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개막
에이잭스: 잡담이라도 할까 생각했는데, 걸으면서 말하는 편이 낫겠네요.
에이잭스: 습격당한 상선이 침몰 직전에 보낸 무전을 수신했습니다. 요 두 달간 멋지게 날뛰어 주었던 그 아트미랄 그라프 쉬페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슬슬 추적을 해야 할 때로군요.
아킬레스: 아하하하. 에이잭스는 여전하구나~. 그래서 어디로 가는 건데?
에이잭스: 당신도 여전하네요. 우후훗. 괴롭히면 재밌을 듯한 아이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요즘 좀 따분하거든요.
에이잭스: 그러면 목표 라플라타강 하구 앞바다로 가도록 하죠. 진로 남30 서40. 경계는 엄중히. 순항 속도 유지. …뭐, 날파리하고는 만날 수도 있겠지만.
엑세터: 잠깐 기다려! 본 작전의 상관이기도 해서 요 몇 달간 멋대로 행동하더라도 봐주고 있었는데…….
엑세터: 지금 내린 명령 역시 내키는 대로 정한 것이 아닌가. 설명을 부탁하는 바다!
아킬레스: 아차~. 저기, 에이잭스. 엑세터는 선배니까 그다지 괴롭히지 않는 편이…….
에이잭스: 그치만 수색 임무 같은 건 재미없잖아요. 시간 때우기라고 해도…… 우후훗♪
엑세터: 네놈!
아킬레스: 우왓! 엑세터 씨 미안해! 우리 에이잭스는 원래 이런 애라서….
아킬레스: 아, 그래도 우리 리앤더급 중에서는 가장 머리가 좋으니까 의미 없는 행동은 하지 않을 거야… 라고 생각하는데…. 그치? 에이잭스?
에이잭스: 우후훗. 상선의 타전은 남태평양에서 왔어요. 그리고 남태평양에서 상선의 통행이 가장 활발한 곳은 라플라타강 하구 앞바다에 있는 항로랍니다. 당신이 만약 그라프 쉬페라고 가정하고 통상파괴를 행한다면, 가장 피해를 많이 입힐 수 있는 곳을 고르지 않겠어요?
엑세터: 나도…… 그곳을 노리겠지.
에이잭스: 아셨다면 됐어요. 제 생각이 옳다면 분명 도중에 적과 맞닥뜨리겠죠. 우후훗. 나를 실망시키지 마려무나. 그라프 쉬페♪
엑세터: ……컴벌랜드는?
에이잭스: 시간이 아까워요. 뒤이어 쫓아오라고 연락하세요.
엑세터: ……알겠다. 네 판단을 믿도록 하지. 허나.
엑세터: 돌아가면 지금까지 했던 짓을 해군부에 보고하겠어!
에이잭스: 우후훗. 좋을대로 하세요.
아킬레스: 어, 저기이…. 서로 사이 좋구나….
엑세터: 어딜 봐서!?
~02. 전초전 上
엑세터: 설마 정말 철혈함대가 있을 줄이야…….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네 판단이 옳았던 모양이군. 얼른 정리하고 라플라타강 하구로 가자.
Z1: 어이쿠 여긴 못 지나가.
에이잭스: 우후훗. 당신은…… Z클래스?
Z1: 그래. 이몸이 바로 Z클래스 1번함, 레베레히트 막스다!
에이잭스: 동생이 많으면 큰일이죠.
Z1: 어? 별로 그렇지는 않은데. 뭐, 다들 귀여우니까. 장녀로 태어난 게 기쁠 따름이라구.
에이잭스: 과연. 우리 리앤더와 마찬가지로 좋은 언니네요.
Z1: 그러냐? 고마워.
에이잭스: 슬슬 그라프 쉬페도 라플라타강 하구에 도착했으려나?
Z1: 그럴걸. ……잠깐, 누굴 바보로 아는 거냐!?
Z1: 뭐, 어쨌든 여기는 못 지나가!
에이잭스: 우후훗. 화내기는…. 이쪽이 더 괴롭히는 맛이 있겠네요…. 엑세터. 준비하세요!
엑세터: 로저! 왠지 모르게 상대에게 동정이 가는구만…….
~03. 전초전 下
에이잭스: 그라프 쉬페. 상선은 수도 없이 가라앉혔지만 승조원은 제대로 구조한다고 하지? ……그 점을 감안해서 이 정도로 봐주겠어.
Z1: 큭……. 너란 녀석은…. 악취미지만, 근본이 나쁜 녀석은 아니군…….
엑세터: 기절한 모양이군. 이대로 나둬도 괜찮은 건가?
에이잭스: 개인적으론 장난감은 많은 쪽이 좋지만…. 그라프 쉬페를 상대로 포로를 지키면서 싸울 정도로 여유 있는 건 아니잖아요?
에이잭스: 아니면 왕가의 영광인지 뭔지의 이름으로 이 아이를 항구까지 예항할 생각이에요?
엑세터: 너란 놈은……. 됐어! 전진하자.
~04. 전술 분석
에이잭스: 그러면 작전을 설명할게요.
아킬레스: 오~.
엑세터: 작전……?
에이잭스: 그라프 쉬페를 설마…… 우리들만으로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정말, 엑세터 선배. 그러면 못쓴답니다? 좀 더 머리라는 걸 굴려보세요~.
엑세터: 큭……. 참자. 참는 거야, 엑세터……. 후우… 하아…. 설명해줘.
에이잭스: 우후훗. 간단한 작전이랍니다. 만약 낮에 그라프 쉬페와 조우한다면 엑세터 선배는 대열에서 이탈하여 측면으로 돌아가세요. 뭐, 밤이라면 돌아 들어갈 필요는 없지만, 적과는 충분히 거리를 두도록 하세요.
엑세터: 어느 한쪽을 미끼로 삼고 반대쪽에서 맹공격을 가할 생각인가……. 하지만 그것만으론 화력이 부족하지 않나?
에이잭스: 우리의 목적은 그라프 쉬페를 가라앉히는 것이 아니에요. 설마 잊으신 건가요?
엑세터: ……그래. 네 말이 옳다. 명령을 따르도록 하지.
아킬레스: 아하하하~. 작전도 정해졌으니 이제 슬슬 방금 쓰러뜨렸던 구축함을 정리하고 수색을 계속하자~!
~05. 조우전 上
그라프 쉬페: ……어리석었군. 설마 상선이 아니라 ‘사냥꾼’일 줄이야….
에이잭스: 어머. 긴 사정거리를 놔두고 왜 접근해왔나 했더니……. 그냥 우리를 상선으로 착각한 거였군요. 우후훗. 그 그라프 쉬페가 겨우 이 정도일 줄은…….
그라프 쉬페: ……허나, 너희만으로는 나에게 이길 수 없다.
엑세터: 과연 그럴까!
그라프 쉬페: 협공인가……. 약은 짓거리를 하는군!
에이잭스: 약았는지 어떤지는 해보지 않으면 모르죠. ……아킬레스. 준비하세요.
아킬레스: 아이아이서~!(Aye aye, sir)
~06. 조우전 下
그라프 쉬페: 칫……. 이대로는….
엑세터: 놓치지, 않아……, 으악!!
아킬레스: 엑세터! 괜찮아요!?
엑세터: ……큭. ……분하지만, 아무래도 더는…….
에이잭스: 응? 이 방향은…….
에이잭스: 흥……. 엑세터 선배는 바로 수리 받으러 가셔도 좋아요. 그라프 쉬페는 저와 아킬레스가 쫓겠어요.
엑세터: 잠깐. 그녀석이 도망치긴 했지만, 너희들만으로는……, 윽. 나는, 아직…….
에이잭스: 지금 엑세터 선배는 그냥 짐 덩어리일 뿐이에요. 그게 현실입니다. 그리고…….
에이잭스: 그라프 쉬페를 쓰러트렸다는 공적을 그리 간단히 양보할 생각은 없답니다.
엑세터: 하지만……!
에이잭스: 우후훗. 남을 걱정하기 전에, 먼저 자신부터 걱정하는 건 어떨까요?
엑세터: ……알겠다. …무운을 빌지.
~07. 현 상황 분석
아킬레스: 그치만 우리들만으로……. 에이잭스. 진짜로 추격해?
에이잭스: 물론이에요. 우리에겐 뒤따르는 아군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에이잭스: 그라프 쉬페를 격침하지 못하더라도 큰 피해를 입힐 수만 있다면, 수리하러 모항으로 돌아가는 도중 로열의 봉쇄선에 걸려들 거에요.
에이잭스: 그러면 우리 로열의 승리랍니다. 그리고 만약 우리들만으로 해낼 수 있다면 다른 아이의 손을 빌릴 필요도 없죠.
아킬레스: …에이잭스는 처음부터 이럴 셈이었지? …Z1을 내버려둔 것도 그라프 쉬페가 이 앞에 있는 로열 봉쇄선에 걸려들 거라는 걸 내다보고 그런 거야?
에이잭스: 아뇨. 로열의 봉쇄선…. 그런 것만으로 그라프 쉬페를 가둘 수 있다면 우리가 고생할 필요는 없죠.
에이잭스: 그리고 발 묶어두기 같은 사소한 역할은 그냥 빼줘도 상관없잖아요? 그 정도로 무리했다간 당분간 도크에서 나오지 못할 거라구요.
에이잭스: 목표는 어디까지나 그라프 쉬페 본인이에요.
아킬레스: 그래서 아까 그렇게 한 거구나……. 지금 이야기, 엑세터한테 말하면 미움 받진 않을 텐데?
에이잭스: 그러면 재미없어요. 엑세터 선배 같은 사람은 괴롭히는 맛이 있으니까요.
아킬레스: 네에 네에. 그럼 이 아킬레스가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이 깊은 에이잭스에게 어울려주도록 하지!
에이잭스: 애초에 누군가를 희생해야만 한다면 적당한 이유를 대서 당신을 퇴각시켰을 거랍니다. 지금 그라프 쉬페의 도주경로를 보자면 우리들만으로도 쉽게 쓰러트릴 수 있을지도 몰라요.
아킬레스: 엉? 그래?
에이잭스: 물론, 그를 위한 유도나 사전 준비가 있을 때의 이야기에요.
아킬레스: 그렇겠지!
에이잭스: 그리고……. 다, 당신이 무사해서…. 다, 다행이에요!
아킬레스: 에이잭스? …정말, 솔직하지 못하다니까~. 너도 변함없구나. 에이잭스.
~08. 대결 上
에이잭스: 우후훗. 쫓기고 쫓겨서, 우리와의 결전을 피할 수 없게 된 감상은 어떠신지요?
그라프 쉬페: …….
에이잭스: 덧붙이자면, 중립항에 정박할 생각이었겠지만 이곳은 우리 로열의 영역이랍니다.
에이잭스: 아~ 아. 다른 선택지를 골랐더라면 저희를 더 애먹일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그라프 쉬페: 여기까지 계산하고 있었을 줄이야…. 허나 너희들만으로 나를 쓰러트릴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거지?
에이잭스: 딱히 쓰러트릴 생각은 없어요. 아크 로열, 리나운…. 이쪽으로 급히 오고 있는, 당신의 상대가 될 만한 동료들은 몇이고 있으니까요.
에이잭스: 요컨대, 우리는 당신을 여기 묶어두기만 하면 된다는 거죠.
그라프 쉬페: ……그렇군. 정말이지…… 완벽한 계획이네.
에이잭스: 뭐, 상선 승조원들을 구조한 인의를 감안해서, 여기서 투항한다면 목숨만은 살려주도록 하죠. 로열의 영광에 걸고, 말이에요.
그라프 쉬페: ……설령 가라앉는다 해도 네놈들의 뜻대로 될까보냐! 자! 로열의 지장(智將)들이여! 우리 철혈은 그리 간단히 무릎 꿇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지.
~09. 대결 下
아킬레스: 아 진짜 똥고집이라니까……. 설마 자침하려고 하다니…. 그러면 우리가 악당처럼 보이잖아!
에이잭스: ……전쟁에는 선인도 악인도 없답니다.
에이잭스: 컴벌랜드는 더 이상 올 필요 없음…. 그리고 그라프 쉬페의 굉침……. 아군 측에는 그렇게 연락할게요.
아킬레스: 좋아. 그러면 우리들도 슬슬……. 에이잭스? 왜 그래?
에이잭스: 먼저 가셔도 좋아요.
아킬레스: ……자. 조금 속도 줄일 테니까 따라와.
에이잭스: 네에 네에.
에이잭스: 사실 우리 뒤에는 컴벌랜드밖에 없었어요. 아크 로열도 리나운도 다 거짓말이었답니다. 우후훗.
에이잭스: 뭐, 만약 당신이 저와 아킬레스에게 이겼다고 해도 이 항구에 들어온 순간 패배가 결정되었겠지만요.
에이잭스: …쓰러뜨린 상대 앞에서 감상에 젖다니, 저답지 않네요. 돌아가면 또 엑세터 선배를 괴롭히고 싶어지는 걸요.
에이잭스: 그래도 감사합니다, 아트미랄 그라프 쉬페. 덕분에 꽤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우후훗…….
'스토리 및 관련 글 > 중·소형 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광스러운 최종전 (0) | 2023.03.13 |
---|---|
만쥬 대작전 ~조그마한 메이드장 (0) | 2023.03.13 |
벚꽃 만발 신학기 (0) | 2023.03.13 |
기억회랑 ~봄꽃놀이 (0) | 2023.03.13 |
봄바람의 십자성 (0) | 2023.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