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점원 시라누이
~01. 냉정한 시라누이 모항 - 집무실
시라누이를 비서함으로 임명하고 나서부터, 멘탈이 점점 강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시라누이: 오랜만이옵니다, 라고 말하면 될는지요…?
시라누이: 역시 왕바보시군요. 귀중한 자원을 소녀에게 쓰시다니…
시라누이: 차가우니까 소녀에게 가까이 붙는다니……정녕 바보이신 겁니까?
시라누이: 1분간 기다렸사옵니다. 의뢰가 완료되었는데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신 모양이라…역시 소녀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왕바보이시군요.
……등등, 그녀의 포커페이스에 휘말려, 정말이지 그녀와 같은 공기를 숨 쉬고 있는 것만으로 죄를 지은 것 같은 기분이 되어버린다.
집무실에서뿐만 아니라, 가게에서도 말이다……
모항 - 보급 상점
시라누이: 다음 장비상자엔 분명, 좋은 장비가 나올 것이어요…
시라누이: 할인? 그런 건 저희 가게에는 없사와요……
시라누이: 지휘관님,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는 법이지요. 자, 자신을 믿고 마음껏 꿈을 쫓아주시기를……
→ 샀다!
→ 하나 더 줘!
……아니야, 이게 중점이 아니지.
아무리 "손님은 왕이다" 라는 말이 있지만, 적어도 이 가게엔 그런 게 없는 모양이다.
설마 그녀는 표정이 하나밖에 없는 걸까?
아니, 그것보다 애초에 왜 시라누이가 가게를 하게 된 거지……?
그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난 계획을 행동에 옮기기로 했다……
~02. 점원 시라누이의 일상
모항 - 보급 상점
비번 날, 보급 상점이 잘 보이는 풀숲에 숨어 가게 안을 관찰(?)하게 되었다.
나치: 시라누이, 주문했던 거는 도착했어?
시라누이: 아직이옵니다. 물건이 오게 되면 직접 전달해 드리겠사오니…
나치: 고마워. 언제나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도록 해줘.
시라누이: 알고 있사옵니다. 다만, 늦든 빠르든……아니, 당신의 비밀이라면 누군가는 분명히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옵니다만…
나치: 늘 쓸데없이 한 마디를 더하네 시라누이는……뭐 됐어. 아무튼 부탁할게.
시라누이: 알겠사옵니다.
………………
하츠시모: 시라누이, 여전히 궁상맞게 가게에나 틀어박혀 있네.
시라누이: 그쪽도 입에 문 걸레를 아직 내려놓지 못했나 보군요.
하츠시모: 후후후, 사돈 남 말 하기는.
하츠하루: 하, 하하하츠시모, 그그, 그런 말 하면 안 돼……
와카바: 하츠하루 언니, 괜찮아! 하츠시모랑 시라누이는 저게 평소 모습이니까!
시라누이: 마치 사이가 좋다는 듯이 말하는 건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시라누이: 어찌 됐든, 어서 오십시오. 천천히 둘러보시길.
…………
시라누이: 후우, 다음은……쿠로시오의 닌자 수련용 인구에, 오야시오의 인형 재료인가…
시라누이: 그러고 보니, 우라카제가 주문한 옷감도 슬슬 올 때가 됐는데……
……이렇게 보니, 시라누이도 딱히 다른 아이들이랑 사이가 나쁜 건 없는 것 같네.
~03. 기습 취재! 이웃의 보급 상점!
모항 - 보급 상점
또 저번처럼 보급 상점이 잘 보이는 근처 풀숲에 숨어 가게 안을 관찰(?)하게 되었다.
아오바: 시라누이, 부탁 좀 할게~! 아 진짜 우리 사이에 이러기야? 인터뷰 정도는 해줘도 되잖아!
시라누이: 딱히 그럴 정도로 사이가 좋은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만.
아오바: <미스테리어스한 분위기의 모항 보급 상점의 '유령' 점원! 독점 기습 취재로 밝혀진 그 충격적인 사실>……이렇게 기사 쓰면 분명 대박 난다니까!
시라누이: ……보급 상점을 홍보해 준다면 한 번 생각은 해보겠어요.
아오바: 물론이지! 그럼 자, 질문을 한 번 드려볼게요?
아오바: 우선은 에…아 그렇지, 그 머리 위에 달린 너덜너덜한 귀는 유령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인가요?
시라누이: 정리정돈 할 때 몇 번인가 부딪쳐서 부러졌기 때문이옵니다. 새 걸로 바꾸는 건 자금낭비이기 때문에 직접 수리했을 뿐입니다만.
아오바: 그런가……유령체질이라는 소문이 있던데요, 정말입니까?
시라누이: ……바보이신가요?
아오바: 그럼 그 도깨비불은?!
시라누이: 재밌어 보이길래 아카시한테 받아 온 소도구이옵니다.
아오바: 에에에에! 그, 그럼……귀신이나 유령을 볼 수 있단 얘기는……?
시라누이: 확실히 가끔 보이긴 하더군요.
아오바: 여, 역시 그것도 지어낸 얘기인가…
아오바: …가 아니라 진짜라고?!?!
시라누이: 그렇네요. 지금 아오바의 등 뒤에도 있는걸요.
아오바: 꺄아아아아악!!!
시라누이: 방금 말은 거짓말이옵니다만,
시라누이: ……저희 함선소녀들은 과학의 범주를 뛰어넘은 존재이니, 이상한 게 가끔 보인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겠지요.
다시 한 번 시라누이의 또다른 일면을 보게 된 것 같다.
……근데, 방금 살짝 시선이 이쪽으로 향하지 않았나……?
~04. 비즈니스 회의?
모항 - 보급 상점
또다시 저번처럼 보급 상점이 잘 보이는 근처 풀숲에 숨어 가게 안을 관찰(?)하게 되었다.
아카시: 시라누이냥!!!
(쾅!!)
아카시: 너무해냥! 왜 아카시를 피하는 거냥!
시라누이: 당신같이 멍청한 고양이랑은 엮여서 좋을 게 없다고 생각하다 보니 그만.
아카시: 우리는 친구 아니였냥!!
시라누이: 친구, 였던가요?
아카시: ……크흠! 누이누이는 여전히 어둡구냥! 아카시처럼 매일 기운 넘치게 지내는 편이 좋다냥!
시라누이: 쓸데없는 참견을 하시는군요. …그래서, 용건은?
아카시: 새로운 프로모션 계획에 관해서다냥!
시라누이: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또 쓸데없는 얘기였군요……이 멍청한 고양이, 매번 그렇게 이상한 걸 들고 나와서 사고를 친 게 정녕 기억이 안 나나 보군요……
아카시: 아니다냥! 이번엔 다르다냥! 분명 별문제 없을 거다냥!
시라누이: 어찌 됐든 이번에는 제발 좀 그냥 넘어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만.
시라누이: 누이누이냥! 좀만 도와줘냥! 생애 마지막 부탁이다냥! 나중에 꼭 보답할게냥!
시라누이: 큭, 이 멍청한 고양이가 또……들러붙지 좀 마십시오!
시라누이: 누이누이가 받아줄 때까지 안 떨어질 거다냥!
시라누이: 아……알았사오니 제발 좀 떨어지셔요!
아카시: 다행이다냥! 계획서는 여기있다냥! 아카시는 준비하러 갈게냥!
시라누이: 계획서를 본 시라누이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는 게 눈에 보였다……
시라누이: 하아……여전히 허점투성이군요. 결국 수습은 또 이쪽에서 할 수밖에……
시라누이는 그렇게 구시렁거리며 빨간 펜을 꺼내더니, 계획서를 고치기 시작했다.
시라누이에 대해 좀 더 알게 된 것 같은 기분이다.
~05. 이상현상
휴일을 맞아, 다시 한 번 더 저번처럼 보급 상점이 잘 보이는 근처 풀숲에 숨어 가게 안을 관찰(?)하게 되었다.
……어라? 그러고 보니 이렇게 시라누이를 관찰하기 시작한 것도 꽤 오래된 것 같은데.
평소 이러니저러니 '차갑다' 는 인상을 주는 그녀지만, 이렇게 관찰해보니 그렇게 차갑지는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시라누이: 지휘관, 언제까지 이 풀숲에 계실 생각이신지요? 장시간 관찰하시기 편하도록 여길 좀 정리하여 드릴까요?
시라누이: ……역시나, 시라누이에게 걸려버렸다.
→ 언제 눈치챘는지 물어본다
시라누이: 처음부터 눈치채고 있었사옵니다만, 장사에 방해가 되는 것도 아니옵고, 휴일에 무얼 하든 그건 본인의 자유이오니 방치하고 있었을 뿐.
시라누이: 그렇지만, 매주 이렇게 엿보시는 건, 변태로 오해받아도 할 말이 없을 거라 사료되옵니다만.
확실히 그렇긴 하지.
시라누이: ……거기서 무엇을 관찰하셨는지요?
→ 시라누이에 관해 더욱 알고 싶었다고 대답한다
시라누이: ……역시나 바보 멍청이시로군요. 알고 싶으신 게 있다면 직접 여쭤보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시라누이: ……진짜 그렇게 한다고 해도 또 바보 취급할 거 같은데. 그것보다……
→ 가게 일을 도와줘도 될지 물어본다
시라누이: 음? 필요없사옵니다. 지휘관님은 자신의 직무에 집중하여 주시지요. 여긴 소녀 혼자서도 문제없으니.
하긴 지금까지 관찰한 걸 보면, 확실히 시라누이 혼자서도 괜찮을 것 같긴 하지만……
이렇게 점원과 비서함을 동시에 계속해 나아가는 건 확실히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라누이: 거기 우두커니 서 계시지 마시고, 한가하시다면……
시라누이: 시라누이는 말을 마치자마자, 갑자기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 그녀를 부축한다.
시라누이: 단순한……현기증이어요.
아카시가 있는 곳으로 어서 데려가도록 하자.
~06. 점원의 진심 上
모항 - 의무실
시라누이를 근처에 있는 학원 의무실로 데려갔다.
아카시: 과로다냥.
→ 역시……
아카시: 비서함과 점원 일을 동시에 하다보니 피로가 쌓인 거다냥.
→ 좀 더 일찍 알아차렸으면 좋았을 텐데.
아카시: 지휘관 때문이 아니다냥. 누이누이는 혼자서 모든 걸 떠맡으려 하는 성격이라, 어지간해선 남들에게 기대지 않는다냥.
아카시: 게다가 피곤한 티가 전혀 얼굴에 나지 않으니, 아카시도 다른 사람들도 모두 눈치채지 못한 거다냥……
시라누이: 괜한 말을……
아카시: 환자는 얌전히 누워 있어라냥! 누이누이는 너무 무리한 거다냥!
시라누이: ……무리한 적 없사옵니다.
시라누이: 언제나 처럼 혼자 늘 하던대로 하려 했을 뿐이온데……
침대에 누운 시라누이의 표정은 평소와 다름없지만, 기분 탓인지 어딘가 좀 가냘파 보인다.
아카시: 귀찮은 녀석이다냥……
시라누이: 당신에게만큼은 그런 말 듣기 싫사옵니다만.
시라누이: 아무튼, 생각보다 심하지 않아 다행이다.
→ 역시 한쪽만 선택하는 편이……
시라누이: …………
아카시: 그건 누이누이가 납득하지 않으니,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순 없을 거다냥.
어째서 납득하지 않을 거란 거지……?
시라누이: 하아……역시 왕바보시군요.
~07. 점원의 진심 下
모항 - 의무실
아카시: 생각을 해봐냥……
아카시: 아카시네 가게에 있는 상품은 유료긴 하지만, 자금은 결국 지휘관의 지갑과 함대 모두의 급여에서 융통되는 거잖냥.
아카시: 그 말은 곧, 결국엔 이 함대의 자산이 된다는 거다냥.
아카시: 그러니까, 아카시와 시라누이에게 있어서는 가게 일도 결국은 지휘관의 함대를 도와주는 일인 거다냥! 그러니까 누이누이도 저렇게 힘내는 거다냥!
시라누이: ……
아카시: 게다나 누이누이는 말은 안하지만 비서함을 맡게 되어 사실 되게 기뻐하고 있다냥!
아카시: 그러니까 어느 한 쪽을 포기한다는 건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거다냥,
아카시: 양쪽 다 지휘관을 돕는 일이니까냥!
시라누이: ……정말 시끄러운 고양이로군요.
아카시: 아카시는 여기까지만 말할 테니, 이 다음은 지휘관에게 맡길게냥! 바이바이냥!
아카시가 자리를 비우자, 의무실엔 어색한 침묵만이 맴돌았다.
시라누이: ……저 바보 고양이 말은 별로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혼자서도 괜찮사오니.
→ 시라누이에게 사과한다.
시라누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시라누이: 소녀는 단지, 해야 할 일을 할 뿐……
→ "앞으로는 나도 돕게 해줘"
시라누이: …………………좋을 대로 하시어요…………
시라누이: 역시 왕바보시네요……이러니까 소녀는 지휘관님이……
침대에 있는 그녀는 고개를 금세 홱 하고 돌렸지만,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흐르고 있는 것이 확실히 보였다.
처음으로, 그녀의 미소를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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