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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캐릭터 스토리 ~솔직하지 못한 마음

킹루클린 2023. 3. 27. 22:40
솔직하지 못한 마음
 
 
 ~01. 기대하고 있어!
모항. 부두.
 
넬슨: 오랜만의 원양 임무였네.
 
넬슨: 그나저나…… 귀항하는 날인데 코빼기도 안 비치다니 대체 무슨 생각이지?
 
넬슨: 기어코 나보고 찾아와서 보고하라는 건가……? 정말이지…….
 
 
 
모항. 집무실.
 
넬슨: 지휘관!!
 
……으윽!!
 
끝이 보이지 않는 서류 작업에 열중하고 있느라 넬슨이 코앞까지 다가왔는데도 눈치 채지 못했다.
 
넬슨: 흥. “왜 그래?”라는 얼굴이네……. 원양 임무 마치고 돌아왔으니까 보고하러 온 거야.
 
넬슨: 보아하니 꽤나 서류가 쌓여 있는 모양이네. 그래서 부두까지 못 나온 거구나.
 
어쩐지 언짢아 보인다……. 쌓인 서류는 일단 놔두고 그녀의 보고부터 듣도록 할까……?
 
넬슨: 잠깐. 너 설마 먼저 하고 있던 업무를 뒤로 미룰 셈은 아니지?
 
넬슨: 일은 밀린 것부터 해. 너라면 이 정도는 밤까지 충분히 할 수 있잖아!
 
아무리 그래도 이 분량은 도저히 밤까지 끝낼 수 없는 레벨이다.
 
넬슨: 이 내가 너한테 말하는 거야.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그 머리로 이해하도록 해.
 
넬슨: 그럼. 이따 밤에 올 테니까.
 
쾅 하고 집무실 문을 세게 닫고 넬슨은 나가버렸다.
 
……저렇게까지 말하니 할 수밖에 없다. 높이 쌓인 서류를 보고 혀를 내두르면서도 일을 계속했다.
 
 
 
 
 ~02. 꿰뚫어보지 마!
넬슨이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다음 날――
 
넬슨: (어제 지휘관, 서류는 제대로 처리한 것 같던데 겉으로 보기에도 기진맥진했었단 말이야.)
 
넬슨: (……딱히 걱정하는 건 아니지만 조금 위로의 말을 해줘도 괜찮았을지도….)
 
로드니: 생각에 잠긴 채로 걸으면 위험하답니다.
 
넬슨: ――아……로, 로드니!? 너야말로 갑자기 말 걸면 위험하잖아.
 
로드니: 저는 제대로 걷고 있었는 걸요? 방금 지휘관님께 임무 완료 보고를 드리고 오는 길이라서요.
 
넬슨: 그, 그래……. 지휘관한테?
 
로드니: 지휘관님, 많이 피곤하신 듯해서 가볍게 마사지를 해드렸답니다.
 
넬슨: 마사지…?
 
로드니: 네. 안마해 드린 것뿐이에요.
 
넬슨: (휴우…. 그, 그냥 마사지구나….)
 
넬슨: 뭐, 지휘관이 돼서 고작 그 정도 업무량으로 녹초가 되면 곤란하지.
 
넬슨: 모항을 위해서라도 리더십을 가지고 부지런히 일해야지. 앓는 소리하면 내가 용서 못 해!
 
로드니: 후후후.
 
넬슨: 뭐, 뭘 갑자기 웃는 건데…….
 
로드니: 너무 알기 쉬워서 그만. 말은 그렇게 해도 내심 걱정하고 계시죠?
 
넬슨: 그럴 리가 없잖아!?
 
넬슨: 얘, 얘기하느라 시간만 낭비했네! 난 이만 갈 테니까! 나중에 봐, 로드니!
 
대답을 듣지도 않은 채 넬슨은 빠른 걸음으로 로드니를 지나쳐 걷기 시작했다.
 
넬슨: (……정말! 로드니는 얌전해 보이는 주제에 빈틈 하나 없는 아이라서 도통 주도권을 잡을 수가 없다니까!)
 
넬슨: (나하고 정반대라고 할까……. 인정하긴 싫지만 그런 점도 포함해서 말 걸기는 편하지만.)
 
넬슨: 하아……. 지휘관한테 “항상 수고 많아” 정도는 말해줄까.
 
 
 
 
 ~03. 되묻지 마!
넬슨: ……결국 그대로 집무실까지 와버렸네.
 
넬슨: (갑작스런 방문이지만 딱히 부자연스럽지는 않아. 그냥 잠깐 상태를 보러 온 거니까.)
 
넬슨: 흐, 흥! 지휘관!! 들어갈게――
 
 
넬슨: 지휘관, 있으면 대답해――― 아.
 
넬슨: (밀린 서류가 옆에 놓여 있어……. 대부분 끝낸 거 같긴 하지만… 하다가 깜빡 잠들었나 보네.)
 
넬슨: 하아…… 로드니에게 피곤해 보인다고 듣긴 했지만 업무 중에 자다니 직무 태만이야.
 
넬슨: (……그래도, 가끔이라면 괜찮겠지. 이대로 깨우지 말자.)
 
――!
 
넬슨: 우왓! 지, 지휘관!?
 
피로가 쌓여 있던 탓인지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고 있었던 것 같다…….
 
옆을 보니 어느새 넬슨이 와 있었다. 꽤 놀란 것 같은데 왜 그러지?
 
넬슨: 아, 어, 어어…… 그게
 
넬슨: 뭐, 뭐하는 거야 지휘관!! 업무 중에 졸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윽!!
 
넬슨: 이거 봐. 아직도 못 끝낸 서류가 이렇게 많은데!
 
넬슨: 자, 얼른 일해! 제대로 하라고 제대로!!
 
갑작스런 넬슨의 일갈에 당황해서 잠이 덜 깬 눈을 비비면서 서류 작업을 계속했다.
 
넬슨: (역시 말 못 했어……. 나야말로 뭐하는 거야….)
 
……?
 
넬슨: 아, 아무것도 아냐! 하나하나 내 표정을 살피지 마!
 
넬슨: 너는 그대로 아무 말 말고 손을 움직여 손을!!
 
혹시 아직까지도 화난 건가… 하고 생각하며 펜을 움직이자 넬슨은 책상 옆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갑자기 의자를 가져오더니 내 옆에 풀썩 앉으며 말했다.
 
넬슨: ……내가 어디를 도우면 되는지 알려줘.
 
넬슨: 사, 사람 말에 되묻는 게 아니야!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평소의 넬슨이라는 사실에 안심하고 도와줬으면 하는 부분을 알려줬다.
 
결국 둘이서 간신히 서류 작업을 끝마칠 수 있었다…….
 
 
 
 
 ~04. 이 얘기는 끝!
햇살이 눈부신 어느 날――
 
로드니: 어머, 지휘관님. 이런 데서 뵙네요.
 
넬슨: (……뭐야. 오늘은 집무실 죽돌이가 아니네.)
 
넬슨: 아아. 그러고 보니 오늘은 별도 임무에 관해서 입회가 있다고 그랬지.
 
로드니: 후후. 지휘관님과 나눈 말씀은 잘 기억하고 계시네요.
 
넬슨: 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두 사람이야말로 어디 가냐고 묻자, 지금부터 유니온 숙소에 작전 협의를 하러 가는 중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넬슨: 유니온의 빅세븐이랑 공동 임무를 맡게 됐어. 애초에 이 작전 지휘는 네 담당이잖아?
 
로드니: 연계 행동을 하게 될 텐데, 혹시 괜찮으시면 지휘관님도 함께 하시겠어요?
 
입회는 곧 시작이다만 내가 관계된 작전의 권유를 거절할 수도 없다.
 
넬슨: 따라올 거야? 뭐, 거절할 거란 생각은 안 했지만.
 
넬슨: 결정했으면 얼른 유니온 기숙사로 가자. 햇볕이 강해서 더워 죽겠어.
 
로드니: 지휘관님. 요즘은 연일 열심히 일하시네요.
 
로드니: 협의 전에 로드니가 시원한 아이스티를 만들어 드릴 테니 부디 편하게 계세요.
 
넬슨: 로드니. 이건 제대로 된 작전 회의니까 너무 편하게 있어도 곤란해.
 
넬슨: ……단지 뭐어, 요즘 지휘관이 노력하는 모습은……그…… 나쁘진 않지만.
 
넬슨: 어흠! 아무것도 아냐! 이 얘기는 끝!
 
억지로 말을 끊고 앞서가는 넬슨.
 
그녀의 발걸음에 맞추다보니 원래라면 좀 더 걸릴 터인 유니온 숙소까지 순식간에 도착했다.
 
 
 
 
 ~05. 반응이라도 해!
넬슨, 로드니와 함께 유니온 숙소에 왔다.
 
메릴랜드: 예상보다 빨리 왔군. 로열의 빅세븐은 좀 더 비싸게 굴 줄 알았는데.
 
콜로라도: 지휘관도 불러주었구나. 고맙다.
 
로드니: 저, 로열 숙소에서 찻잎을 가져왔는데, 괜찮다면 시원한 아이스티를 만들어 드려도 될까요?
 
메릴랜드: 그거 좋지. 오늘은 밖에도 덥고 목도 타서 죽겠다니까!
 
주방으로 안내받는 로드니와 별도로 나와 넬슨은 회의실로 안내받았다.
 
넬슨: 지금 바로 이번 훈련에 대해서 어떻게 연계할지 조율하고 싶은데.
 
웨스트버지니아: 성질도 급하군……. 하지만 그런 적극적인 태도, 싫지는 않아.
 
콜로라도: 그래. 오히려 우리 콜로라도급이 더 그럴지도 모르겠군.
 
넬슨: 말은 잘 통할 것 같네. 그럼 이야기를 계속하자.
 
 
 
작전에 관한 네 사람의 논의는 시작부터 뜨거웠다.
 
로드니가 아이스티를 가져왔지만 거의 입에 대지 않은 채 뜨거운 대화는 계속됐다.
 
넬슨: ――결국 본 작전은 비교적 안전하지만 적과의 조우가 아예 없는 건 아니라는 거네.
 
넬슨: 만일 적과 교전하게 되었을 때는 적은 인원이라는 점도 있어서 내가 하나 생각해둔 게 있어.
 
넬슨: 만약 적과 조우한다면 그대로 적의 옆구리를 파고들어가 일직선으로 관통하는 건 어때?
 
콜로라도: ……흠. 나쁘지 않은 작전이군. 지휘관은 어때?
 
확실히 상대가 수적으로 유리한 경우를 고려한다면, 기습까지는 아니더라도 넬슨의 작전은 대담하고 좋아 보인다.
 
넬슨: 의외로 센스가 있네, 지휘관.
 
작전명을 정해야 하는데, 뭐가 좋을지 넬슨에게 물어봤다.
 
넬슨: 물론 생각해뒀어. 뭐냐면……
 
――콕.
 
넬슨: “넬슨 터치”는 어때?
 
넬슨이 내 뺨을 검지로 콕콕 찌르며 말했다.
 
넬슨: 뭐야! 뭐라고 좀 반응이라도 해! 부끄럽잖아!
 
웨스트버지니아: “넬슨 터치”라. 그럼 적과 조우했을 때는 그렇게 하자.
 
넬슨에게 찔린 뺨을 어루만지며 웨스트버지니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약간 눈앞에 멍한 것 같기도 하다.
 
수분 부족일지도 몰라…… 그런 생각을 하면서 로드니가 만들어준 아이스티를 천천히 마셨다.
 
 
 
 
 ~06. 하고 싶었던 말이 하나
방금 전 훈련에 관한 내용을 정리해서 보고서를 쓰기 위해 집무실로 돌아왔다.
 
회의에서 나왔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비서함 넬슨과 세세한 준비를……
 
……하고 싶었지만 역시 아까 회의 때부터 머리가 무거운 느낌이다…….
 
넬슨: 지휘관-! 아까 작전에 대해서 말 안 한 게 있는데…….
 
넬슨의 목소리가 들리는데…… 머리가 어질어질해서 반응할 수가 없다…….
 
넬슨: ――정말! 대답 좀 해…… 어, 지휘관? 왜 그래?
 
눈앞의 시야가 희뿌옇게 변했다. 생각이 꺼져가는 가운데 그녀의 목소리만이 몇 번이고 메아리친다…….
 
넬슨: ――휘관!! 괜찮은 거야!? 지휘관!!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넬슨: ……정신이 들어?
 
눈을 떠보니 침대에 누워 있었다. 옆으로 넬슨이 보였다.
 
넬슨: 정말……. 일하다 지쳐서 기절하다니, 지휘관씩이나 돼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넬슨: 컨디션 관리는 기초 중의 기초라구. 나 참. …일단은 쉬면서 확실히 회복하도록 해.
 
물론 그녀의 말도 옳다. 폐를 끼친 것에 대해 사죄했다.
 
넬슨: 알면 됐어. 흥.
 
넬슨: 단지…… 오늘은 푹 자.
 
넬슨: 다음에 만약 똑같은 일이 생기면 절대 용서 안 할 거야. 알겠어?
 
그렇게 말하고 넬슨은 일어나 방을 나가려고 했다.
 
넬슨: 그리고…… 하고 싶은 말… 아니, 하고 싶었던 말이 하나 있는데.
 
넬슨: 하…… 항상…… 수고 많아…….
 
넬슨: 가, 갈게!
 
문을 닫고 가버린 넬슨. 그 얼굴이 붉어 보인 것은 기분 탓일까……?
 
 
 
 
 ~07. 나는 언제나 기대하고 있으니까!
일에 지쳐 그로기가 된 다음 날.
 
컨디션도 완전히 돌아왔기에 넬슨의 훈련에 얼굴을 비췄다.
 
넬슨: 지휘관. 몸은 괜찮아!?
 
나를 발견한 순간 넬슨은 다른 인원에게 신호를 보내고, 진형에서 벗어나 이쪽으로 왔다.
 
넬슨: 왜 왔냐니, 네 몸 상태가 걱정되니까 그런 거잖아.
 
넬슨: 바로 어제까지 컨디션 불량으로 자빠져 있었잖아. 지금은 좀 괜찮은 거야?
 
복귀를 결정했을 때 그녀도 그 자리에 있었을 텐데…….
 
넬슨: 뭐, 뭐야……. 나답지 않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넬슨: 이래봬도 조금은 신경 쓰고 있어! 너한테는 계속 심한 말만 했으니까…… 피로가 쌓인 것도 그래서 그런 걸지도 모르고….
 
넬슨: 애, 애초에 네가 제대로 하질 않으니까 나도 모르게…… 아, 아니…… 그런 말을 하러 온 게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없어 답답해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넬슨: 나, 나는…… 너한테 기대하고 있어. 이 모항에 있어서 바꿀 수 없는 존재인 너를….
 
넬슨은 귀까지 새빨개진 채로 이렇게 말했다.
 
넬슨: 그러니까 내가 안심할 수 있도록 네가 지휘관으로서 더 확실히 하란 말야!
 
넬슨: 너라면 할 수 있다고……나는 언제나 기대하고 있으니까.
 
프라이드가 강한 탓인지 생각하는 바를 솔직히 말하지 못하고 언제나 툴툴대는 넬슨.
 
처음에는 누구나 당황하지만, 그녀의 다정함을 알고 난 뒤에는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넬슨: 그럼 다녀올게. 지휘관!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표정은 기분 탓인지 “솔직하지 못한 마음”을 조금은 덜어낸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