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메이드로서는……
모항. 집무실.
묘한 계기로 벨파스트가 소개해준 메이드대의 경비 담당 시리우스를 비서함으로 세우게 되었다.
시리우스: 금일도 비서함으로서 업무를 돕도록 하겠습니다. 영예로운 주인님.
시리우스: 시리우스가 도와드릴 일이 있다면 뭐든지 말씀해주십시오. 메이드장 만큼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기대에 부응해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쿨한 행동거지. 언제나 열심인 그녀에게 일을 맡겨보았지만…….
시리우스: ……?
시리우스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시리우스: 어제 연습 보고서…… 말씀이십니까?
시리우스: 죄송합니다……. 어제 주인님께서 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처분해버렸습니다…….
시리우스: 다, 당장 찾아오겠습니다!
시리우스는 당황하며 무릎을 꿇고 폐지더미를 뒤지기 시작했다.
시리우스: 송구하오나 주인님. 청소는…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되겠습니까?
시리우스: 외람되오나, 차는 언제나 메이드대 동료들이 담당했던 까닭에 시리우스는 내려 본 적이 없습니다…….
경호 실력은 손꼽을 정도지만 일반 사무는 낙제 급이라고 했던가……. 그래서 그런지 빈말로라도 잘한다고 하긴 어려웠다.
시리우스: 면목 없습니다. 비서함 업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못한 데다가, 영예로운 주인님의 시간까지 빼앗아 버리다니…….
시리우스: 부디… 부디 이 천한 메이드에게 벌을 주십시오!
머리를 숙이고 필사적으로 사죄하는 시리우스.
열심인 그녀에게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02. 폐하의 최우선 명령
시리우스의 노력에 어떻게 보답해줄 수 없을까 고민하던 중에……
퀸 엘리자베스: 이번에 열리는 진영 간 친목 도모 파티에 특별히 하인도 초대해줄게!
퀸 엘리자베스: 하인도 파트너를 구해오도록! 나는 워스파이트가 있으니까!
퀸 엘리자베스: ……꼭 와야 돼!
그렇게 조그만 폐하로부터 파티에 참가하라는 최우선 명령을 받았다.
들은 바에 의하면, 꽤 격식이 높은 파티라는 모양이다. 파트너와 춤을 추기도 한다는 거 같은데…….
시리우스: 영예로운 주인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시리우스: ……파티에 어울리는 복장… 말씀이십니까? 이 메이드복은 무리입니까…?
시리우스: ……오히려 시리우스가 눈에 띔으로 인해 주인님께서 타겟이 되는 위험성이 줄어든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 차림으로 참석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확실히 그 차림으로 참가하면 여러 가지로 눈에 띄겠지…….
시리우스: 파티의 파트너로서…… 말씀이십니까?
시리우스: 외람되오나 일개 메이드가 영예로운 주인님의 파트너가 되는 것은 여러모로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리우스: 게다가 메이드장, 혹은 퀴라소라면 모르겠으나 이러한 공적인 자리에 참가해본 적이 없는 시리우스를 고르신다는 것은…….
그래도 시리우스를 파트너로 삼고 싶다.
시리우스: 폐하와 주인님을 한번에 지킬 수 있다… 는 말씀이십니까?
시리우스: 죄송합니다! 시리우스, 주인님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감히 경솔한 발언을 하였습니다…….
시리우스: 부디 이 우둔한 메이드에게 벌을 주십시오!
사실은 파티에 참가하는 겸 시리우스의 여러 가지 모습을 보고 싶었을 뿐이지만, 일단은 그냥 그렇다고 해두자.
~03. 메이드대의 지원
벨파스트: 「파티에서 섣부른 언행으로 메이드임이 발각되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서라도, 메이드는 과연 어떠한 존재인가를 철저하게 재인식 할 필요가 있으며,
벨파스트: 또한 비서함으로 선택된 이상, 주인님께 봉사하는 것의 의미와 메이드로서의 실력을 몸에 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벨파스트: ……이 정도면 괜찮으실런지요? 주인님.
벨파스트를 포함한 로열 메이드대에게 시리우스의 지도를 부탁했다.
시리우스: 메이드장. 살살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벨파스트: 일반적인 메이드 업무는 시리우스의 담당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벨파스트: 평소 업무와는 상관없이, 한 명씩 돌아가면서 지도해드리는 것으로 하죠.
시리우스: 잘 부탁드립니다. …영예로운 주인님을 위해서라면……!
컬루: 예의범절 역시 가르쳐드려야 하겠군요.
퀴라소: 너무 엄격하게 나갈 필요는 없으니까 우선은 이건 OK, 이건 안 돼, 라는 것부터 시작하도록 할까요?
셰필드: ……집무실은 바닥부터 쓸지 말고,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게 편합니다.
시리우스&벨쟝: 그렇군요. 공부가 되었습니다.
켄트: emm, 켄트 선수가 알려줄만한 건 딱히 없는 거 같은데?
서포크: 메이드장에게 들키지 않고 농땡이 치는 법 알려드릴까요오?
벨파스트: ……그건 저도 꼭 청해 듣고 싶군요.
……………………
시리우스: 스스로가 얼마나 미숙한지 깨달았습니다….
시리우스의 메이드 레벨이 올라갔다.
~04. 빅 세븐의 어드바이스
시리우스: 넬슨 님, 로드니 님. 잘 부탁드립니다.
넬슨: 우리의 어드바이스가 얼마나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로드니: 언니? 지휘관님의 부탁이시니까 제대로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요?
넬슨과 로드니에게 상류층의 파티에 관한 어드바이스를 부탁했다.
넬슨: 우선은… 그래. 일단 상황을 정리하는 겸 해서, 파티는 지금 어떻게 준비하고 있어?
시리우스: 폐하께는 워스파이트 님이 계시오니, 주인님을 지키는 것을 중점으로 두었습니다.
시리우스: 참가자의 신변조사는 얼추 끝났사오며, 경비의 허점이나 긴급 상황에서의 탈출경로 모색도 9할 가량 완료되었습니다.
시리우스: 주인님을 위한 파티용 소도구, 차와 모항 간의 연락수단 설치, 여벌 의상, 과음에 대비한 상비약도 준비해놓았습니다.
여분의 옷이라든가 상비약을 준비해놓은 걸 보면 메이드대의 지도가 도움이 되었던 것 같긴 한데…….
넬슨: 그, 그렇구나……. 확실히 여러모로 준비해놓은 건 맞지만…….
시리우스: 그 외에 준비가 부족한 점이 있다면 모쪼록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꾸벅)
로드니: 어, 언니……. 아마도 가장 기초부터 가르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로드니: 그러고 보니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네요…. 드레스는 어떻게 하셨나요?
시리우스: 앗…….
넬슨: 역시나……. 일러스트리어스하고 아카시에게 말해놓을게. 치수 별로 여러 가지 있으니까 금방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 넬슨을 돕는다.
시리우스: 넬슨 님. 영예로운 주인님. 감사합니다!
……빅 세븐 자매에게는 감사할 따름이다.
~05. 손을 잡고
오로라: 여기선 이렇게 돌고, 이렇게 움직인 다음……
시리우스: 이렇게… 말씀이십니까?
오로라: 응응, 잘 하고 계세요♪ 다음은 실제로 파트너하고 연습해보면 문제없을 거예요.
오로라에게 사교 댄스를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시리우스: 영예로운 주인님.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비서함이자 메이드, 그리고 파티의 파트너인 그녀가 우아하게 손을 건네 왔다.
→ 시리우스의 손을 잡는다.
아직은 조금 어색하지만 벼락치기라고는 상상도 못할 만큼 훌륭하다.
춤 연습을 하던 도중, 시리우스가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시리우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시리우스: 미천한 메이드일 뿐인 제게 이렇게까지 신경 써주시다니…….
시리우스: 메이드로서 과분하다는 것은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만, 시리우스는…….
(꼬옥)
감정 기복으로 인해 스텝이 순간 무너져서 그런지, 살짝 중량감이 있는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졌다.
시리우스: …………영예로운 주인님………….
시리우스: 죄송합니다! 이건, 그게……….
깨닫고 보니, 수치심으로 붉게 물든 얼굴이 아주 잠시 동안 품에 와닿았던 것 같다.
~06. 돌발상황
그리고, 파티 당일.
퀸 엘리자베스: 세, 세상에!?
워스파이트: 폐하, 왜 그러십니까?
퀸 엘리자베스: 저건 메이드대의 시리우스…!?
폐하가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파티 드레스를 입고 있는 시리우스는 평소 메이드복 차림과는 전혀 다른 사람 같은 기품을 풍기고 있었다.
물론 메이드대, 넬슨과 로드니, 그리고 오로라의 지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나 위화감 없이 파티의 멤버로서… 아니, 그 누구보다 밝게 빛나고 있는 것은 분명 그녀 자신의 노력 덕분이다.
시리우스: 명하신대로, 댄스 파트너를 맡도록 하겠습니다.
시리우스: 시리우스의 공부의 성과, 부디 보아 주십시오.
시리우스: 영예로운 주인님……. 그러면 한 곡 추도록 하죠.
→ 시리우스의 손을 잡는다.
워스파이트: 폐하! 세이렌의 함재기가 주변 해역에 접근 중입니다!
퀸 엘리자베스: 흥! 감히 내가 있는 파티를 훼방 놓아? 대기 중인 메이드대를 소집해서 녀석들을 퇴치하도록 해!
시리우스: ……여기서 바로 가는 것이 가장 빠를 것 같습니다만.
시리우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영예로운 주인님?
생각해보면 시리우스를 이 파티에 부른 건 그녀의 노력에 답하고, 그녀가 빛나길 바라서이다.
그렇다면, 경비 담당이고, 메이드대에서도 굴지의 전투능력을 자랑하는 그녀가 가장 빛나는 곳이라고 한다면…….
시리우스: 알겠습니다. 영예로운 주인님.
시리우스: 당신께서 바라시는 대로, 빛나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07. 밤하늘을 비추는 푸른 별의 반짝임
전투는 수 분 뒤에 끝났다.
세이렌이 나타난 해역에 도착했더니, 세이렌은 이미 잔해가 되어 수면에 둥둥 떠있었다.
퀸 엘리자베스: 뭐야! 내 본대가 나설 자리를 빼앗겼잖아!
워스파이트: 폐하, 아무리 무력 과시라고 하여도 함재기 상대로 본대를 끌고 나오심은……. 적을 쓰러트린 것도 로열 네이비이오니 좋은 결과가 아니겠습니까?
퀸 엘리자베스: 흥!
워스파이트: ……그나저나, 과연 대공능력이 강화된 다이도급, 이라고 할만하군.
워스파이트: 아니, 이렇게나 훌륭한 솜씨를 볼 수 있었던 건, 그 때 지휘관이 망설임 없이 결단을 내린 덕분일까?
시리우스라면 분명 할 수 있다. 그녀를 향한 믿음이 파티 회장에서 결단을 내릴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그 결단은 옳았다. 그 뿐이다.
하얀 장미의 드레스를 입은 시리우스가 귀환했다.
시리우스: 영예로운 주인님. 당신께서 가시는 길은 시리우스가 청소해놓았습니다.
그녀는 소리 없이, 그리고 우아하게 손을 이쪽으로 뻗었다.
시리우스: 어떤 옷을 입고 있더라도, 시리우스는 원하는 바를 온 힘을 다해 이루어드리는 메이드입니다.
시리우스: 원하신다면, 시리우스는 누구보다도 더욱 빛나고, 아름다워지도록 하겠습니다.
시리우스: 파티의 댄스 플로어에서도, 초연이 자욱한 전장에서도, 부디 이 시리우스가 영원히 당신을 섬기는 것을 허락해주십시오…….
마치 겨울의 다이아몬드처럼… 그녀는 반짝이고, 아름다운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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