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명령
쇄빙선이 이끄는 양산형 보급선단이 일렬로 눈 덮인 북해의 빙판을 나아가고 있었다.
극지에서의 전쟁은 계속 진행 중이었지만, 이렇게 대규모 선단이 작전 행동을 벌이는 경우는 드물었다.
――통신기가 울렸다. 작전 전 마지막 브리핑을 전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여기는 소비에츠키 소유즈. 작전에 참가하는 모든 함에 전합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이번 작전의 목적은, 「컴파일러」의 본체가 파괴되고 「오미터」가 외부 지원 능력을 상실한 틈을 타 북극해역에서의 영향력을 일거에 확대하는 것입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또한 세이렌의 세력 확장을 막고, 북극권을 탈환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구체적으로 우선 해당 해역에 있는 오미터의 방어 거점을 공격합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그리고 해역 내 전자 재밍, 이상 기상을 해제합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이후 양산형 제조 시설, 무기 개발 시설을 파괴하면서 조사 기지까지 도달한 다음,
소비에츠키 소유즈: 오미터의 본체가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북극점 요새로 돌입하십시오.
소비에츠키 소유즈: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각 분함대가 철저히 협력해야 합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작전 개시 전에 각 분함대의 행동 계획을 다시 한 번 주지하겠습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제1분함대 「랜싯」. 서쪽 스발바르 제도에서 진군을 실시합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기함 쿠이비셰프. 오미터의 그린란드 요새를 제압하고 작전 구역의 전자 재밍을 해제하십시오.
쿠이비셰프: Да-с.
소비에츠키 소유즈: 제2분함대 「피스트」. 세베르나야제믈랴 제도 기지에서 출격합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세이렌의 북극점 요새에 위력 정찰을 실시하여 전력 배치 상황을 파악하십시오.
소비에츠키 소유즈: 기함은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부탁드립니다.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반드시 임무를 달성하지.
소비에츠키 소유즈: 제3분함대 「라이트닝」. 유카기르 기지에서 출발합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미코얀」이 밝혀준 북쪽 조사 기지를 탈환하고 주변 세이렌 전력을 일소하십시오.
소비에츠키 소유즈: 기함은 탈린, 당신입니다.
탈린: 명령을 받은 이상 반드시 완수하겠어.
소비에츠키 소유즈: 제4분함대 「위즐」. 추코트 반도에서 동쪽으로 전진합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기상 조작 장치의 중추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미터의 빙산 요새를 공략하십시오.
소비에츠키 소유즈: 키로프. 기함은 당신에게 맡기겠습니다.
키로프: 아아. 알겠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제5분함대 「해머」. 게오르가 섬까지 북상하여 정해진 위치로 이동합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다른 분함대가 작전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왕관」을 공격하여 세이렌을 견제하십시오.
소비에츠키 소유즈: 가능한 만큼…… 오미터의 관심을 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지휘는 당신에게 맡기겠습니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걱정말고 나한테 맡겨.
소비에츠키 소유즈: 북방연합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의 위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 작전에 실패란 용납되지 않습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다시 한 번 이 해역에 모인 함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작전명 「극해의 폭풍」. 개시 시각은 금일 0100입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신속하게 정해진 위치까지 이동하여 작전 개시에 대비하십시오.
소비에츠키 소유즈: 무운을 빕니다. 혁명의 동지들이여――
~02. 먼 곳에서
작전 해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
작전 브리핑은 끝났지만, 소유즈의 눈앞에 있는 다른 모니터가 켜졌다.
아브로라: 참으로 긴 시간 동안 힘을 키워왔습니다. 드디어 시작이로군요…….
소비에츠키 소유즈: 네.
아브로라: 결국 지휘관님의 도움은 받지 않기로 한 건가요?
소비에츠키 소유즈: 이번 작전은 매우 위험합니다. 오미터가 궁지에 몰린다면 무슨 짓을 할지 가늠조차 안 됩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이러한 리스크를 남에게 지울 수는 없습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그리고 지휘관 동지는 유니온에서 오랜 기간 연구에 매진하느라 지쳤을 것입니다. 세계박람회는 좋은 휴가가 되겠죠.
소비에츠키 소유즈: 그쪽 상황은 어떻습니까?
아브로라: 아무 문제 없습니다. 행사장은 너무 평화로워서 오히려 지루할 정도예요.
아브로라: 뭐, 지휘관님께서 폐막식에 오신다는 소식에 '약간의 소동'은 있었지만요.
소비에츠키 소유즈: 후후후. 상상이 가는군요.
소비에츠키 소유즈: 동황은 귀환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만, 지휘관 동지의 참가로 예정이 바뀌거나 하진 않았습니까?
아브로라: 그게…… 동황은 소식이 전해지기 전에 이미 행사장을 떠났습니다….
아브로라: 새삼 되돌아올 수도 없으니까요. …유감입니다.
아브로라: 그보다 슬슬 작전에 집중할 시간이네요. 소유즈.
소비에츠키 소유즈: 네. 수다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죠.
아브로라: 이곳 사디아에서 작전 성공을 기원하겠습니다. 소유즈 동지.
통신이 끝나고 방에는 다시 정적만이 맴돌았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소유즈는 시간을 확인하고 작전 지휘용 통신망을 기동했다.
바깥은 극해의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었다――
~03. 좁은 수로
분함대 「랜싯」
기함: 쿠이비셰프
작전 목표: 전자 재밍 장치 파괴
새벽. 함대는 유빙 사이를 천천히 항행하고 있었다.
그리먀시: 졸려라……. 으으, 또 실수했다…….
쿠이비셰프: 또 밤샜니? 여기 따뜻한 코코아 마시면서 몸 좀 녹이렴.
그리먀시: 응. 고마워.
그리먀시: 조금만 자료를 훑어 보다 잘 생각이었는데 정신 차려보니 아침이었어…….
쿠이비셰프: 타슈켄트 것도.
타슈켄트: 고마워.
쿠이비셰프: 따뜻해졌니?
그리먀시: 응. 몸이 따끈따끈해졌어……. 고마워.
타슈켄트: 타슈켄트는 베스트 컨디션이야.
타슈켄트: 맞다. 양산함 점검을 잊을 뻔했어.
쿠이비셰프: 괜찮아. 아까 확인해 봤는데 이상 없었어.
그리먀시: 이 극지방에서 이상이 하나도 없다고……?
타슈켄트: 흥. 이번에 참여하는 양산함은 모두 작전을 위해 개조된 애들이야.
타슈켄트: 세이렌의 재밍에 대한 대책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특별 사양'도 준비되어 있나봐.
그리먀시: 자료에 그렇게 나와 있었어? 그리먀시, 중간부터는 못 봤으니까…….
그리먀시: 타슈켄트는 벌써 다 읽은 거야?
타슈켄트: 딱히? 자료를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눈에 띄었을 뿐이야.
그리먀시: 우연 아니지? 아까 몰래 하품하는 거 봤어.
타슈켄트: 안 했어! 타슈켄트는 언·제·나! 베스트 컨디션이니까!
그리먀시: 흐응……. 그런 걸로.
그리먀시: 그나저나 특별 사양이라고 해도 뭔지 모르겠네.
그리먀시: 겉보기에는 똑같은데…….
타슈켄트: 뭔가 이상한 부품이 추가되어 있을지도.
타슈켄트: 자칭 천재 메카닉… 소브라지텔니가 있었다면 설명해줬을 텐데.
그리먀시: '천재' 메카닉…….
타슈켄트: 그리먀시, 걱정 돼?
그리먀시: 응. 세이렌하고 싸울 때 쓰는 장비는 항상 중요한 순간에 고장나는 일이 많았으니까.
타슈켄트: ……반론 못하겠네.
쿠이비셰프: 그 때는 자신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렴. 절대 무리하지 말고.
쿠이비셰프: 임무는 내가 어떻게든 할 테니까.
타슈켄트: 아 그래. 그렇게 다른 사람 돕다가 또 혼자 다치려고?
타슈켄트: 타슈켄트는 그런 거 싫어.
쿠이비셰프: ………….
그리먀시: 작전이 무사히 성공하기를 바라야지. 응, 그런 거야.
조금 더 나아가자 유빙들 사이 간격이 벌어지면서 시야가 탁 트였다.
쿠이비셰프: 유니온의 보급함대가…… 아, 저기 있네.
타슈켄트: 딱 맞춰 왔네. 안 올 줄 알았는데….
쿠이비셰프: 유니온은 약속을 어기지 않아.
쿠이비셰프: 그래도 지원은 이게 다인 것 같아. 나머지는 우리 북방연합 몫이야.
쿠이비셰프: 오래 머무를 시간은 없으니 보급이 끝나면 얼른 공격 지점으로 속행하자.
~04. 한낮의 오로라
분함대 「랜싯」
기함: 쿠이비셰프
작전 목표: 전자 재밍 장치 파괴
함대는 세이렌이 통제하는 해역의 외곽을 따라 전진하고 있었다.
타슈켄트: 이상하네……. 우리 별로 적하고 만난 적 없지?
쿠이비셰프: 다른 분함대 쪽으로 갔을지도 모르지.
쿠이비셰프: 세이렌도 단위 시간당 투입할 수 있는 병력은 한정적이라는 걸 지휘관이 증명했으니까.
쿠이비셰프: 함대를 나누는 건 전력 분산의 위험성이 있지만, 오미터의 허점을 찾기에는 알맞은 방식이야.
그리먀시: 오로라가 더 밝아졌어…….
그리먀시: 오로라가 밝을 수록 재밍이 강하다고 자료에 나와 있네.
그리먀시: 양산함들은 괜찮나?
타슈켄트: 아직까진 괜찮아 보여. 확실히 대책을 세웠으니까.
쿠이비셰프: 슬슬 배치시키자. 세이렌 요새가 바로 앞이니까 공격 위치에 도달하기 전에 준비를 끝내야 해.
타슈켄트: 응. 진형을 바꿔서 포격 위치로 이동시킬게.
쿠이비셰프: 좋아. 우리도 가자.
쿠이비셰프의 급가속으로 인해 사방으로 튄 얼음 조각은 엔진의 열에 녹아 물보라가 되었고, 이내 포화와 함께 날려졌다.
타슈켄트: 양산형 함대, 공격 개시!
――!!
양산함의 밀집 포화가 목표 구역을 향해 날아갔다. 포탄은 마치 우박처럼 세이렌의 머리 위로 쏟아졌다.
마치 벌집을 쑤신 듯 요새에서 수많은 양산형 세이렌이 뛰쳐나와 일행을 가로막았다.
타슈켄트: 아 그래. 싸울 셈이라면――타슈켄트의 힘을 보여 주겠어!
타슈켄트: 우라―!
그리먀시: 뭔가 나왔어…!
오미터: ………….
타슈켄트: 저건 오미터……? 「왕관」에 있을 줄 알았는데….
쿠이비셰프: 분위기가 달라. 컴파일러 때처럼 스페어 보디 같아.
그리먀시: 10…11…12…….
타슈켄트: 그리먀시?
그리먀시: 벌써 15초가 지났는데 우리 통신 채널에 안 끼어드네.
그리먀시: 오미터, 스페어 보디 확정. 응. 그런 거야.
쿠이비셰프: 그렇게 판단하는 방법이 있었구나. 참고가 되겠어.
타슈켄트: 스페어 보디…. 아, 그래. 재미없어…. 타슈켄트가 때려눕힐 거야.
그리먀시: 스페어 보디를 파괴해도 본체가 살아 있으면 부활할 테니 소용없어. 전자 재밍 장치를 파괴하는 게 우선이야.
그리먀시: 시간 버는 건 양산함한테 맡기고 서두르자.
타슈켄트: 양산함들론 스페어 보디를 이길 수 없어. 오미터를 먼저 쓰러트려야 우리도 안전해.
쿠이비셰프: 그럼 내가 오미터를 유인할게. 그 사이에 타슈켄트와 그리먀시는 재밍 장치를 파괴해.
타슈켄트&그리먀시: 싫어. / 안 돼.
그리먀시: 출격하기 전에 소유즈가 협력해서 싸우라고 했잖아.
타슈켄트: 응. 그러니까 쿠이비셰프 혼자 싸우게 놔두진 않을 거야.
쿠이비셰프: ……그럼 어쩔 수 없네. 우선은 오미터의 스페어 보디부터 쓰러트리고 장치를 찾아보자.
그리먀시: 향도병은 모름지기 그래야지.
오미터의 스페어 보디, 그리고 세이렌 함대와 싸우면서 일행은 점점 요새 쪽으로 접근했다.
타슈켄트: 오미터와 함께 통째로 날려 버릴 거야! 우라―!
요새 외벽과 빙산의 천연 방어벽은 이미 북방연합 함대의 맹공으로 수없이 많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타슈켄트와 양산함의 포구는 오미터를 향해 최후의 일격을 날릴 준비를 했다.
그리먀시: 쿠이비셰프. 오미터가 착탄 지점에 들어갔어! 얼른 피해!
쿠이비셰프: 알겠어――!
거대한 의장을 능숙하게 조종하며 쿠이비셰프는 몸을 돌려 오미터와 거리를 벌렸다.
적에게 등을 보인 그 순간 무수한 포탄이 오미터 인근에 일제히 착탄했다. 주변은 폭연에 휩싸였다.
연기가 사라지자 이미 오미터의 모습은 없었다.
타슈켄트: 먼지 한 톨 없이 사라졌네. 흐흥, 북방연합의 적의 말로는 이렇게 되는 거야!
그리먀시: 재밍도 약해졌어……!
그리먀시: 혹시 오미터와 함께 파괴된 탑에 재밍 장치의 본체가 있었나?
타슈켄트: 흐응― 우리들, 운이 좋네.
쿠이비셰프: 운도 실력의 일환이지.
그리먀시: 지휘 유닛이 쓰러져서 세이렌도 뿔뿔이 도망치고 있어. 이러면 작전 성공인가…?
쿠이비셰프: 그래. 이제 후방에 연락해 점령군을 불러서 시설을 제압하면 되겠어.
통신: ――――
쿠이비셰프: 여기는 제1분함대 「랜싯」. 세이렌 그린란드 요새 제압 성공. 점령군과 합류한 후 다음 단계로 이행한다――
승리를 전하는 전파가 혹한의 눈보라를 넘어 후방에 기분 좋은 소식을 전했다.
극지방에서의 작전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05. 생명선
분함대 「피스트」
기함: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작전 목표: 북극점 요새 위력 정찰
세이렌 양산함이 발사한 포탄이 앞쪽 얼음에 착탄했다. 산산조각 난 얼음이 순간 일행의 시야를 가렸다.
볼가: 아! 또 세이렌 순찰대예요……. 이번에도 뿌리칠까요?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그래. 북극점 요새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모든 교전을 피한다. 방침에 변경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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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 중계소. 북극해 전초 기지 주변 해역.
볼가: 쫓아올 기미는 없네요. 순찰 구역을 벗어나지 못하는 타입일까요?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아마 특이점 「왕관」에서 온 순찰대일 거야.
차파예프: 아니면 일전의 「조사 기지」에서 왔을까? 우리 루트 중에는 각각의 해역이 겹치는 구간이 있으니까.
차파예프: 볼가는 어느 쪽인지 알겠어?
볼가: 항행 방향을 따지면 「조사 기지」 쪽이겠네요….
볼가: 저, 저도 크론시타트하고 딱 한 번밖에 가본 적 없어요. …그쪽을 담당하는 분함대가 잘됐으면 좋겠는데….
민스크: 안 쫓아왔다는 건 혹시 벌써 다른 쪽하고 한바탕 시작한 거 아냐?
민스크: 그나저나 설마 보급 중계소 근처에서 세이렌을 만나다니….
민스크: 보급함대는 문제 없을까…?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걱정 마라, 민스크.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우리 쪽은 일반 보급이 어려우니 이번에는 자율 행동 잠수함들이 보급을 담당한다.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지금은 잠항한 채로 따라오고 있어. 지정 위치에 도착해 부상 지시를 타전하면 모습을 드러낼 거야.
민스크: 트, 특수 잠수함이 보급을?! 너무 사치스러운 거 아냐?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그만큼 우리의 작전이 어렵다는 뜻이지.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북극점 요새는 오미터가 철저히 방어하는 곳이다. 우리가 그곳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정보는 거의 없어.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세이렌의 본체는 물론이고 또 다른 비밀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그렇기에 본격적인 공략에 앞서 확실하게 정찰할 필요가 있는 거다.
차파예프: 그에 비하면 “세이렌의 방어 구역이 겹치는 항로를 통과해서”, “무사히 생환하는” 일 정도는 별거 아니지.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소유즈는 우리의 실력을 높이 평가하여 이쪽을 맡긴 거야.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물론 다른 분함대와의 협력 없이는 임무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테지.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양산함의 피해 상황과 남은 탄약은 얼마나 되나?
민스크: 양산함 손실 30%. 탄약은 아직 충분해!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생각보다 피해가 크군.
민스크: 세이렌 해역 깊숙이 들어가서 재밍의 영향을 받으면 일반 양산함은 어쩔 도리가 없으니까. 신형 양산함은 아직 배속이 제한적이고…….
민스크: 쿠이비셰프가 무사히 목표를 달성해서 합류해줬으면 좋겠는데….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그러면 좋겠지만 전장에서 일이 항상 쉽게 풀리지는 않는 법이지.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오히려 쿠이비셰프 쪽이 세이렌의 전력을 끌어내는 동안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해.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지체한다면 적이 재집결하여 우리를 포위할 거다.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기회는 한 번뿐이야. 놓칠 수 없어.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여차하면 재밍 강도가 완전한 상황에서 작전을 수행해야 할 수도 있어.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그러니 목표 해역까지 손실을 최소화하고 전력을 보존할 필요가 있다.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슬슬 보급 지점인가? 좋아, 부상 지시를 내리지.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각 함은 경계를 철저히 하고 신속하게 보급하라!
모두: 네!
~06. 기상 병기
분함대 「피스트」
기함: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작전 목표: 북극점 요새 위력 정찰
민스크: 날씨가 점점 안 좋아지네…….
차파예프: 북극점에 가까워질수록 나빠지고 있어.
차파예프: 경면해역도 아닌데, 기상 병기는 정말 귀찮네. 대체 어떤 원리일까?
오미터: ………….
볼가: 부, 북동쪽에서 오미터 같은 개체가 접근 중이에요!
민스크: 눈하고 재밍 뒤에 숨어서 이렇게 코앞까지 온 거야?!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북극점 요새가 바로 앞이야. 이제 억지로 피하지 않아도 돼.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화력을 집중하여 해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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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스크: 상위 개체 「오미터」 격파 확인! 우라―!
차파예프: 전투력이 상위 개체 같지는 않았어. 이게 그 스페어 보디라는 걸까?
차파예프: 그보다 방금 양산형 세이렌… 지금까지 만난 적 없는 타입이었지. 로시야는 알아?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아니. ……하지만 지금까지 싸워 본 양산기보다 강한 것 같군.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인간형 개체를 쓰러트려도 제어가 흐트러지지 않은 것을 보면, 지휘 유닛은――
볼가: 오미터가 한 명 더 나왔어요! 이번에도 본체는 아닌 것 같아요…!
차파예프: 로시야. 우리 쪽 양산함의 피해가 예상보다 심각해. 일단 철수할까?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아직이야. 조금 더 요새로 접근한다! 가능하면 오미터 본체도 이쪽으로 끌어내야 해!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철수하는 건 저 신형 양산함의 특징을 파악하고 나서다! 조금만 버텨줘!
다시 나타난 오미터의 스페어 보디에 공격을 가하면서 일행은 양산함의 정보를 수집했다.
그 때 갑자기 바람이 불고 하늘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볼가: 하늘이…… 어두워졌어……?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피부에 느껴졌다. 눈보라가 한층 거세지는 가운데 누군가의 그림자가 눈에 들어왔다.
볼가: 중앵의 항모…?
왠지 모르게 볼가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한순간 볼가의 감각은 전장을 떠나 얼음 밑바닥에 잠들어 있는 「Сулико(술리코)」로 되돌아왔다.
의문의 운석 조각. 기묘한 빛을 발하는 분석 장치. 통신기. 그리고――
다시 감각이 현재로 돌아왔다. 아까 보았던 광경과 장치는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휘몰아치는 눈보라에 영향을 받은 것인지, 작전을 위해 새로이 제작된 통신기는 웅웅거리며 소음만을 내뿜었다.
비틀거리다 넘어질 뻔한 볼가였지만, 누군가의 부축을 받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민스크: 볼가, 괜찮아!?
민스크: 세이렌의 공격에 맞은 거야?!
볼가: 괘, 괜찮아요! 잠깐 현기증이 나서…. 방금 사람 그림자 못 봤나요?
민스크: 그림자? 무슨 말이야?
민스크: 갑자기 눈발이 심해져서 양산함하고 로시야를 놓친 건 기억나지?
민스크: 아무튼 너무 돌아다니지 않는 게 좋겠어. 남은 양산함들은 초계 모드로 돌려놓을게.
민스크: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은 벌 수 있겠지….
민스크: 함대가 뿔뿔이 흩어졌군요…. 으으, 어쩌죠…….
민스크: 위험해!
――――!
두 사람 뒤에 후방에서 날아온 포탄이 떨어졌다.
볼가: 후방에서? 저희 포위당한 건가요…?
민스크: 호, 혹시 양산함이 착각한 걸지도 몰라!
볼가: 으으, 어느 쪽이든 위험한 거 아니에요…?
민스크: 어쩔 수 없어…. 아직 재밍 당하는 중이고, 날씨도 이렇고….
통신: ……집결 지점……연락……좌표로…….
민스크: 로시야 목소리다! 다행이다… 통신기가 고쳐져서…….
볼가: 다행이네요~ 아, 통신기도 그렇지만 왠지 눈도 잦아들지 않았나요?
볼가: 키로프네가 성공한 걸지도 몰라요! 으으, 정말 다행이에요~
민스크: 여기는 민스크. 볼가와 합류 및 통신 회선 회복도 확인했어! 집합 좌표를 부탁해!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여기는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집합 좌표를 보내겠다.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재밍이 약해져서 그런지 오미터의 스페어 보디는 철수한 것 같다.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작전 속행. 합류 후 계속 북극점 요새를 향해 전진한다.
민스크: 확인!
볼가: 다들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민스크: 응! 얼른 출발하자!
~07. 특별 사양
분함대 「라이트닝」
기함: 탈린
작전 목표: 조사 기지 탈환
소브라지텔니: ……엣취!?
무르만스크: 티슈 거의 다 썼죠? 여기요~
소브라지텔니: 고마워 무르만스크! 별일 아니니까 걱정 마.
탈린: 소브라지텔니. 너 최근에 쉰 게 언제야?
소브라지텔니: 그저께……가 아니라 어젯밤!
무르만스크: 으음… 방금 어저께라고 하지 않았나요…?
탈린: 작전 전에는 잘 자두라고 했지. 설마 또 밤 샌 거야?
소브라지텔니: 이 천재 메카닉에게 휴식 따위는 불필요하다!
소브라지텔니: …까지는 아니자만. 그래도 이번 작전을 위해 양산함들을 특별 사양으로 개장했으니까 제대로 체크해야지.
무르만스크: 그렇군요…. 안 보인다고 생각했더니 양산함을 개장하고 있었군요~
소브라지텔니: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있어! 아직 말은 못하지만…….
소브라지텔니: 핫핫하―! 모두 지휘관이 비밀 영역에서 찾은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대단한 놈들이라구!
탈린: 그래 그래. 양산함 개장하느라 수고 많았어.
탈린: 그래서 천재 메카닉님께 기자재 점검에서 발견한 의문점을 여쭙고 싶은데.
탈린: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래 봬도 철혈과도 나름 인연이 있어서 말야.
탈린: 직감도 개인적으론 다른 애들보단 좀 더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거든?
탈린: ……아무튼, 네 그 ‘특별 사양’이라는 건 제대로 안전 수칙을 따른 거야?
소브라지텔니: 규칙은 깨라고 있는 거지.
탈린: ……….
무르만스크: 터, 터지지만 않는다면 다행이지 않을까요~
소브라지텔니: ……….
무르만스크: 안 터지는 거 맞죠……?
소브라지텔니: 아, 안 터져! 그 문제는 3차 시제품만에 해결했다구! 안전 좋아!
무르만스크: 2번째까지는 폭발한 거군요~
탈린: 양산함은 좀 더 멀리 떨어진 곳에 배치하는 게 좋겠네.
소브라지텔니: 천재 메카닉은 못 믿어도 치칼로프 선생님의 기술력을 믿으라구!
탈린: 믿으니까 이 정도 거리에서 끝낸 거야.
소브라지텔니: 에에에에에엑!!!
~08. 기밀 정보
분함대 「라이트닝」
기함: 탈린
작전 목표: 조사 기지 탈환
수평선 너머로 버려진 조사 기지의 첨탑이 보였다.
소브라지텔니: 조사 기지여! 천재 메카닉 소브라지텔니가 돌아왔노라!
소브라지텔니: ……별로 변한 건 없네.
소브라지텔니: 세이렌의 미학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건 아니지만, 보통 점령한 시설을 그대로 두던가?
탈린: 외관은 놔두고 내부를 완전히 뜯어고쳤을 수도 있지.
탈린: 중요한 건 이 조사 기지가 오미터의 양산형 생산 시설이 되었다는 거야.
탈린: 이곳을 탈환하면 다른 분함대를 방해하는 적도 줄어들 테고, 추후에 싸우기도 훨씬 편해질 거야.
소브라지텔니: 뭐 전부 해치우진 못하더라도 그만큼 세이렌의 주의는 끌 수 있으니까.
소브라지텔니: 재밍과 기상 조작 장치를 파괴하는 분함대에 도움이 될 거야.
소브라지텔니: 맨날 방어전만 했으니 슬슬 우리도 치고 나가서 오미터한테 북방연합의 힘을 보여 주자고!
탈린: 그래. 나도 동감이야.
무르만스크: 앗. 세이렌의 요새 수비대가 나왔어요.
무르만스크: 하나, 두울, 세엣…. 응. 세 방향에서 접근 중이에요~
소브라지텔니: 핫핫하―!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이 요격 진형을 갖추는 사이 소브라지텔니는 갑자기 양산함에게 지시를 날렸다.
그러자 평소 느릿하게 움직이던 거함들이 앞다투어 전진하기 시작했고, 세이렌이 공격 위치에 도달하기도 전에 진을 형성했다.
탈린: 뭐야 이게……. 메카닉, 너 뭐 한 거야?
소브라지텔니: 양산함을 과부하 모드로 설정했어! 오래가진 못하지만 순발력은 뛰어나!
소브라지텔니: 효과가 남아 있는 동안 방어선을 뚫고 생산 시설을 파괴해서 증원이 나오는 걸 막자!
탈린: 잠깐만. 지속 시간이 끝나면 어떻게 되는데?
소브라지텔니: 그 때는 양산함을 세이렌 함대에 들이받아 자폭시킬 거야! 부차적 피해도 기대할 수 있지!
탈린: ……그 과부하라는 거 다른 분함대도 알고 있어?
소브라지텔니: 아니. 우리 분함대 양산함에만 탑재했어!
소브라지텔니: 실전 테스트 결과가 좋으면 상신해서 우리 모든 양산함에 보급하려고!
탈린: 잘도 그런 개장을 생각해냈네…. 그래도 소유즈는 이미 알고 있지?
소브라지텔니: ……아마 알고 있을걸?
소브라지텔니: 그러니까…… 과학부 보고서 1,873페이지 하단 각주에 작은 글씨로 기재해놨거든!
소브라지텔니: 아무튼 지금은 눈앞의 적에 집중하자! 집중!
소브라지텔니: 조사 기지를 탈환하고 임무를 달성하는 게 먼저야!
~09. 기상 병기
분함대 「위즐」
기함: 키로프
작전 목표: 기상 조작 장치 파괴
함대가 거점을 떠난지 얼마 되지 않아 온화했던 날씨는 순식간에 맹렬한 눈보라로 변모했다.
그롬키: 로시야가 베링해 세이렌 빙산 요새를 격파한 이후로 여기 날씨는 계속 불안정하네….
그롬키: 오미터 녀석, 그 때부터 뭔가 이상한 걸 꾸미고 있었던 걸지도 몰라!
키로프: 그렇다면 놈이 아직 방어를 충분히 굳히지 않은 타이밍에 쳐들어가는 셈이니 더없는 호기라고 할 수 있겠군.
그로즈니: 꿀꺽… 푸하. 적효과라는 거야?
키로프: 역효과, 겠지.
그로즈니: 응. 적을 해치우고, 장치를 부수고, 날씨를 고친다.
그로즈니: 그럼 정말 날씨가 좋아지는 거지……?
키로프: 확신은 못하지만 규모와 정보로 볼 때 목표 시설은 기상 조작 장치 본체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그롬키: 그럼 얼른――우와앗! 바람이…!!
그롬키는 모자를 눌러쓰고 열심히 저항했다. 눈보라는 마치 함선들의 전진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몰아치고 있었다.
그로즈니: 요새에 도착해야 눈보라를 멈출 수 있지만, 눈보라가 계속 불면 요새에 갈 수 없어….
키로프: 걱정 마. 방법이 있다.
그로즈니: 방법? 비밀 병기?
키로프: 그래. 일시적이긴 하지만 세이렌의 이상 기상에 대항할 수 있는 장치다.
키로프: ‘휴대용 기상 안정 장치’――이걸 기동하면 이상 기상의 영향을 다소 경감시켜 줄 거야.
그로즈니: 휴대용…… 뭐야?
키로프: 나도 잘은 모르지만, 보로실로프가 말하길 “영구 동토를 거주 가능한 환경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기상 조정 장치”인데…….
그로즈니: 영구 동토……?
키로프: 어…… 그냥 휴대용 기상 병기라고 생각하면 돼.
키로프: 그렇긴 해도 이 장치는 크기 때문에 양산함에만 탑재할 수 있고, 또 에너지 공급 면에서도 오래 사용할 수 없어.
키로프: 기동 타이밍은 내가 정할게. 그 때는 틈을 봐서 단숨에 돌격하는 거야.
키로프: 그 전까지는 미안하지만 조금만 참아줘.
키로프: 우리의 승리를 향한 의지를 시험하는 시련이라고 생각하자. 설령 이 장치가 없어도 북방연합의 전진은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거다!
키로프: 세이렌에게 우리의 힘을 똑똑히 보여주자!
그로즈니: 오―! 그로즈니, 열심히 참을게―!
그롬키: 우라―! 그롬키도!
~10. 기상 안정 장치, 기동
분함대 「위즐」
기함: 키로프
작전 목표: 기상 조작 장치 파괴
이상 기상으로 인한 폭설 속에서 키로프 일행은 세이렌 함대를 물리치며 진격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로즈니: 그로즈니…… 이제 한계야…….
그롬키: 세이렌 함대는 별거 아니지만…… 눈이 너무 많이 와!
그롬키: 키로프 동지! 어떻게든 해줘!
키로프: 아무래도 장치를 써야할 때가 온 것 같군.
키로프: 지금이다! 휴대용 기상 안정 장치, 기동!
키로프의 지시가 떨어지자 몇몇 양산함의 갑판에 돛대처럼 보이는 기묘한 장치가 나타났다.
눈보라는 순식간에 미풍이 되었고, 장치의 방열 덕분인지 은은한 온기마저 느껴졌다.
마치 다른 세계로 온 것만 같았다.
그로즈니: 눈이 멈췄어…? 얼음도, 녹고 있어?
그롬키: 우라―! 이제 마음껏 전진할 수 있어!
키로프: 그래! 세이렌 수비대도 불리하다는 것을 느끼고 퇴각하는 것 같군.
키로프: 과연 소유즈의 예상대로였다.
키로프: 이상 기상만 없다면 아직 방어를 굳히지 못한 세이렌을 격파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 기상 조작 장치도 금방 파괴할 수 있을 거야!
키로프: 동지들이여! 전속 전진이다! 기세를 몰아 세이렌의 방어선을 돌파하라!
키로프: Давай, пойдём на войну(때려눕혀라)!
~11. 왕관 가까이
분함대 「해머」
기함: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작전 목표: 특이점 「왕관」의 세이렌 주력 견제
작전을 개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오로라가 함선들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키예프: 아직 낮인데……. 이 시간에 오로라가 나타날 리가 없는데.
키예프: 세이렌의 기상 조작 장치, 대단하네…….
치칼로프: 오로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건, 기상 장치도 재밍 장치도 자기장과 관련이 있을지도 몰라.
치칼로프: 그렇다면…….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치칼로프 선생. 뭐라도 알아냈나?
치칼로프: ‘지자기 역전’이라고 알아?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자세히는 몰라.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양극의 자기가 서서히 약해지면서 결국 남북이 뒤집힌다는 현상이었나?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게 세이렌… 이 오로라와 관련이 있다고?
치칼로프: 그냥 편하게 들어. 지금 우리가 있는 북극점이 자기의 남극, 남극점이 자기의 북극이라는 뜻이야.
치칼로프: 그런데 전에 연구소에서 데이터를 확인하던 중 신경 쓰이는 걸 발견했어.
치칼로프: 자남의 움직임이 점차 가속화되고 있고, 궤적 또한 지리적 북극점의 위치를 향해 이동하고 있어.
치칼로프: 이는 과거의 예측 궤적과 달라. 지리적 북극점은 오미터가 빈틈없이 방어하고 있는 북극점 요새가 있는 곳인데…….
치칼로프: 어쩌면 자기장의 이상 변화와 세이렌이 오로라를 조종할 수 있다는 사실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을지도 몰라.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터무니없는 이야기로군.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설마 치칼로프 선생이 이번 작전에 참여한 건 이를 조사하기 위해서인가?
치칼로프: 딱히 그런 건 아닌데?
치칼로프: 현장에서 보지 않은 건 과제로 삼지 않는 주의라서. 방금 직접 본 걸로 가설을 세웠을 뿐이야.
치칼로프: 이상한 말을 해서 미안해. 벨로루시야 동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괜찮아. 그래서 첫 공식 작전에 투입된 소감은 어때?
치칼로프: 별로 다를 건 없어. 어느 전장이든 월급 받고 일하는 건 둘 다 똑같잖아?
치칼로프: 뭐, 준비는 잘 하고 왔으니까 안심해. 후후후.
강구트: 동지들이여! 「왕관」이 보인다!
수평선 너머로 왕관 모양의 얼음이 우뚝 솟아 있었다.
그 끝에 떠 있는 무수한 얼음 덩어리들이 구름 너머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기이한 광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치칼로프: 「왕관」……. 잔불 「코드 G」가 열었다고 하는 특이점…….
치칼로프: 세이렌이 점령했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게 될 줄이야.
치칼로프: 안쪽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궁금하네.
치칼로프: NA해역 중심부와 같은 모습일까? 아니면 철혈의 「미드가르드의 탑」처럼 다른 경면해역으로 연결되는 통로일까?
치칼로프: 기회가 있다면 찬찬히 조사해 보고 싶은데.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아쉽지만 그건 다음에 하도록 하지. 치칼로프.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왕관 조사도 중요하겠지만 현재 작전 목표는 한바탕 소란을 피워서 오미터의 관심을 끄는 것이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자료에도 나와 있지만 놈의 전력은 절대적이다. 다른 생각을 할 여유는 없어. ……동지들이여. 그럼에도 우리는 이길 수 있는가?
키예프: 문제없어.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키예프는 싸워. 그리고 물론, 이길 거야.
강구트: 하하하하하! 바로 그 마음가짐이다!
강구트: 이 강구트는 왕관이 열리기 이전부터 이곳에서 몇 번이고 싸워왔다! 당연히 이길 수 있다마다!
치칼로프: 나는 처음이긴 하지만, 뭐 한 배를 탔다는 마음으로 협력할게.
치칼로프: 일단은 특별계획함이기도 하고, 오미터를 놀라게 할 정도는 될 거야.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좋아. 왕관을 향해 진격해 오미터를 꾀어내자!
~12. 왕관의 결투
분함대 「해머」
기함: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작전 목표: 특이점 「왕관」의 세이렌 주력 견제
――――!!
강구트: 왜 그러지 세이렌! 고작 이 정도냐!
키예프: 전방에 적 증원 함대 접근 중…!
강구트: 상관없다! 몇 척이 오든 똑같아!
강구트: 온몸의 피가 끓어오르는 이 감각! 나는 전장으로 돌아왔구나!
치칼로프: 미안하지만 너만 싸우는 거 아니거든.
강구트가 다시 주포를 쏘기도 전에 치칼로프의 함재기가 접근하는 세이렌 함대를 폭격했다.
강구트: 아주 좋아, 치칼로프 동지! 의지가 되는군!
치칼로프: 너무 의지해도 곤란하지만, 뭐 이 정도면 몸풀기에는 딱 좋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정말이지, 거친 환영 인사였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하지만 이렇게까지 날뛰면 놈도 잠자코 보고만 있을 수는 없겠지――
통신: ――우쭐대지 마라, 어리석은 놈들아!
통신: 그 두 눈과 두 귀는 장식이냐?
통신: 스스로를 과신한 나머지 이 오미터를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냐!
통신: 전선을 늘리는 우책을 가지고 감히 내 지략을 웃돈다고 망언할 셈이냐!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아무래도 이 녀석이 본체 같군.
오미터: 그래! 네놈들의 작전은 전부 간파했다!
오미터: 잘도 질리지도 않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무의미한 발버둥을 치는구나!
오미터: 네놈들의 노력은 모두 헛수고라는 걸 그 몸에 직접 새겨주마!!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잠깐! 그건 어떨까?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우리 작전이 헛수고라고 한다면 그렇게 판단한 고견을 꼭 들어 보고 싶군.
오미터: 시간 끌 생각 하지 마아아아!!!
오미터: 네놈들이 날뛰는 건 이 오미터를 왕관에 묶어두는 사이에 다른 녀석들이 맘대로 움직일 수 있게 하려는 거잖아!
오미터: 원하는 대로 이렇게 납셨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이 오미터의 턴!
오미터: 네놈들을 순살하고 다른 분함대도 모조리 때려눕혀 주겠어!
――――!!
강구트: 하하하하하 ! 잘도 그런 헛소리를 하는구나!
강구트: 우리의 목적은 너를 묶어두는 게 아냐! 너는 여기서 쓰러질 거다! 오미터!
오미터: 받아라! 「시공탐식은하폭탄인멸포」!
오미터의 광학 무기에서 발사된 광선이 수면을 휩쓸었다. 미처 피하지 못한 양산함들은 바닷물과 함께 순식간에 증발했다.
키예프: ………윽!?
강구트: 갑자기 큰 기술을 쓰는군! …거리를 벌리지 마라! 육박한다!
강구트: 쓸 수 있는 기술은 다 써 봐라! 오미터――!
치칼로프: 잠깐만, 바람이 약해지고 있어…. 재밍과 이상 기상 지표가 급속히 떨어지는 중이야!
치칼로프: 랜싯과 위즐이 해냈구나…!
오미터: 쳇…. 컴파일러만 여기 있었으면 양산형만으로도 당장에 압살할 수 있었을 텐데……!
오미터: 처음이야……. 이 오미터를 이렇게까지 가지고 논 녀석들은…….
오미터: 절대 용서 못해! 네놈들 모두 천천히 가지고 놀다가 죽여 주마!!
오미터: 영광인 줄 알아! 이놈들의 진정한 힘을 보여주는 건 너희가 처음이니까! 나와라, 엑시큐터 IV형 함대!
치칼로프: ……IV형? 저 초록색 신규 양산형을 말하는 건가…?
강구트: 흥! 술수가 없는 싸움은 재미가 없는 법이지!
오미터: 뚫린 입이라고 멋대로 지껄이는 것도 거기까지다! 네놈들은 이 오미터가 직접 바닷속에 처박아 주마!
――――!!
강구트: 바닷속에 처박히는 건 바로 너다!
강구트: 문답무용! 동지들이여! 계속 공격하라!!!
「왕관」 아래, 북방연합의 하얀 용사들은 이 해역의 지배자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폭음과 섬광, 그리고 하늘을 나는 강철 날개가 연주하는 교향곡은 계속 이어졌다――
~13. 고독한 늑대
분함대 「울프」
기함: 쿠르스크
작전 목표: 해역 탐색
작전 개시 얼마 후. 5개 분함대가 눈 내리는 해역에 발을 디뎠을 무렵.
주전장에서 떨어진 항로. 작전 준비 때 언급조차 되지 않았던 6번째 분함대가 몰래 바다를 나아갔다.
분함대 「울프」. 기함 역시 한 마리의 늑대와 같은 고독한 존재였다.
세바스토폴: 후하하하하! 즉 모든 분함대는 양동이고 우리가 핵심이라는 거지!
쿠르스크: 아아.
세바스토폴: 기뻐하렴, 쿠르스크! 네가 이 레볼류치아를 이끄는 존재가 된 거야!
쿠르스크: 아아.
세바스토폴: ……싸늘하네. 말하는 거 싫어해? 쿠르스크 동지?
쿠르스크: 아아.
세바스토폴: ……………….
쿠르스크: ……네 말대로 난 대화에 서툴러. 단독 행동이 대부분이었으니까.
세바스토폴: 그랬구나! ……뭐, 괜찮아! 조만간 익숙해질 거야!
쿠르스크: 그런가.
세바스토폴: 아―핫핫하………맞다! 좋은 거 가져왔거든!
세바스토폴: 아직 세이렌 통제 구역 밖이니 조금만…….
세바스토폴: 보자…… 어디 뒀더라…….
세바스토폴: ……응? 내 ‘특별 보급 물자’가?
보로실로프: 작전 중 음주는 금지야. 출발 지점에 두고 왔어.
세바스토폴: 그럴 수가…………!
세바스토폴: 내가 강구트도 아니고! 그리고 보드카가 아니라 와인이고! 어디까지나 승리를 축하할 때 기념으로 마실 거였는데!
보로실로프: 승리를 축하하는 건 작전이 끝난 다음이지? 그러니 작전 중에는 휴대할 이유가 없어.
보로실로프: …다 끝나면 얼마든지 마셔도 되니까.
보로실로프: 쿠르스크도 동의하지?
쿠르스크: 아아.
보로실로프: 2대1. 그럼 이 주제에 관한 대화는 이것으로 끝.
세바스토폴: 그런 거 난 몰라! 혁명 수행을 위해서니까 아주 조금만은 괜찮잖아!?
쿠르스크: 아아.
세바스토폴: 이걸로 형세 역전이야! 이제 네가 열세야, 보로실로프!
보로실로프: 그래서 다시 가져올 셈이니? 벌써 출발한지 꽤 지났는데?
세바스토폴: …………어쩔 수 없네.
그 때 눈보라 속을 뚫고 흰 올빼미 한 마리가 일행 가운데로 들어왔다.
올빼미는 세이렌의 이상 기상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가볍게 눈을 털고 쿠르스크의 어깨에 내려앉았다.
쿠르스크: 슬슬 세이렌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진로에는 이상이 없다는 정찰기의 보고가 있었다.
세바스토폴: 정찰기? 그 애 설마……?
쿠르스크: 이 아이는 평범한 올빼미야. 정찰기는 우리 시야 밖에 있다.
세바스토폴: 그, 그럼 미리 알려주지 왜 올빼미가 온 다음 말해서 착각하게 하는데!
세바스토폴은 흘끗 올빼미를 봤다. 올빼미는 그녀의 감정을 읽었는지 고개를 180도 돌렸다.
그리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세바스토폴: ………너처럼 무뚝뚝하네.
쿠르스크: 눈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 잘 따라와.
세바스토폴: 흥. 걱정할 필요 없어.
~14. 출격
분함대 「울프」
기함: 쿠르스크
작전 목표: 해역 탐색
쿠르스크: 이 앞은 위험도가 높은 해역이다. 일단 정지.
여러 겹의 먹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있었다. 마치 폭설을 예고하는 듯했다.
수평선 너머 희미하게 시야가 닿는 곳에 세이렌 시설 같은 곳이 어렴풋이 보였다.
보로실로프: 세이렌의 추코트해 부유 요새. 오미터의 북극점 방어 체계 중 하나.
보로실로프: 극지방 해역에서 자주 발생하는 이상 기상의 원흉인 기상 조정 장치가 있다고도 들었어.
쿠르스크: 담당은 키로프였나?
보로실로프: 맞아. 작전대로라면 키로프의 「위즐」 분함대가 요새를 공략할 거야.
쿠르스크: 아직 전투는 시작되지 않은 것 같군.
세바스토폴: 분명 도중에 세이렌 순찰함대와 마주쳤을 거야.
세바스토폴: 우리와는 달리 그쪽은 대량의 양산함을 가지고 있으니까. 은밀하게 행동하기는 어렵겠지.
쿠르스크: 난전을 틈타 이곳을 통과할 생각이었지만, 어쩔 수 없군.
쿠르스크: 보로실로프. 「서광」을 기동해줘. 항로를 재조정한다.
보로실로프: 알겠어. 지금 기동할게.
보로실로프: ……이건…. 목표의 좌표가 바뀌었어?
쿠르스크: 바뀌었다고?
세바스토폴: 이 장치 정말 괜찮은 걸까.
보로실로프: 지휘관 동지가 회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었으니 상층부에서 넘겨주는 장난감들보단 더 믿음직해.
보로실로프: 목표가 좌표를 바꾸었든지, 단순히 우리와의 상대적 위치가 바뀐 건지, 아니면 근처에서 또 다른 이상 파장이 검출된 건지….
보로실로프: 어디까지나 에너지의 흐름만 감지하는 장치니까 불안정한 것도 어쩔 수 없지.
쿠르스크: 이상이 있는 곳을 모두 확인해볼 수밖에 없다는 건가?
보로실로프: 세이렌의 비밀을 조사하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거야.
보로실로프: 단서를 제공해 주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지.
쿠르스크: 알아.
세바스토폴: 아무튼 가장 가까운 좌표는 부유 요새가 아닌 것 같은데. 일단 그쪽으로 가볼까?
보로실로프: 응. 이상이 검출된 좌표를 조사하는 게 우리 목적이었으니까.
쿠르스크: 침로를 바꾼다. 출발하자.
~15. 극광 조사
분함대 「울프」
기함: 쿠르스크
작전 목표: 해역 탐색
세바스토폴: “오로라가 관측되는 곳을 중점적으로 조사하라”고 소유즈가 말했었지?
세바스토폴: 이렇게 뚜렷하게 오로라가 보인다는 건 분명 목표에 가깝다는 뜻일 거야!
세바스토폴: 자아, 과연 뭐가 나올까~
세바스토폴: 오미터의 본체일까… 아니면 세이렌의 신무기일까…….
쿠르스크: 아무래도 둘 다 틀린 것 같군.
세바스토폴: 틀려? 뭐가?
쿠르스크: ……오로라가 약해지고 있다.
쿠르스크: 느낌이 좋지 않아…. 보로실로프. 다시 좌표를 확인해줘.
보로실로프: 응. 지금 확인 중이야.
보로실로프: 작동에는 문제 없음, 파장 검지는……문제가 생긴 모양이야.
보로실로프: 우리가 처음에 추적한 그 좌표를 나타내고 있어.
보로실로프: 오로라 근처에 있던 이상 파장의 좌표는 사라졌어.
세바스토폴: 사라졌다고??
세바스토폴: 혹시 세이렌이 교묘하게 숨긴 건가?
쿠르스크: 그랬다면 아예 처음부터 어떠한 파장도 감지하지 못했겠지.
세바스토폴: 그럼 어떻게 된 건데…?
보로실로프: 만약 우리가 찾고 있는 좌표가 어떤 설비라면… 단순히 임시 정지시키는 것만으로 신호원이 사라질 수 있어.
쿠르스크: 그럼 왜 전부 정지시키지 않은 거지?
보로실로프: 그건… 정보가 부족해서 모르겠어.
보로실로프: 하지만 우리는 오는 길에 어떤 세이렌과도 마주치지 않았어. 들켰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로실로프: 이상 파장 자체는 여전히 잡히는 중이고, 장치가 고장난 것 같지는 않은데….
보로실로프: 아니면 우리가 추적하고 있는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는 중일지도 모르지.
쿠르스크: 확인하려면 그걸 잡는 수밖에 없겠군. 가자.
~16. 차질
분함대 「울프」
기함: 쿠르스크
작전 목표: 해역 탐색
작전 자체는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다른 분함대의 일이었다.
세바스토폴: 쿠이비셰프의 「랜싯」 분함대가 재밍 장치를 파괴. 통신이 점차로 회복 중.
세바스토폴: 눈이 점차 잦아드는 걸 보면 키로프의 「위즐」 분함대도 기상 조정 장치를 파괴했을 거야.
세바스토폴: 그에 비하면 우리 「울프」는….
보로실로프: 빈말로도 순조롭다고 할 수는 없겠네.
보로실로프: 이상 파장 좌표가 또 움직이다가 사라졌어.
보로실로프: 좌표 변화 빈도는 10분마다 한 번씩. 변화의 규칙성은 없음. 이래서야 도저히 추적할 수 없어.
세바스토폴: 작전 종료까지 한 시간도 채 남지 않았는데… 그럴 수가….
쿠르스크: 발각당했다.
세바스토폴: 누구? 세이렌한테?
쿠르스크: 그것까지는 모르겠어.
쿠르스크: 세이렌의 정찰기가 우리를 목격했든지, 아니면 이 해역에 다른 누군가가 있는 건지.
쿠르스크: 아무튼, 우리는 발각당했다.
보로실로프: 만약 그렇다면… 아직까지 적과 마주치지 않았다는 게 이상하지 않아?
보로실로프: 오미터가 다른 분함대의 견제를 받고 있다고 해도, 이쪽으로 병력 얼마 정도는 보낼 수 있잖아?
쿠르스크: 그래. 그래서 이 해역에 다른 ‘누군가’가 있다고 한 거야.
쿠르스크: 사냥꾼은 우리만이 아닌 것 같다.
보로실로프: 그러니까… 우리 말고도 누군가가 세이렌의 비밀을 조사하고 있다는 거야?
쿠르스크: ……만약 그런 거라면, 아직 기회가 남아 있어.
쿠르스크: 아직 우리보다 멀리 가진 못했을 거야.
쿠르스크: 좌표는 10분마다 움직이고 있다.
쿠르스크: 현재 좌표는 어디지?
보로실로프: 확인할게. …북극점 요새 근처야.
보로실로프: 앞으로는 5분마다 갱신하도록 설정할게.
보로실로프: 기기에는 무리가 가겠지만… 가능한 한 빨리 좌표 변화를 파악해야 할 테니까.
보로실로프: …지금 좌표가 움직이기 전에 정리할 수 있기를 바라야지.
~17. 위협
분함대 「울프」
기함: 쿠르스크
작전 목표: 해역 탐색
쿠르스크: 멈춰. 무언가 있다.
세바스토폴: ……응?! 뭐가?
쿠르스크: 전방에 대량의 잔해가 발견되었다.
쿠르스크: ……양산형 세이렌인가.
세바스토폴: 흐응― 사냥꾼의 감이야?
쿠르스크: ……정찰기가 가져온 정보다.
곧 수많은 세이렌의 잔해가 일행의 눈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일행이 도착하기 전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진 것 같았다.
세바스토폴: 전부 양산형 세이렌이네……. 로시야가 한 건 했나?
보로실로프: 아닌 것 같아. 우리 무기에 의한 손상이 아니야.
보로실로프: 그리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걸 보면, 전투가 벌어진 건 바로 직전 같고.
보로실로프: 로시야가 이곳을 통과했다면 통신으로 뭐라고 말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는 건 즉――
세바스토폴: 「META」구나.
세바스토폴: 좌표 추적 장치를 챙길 걸 그랬나.
쿠르스크: 아무리 완벽한 계획이라도 모든 상황에 대응할 수는 없지.
쿠르스크: 그리고, 더 쉬운 방법이 있어.
세바스토폴: ……쉬운 방법?
쿠르스크: 보면 알게 될 거야.
세바스토폴: …………?
쿠르스크: 보로실로프. 좌표는 또 움직였나?
보로실로프: 아직 그대로야. 하지만 시간이 빠듯해.
쿠르스크: 늦지 않았어. 맞출 수 있을 거야.
세바스토폴: 쿠르스크. 진짜 META면 어떡하지?
세바스토폴: 싸워? 설득해? 다른 분함대 보고 합류하라고 할까?
쿠르스크: ……우선은 상대가 어떻게 나오는지 봐야 해.
쿠르스크: 능력 이상의 사냥감을 쫓을 필요는 없어. 싸울지 말지는 그 때 정한다.
쿠르스크: 언제든 습격당할 수 있으니 긴장을 늦추지 말도록.
~18. 짐승의 냄새
분함대 「울프」
기함: 쿠르스크
작전 목표: 해역 탐색
쿠르스크: 멈춰.
쿠르스크: 짐승 냄새…… 아니, 적의 냄새가 난다.
세바스토폴: 뭔데… 우리는 너 같은 직감이 없단 말야――
쿠르스크: 위쪽이다! 피해!
――!!
세바스토폴: 깜짝 놀랐잖아! 방금 함재기였어!?
쿠르스크: 항모인가.
쿠르스크: ……이미 포위당했군.
보로실로프: 적은 어디야? 얼마나 있어?
쿠르스크: 앞과 뒤에, 한 척씩이다.
쿠르스크: 하나는 중앵의 히류…. 「장기말」 같다.
쿠르스크: 다른 하나는 조금 이상하군. …저게 그 「META」라는 건가.
쿠르스크: 정찰기는 격추당한다. 여기선 「벼룩」을 쓰겠다.
세바스토폴: 벼, 벼룩…?
쿠르스크: 정찰용 소형 잠수함이다.
세바스토폴: 올빼미에 정찰기에… 이제는 잠수함까지?!
세바스토폴: 하지만 오는 길에 한 번도 못 봤는데?
쿠르스크: 꺼낸 적이 없으니까.
보로실로프: 왜 장기말과 META가 같이 행동하고 있지?
보로실로프: META는 둘째치고 장기말은 우리 레이더망에 잡혔어야 할 텐데?
쿠르스크: 모르겠다.
쿠르스크: …! 2차 공격이 온다. 조심해!
―――!!!
소류(META): ………….
보로실로프: 강해……. 우리 공격이 통하지 않아…….
세바스토폴: 다행히 장기말은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장기말 같아.
세바스토폴: 조금 장갑이 강화된 것 같긴 하지만 큰 문제는 아냐!
세바스토폴: 쿠르스크. 화력을 집중해서 장기말을 먼저 쓰러트리자!
쿠르스크: 아니. 함정의 냄새가 난다.
보로실로프: 또 직감이야?
쿠르스크: ……그래. 나는 직감에 따라 움직이니까.
쿠르스크: 소유즈는 내 직감을 믿었는데, 너희는 어쩔 거지?
보로실로프: 맘대로 해. 지금은 네가 기함이잖아.
세바스토폴: 응. 혁명의 동료로서 뭐든 협력해줄게♪ 자, 어떻게 하면 이 녀석들을 쓰러트릴 수 있는지――
쿠르스크: 철수한다.
세바스토폴: 좋아! 철수……, 철수한다고!? 드디어 잡았는데?
쿠르스크: 나중에 설명하지. 지금은 철수한다.
세바스토폴: 아, 알겠어!
~19. 새로운 위기
분함대 「울프」
기함: 쿠르스크
작전 목표: 해역 탐색
쿠르스크: 여기까지 왔으면 안심이군.
쿠르스크: 이제 할 일은 들키지 않도록 몸을 숨기고 조용히 추적하는 것이다.
세바스토폴: 무슨 생각인지 알겠어!
세바스토폴: 우리가 찾는 이 파장이 뭐가 됐든 세이렌한테는 중요한 걸 거야.
세바스토폴: 그리고 META가 이렇게 계속 날뛴다면 세이렌도 가만있지는 않겠지.
세바스토폴: 거기서 우리가 후퇴하면 세이렌은 META를 먼저 상대하게 될 거야!
쿠르스크: 맞아. META와 세이렌을 맞부딪치게 한다.
쿠르스크: 다른 분함대들이 잘 해주고 있으니 시간은 충분해.
쿠르스크: 이상 파장 좌표는 아직 있나?
보로실로프: 응. 아직 움직이지 않았어. 어쩌면 벌써 세이렌과 교전 중일지도 몰라.
쿠르스크: 잘됐군. 세이렌이 얼마나 힘을 빼줄지는 모르겠지만.
쿠르스크: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보자.
통신: ――――
보로실로프: …재밍? 잘 안 들리네.
보로실로프: 분명 재밍 장치는 파괴됐을 텐데. …통신기가 고장 났나?
세바스토폴: 이럴 때는 소브라지텔니가 알려준 방법을 써볼까?
세바스토폴은 통신기를 몇 번 때렸다.
통신: ………여기는………소유즈……….
세바스토폴: 으음… 고쳐지진 않았네……. 어떻게 소리는 들리긴 하지만…….
쿠르스크: 쉿. 소유즈 목소리다.
통신: …현재……전면적으로……상태…….
통신: ……신속하게……작전……중지…….
통신: ……모든 함대………집결하라……반복한다…….
통신: ――――
세바스토폴: 어, 어떻게 된 거야?
세바스토폴: 잘은 안 들렸지만 작전 중지라고 했지…!?
보로실로프: 소유즈에게 연락해보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확인해야 해.
쿠르스크: …………연결이 안 되는군.
보로실로프: 상트페테르부르크 사령부는?
쿠르스크: 마찬가지다. 어떤 서유럽 기지와도 연결이 안 돼.
보로실로프: 하다못해 상층부는…!
쿠르스크: ……무응답이다.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울프」 분함대, 들리나! 응답하라!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여기는 분함대 「피스트」. 작전은 중지다! 무선 봉지를 해제하고 즉시 응답하라!
보로실로프: 여기는 보로실로프! 잘 들려!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다행이군……! 무사했나…!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소유즈의 광역 통신은 들었지?
보로실로프: 응. 중간중간 끊기긴 했지만…. 대체 무슨 일이야?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이쪽도 상황을 파악 중이다.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한 가지 확실한 건 어느 서유럽 기지와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하지만 다른 분함대와 극지 주변 기지와의 연락은 이상 없는 것 같다.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아무튼, 세베르나야제믈랴 제도 기지를 새 집결지로 삼을 테니 거기서 합류하자.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세이렌 함대의 추격을 받을 경우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처하도록.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위험 해역을 벗어나 집결지에 도착하면 정보를 공유하고 다음 행동을 도모하자.
보로실로프: 알겠어. …지금은 그럴 수밖에 없겠네.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그래. 그럼 세베르나야제믈랴 기지에서 보자.
보로실로프: 그래…. 거기서 보자.
그렇게 극해를 뒤덮은 폭풍은 잠시 잦아든 듯했다.
하지만 더 큰 위협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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