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회상
아침, 집무실.
비서함인 샹그릴라와 함께 작업을 하고 있었다.
샹그릴라: ……뭔가 곤란한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 실은……
샹그릴라: 그렇군요, 어젯밤 확인한 서류를 어디에 뒀는지 잊으셨군요.
샹그릴라: 허둥지둥해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으니, 일단은 진정하세요. 사프란티를 준비했으니, 먼저 이거라도 드세요.
샹그릴라: ……혹시 그 서류에 특징이 있다면 가르쳐주시겠어요?
샹그릴라: 빨간 라벨이 붙어 있다', '제본, 사인 완료', '날인만 안 찍혀 있다'……
샹그릴라: 제 기억이 틀림없다면, 그 문서는 여기 왼쪽에서 세 번째 폴더에 있을 거예요. 아마도 오늘 우편을 보낼 예정이었는데……
이런 이유로 샹그릴라를 비서함으로 임명한 이후, 이렇게 그녀의 '기록'에 여러 차례 도움을 받았다.
샹그릴라: ……생각해보니 여기 모항으로 온 이래로, 많은 동료와 만났네요.
샹그릴라: 그렇죠, 지휘관님도 알고 계시죠? 저는 굳이 따지자면 밖에서 관찰하기를 좋아하는 타입이라……
샹그릴라: 샹그릴라는 앨범을 가져와서 한 장의 사진을 꺼냈다.
→ 사진을 들여다본다.
샹그릴라: 제목은 '동료', 메모는 '샹그릴라, 처음으로 토라졌을 때의 상황'.
샹그릴라: 처음에는 일단은 에식스를 도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샹그릴라: 이유를 잊어버릴 정도로 작은 일에 열중해서, 그랬더니 에식스도 놀라울 정도로 열심히 해줘서……
샹그릴라: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이상하네요. 후후후.
분명, 모항에 갓 착임했었던 그녀는, 뭐든 하나부터 열까지 '에식스'에게 신경을 썼었다.
그런 그녀의 다른 일면을 안 것은, 그녀가 모항에 착임하고 얼마 안 되었을 무렵의 일이었다……
~02. 동료의 고민
어느 날, 연습 해역.
샹그릴라: 오늘 해야 할 연습 항목은 여기까지네요. 지휘관님, 슬슬 집무실로 돌아가서 리뷰를……
에식스: 앗, 안녕하세요. 지휘관님, 샹그릴라. ……윽.
샹그릴라: 에식스, 안녕하세요.
샹그릴라: 이쪽에서 인사를 건네기도 전에 샹그릴라가 이야기를 꺼냈다.
샹그릴라: 에식스…… 무슨 고민이라도 있나요?
에식스: 에? 어떻게 그걸……?
에식스: 듣고 보니, 확실히 지금의 반응은 좀 신경이 쓰인다.
샹그릴라: 유니온의 항공 대항 연습 때문인가요?
에식스: (작은 목소리로) 독심술이라도 쓰는 건지 매번 놀랍네……
샹그릴라: (작은 목소리로) 에식스가 저런 표정을 짓는 건, 엔터프라이즈 선배 때문일 것이 확실하니깐요. 후후후.
에식스: 크, 크흠! 대단한 일은 아니에요. 실은…….(이러쿵저러쿵)
샹그릴라: 그렇군요…… 다음 연습 때에 엔터프라이즈 선배를 이기거나, 적어도 놀라게라도 해줄 수 있을 작전……
샹그릴라: 저라도 괜찮다면 함께 생각해볼래요?
에식스: 진짜?! ……크, 크흠!
샹그릴라: 데이터로 정리한 행동 패턴이 과연 어디까지 통용될 지도 검증하고 싶고, 오히려 에식스의 협력을 받고 싶어요.
에식스: 그렇군요…… 알겠어요! 샹그릴라, 고마워요!
샹그릴라: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샹그릴라: 고전적이기는 하지만, 상대가 엔터프라이즈 선배씩이나 되면 더욱 그렇죠.
샹그릴라: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작전 데이터와 제 '기록'도 합쳐셔 생각하는 게 좋겠어요……
에식스: 확실히……
샹그릴라: 좀 비겁할 지도 모르지만, 이번에는 엔터프라이즈 선배 대책의 특훈이라도 짜보기로 할까요.
샹그릴라: 아, 지휘관님도 원하시면 견학하셔도 괜찮아요. 비밀리에 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모처럼이니 두 사람의 훈련을 나중에 견학하러 가기로 했다.
~03. 궁합이… 찰떡?
연습 해역에서……
에식스와 샹그릴라의 특훈이 시작되었다.
에식스: 지휘관님, 잘 부탁드립니다. ……샹그릴라, 오늘의 특훈 항목은?
샹그릴라: 그렇군요. 얼마 전 특별 훈련 자료 등에 따르면……
샹그릴라: 함재기를 단독으로 통상 운용하면 엔터프라이즈 선배에게 이길 확률은 적지만요.
샹그릴라: 아군과 연계해서 직접 싸우지 않고 집단 전투로 가져가면, 어쩌면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샹그릴라: 먼저 제가 짜온 계획대로 한번 움직여보면 어떨까요?
에식스: 과연…… 이때는 공격대를 이렇게 나눠서……
샹그릴라: 그렇네요. 최신예기 운용에 있어서는 에식스가 승기를 잡을 수 있을 테니까요……
에식스: 좋아! 이걸로 될 것 같…… 응?
그때……
호넷: 이봐~.
에식스: 호, 호넷 선배?!
샹그릴라: 호넷 씨, 갑자기 놀라게 하지 말아주세요.
호넷: 미안 미안! 이렇게까지 집중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 아, 지휘관도 있잖아? 뭐 재밌는 거라도 하는 거야?
샹그릴라: 다음 대항 연습에서 엔터프라이즈 선배에게 이기기 위한 특훈을 하고 있어요.
호넷: 엔터 언니를 이겨? 엄청 재미있겠다! 나도 끼어도 될까?
호넷: 흠흠…… 확실히 재미있는 전술이기는 하지만, 왠지 경험론에 너무 의지하는 것 같기도 하네……
샹그릴라: 경험을 기초 삼아 이론이 완성되는 법이죠. 엔터프라이즈 선배의 실력도 수많은 전훈으로 인한 것 아닌가요?
호넷: 그야 물론 그렇긴 하지만. 임기응변이라고 할까, 차선책도 중요해. 그래, 나도 엔터프라이즈 언니도 예상 밖의 상황에 휘둘린 적이 꽤 있으니까.
샹그릴라: ……이대로는 서로 양보가 없을 것 같고, 어느 쪽의 의견이 옳은지 모의전으로 정하면 어떨까요?
호넷: 오! 그거 참 좋은 생각이네! 대항 연습의 전초전이라는 느낌으로 해볼까?
샹그릴라: 상관없어요. 그럼 시간은 3일 후, 심판은 지휘관님과 에식스에게 부탁하죠.
샹그릴라: (작은 목소리) 에식스, 미안해요. 지금은 제 어리광에 어울려주겠어요?
에식스: (작은 목소리) 알았어. 샹그릴라가 이렇게까지 진지해지다니 별일이네…… 아하하하……
호넷: 그럼 이걸로 결정이네! 후후후~♪
왠지 휘말린 듯한 느낌이 든다……
~04. 탐문?上
모의전까지 앞으로 2일.
모항. 유니온 숙소.
에식스: 엥, 엔터프라이즈 선배에게 직접 물어 본다고?!
샹그릴라: 네. 상대를 알려면 가까운 사람에게 물어보는 게 제일 빠르니까요.
샹그릴라: 호넷 씨와 가까운 사람이라면, 노샘프턴 말고는 엔터프라이즈 선배 쪽이죠.
샹그릴라: 실례합니다.
엔터프라이즈: 에식스와 샹그릴라? 갑자기 무슨 일이야?
샹그릴라: 네, 실은……
엔터프라이즈: 그렇군, 단도직입적으로 호넷에 대해 물어보러 온 건가. 참으로 강단 있는 행동이야.
샹그릴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엔터프라이즈: 아니, 아무래도……
요크타운: 나는 괜찮을 것 같아. 모처럼 서로를 알 좋은 기회고, 호넷도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겠지.
요크타운: 게다가 호넷에게도 샹그릴라의 정보를 가르쳐주면 딱히 불공평하지는 않을 거고.
엔터프라이즈: 일리가 있네……
샹그릴라: 그럼, 정보 교환을 위해 저에 대해 알려드리죠.
엔터프라이즈: 고마워. 그럼 먼저 호넷부터……
호넷: 에, 에취~!
호넷: 어쩐지 한기가 드네……
~05. 탐문?下
모의전 전날.
모항. 연습 해역.
샹그릴라: 기록에 따르면 이제 곧 여길 지나갈 텐데……
즈이카쿠: 오늘도 훈련, 피곤해…… 후우……
즈이카쿠: 어라? 당신은……?
샹그릴라: 처음 뵙겠습니다, 즈이카쿠 씨. 유니온의 에식스급 항공모함 샹그릴라라고 합니다.
샹그릴라: 갑작스레 미안해요. 잠깐 시간 좀 내주실 수 있을까요? 몇 가지 요크타운급에 대해 묻고 싶어서……
즈이카쿠: 오! 그레이 고스트 말이야?
샹그릴라: 아, 아니요. 호넷 씨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만……
즈이카쿠: 그렇구나…… 호넷에 대해서라면 쇼카쿠 언니가 잘 알걸?
즈이카쿠: 그러니까, 쇼카쿠 언니~!
쇼카쿠: 즈이카쿠, 무슨 일이야?
샹그릴라: 처음 뵙겠습니다, 쇼카쿠 씨. 실은……
쇼카쿠: 과연, 상대의 허를 찌르기 위한 정보수집이란 말씀이군요……
쇼카쿠: 물론 괜찮아요♪
쇼카쿠: 뭐라 해도, 아무리 위험한 임무라도 과감하게 수행하는 용감함.
쇼카쿠: 그리고, 즈이카쿠와 마찬가지로 아군이 열세에 몰려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완강함……
쇼카쿠: 제가 보기에는 그레이 고스트에게도 지지 않을 호적수라고도 할 수 있네요.
쇼카쿠: 앗, 죄송해요. 저만 말해서…… 샹그릴라? 방금 한 말 들었나요……?
(끄적끄적끄적끄적끄적끄적)
즈이카쿠: 굉장해……! 쇼카쿠 언니가 말한 걸 전부 메모하고 있어……!
세 사람(두 사람?)의 대화는 그대로 얼마간 계속되었다,
~06. 비장의 카드는…
모의전 당일. 연습 해역.
에식스: 샹그릴라, 괜찮아?
샹그릴라: 만반의 준비를 했어요. 남은 건 실전 응용 뿐.
호넷: 흐흥, 그렇다면 호넷 님이 코를 꺾어줘야겠네~.
샹그릴라: 저야말로, 호넷 씨의 움직임을 읽어 드리겠어요.
즈이카쿠: 오오! 뭔가 굉장히 불타오르고 있어!
엔터프라이즈: 어떤 전투가 될지 기대되네.
요크타운: 호넷, 힘내~!
샹그릴라: 생각 외로 많은 사람이 관전하러 왔네요……
호넷: 아하하하…… 뭐, 모의전이라고 해서 봐주지 않을 거야!
샹그릴라: 그 점은 피차일반이네요. 잘 부탁해요! 호넷 씨!
전투는 의외로 비등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었다.
호넷: 함재기들, 공격!
샹그릴라: 미끼일 확률이 90%…… 이 정도는 파악하고 있다고요……!
호넷: 쳇, 이건 어떠냐!
샹그릴라: 이 정도는……!
엔터프라이즈: 호넷이 밀리고 있네.
쇼카쿠: 정보전을 한 보람이 있네요. 후후후♪
요크타운: 아니, 승패를 판단하기는 아직 일러.
샹그릴라: 이 정도로는 샹그릴라에 닿을 수 없다구요……!
호넷: 미안하지만, 이쪽은 '샹그릴라에서 발진한' 쪽이라고!
샹그릴라: 앗?! 필사적인 폭격 공격이……!
모의전이 일으킨 흰 연기가 해역을 뒤덮었다.
엔터프라이즈: 이건……
요크타운: 착탄 판정이 동시에 들어갔네요.
에식스: 무승부……인 건가요……
~07. 전투가 끝난 후
다음 날, 집무실.
샹그릴라: 지휘관님, 안녕하세요.
결국 그 전투가 끝난 후, 샹그릴라는……
샹그릴라: 어젯밤에 또 철야하신 건가요? 하아…… 철야가 몸에 안 좋다고 몇 번이나 말씀 드렸지 않나요……?
샹그릴라: ……제가 걱정된다고요?
샹그릴라: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하지만……
호넷: 헬로~! 다들 데리고 왔어!
샹그릴라: 호넷 씨!
호넷: 잠깐 기다려~! 그 전에, 어젠 고마웠다는 말을 하고 싶어!
샹그릴라: 고마웠다구요?
호넷: 역시 기록이라든가, 상대에 대해서 제대로 조사할 걸 그랬다고 깨닫게 해줬어!
샹그릴라: 저야말로 기록에만 의지해서는 안 된다고 다시 배우게 되었어요.
샹그릴라: 그래서, 이 사진 말인데요……
샹그릴라는 앨범을 꺼냈다.
호넷: 오옷! 이건 언제 찍은 거야?
샹그릴라: 관전하고 있던 지휘관님, 그리고 모두에게 도움을 받았어요. 제 개인적으로는 아무래도 기록을 제대로 남겨둬야 할 것 같아서요.
샹그릴라: 뭐, 잠시 후에는 '컬렉션'에 격납할 거니까 그 전에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샹그릴라: 그렇게 말하며 샹그릴라는 사진을 모두에게 나눠줬다.
샹그릴라: 그리고 가장 제 마음에 드는 건……
호넷: 이 사진은……. 어제 모의전이 끝난 다음에 찍은 거구나!
그곳에는 이 모의전에 관여한 에식스와 샹그릴라, 호넷 그리고 엔터프라이즈와 요크타운, 쇼카쿠와 즈이카쿠의 모습이 있었다.
샹그릴라: 제목은 '동료'. 뒷면에는 뭐라고 써야 좋을지 상담해주시지 않을래요?
샹그릴라에게, 이 모항에서 처음으로 '동료'가 생긴 순간의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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