 각각 일리가 있었지만, 결국 작전회의는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았고 그대로 시간만 흘러갔습니다.
 
프린스턴: 이대로라면 결론이 안 나겠네……. 카사블랑카. 미안하지만 조언 좀 부탁해.
 
카사블랑카: 네. 문제는 없습니다만… 제가 조언을 해드려도 괜찮을까요?
 
지휘관님과 프린스턴네의 작전. 원래라면 비서함인 제가 끼어들 여지가 없습니다.
 
바탄: 괜찮아요, 카사블랑카. 지휘관님의 비서함을 맡고 있잖아요?
 
프린스턴: 그래 그래. 지휘관의 비서함이니까 지휘관 일을 돕는 건 당연하지.
 
카사블랑카: …알겠습니다. 지휘관님, 외람되오나 저도 의견을 개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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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턴: 절충안이지만 이걸로 결정됐네. 지휘관. 카사블랑카는 성실해서 자기도 모르게 무리하는 경향이 있어. 너무 고생시키지 마.
 
바탄: 맞아요. 저번에도 한숨을 쉬면서 “애절함”이 어쩌고 고민을……
 
카사블랑카: 크, 크흠! 저는 정말 문제없으니까 여러분은 신경쓰지 마세요!
 
 
훈련 작전의 입안은 잘 정리가 되었습니다.
 
원래는 함선과 지휘관의 입장상 그래서는 안 될 터인데….
 
아아, 저는 대체 지휘관님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06. 커져만 가는 마음
지휘관님과 레퍼런스를 참고하면서 회의록을 작성하다보니 순식간에 밤이 깊어갔습니다.
 
꽤나 시간이 걸렸네요……. 그래도 가능한 만큼은 좀 더 쓸 만한 걸 찾아보도록 할까요.
 
카사블랑카: 저어, 지휘관님. 방금 만든 회의록에 빠진 부분은 없는지 나중에 제대로 확인해 보셔야 해요?
 
아무래도 지휘관님께서는 바쁘시니까 체크가 누락되는 부분도 있을 테니 저도 더 주의를 기울여야겠어요.
 
저는 주먹을 불끈 쥐고 기합을 넣었습니다.
 
그때 제 눈에 들어온 것은 지휘관님의 손에 쥐여 있는 만년필이었습니다.
 
만년필……. 전에 본 영화에 만년필을 계기로 사랑이 맺어지는 이야기가 있었지요. 명작이었어요.
 
그러고 보니…… 저도 배속 첫날에 만년필을 주우려다가 지휘관님의 손에 닿아서……. 그때는 살짝 두근거렸어요…….
 
……핫! 나도 참,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머리를 흔들어 마음속의 설렘을 떨쳐버리려고 했습니다, 만…….
 
분명 영화에서는 여주인공에게 친절하게 대해준 사람이 떠나면서 만년필을 떨어트린 것이 계기가 되었고…….
 
나중에 재회 장면에서 그 사람이 높은 신분이라는 걸 알게 되는 거죠. 게다가 비에 젖은 그녀에게 다정하게 코트를 걸쳐주기도 하고….
 
지휘관님도 상사이고, 저보다 높으신 분이니…. 그래도 이대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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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님을 생각하며 업무에 매진하다보니 어느새 슬쩍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카사블랑카: ――으응…… 안 돼, 아직 업무 중인데…….
 
카사블랑카: 으으… 쓸데없는 것만 생각해서 그런가……. 깜빡 잠이――
 
문득, 등에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카사블랑카: ……코, 코트? 몸에 걸쳐져 있어……. 게다가 이건 설마…… 지휘관님의…….
 
그렇게 중얼거리며 책상 쪽을 돌아보자, 제가 일어난 것을 눈치 채고 천천히 일어나는 지휘관님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카사블랑카: 죄, 죄송합니다 지휘관님! 그만 잠들어버려서……. 코트까지 빌리다니 면목없습니다……. 바로 업무로 돌아가――
 
비틀.
 
카사블랑카: 꺅――!!
 
당황하다가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한 순간―― 지휘관님의 두 팔이 저를 꽉 붙들어 안았습니다…!
 
카사블랑카: 햐읏! 죄, 죄송합니다 지휘관님…….
 
얼굴이 가까워……. 이, 이렇게 지근거리에서 바라보면 숨이 멎을 것 같아요…….
 
카사블랑카: ………아.
 
지휘관님은 제 상황을 살피시고는 바로 놓아주셨습니다.
 
무척이나…… 가슴이 뜁니다……. 이, 이런 로맨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일이 설마 제게…….
 
그 영화에서는… 분명 여주인공이…….
 
카사블랑카: 지휘관님. 저기, 실은 저……!
 
카사블랑카: 네? ……“오늘은 이만 쉬는 게 좋겠어”라구요? 지, 지휘관님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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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더듬으며 저는 집무실을 나와 쉬러가 가기로 하였습니다.
 
그 가운데 마음속으로 한 가지, 결심을 다졌습니다.
 
 
 
 
 ~07. 로맨스의 예감
그리고, 비서함 근무의 마지막 날을 맞이했습니다.
 
카사블랑카: 저, 저기……. 혹시 오늘 조금 시간 되십니까?
 
카사블랑카: 평소에 고생하시는 지휘관님을 위해 저녁을 대접하고 싶습니다. 지난번 코트에 대한 답례도 겸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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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 자리에서 저는 결심을 하고 지휘관님께 말을 꺼냈습니다.
 
오늘이야말로 지휘관님께 전해야만 해…!
 
카사블랑카: 지휘관님. 다시 여쭙고 싶습니다만…… 어째서 저를 비서함으로 고르신 건가요?
 
카사블랑카: “함께 있으면 편한 기분이 들어서”입니까? 저, 저는 당연히 성실한 성격 때문에 그런 줄 알았는데…….
 
카사블랑카: 그렇다는 건, 어느 정도는 제게 호의를……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생각이 너무 앞서서….
 
역시 평소의 지휘관님이시군요. 그래서 저는――
 
카사블랑카: ……생각해보면 이렇게 느긋이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없을 정도로 일만 했던 것 같네요. 진작 이랬으면 좋았을 것을.
 
카사블랑카: 저 자신도 지휘관님과 함께 일을 하고 있으면 무척이나 편안한 기분이 들어요. 앞으로도 조금씩 더 지휘관님에 대해 알아갔으면 좋겠어요.
 
카사블랑카: 그리고, 제가 지휘관님을 알아가는 동시에, 지휘관님께서도 저를 조금씩 더 알아 주셨으면 기쁠 것 같습니다.
 
카사블랑카: ……만약 괜찮으시다면 다음에 같이 영화 보시겠어요?
 
카사블랑카: “무슨 영화?”……. 그건, 그렇죠. 실은 그…… 어떤 장르입니다.
 
카사블랑카: 제,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는 부끄럽네요. 글쎄요……. 힌트는 이런 대사가 나올 만한 영화입니다.
 
저는 제 잔을 지휘관님의 잔에 가볍게 맞대면서 지휘관님의 눈동자를 다시 한번 지근거리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카사블랑카: ――“그대의 눈동자에 건배”.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